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호응적 담화 운용 표지
2.1. 상대방 발화에 대한 선호적 호응 표지
2.1.1. 동조 표시하기
화자가 상대방 발화에 대한 다양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데 그 중 동조, 공감, 동의 등의 태도는 실제 대화에서 상당히 높은 빈도로 출현한 다. 이러한 태도를 전달할 수 있는 담화표지의 종류가 꽤 다양한데 조사 자 료에서 발견된 동조 표시 기능 담화표지의 출현 양상과 빈도를 제시하면 다 음 그림과 같다.
<그림Ⅲ-8> 동조 표시하기 기능의 구어 담화표지 실현 양상 대조(단위: 회) [1] 그래
‘그래(요)’는 상대방의 말에 동의할 때 빈번히 사용되는 담화표지이다. 이 는 해당 중국어 표현 “好(啊/呀)”, “是(啊/呀)”,“对(啊/呀)”로 번역할 수 있 어 학습자들에게 매우 쉬운 항목이다. 이는 학습자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다.
[CKF20-CKF21: 한국 유학 생활]
CKF20: 그러면 우리 지금부터 드라마 얘기 할까요?
CKF21: 오케이. 그래요.
CKF20: 00 씨, 무슨 한국 드라마 좋아해요?
CKF21: 나 청춘 드라마.
학습자들은 ‘그래(요)’의 형식 이외에도 두 개의 ‘그래’를 병렬시켜 강조형 인 ‘그래그래’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아래의 대화에서 학습자 CCF16은 다양 한 맞장구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상대방 발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였는데 그 중 ‘그래그래’를 두 번이나 사용하였다.
[CCF09-CCF16: 대학 생활]
CCF09: 우리 언제 시간 있으면 바닷가 가자.
CCF16: 그래그래. 맛있는 거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바닷가도 가고.
CCF09: 그래. 좋아.
CCF16: 너 찜질방 좋아해?
CCF09: 찜질방 별로.
CCF16: 그럼 우리 이 면접 끝나자마자 우리 바닷가 가자.
CCF16: 그래그래.
‘그래그래’와 비슷하게 상대방의 말에 대한 강한 동조를 표시할 때 ‘그래’
와 ‘맞아’를 결합시켜 ‘그래 맞아’를 발화한 학습자도 한 명 있었다.
[CCF03-CCF04: 이상형]
CCF04: 그리고 뭐더라...음 그리고 웃는 걸 좋아하는 남자. 그런 남자는 다 른 사람 자주 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CCF03: 그래, 맞아.
학습자들은 ‘그래(요)’ 자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전혀 어려움을 보 이지 않았으나 현실 대화 상황에서 발화 내용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래’의 높임법 형식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오류를 범할 때가 종종 있었다.
[CCF12-CCF15: 학교 생활]
CCF15: 지금 아홉 시 반.
CCF12: 정말요? 시간이 장말 빨리 지냈어요. 이미 여덟 시 반이에요?
CCF15: 아홉 시 반!
CCF12: 아홉 시? 저 오늘 숙제가 있어서 빨리 가서 공부 해야죠.
CCF15: 그럼 저도 공부해야 해요.
CCF12: 그래. 열심히 공부하자.
한편, <그림Ⅲ-8>에서 ‘그래(요)’의 출현 빈도를 보면 예상보다 빈번히 사
맞아(요)79) 그래(요)
KN 72 6
CK 22 26
CC 54 34
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그래(요)’와 ‘맞아(요)’의 상호 교체 가능성이라고 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그래’는 긍정 적인 뜻으로 대답할 때 사용하는 말이고, 동사 용법을 보이는 ‘맞다’는 ‘문제 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 ‘말, 육감, 사실 따위가 틀림이 없다’, ‘(앞 사람의 말에 동의하는 데 쓰여)‘그렇다’ 또는 ‘옳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고 해석되고 있다. 양자를 비교한 결과, ‘그래’는 긍정 표시 또는 동의 표시 의 측면이 더 강한 데 비해 ‘맞다’는 ‘틀림없다’, ‘옳다’ 등 말, 사실 등의 진 리치 판단에 주력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 그래서 화자들은 동조 표시를 할 때 객관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맞아(요)’를 많이 사용하는 듯하다. 이는 중국 어에도 적용된다. 학습자들의 발화 자료에 나타난 ‘맞아(요)’와 ‘그래(요)’의 빈도는 <표Ⅲ-3>과 같다.
<표Ⅲ-3> ‘그래(요)’와 ‘맞아(요)’의 실현 빈도 대조(단위: 회)
‘그래(요)’와 ‘맞아(요)’는 동의를 표시할 때 상통한 측면이 많지만 서로 차 이가 나는 부분도 있다. 상대방의 제안이나 요청 발화에 대한 수락을 표현 할 때 ‘맞아(요)’보다 ‘그래(요)’의 사용이 더욱 자연스럽다는 점이 바로 그것 이다.
[CCF07-CCF08: 대학 생활-화장품]
CCF07: 아, 화장품 사고 싶어?
CCF08: 응.
CCF07: 어떤 화장품?
CCF08: 어떤 화장품?
79) <표Ⅲ-3>은 ‘맞아(요)’와 ‘그래(요)’의 출현 빈도 대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각각의 구체적 변이형(예: 맞어)과 중첩형(예: 그래그래, 맞아맞어)을 따로 나열하지 않았다. ‘그래그래’의 경우 표면상 ‘그래’가 두 번 나타났으나 ‘그래’에 비하면 강도가 더해졌을 뿐 표현적 의미 자체가 동 일하기 때문에 그 횟수를 1번으로 계산하였다. ‘맞아맞아’나 ‘맞아맞아맞아’도 마찬가지이다. ‘그 래 맞아’의 경우는 이와 다르게 중첩 형식이 아닌 병치·조합 형식으로 출현하였다. 이때 ‘그래’
와 ‘맞아’는 각자 독립적 사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렇게 골고루 사용되는 것이 이들의 기능에 대한 학습자의 숙련도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각각 1번으로 계산하였다.
CCF07: 아,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졌어. 그래서 선크림 살까?
CCF08: 응, 맞아, 선크림하고.
//CCF07: 에센스? 에센스도 사고 싶어?
학습자 CCF08은 ‘선크림 살까?’라는 말에 대한 동의를 표시할 때 ‘맞아’를 사용하고 있다. CCF08에게 그 사용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이 학습자는 동의 든 제안 수락이든 모든 상황에서 ‘맞다’를 다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응 답하였다. 이를 통해서도 우리는 ‘맞아(요)’에 대한 학습자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였다.
[2] 그러니까(요)
‘그러니까’는 원래 ‘앞내용이 뒷내용의 이유나 근거 따위가 될 때 쓰는 접 속부사’로서 발화 내용을 연결시키는 담화구조적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구어에 실현되는 담화표지 ‘그러니까’는 독립적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 인과 관계를 내포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 발화에 대한 강한 동의를 나타내는 표현적 의미도 있다. 한국어 모어 화자들은 실생활에서 이러한 기능의 ‘그러 니까’를 흔히 사용한다.
[CKF02-KF11: 한국 생활-취직]
KF11: 응. 지금 한국어 어렵지?
CKF02: 그 특히 높임법 그 어려워요.
KF11: 한국어 안 어려운데 외국인이니까 어려운 거잖아.
CKF02: 응.
KF11: 한국어 진짜 모국어로 하면 진짜 쉬운 건데. 중국어보다 쉽지.
CKF02: 응. 처음 배웠을 때 그 영어보다 더 쉬워요.
KF11: 그니까.
이상의 대화에서 모어 화자 KF11은 ‘한국어를 처음 배웠을 때 영어보다 쉽다.’라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여 ‘그러니까’의 축약형 ‘그니까’를 사용함으 로써 이러한 동의 태도를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에 해당된 중국어 표현 으로는 “是啊,所以说啊” 등이 있으나 ‘그러니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의 미를 고려해 보면 “所以说啊”가 가정 적합한 대응 표현이 된다. 이처럼 양 언어가 일대일의 대응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 ‘그러니까’의 사용은 중국
어권 학습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행 교재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데도 학습자들은 비교적 높은 빈도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래는 학습자 CCF16이 ‘그러니까’를 사용함으로 써 CCF09의 선행 발화에 대한 강한 동의를 표시하는 예이다.
[CCF09-CCF16: 대학 공부]
CCF09: 참, 며칠 후에 시험도 있지요?
CCF16: ((웃음))그런데 공부하고 싶지 않아.
(중략)
CCF09: 공부함, 하면 졸려.
CCF16: 그러니까.
CCF09: 매일 자고 싶어. 자고도 자고 싶어.
전반적으로 동조 표시 기능의 ‘그러니까’는 부연 기능의 그것에 비하면 실 현 형태가 주로 축약형 ‘그니까’와 ‘그러니까’ 두 가지로 집중되어 있고 ‘그니 까’의 경우 학습자 집단은 총 2회 사용한 것으로 모어 화자 집단의 6회보다 낮게 나타났다.
[3] 그럼
담화표지 ‘그럼’은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다는 뜻으로 대답할 때 쓰는’ 말 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 이때 상대방 발화에 대한 긍정적 표현 으로 독립적인 호응 표시로 사용된다. 중국어권 학습자들은 ‘그럼’은 물론 높임 형식인 ‘그럼요’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CKF04-CKF05: 한국 유학 생활]
CKF05: 공부도 힘들고, 여러 가지.
CKF04: 여러 가지? 일상생활에서 뭐 힘든 때도 있어?
CKF05: 그럼. 공부지.
[CCF11-CCF14: 대학 생활]
CCF14: 그, 그...곱창 먹어봤어요?
CCF11: 아니요. 근데, 나는 그 뭐지...족발.
CCF14: 홍대에서요?
그럼(요) 당연하지(요)
CK 2 18
CC 4 24
CCF11: 예, 홍대에.
CCF14: 맛있어요?
CCF11: 그럼요.
중국어 번역 방법을 보면, 이 기능의 ‘그럼’은 “当然(啦)”와 일대일로 대응 된다. 역으로, “当然(啦)”는 형용사 ‘당연하다’와 의미적으로 일치하므로 모국 어의 영향으로 학습자들에게 ‘당연하지(요)’의 호응 방식은 보다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럼(요)’보다 활발한 사용 양상을 띠게 되었다.
[CCF09-CCF17: 대학 생활-한국 드라마]
CCF17: 아참, 그 보고 있는 드라마 학교 후아유, 2015. 그 드라마 어때?
CCF09: 그 드라마는 일단 재미있고 그리구 그 주인공이 나이가 너무 어려요, 그 99년생 근데 연기는 완전 잘해요.
CCF17: 중국 배우보다 낫지?
CCF09: 당연하죠. 중국에서는 잘하는 어린 배우 별로 없어요.
‘그럼’과 ‘당연하지(요)’는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학습자 사용에 있어서 경쟁적 관계를 보이고 있다. ‘당연하다’는 한자어로서 중국어 문자와 의 연계성이 훨씬 뚜렷하므로 학습자는 즉각적인 발화에서 모국어에 대폭 의지하면 ‘당연하지(요)’를 빈번히 사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사용 경향은 이상의 예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아래의 <표Ⅲ-4>에서 제시한 양자의 사용 빈도를 통해 더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보다시피 학습자 들은 모국어의 영향으로 인해 ‘그럼(요)’보다 ‘당연하지(요)’를 압도적으로 사 용하였다.
<표Ⅲ-4> ‘그럼(요)’와 ‘당연하지(요)’의 실현 빈도 대조(단위: 회)
[4] 그러게
구어 담화표지 ‘그러게’는 단독으로 쓰일 때 상대방의 발화에 대한 동의를 나타내고, ‘말이다’와 결합해서 나오는 경우에는 그 전달 효과가 더 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