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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표집법(Experience Sampling Method: ESM)은 개인의 일상의 내용과 맥 락을 동시에 고려하며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Hektner, Schmidt, & Csikszentim ihalyi, 2007: 6), 사람들이 일상에서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자신들의 삶의 경험을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 조사하는데 특화되어 있다(Hektner et al., 2007: 12).

경험표집법은 회상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일지조사에 비해 순간의 삶의 경험을 담 아낼 수 있다는데 장점이 있다. 신호를 받은 순간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 는지 기록하도록 하는데 이와 같은 정보는 경험의 외적차원(External coordinates of experience)이다. 신호를 받은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측정하고, 그 당시 하고 있던 활동에 대한 인식을 묻는 부분은 내적 차원(Internal coordinates of experi ence)에 포함된다(Hektner et al., 2007: 43). 경험표집법은 일상생활 속 다양한 개인의 정서와 생각을 맥락과 함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전형적인 경험표집법 조사는 대체적으로 하루 평균 약 8-12회 신호를 보내고 총 1~2주 동안 조사가 이루어진다(Hektner et al., 2007: 42). 경험표집법에서 는 일주일 동안 조 사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한주가 개인이 연관된 다양한 활동을 담아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간주하기 때문이다(Hektner et al., 2007: 41).

조사 신호 계획은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째 일정한 간격과 특정 시간에 응답 하는 고정간격표집(Interval-contingent sampling), 둘째 특정 사건 발생 시 응 답하는 사건연계표집(Event-contingent sampling), 셋째 무작위로 신호를 받으

면 답변하는 무작위신호표집(Signal-contingent sampling)이다(Hektner et al., 2007: 40). 본 연구에서는 신호를 받은 순간의 활동에 대한 시간 비율을 계산하기 위해 무작위 신호표집으로 조사를 진행하였다.

경험표집법은 여성과 남성의 경험, 가족 구성원들의 경험 등을 자세히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강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동일한 활동을 수행할 때 여 성과 남성은 같은 상황에 대해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특정 상황에서 누구와 있 는지가 이들의 정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다. 경험 표집법으로 수집된 자료를 통해 활동 맥락(무엇을 하고 있는가)과 대인 맥락(누구 와 함께 있는가)을 고려하여 어머니와 아버지의 정서 경험을 비교할 수 있다(Hekt ner et al., 2007: 149, 163).

경험표집법은 수집된 자료를 응답 수준 자료(Response-level data)와 개인 수 준 자료(Person-level data)로 정리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 참 여한 대상자들은 하루 7회 7일 동안 응답하기 때문에 한 사람 당 49개의 응답 수 준 자료를 수집하게 된다. 모든 개인의 49개의 데이터를 포함하여 분석을 돌린다 면 응답 수준 자료로 분석을 실시한 것이다. 연구 문제에 따라 응답 수준이 아닌 개인 수준 자료의 자료를 생성하여 분석하기도 하는데, 49개의 응답을 바탕으로 활동 맥락, 대인 맥락에 따른 평균값을 계산하여 비교 분석할 수 있다(Hektner et al., 2007: 84-89).

5. 소결

본 장에서는 첫째, 최근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맞벌이 가구의 다양한 특성을 정리하였다. 둘째, 맞벌이 가구를 위한 일・가정 양립 제도의 기본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과 초등이하 자녀의 육아지원 등을 명시한 각종 기본계획들을 살펴보았다. 셋째,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마련된 제도들을 출산지원, 육아휴직 및 가족 돌봄 지원, 유연근무 지원, 육아지원 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또한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 제도 개선을 위한 최근 독일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넷째, 맞벌이 일・가정 양립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연구 대상별(예: 가구, 아버지, 어머니), 주제별

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본 장의 내용을 통해 현재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 제도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절에서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특징을 정리한 결과, 아직까지는 자녀 연령 이 어릴수록 맞벌이 가구에서 여성이 경력단절을 경험할 확률이 높고,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자녀 양육과 가사 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 한 가지 발견된 긍정적인 변화는 몇 해 전의 통계와 비교해볼 때 맞벌이 부와 모의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2절에서 정리한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 관련 기본계획들은 대체적으로 자 녀를 양육하는 ‘맞벌이 여성’에 대한 지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이 큰 특 징이었다. 맞벌이 남성에 대한 지원은 남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지원(예: 육아휴 직보너스제도 비용 상향 조정)과 아빠 맞춤형 육아정보 통합포털 개설 외에 찾아보 기 어려웠다. 앞으로 마련될 기본계획에서는 여성과 남성을 모두 자녀 돌봄의 공동 책임자로 여기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절에서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를 정리한 결과, 휴가/휴직 제도, 유연근무제,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도에 따라 이용률이 상이한 편인데, 마련된 제도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 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도의 세세한 부분을 맞벌 이 가구의 요구에 따라 점진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4절에서 선행연구를 고찰한 결과, 부부 단위의 연구와 아버지 일・가정 양립 연 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맞벌이 부부의 시간 배분, 시간 구 성, 맞벌이 부부의 특성별 유형화, 남성의 자녀 돌봄과 일・가정 양립 관련 경험, 여성의 일・가정 양립과 조직몰입 등의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 중이었다. 또한, 경험 표집법은 일상의 경험을 일괄적으로 회상하여 기록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호를 받 은 매 순간 일어나는 맥락과 정서를 실시간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장점 이 있어 맞벌이 가구의 경우 직장에서의 맥락,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있는 맥락에 서의 모와 부의 정서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 서 경험표집법의 장점을 살려 10세 미만의 자녀를 양육하는 맞벌이 부모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맞벌이 가구의 일・가정 양립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