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청소년 상담자의 윤리
1. 청소년 상담자의 윤리강령
상담자는 체계적인 상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상담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 추고 있지만 실제 상담에서 상담자로서 가장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는데 어 려움을 겪기도 한다. 상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와 갈등을 해결할 때 상담자는 내담자와 상담자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윤리적 판단 을 내려야한다. 따라서 상담자가 윤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전문적 기준이 필요하며 상담자의 윤리란 바로 상담 전문가로서 준수해야 할 행동의 기준 이 된다. 전문가 윤리는 해당 전문가 집단 내에서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 이 따르도록 정해 놓은 윤리적 원칙과 규칙들이다. 그러나 특정한 행동을 법 문으로 규정해 놓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제재를 받도록 하 는 법과 달리 전문가 윤리 기준에는 강제적 규제가 없다. 일반적으로 전문가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전문가는 학회의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지 만 사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는다. 상담자의 비전문적 상담 행위에 대한 법적 기초가 마련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대체로 위법적인 행동과 비윤리적인 행 동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위법적인 행동이 비윤리적인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상담 서비스의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상담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개입하기 위해 상담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윤리강령 등을 만들어 윤리문제의 기준으로 삼고 있 다.(공윤정, 2008, 재인용)
상담 관련 학회에서는 상담자의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윤리강령을 제정 하고 상담자 개인이 이를 따르도록 권고하고 있다. 상담자가 윤리적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부분적으로 한계도 있지만 위기적 상담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윤리적 문제를 인식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상담 전문가 집단의 윤리강령은 원칙 윤리에 따라 제정되며 이에 대한 교육이 사 전에 충분히 이뤄짐으로써 윤리강령에 근거해 상담 장면에서 발생할 수 있 는 윤리적 쟁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상담자 윤리강령이 이상적인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어 상담 장면에서 윤리적 쟁점을 해결하는데 실제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담자는 윤리강령을 충분히 숙지한 후, 실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연습해봄으로써 실제 상담과정
에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2. 직업인으로서의 청소년 상담자
다음 내용은 상담자들이 상담 장면에서 흔히 직면하게 되는 문제와 갈등이 다.(Corey&Callanan, 1984; 김선남 재인용, 1999). 상담자의 고민이 무엇이든 간에 모든 걱정 뒤에는 어떤 가정들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상담 중에 내 가 실수하지 않을까?’하는 불안을 갖고 있다면 그 상담자는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해’, ‘나는 내 담자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어야 해’, ‘상담자가 상담을 하다 방법을 모른다든지, 내담자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지 못하면 나는 상담자로서는 실패 한 거야’ , ‘내가 만일 실수를 저지르면 내담자는 상담을 그만두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내담자는 나에게 올 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거야’.
상담자는 상담을 하면서 지나치게 부담에 짓눌릴 때 자신이 은연중에 가지 고 있는 가정들을 찾아내어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의문과 걱 정을 주변의 동료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상담자 가운데 자신의 문제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담자 자 신의 성장이나 내담자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상담은 상담자 와 내담자와의 상담관계를 통해 진행되지만 상담자의 개입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다양한 내담자의 반응을 신중하게 판단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한 전문 상담자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주변 의 동료와 자신의 문제와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것은 상담자들의 문제와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내담자에게 가장 적합한 개입 방안 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더불어 지속적인 수퍼비전을 통 하여 상담자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3. 상담 관계에서 고려할 내담자의 권리
상담이 내담자의 생활적응 능력, 문제해결 능력, 그리고 개인적 성장을 돕 는 과정인 만큼 상담과정에서 내담자는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 간혹, 상 담자는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담자의 권리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도 이나 언어적 표현을 의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내담자와 상담자간 에 갈등이나 분쟁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는 전문가로서 준수해야 할 윤리적 행동과 자제해야 할 비윤리적 행동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내
담자는 사전에 자신이 받게 될 상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들은 후에 상담 여부를 결정한다. 즉 상담의 시작은 전적으로 상담에 대한 내담자의 기대와 의사결정에 달려있다. 내담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상담정보 수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담 시작 전에 상 담자가 내담자에게 상담에 관련해서 제공해야할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상담과정에서의 합의된 상담 목표, 상담목표 달성을 위한 상담전략과 기법, 상담과정, 상담의 한계, 상담으로 얻게 되는 성과와 상담과정에서의 위험 부 담, 심리검사, 평가, 진단이 진행되는 방식과 이용범위, 상담요금 및 상담에 서의 비밀 보장과 한계, 상담자의 자격과 훈련, 위기상황에서 상담자에게 연 락할 수 있는 방법, 회기의 녹음이나 녹화와 관련한 상황, 기록에 대한 내담 자의 접근, 상담자를 선택하고 거부할 수 있는 내담자의 권리 등이다.
특히,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이외의 다른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이에 대해 알려주어야 하며 또한 상담자의기법이나 상담접근이 새로운 시도 여서 그 효과성에 대해 경험적 증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때도 사실을 알 려주어야 한다. 내담자가 상담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상담을 결정한다면 상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이 최소화될 수 있다.
4. 윤리적 의사결정 모델
상담자는 상담, 교육, 수퍼비전, 연구 등 다양한 전문적 활동에서 윤리적 갈등 상황을 겪는다. 상담자가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윤리에 대한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상담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상담윤리강령 이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기준은 아니다. 따라서 윤리적 갈등이 발생하는 실제상황에서 각각의 윤리적 기준들 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자는 윤리적 갈등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본인의 판단 뿐 아니라 수퍼바 이저나 동료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상담자가 전문가로서 윤리적 의사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살펴보면, 윤리적 가치가 충돌해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전문적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 주어진 상황에 대한 학회의 윤리강령이 없어서 상담자가 판 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 학회의 상담자 윤리강령과 상담자가 일하는 소속기 관이 규칙이 다른 경우 등이다. 따라서 상담자의 윤리적 의사결정과 행동을 위한 윤리적 의사결정 모델들이 개발되었다.
Cottone와 Tarvyads(2007)는 상담자의 윤리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태도를 요구한다. 첫째, 반성적 태도로 자신의 가치나 개인적 문제, 상 황에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둘째, 상황과 관련 된 다양한 쟁점들, 사람들, 관점들 간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 어야 한다. 셋째, 주어진 상황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 야 한다. 넷째, 내담자를 비롯해 의사결정에 관여된 다양한 집단들과 협조적 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상담자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판단과 결과에 대한 해석과 수용은 그 행동이 일어난 사회문화적 맥락과 관련된다.
5. 윤리적 위반
상담자 자신의 능력 밖의 문제를 상담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그렇다면 상담자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그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측정할 수 있는 가? 학위나 전문가 자격증이 어느 정도 정확하고 타당한 능력의 기준이 되 는가? 전문가 자격증이나 훈련 이수증을 주는 이외의 방안들은 없는가? 전 문가들은 자신들의 지식이나 기술을 향상하기 위하여 어떤 윤리적인 책임이 있는가?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상담관련 학회와 한 국 상담 심리학회(한국 상담 심리학회 윤리강령)에서는 자신의 능력 범위를 벗어난 문제에 관한 진단, 처방, 처치 조언을 금하고 있다. 혹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벗어난 접근법을 사용할 때는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거나 훈련을 받아야 한다. 즉 상담자는 자신이 한 내담자와 상담을 어느 정도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어느 시점에서 다른 전문가에게 의뢰할 수 있는 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내담자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자신 이 없을 경우, 언제 다른 상담자에게 의뢰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상담 자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내담자에게 최선의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내담자를 가장 적절한 상담자에게 의뢰하는 것도 훌륭한 상담 서비스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공윤정, 2008, 재인용)
상담자는 윤리강령을 숙지하고 이를 준수해야 하며 동료 상담자도 윤리강 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윤리적 책임이 있다. 따라서 다른 상담 자가 윤리강령을 위반했을 때 당사자가 윤리적 행동을 준수하도록 적극적으 로 지원해주어야 한다. 상담전문가들이 전문적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비윤리 적인 행동을 했을 때 이에 대한 징계가 관련 학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흔 히 상담전문가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내담자나 동료가 이를 알아차리고 비윤리적 행동에 대한 처리를 관련 학회의 윤리위원회에 요청함으로써 징계
가 이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