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시경제 측면
사례국의 경험을 종합해 볼 때 국제화에 따라 교역과 투자활동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 내에서도 남한 및 국제시장으로의 접근에 유리한 입지적 여건과 물 리적 인프라를 갖춘 도시들이 상대적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 해주 등 남북한 접경지역 주변도시들은 현재 군사적 특수상황 때문에 낙후되어 있지만, 국제화가 추진될 경우 남한시장과의 접근성 측면에서 성장 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나진, 신의주 등과 같이 중 국, 러시아 등과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도시들도 이러한 국제화의 긍정적 영향 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동, 서해안에 위치한 도시들도 항만 등을 통한 해외시장으로의 접근성 측면에서 도시경제 발전에 유리한 위치에 놓이 게 될 가능성이 높다.93) 북한의 수도권이라 할 수 있는 평양, 남포, 평성, 송림 등도 우수한 교통인프라와 노동력을 갖고 있어서 폴란드의 바르샤바나 구 동
92) 북한주민들의 이동률은 약 6%(1987년)로 남한의 1/4 수준 정도로 보이나 체제전환 이후 주민의 이동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93) 항만이 지역경제성장에서 갖는 중요성은 중국이 나진・선봉지대의 교통인프라 확충에 갖고 있는 관심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동북지역인 길림성과 흑룡강성은 바다로의 출구가 없기 때문에 나진항을 이용하기 위한 중국 접경지역과 나진간의 철도시설 확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의 베를린처럼 향후 외국자본의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우 외국자본에 의한 도시개발은 시장화 및 사유화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이 컸던 중국의 경우에는 불완전한 시 장화와 사유화 상태 하에서도 외자유입이 가능했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중국 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투자여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시장화와 사유화가 이루어져야만 국제화를 통한 도시개발의 활성화 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3. 남북경제협력기의 정책과제
앞에서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도시들이 경제체제 개혁 과정에서 안게 될 과 제를 살펴보았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장기적 과제에 대응하여 지금부터 남북 한 당국이 하여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1) 핵심 과제
우리 정부는 장기적으로 남북한 경제가 하나의 통합된 경제권을 이룩하는 남북경제공동체의 구축을 목표로 남북경제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남북경제공동체의 구축은 남북한이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경제체제의 상호동 질성을 높여 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남북경제공동체의 완성은 북한이 최 소한 시장화와 국제화를 이룩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도 중국의 경우처럼 사 유화가 유보된 상태 하에서 일정수준의 시장화와 국제화가 가능할 것이다. 따 라서 현재 남북경협의 단계에서는 북한이 시장화와 국제화를 이룩해 가는 데 필요한 물리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 다.
북한이 이러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이것을 우리 남한과 국제사회가 적극 지원하는 구도 하에 물리적, 제도적 기반의 강화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물리적 입지여건 개선 측면에서 도시간 및 도시내 교통・통신・에너지 등의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남북 한 당국간의 경제협력도 이러한 과제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