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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정책과 통상정책 상호작용

문서에서 유럽연합의 대외통상법제연구 (페이지 87-90)

경쟁정책과 통상정책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논의는 OECD의 경쟁위원회 와 무역위원회를 중심으로 80년대 이후 본격화되었다. 논의의 초기에는 무역정책 분야가 주종을 이루는 국내 조치와 관행들을 우선 파악하고 이들 간의 상호 작용을 논의하는데 초점이 두어졌다. 이 과정에서 당시의 주요 관심 분야이었던 각국의 구조조정 노력과 이에 따른 주요 선진국에 의한 신보호주의의 확산에 따라 경쟁정책보다는 무역정책이 문제 부문으로 파악 되었고 따라서 논의는 경쟁위원회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그 내용도 각종 비 관세 장벽을 포함하는 신보호주의적 무역 조치들이 야기하는 국내 경쟁에 의 폐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GATT하의 UR 협상을 통해 무역 장벽의 철폐가 가속화되고 그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두 부문간에 논의의 재조정이 이루어 지고 있다. 즉 무역 부문보다는 경쟁 부문을 문제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 면서 논의의 주제도 비경쟁적인 국내의 상관행과 제대로 시행이 되고 있지 않는 국내경쟁제도 때문에 야기되는 대외 시장진입장벽으로 옮겨가는 추세 에 있다. 또한 이를 반영하여 두 정책의 상호 작용에 관한 논의도 경쟁 관 련 무역 조치보다는 무역 관련 경쟁문제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184) 이러한 논의의 흐름의 변화는 무역 자유화의 현저한 진전과 이에 따른 세 계 경제 통합으로 인한 최종 단계의 이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경쟁정책에 대한 국 제적인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역 자유화의 이익과 이로 인한 자원의 배분은 각국의 국내 경쟁 체제의 정비와 그들간의 조화 가 없이는 최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183) F.M. Scherer, op. cit., pp.3-7 참조.

184) 두 정책간 상호 작용에 관한 논의의 흐름에 관하여는 김정수, 무역과 경쟁정책 -OECD의 논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1993. 12., 52-4면 참조.

(2) 상호간의 중복작용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은 상호 중복되는 영역을 가지고 있다.185) 특히 경 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무역정책의 관심이 비 국경 조치로까지 확대되고 있 는 현재의 추세 하에서는 두 정책간의 중복은 물론 어느 한 영역으로 분류 하기 어려운 회색지대(grey area)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국가의 국내 경쟁정책은 외국 기업이 관련되어 있는 반경쟁 적 상관행을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어 왔다.

이는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이 다같이 경제적 효율과 소비자의 복지를 향 상시키는데 기본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간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보완적인 측면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국 제무역은 국내 시장에서 상품의 가격․품질․다양성 등에 있어서의 경쟁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지만 역으로 국내 산업의 보호를 위한 무역 장벽은 국 내 시장에 반경쟁적 효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쿼터나 자율 수출규제와 같은 비관세 장벽들은 그것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으로 하여금 담합행 위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세계 시장의 카르텔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 용한다. 따라서 무역정책은 국내 시장이 협소하여 국제 교역이 없이는 규 모의 경제나 경쟁조성이 어려운 조건일 경우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반면 경쟁정책은 국내 기업의 반경쟁적 상관행(RBP : Restric-tive Business Practices)을 통제함으로써 국내의 잠재적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여 국제경쟁력과 국제무역을 촉진시키게 된다.

(3) 상호간의 마찰작용

경제의 글로벌화로 양자간 영역의 중복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정책 수 행 과정에서 상호간의 마찰이 발생할 여지도 증대되고 있다. 특히 경쟁정 책과 무역정책이 특정 산업의 보호나 진흥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경우에는

185) 예컨대 수출입 카르텔이나 덤핑같은 반경쟁적 상관행은 국제 시장의 경쟁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역정책 담당자들의 관심의 주요 대상이 된다. 반면 수 출 자율규제(VRA : Voluntary Export Restraints)와 같은 무역 조치는 경쟁의 성 격을 변화시킴으로써 국내 시장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제 1 절 경쟁정책과 대외통상정책

상호간에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무역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무시하고 단기적 국내 산업 보호에 치중하는 경우 이는 경 쟁정책의 목표와 상치된다. 예를 들어 특정 생산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 해 무역정책이 수량규제나 VER과 같은 긴급수입 제한조치 또는 각종의 비관세 장벽을 동원하게 되면 경쟁문제가 야기된다. 반면 경쟁정책이 사회 적 또는 공공이익 등의 목적을 가지고 추구되는 과정에서 자유 무역으로부 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 즉 국제경쟁이나 국내경쟁에 부 정적인 영향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또는 여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생산자와 유통업자간의 협약이 허용되거나 국내 고용의 보호를 위해 국내 적 기업합병을 저지하는 경우에는 경쟁정책이 자유무역의 이익을 제약할 수 있다.186)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의 국가간 마찰도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한 국가 가 수출진흥을 위하여 수출 기업간의 협정을 장려하는 경우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무역 기회를 확대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편 가격 이나 생산량에 있어서의 담합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외국의 경쟁법에 저촉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한 국가의 무역정책 이 상대국의 경쟁법 혹은 정책의 시행과 상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도 두 정책간의 잠재적 상충 요인은 정부의 상업적 활동에서 나타날 수 있 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이나 보조금을 통한 정부의 상업적 활동은 국내 경 제의 강화에 그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것이 외국 시장의 경쟁체제나 무역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의 지급은 해외 시 장에서 그들의 경쟁력을 높여주지만 한편 이 분야에서의 국제적 경쟁을 왜 곡시키게 된다.187)

이렇게 볼 때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의 상호 관계는 보완과 상충의 사이에 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통합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자유 무역은 시장이 경쟁적일 때 원래의 목표인 효율적

186) 경쟁정책과 무역정책의 상호 작용 분야에 대한 체계적 분류에 대해서는 김정수, 앞의 책, 36-7면 참조.

187)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Competition and Trade Policies: Their Interaction, 1984, pp.11-4 참조.

인 결과를 달성할 수 있으며 지구촌 시대에서의 경쟁정책은 외국과의 교역 및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없다.

제 2 절 경쟁정책에 관한 국제적 논의

국가마다 다른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이해관계가 각국의 경쟁 법제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내용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각국 의 경쟁법제를 조화하기 위한 논의가 국제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 다.188)

문서에서 유럽연합의 대외통상법제연구 (페이지 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