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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영재의 삶에 관한 질적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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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Berlin, 2009). 다인종 사회인 미국의 경우 영재 학생들의 문화적 정 체성 또한 중요한 연구 주제인데,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재 학생들의 뛰 어난 학업능력은 같은 인종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로부터 비정상적인 모 습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며, 영재 학생들이 학업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내는 경우 ‘백인 연기(acting White)’를 한다는 비난 을 받기도 했다(Henfield, Moore, & Wood, 2008).

세 번째 주제 범주는 영재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교 환경에 관한 연구 이다. 영재 학생들은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이 자신들에게 너무 느리고 수준이 낮다고 생각했다. 즉 영재 학생들은 배울 준비가 되었으나 학교 는 그들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영재 학생들에 대한 괴 롭힘(bullying) 문제도 주요한 주제였는데, 영재 학생들은 괴롭힘을 당하 는 경우 일반적으로 어른들과 대화하기를 꺼리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상대방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등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Peterson & Ray, 2006). 일반 학교의 경우와는 달리 영재 학생들의 발 달을 고려하여 비슷한 능력을 갖춘 학생들로 구성된 특수 학교(예:

specialized high school)로 진학하는 경우, 그들은 도전(challenge), 동기 부여(motivation), 관계(relationship)라는 용어로 교실의 모습을 묘사하였 으며(Eddles-Hirsch, Vialle, Rogers, & McCormick, 2010), 특히 ‘도전’이 라는 용어를 훨씬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Coleman, 2005).

영재 학생들은 학교라는 교육체제 속에서 우수한 성취를 거두며 잘 적 응하기도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지적 특성 때문에 겪게 되는 부 정적 경험도 있다. Peterson, Duncan, & Canady(2009)는 초등학교 2학 년에서 5학년의 영재 학생 59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최장 11년 간 그들의 삶에서 부정적인 생애 사건이 무엇인지를 종단연구를 통해 살 펴보았다. 이를 통해 총 9가지 주제의 부정적 생애 사건을 추출했는데, 가장 빈번하게 나온 주제는 대학 입시 준비나 대규모 프로젝트 활동, 동 료와의 경쟁 등에서 촉발된 학업적 스트레스였다. 둘째로는 학교 전환과 관련된 주제였는데, 특히 영재를 위한 특수 고등학교에 1년 이상 다닌 영재의 경우, 다시는 중학교와 같은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

각했다. 그들에게 있어 중학교 수업은 속도가 너무 느리고 지루하게 느 껴졌으며, 또래 관계에 있어서 부정적인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초·중학교 때 또래와는 다른 관심사를 가지는 독특한 모습으로 인해 자 주 괴롭힘을 당해서 가족이나 학교 밖에서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과 우정 을 키워나가곤 했다. 이러한 와중에 영재 학생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 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예컨대 명문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업 뿐만 아니라 운동, 음악 등 다양한 활동을 두루 병행해야 한다는 데 심 적 압박을 느끼기도 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 대가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스스로도 높은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가족 구성원 사이의 불화나 가까운 사람의 사망, 자신이나 가 족의 질병이나 사고 등이 영재 학생들이 언급하는 주요한 부정적 생애 사건이었다.

공교육 체계에 실망감을 느끼고 학교를 중퇴한 영재 학생에 관한 연구 도 찾아볼 수 있다. Zabloski & Milacci(2012)는 학교를 중도에 그만둔 7 명의 농촌 지역 영재들에 관해 연구를 수행했다. 그들은 모두 초·중·고 과정에서 시험이나 관찰을 통해 영재로 인정되었으며, 영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참여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초·중 학교 시절에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이혼, 중독, 살인 등의 사건으로 인해 심리적 외상(trauma)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학교 교사가 자신들의 지적·정신적 멘토가 되어주길 바랐 으나, 교사들은 수업 내용과 방식에 자주 의문을 제기하는 영재 학생들 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초등학교 때 높은 성취를 보이고 만족스럽게 학교생활을 이어갔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교육이 자신의 지적 도전 의식을 자극하지 않고, 정서적으로도 지 지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결국에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흥 미로운 점은 학교를 중퇴한 영재들이 과밀한 학생 수, 물질적·기술적 지 원의 부족과 같은 농촌 지역의 열악한 교실 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교사와 같이 신뢰할만한 사람들로부터 자

신의 감정과 지성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점에 크게 실망했고 이 점이 학교를 그만두게 된 가장 큰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학교를 중퇴한 후에 도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지적 열정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연 구참여자 7명 중 6명은 고등학교 검정고시(general education diploma)를 통과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는 등 주어진 현실 속에 서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개척하고 있었다.

영재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 만드는 부정적인 경험에 관한 연 구도 있다. Hyatt(2010)는 18세의 나이로 자살을 선택한 영재 여학생의 생애를 재구성함으로써 영재 학생에 대한 교육이 어떻게 변할 필요가 있 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의 주인공 Amber(가명)는 IQ 140의 고지능자 모 임인 멘사(MENSA) 회원이자 전국적인 표준화 시험인 아이오와 기초 학습 평가 시험(Iowa Tests of Basic Skills)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받았 으며, 고등학교 친구들로부터도 가장 지적이라고 평가받는 학생이었다.

Amber가 쓴 시와 산문, 부모님이 제공한 비디오 영상, 부모님과의 인터 뷰 등 Amber와 관련된 각종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때부터 Amber는 또래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인해 자주 놀림을 받았고, 학 교 수업을 지루하게 여겨서 교사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잦았다. 학교 교 사들은 권위를 내세우며 Amber를 훈육했고, 다른 학생들과 차별 대우를 하며 그녀를 분노하게 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Amber는 어른들, 특 히 교사들을 권위주의자로 인식했으며, 그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를 친하게 지내는 학교 친구들하고만 상의했다. Amber는 학교생활 을 하며 과제물 등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적기도 했고, 고등학교 친구 들에게는 자신이 자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지만, 친구들은 Amber의 말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알 리지 않았다. Amber는 주변의 기대, 특히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 다는 압박이 있었고, 자신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었다. 그녀는 아주 좋은 명문대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버드, 프린 스턴과 같은 최고의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데 큰 실망감을 느꼈다.

그리고 자살하기 얼마 전, 자신이 삶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 23개를 적은

목록을 적으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생각해왔던 자살의 구체적인 방법 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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