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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 S-Space -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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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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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학위논문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 경험에 관한 교육생애사

The Educational Life Histories on High School Admission Experience of Students of Science Gifted

Education Institute Affiliated with University

2020년 8월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교육과 화학전공

이 종 혁

(3)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 경험에 관한 교육생애사

지도교수 홍 훈 기

이 논문을 교육학박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함

2020년 6월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교육과 화학전공

이 종 혁

이종혁의 박사 학위논문을 인준함

2020년 7월

위 원 장 조 용 환 (인)

부위원장 홍 훈 기 (인)

위 원 이 경 호 (인)

위 원 유 미 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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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본 연구는 과학영재교육원 수료 경력이 고등학교 입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통념에도 불구하고, 입시 준비 기간에 적극적으로 과학영재교육원에서 활동한 학생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고등학교 입시 상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고등학교 입 시와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는 장면을 재구성함으로써 더 나은 과학영재교육을 위한 시사점을 찾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위 해 연구참여자 개인의 생애 경험을 교육의 맥락에서 충실히 기술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사회문화적 및 역사적 맥락을 함께 보여주는 교육생애 사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영재들은 2015, 2016년에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 원 화학분과에서 교육을 받은 5명의 학생이다. 이들은 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등의 입시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과학영재교육원에서 활동했으며, 특히 입시가 진행되는 중학교 3학년 당시 전국 사사과정 연구성과 발표 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둘 만큼 적극적으로 과학영재교육원의 탐구 활동에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본 연구는 우선,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 과 정의 특징을 개별적으로 살펴보았다. 첫 번째 연구참여자 김리온은 초등 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재교육 전문학원에 다니며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 했고,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과학고에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녀 는 시험 삼아 도전한 영재고 입시에는 합격하지 못했고, 뒤이어 진행된 과학고 입시에서도 1차 전형에서 탈락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두 번째 연구참여자 박재혁은 과학학원을 함께 다녔던 친구들이 영재고 입시 준 비를 시작하자 본인도 막연하게나마 영재고에 진학하길 희망했다. 하지 만 아들이 사교육의 도움 없이 공부하길 원했던 부모님의 교육 방침으로 인해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입시 전문학원에 다닐 수 없어 심리적 갈등 을 겪기도 했다. 그는 영재고 입시에서 탈락했으나, 이후 자사고에 지원 하여 합격했다. 세 번째 연구참여자 최인규는 자신이 다니는 국제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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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 따라 공부하길 원했다. 한국중등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그는 자신감을 얻어 영재고 입시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영재고 탈락 이후 부모님이 사교육을 강력하게 권하게 되면서 부모님과 갈등을 빚었으며, 자사고에 합격한 뒤에도 이러한 갈등은 이어졌다. 네 번째 연 구참여자 안성민은 아버지가 추천한 국제중에 다니며 여러 과학 관련 대 회에서 수상경력을 쌓았다. 입시 전문학원에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며 수학·과학을 깊이 있게 공부했고, 올림피아드 종료 후에는 영재고 입시 에 매진하여 최종적으로 영재고에 합격했다. 다섯 번째 연구참여자 안영 우는 어려서부터 특목고를 거쳐 명문대에 진학한 두 누나에게 학업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도전적인 내용을 집과 학원에서 능동적으로 학습했고, 비교적 짧은 기간 입시 전문학원에서 영 재고 입시를 준비하여 최종적으로 영재고에 우선선발로 합격했다.

둘째로, 연구참여자들의 고등학교 입시 구조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소상황-(매개상황)-대상황 분석틀에 따라 고등학교 입시의 상황적 구조를 살펴보았다. 연구참여자들의 소상황적 요소로는 개인적 특성으로

‘높은 학습 능력과 학구열’, 배경적 특성으로 ‘고학력 부모의 존재’, 시간 적 특성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사춘기’를 추출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 개인의 행위 이면에 작용하고 있는 추상적, 보편적, 비가시적, 비일상적, 이론적 상황에 해당하는 대상황적 요소로는 대학의 위계서열이 고등학교 급까지 확산되는 ‘학벌주의’, 개인의 실력에 따른 기회 배분과 노력을 중 시하는 ‘실력주의’, 교육의 맥락에서 고교다양화와 수량화의 지배를 불러 온 ‘신자유주의’를 추출할 수 있었다. 소상황과 대상황을 연결하는 해석 적 메타-커뮤니케이션 상황에 해당하는 매개상황으로는 ‘성적과 성과가 권력으로 작동하는 학교’, ‘불안감을 자극함과 동시에 해소해주는 학원’,

‘명시적/암묵적으로 학벌을 비교하는 가족’, ‘차별화와 동질화의 이중적 또래 관계’를 추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적 구조는 연구참여자들에게 대부분 공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요소이긴 했지만, 구체적인 양상은 제각각 차이가 있었다.

셋째로, 고등학교 입시 과정에서 과학영재교육원은 연구참여자들에게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분석하였다. 연구참여자들에게 과학영재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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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적 도전을 하기 어려운 학교나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학원에서 벗어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과 마음 편히 활동할 수 있는 ‘쉼터’의 역할을 했다. 또한, 자신이 배운 과학 지식을 실제 세계 와 연결해보는 실험을 경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과학자로서의 정체성 을 키워갈 수 있는 ‘실험실’의 역할을 담당했다. 마지막으로, 대학교수와 조교로부터 체계적으로 탐구 활동을 지도받음으로써 지필고사 준비에만 몰두하는 다른 경쟁자들과는 차별화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참여자들의 사례가 과학영재교육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논의해보았다. 첫째, 현재의 고등학교 입시 는 시험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실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경 향이 크다. 이러한 실력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각 영재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가르침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학생을 ‘선정’하려는 시도가 요구된다. 둘째, 고등학교 입시 과정에서도 드러나듯 지금까지 영 재교육은 개인 차원의 이론적, 추상적 사고를 중시했다. 하지만 연구참여 자들의 경험을 통해 ‘현상을 창조’하는 관찰과 실험 등이 ‘함께 하는 공 부’를 촉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지금까지 과학영재교육 맥락 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쓸모’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자 신의 ‘문제 해결’ 역량을 발휘하는 활동에만 매달려 왔다. 장차 과학 분 야를 선도해야 할 과학영재 학생들에게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문제를 해 결하기보다는 스스로 독창적인 문제를 생성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과학영재교육은 ‘쓸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불확실성’

을 즐길 수 있는 교육적 환경 조성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주요어 : 고등학교 입시, 과학영재, 영재성, 영재교육원, 교육생애사 학 번 : 2014-31201

(7)

목 차

Ⅰ. 서론 ··· 1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 1

2. 연구 문제 ··· 8

3. 연구 방법 ··· 9

1) 교육생애사 연구 ··· 9

2) 연구참여자 ··· 11

3) 자료 구성 및 분석 ··· 14

4) 연구의 범위와 한계 ··· 15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 17

1. 고등학교 체제 변천과 진학 결정요인 ··· 17

1) 고등학교 체제와 입학전형의 변천 ··· 17

2) 고등학교 진학에 영향을 주는 요인 ··· 23

2. 영재성 개념과 우리나라 과학영재교육 ··· 30

1) 영재성 개념의 변천 ··· 30

2) 우리나라 과학영재교육의 역사 ··· 35

3. 영재의 삶에 관한 질적연구 개관 ··· 40

1) 영미권 영재의 삶에 관한 질적연구 ··· 40

2) 우리나라 과학영재의 삶에 관한 질적연구 ··· 44

(8)

Ⅲ. 과학영재들의 고등학교 입시 과정 ··· 49

1. 연구참여자들의 입시 과정 개관 ··· 49

2. 연구참여자들의 과학영재교육원 활동 ··· 55

1) 2015학년도 심화과정: 중학교 2학년 시기 ··· 55

1) 2016학년도 사사과정: 중학교 3학년 시기 ··· 66

3. 김리온 이야기: “인생의 마지막은 대학이다” ··· 70

4. 박재혁 이야기: “특목고가 멋져 보일 것 같아서” ··· 82

5. 최인규 이야기: “내 할 일은 내가 하게 좀 놔둬라” ··· 94

6. 안성민 이야기: “뭔가 사기를 당한 기분이에요” ··· 105

7. 안영우 이야기: “학교에서 못 배우는 게 더 재밌죠” ··· 116

Ⅳ. 과학영재들의 고등학교 입시 구조 ··· 127

1. 고등학교 입시의 상황적 구조 ··· 127

1) 소상황 ··· 127

(1) 높은 학습 능력과 학구열 ···128

(2) 고학력 부모의 존재 ···132

(3) 생각이 많아지는 사춘기 ···136

2) 대상황 ··· 139

(1) 학벌주의: 위계서열의 확산 ···139

(2) 실력주의: 실력에 따른 기회 배분과 노력 중시 ···143

(3) 신자유주의: 고교다양화와 수량화의 지배 ···146

3) 매개상황 ··· 150

(1) 성적과 성과가 권력으로 작동하는 학교 ···150

(2) 불안감을 자극함과 동시에 해소해주는 학원 ···154

(3) 명시적/암묵적으로 학벌을 비교하는 가족 ···161

(9)

2. 고등학교 입시 과정에서 과학영재교육원의 역할 ··· 169

1)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쉼터 ··· 169

2) 실제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실험실 ··· 173

3)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교육기관 ··· 177

Ⅴ. 해석 및 논의 ··· 181

1. 시험에 종속된 평가 vs. 교육이 살아있는 평가 ··· 182

2. 취득을 위한 공부 vs. 체득을 향한 공부 ··· 187

3.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 vs. 문제를 생성하는 교육 ··· 192

Ⅵ. 요약 및 결론 ··· 198

1. 요약 ··· 198

2. 결론 ··· 209

참고문헌 ··· 212

Abstract ··· 223

부 록 ··· 228

(10)

표 목 차

<표 I-1> 연구참여자의 기초 정보 ··· 11

<표 II-1> 현행 고등학교 유형 비교표 ··· 20

<표 II-2> 전기 고등학교 입학전형 유형 ··· 21

<표 II-3> 영재학급-영재교육원-영재학교의 역할 분담 ··· 39

<표 III-1> 연구참여자들이 지원했던 ‘특목고’ ··· 51

<표 III-2> 2016년 당시 학교별 입시 일정 ··· 52

<표 III-3> 2016년 당시 가름, 나름, 다름영재고 입시 절차 ···· 52

<표 III-4> 2016년 당시 한산과고 입시 절차 ··· 53

<표 III-5> 2016년 당시 두리고 입시 절차 ··· 54

<표 III-6> 2015학년도 심화과정 1학기 일정 ··· 57

<표 III-7> 2015학년도 심화과정 여름 집중교육 일정 ··· 58

<표 III-8> 2015학년도 화학분과 심화과정 2학기 일정 ··· 59

<표 III-9> 2016학년도 사사과정 전체 일정 ··· 67

<표 IV-1> 서울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고입석차백분율’ ··· 148

(11)

그 림 목 차

[그림 II-1] 2025년 3월 이후 고등학교 유형 단순화(안) ··· 23 [그림 II-2] 우리나라 영재교육 체계 ··· 38

사 진 목 차

[사진 III-1] 박재혁의 U자관 속 물안개 움직이기 실험 ··· 65 [사진 III-2] 유전상수가 큰 액체(좌)와 작은 액체(우)의 터치 비교

··· 69 [사진 IV-1] 대치동 학원가(2, 3층)의 검은 창문 ··· 158 [사진 IV-2] 2015학년도 화학분과 심화과정 실험 수업 ··· 176

(12)

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1)

2016년 7월 말, 한밤중에 나2)는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내가 조 교를 맡고 있던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화학분과에 다니는 중학교 3 학년 사사과정 학생의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다. “죄송하지만 앞으로 영 재원 수업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 학생이 1학기에 진행된 과학영재 학교 입시3)에 합격하지 못해 2학기에 있을 과학고등학교 입시 준비에 매진할 시간이 절실했을 것이다. 게다가 내신관리를 위해 학교 시험공부 도 해야 할 텐데 앞으로 다가올 영재교육원의 여름방학 집중탐구 활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법도 했다.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창의 적인 문제발견과 해결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사사과정을 포기하지 말라 고 학생을 설득해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 또한 중학생 시절 과학고등학교 입시를 경험한 바 있고, 영재교육원 조교로 활동하면서도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꼈던지라 ‘꼭 좋은 결과 거두길 바란다’라는 답장밖에 보낼 수 없었다.

사실 영재교육원 활동이 중학교 내신관리나 고등학교 입시에 별로 도 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는 최근에 대 두된 문제는 아니다. 다음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3년 5월 9일자 매일신문 기사(박윤석, 2003)의 일부이다.

1) 본 연구는 이종혁·홍훈기(2019)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연구 문제에서 출발 했다. 따라서 일부 내용과 사례는 이종혁·홍훈기(2019)와 중복될 수 있다.

2) 본 연구에서 ‘나’는 저자인 이종혁을 말한다.

3) 본 연구에서는 온전히 추첨을 통해 상급 학교에 강제 배정하는 방식을 제외 하고, 지필고사, 서류평가, 면접, 구술고사, 창의성 캠프 등 어떤 형식이든 평

(13)

과학영재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기존의 과학고가 입시제도에 눌려 과학영재교육이란 본래의 취지를 살 리지 못하고 있고 전국 15개 대학에 설치된 과학영재교육원에서도 자 퇴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과학영재교육원이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력 계발에 치중 하는 반면, 학부모들은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에서 포기하기 때문이다. (강조는 연구자의 것)

위의 기사가 작성된 2003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나는 대학부설 과 학영재교육원에 다니며 과학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과학경시대회 공부 에 매진하고 있었다. 사실 나에게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영재교육원에서 무엇을 배웠고, 그때의 교육이 고등학교 입시와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시에 영재교육원 수료생 에게 과학고등학교 입시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서울지역의 두 과학고등학교는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2004년 부터 입학전형을 신설하여 영재교육원 수료생을 정원 외로 10%를 선발 하기도 했다(전영석, 2004). 2000년대 과학고등학교 입시에서 영재교육원 수료자를 우대하는 정책이 도입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상급 영재교육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영재교육 프로그 램이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강호감·김명환·이상천·하종덕, 2002)이며, 둘째로는 수학·과학 분야에 재능이 있으나 중학교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과학고등학교 입시의 벽을 넘지 못한 학생을 발굴하겠다는 목적(동효관·

전영석, 2004)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과 경시대회 입상 실적을 인정 받아 특별전형으로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과학고 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화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기까지 소위 ‘과학영재’4) 라고 불리는 학생들이 따르는 전형적인 삶의 경로를 충실히 걸어왔다.

4) 본 연구에서 ‘과학영재’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는 의미보다는 ‘과 학영재교육원 수료생’과 같이 과학 분야의 특별한 학습 욕구를 가지고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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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화학과 대학원을 그만둔 나는 과학영재의 전형적인 경로에서 벗 어나 2012년부터 사범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게 됐다.

오랫동안 영재교육 수혜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2015년부터 서울 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의 조교로서 영재교육 ‘후배’들을 지도하게 되었 다. 영재교육원 조교로서의 삶은 그간 과학을 공부하며 마음속에 품어왔 던 생각, ‘과학의 아름다움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적 실천을 해본 소중한 경험이다. 특 히 다섯 명 내외의 학생과 조교가 1년간 팀을 이루어 함께 머리를 맞대 고 과학탐구를 수행하는 사사과정 활동은 내 나름의 교육적 이상을 비교 적 자유롭게 시도해본 기회였다. 그 과정에서 얻은 뜻밖의 수확이 있다 면 영재교육 ‘후배’들과 주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관심사와 고 민거리 등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재교육원 학생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려서 나도 관심을 두게 된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고등학교 입시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학원 숙제가 너무 많아 힘들다”, “지금 공부하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 “어느 고등학교를 지원할 생각이냐”, “얼마 전 시험은 잘 봤냐” 등등. 가만히 듣고 있자면 가끔은 ‘저렇게 잠도 안 자고 살면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학생도 있었다. 나 때나 지금이나 고등학교 입시를 중요하게 생 각하는 영재교육원 학생들의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입시에 있어 과거의 상황과 달라진 점도 많았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고등학교의 종류와 수가 증가했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영재학교의 개수만 해도 내가 고등학교 입 시를 준비하던 2003년 당시 1개에서 2020년 현재는 8개로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그저 숫자의 변화만 생긴 것은 아니었다. 한때 영재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뉴스타파의 탐사보도(목격자들, 2017)에 따르면, 2010년 무렵 외국어고등학교의 자체 선발 시험이 폐지되면서 더 이상 외 국어고등학교가 입시명문 고등학교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자 영재학교 와 과학고등학교 입시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게 되었다. 즉 이과계열 학생들이 선호하는 고등학교 입시에서 과거보다 더 경쟁적인 사교육 풍

(15)

토가 자리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또한, 2000년대 과학고등학교 입시에서 영재교육원 수료생을 우대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한 사교육이 늘어나자 2011학년 도 입시부터 영재학교나 과학고등학교 지원 시 영재교육원 수료자에게 주어졌던 가산점이나 정원 외 모집 등의 혜택이 모두 없어졌다(교육부, 2010). 나아가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작성 시 지원자가 영재교육원에 다녔다는 사실을 적거나 수료증 등의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것도 금지됐 다.

외부 수상 실적, 영재교육원(영재학급 포함), 부모 및 친인척의 성명 및 직장명 등 신상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지 않습니다. 기재 시 “0점” 또는 불합격 처리될 수 있습니다.

(한 영재학교의 자기소개서 작성 유의사항; 강조는 연구자의 것)

이처럼 영재교육원 수료자에 대한 고등학교 입시 혜택이 사라지자 영 재교육원의 인기는 다시 시들해져 갔다. 다음은 2017년 12월 10일자 서 울경제의 기사(진동영, 2017) 일부이다.

영재교육원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중략)

한때 영재고와 과학고의 사전 코스로 알려졌던 영재교육원이 학부모 관심에서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입시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략) 특목고 입시에서 가점을 받을 수 없고 자기소개서에 영재교육원 출신이라는 사실조차 적을 수 없어 효용성이 낮다는 얘기 다. 게다가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수업을 받아야 하다 보니 사교육 을 받는 일반 학생보다 성적 향상이 더디다며 영재교육원을 포기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정부가 수시와 학생부종합전형 등 내신 위주의 입시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내신 관리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강조는 연구자의 것)

이상 간략하게 과학고등학교 입시 제도의 변천을 살펴보았을 때, 과거 와는 달리 요즘의 과학영재 학생들에게 있어 영재교육원 수료 여부는 사

(16)

실상 고등학교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학벌주의 풍토 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더 나은 학벌 획득을 위한다면 영재교육원보다 는 차라리 학원 등 다른 공간에서 입시 준비에 매진하는 것이 ‘우월전략’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고등학교 입시 준비와 영재 교육원 활동을 병행하는 과학영재 학생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 까? 혹시 그들의 사례를 통해 입시 이상으로 학생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영재교육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논의는 기존에 존재하는 두 가지 큰 연구 맥락, 즉 고등학교 입시에 관한 연구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이 루어지는 교육에 관한 연구의 교차점에 놓여 있다. 이 두 주제에 해당하 는 연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는 작업은 기존의 연구 맥락에 본 연구를 위치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고등학교 입시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자. 2019년 현재 우리나 라 전체 2,356개 고등학교 중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고등학교, 특성화 고등학교의 합은 801개로 전체 고등학교 개수의 34%가량에 이를 정도로 고등학교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교육부, 2019a) 중학생들이 진학하는 고등학교 종류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에 관한 양적 연구들(김성식·류 방란, 2008; 박소영·민병철, 2009; 심현애·김경연, 2014; 전은정·임현정·성 태제, 2015; 이유정, 2018)이 점차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양적 연구는 일 반고등학교를 포함한 포괄적인 고등학교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특수목적고등학교와 같이 별도의 입시를 거치는 고등학교 진학과 관련해 서는 사교육비(박소영·민병철, 2009; 서은경·김현철·황수진·이철원, 2018), 입학유형과 가정형편 및 자아개념(송영명·김장희, 2011), 중학교 시기 전 반에 걸친 진학 계획(이유건, 2019) 등의 요인을 분석한 연구를 찾을 수 있다.

양적 연구와 비교하여 고등학교 입시 맥락에서 이루어진 질적 연구는 많지 않았다. 진로발달의 맥락에서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를 전반 적으로 살펴본 연구(이기순·최경희·이현주, 2011)나 학업 서열 변화의 맥 락에서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여학생에 관한 생애사 연구(안지영,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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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를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중학생일 당시 경험한 고등학교 입시 상황 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지만, 고등학교 입시라는 문제에 한정해서는 그 기술의 깊이가 얕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특수목적 고등학교 준비 학생 의 학교생활에 관한 연구(고은애, 2010)는 비교적 학생들의 입시 상황을 상세히 기술한 측면이 있다. 고은애(2010)에 따르면 특수목적 고등학교 준비 학생은 우선 수업 참여 방식 측면에서 ‘학교 수업 전적으로 무시하 기’, ‘형식적으로 참여하기’, ‘소수의 학생이지만 열심히 참여하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생활 측면에서 ‘예외 인정 바라기’, ‘학교보 다 학원 중시하기’, ‘이중고 감당하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입시를 경험하는 학생의 시점보다는 학교 교사의 시점에서 기 술되고 해석된 연구이므로 입시에 직접 참여하는 당사자인 학생의 목소 리를 드러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자. 2000년 영 재교육진흥법 제정과 2002년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이 제정·공포되어 공 교육 차원의 영재교육 시행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민철구·김왕 동·박기범·엄미정·박영도·우새미, 2010) 영재교육과 관련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영재교육원을 수료한 학생들이 생각하는 영재교 육의 가치에 관한 연구물은 본 연구에서 다룰 논의와 상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포괄적으로는 영재학급,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등의 영재교육기관 종류에 따른 영재교육 수혜자의 인식 차 이를 살펴본 연구(박경진, 2017)가 대표적이며, 보다 세부적으로는 우리 나라 영재교육이 주축을 이루는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에서 이루어지는 교 육에 관한 연구를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재교육원 수료생들이 인 식하는 영재교육의 의미에 관한 연구(양태연·한기순·박인호, 2007)와 영 재교육원의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과학 관련 진로 선택이 어떤 영 향을 받았는지를 살펴본 연구(하상우·김선자·박종욱, 2008)에서는 학생들 이 영재교육원에서의 교육 경험을 통해 과학 관련 진로를 선택하게끔 긍 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공통적으로 보고했다.

본 연구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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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영재교육 관련 연구 중에서 실제 교육에 참여하는 과학영재 학생들이 놓여 있는 고등학교 입시 상황에 대한 치밀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었 다. 앞서 소개하였듯이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2, 3학년 학생 들이 영재교육원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은 과학 관련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진학한 과학영재 교육원 수료생 학부모를 조사한 연구(신희선, 2009)에서 한 연구참여자 의 응답을 통해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제가 좀 아쉬웠던 것은 아이들이 중3이 되니 특목고 준비하고, 학원 다 니고 하느라 굉장히 바빴어요. 그래서 시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서 자 주 못 모였었어요. 자주 못 모여서 그것을 마무리 못 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그래서 사사과정을 한다고 하면 아이들 모이는 시기를 여름캠프나 그때라도.... 하긴 그 때도 9월쯤 올림피아드가 있어서 시험 준비하느라 바쁠 때라 그러니까 그래도 그나마 방학 때 아이들이 시간 이 좀 날 때 그 때 같이 실험하고 했으면 참 좋았는데 그게 잘 안되었 어요.

(신희선, 2009: 47; 강조는 연구자의 것)

교수보다 학습이 교육의 더 원초적인 에너지임을 받아들인다면(조용 환, 2009) 더 나은 과학영재교육을 위해 우리는 영재교육을 받는 학습자 의 상황과 맥락을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작업을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 경험으로부터 고등학교 입시 상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고등학 교 입시와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는 장면을 재구성함으로써 이 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과학영재교육을 위한 시사점을 찾는 데 목적이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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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 문제

이상의 연구 목적을 바탕으로 본 연구가 초점을 맞춘 연구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 참여 과정은 어떠한가? 이는 고등학교 입시 시기의 경험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역사, 즉 어렸을 때의 성장 과정, 학교에서의 생활, 입시를 준비하게 된 이유 등 개인의 중요한 생애 사건을 탐색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따라서 영재 교육을 받게 된 계기나, 지원할 고등학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입시 준비 기간의 생활 등의 이야기를 구성할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 입 시 시기에 이루어진 과학영재교육원 활동을 함께 기술함으로써 영재교육 계가 재고할 장면을 포착하고자 한다.

둘째,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는 어떤 구조 를 이루고 있는가? 이는 과학영재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시 과정에 참여 하게끔 만드는 다층적인 상황과 이러한 상황을 구성하는 요소 사이의 관 계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연구참여자 각각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이야기 이지만, 동시에 문화적 존재로서 모두가 공유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러한 다층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소상황-(매개상황)-대상황“

분석(조용환, 2009)을 수행함으로써 연구참여자들의 개인적 특수성과 동 시에 집단적 보편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또한, 고등학교 입시 과정에서 과학영재교육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고등학교 입시와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고자 한다.

셋째, 고등학교 입시를 경험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사 례는 과학영재교육에 어떠한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가? 이는 고등학교 입시와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연구참여자들이 같은 시기에 경험한 고등학교 입시와 과학영재교육원 활 동을 교육의 본질의 측면에서 대비해봄으로써 더 나은 과학영재교육을 위한 시사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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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방법

1) 교육생애사 연구

한 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애 경험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사회문화적 및 역사적 맥락에 대한 탐구가 필수적이다 (이동성, 2013a). 양적 접근과는 달리, ‘연구의 맥락’과 ‘현상(현장)의 맥 락’을 최대한 일치시키려는 질적 접근의 패러다임을 따른다면(조용환, 1999), 연구참여자의 개인적 맥락을 충실히 기술함과 동시에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변화를 함께 보여주는 생애사(life history) 연구는 방법론적으 로 유용한 질적 연구에 해당한다. 특히 생애사는 삶의 여러 형식(forms of life)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서 달리 구성될 수 있는 데, 가령 우리가 ‘교육’이라고 부르는 삶의 형식에 초점을 맞춘다면 ‘교육 생애사(educational life history)’를 구성해볼 수 있다(조용환, 1999).

국내외 생애사 연구 문헌들을 메타분석한 이동성(2013b)에 따르면, 생 애사 연구는 크게 네 가지 방법론적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참여자가 살 아온 삶의 이야기보다는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는 시간적 맥락에 주목하 며, 참여자의 이야기는 물리적·제도적 환경뿐만 아니라 개인 간 환경과 사회문화적 환경의 맥락을 반영한다. 둘째, 참여자의 주관적 이야기를 연 구자가 재해석하여 다시 이야기하는 서사구조에 기초하므로 내러티브적 인 구성을 보인다. 셋째, 연구자와 참여자가 공동 배려와 우정의 측면에 서 친밀함과 동시에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헌신하려는 책임감을 가진다는 관계성에 기초한다. 넷째, 생애사 연구는 침묵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세 상에 알리고, 인간 정신의 진정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인간화의 특성을 나타낸다.

본 연구는 과학영재교육원에 다니는 중학생들이 고등학교 입시를 어떻 게 경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우리나라의 교육체제 안에서 영재 교육 대상자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2019년 현재 기준으로 전국 초·

중등교육 과정에서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 수는 총 99,998명인데 이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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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초·중등교육 과정의 학생 수와 비교하면 1.8% 정도의 비율이다(한국 교육개발원, 2019). 초·중등교육 과정에서 시각장애, 지적장애 등을 가지 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의 비율(1.6%; 교육부, 2019b)이 이와 비슷한 수 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영재교육 대상자들은 현재의 학교 교육 상황 에서 소수자 집단에 해당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영재교육이라는 맥락으 로 주의 깊게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수의 목소리에 묻히기 쉽다.

또한, 연구에서 설정한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연구참여자 개인의 이 야기를 우리나라의 학교 체제, 입시 제도, 영재교육의 역사 등의 맥락과 함께 연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짧은 기간 동안 압축 성장을 한 국가이며, 이에 따라 교육제도와 학교 체제도 빠르 게 변화해왔다.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고등학교 교육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광복 직후부터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입시는 근래 의 대학 입시 이상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였다(김용·백선희, 2016). 1974 년부터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이 실시·확대되어 고등학교 교육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보편화되면서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사회적 주목은 자연스레 줄었지만, 이후 평준화 정책의 보완책으로 특수 목적고,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 고등학교 등 학생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 이 생겨나면서 학생, 학부모, 교육연구자들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되었다.

특히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기존의 학교와는 달리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한 영재학교가 등장하면서 그간 주로 중등교육 맥락에서 다뤄져 온 고등학교 입시 문제를 영재교육의 맥락과도 연결하여 논의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학교 체제는 시대에 따라 교육의 평등성과 수월성 의 조화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성을 보인다. 교육적 맥락에 서 소수자에 해당하는 과학영재 학생들의 경험이 이러한 역사적, 사회문 화적 상황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면 생애사적 접 근은 유용한 연구방법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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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는 2015, 2016년에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화학분과에서 내가 지도했던 학생 5명이다. 연구참여자 모집에 앞서 2016년 8월부터 연구를 계획하였고,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에 연구계 획 심의를 의뢰하여 2016년 11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부록 1-4 참고).

이후 내가 사사과정 지도를 담당했던 학생 6명에게 연구의 목적과 절차, 연구참여자의 권리 등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연구 참여 여부를 물었다.

이 중 연구 참여에 동의한 5명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했다. 모든 연구참여 자에게는 본인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동의도 함께 받았다. 연구참여자 5 명의 기초적인 정보는 <표 I-1>에 제시했다.

연구참여자5) 성별 고등학교 입시 당시

거주지역 최종

진학 고등학교

김리온 여 양천구 목동 일반계 사립

여자고등학교

박재혁 남 노원구 상계동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최인규 남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안성민 남 서초구 방배동 과학영재학교

안영우 남 마포구 도화동 과학영재학교

<표 I-1> 연구참여자의 기초 정보

연구참여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의 신입 생 선발되었고 교육받았는지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서울 5) 본 연구에 등장하는 인명은 모두 가명이며, 특히 연구참여자의 가명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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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정보과학 등 총 6개 분과의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후, 지원자 가 제출한 자기소개서, 우수성 증빙 산출물, 교사 추천서 등의 서류를 1 차로 평가하여 정원의 1.5배수를 선정하고, 2차 전형에서 심층면접을 통 해 각 분과당 20명씩 신입생을 최종 선정하였다.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최종 합격한 학생들이 이듬해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연간 100시간 이상의 분과별 심화과정 교육에 참여했다. 화학 분과 심화과정은 주로 이론 강의를 진행한 뒤 앞서 배운 내용과 연관되 는 실험을 수행하는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총 5개의 모둠 으로 나누어 1년간 각자 주제를 선정하여 과학 탐구 활동을 수행했다.

연구참여자들은 2015년 심화과정 교육에 성실히 참여하였지만, 과학 탐 구 활동에서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6).

1년간의 심화과정 교육이 종료되면 재원생 중 사사과정 진급 희망자를 대상으로 수업 참여도와 탐구계획서 등을 평가하여 최종적으로 사사과정 진급자를 선정했다. 사사과정 진급자가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지도 교수와 조교의 지도하에 1년간 80시간 이상을 자유 주제로 과학탐구 활 동을 수행했는데, 이 중 우수한 연구를 수행한 팀은 서울대학교 과학영 재교육원 대표로 27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이 참가하는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사사과정 연구성과 발표대회’에서 참가하여 본인들의 연 구성과를 발표할 기회를 얻는다. 화학분과 사사과정에 소속되어 있던 연 구참여자들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6년 한 해 동안 적극적으로 영재교육 원 활동에 참여했고, ‘액체의 유전 상수에 따른 스마트폰 터치 반응’이라 는 연구성과로 이 대회에서 화학분야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1위)을 수상 하였다.

나는 연구참여자들을 2015년에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화학분과 심화과정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과학영재교육원 수업과 실험을 보 조하는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과 소통했고, 다음 해인 2016년에는 연구 6) 당시 연구참여자들을 비롯한 서울대영재원 심화과정 화학분과 학생들이 겪 은 자유 탐구의 어려움은 박기수·이종혁·홍훈기(2017)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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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이 속한 연구팀을 전담하여 탐구를 지도했으므로 햇수로 2년 동 안 연구참여자들과 영재교육원에서 함께 활동한 것이다. 특히 연구참여 자들과 밀착하여 탐구를 지도했던 2016년에는 그들과 다양한 방면의 대 화를 깊게 나눌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친밀감과 신뢰감을 쌓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연구는 연구 문제를 먼저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 는데 적합한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여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본 연구의 경우에는 나와 연구참여자의 만남이 먼저 있었고, 그들과 교육적 맥락에 서 일정 부분 삶을 공유하며 생겨난 개인적 호기심에서 연구가 시작되었 다. 어떻게 보면 연구참여자들의 특별함에 주목하여 그에 맞는 연구 문 제를 설정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관점에서 연구참여자들의 어떤 모습이 특별해 보였는가?

첫째, 연구참여자들이 목표로 한 고등학교가 비교적 다양했다. 이과계 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고등학교는 일반적으로 영재학교, 과학 고등학교,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이다. 5명의 연구참여자 모두 다 른 학교에 비해 학생을 먼저 선발하는 영재학교 입시에 참여했지만, 안 성민, 안영우만 합격하였다. 영재학교에 합격하지 못한 3명의 연구참여자 중 김리온은 과학고등학교에, 박재혁과 최인규는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에 각각 지원했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고등학교에 지원한 연구 참여자들의 사례를 통해 본 연구는 고등학교 입시 양상의 다양성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은 영재교육원의 다른 학생들보다 성실하고 적극적 으로 활동했다. 뒤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중 학교 2학년 심화과정 교육을 받을 당시 자유탐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 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듬해 탐구 중심으로 운영되 는 사사과정에 지원했고,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입시가 진행되는 중학교 3학년 시기에도 열심히 활동하여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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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 구성 및 분석

연구 자료 구성의 핵심은 연구참여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일상적 경험 세계를 개인적 맥락에서 구술하는 생활담(life story)으로부터 출발했다.

면담은 2016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이루어졌으며, 집단면담 1회, 개 인면담은 연구참여자별로 2회씩 진행했다. 집단면담은 약 1시간 동안 영 재교육원 활동이 끝난 후 강의실에서 이루어졌으며, 개인면담은 회당 평 균 2시간씩 연구참여자가 편하게 올 수 있는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모든 면담은 비구조화된 면담, 즉 대화 형식으로 진행했으며, 2년간 연구자와 영재교육원에서 함께 활동한 덕분에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 직하게 말해주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심리치료”를 받는 것 같다고 말을 할 정도로 면담 분위기를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모든 면담은 연구참여자들의 양해를 받고 녹음기로 녹음했으며, 가능 한 한 빨리 연구자가 직접 전사를 수행했다. 전사 중에는 연구참여자 발 언 중 핵심 키워드, 연구참여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약어나 은어의 뜻, 연 구자의 감상 등을 별도의 칸에 수시로 기록하였으며, 연구자의 기록을 포함한 모든 전사 자료를 연구참여자에게 이메일로 전송하여 오류 사항 을 점검하고 연구에 활용할 내용과 활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을 분리 하는 피드백 과정을 거쳤다.

이외에도 연구참여자들이 영재교육원 교육과정 중 제출한 학생 인적 정보, 자기소개서, 탐구계획서 등을 참고하였으며, 영재교육원 교육 및 연구 과정에서 작성한 연구자의 기록물 등을 함께 활용하여 보다 총체적 인 자료를 구성하고자 했다. 2018년 1월에는 연구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학원가의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연구참여자 안영우의 도움을 받아 대 치동 학원가를 탐방하기도 했으며, 그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 자료 또한 연구에 활용했다.

위의 과정을 거쳐 구성된 자료는 Wolcott(1994; 조용환, 1999에서 재인 용)가 제시한 ‘기술’, ‘분석’, ‘해석’의 구분을 염두에 두고 분석하였다. 이 때 ‘기술’은 “연구자가 본 것을 보게(see)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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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연구자가 안 것을 독자가 알게(know) 하는 일”이며, ‘해석’은 “연구 자가 이해한 방식으로 독자가 이해하게(understand) 하는 일”에 해당한 다.

이러한 접근을 바탕으로 나는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에 다니는 연구 참여자들이 고등학교 입시를 치르기까지의 전반적인 생애를 Ⅲ장에 ‘기 술’하였다. 이때 Wolcott가 질적 기술 측면에서 강조하였듯 연구 목적에 부합하고 읽기 좋은 “이야기가 되도록 틀을 짜맞추는” 작업을 함으로써 연구참여자들의 고등학교 입시 과정을 독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Ⅳ장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이 이야기한 고등학교 입시 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이때 체계적인 구조 분석을 위해 “소상황-(매개 상황)-대상황”(조용환, 1999) 분석틀을 활용하였다. 여기서 ‘소상황’이란

“개인들의 행위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구체적, 특수적, 가시적, 일상적, 체험적 상황”에 해당하며, ‘대상황’은 “그 이면에 작용하고 있는 추상적, 보편적, 비가시적, 비일상적, 이론적 상황”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 상황과 대상황을 연결하는 상황이 바로 ‘매개상황’에 해당하며 “각종 언 론, 담론, 사회운동, 사회화, 교육 등이 두루 포함”된다. 이때 고등학교 입시 상황과 영재교육의 맥락을 연결하여 고찰하기 위해 과학영재교육원 의 역할을 다른 매개상황과는 별도로 분리하여 더 상세하게 분석하였다.

Ⅴ장에서는 앞선 장의 분석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연구자가 새롭게 발견한 내용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즉 현상을 구성하고 있는 요인을 확인하고 그들 간의 관계를 추론과 검증의 과정을 통해 확인하는 ‘분석’ 결과에 근거하되, 현상의 의미를 보다 거시적인 맥 락에서 이해하는 ‘해석’ 작업을 수행했다(조용환, 1999).

4) 연구의 범위와 한계

본 연구는 고등학교 입시를 경험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 5명 의 생애사로부터 고등학교 입시 상황과 과학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 는 장면을 재구성함으로써 더 나은 과학영재교육을 위해 재고할 점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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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몇 가 지 한계를 가진다.

첫째, 연구참여자들의 삶 전반에 걸친 생애사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 하였다. 비록 각 연구참여자의 유년기부터 고등학교 입시를 마칠 때까지 의 생활담을 기술하기는 했으나, 연구의 목적을 고려하여 연구참여자들 이 영재학교 입시에 참여한 시점이자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다닌 시기인 중학교 2, 3학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역사적인 맥락에 서의 분석에는 제한점이 있음을 밝힌다.

둘째,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이 모두 서울지역 학생들이므로 지역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특성을 살펴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의 모든 지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 적으로 부유하고 교육열이 높은 특성이 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양천 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서울의 유달리 높은 교육열을 반 영하는 대표적인 학원가에 해당한다. 5명의 연구참여자는 모두 이 세 곳 의 대형 학원가에 있는 학원에 다닌 경험이 있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이 ‘과학영재’로 소개되긴 하지만 모두 화학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학생들이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다른 과학 분야의 영재 학생에게까지 확장하는 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화학은 물질의 특성과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므로 영재교육의 맥락에서는 다른 과학 분 야와 비교하여 실험 활동의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화학 분야에 지 원한 연구참여자들 또한 실험 활동에 높은 가치를 두었다.

넷째, 본 연구에서 다루는 고등학교는 연구참여자들이 입시에 참여한 고등학교에만 한정되며, 세부적으로는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영재 학교, 서울지역의 과학고, 그리고 서울 소재 전국단위 자사고만 해당한 다. 외고나 국제고와 같은 인문계열 특목고, 지역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사고의 경우에는 과학영재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아니므로 본 연 구에서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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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본 연구는 고등학교 입시를 경험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 학생들의 생애사를 통해 입시 상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고등학교 입시와 과학 영재교육원의 교육이 교차하는 장면을 재구성하여 이에 기초한 과학영재 교육적 시사점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우선 기존 연 구들이 따라온 두 개의 큰 연구 줄기, 즉 고등학교 체제 및 입시 전형의 흐름에 관한 연구와 영재교육의 역사 및 우리나라 영재교육 체제에 관한 연구를 먼저 다루고자 한다. 이어서 영미권과 우리나라 영재 학생들의 삶에 관한 질적연구 논문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학계에 보고 되는지를 개관함으로써 본 연구의 차별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1. 고등학교 체제 변천과 진학 결정요인

1) 고등학교 체제와 입학전형의 변천

고등학교 입학전형의 변천과 실태를 연구한 백선희(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체제는 크게 (1) 대중화 이전의 중등교육 체제 정비 기(1945-1973), (2) 고교평준화에 따른 대중화 시기(1974-1994), (3) 고교 체제의 다양화기(1995-현재)와 같이 3개의 시기로 구분해볼 수 있다.

제1기에 해당하는 ‘정비기’에는 해방 이후 ‘초급중학교’, ‘4년제 중학교’,

‘6년제 중학교’ 등의 일관되지 않은 학제를 1951년에 들어와 개정된 교육 법과 그에 따른 조치령 공포를 통해 현행과 같이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체제로 정비한 6-3-3-4 형태의 학제를 도입한 것이 핵심이었다. 중 등교육체제가 정비되고, 1960년대 들어 베이비 붐 세대(1955-1964년생) 가 잠재적 취학 인구로 등장하였으나 초등학교 팽창에 비해 중학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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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그에 따르지 못하면서 중학교 단계에서 과열된 입시 경쟁이 초래 되었다. 치열한 중학교 입시 경쟁은 이른바 ‘무즙 파동’7) 등의 사건으로 표출되었고, 이후 문교부는 1968년 교육법을 개정하여 중학교 무시험 입 학전형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당시 중학교 단계의 교육평등화 정책 기 조는 곧이어 고등학교 단계에도 도입되며 1974년 서울, 부산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점차 확산되었다.

고교평준화 제도 이전에는 고등학교별로 자체 입학전형을 통해 신입생 을 선발했다. 당시의 고등학교는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었는데 입학정원 이 부족하여 경쟁률이 매우 치열했다. 전형 요소는 필기고사와 체능이 주를 이루었고, 동일 계열 혹은 재단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동계입학’의 경우에는 무시험 전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치열한 고등학 교 입학 경쟁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는 사교육이 성 행하기도 했다.

제2기에 해당하는 ‘대중화 시기’, 고교평준화 제도는 다음 네 가지 변 화를 불러왔다. 첫째, 고등학교 교육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보편화 되었다.

둘째, 고등학교 교육이 상급학교 진학 준비 단계로서 그 위상과 기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셋째, 고등학교 입학전형의 변화를 통해 고등학 교 체제 분화가 본격화되었는데, 1973년 교육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1974 년부터 고등학교의 ‘선발시기의 구분’이 생기면서 ‘전기’(실업계고, 예체 능고, 특목고 등)와 ‘후기’(일반계고) 고등학교로 분화된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체제가 상급학교 진학 기능으로 집중되면서 1980 년대 들어 ‘수월성과 평등성’ 논쟁이 부상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 부는 1980년 ‘종합영재 교육방안’을 수립하며 ‘과학영재, 외국어 교육강 화, 외고설립 추진, 예체능 및 체육특기자 진흥’을 추진할 것이라 발표하 7) 1964년 12월에 시행된 서울시의 전기 중학교 입시 자연 과목 18번 문제는 엿을 만드는 과정에서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은 무엇인가?”였다. 서울 시 공동출제위원회는 보기 1번인 ‘디아스타제(diastase)’를 정답으로 발표했 으나, 초등학교 교과서에 ‘침과 무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므로 보기 2번인 ‘무즙’도 정답 처리를 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일부 학부모들이 실제로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이 엿을 먹어보라’는 구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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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이후 1983년 최초의 과학고등학교인 경기과학고를 설립했고, 1986 년에는 “과학영재 양성을 위한 과학계열 학교”를 특목고의 범주에 포함 시켰다.

이 시기의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살펴보면, 고교평준화 정책이 점차 자 리를 잡게 되면서 평준화 지역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연합고사를 통해 학 군별로 신입생을 배정하게 되었다. 연합고사는 고등학교 교육 이수에 필 요한 최소 학력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고자 중학교 전과목에서 시험문제 를 출제했고, 이외에도 체력검사와 내신을 전형 요소로 활용했다. 고교평 준화에 따른 연합고사 위주의 학생선발은 고등학교 교육 기회의 보편화 와 약간의 사교육비를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를 불러왔으나 고등학교 교 육의 획일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3기에 해당하는 ‘다양화기’는 1995년 5・31 교육개혁이 분기점 역할을 했다. 5・31 교육개혁 조치는 고등학교 체제의 다양화를 불러왔는데, 그 양상은 전기 고등학교에 해당되는 과학고, 외고,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 고등학교 등의 새로운 고등학교 유형이 등장하거나 분화되는 모 양새로 전개되었다.

고등학교 유형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5・31 교육개혁 이후 서울을 비롯 한 일부 지역부터 연합고사가 점차 폐지되었다. 전기에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특목고는 내신성적, 지필고사, 경시대회 수상실적, 공인인증시험 성적 등을 전형 요소로 활용하여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점했고, 2000 년대 초반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자립형 사립고 또한 전기에 학생을 선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반고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거나 배정받기 어렵게 됐다. 또한, 특목고와 자사고의 입학전형이 학교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보다는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 하는데 초점을 뒀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2010년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하여 복잡하 고 법적근거가 미약했던 고등학교 유형을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 율고 등 4개의 유형으로 단순화했고, 특목고를 국가 인재 양성이라는 설 립 목적이 뚜렷한 과학고, 외고·국제고, 예술고·체육고, 산업수요맞춤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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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고)의 4개 계열로 구분하는 등 <표 II-1>과 같이 고등학교 체 제를 정비했다(교육부, 2010).

구분 운영 목적

일반고 중학교 교육 기초 위에 중등교육 실시

특목고

과학고 과학인재양성

외국어고·국제고 -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양성(외국어고)- 국제전문 인재양성(국제고) 예술고·체육고 - 예술인 양성(예술고)

- 체육인 양성(체육고)

마이스터고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위한 맞춤형 교육 과정운영

특성화고

특성(직업)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 인재양성

체험(대안) 자연현장 실습 등 체험 위주 교육

자율고

자율형 사립고 학교별 다양한 교육 실시, 사립학교의 자율성 확보

자율형 공립고 교육과정, 학사운영의 자율성 제고 및 전인교육 구현

* 교육부(2010)의 자료를 재정리한 것임.

<표 II-1> 현행 고등학교 유형 비교표*

위와 같은 고등학교 체제 정비와 함께 사교육을 유발하는 고등학교 입 학전형 요소를 배제하고자 2011학년도 입시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 입하고 점차 이를 확산시켰으며, 현재의 전기 고등학교의 변화된 입학전 형 방법은 <표 II-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유재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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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유형 전형 방법 전형 세부 내용 외고,

국제고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 내신(영어), 출결(감점)

(2단계) 면접(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추천서 등에 기초)

과학고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 내신(과학, 수학), 방문면담 (자기소개서, 추천서 내용) (2단계) 면접(꿈과 끼, 인성, 잠재력 등

평가) 자사고 및

일반고 서울 방식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 성적 제한 없이 1.5배수 추첨 (2단계) 면접(꿈과 끼, 인성 영역(자기

소개서 등)) 자사고 및

일반고 서울 이외 방식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 내신+출결로 1.5-2배수 선발 (2단계) 면접(꿈과 끼, 인성 영역(자기

소개서, 추천서 등))

마이스터고 일반전형 내신(교과, 출결, 봉사활동, 창의적체험 활동 등), 면접

특성화고 일반전형 내신 100% 또는 내신과 면접

* 유재환(2015: 16-17)의 <표 6>을 재정리한 것임.

<표 II-2> 전기 고등학교 입학전형 유형*

학교 종류별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살펴보면, 외고, 국제고, 전국단위 자 사고의 경우에는 경시대회 등 교외 활동을 평가에서 제외하고 중학교 내 신성적과 출결점수로 1차 선발을 한 뒤, 추천서,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면접을 진행하여 학생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에 기초 한다. 하지만 수학·과학 분야에 특화된 영재를 선발하는 과학고의 경우 에는 1단계에서 내신성적과 함께 자기소개서, 추천서 내용을 바탕으로 방문면담을 실시하고, 2단계에서는 면접고사를 통해 수학·과학 분야의 잠재성 및 인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차이가 있다.

한편, 과학영재 조기 발굴 및 육성을 통한 국가 및 지역인재 양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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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으로 2002년 부산과학고가 최초의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되며 한국과 학영재학교8)라는 이름으로 2003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이 후 서울과학고(2009년), 경기과학고(2010년), 대구과학고(2011년), 광주과 학고와 대전과학고(2014년)가 영재학교로 전환되었으며, 세종과학예술영 재학교(2015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2016년)가 신설되면서 2020년 현 재 전국에 총 8개의 영재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영재학교의 경우에는 초·중등교육법이 적용되는 <표 II-2>의 고등학교와는 달리 영재교육진 흥법이 우선 적용되며, 학사운영, 학교생활기록, 교원의 자격, 교육과정, 교과용 도서 사용, 조기진급 및 조기졸업, 입학전형의 지원 등에 관한 초·중등교육법 규정에 대한 특례가 광범위하게 인정된다(한갑수, 2015).

이에 따라 영재학교는 전기 고등학교보다 빠른 시기에 전국단위로 학생 을 모집하며, 일반적으로 다음 3단계 전형방식을 따른다. 1단계에서는 자 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생활기록부 등의 서류를 평가하고, 2단계에서는 중학교 교육과정의 수학·과학 교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필고사 형식의 영 재성 검사를 진행하며, 최종 3단계에서는 영재성 캠프를 통해 창의성, 과 학적 탐구력, 인성 및 리더십을 평가한다.

상기한 일련의 고등학교 체제의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2019년 현재 우 리나라 전체 2,356개 고등학교 중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고등학교, 특 성화고등학교의 합은 801개로 전체 고등학교 개수의 34%가량에 이를 정 도로 고등학교의 종류가 다양해졌다(교육부, 2019a). 하지만 자사고·외 고·국제고는 당초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입시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 여 고등학교 체제의 서열화를 유발하고, 사교육이 과열된다는 비판이 이 어지자 정부는 2025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 고,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49개의 일반고의 모집 특례를 폐지하며, 과학고·영재학교의 선발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고교서 열화 해소 방안’과 함께 [그림 II-1]과 같이 고등학교 유형을 단순화하는 안을 발표했다(교육부, 2019b).

8)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09년에 KAIST 부설화되며 ‘KAIST 부설 한국과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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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이후 2025년 3월 이후

일반고

자율고 자율형 사립고 일반고 자율형 공립고

특수목적고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è

특수목적고

과학고

예술고·체육고 예술고·체육고

마이스터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특성화고

영재학교 영재학교

* 교육부(2019c)의 자료를 재정리한 것임.

[그림 II-1] 2025년 3월 이후 고등학교 유형 단순화(안)*

2) 고등학교 진학에 영향을 주는 요인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교육은 1974년 고교평준화 정 책 이후 대중화되었고, 1995년 5·31 교육개혁 조치를 기점으로 고등학교 의 종류가 다양화되었다. 고등학교 교육의 대중화와 학교의 다양화는 각 종류의 고등학교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수행으로 이어 졌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수행된 패널 조사 자료가 축적되면서 다양한 변인을 설정한 종단 연구가 고등학교 진학과 관련된 연구를 이끌었는데, 이중 대표적인 연구물을 정리해봄으로써 본 연구의 연구 문제와 관련된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김성식·류방란(2008)은 2004년 당시 174개교 9,133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서 가정 배경, 학생 개인의 노력, 그리고 학교 경험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하였다. 고등학교 종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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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 특목고(과고, 외고, 자사고), 전문고의 세 범주로 구분하였는데,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과학고, 외고와 함께 당시 6 개의 자립형 사립고까지 모두 ‘특목고’로 한데 묶어 분석한 것이 특징이 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특목고 진학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수준(Socioeconomic status; 이하 SES)이 높을수록 유리했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학생들의 성취 수준을 통제하여도 여전히 유의한 차이를 만들 어냈다고 보고했다. 즉 성취 수준이 진학 과정에 보이는 영향력의 상당 부분은 가정 배경 요인에 기인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학교의 평균적인 사회경제적 배경은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 는데, 이는 가정 배경이 좋은 학생들이 모인 학교의 영향력이 특목고 진 학이나 일반고 진학 과정에서 개인 수준의 가정 배경이 미칠 수 있는 영 향력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며, 주로 학생 개인 수준의 가정 배경과 노력, 성취 등에 의해서 진학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컸다고 해석했다. 또한, 학 생의 방과 후 공부 시간이 많을수록 특목고 진학 가능성이 컸지만, 전문 고 진학에는 공부 시간에 따른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공부 시간과 가정 배경 변인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부모의 SES와 교육 지 원 변인은 공부 시간 변인을 추가로 투입할 경우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며, 학생의 성취 수준을 통제하더라도 방과 후 공부 시간은 특목고 진학 가능성에 여전히 유의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고했다. 이는 특목고 진학 에 대한 가정 배경의 영향력은 상당 부분 학생의 노력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요컨대, 과학고, 외고, 자사고와 같이 “선별된 학교”에 진학한 것은 학생 노력이나 학교 경험의 효과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가정 배경 또한 독자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박소영·민병철(2009)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2005년부터 수집한 한국교 육종단연구 1-4차연도 자료를 분석하여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는 요인을 살펴보았다. 1차연도 당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4차연도에 이르러 고등 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고등학교 진학 결과를 파악할 수 있는 학생 중 에서 특목고(과학고, 외고)에 진학한 학생들과 이에 대비되는 일반고 진 학 학생들을 구분하여 146개 중학교의 2,481명 학생의 자료에 기반한 것

수치

[그림 II-1] 2025년 3월 이후 고등학교 유형 단순화(안) *
[그림 II-2] 우리나라 영재교육 체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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