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忿怒尊의 등장

문서에서 密敎文化의 理解 (페이지 95-100)

중되는 동시에 전체적으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진력하는 체계 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다. 이 경우 諸神은 불교에 통섭되기 위해 먼저 본래의 성격을 없애도록 ‘殺害’당한 다 음에 새롭게 태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겪게 된다.

“금강수여. 너는 지금 일체여래의 가르침에 의거하여 저 대자재천을 항복시키기 위한 까닭에 足心으로 오래 밟는구나. 지금 발을 들고 풀어주어라.”

이때에 금강수보살마하살은 모든 여래께 사뢰어 말씀드린다.

“저의 머리에 일체여래의 분노관정을 주신 것은 저로 하여금 일체의 악한 자들을 조복 하게 하신 것입니다. 지금 어찌하여 저에게 풀어주라 하십니까?”

이때에 일체여래는 대자재천을 살리기 위하여 일체여래의 심장으로부터 이 대명을 내어 송한다.21)

그리하여 일체여래심의 대명에 의해 대자재천은 소생하게 된다. 이렇게 소생한 대자 재천은 오히려 자신을 핍박했던 금강수보살을 돕는 자가 된다.22) 外道의 견해를 가진 자가 교화행에 의해 불교에 대한 信心을 생하며, 일체여래의 삼마지 등을 얻고 나서 일 체여래에 의해 ‘금강수대보살을 돕는 자가 되어 금강수대보살의 왼쪽에 머물며, 다시 金剛最上明의 관정을 받고, 이에 그 명호를 金剛最上明菩薩이라’23) 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금강정경에서 등장하는 분노존의 한 예이다. 실제로 금강계만다라의 제1회부터 제7회까지는 주로 자비에 넘치는 모습을 한 佛菩薩의 尊像이 주류를 이루고 분노존은 일부에 국한되지만, 제8,9회에 와서는 전체가 모습을 바꾸어 무서운 분노의 모습을 한 제존이 등장한다. 보통 사찰의 입구에 보이는 4天王像과 같이 험악한 모습에 각종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慈悲를 이상으로 하는 불교의 다 른 표현이기도 하다. 즉 그것은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慈悲를 바탕 으로 짐짓 무서운 형상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제8,9회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하는

21) T.18, 389a.

22) 석존이 성도할 때 금강살타는 大忿怒夜叉의 몸을 나타내서 세간의 諸天을 항복시켰지만 삼 계의 주인 大自在天과 烏摩后만은 스스로의 위세를 믿고 如來의 교칙을 받들지 않았다. 거기서 금강살타는 매우 사나운 忿怒의 모습을 나타내서 대자재천과 오마후를 절명시켜 버렸다. 그러나 金剛手의 발에 밟힌 공덕에 의해서 대자재천은 跋娑摩餐那世界에 跋娑彌莎羅爾瞿沙如來로 다시 태어나 성불했다. 성불한 대자재천은 사바세계에 다시 돌아와서 금강살타의 교칙을 받들게 되었 다. 이 대자재천부부를 항복시킨 금강살타의 모습이 항삼세명왕이다.

23) T.18, 389bc.

會이다. 이 회에서 표현되는 존상 가운데에는 양손을 가슴에 교차하는 자세를 취한 모 습이 많이 발견된다. 즉 분노상이다.

그러나 금강살타(=降三世明王)의 분노는 아집에 기초한 분노는 아니다. 대일여래의 지혜와 자비에 기초하여 미혹한 자를 구하기 위하여 미혹한 적에 향해지는 분노이다.

그 목적은 대치의 대상을 만나 밖으로 나타난 의지의 힘을 활동하기 위한 것이다. 즉 「 降三世品」은 번뇌를 갖춘 중생에 대한 大智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것이 忿怒(krodh a)24)로 나타난 것이다. 여래의 가르침을 듣지 않은 大天과 그의 妃 烏摩 등 교화하기 힘든 대상은 金剛薩埵 등 불교의 尊에 의해 살해되어 본래의 생을 마감한다. 여기에서 분명히 외도의 제천은 그 승리를 금강수에게 넘겨주고 패배자가 된다. 제천을 살해한 금강수 등을 과연 보살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금강수가 大天과 오마비를 살해한다는 것 은 금강수에게 극악의 요소가 있다는 것이며, 악의 요소를 간직하고 있으므로 극악의 마혜수라를 조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분명 금강살타는 가장 악한 마혜수라를 살해한 더 큰 악마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대비로자나의 대비에 의해 외도는 다시 蘇生하여 불 법 내에서 새로운 생명-金剛의 灌頂名-을 부여받는다. 더 나아가 성불의 授記를 받게 된다. 불법 가운데 최승의 승리자가 정각을 이룬 자라면 외도의 諸天은 종국에는 성불 할 자이므로 승리자가 된다. 결국 금강계만다라는 패자도 모두 승자가 되는 승리자의 세계를 묘사한 것이다.

불교의 이상이 다만 착하기만 한 중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을 두루 활용하여 일체중생을 선도 악도 없는 열반의 세계에 이끄는 것이므로 세속적인 선의 굴레에 억 압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악을 사용하되 악에 물드는 것이 아니라 자재하게 악을 활용 할 뿐인 것이다.

이것은 또한 세존의 가르침에 상반되는 自我心을 항복시키는데 金剛忿怒의 활동을 나타내서 금강계의 세계를 증득시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摩醯首羅와 5類의 諸天은 말하자면 번뇌장과 소지장을 항복 대치하는 뜻이다. 번뇌장은 실제로 내가 있다 는 것에 집착하는 장애이고, 所知障은 所知의 경지를 덮는 장애다. 그리고 ‘금강(vajra)

24) 諸尊의 眞言에 자주 보이는 sūkṣma krodha는 大智의 분노적 성격을 보인다.

이라는 말은 의식의 집착(viññāṇanaṃ pariggaha, 執持識)을 해체시키는 분석적 인식 (ñāṇa-vajra, 金剛智)을 상징하는 용어로서, 미가잘라(Migajāla)라는 붓다의 제자가 8정 도에 관해 설명하면서 한 말 속에 나온다. 의식의 집착은 그것이 개념작용과 관련될 때 존재론적인 연루가 된다.’25) 결국 難化의 중생을 敎化해서 보리도에 이끄는 것은 근본 번뇌의 주체인 인간존재가 一轉해서 法身大日의 세계에 재생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 타낸다.

또한 금강살타가 힌두의 신들을 짓밟는 것은 힌두교에 대한 불교의 우위를 나타내려 고 한 一面임도 알 수 있다. 이 「降三世品」도 앞의 「金剛界品」과 마찬가지로 忿怒의 大 曼茶羅, 忿怒 속에 감추어진 大悲의 曼茶羅, 忿怒微細智의 曼茶羅, 忿怒供養의 曼茶羅와 그것을 통합하는 4印과 一印의 6種曼茶羅章으로 구성되어 있다.26) 다음에 4종류의 敎 勅曼茶羅가 나타나는데 그것은 항복한 대자재천 및 諸天이 만다라의 主要尊에 편입되 고, 각존은 대일여래를 중심으로해서 만다라가 전개된다. 항삼세회 다음의 降三世三昧 耶會는 그 명칭이 말해주듯이 降三世會를 제존의 활동을 상징하는 지물로서 표현한 것 이므로 동일한 전개이다.

이와 같은 양상은 금강정경 이전의 불교에서 볼 수 있는 교화상과는 사뭇 다르다.

일례를 들면 석가모니불 제세당시 설법제일의 제자로 명성이 높았던 부루나존자의 교 화행은 숭고한 희생정신을 전해주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교화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방 법인가는 문제가 된다. 부루나존자의 입적 뒤에 다른 제자들이 연이어 교화에 실패하고 입적하게 된다면, 그 교화대상에게 오히려 殺阿羅漢이라는 악업을 가중시킨 결과가 된 다.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 행위는 방법상에서 비판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교화에 어려움을 겪게되는 완고한 중생의 경우이 다.

이때에 금강수보살이 대자재천을 조복시킨 방법처럼 먼저 살해하고 난 뒤 다시 소생 시켜, 즉 상대방의 기세를 완전히 꺾고나서 다시 교화한다는 것은 방법상에서 또 가치 적으로 따져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가 있다. 그리하여 금강정경계통의 경궤에서는

25) D.J. 칼루파하나. 김종욱 역. 불교철학사 (시공사, 1996) p.353.

26) T.18, 285bc.

‘일체대각존께서 일체의 아주 조복하기 어려움을 조복하신다. 아주 날카로운 金剛牙器 仗은 대비방편심에서 생하는 것’27)이라고 하는 등의 악마를 굴복시키고 교화하기 위한 선교방편의 모습이 종종 발견된다. 폭악한 마군을 상대하기에 暴怒夜叉 등의 무서운 모 습을 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분노의 표현이 아니다. 금강정경에 ‘제불은 본래 분노심이 없으나 유정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 분노를 나타내신다’28)고 하며, 理趣 釋에 ‘밖으로는 위엄 있는 분노를 나타내 보이며, 안으로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품 는다’29)고 하는 것처럼 大悲의 다른 면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調伏된 삼계의 온갖 악한 대중들은 金剛의 灌頂으로 다시 새로운 명칭을 부여받고 만다라세계의 일원이 된 다.

‘灌頂名은 밀교의 灌頂을 수여받는 것에 의하여 본래 자신 가운데 보배로운 것을 가 지고 있음을 깨닫고 대일여래의 하나의 덕을 나타내는 금강이란 명칭을 가진 여래로서 태어남을 의미하는 것이다.’30) 그 결과 대일여래의 一德을 나타내는 금강의 명을 가진 尊格으로 만다라에 위치지어진다. 또한 관정명과 함께 불법을 守護하는 새로운 직책도 부여받는다. 佛法을 따르지 않던 外道의 神들이 여래의 대비방편에 의해 오히려 불법의 수호자가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금강수보살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분노의 형상을 나타낸 분노존31)이 되어 자비의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27) T.18, 348b.

28) T.18, 424a.

29) 高麗藏36, 1087b.

30) 松長有慶, 密敎經典解說, 現代密敎講座 제2권, (東京 大洞出版社, 1981) p.149.

31) 이러한 분노존을 명왕이라 하거니와 명왕의 대표격으로 부동명왕과 항삼세명왕을 든다. 대 일경에서는 이 두 존을 태장만다라 제1중의 서방, 즉 持明部의 좌우측에 도화하도록 설해져 있 다. 또한 존승만다라에서는 본존 大日如來의 좌우측에 협시로써 위치하고 있으며, 5대명왕 중에 서는 중앙과 동방에 배치되어 있다. 항삼세명왕은 바로 금강살타, 즉 금강수보살을 가리키며, 부 동명왕의 유래는 분명치 않으나 저리삼매야부동존성자염송비밀법에는 “석존이 성도했을 때 摩醯 首羅(大自在天)는 所召의 명에 따르지 않고 一切穢汚의 物을 化作해서 4면을 둘러싸고 그 속에 주했다. 부처의 교명을 받은 부동명왕은 不淨金剛으로 변해서 모든 더러움을 삼키고 마혜수라를 잡아서 부처 앞으로 데려왔다. 그러나 마혜수라는 7번이나 도망쳤지만 드디어 부동명왕에게 조 복되어 灰欲世界에 태어나 日月勝如來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諸天들은 모두 부처 계신 곳으로 와서 大曼茶羅 중의 法利를 받았다”(T.21, 13하-14상에서 요약)고 설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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