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와 영업비밀 침해행위는 모두 민법 제750조에 기초를 두고 있고,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율하고 있지 아니하는 각종의 부정경쟁행위는 여전히 민법 제750조에 의하여 보호여 부가 결정된다. 민법 제750조를 살펴보면, 3가지의 보호대상으로 유형화 할 수 있고 이들 3가지의 유형은 부정경쟁행위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법리구성의 기초가 된다. 즉, 민법은 제750조에서 「고의 또는 과실 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 이 있다」라고 하여 일반적 불법행위의 책임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 은 일반적 불법행위의 도입은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와 과실에 의한 불법 행위로 나누고 있을 뿐 불법행위의 성립과 보호범위를 판례에 맡겨놓고 있다. 이에 비하여 독일은 고의 또는 과실의 위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일반적 불법행위의 구조를 버리고, 민법 제823조제1항 과 제2항 및 제826조라는 3개의 포괄적인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을 채택 했다.1) 즉, 배타적 권리 내지 법익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고의 또는 과실 에 의한 위법행위의 경우에만 손해배상을 허용하고, 순수한 경제적 손해 는 고의에 의한 선량한 풍속위반의 경우에만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하는 기본적인 결단을 하였다.
1) Kötz, Deliktsrecht, 5Aufl. Alfred Metzner Verlag, 1991. S.20.
제 1 절 개 설
이와 같은 법리구성은 독일민법에서 명문화하고 있어서 다툼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 민법 제750조가 독일민법 제1초안에 따라 일반적 불법 행위구조를 도입하고 있다고 하여도 민법 제750조의 법리구성에 있어서 는 현행 독일민법처럼 유형화하는 데에 있어서 무리가 없을 것으로 사료 된다. 즉, 민법 제750조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의 사례를 분석하고 체계화 하면 종국적으로는 독일민법의 3가지 유형으로 귀결된다고 사료된다(아 래에서는 독일민법의 불법행위 유형화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으로 민법 제750조의 유형화를 대신하고자 한다).
(1) 배타적 법익
독일민법은 제823조제1항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의 생명․신체․
건강․자유․소유권 기타의 권리를 침해한 자는 그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다」고 하여 열거된 구체적인 법익을 보호하고 있다. 여기 서 ‘기타의 권리’에는 법규범이 보호하는 법익 즉, 성명권 등과 특별법에 의 해 규율되고 있는 특허권․상표권․저작권 및 기타의 지적재산권도 포함한 다.2) 이외에도 독일민법 제823조제1항의 ‘기타의 권리’와 관련하여 영업권 과 일반적 인격권이 중요한 법익으로 다루어진다. 독일민법 제823조제1항 에서 열거한 법익에 대한 위법하고 유책한 침해의 경우에만 책임이 성립하 고 열거된 법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만 위법성이 징표된다. 따라서 순수한 경제적 손해(pure economic loss, bloßer Vermögensschaden)는 독 일민법 제823조제1항에 의하여 청구할 수 없다.3) 또한 독일민법 제823 조제1항에서 열거된 법익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침해의 경우에만 책 임이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부정경쟁행위나 영업비밀 침해행위는 불법 행위에 기초한 배타적 법익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그렇지만 부정경쟁방 지법에 의하여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어서 적어도 부정경쟁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부정경쟁행위와 영업비밀 침해행 위는 배타적 권리의 침해행위와 유사하게 취급된다.
2) Zweigert/Kötz, Einführung in die Rechtsvergleichung, 3Aufl, J.C.B.
Mohr(Paul Siebeck), 1996. S.602.
3) Zweigert/Kötz, a.a.O., S.602.
제 2 장 기초적 분석
(2) 보호법규
독일민법은 제823조제2항에서 「타인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에 위반한 자도 전항과 같다. 이 법률의 위반이 과실이 없이도 가능한 경우 에는 과실이 있는 때에만 배상의무를 진다」라고 하여 타인의 보호를 목 적으로 하는 법률에 위반한 자도 그 타인에 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하지 만,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손해배상의무를 지우고 있다. 민법 제 823조제2항의 ‘보호법률(Schutzgesetze)’은 개인 또는 일정한 인적단 체의 보호를 내용으로 하거나 목적으로 하는 모든 사법과 공법(특히 형 법)이고 단순한 공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해당되지 아니한다.4) 이 조항은 피해자의 건강, 소유권 또는 순수한 경제적 손해 중 어떠한 법익 에 손해를 발생시켰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보호법규의 의미와 목적을 감소 또는 제거하는 직접적인 위험의 실현이 있어야만 하 기 때문이다.5) 예컨대, 형법이나 기타 법률에서 부정경쟁에 관련된 조항 이나 보호법규의 의미가 있는 조항에 기초하여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 위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3) 선량한 풍속
독일민법은 제826조에서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방법에 의하여 고의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타인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 다」라고 하여 독일민법 제823조제1항과 제2항에 더불어 불법행위에 있 어서 제3의 작은 포괄적 조항이다. 독일민법 제826조는 독일민법 제823 조의 열거된 권리 또는 법익침해가 아니라 순수한 경제적 손해를 배상하 기 위한 포괄적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6) 독일민법 제826조는 부정경쟁 행위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관련하여 주된 근거 조항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원칙적으로 고의를 요건으로 한다.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
4) Kötz, a.a.O., S.67.
5) Kötz, a.a.O., S.270.
6) Fuchs, Deliktsrecht, 2.Aufl., Spinger, 1996. S.114; Zweigert/Kötz, a.a.O., S. 602.
제 1 절 개 설
행위나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비록 동법에 의하여 배타적 권리와 유사하 게 다루어진다고 하여도 그 본질적인 특성은 선량한 풍속위반에 기초를 두고 있다.
2. 민법 제750조에 기초한 거래적 불법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