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한·중 소설 비교를 통한 한국어 문화교육의 이론
1) 한국어교육에서 간문화적 관점
문화는 지식으로 습득해야 할 인지적 학습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 에서 체득(體得)해야 할 정의적, 태도적, 경험적 학습 대상이다. 그러므로 문 화 학습은 단순히 요소에 대한 소개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경우에는 문화를 활용하기보다는 목표 언어의 사회문화에 대한 교육을 통해서 외국어교육이나 제2언어교육에서 13) Yves Chevrel, La littérature comparée, 1989, 박성창, 『비교문학, 어떻게 할 것 인가』, 민음사, 2002, 21쪽.
문화적 정체성을 실천하는 문화 능력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즉 한국 문화교 육의 목표를 모국어 문화와 목표 언어의 문화 간 차이를 바탕으로 하여 상호 이해에 도달하는 제2의 정체성을 습득하는데 두어야 한다.14) 이것은 문화 간 상호 이해와 문화적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간문화적 관점과 그 맥을 같이 한 다. 여기에서 간문화적 관점이란 것을 살펴보면 간문화적 의사소통 (Intercultural Communication)이라는 개념은 1959년 홀(Hall)의 저서인 『침 묵의 언어(
The Silent Language
)』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간문화적 의사 소통을 “다른 문화의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15)이라고 정의하였다. 사모바와 포터(Larry Samovar & Richard Porter)는 “문화 간 의사소통은 어떤 문화의 일원이 다른 문화를 수용하기 위해 메시지를 생산할 때 일어난다.”라고 하였 다. 즉 간문화적 의사소통을 “문화 인식과 상징이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개조할 만큼 상이한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함축한다.”고 보면서 홀(Hall)의 정의를 확장하였다.문화 간 의사소통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분야를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라고 하는데, 여기서 연구하는 문제들은 대체로 이질 문화 간의 차이, 그 유형과 원 인16), 이질 문화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 그 과정, 영향 요인들, 발생하는 갈 등 요인 또는 장애 요인들, 그리고 간문화적 의사소통의 훈련, 그 내용과 방법 이다.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는 세계화, 국가 간의 교류 증가에 따라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민족지학 등의 연구들에 의해 비교적 최근인 70년대 후반에 탄생한 분야이다.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능한 커뮤니 케이터 되기’17),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 육성’, ‘문화 지능 향상’이다.
14) 윤여탁, 「한국어 문화교육의 내용과 방법」, 『언어와 문화』7-3, 한국언어문화 교육학회, 2011.
15) H. Edward, The Silent Language, 최효선 옮김, 『침묵의 언어』, 한길사, 2000.
16) 미국의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의 학자들인 사모바와 포터(Larry Samovar&
Richard Porter)는 문화를 이해하려면 문화의 심층구조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 화의 심층구조는 크게 세 가지를 이룬다. 1) 세계관-신관, 인성, 자연, 인생의 의미, 도덕과 윤리관 등. 2)가족-성 역할, 나이 공동체, 사회의 대한 관념 등. 3)역사-그 문 화권의 역사, 지리적인 위치, 면적, 기후, 자연자원 등. 그들에 따르면 바로 이 문화 심 층구조들이 서로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른가에 대한 주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L. Samovar, R. Porter, McDaniel E., Communication Between Cultures, 6th Ed.
Thomson, 2007, 118-119쪽.
17) 유능한 커뮤니케이터는 1)동기가 부여져 있고, 2)이용할 지식의 축적이 있으며,
여기서 응용 분야와 대상에 따라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의 논의 방향과 초 점이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커뮤니케이션학 또는 일부의 간문화적 의사소통 연구에 서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은 ‘주어진 맥락에서 원하는 대응을 얻을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행동 능력’18), 또는 ‘문화 간 의사소통의 도전적 인 요소들(예를 들어, 문화적 차이와 문화의 생소함, 집단 내 관계, 스트레스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개인의 내적인 역량(capability)19)이라고 본다. 즉, 간문 화적 의사소통 능력이 있는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적합하고 효과적 으로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그 지식에 따른 행동을 실천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20) 여기서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은 넓은 의미
3)의사소통 기술을 소유한 사람이다.
S. P. Morreale, B. S. Spitzberg, K. Barge, Human Communication: Motivation, Knowledge and Skills, Belmont, CA: Wardsworth/Thompson Learling, 2001.; L.
Samovar, R. Porter, McDaniel E., Communication Between Cultures, 6-th Ed.
Thomson, 2007, 425쪽, 재인용.
18) 스피즈버그와 쿠파치(Spitzberg & Cupach, 1984)에 의한 정의이다.
G. Chen & W. J. Starosta , Foundations of Intercultural Communication, Allyn and Bacon, 1998, 241쪽, 재인용.
19) Y. Y. Kim , "Intercultural Communication Competence: A Systems-Theoretic View", in S. Ting-Toomey and R. Korzenny, eds., Cross-Cultural Interpersonal Communication, Sage, 1991, 259쪽., L. Samovar, R. Porter, McDaniel E., 앞의 책, 2007, 314쪽, 재인용.
20) 이 분야에서의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과 유사한 개념으로 경영학에서 사용되는
“문화 지능”(cultural intelligence, cultural quotient 또는 CQ)이란 개념을 들 수 있다.
페터슨(Peterson)은 문화 지능을 ‘자신과 교류하는 상대의 문화적인 가치 기준과 태도 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기술(예를 들면 언어 능력이나 대인 관계 기술)과 자질 (예를 들면 모호함을 견뎌 낼 수 있는 정도나 융통성 등)을 발휘해 행동할 수 있는 능 력’으로 정의하면서 문화 지능에 세 가지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것은 곧 지식적 인 측면, 인식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이다. 지식적인 측면은 문화에 대한 지식 즉, 지역, 경제, 역사 등에 대한 사실과 문화적 특징, 인식적인 측면은 자신의 문화와 다른 문화에 관한 인식,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은 수행 기술, 실천 방법을 아는 것을 의미한 다.
B. Peterson, 현대경제연구원 역, 『문화 지능』, 청림출판, 2006참조.
한편, 얼리와 모사코우스키(C. Earley and E. Mosakowski)는 문화 지능 근원을 3가 지, 즉 의지적인 요소(머리), 신체적인 요소(몸), 정서/동기적인 요소(마음)로 분류한 바 있다.
C. Earley & E. Mosakowski, Cultural Intelligence, Harvard Business Review; Oct.
204 Vol.82 Issue 10 참조.
의 문화 간 의사소통 기술과 경영 능력을 말한다.
외국어교육에서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은 목표어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 어 있다. 바이럼(M. Byram)은 간문화적 소통 능력을 타인에 대한 지식을 사 고, 다른 문화를 해석하고 연관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는데, 즉 앞에서 살 핀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을 ‘간문화 능력’이라고 말 한다.21) 그는 당사자가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들과 모국어로 상호작용할 때 간문화 능력만이 요구된다 면,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은 그보다 상위 개념이며 당사자가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들과 외국어로 상호작용할 때 요구되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또한 바이 럼은 외국어교육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사소통 능력의 정의22)는 원 어민을 모범으로 삼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언어 자아 또는 새로운 사 회문화적인 정체성을 요구하는 이러한 모델들은 학습자의 ‘언어적 정신분열증 (linguistic schizophrenia)’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하였다.
<그림2-1> 바이럼의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 모델
언어적 능력 사회언어적 능력 담화 능력
간문화 능력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
발견, 상호작용 기술
해석, 연관 기술 자아 및 타인에 대한
지식
자아 및 타인 판단적인 태도 교육의 요인
교실 실제 독학
학습 장소
21) M. Byram, Teaching and Assessing Intercultural Communicative Competence, London: Multilingual Matters, 1997.
22) 하임즈(D. Hymes)의 연구를 이은 카날레와 스웨인(M. Canale & M. Swain)의 정의, 반 에크(Van Eck) 모델 등을 말한다.
바이럼은 기존의 의사소통 능력의 모델들을 재구성하면서 간문화 능력을 포 함시킨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 모델을 제안하였다. 위 그림23)에 표시된 것처 럼 바이럼이 본 간문화적 의사소통 능력은 언어적 능력, 사회 언어적 능력, 담 화능력과 간문화 능력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바이럼이 본 간문화 능력은 크게 네 가지의 간문화적 의사소통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전제 조건인 태도(자아 및 타인 판단적인 태도), 지식(자아 및 타인에 대한 지식), 기술(해석하고 연 관할 수 있는 기술, 발견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과 교육의 요인(정치 적인 교육, 비평적인 문화의식)이 그것이다. 이를 간단히 표24)로 나타내면 다 음과 같다.
<그림2-2> 간문화적 의사소통의 요인
‘간(inter)’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사이’라는 의미와 ‘함께’라는 의 미가 섞여 있다. ‘간문화성’에서의 ‘간’, 즉 ‘사이’는 ‘보편적 인류 문화’이면에 존재하는 ‘서로 변별적인 문화의 복수성’을 강조한다.25) 두 문화에 변별성이 있다고 하여 그 두 문화가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님을 전제하지는 않으며 문 화와 문화의 보편성과 상이성이 공존할 수 있다.
목표 언어의 정확성과 유창성을 위한 언어 능력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도 중
23) M. Byram, 앞의 책, 1997, 73쪽.
24) M. Byram, 앞의 책, 1997, 34쪽.
25) 권오현, 「의사소통중심 외국어교육에서 ‘문화’」, 『국어교육연구』12, 서울대학 교 국어교육연구소, 2003, 69-70쪽.
요하지만 문화적인 요소에 초점을 두고 보자면 본인의 수준에서 두 나라의 언 어와 문화를 비교하고 해석할 수 있는 수평적 관계에서 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는 학습자가 목표어와 모국어, 혹은 타 문화와 자문화의 특수성 및 그 둘 간의 보편성을 발견하여 그것을 토대로 언어를 학습하고, 문화를 이 해하는 간문화적인 소통능력을 필요로 한다. 문화특유적 범주들은 실제로 언 어나 행위에서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 옥사르(Els Oksaar)의 ‘문화소(素)-형태소(素) Kulturem-Behaviorem’모 델이 유용한 근거를 제공한다. 옥사르에 의하면 ‘문화소 Kulturem’란 의사소통 의 “추상적 단위”로서 “다양한 의사소통 행위에서 서로 다르게 실현된다”.26) 즉 문화소는 어떤 집단 내에서 문화특유적으로 구체화될 수 있는 사회적 행위 범주를 지칭하는데, 이것은 아직 실제 행위로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상 적’이다. 반면에 ‘행동소 Behaviorem’는 추상적 문화소를 실제 행위로 실현시 키는 ‘언어적 verbal’ ‘비언어적 nonverbal’ ‘초언어적 extraverbal’ ‘부차언어적 parasprachlich’ 수단을 일컫는다.27) 행위소의 의존관계는 다층적이고 복잡하 게 얽혀 있고 또 문화가 다르면 의존관계도 변하기 때문에 ‘언어 문화’ 중심의 외국어 수업이 행해지기 위해서는 사전에 가능한 한 많은 ‘문화소-행위소’모 델을 정립해 둘 필요가 있다. 특정 문화가 지닌 모든 문화소의 실현 가능성을 분류하는 작업은 그 문화가 지니고 있는 전반 의사소통 가능성을 체계화한다 는 의미를 지니다.
한국 문화의 향유 및 탐구는 한국적 특수성을 띠면서 인류 보편적인 가치의 추구로 이어지는 무엇이 되도록 해야 한다.28) 여기에서 간문화적 관점이란 한 국어교육에서 볼 때, 학습자가 자신의 고유문화와 한국 문화 사이에서 그 차 이를 이해하고 포용하면서 문화 자체에 대해 습득을 함으로써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을 넘어서 문화를 자신의 언어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습자들은 한·중 문학작품에서 대응하는 문화요소에 대한 비교를 통해 그 사이의 유사성을 인식하고 차이를 이해하며 포용하는 과정을 통해 문학작품에
26) Els Okssar, Kulturemtheorie, 추계자 옮김, 『문화소이론』, 부산대학교출판부, 1995, 28쪽.
27) Els Okssar, 앞의 책, 28쪽.
28) 김종철, 「한국어교육에서 한국문화교육의 쟁점과 전망」, 『국어교육』133, 한국 어교육학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