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일-가족생활-개인생활의 불균형

제7장 일-생활 균형(work-life balance)과 성평등(gender

2. 일-가족생활-개인생활의 불균형

- EQLS(European Quality of Life Survey)의 2003년도

“Work-Life Balance" 조사와 동일한 항목으로 2007년 8월 서 울시에 거주하는 기혼 남녀 취업자를 대상으로 총 699 사례에 대한 조사 결과 : (신경아. 2009. ”일-삶 균형과 노동시간.“

『민주사회정책연구』)

- 일-가족 갈등에서 한국인들은 비교적 갈등 수준이 낮게 나타나 직장일이나 근무시간으로 인한 어려움은 EU 평균치보다 낮은 수치를 보임. 이에 비해 집안일과 가족내 돌봄노동에 대한 부담 은 EU 평균치보다 높았음.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응답자들이

143

7 -생

가족내 활동에 대한 부담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대신 임금노동 영역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을 보여줌.

- 성별로는 여성이 집안일로 인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데 비해 남성은 작장일로 인해 큰 갈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남. 이러한 결과는 과거와는 달리 남성들 역시 일-삶의 균형 문제에서 부담 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줌.

- 서울시의 남녀에 한정해 보았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영역은 자신만의 시간에 대한 욕구임. 임금노동 과 가사노동의 이중 부담 속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기자신 만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음. 이러한 데 이터는 일-가족 양립이라는 문제틀에서 이제 일-가족-자아 또는 일-삶의 균형이라는 문제틀로 전환할 필요성을 시사함.

- 한국 사회는 OECD 국가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지속해 온 사 회이지만, 실제로 서울시의 남녀 취업자들이 노동시간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은 EU에 비해 훨씬 낮음. 일 중심적인 사회규범, 사회복지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별 소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고 생각됨.

-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은 단순히 노동시간의 길이보다는 1일 노동시간의 길이, 즉 반복적인 야근에 대한 부담과 상관관 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남. 여성과 남성 모두 야근을 자주 하는 집단에서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게 존재하고 있음.

144

- 서울과 유럽의 비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실은 생활시간 부 족에 관련된 것. 서울시의 남녀 취업자들은 EU 사회의 구성원 들에 비해 가족생활, 사회적 교제, 개인여가, 수면시간에서 모두 2배 이상의 시간 부족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남 이러한 시간 부족 중 주당 평균 노동시간과 상관성을 갖는 것은 가족생활시 간과 개인여가시간임.

- 장시간 노동에 대한 인식과 생활시간 부족 경험을 고용형태, 직 종, 근무시간, 주 5일 근무 여부, 야근횟수, 고용불안정, 개인소 득, 자녀수의 8개 변수에 따라 살펴 본 결과 장시간 노동경험은 주로 공식적 고용관계의 외부에 있는 비임금근로자, 판매/서비스 직, 50시간 이상 근무자, 주 5일 근무 비해당 사업장, 주 3회 이상 야근자, 고용안정성이 높은 집단, 개인소득이 낮고 자녀를 가진 집단에서 높게 나타남. 그러나 이것이 그 자체로 생활시간 부족 경험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데, 가족생활시간을 제외한 나머 지 생활시간 영역에서 노동시간 길이는 시간 부족 경험에 중요 한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 오히려 노동시간이 짧 고 노동조건이 안정되며 상위소득자들에게서 시간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는 시간 부족 경험은 각 시간에 대한 욕구가 형성되어 있을 때 개인적, 집단적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함.

-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 단축 에 대한 요구가 활발하지 않으며, 시간 부족 현상이 일상화되어 있음에도 시간 주권에 대한 사회적 실천이 가시화되지 않는 것 은 그러한 개인적, 가족적 시간 사용에 대한 욕구 자체를 억압

145

7 -생

하는 장시간 노동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개발시대의 성장지상주 의, 불완전한 사회복지체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음.

Ⅴ. 한국의 일-가족 양립 정책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