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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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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KISEP Review Articles 精 神精 神 分 析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精 神精 神分 析分 析分 析 ::第第 12 卷卷 第第 2 號號 2 0 0 1

Vol. 12, No. 2, Page 177~184, 2 0 0 1

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

최 영 민**

The Concept of Primary and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and It ’s Clinical Application

*

Young Min Choi, M.D. **

서 론

이행기 대상(transitional object)은 Winnicott(1953)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보통 담요나 겉 이불 혹은 장난감 곰 등을 뜻한다. 아이가 잠잘 때 똑 같은 헌 담요만을 덮으려고 고집피우거나, 또는 항상 갖고 놀던 낡은 곰 인형을 어떻게 든 놓지 않고 껴안고 있으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헌 담요나 곰 인형이 자기를 만족시켰던 엄마의 젖가슴 혹은 처음 관계를 맺었던 대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는 어린 유아들이 손가락이나 주먹 으로 입 주위를 자극하며 구강-성애적 만족을 얻는 것에 대해선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몇 달이 지나면 같은 유아가 자기 손가락 대신에 인형을 갖고 노는 것을 즐기게 되는 것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Winnicott은 이 두 현 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자기 손가 락을 빨며 느끼는 경험과 인형(‘not-me’ object)을 갖고 놀며 얻는 경험 사이의 중간 영역을 나타내기 위하여, 또 구 강-성애적 만족과 참된 대상 관계 사이의 중간 경험을 얻 게 해준다는 의미로 이행기 대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또한, 유아의 본래 창조적 활동과 내면화(introjected)된 것 을 투사(projection)하여 일어나는 활동의 중간 영역을 나 타내기 위하여 이행기 현상(transitional phenomena)이라 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Winnicott이 사용한 이행기 현상은, 엄마와 유아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와 엄마가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

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인식하는 상태(감탄사와 같은 짧 은 소리를 낸다)의 중간 경험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유아는 대상을 자기 욕구를 만족시겨 주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엄마가 유아의 욕구에 대하여 충분히 그리 고 적절히 반응해 줄 때, 유아는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켜주 는 대상이 창조되었다고 착각하게 된다. Winnicott이 들었 던 예는 다음과 같다. 배가 고파지면 유아는 본능적 불쾌감 을 느끼며 울게 된다. 곧 엄마의 젖가슴이 물려지고 배고품 이 채워지면서 유아는 본능적 만족을 얻게 된다. 이때 외부 현실을 충분히 지각할 수 없는 유아는, 젖가슴이 바로 그때 그 곳에(just there and then) 그렇게 창조(creation)되었 다고 인식하게 된다. 즉 자기 자신의 일부분인 젖가슴으로 부터 젖을 얻었다는 착각(illusion)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 아) --- 착 각 ---(젖가슴) (infant) --- illusion ---(breast) 유아가 점점 성장함에 따라, 젖가슴이 항상 자신의 욕구 를 완벽하게 만족시켜 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뿐 만 아니라, 자신의 일부로 여겼던 젖가슴으로부터 떨어져 야 하는 젖떼기(weaning)를 경험하게 된다. 유아는 좌절 과 불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Winnicott은 이행기 대상을 통하여 이런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안을 처리하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즉 자신의 욕구를 항상 만족시켜 주었던 젖가 슴이 그때 그렇게 창조되었다고 착각하듯이, 장난감 곰을 원하는대로 자신을 만족시켜 주는 젖가슴으로 착각하게 된 다는 것이다.

(유 아) --- 장난감 곰 --- (젖가슴) (infant) --- 이행기 대상 --- (breast) Winnicott은 이행기 현상이 4~6개월부터 8~12개월 사 이에 시작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아이가 이행기 대상과

*본 연구는 2000년도 인제대학교 학술연구조성 연구비 지원에 의한 연구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상계백병원 신경정신과학교실

Department of Psychiatry, SanggyePaik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Inje University,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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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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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 관게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다.

1) 유아는 이행기 대상에 대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 가 당연히 있다고 여긴다.

2) 이행기 대상은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잔인 하게 손상될 수도 있다.

3) 유아가 바꾸지 않는 한, 이행기 대상은 절대 바뀌어선 안된다.

4) 이행기 대상은 본능적인 사랑과 미움 그리고 공격까 지도 견대내야만 한다.

5) 이행기 대상은 유아에게 따스함을 주고 움직임과 질 감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혹은 생 명력을 가졌거나 그 나름대로 현실적인 무엇으로 보여져야 한다.

6) 이행기 대상은 우리의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도 아니 고, 유아의 관점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면으로 부터 오는 것도 아니다. 또한 환각은 아니다.

7) 이행기 대상은 서서히 탈리비도부착(decathected)이 이루어 진다. 건강한 경우, 이행기 대상은‘내면으로 사라 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행기 대상과 관련된 감정이 억압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잊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 에 애도 반응도 없다. 이행기 대상은 단지 그 의미를 상실 하게 된다. 문화 전반의‘내부 심리적 실재(inner psychic reality)’와‘외부 세계’의 전반적인 중간지대 속으로 확산 되며 이행기 대상은 그 의미를 상실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요약하면, 일반적으로 이행기 대상은 아이가 중요하게 경험했던 다른 대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행기 대상을 갖고 놀면서 그런 중요한 인물을 아직도 아이 자신 이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즉 장난감 곰을 껴안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면서 아이는 자신이 대상 을 조절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서도 그 대상은 사라지 지 않고 항상 자기 주위에 있다고 느낀다. 이러한 느낌은 부 분적으로는 현실적이고 부분적으로는 환상(fantasy)인데, 이는 아이가 실제 대상에 관심을 쏟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좋은 대상을 내면화(internalization)하여 환상의 세계를 만 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와 관련하여, Greenberg와 Mitchell(1983)은 이행기 현상에서 가장 중 요한 것은 대상 자체가 아니라 대상과 관계하는 그 내용이 라고 지적하면서, 환상적인 전능감과 외부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성장을 이루어 가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Win- nicott는 이러한 환영(illusional)의 과도기적 세계가 창조적 인 환상이나 문화 그리고 예술의 기원이 되며, 또한 객관적 으로 외부 현실을 창조한다고 생각하였다.

Modell(1968)은 이행기 대상(transitional object)을 내 부 세계에 의하여 생성된 것과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것 사

이에 위치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행기 대상은 분명히 외부 세계에 있는 것이지만 자신과 분리되었다는 것을 부 분적으로만 느낀다. 왜냐하면, 이행기 대상이 갖는 성질은 바로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행기 대상이란 자기 내면의 세계를 투사하여 생성한 것이 다. 투사의 내용이 또한 외부 세계로부터 함입(introjection) 한 것이므로, 이행기 대상을 형성하는 기제는 함입과 투사 라고 말할 수 있다. 또 함입의 과정엔 이행기 대상 관계 자 체를 내면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와 같이 이행기 대상은 내면의 세계와 외부 세계에 다 같이 관여한다. 그렇기 때문 에 함입물은 자아의 내부 핵심적인 부분으로 까진 내면화 되지 못하고, 자신의 내면에서 객관적인 어떤 존재로 느껴 지게 된다.

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

Busch 등(1973)은 담요와 같은 초기 유아의 대상물과 인형과 같은 후기 아동의 대상물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LaMothe(2000)는 초기 대상물과 후 기 대상물의 기능이나 특징들을 구분하기 위하여 1차 이행 기 대상(primary transitional object, PTO)과 2차 이행기 대상(secondary transitional object, STO)으로 용어를 구 분하여 사용하였다. 발달 시기적으로 나누어 보면, 아직 언 어를 사용하기 전 단계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 할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되기 전 시기에 나타나는 것이 1차 이행기 대상이고, 상징화가 가능하여 언어를 사용할 수 있 게 되고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할 수 있는 시기에 2차 이행기 대상이 생성된다.

1. 1차 이행기 대상(Primary transitional object)

공생의 단계에서, 유아는 아직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하여 경험할 수 있는 자기-타인(self-other)분화가 미 숙한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엄마를 찾으며 눈을 움 직일 때, 엄마가 마법처럼 나타난다고 느끼고, 그가 엄마 가 슴으로 다가가면 동시에 젖이 가까이 다가선다고 느낀다. 즉 유아가 바라는 것과 엄마가 바라는 것이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움직이면 세상도 움직이고, 아이가 느끼면 세계도 느끼고, 아이가 숨쉬면 세계도 숨쉰다고 느 끼기 때문에 유아의 공생의 세계는 전능함으로 충만해 있다.

그러나 점차 성장함에 따라, 유아는 엄마를 자신과 분리된 독립된 대상으로 지각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점차 인식하게 된다. 1차 이행기 대상(primary transitional object, PTO)이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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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민

179 는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유아는 엄마가 자신이 필요할 때 항상 도와주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게 되면서 공생의 단일체가 깨 어진 것을 느낀다. 동시에 개인적인 전능감이 깨지면서 자 기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아이는 불안을 느낀다. 1차 이행기 대상은 이 시기의 유아들이 느끼는 불안을 진정시켜 서 아이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이는 1차 이행기 대상이 유아가 처음 관계를 맺었던 엄마의 가 슴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한 엄마가 자신을 돌보아 주었던 관계 자체 혹은 그 방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즉 공생의 단계 에서 엄마와 느꼈던 전지전능함처럼, 1차 이행기 대상도 아 이가 원하는 것과 같이 원하고 기능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아는 엄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느꼈던 전능 감과 생생한 살아 있음의 경험을 1차 이행기 대상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엄마와 느꼈 던 생생한 전능감이 1차 이행기 대상에 전달되어 있다. 그 렇기 때문에 유아는 1차 이행기 대상이 자신과 독립된 별개 의 대상이라고 느끼면서 동시에 1차 이행기 대상으로부터 엄마와 공생하며 느꼈던 미분화된 생동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차 이행기 대상은 유아가 자신의 감정 을 다스리기 위하여 사용한 첫 번째 내가 아닌 대상(not- me object)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유아가 다른 독립된 대 상들을 다룰 수 있는 기능의 발달에 기여하게 된다.

1차 이행기 대상의 기능을 좀 더 넓고 깊이 있게 살필 필 요가 있다. 유아는 엄마와 관계에서 느꼈던 전능감을 상실 하게 되었다. 유아는 그 전능감을 엄마가 아닌 1차 이행기 대상에 결합 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함으 로써 자신의 전능감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즉 1차 이행기 대상을 사용함으로써 대상에 대해 자신의 조절감과 전능감 의 영역을 갖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이행기 대상을 껴안거나 쓰다듬으면서 새로운 환상의 세계와 대상 을 창조할 수도 있고 또한 이행기 대상을 쥐어뜯거나 집어 던지면서 대상을 파괴시킬 수도 있는 여지를 갖게 된 것이 다. 그러나 이런 창조와 파괴는 실제 외부 대상에서 일어나 는 것은 아니다. 1차 이행기 대상을 껴안거나 쥐어뜯으면서 유아는 그의 마음속에서 창조와 파괴를 경험한다. 즉 인지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유아가, 내면에서 느껴지는 실질적 느낌과 자신의 외부 현실을 완전히 구분하지 못하 고 겹쳐서 경험하는 것이 1차 이행기 대상 경험의 특징인 것이다. 어찌 되었든, 1차 이행기 대상을 장난스럽게 갖고 놀면서, 유아는 외부 대상에 대해 자신감과 신뢰를 경험하 기 시작하게 된다.

이런 외부 대상에 대한 유아의 자신감과 신뢰의 경험은

전적으로 good-enough한 부모의 반응에 달려 있다. 즉 낡 고 헌 담요를 아이가 이상하게 고집하더라도, 부모는 그것 을 뺏거나 갖고 놀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아이가 이행기 대상으로부터 생생한 전능감을 느끼고 즐기는 것을 옆에서 봐 주고, 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이행기 대상을 갖고 노는 아이에 대해 반영(mirroring)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이행기 대상을 즐기는 것을 엄마 가 인정하고 받아 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여기서 다시 한 번 엄마와 관계에서 느꼈던 전능감의 상실로부터 이행기 대상이 시작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데 유아는 전능감의 상실을 맛 본 바로 그 엄마 앞에서 새 로운 대상으로부터 전능감을 다시 경험하고 있다. 즉 공생 으로 밀착되어 있던 엄마와 아이 사이에, 이제는 이행기 대 상이 자리잡은 것이다. 또한 아이는 엄마와 자신 사이에 이 행기 대상과의 관계라는 새로운 영역을 얻게 되었다.

만약, 부모가 아이로부터 낡고 헌 담요를 뺏고 아이가 원 하지 않는 새 담요를 덮어 주면, 아이는 새 담요를 통해 낯 설고 때로는 적대적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전능감을 뺏어간 위험하고 두려운 대상으로 엄마와 새 담요를 경험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외부 대상으로부터 자신감을 얻을 수 없게 되고 외부 대상을 신 뢰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부모가 심각한 충격을 줄 때, Winnicott(1971)은“아이는 어머니와 관계를 맺으 려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고 말하였다.

Mahler(1975)의 분리와 개별화의 단계 중 연습기 단계 에 있는 아이들은 새로운 기술(skill)에 몰두하느라 엄마가 사라진 것도 잊어버리고 좌절에도 잘 견딘다. 그러나 재접 근(rapprochement)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취약함을 새 롭게 다시 느끼면서 다시 엄마에게 의존하게 된다. 즉 이 시 기의 아이들은 새로운 능력과 기술을 통해 얻어진 자율성 과 다시 엄마와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겪 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자기감각(selfhood)이 점점 증가 하는 반면 동시에 공생에서 누렸던 좋았던 것들을 다시 누 리고 싶어하는 간절한 바람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엄마를 조르는 것이 늘어나면서 아이는 엄마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더욱 분명히 느끼게 된다. 즉 엄마가 완전한 자신만의 근거지가 아니라 는 것을 느끼면서 점점 엄마를 자신과 별개의 한 사람으로 관계를 맺어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렇듯 자신이 분리되어 있고, 작은 존재이고, 전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이는 무력감과 분노발작 같은 공격성을 보이게도 된다.

이와 같이 자신과 분리된 엄마가 자신이 필요할 때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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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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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더욱 분명히 깨닫 게 되는‘화해의 위기’를 맞은 아이들은 이행기 대상(tran- sitional objects)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된다(Clair 1986).

그래서 이 단계의 아이들은 장난감 곰을 가지고 대부분 시 간을 보내곤 한다. 특히 차를 타고 갈 때와 같이, 아이가 운 전하는 부모의 관심을 충분히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담 요나 장난감 곰이 아이에게 더욱 필요하게 된다. 또한 이행 기 행동(transitional activities)이나 의식이 있을 수도 있 다. 예를 들어 부모와 아이는 취침시간에 분리에 대한 의식 (ceremonis)을 발달시키기도 한다. 책을 읽어 준다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것은 잠잘 때 엄마와 분리하여 떨어지는 것에 대해 안정감을 갖도록 도와준다(Hamilton 1990).

2. 2차 이행기 대상(Secondary transitional object) 아이들이 상징화를 할 수 있게 되고, 언어를 사용할 수 있 게 되고, 또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될 때, 2차 이행기 대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2차 이행 기 대상의 출현은 전언어적(preverval)으로 살아있는 느낌 을 경험하던 아이가 이제는 보다 복잡하고 다양하게 삶의 생기를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2차 이행기 대상을 통하여 아이는 보다 복잡 한 상징적인 대상이나 행동들을 배우게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2차 이행기 대상 경험을 통하여, 내가 느끼는 살아있 음이나 현실감의 경험을 내가 아닌 대상(not-I objects)에 게 언제 그리고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는지를 배운다는 점 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생생한 살아 있음의 느낌과 현실감 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는 점이다.

2차 이행기 대상으로부터 아이는 일상적인 언어나 상징 적인 놀이에서 사용하는 대상이나 관계들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받는다. 부모 앞에서 놀고 있긴 하지만, 아이의 이러한 상징적인 놀이는 아이만 알고 있는 특이한 것이기 때문에 같이 나누기가 힘들다. 하지만, 결국 아이가 부모와 관계에 서 경험했던 것들 즉 내재화된 복잡한 가족적인 의미나 문 화적인 의미 그리고 다양한 기호나 부호들을 사용한다는 점 에서, 2차 이행기 대상을 갖고 노는 아이의 행동은 부모와 공유되고 있는 셈이다. 달리 표현하면, 2차 이행기 대상을 가지고 상징적인 놀이를 하면서 아이는 신뢰와 불신 등의 보다 복합적인 사회 관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또 적응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복잡한 상호 소통에 대해서도 이 해하게 되고 적응하게 된다. 그러므로, 2차 이행기 대상과의 상징적인 놀이를 통하여 아이는 상징적인 대상들을 다룰 수 있는 조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아이로 하여금, 자기 자

신의 전능감을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세계를 다시 한 번 구 축할 수 있게 해 준다. 결국 자신만의 특이한 2차 이행기 대상과 놀이는 전언어적(preverval) 방식으로 느꼈던 살아 있음의 느낌을 상징적 대상들과 언어에 전달하고 결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즉 상징적인 놀이에 의 하여 아이는 그의 살아 있음과 현실감의 경험을 상징들이나 상징적인 대상들과 행위들 그리고 언어에 이르기까지 확대 하게 된다.

상징적 놀이를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놀이 가“pretend mode”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을 이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pretend mode란, 구체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믿지만 그 것이 현실과 일치하는지는 따지지 않는 방식을 말한다(Fo- nagy 1996). 달리 말하면, 어떤 대상을 아이가 생생하게 현실로 경험하면, 그것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는지는 부차적 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가 성이라 고 생각하고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에게,“너는 냉장고가 성이라고 믿느냐?”고 물어 보면 아이는 당연히 아니라고 답 할 것이다. 사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냉장고는 성이 아니기 때문에, 냉장고를 성으로 여기고 노는 아이의 생생한 경험 은 착각이며 그런 척(pretend)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놀이를 하면서 아이는 생생하게 살아 있음과 현 실감을 느끼며 충만한 삶의 생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 기 때문에,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에게“너 지금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니? 네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

라고 물어볼 부모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2차 이행기 대상의 또 다른 측면은, 내가 아닌 대상(not- I object)과 동시에 자기로서 나(I-ness)를 아이가 인식하 는 것과 관련된다. 내가 아닌 대상(not-I object)을 인식 하는 것은 아이에게 불안을 일으킨다. 왜냐하면, 자신의 한 계를 인식하게 되고, 내가 아닌 대상(not-I object)에 의존 하여 자기 감각(sense of I-ness)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없거나 부모 관계에 변화가 생겼을 때, 2차 이행기 대상은 아이를 진정시켜 주고 평안 을 가져다 줄뿐 아니라, 상호적으로“나(I)” 인식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즉, 아이는 2차 과도기적 대상을“not-I”

라고 먼저 인식한다. 그리고 돌이켜서 그 대상이 자신을“나 (I)”로서 인식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이나 상호 인식의 경험은, 아이가 자신의 기능이나 능력을 표현할 때, 부모가 그것들을 얼마나 인식하고 수용해 주느냐 하는 것 과 연관된다. 다시 말해서 부모와 아이가 애착을 형성하고 서로 인정해 주는 그 관계가 상징적인 놀이의 영역에 그대 로 전달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2차 이행기 대상경험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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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이와 부모가 신뢰하고 지지 받는 상호 인정의 관계를 경험

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 경험에는 문화적 상징이나, 언어, 그리고 관습적인 의식의 경험도 포함된다. 2개의 인 형을 가지고 혼자 놀고 있는 4살 짜리 여자아이로 예를 들 어보자. 각각의 인형 앞에 놓인 장난감 접시에 과자를 놓고 잔에 우유를 따르면서 아이는 각 인형과 대화를 나누는 것 을 볼 수 있다. 이때 인형을 다루는 것이 자기 자신이면서 또한 인형 또한 자기 자신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러한 상징 적 놀이를 통하여 여자아이는 자신(I)을 인식할 수 있게 되 고 동시에 자신(I)이 인식됨을 느끼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 러한 경험들이, 보다 복잡하고 넓은 문화적 환경에서, 타인 과 관련하여 내(I)가 될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러한 변천의 과정에서, 아이가 2차 이행기 대상을 선택 하고 그러한 대상을 갖고 노는 것에 대해 부모가 의문을 제기하거나, 다른 것을 강요하거나, 아이의 놀이를 방해해 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아이가 이행기 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것과 또한 그런 대상과 놀고 싶어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정해 줌으로써, 아이가 신뢰심과 안정감을 가지고 자신 의 주관적인 살아 있음의 경험을 자신이 아닌 대상(not-I object)에까지 상징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아닌 대상(not-I object)에 대하여 아 이가 어떤 자기 정체성을 갖게 되고 어떤 능력을 느끼게 되 는가 하는 것은 부모가 때에 맞춰 얼마나 아이의 필요성과 정체성을 적절하게 받아들여 주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good-enough parents는 아이들이 자 기-됨(I-ness)과 자기 능력을 경험하는데 필요한 신뢰라 는 터전을 제공해 줌으로써, 자기 내면에서 느껴지는 삶의 생기를 내가 아닌(not-I), 상징적인, 그리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대상에까지 확대하게 한다. 즉 그러한 확대의 위험 을 아이로 하여금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확대를 통하여 초기의 미분화되었던 살아있 음의 느낌과 현실감은 보다 상징적이고 분화된 모습을 갖 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살아 있음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현 실감을 다른 사람들과 상호 공유할 수 있게 까지 나아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holding environement의 한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부모가 아이들을 인정해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자기 성찰의 능력과 자신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고 Tyson(1990)은 주장한다. 자기 성찰의 능력과 자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은 둘 다 자신이 살아 있음 을 생생하게 느끼는 데에 중요한 것들이다. 한 걸음 더 나아 가 부모가 아이를 good-enough하게 인정해 줄 때, 아이는 자기를 인정해 주는 부모한테서 부모 자신들의 살아 있음

의 느낌을 인식하게 된다. 결국, 엄마와 아빠는 즐겁게 이행 기 대상을 갖고 노는 아이에게 흥미와 기쁨으로 인정해 주고, 아이는 그러한 엄마, 아빠의 생기 속에서 인정받는 자신을 경험하게 된다. 즉 아이는“엄마, 아빠의 눈 속에서 생생하 게 살아 있는 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mirroring”

의 경험이 궁극적으로는 다른 여러 사람들과 관계에서 가 치 있고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복잡한 상징들과 의식적인 행위들 그리고 언어 를 배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실망하게 되고 환멸을 느 끼게 된다. 아이들의 이러한 분노와 마음의 상처를 잘 다독 거려 줌으로써, good-enough parents는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신뢰와 부모의 헌신을 느끼게 해 주고, 더 나아가 손 상된 부모-아이 관계가 치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다. 이런 경험은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과 현실감을 더욱 다 른 대상에게 확대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하여, 다른 많 은 대상들과 살아 있음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데까지 이 르게 한다.

이와는 반대로, 부모가 2차 이행기 대상에 대한 아이의 필요성을 적절하게 인정해 주지 않을 때, 상징들이나 언어 를 사용하는 아이의 능력은 저하된다. 이 말은, 신뢰감과 자 신감이 결핍된 아이가 살아 있음의 내적 느낌을 상징들이나, 언어, 혹은 의식적인 행위들에 연결시킬 수 없다는 것을 뜻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상처가 이런 종류의 상징 적 놀이를 얼어붙게 하여, 상호 대상이나 행동이나 경험들 을 공유하기엔 이 세상이나 주위 사람들이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점이다. 결국 아이는 자기만의 소외되고 경직된 방식의 상징적인 놀이에 매달리게 되고, 언어나 상 징도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보단, 자기 자신을 방 어하기 위해서 사용하게 된다.

엄마가 아이의 필요에 대해서 적당하게 반응하지 못할 때, 아이의 프로그램화된 자아(ego)의 기능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처럼 보인다. 2차 이행기 대상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와 상 호작용이 부족하고, 귀여움을 받거나 스킨십 등이 부족한 아이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활동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때론 혼자 몸 흔들 기만 계속 하는 등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을 이런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다. 어른들에게서도 이런 예를 만날 수 있다.“우리 결혼은 죽은 결혼이에요”라고 말하는 부부들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아마도 그들은 서로 대화 를 나눌 것이다. 그러나 친밀함을 나누지는 못할 것이다. 그 들은 서로에게 너무 화가 나 있고, 실망하고 있고,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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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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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부부생활에서 더 이상 살아 있는 생생한 느낌을 느끼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서로를 향한 노력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그러한 노력이 상 대방에게 묵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위험을 감 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살아 있는 느낌을 상대방에게 전달하 려는 노력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증례와 임상 적용

G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극도의 긴장과 불안 을 느끼곤 하였다.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에 갑자 기 어찔해지면서 극심한 불안을 경험한 후에 치료를 받게 되었다.

G가 1살 경에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셨다. G의 아버지 는 매우 무책임한 사람으로 어린 G를 처형에게 맡기고 자 신은 집을 나가 버렸다. G의 이모와 이모부도 건강한 어른 들이 못 되었다. 특히 G의 이모부는 알콜중독자로서 아이 들을 건강하게 양육할 상태는 아니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걸핏하면“우리가 아니었으면 너희들은 길거리에서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다”라는 식으로 위협적인 말을 하였으며, 간 혹 G의 친부의 소식이라도 간혹 들려 오면 불같이 화를 내 곤 하였다. 또 가족내에서 언짢은 일이 생길 때 마다“너는 왜 죽지 않고 살아서 속을 썩이냐?”고 말을 하곤 하였다. 부 모와 갑자기 떨어진 것 뿐 아니라 차갑고 냉정한 이모와 있 게 되면서, G는 세상을 믿지 못할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치료 중에도 G는 지속적인 불안을 나타내었고, 특히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불안해하였다. 이런 점은 그의 부인이나 9살 난 아이와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내와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얘기할 때나 아이와 놀 때 그리고 자 신감을 가지고 일할 때엔 불안을 느껴지지 않았다. 때론 그 런 상황들을 공상하기만 하여도 불안은 줄어들었다.

G는 밤마다 아무도 모르게 진통제를 한 알씩 먹었다. 그 런데 신기하게도 이 약을 먹자마자 G는 불안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G는 이 약이야말로 자신 이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라고 생각하였다. 그 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약의 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G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욱 생동감을 느끼고 또한 자신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점을 G는 전혀 남에게 내색하지 않았 다. 그는 이런 삶의 생동감을 숨겨왔는데, 그 이유는 남에게 알리면 이것마저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G의 삶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는 거의 찾아볼 수 없 었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과 관계에서 자발성이나 즐거움 같은 것도 없었다. 그는 믿을만하고, 의지할만한 안전한 대

상이 없는 세상에서 겨우 생존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었다.

약을 먹는 것 자체가 그의 불안을 해소시켜준다는 점에서, G가 1차 이행기 대상의 형성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두 가지 점에서 이것을 알 수 있는데, 첫째, 아주 어린 나이에 G는 부모와 떨어져서 이모네 집에 갔으나 그곳에서 도 차가운 냉대만 받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어린 G가 만난 이 세상의 대상들은, 자신의 삶의 좋은 느낌들을 전달 하거나 같이 나눌만한 대상들이 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알 약은 G에게 그의 불안을 담아내는 완전히 안전한 대상이 된다. 알약이 G의 불안을 받아들여서 낮 동안에는 마음을 진정시켜주며, 내면으로는 은밀한 삶의 좋은 느낌들을 제 공해 주는 것이다. Scott(1984)은 약물이 성인들에 의하여 이행기 대상으로 종종 사용됨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G에 있 어서 알약에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알 약은 전언어(preverval)적 심리기능을 할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G의 미분화된 어린 시절의 심리구조가, 그의 전 능감을 벗어난 대상들에게까지 그의 삶의 경험들을 확대시 킬 만큼은 발전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G가 알 약을 사용해서 개인적인 안정감과 자신만의 삶의 느낌을 얻 고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다른 대상에게까지 전달하여 편 안한 대상으로 느끼진 못하고 있다. 아마도 G가 느끼는 고 통과 번민은 어린 시절 부모와 관계에서 느꼈던 미분화된 경험들의 잔재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린 시절 부모와 관 계에서 삶의 좋은 느낌들을 나눌 수 없었듯이, 지금도 그를 둘러싸고 있는 대상들과 G는 삶의 좋은 느낌들을 나눌 수 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주위 대상들과 삶의 생동감을 같이 나누고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G 는 알고 있을지 모른다. 단지 그런 위험을 무릅쓰기를 두려 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치료 중에 G는 자신의 경험들을 매우 잘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면서 치료자는 당황하게 되었다. 왜 냐하면, G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도 웬지 모르게 치 료자는 G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단절된 것 같은 느낌 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G는 무대 위에 있고 치료자는 객석에 앉아 있는 이미지가 갑자기 치료자에게 떠올랐다. 치료 시간 중에 이야기를 의식적으로 하는 역할 을 G는 공연하고 있는 셈이었다. 다시 말해서, G는 언어와 의식적인 행위를 일종의 2차적인 이행기 현상(secondary transitional phenomenon)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G 스스로는 그러한 이행기 현상에 사로잡혀서 자기 몰입적인 상징 놀이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므로 언어 나 상징들은 살아 있음이나 현실감을 서로 나누기 위해서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는 어린 시절 G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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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민

183 험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어린 G는 이모외 이모부 아

래에서 고통을 받았다. 그들은 G의 필요성이나 욕구에 대 해서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기껏해야 조건부적으로 G를 받 아들여주었다. 당연히 G는 주위의 누구와도 삶의 생기를 나 눌 수가 없었다. 결국 G는 홀로 소외된 채, 안전한 자기만 의 상징적인 놀이의 세계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결 어

아이가 상징화와 언어의 능력을 얻게 될 때 2차 이행기 대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는 혼자서 2차 이행기 대상 과 특이한 상징 놀이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획득하 게 된다. 첫째, 보다 복잡하고, 다양하고, 분화된, 상징적인 소통이나 행위들에 적응하고 또 동화해 간다. 둘째, 초기 어린 시절의 덜 분화되었던 살아 있음의 느낌이나 현실감 을 다른 상징이나 언어로 연결하고 확대하려는 위험을 감 수하게 만든다. 셋째, 나(I)의 개념으로 기능감을 느끼게 된 다. 그리고 나와 타인을 인정하고,“나(I)”에 의하여 인정 받는 것을 배우게 된다. 부모가 아이를 인정해 주고 지지해 줌으로써, 내가 아닌 대상(not-I object)과 관계에서 살아 있음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신뢰와 자신감 그리고 용기를 제 공해 준다.

임상적으로 적용하면, 환자가 대상을 사용하거나 의식적 인 행위를 할 때, 그런 것들을 사실이냐 착각이냐 혹은 맞 느냐 틀린 것이냐는 관점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것 들이 관심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a) 그가 느끼는 살아 있음의 느낌과 현실감을 그가 함께 하는 대상 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가 (b) 그가 느끼는 살아 있음의 느낌과 현실감을 그에게 중요한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c) 다른 사람에게서 이런 능력을 인식 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치료적으로도 초점이 달라져야 한다. 먼저 감 정이입적인 질문이나 containing 등을 통하여,“살아서 다 른 사람을 생생히 느끼는 환자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분 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도 살 아 있음의 느낌을 나누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자심감

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주관적으로 또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상호 주관적으로 삶의 생기를 느낄 수 있 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치료의 목적은 환 자로 하여금 외부 현실을 받아들이고 순응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대상들과 관계에서 느끼는 실재하는 느낌을 더욱 강화시켜 주는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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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및 2차 이행기 대상의 개념과 임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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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Concept of Primary and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and It ’s Clinical Application

Young Min Choi, M.D.

In this article, I have reviewed Winnicott’s notion of the transitional object, and the concept of primary and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Primary transitional objects, which represent parent-infant interactions, facilitate the infant’s transition from early differentiated, bodily and global experiences of being real and alive to the infant’s yoking and extending these subjective organizations to recognized not-me objects.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make their appearance when the child begins to acquire the capacity for self-reflexivity, symbolization, and language.

These objects provide the child with opportunities to gain confidence and courage in extending, yoking, and making use of the subjective experiences of being alive and real in relation to cultural symbols and rituals. More importantly,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are paths toward mutual recognition, acceptance and sharing of being alive and real.

Finally, clinical application of the concepts of primary and secondary transitional objects was carried out with clinical illustration.

KEY WORD:Transitional objects.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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