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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어 담화표지의 분류 및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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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국어권 학습자를 위한 구어 담화표지 교육 내용 선정

4.3. 구어 담화표지의 분류 및 기능

그동안 구어 담화표지의 분류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 어 왔고 다양한 분류법이 제안되었다. 우선 담화표지가 억양 단위에서 출현 하는 위치에 따라 좌향담화표지(left discourse markers)와 우향담화표지 60) 이 목록에 있는 구어 담화표지는 기본형 제시를 원칙으로 하였다. 현실언어에서 사용되는 각 종 축약형과 변이형(예: 그러니까-그니까/근까/까, 그런데-근데, 말이야-말야 등)은 여기서 따 로 제시하지 않으나 Ⅲ장에서 구체적 사용 양상 분석 시 이들을 함께 다룰 것이다.

(right discourse markers)로 양분하는 관점(Watt, 1989)이 있었고 이후 담화 표지의 의미와 앞뒤 발화의 논리적 관계에 따라 앞을 지향한 것 (retrospective)과 뒤를 지향하는 것(prospective)(Lenk, 1998)으로 양분하려 는 시도도 있었다61). 일부 연구에서는 이 두 가지를 묶어서 단방향적 (uni-directional) 담화표지로 명명하기도 하였으며 앞뒤 내용과 모두 관계가 있을 때에는 양방향적(dual-directional)이라는 분류법을 따로 제시하였다(이 윤경, 2016). 또한, 통시적인 고찰을 통해 해당 형태가 원래부터 담화표지로 기능하느냐 아니면 그 기능이 바뀌어 담화표지로 기능하느냐에 따라 ‘본디 담화표지’와 ‘전성 담화표지’로 나눈 연구가 있으며(김태엽, 2000), 전성된 것 이라면 기능어에서 전성되는지 내용어에서 전성되는지에 따라 분류하는 시 도도 있었다(이정애, 2002). 이외에도 형태적인 측면에 입각하여 어휘로 실 현되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어휘적 담화표지’와 ‘비어휘적 담화표지’로 유 형화한 것도 있고(임규홍, 1996; 刘丽艳, 2005), 사용 시의 자립성 여부에 따 라 ‘비의존적’인 것과 ‘의존적’인 담화표지로 분류한 것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담화표지로 발달된 어원어의 품사에 따른 분류도 일반적이다(김태엽, 2002;

전영옥, 2002; 안주호, 2009).

외국어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이상의 분류 방법은 형태적 측면과 의미적 측면(즉 공시적 관점), 아니면 통시적 관점에 착안한 것들인데 교육의 장 (場)에서 과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앞서 소개했듯이 구어 담화표지는 산재하고 있는 개별적인 어휘의 집합이나 문법, 표현의 집 합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이것을 기능 범주에서 다루는 것이 더 수월하고 타당하다. 따라서 구어 담화표지를 분류함에 있어서 기능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유의미하다고 판단하였다. 화용적 성격이 강한 구 어 담화표지를 기능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며 학습자의 의사 소통 능력 향상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분류 자체가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외국어교육 전문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 러한 방법을 채택하여 기능을 중심으로 구어 담화표지들을 분류해 보고자 하였다.

그간 기능에 따라 담화표지를 유형화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 61) Watt(1989)와 Lenk(1998)의 분류 제안은 殷树林(2012: 63-64)의 해당 부분을 발췌·정리한 것이

다.

Maschler(1994, 2009) 전영옥(2002) 화제와 화제의 연결

(textual) 화제와 화제 결속 화제 시작, 화제 진전, 화제 전환, 화제 연결, 화

제 마무리 화자와 화제의 연결

(cognitive) 화자와 화제 결속

시간 벌기, 얼버무리며 넘어가기, 주장 약화하 기, 주장 강화하기, 디딤말 기능, 수정하기, 부정 적인 태도 표현하기

화자와 청자의 연결 (interpersonal)

화자와 청자 결속 (상호작용)

주의 집중(관심 끌기), 대화 진행 조정하기, 발 언권 가져오기, 정중하게 말하기, 호응하기 다. 마슐러(Maschler, 1994, 2009)는 담화표지가 담화의 관련 요소인 화자, 청자 및 화제 간의 연결을 원활하게 이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 장하였는데 기능에 따라 담화표지를 크게 세 가지 하위 범주로 구분하였다.

화자와 청자 사이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돕는 기능(interpersonal), 텍스트에 서 화제와 화제를 연결하는 기능(textual), 그리고 화자와 화제의 연결을 돕 는 기능(cognitive)이 그것이다(박혜선, 2011:32). 이처럼 화자, 청자, 화제의 상호관계에 의거하여 담화표지를 체계화하는 연구가 한국어교육 분야에 파 급되었다. 대표적인 논의로는 전영옥(2002)을 들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 제 시된 담화표지의 삼원적 기능 체계는 후속 연구(안주호, 2009; 한상미, 2012;

김선정·김신희, 2013 등)에서도 널리 채택되고 있다. <표Ⅱ-20>은 바로 이 러한 삼원적 기능 체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표Ⅱ-20> 담화표지에 관한 선행 연구의 분류 체계 1

이러한 삼원적인 기능 분류는 본고가 관심을 가지는 구어 담화표지보다 넓은 개념인 담화표지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 가운데 접속부사 와 같이 담화의 결속성을 성취시키는 표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담화의 결속성보다는 담화의 다양한 표현적 의미를 구어 담화표지로써 어떻게 실현시키는지가 주된 고찰 대상이기 때문에 ‘화제와 화제’의 순수한 구조적, 의미적 결속보다 화용적 의미나 기능이 가미된 부분 만 주요하게 다룰 것이다.

또한 이상의 체계와 다소 상이하지만 담화표지 사용에 실린 화자의 의도 나 태도를 따로 분리시켜 분석하는 연구물도 있는데 ‘담화 관련’과 ‘화자 태 도 관련’로 나눔으로써 양자를 동등한 지위에 배치하였다. 이에 관한 연구로 는 정선혜(2006)가 대표적이다.

기능 세부 기능 담화 진행상 나타

나는 기능

화제 시작 기능, 화제 연결 및 전환 기능, 화제 호응 기능, 발화 수정 기 능, 화제 마감 기능

회자의 태도62)를 나타내는 기능

망설임 기능, 발화 강조 기능, 관심 유도 기능, 체면 손상 완화 기능, 발화 약화 기능, 초점 기능, 응답 회피 기능, 공손 태도 기능, 부정적 태도 기능

<표Ⅱ-21> 담화표지에 관한 선행 연구의 분류 체계 2

이상의 어느 분류법을 취하든 겹치는 부분을 항상 피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전영옥(2002)의 체계대로라면 대화 진행 조정 기능은 ‘화제와 청자의 결속’에 속해 있지만 ‘주의집중’ 기능과 ‘화제와 화제 결속’에 포함되어 있는

‘화제 진전 또는 전환’ 기능과 무관하지 않다. 정선혜(2006)에서 규정하고 있 는 화제 호응 기능을 보이는 담화표지들은 동시에 화자의 태도를 나타내기 마련이고, 동일한 담화표지가 ‘화자 태도를 표현하는 기능’ 중 두 개 이상을 동시에 실현할 수도 있다(예: ‘좀’은 발화 내용을 약화시키면서 체면 손상 완 화 기능도 동시 수행 가능). 이를 통해 연구자는 기능에 따른 분류의 어려움 을 재차 실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분류의 중복성은 담화표지 고유의 특징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이상의 두 분류 체계는 모두 화자라는 발화 주체를 절대적인 개념으로 전 제하여 청자, 화제와의 관계를 다루거나(전자의 경우), 화제나 태도에 치중 하고 있다(후자의 경우). 대화에서 발화하는 사람이 화자의 역할을 하는 것 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의 실용성 측면과 학습자 중심의 교 육적 관점에서 보면, 학습자들이 목표어로 실제 대화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짧게 발화하는데도 성공적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여러 장치들을 동원 한다. 언어적 장치는 물론이고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인적 사회문 화 요소도 함께 유의해야 한다. 그 중의 하나는 바로 발화 순간에 화자로서 길게, 능동적으로 말해야 하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청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가이다. 특히 무례함을 유발하지 않으려는 친교적 대화에 62) 여기서 ‘화자 태도를 나타내는 기능’이라는 큰 틀 안에 오른쪽 칸의 내용과 같이 그 기능을 매 우 세분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일일이 살펴보면, 이 기능들이 과연 다 ‘화자 태도 표시’에 해당 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일례로, ‘응답 회피 기능’은 상대방의 진술이나 질문에 대해 명 쾌한 응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할 때 사용된다. 이때 화자의 명확한 태도를 파악하지 못할 것 이고 오히려 소극적인 회피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필자의 의견으로는 ‘응답 회피’

는 태도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를 나타내는 기능이라고 분류·기술하면 더 타당해 보인 다.

서는 이러한 역할 판단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따라서 대화참여자가 그때그 때 맡는 주(主)-역할에 착안하여 담화표지의 기능을 일차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한국어교육의 성격에 부합하는 직관적, 실용적인 방법이다. 여기서 말 하는 ‘주역할’의 개념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화자 역할’과 ‘청자 역할’을 포함 한다. ‘화자 역할’이란 음성의 소유자가 진실한 화자이면서 발화 내용을 이 끌어가는 능동적 존재로서 발화 행위를 행할 때 담당하는 핵심 역할이고,

‘청자 역할’을 보면, 발화자가 발화 당시에 존재론적으로 진실한 화자이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따지면 발화가 단지 상대방의 말에 대한 호응으로 이루어 지는 경우에 이 화자는 실은 청자의 위치에 있어 그 역할도 ‘청자 역할’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화자 역할’이 행해질 때, 즉 대화의 흐름이 화자의 내 용을 구조화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으면 해당 발화가 ‘화자의 주도적 담화’63) 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며, 반대로 발화자가 상대방의 발화 내용에 호응하 려는 ‘청자 역할’을 행할 때 해당 발화가 ‘화자의 호응적 담화’로 규정될 수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경우가 모두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서 일어나는 것 인데 전자보다 후자는 대화참여자의 상호작용성이 훨씬 다양하게, 두드러지 게 나타난다. 연구자는 ‘화자의 주도적 담화’와 ‘화자의 호응적 담화’의 이분 법에 따라 해당 담화표지를 각각 ‘주도적 담화 운용 표지’와 ‘호응적 담화 운용 표지’로 명명하고자 한다. 또한 전영옥(2002), 정선혜(2006) 등 선행연 구에서 논의된 세세한 하위분류 방법을 종합적으로 참고하여 이 두 범주에 포함될 만한 화자의 의도와 태도를 세분화시켜 분류하고 해당된 담화표지를 제시한다.

‘주도적 담화 운용 표지’의 경우, 화제를 기본적 단위로 삼아 화제 진행을 알려줄 수 있는 세 가지 양상, 즉 ‘화제의 도입과 전환’, ‘화제의 전개’ 및 ‘화 63) 현재 국어교육이나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아직까지 그리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해외의 언 어학에서는 대화 과정에서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기준점을 둔 분류법이 있어 왔다. 쉬프린 (Schiffrin, 1985)에서는 시발적인 것(예: now, you know 등)과 응대적인 것(예: well, okay 등) 으로 나누는가 하면 자커와 스미스(Jucker & Smith, 1998)에서는 쉬프린보다 더 확장시켜 제 시 표지(presentation markers: like, you know 등)와 수용 표지(reception markers: oh, yeah 등)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 방식은 단지 일부분의 담화표지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 모든 담화표지의 기능을 포괄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많다. 본 연구에서는 ‘청자 역할’을 설정 할 때 ‘응대적’인가 ‘수용’인가에 관한 이들의 논의를 참고할 것이다. 또한 ‘화자 역할’을 규정할 때 이 두 연구보다 훨씬 넓은 층위에서 화자의 의해 시작되거나 제시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 이외에 화자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발화 상황이라면 모두 이 부류에 넣어 ‘화자의 주도적 담화’라는 범주에 포함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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