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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국내외 학력과잉 실태와 정부개입의 당위성

문서에서 적정 인구 가능성 탐색(I) (페이지 84-91)

양적(量的)인 측면에서 노동시장에서의 학력과잉은 고학력자에 대한 인력수요는 일정하거나 줄어드는데 비해 인력공급이 인력수요를 초 과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질적(質的)으로는 예를 들면 대졸자가 고등교육수준에 부합하는 전문지식과 고숙련 기술을 갖추어야 함에 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국내외 선행연구들에 의 하면 학력과잉이 정부가 당장 개입해야 할 문제인가에 관해서는 연 구자들간 다소 입장차이가 있으나 노동시장에서의 학력과잉 존재 자 체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다. 학력과잉의 실태와 이에 대한 두 가지 입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학력과잉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안된다

1994년 이후 대졸자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학력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고학력자에 대한 노동수요도 중장기적으로 증가 하고 있어 학력과잉은 단기적 현상일 뿐이다(정진호 외, 2004). 최강식 외(2003)는 1983~2000년 동안 한국의 학력간 임금격차 추세를 분석한

결과, 대졸자 공급이 급증한 1980년대 중반부터 임금격차가 급속히 감 소했으나 그 이후에는 대졸자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 하고 임금격차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자들은 임금격차 확대 현상에 대해 한국에서도 숙련편향적 기술진보가 이루 어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 시장에서 학력과잉 현상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그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김주섭(2005)은 청년패널조사 1차년도 및 3차년도 자료 분석을 통해 근속년수가 길수록 학력과잉상태를 벗어날 확률이 높고, 전문대졸일수록 적정학력으로의 상태변화가 용이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동 연구자는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학력과잉으로 인한 임금손실이 상대적으로 적고 노동시장에서 학력 과잉으로 인한 비효율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극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 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신고전학파 경제론자들의 주장, 즉 학력과잉 이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안된다는 견해를 어느 정도 지지해주기도 한다.

한편 Fengliang Li et al.(2008)는 중국에서 학력과잉 현상이 분명히 존 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학력에 대한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증 가하고, 고학력자의 비율도 국제 평균치에 비해 낮기 때문에 학력과 잉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 만 이러한 그의 긍정적 전망은 노동력 수급불일치가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개선됨을 전제로 하였다. Dieter Verhaest et al.

(2009)은 영국의 노동시장을 살펴본 결과, 학력과잉 현상은 대부분 입 직초기에 비자발적으로 나타나며 이는 이후의 생산성 저하와 학력대 비 상대적 저임금으로 연결되며 이 경우 발생하는 임금손실은 취업

도 입직초기 학력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은 노동자의 직업경력이 축적될수록 점차 감소함을 주장하고 있다. 학력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장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정책적으로 문제 가 되는 것은 ‘장기적’의 기준이 어디까지이고, 또 학력과잉의 부작용 해소를 언제까지 시장기능에만 맡겨둘 것인가라는 점이다.

2. 학력과잉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학력과잉의 덫에 걸려 있다. 1980년대 초반 이후 우리나라 학교교육체제에 있어서의 변화가 청소년층의 취업구 조에 미친 가장 중요한 영향 중 하나는 높은 진학률에 따른 청소년 노동력의 고학력화와 그에 따른 고(高)실업 문제라 할 수 있다(방하 남, 1999). 1990년대 이후에도 고학력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하향취 업 문제와 이로 인한 학력과잉 문제는 노동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부 각되어 왔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1970년 26.9%에서 1990년에도 33.2%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3년도에는 79.7%를 기록하 였다. 고등교육의 확대가 세계적인 추세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높 은 대학진학률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개방적인 고등교육정책을 취해 온 대표적 국가인 미국이나 캐나다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기록적인 것으로 평가된 다. 이처럼 교육부문에서 고학력자의 배출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면 노동시장에서의 하향취업 문제와 이로 인한 학력과잉 문제가 발생하 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또한 기업의 직무 내용과 대학교육의 질이 동시에 낮은 경우 학력과잉의 비중은 적게 나타날 수 있으나, 고등교 육의 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김주섭, 2005). 한국노동패널 5

차년도 자료를 통해 하향취업 실태를 분석한 결과, 취업자 10명 중 2 명 꼴(19.8%)로 하향취업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김기현, 2003), 정태화(1994)와 어수봉(1994)의 연구에서는 한국의 학력과잉 정 도가 각각 25.2%와 35.4%로 보고되고 있다(김주섭, 2005. 재인용).

고학력자의 수요가 일부 직무를 제외하고 점점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학력자는 줄어들지 않고 학력상승의 의지는 점점 증가하 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업무수준보다 자신의 교육수준이 더 높 다고 느끼는 학력과잉자들이 다수 나타나게 되었다. 고학력자의 증가 는 기업 측면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개인측면에서는 교 육의 기회와 개인 가치의 만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IMF 전후로 유례없는 실업난을 겪었으며, 최근의 국내 경제성장의 둔화와 노동환경의 변화 등으로 고학력자에 대한 수요는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이미 한계에 다다 르고 있다. 현재 기업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낮은 임금을 줄 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는 교육비용 절 감차원에서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학력자 는 하향취업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박지선 외, 2006).

이러한 학력과잉 현상은 유럽, 미국 및 중국 등에서도 유사하게 보 고되고 있다. 먼저 유럽은 교육의 수급불일치(mismatch) 현상이 시간 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Hartog, 2000; Santiago Budria et al., 2008. 재 인용), 특히 스페인(Spain)은 노동시장에서의 강한 수급불일치(mismatch) 현상으로 인한 고학력자의 임금손실분이 13~27%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Santiago Budria et al.(2008)은 스페인의

주장까지 하고 있다. 그리스(Greek)에서는 학력수준이 고용기회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특히 대학원 졸업자는 학부졸업자보다 실업기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업기간은 학력수준과 전공영역에 따라서도 달랐다(Ilias Livanos, 2010). 미국의 경우 학력과 잉은 대졸자의 질적 수준 저하를 통해서도 나타나는데 젊은 대졸자 의 17% 정도가 읽기능력 점수에서 고등학생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Bishop, 1995). 아시아권인 중국도 고학력자들의 학력과잉 비율은 약 20%이며 이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 로 밝혀졌다(Yang and Yue, 2005). 지금까지 논의한 학력과잉 문제는 노동시장에서의 단기적 현상일 뿐이며 노동공급자의 학력이 임금을 결정한다는 인적자본이론가들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3. 우리나라는 학력과잉 상태인가?

학력과잉(overeducation)은 노동공급자의 교육수준이 노동시장 이나 직무에 적합한 정도를 넘어서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학력과잉은 인적자본이론(human capital theory)이나 선별이론 (screening theory) 등의 이론적 입장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문제가 되기 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학력과잉이 분명히 존재하고 또 이것은 사회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는 크게 아래 3가지의 실증적 근거를 들 수 있다.

첫째, 졸업자 대비 취업자 비율이 대학보다 전문대가 항상 높은 경향을 보인다. 둘째, 최근 10년간 고학력자의 비경제활동인구가 과거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셋째, 우리나라의 높은 대학진학률이나 과잉학 력은 OECD 국가 대비 매우 낮은 청년 고용률 상태를 초래하였다.

70.9

77.9 79.5 80.8 80.6 81.5

49.5 51.4

57.5 59.9 60.6 60.5 60.7

46.1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전문대 대학

가. 대학 졸업자의 낮은 취업자 비율

최근 7년간 우리나라에서 전문대 졸업자의 취업자 비율은 2004년 70.9%를 시작으로 2005년 77.9%, 2006년 79.5%, 2009년 81.5%, 2010년 51.4% 등으로 2009년까지는 줄곧 70~80%대의 취업률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에 비해 대학 졸업자의 경우는 졸업자 대비 취업자 비율이 최근 7년간 50~60%대를 나타내고 있다. 7개년 평균으로는 전문대가 졸업자 대비 취업자 비율이 74.7% 그리고 대학이 56.4%로 양자 간에 약 18.3%의 취업자 비율 차이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낮은 취업률이 무조건 학력과잉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대학 졸업자 취업자 비율이 전문대 졸업자보다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현상은 대학 졸업자의 학력과잉을 짐작케 하는 주요 근거는 될 것이다.

[그림 5-1] 대학·전문대 취업자 비율

나. 고학력 비경제활동 인구

통계청(2011)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분기에 대학교(전문대 포함)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295 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가 201만4000명, 전문 대 졸업자는 93만8000명이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는 2001년 164만4000명에서 2004년 206만2000명을 기록한 뒤, 해마다 9

통계청(2011)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분기에 대학교(전문대 포함)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295 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가 201만4000명, 전문 대 졸업자는 93만8000명이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는 2001년 164만4000명에서 2004년 206만2000명을 기록한 뒤, 해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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