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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장화・사유화・국제화의 추진과정

중국과 폴란드, 구 동독의 개혁과정에 있어서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정권이 그대로 유지된 채 점진적으로 시장화와 국제화를 추진하였던 반면에, 폴란드 와 구 동독은 사회주의정권의 붕괴 후 새로운 정부 하에서 경제체제 개혁이 추진되었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차이점이었다. 그리고 구 동독의 경우에는 정 치적으로도 구 서독에 흡수되는 과정을 겪었다는 측면에서 폴란드와는 커다 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개혁과정에서 중국이 정치적으 로 가장 안정되었고 폴란드가 그 다음으로 정치적 변화가 컸으며, 구 동독이 가장 커다란 정치적 변동이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시장화・사유화・국제화의 추진방식에 있어서도 세 국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시장화와 국제화에 개혁의 중점을 두고 사유화에는 소극적 이었던 반면, 폴란드와 구 동독은 사유화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개혁을 추진하였 다. 기업소유구조의 변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에서는 기존 국영기업이 대부분 유지된 체 전체 경제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 국영기업의 비중 이 증가되었지만, 폴란드와 구 동독의 경우에는 기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비 국영기업의 비중이 증가되었다.

그리고 개혁과정의 체계화, 프로그램화 수준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체제전환이 경제개혁의 근본적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체 계화된 프로그램보다는 주로 실험적인 시책들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혁이 추 진되었다. 그러나 폴란드와 구 동독은 체제전환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중

38) 이상준 외. 2000.「통일 독일의 지역개발 경험과 북한의 지역개발 과제」. 국토연구원. p.76.

장기 계획과 세부프로그램 하에서 개혁을 추진하였다. 이 경우에도 폴란드보 다는 구 동독이 더 체계화된 정책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구 동독의 경우에는 연방정부가 풍부한 재정과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을 가지고 개혁을 체계적으 로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경우에는 정부의 재정부족과 정치적 지도력이 부족하여 개혁프로그램의 추진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발생하였다.

개혁의 추진을 위한 재원조달에 있어서도 세 국가는 명확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국내저축을 중심으로 경제개발을 도모하였고 외자 유치에 있어서는 외국정부의 공적 지원이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 반면에 폴란드는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 을 하였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국내경제의 불안정으로 외자기업의 진출이 부진하였기 때문에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주로 IBRD등 국제금융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구 동독은 외자유치보다는 주로 구 서독으로부 터의 재정이전과 기업투자를 통해 소요 재원이 조달되었다. 이것은 서독의 경 제력이 통일당시 매우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표 3- 11> 개혁방식의 차이 비교

폴란드 및 구동독

개혁의 주도 국가주도적 개혁 시장주도적 개혁

개혁의 속도 점진적 개혁 급진적 개혁

개혁의 지향 체제내적 개혁,

시장사회주의지향

체제전환을 통해 완전한 시장경제 지향 (정치사회적 체제전환을 위한 목적도 포함) 주: 구 동독이 폴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급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하였음. 폴란드는 사회주의

정권 시절에 이미 부분적인 개혁(농업 및 공업의 부분적 사유화)을 추진한 바 있음

<표 3- 12> 경제개혁정책의 특징 비교

(2) 개혁의 성과와 과제

중국은 시장화・국제화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직접투자(FDI) 자금 유입국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러나 시장화・국제화 이후 심화된 동서지역간의 경제력 격차는 현재 중국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구 동독은 세 국가 가운데 시장화・사유 화・국제화를 가장 빠른 시기 안에 달성하였지만 대량실업과 소유권분쟁 등 부작용도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구 동독의 경우에는 급진적 화폐개혁의 영향이 경제전반에 크게 나타났다. 폴란드도 개혁 초기에 커다란 인플레이션 등 시장화에 따른 부작용이 컸지만, 구 동독의 경우처럼 급격한 화폐가치 절 상에 따른 혼란은 없었다. 구 동독 마르크화가 구 서독 마르크화와 1:1로 통합 됨으로써 구 동독의 상품들은 국제시장에서 완전히 경쟁력을 상실하는 부작 용이 발생하였다.

폴란드의 대규모 국영기업 사유화가 부진했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정 부의 미약한 정치적 지도력이었다. 중국이나 구 동독과는 달리 정부가 주도적 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이 미약하였기 때문에 일관된 개혁 을 추진할 수 없었고, 이것이 결국 부진한 사유화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39) 한 국가 내에서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도력아래 개혁이 단계적으로 추진된 중 국이나 구 동독의 경우에는 개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폴란드의 경우에는 기업과 노조의 반발을 제어할 정부의 정치적 지도력이 미약하였다.

이 때문에 개혁이 파행을 겪고, 이러한 파행이 다시 지도력의 약화를 가져오 는 악순환이 이어졌던 것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에는 중앙정부의 조정장치가 미비한 가운데 지방분권화가 이루어짐으로써 과잉투자나 중복투자 등의 부작 용도 발생하였다.

39) 1997년 기준으로 폴란드경제 전체 GDP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7%로 헝가리(70%), 체 크공화국(75%), 슬로바키아(82%) 등보다는 낮은 수준이다(그러나 개혁추진 초기의 31%에 비하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3 . 경제체제 개혁이 도시에 미친 영향

1) 중국

(1) 시장화・국제화 이전의 도시발전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하천을 중심으로 한 도시체계가 형성되었다. 20세 기 이후 1970년대까지는 지하자원이나 수자원개발지역을 중심으로 도시들이 발전해 왔다. 중국 내륙에서의 수력발전소 건설은 내륙지역 도시발전에 중요 한 역할을 하였고, 공산정권이 수립된 1949년부터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79년 사이에는 북부지역 주요 석탄산지들과 석유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중소도시들 이 성장하였다.

<그림 3- 1> 중국의 주요 도시 분포

개혁 개방이 시작되기 이전에 자원개발과 관련하여 성장한 이들 중소도시 들은 당시 중국 공업도시의 개발모델이 되었다. 중국에서는 개혁 이전까지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도시간 발전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1980 년대까지 중국 정부는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대도시 성장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였고, 호구제(1958)를 통해 도시로의 주민이동을 통제하였기 때문이다.

대도시인 북경과 상해의 경우에는 1952~1978년 사이에 정부의 대도시 성장 억제정책에 따라 도시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였다. 이 시기에는 전통적인 도시산업의 농촌화 가 진행될 정도로 반(反)도시적 정책이 추진되었다. 전체 적으로 볼 때 1949~1978년 기간동안에는 주로 중국 북부지역과 내륙지역 도 시들에 투자가 집중되었으며, 도시간 경제발전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

(2) 시장화・국제화 이후의 도시화와 도시경제

중국의 경우 다른 두 사례국가와는 달리 경제체제 개혁이 도시발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때 도시화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중국이 다른 국가 들과는 달리 농업국가 상태에서 개혁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의 도시들은 개혁과 개방의 관문(gateway)역할을 하였다는 측면에서 대부 분의 도시들이 개혁과정에서 커다란 경제침체를 겪은 폴란드나 구 동독의 경 우와는 달랐다고 할 수 있다.40) 중국의 경우 도시화와 도시경제 발전에 미친 시장화・국제화의 영향을 구분해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도시화나 도시경 제의 발전은 시장경제적 요소의 도입 등 시장화와 더불어 경제특구 조성 등 국제화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도시화나 도시경제발전은 정부의 정책적 관리에 영향을 받은 바도 크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과 시장화와 국제화의 영향을 구분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40)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의 도시들은 개혁과 개방의 전선에 서 있었고, 시장을 열고, 현대적인 경영 기법을 배우고 진보된 기술을 수입하는 창구역할을 하였다. Zhong Yan. 2000. "China to Quicken the Pace of Urbanization". Beij ing Review: http://www.bjreview.com.cn/Beijing Review/2000Mar/

bjr2000-12e-5.htm.

경제체제 개혁이 도시화에 미친 영향은 도시지역에서 시장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84년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중국의 도시인구는 1949-1980 년 사이에 연평균 3.9% 정도 증가하였지만, 도시지역의 개혁이 본격화된 1980 년대에는 연평균 13.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공산 정권 수립 당시인 1949년에 5.1%였고 개혁이 시작된 1978년에 8.7%에 불과하 였지만, 1999년에 30.4%를 나타내었다는 사실은 1980년대부터 빠른 도시화가 진행되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화가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된 도시화와 그 배경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

경제체제 개혁이 도시화에 미친 영향은 도시지역에서 시장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84년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중국의 도시인구는 1949-1980 년 사이에 연평균 3.9% 정도 증가하였지만, 도시지역의 개혁이 본격화된 1980 년대에는 연평균 13.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공산 정권 수립 당시인 1949년에 5.1%였고 개혁이 시작된 1978년에 8.7%에 불과하 였지만, 1999년에 30.4%를 나타내었다는 사실은 1980년대부터 빠른 도시화가 진행되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화가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된 도시화와 그 배경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