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강의] 문장의 몸과 옷
<학습 목표>
1. 문장이 단순히 ‘주어+서술어’의 결합이 아니라 ‘명제’와 ‘양상’의 결합체임을 이해한다.
2. 서술어를 중심으로 한 문장의 몸(명제)과 어미를 중심으로 한 문장의 옷(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이해한다.
<학습 내용>
1. 문장성분과 구 1.1 주어와 명사구 1.2 주격조사와 후치사구 1.3 단순한 구와 복잡한 구 2. 문장의 몸과 옷
2.1 문장의 몸과 서술어 2.2 문장의 옷과 어미 2.3 문장=명제+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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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장성분과 구
(1)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1.1 주어와 명사구
(2) 문장 (1)에서의 ‘주어’는 다음 중 어느 것일까?
가. ‘아이가’
나. ‘그 아이가’
(3) ‘주어’의 정의와 그 적용
가. ‘주어’의 정의: 문장에서 행위의 주체를 나타내는 말 나. ‘주어 정의’의 적용:
a. 문장 (1)에서 발견되는 행위: ‘먹다’라는 행위 b. ‘먹는 행위를 한’ 주체는 ‘아이’인가 ‘그 아이’인가?
⇒ ‘그 아이’ (막연한 ‘아이’가 아니라 구체적인 ‘그 아이’임) c. ∴문장 (1)의 행위의 주체가 ‘그 아이’이므로, 주어는 ‘그 아이가’임
(4) 주어 ‘그 아이가’는 다음 중 어떻게 분석되는가?
가. 그 [아이+가]
나. [그 아이] + 가
(5) ‘주격조사’의 정의와 그 적용
가. ‘주격조사’의 정의: 앞 말이 주어임을 나타내어 주는 격조사 나. ‘주격조사 정의’의 적용:
a. ‘그 아이가’에서 주어(행위의 주체)는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임 (=3나b) b. 따라서 주격조사 ‘가’는 ‘그 아이’에 결합된 것이라고 보어야 함
⇒ [그 아이] + 가 (=4나) 다. 이에 대한 반론:
a. 주격조사 ‘이/가’는 앞 말이 자음으로 끝나는가, 모음으로 끝나는가에 따라서 교체됨 b. ∴주격조사 ‘이/가’는 ‘그 아이’가 아니라 ‘아이’에 직접 결합한다고 보아야 함 라. 반론에 대한 재반론:
a. ‘자음/모음 뒤’라는 환경 정보는 통사적인 정보가 아니라 음운론적 정보임.
b. 문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앞 말에 조사가 결합하는 것은 통사론적인 현상임
c. 통사론적 현상을 다루는 데 음운론적 정보를 동원하여 판단하는 것은, 마치 회사 임 원회의에서 사장이 갑자기 자기 집안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격에 안 맞음.
d. ∴‘자음/모음 뒤에서의 주격조사 교체 양상’은 이 대목에서 적절한 증거가 아님 (즉, 이 증거는 현 상황에서 무효임)
e. ∴(5다)는 적절한 반론이라 할 수 없음.
f. ∴주격조사 ‘가’는 ‘그 아이’에 결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함
⇒ [그 아이] + 가 (=4나)
(6) 주어 ‘그 아이가’ 내부의 ‘그 아이’의 통사적 신분은?
가. 문장 (1)의 주어: ‘그 아이가’
나. 주어의 내부 분석: [[그 아이] + 가] (=4나) 다. ‘그 아이’의 정체는?
a. ‘그 아이’에서 ‘그’가 중심인가, 아니면 ‘아이’가 중심인가?
b. ‘아이’가 중심이다.
c. ∵‘그’가 ‘아이’를 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d. 이때 중심이 되는 ‘아이’를 ‘핵(head)’이라 부른다.
e. 그렇다면 ‘핵’이 아닌 ‘그’는 ‘비핵(non-head)’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f. 정리하면, ‘그 아이’는 ‘아이’라는 핵을 가진 ‘구(phrase)’라고 부른다!
g. 그렇다면 ‘그 아이’라는 구의 더 구체적인 명칭은?
⇒ 명사구(Noun Phrase)
∵구의 명칭은 그 안의 핵의 품사 명칭을 따르므로!
h. ‘그 아이’ ⇒ ‘[ 그 [아이]N ]NP’
1.2 주격조사와 후치사구
(7) 그렇다면 ‘그 아이가’의 정체는?
가. ‘그 아이가’: ‘주어’라는 문장성분
나. 이제까지의 논의에 의해 밝혀진 바: [ [ 그 [아이]N ]NP + 가 ] 다. 궁금한 점:
a. [ [ 그 [아이]N ]NP에 결합하는 ‘가’의 통사적 신분, 그리고 b. 결합의 결과로 만들어진 그 전체의 구조물의 통사적 신분
⇒ [ [ 그 [아이]N ]NP 가? ]?
(8) 우선, ‘그 아이가’에서 ‘가’의 정체는 무엇인가?
가. ‘가’: 주격조사(앞 말이 주어임을 표시해 주는 격조사) 나. (주)격조사 ∈ 단어
다. 그렇다면 ‘(주)격조사’는 어떠한 종류의 단어인가? (일반언어학적인 관점에서)
(9) 한국어의 격조사와 영어의 전치사 가. 두 언어의 비슷한 문장 대비
I gave a book to him 나는 책을 그에게 주었다 나. 영어의 예 분석:
I gave a book to him : [to him]PP (전치사구, PP: Prepositional Phrase)
→ to(전치사) > him(대명사)
→ to가 him보다 구 차원(통사적 차원)에서는 더 우월함(전치가가 명사를 지배) 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한국어의 예 분석:
나는 책을 그에게 주었다 : [그 + 에게]PP (후치사구, PP: Postpositional Phrase)
→ 그(대명사) < 에게(조사 ⇒ 후치사)
→ ‘에게’가 ‘그’보다 구 차원(통사적 차원)에서는 더 우월함(격조사가 명사를 지배)
※동일한 대명사 뒤에 다른 ‘격조사’가 결합하면 다른 문장성분으로 기능함 그+가(주어), 그+를(목적어), 그+에게(부사어), …
※{전치사, 후치사} = 부치사(adposition)
(10) ‘그 아이가’의 통사적 분석
[ 그 [아이]N ]NP + [가]P ⇒ [ [ 그 [아이]N ]NP + [가]P ]PP
명사구 주격조사(후치사) 주격조사구(후치사구)
1.3 단순한 구와 복잡한 구
(11) 문장성분과 구
가. 문장성분: 주어, 목적어, 보어, ….
나. 구: 문장을 구성하는 실질적 기능 단위
다. ∴‘문장성분’은 실제로 ‘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에서의 주어
→ ‘그 아이가’
→ 형식: 주격조사구, [ [ 그 [아이]N ]NP + [가]P ]PP
라. 그렇다면, 나머지 문장성분들은 어떻게 분석되는가?
(12) 목적어 분석
가. 분석 대상: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나. ‘빵을’의 통사적 지위는?
a. ‘빵’은 명사인가, 명사구인가?
b. ‘빵’에 목적격조사 ‘을’이 결합한 구성은 무엇인가?
(13) ‘빵을’에서의 ‘빵’의 통사적 지위
가. 핵심 질문: ‘빵’은 명사인가, 명사구인가?
나. 가능한 대답
a. ‘빵’은 ‘명사’이다!
∵‘빵’ 밖에 보이지 않으므로 ‘빵’이라는 명사가 홀로 목적어 형성에 참여한 것임!
b. ‘빵’은 ‘명사구’이다!
∵‘빵을’은 ‘이 빵을’이나 ‘내가 어제 만든 빵을’처럼 얼마든지 복잡해질 수 있다. 이때
‘빵, 이 빵, 내가 어제 만든 빵’은 모두 같은 지위를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
[빵] + 을 [이 빵] + 을 [내가 어제 만든 빵] + 을
즉, ‘빵을’에서의 ‘빵’은 가장 단순한 형태로 드러난 것일 뿐, 그것은 사실상 ‘이 빵’, ‘내가 어제 만든 빵’처럼 더욱 복잡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통사적 구성체이다.
⇒ ‘빵’은 ‘단순한 명사구’(simple NP), ‘이 빵, 내가 어제 만든 빵’은 ‘복잡한 명 사구’(complex NP)!
∮비유: 기업(company)에는 매우 단순한 기업(1인 기업)과 매우 복잡한 기업(대기 업)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기업으로 분류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복 잡성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단순한 명사구이든 복잡한 명사구이든 모두 명사 구이기는 매한가지이다.
다. 결론: ‘빵을’에서 ‘빵’은 명사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명사구의 신분을 갖는다.
⇒ [ [빵]N ]NP
(14) 그렇다면 ‘빵’에 목적격조사 ‘을’이 결합한 구성은 무엇인가?
가. 앞서 논의한 주어의 경우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음
나. [ [빵]N ]NP + [을]P → [ [ [빵]N ]NP + [을]P ]PP : 목적격조사구(후치사구)
(15) 관형어 분석
가. 분석 대상: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나. 문제 제기: 주어 ‘그 아이가’에 들어 있는 관형어 ‘그’의 통사적 지위는?
⇒ ‘그’는 관형사인가, 아니면 관형사구인가?
다. 해결 과정:
a. 관형어의 정의: 문장에서 체언을 수식해 주는 말 b. 문장 (1)에서 관형어는 주어 내부에 들어 있다.
→ [ [ 그 [아이]N ]NP + [가]P ]PP
c. 이때 ‘그’ 자체로서는 분명히 ‘(지시)관형사’이다.
d. 그러나 이 경우에서도 관형사 ‘그’는 ‘바로 그’와 같이 더 복잡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한 경우와 복잡한 경우가 있을 경우, 복잡한 경우를 기본으로 설 정해야 했던 것처럼(목적어 논의에서), 이 경우도 ‘그’가 단순히 관형사에 머무는 것 이 아니라, 비록 관형사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관형사구’로 끝나게 된다고 해야 일관성 있는 분석이 된다.
라. 분석 결과:
a. 관형사구: [ [그]D ]DP
※관형사를 ‘Determiner’(한정사)라고 명명하고 그 약자를 D로 사용하기로 함 b. 주어 전체의 온전한 분석:
[ [ [ [그]D ]DP [아이]N ]NP [가]P ]PP
(16) 구(phrase)의 구조에 관한 일반화: 이제까지의 논의 정리 가. 문장성분은 ‘구’라는 통사적 형식으로 실현된다.
나. 구는 ‘핵(head)’과 ‘비핵(non-head)’으로 구성된다.
a. 그 아이 → [그비핵 아이핵]
b. 그 아이가 → [[그비핵 아이핵]비핵 가핵] c. 빵 → [Ø비핵 빵핵]
d. 빵을 → [[Ø비핵 빵핵]비핵 을핵] e. 그 → [Ø비핵 그핵]
다. ‘핵(head)’과 ‘비핵(non-head)’의 순서 a. [Y비핵 X핵]
b. 비핵은 왼쪽에, 핵은 오른쪽에 나타남 라. 핵은 ‘단어’로, 비핵은 ‘구’로 나타남
a. [[그관형사구] 아이명사]명사구
b. [[그관형사구] 아이명사]명사구 가후치사]후치사구
c. [[빵명사구] 을후치사]후치사구
마. 구의 구조에 관한 일반화
a. 구는 ‘핵(head)’과 ‘비핵(non-head)’으로 구성되며, b. 그 순서는 ‘비핵, 핵’의 순서이고,
c. 비핵은 구, 핵은 단어로 나타나며,
d. 경우에 따라서는, 비핵 없이 핵만으로 구가 성립될 수 있다.
¶ 관형어 ‘그’, 목적어 ‘빵을’에서 명사구 ‘빵’
2. 문장의 몸과 옷
2.1 문장의 몸과 서술어
(17) 문장의 서술어
가. 질문: 문장 (1)에서 서술어는 무엇인가?
나. 통상적인 대답: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다. 의문: 이 분석은 정확한가?
(18) 서술어의 자릿수
가. 질문: 문장 (1)에서 주어(그 아이가)와 목적어(빵을)는 누가 선택하였나?
a. ‘먹었다’ 전체인가, 아니면 b. 그 가운데 ‘먹-’뿐인가?
나. 검토
a. 서술어의 자릿수: 서술어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성분의 개수 b. 자료
1)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2자리 서술어 구문) 2) 그 아이가 나에게 빵을 주었다. (3자리 서술어 구문) c. 분석
1) 두 구문은 주어와 목적어를 동일하게 가지고 있음
2) 필수성분의 개수의 차이는 서술어의 자릿수의 차이에 기인함
3) 동사 어간: 필수성분을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것은 ‘먹었다’나 ‘주었다’가 아니 라, 동사 어간으로 알려진 ‘먹-’이나 ‘주-’ 자체임
4) 어미: 두 문장에서 ‘-었-’은 ‘과거시제’를, ‘-다’는 ‘평서문’임을 표시해 주고 있음(서 술어의 자릿수와는 상관이 없음)
다. 정리
a. 주어나 목적어 등 서술어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문장성분의 개수를 서술어의 자릿
수라고 부른다.
b. 서술어의 자릿수로 인해 문장의 성격이나 종류가 갈린다(자동사문, 타동사문 혹은 1 형식 문장, 2형식 문장, …)
c. 서술어의 자릿수는 동사 어간이 가지고 있는 정보이다.
d. 동사 어간이 주어나 목적어를 직접 선택한다는 것은, 주어나 목적어에 대한 서술어 가 동사 어간이라는 것을 뜻한다.
라. 문장 (1)에서, 서술어는 ‘먹었다’ 전체가 아니라 동사 어간인 ‘먹-’이다.
(19) 서술어와 ‘문장의 몸’(명제)
가. 동사 어간이 주어나 목적어를 선택한다.
나. 이는 곧, 동사 어간이 핵이 되고 주어와 목적어가 비핵이 됨을 의미한다.
다. 문장 (1)의 통사 구조 분석
[그 아이가]주어 [빵을]목적어 먹서술어
→ [그 아이가]비핵1 [빵을]비핵2 먹핵
→ [그 아이가]PP [빵을]PP 먹V
→ [ [그 아이가]PP [빵을]PP 먹V ]VP
라. 문장의 몸(명제): 서술어와 그에 딸린 문장성분들의 결합체 (명제: Proposition)
⇒ 문장 (1)의 경우, 동사구(VP):
[ [그 아이가]PP [빵을]PP 먹V ]VP = 명제
2.2 문장의 옷과 어미
(20) 문장에서의 어미의 기능
가. 문장 (1):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나. 명제: ‘그 아이가 빵을 먹-’
다. 어미: ‘-었-’, ‘-다’
(21) ‘-었-’의 문법적 기능 가. ‘-었-’의 정제
a. 통상적인 명칭: 과거시제 선어말어미
b. 새로운 명칭: 시제를 나타내는 문법소 → 시제소(Tense) 나. ‘-었-’의 기능과 문장 분석
a. ‘-었-’은 문장 (1)에서 명제 ‘그 아이가 빵을 먹-’이 과거에 일어난 일임을 나타냄 b. 그에 따른 문장 분석
→ [그 아이가 빵을 먹]명제 + 었시제
→ [그 아이가 빵을 먹]VP + 었T
→ [ [그 아이가 빵을 먹]VP 었T ]TP : 시제소구
(22) ‘-다’의 문법적 기능 가. ‘-다’의 정제
a. 통상적인 명칭: 평서형 종결어미
b. 새로운 명칭: 문장종결법을 나타내는 문법소 → 종결소(Complementizer) 나. ‘-다’의 기능과 문장 분석
a. ‘-다’는 문장 (1)에서 화자가 ‘그 아이가 빵을 먹는 일이 과거에 있어났음’을 청자에게 평서법으로 전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1)평서법: 화자가 청자에게 단순히 진술하는 문장종결법 2)의문법: 화자가 청자에게 대답할 것을 요구하는 문장종결법
¶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니
3)명령법: 화자가 청자에게 행동으로 응해 줄 것을 요구하는 문장종결법
¶ 철수야, 빵을 먹-어라 b. 그에 따른 문장 분석
→ [ [그 아이가 빵을 먹었 ]TP + 다C
→ [ [그 아이가 빵을 먹었 ]TP 다C ]CP : 종결소구
2.3 문장=명제+양상
(23) 명제와 구별되는 양상
가. 문장의 몸: 명제(Proposition) a. 서술어
b. 주어, 목적어 등 나. 문장의 옷: 양상(Modality)
a. 시제소(Tense)
b. 종결소(Complementizer)
(24) 문장 = 명제 + 양상 (S = P + M) 그 아이가 빵을 먹 었다
명제 양상
(25) 문장의 해체
가. 문장(Sentence) = 종결소구(CP)
[[[그 아이가 빵을 먹]VP 었]TP 다]CP = S
나. 종전까지는 문장이 구와 구별되는 더 큰 언어단위인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이상의 분석에 따르면, 문장은 ‘구의 일종’에 지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