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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에 의한 디자인 창작 가능성의 모색 -디자인 개발 사례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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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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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투고일_2018.06.10. 심사기간_2018.07.01-16. 게재확정일_2018.07.26. 무의도에 의한 디자인 창작 가능성의 모색 -디자인 개발 사례를 통하여Finding Creative Possibility of Design without Intent – Through Design Projects 임유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 박영목(교신저자),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Lim, Yu Jin_Graduate School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 Park, Yeong Mog(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Crafts & Design, Seoul National University. 차례. 1. 서론 1.1. 연구배경 1.2. 연구목적과 방법. 2. 디자인의 의도성에 대한 고찰 2.1. 문헌에서 나타나는 디자인의 의도성 2.2. 디자인에서 의도의 역할 및 한계. 3. 무의도성이 가진 창의적 가능성 3.1. 세렌티피티의 개념과 사례 3.2. 디자인에서 무의도성의 역할 및 가능성. 4. 무의도를 통한 디자인 창작 4.1. 조형 단계 4.2. 기능 연상 단계 4.3. 응용 단계 4.4. 평가 단계. 5. 결론. 참고문헌.

(2) 무의도에 의한 디자인 창작 가능성의 모색 -디자인 개발 사례를 통하여Finding Creative Possibility of Design without Intent –Through Design Projects임유진, 서울대학교 대학원 / 박영목(교신저자),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Lim, Yu Jin_Graduate School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 Park, Yeong Mog(Corresponding author)_Department of Crafts & Design, Seoul National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의도 무의도 창의성 세렌디피티. ABSTRACT Keyword intentional unintentional creativity serendipity. 본 연구는 디자인을 시작하려면 의도가 있어야 한다는 관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처음부터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디자인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에서 의도성과 무의도성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고찰하고, 의도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디 자인을 시작하는 것의 가능성 및 이점을 작품을 통하여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관련 문헌 및 사례를 통 하여 이론적으로 고찰하고, 형태나 기능에 대한 특별한 의도 없이 창작한 조형물의 형상을 응용하여 두 가지 생 활용품을 개발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는 목표의 설정, 체계적인 진행, 외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디자인에서 의도성은 디자인이 합리적인 문제해결과정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강조되는 경향이 있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산업의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면에, 디자이너는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를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디자인의 기회를 발견하거나, 의도에서 벗어난 디자인 결 과를 활용하거나, 우연의 효과 또는 자연적 현상을 디자인 조형에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 과정에서의 무의도성은 창의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본 연구는 작품을 통하여 디자이너가 분명한 의도가 없어도 디자인 창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 혔다. 연구자가 수행한 무의도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는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로서 효율성, 안정성, 범용성 이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어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을 중시 하는 소규모 독립 디자인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무의도성의 창의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This research questions the conventional idea that the design process requires a specific intention from the beginning, as specifying the objective in advance can cause difficulty with actually starting to design. The research aims at identifying the meaning and merits of designing with and without intention and the possibility and advantage of starting design without intention. Literature reviews and case studies were conducted for a theoretical approach, followed by two design projects applying the aesthetic forms found from designing without intent. According to the study, having an intention in the design process helps to set goals, work in a systematic way and better communication with clients. However, the intentional design process tends to be emphasized based on the idea that design is a problem solving process, and the merits of efficiency in an industrial standpoint. On the other hand, through the concept of design without intent designers can create new opportunities, make use of the design deviated from its original purpose, and apply a coincidental effect or natural phenomenon to design. Therefore, the concept of design without intent helps to derive creative results in design. The research also identifies the possibility that a designer can start the design process with no specific intent. The conceptual design process of design without intent has weaknesses in efficiency, stability, and application as a general design process, but it helps to discover new forms in the design process, which can be useful for small sized independent design projects that creativity is valued. The result of this research provides the creative possibility of the concept of design without intent, which is not considered in the conventional process of design.. 380.

(3) 1. 서론 1.1. 연구배경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1)는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김민수(1997)에 따르면, 다수의 이론가가 디자인을 목표지향적이고 계획적인 활동으로 정의해왔다.2) 이는 디자인이 매우 의 도적인 창작과정으로 인식되어왔음을 의미한다. 또한 많은 디자인 프로세스 표본에서 디자이 너는 무언가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먼저 분명한 의도를 선언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때로는 의도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한다. 분명한 의도를 먼저 정하고 나서 본격적인 디자인에 착수해야 하는 경우, 의도가 없으면 디자인을 시작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먼저 디자인의 의도를 분명히 정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잘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다. 반면에 의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의도를 분명히 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나서, 연구자는 기능이나 형태에 대한 특별한 의도 없이 지점토로 즉흥적인 조형 창작을 해 보았다. 그리고 만들어진 형태를 관찰하면서, 의도 없이 창작한 조형 의 형태적 새로움과 디자인적 활용 가능성에 착안하게 되었다. 1.2. 연구목적과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에서 의도성과 무의도성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확인한다. 둘째, 의도하지 않음, 즉 무의도로부터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셋째, 무의도로부터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어떤 장점이 있으며, 어떤 성향의 디자인 프로젝 트에 적합한지 확인한다. 이를 위해서 2장과 3장에서는 관련 문헌 및 사례를 바탕으로 디자인에서 의도성과 무의도성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이론적으로 고찰하고, 4장에서는 기능이나 형태에 대한 명확한 의도 없이 만든 조형물을 응용하여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분석 한다.. 2. 디자인의 의도성에 대한 고찰 2.1. 문헌에서 나타나는 디자인의 의도성 많은 문헌에서 디자인은 행위로써 그 의도성이 강조되어왔다. 기본적으로 오늘날 디자인의 사전적 정의는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造形要素) 가운데서 의도 적으로 선택하여 그것을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활동”3)이다. 또한 여러 문헌에서 디자인은 “완성하려는 사물을 의도하는 목적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진행하는 프로세스와 그 결과”4) 또는 “시각적인 관점에서는 디자인이란 어떤 특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재료와 형태를 구성”하는 것”5)으로 풀이 된다. 디자인은 반드시 의도적이어야 하며 우연에서는 나올 수 없다고 단언하거나,6) 디자인은 목적이 분명한 행위이 므로 목적이 없거나 무의식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전제한 문헌도 있다.7) 몇몇 저명한 디자이너들도 디자인을 정의하면서 디자인 행위의 의도성을 부각하였다.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 1985)은 넓은 관점에서 디자인을 “의미 있는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직관적인 노력”8)이라고 정의하면서, 다만 직관은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하나의 과정이나 기량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하였다. 찰스 임스. 1)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의도’의 정의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다. 2) 김민수, 『21세기 디자인 문화 탐사』, 솔, 1997, pp.5-6 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86152&cid=40942&categoryId=33074 4) 조성근, 『산업디자인론』, 조형교육, 1997, p.14 5) Marjorie Elliott Bevlin, 정경원 역, 『디자인의 발견』, 월간디자인 출판부, 1986, p.23. 6) Raymond A. Willem, 「Design and Science」, Design Studies, Vol. 11, No. 1, January, 1990, p.45 7) 이건호, 『디자인 통론』, 유림문화사, 1994, p.35 8) Victor Papanek, 『Design for the Real World』, Chicago, Ill. : Academy Chicago, 1985, p.4 기초조형학연구 19권 4호 (통권88호). 381.

(4) (Charles Eames, 1989)는 디자인을 “특정한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요소를 배치하 는 계획”9)이라고 정의하였다. 디자인을 일종의 문제해결 활동으로 규정하여 디자인의 의도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들은 인간이 창조한 인위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물질적인 환경 가운 데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물질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디자인이 라고 말한다.”10)와 같은 저술이 그러하다. 이처럼 디자인의 목적을 문제의 해결로 국한하는 경우, 의도나 목적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디자인이 매우 의도적으로 수행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내포하게 된다. 많은 디자인 프로세스 표본에서도 의도는 중요한 요소다. 칼 울리히와 스티븐 에핀저(Karl T. Ulrich & Steven D. Eppinger)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2017)에서, 보편적인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가장 먼저 ‘계획 수립’ 단계에서 시작하며, 계획 단계에서 수립한 프로젝트의 목표 를 토대로 디자인 콘셉트 개발을 수행한다.11) 이는 디자인을 시작하려면 먼저 분명한 의도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조성근은 『산업디자인론』(1997)에서 산업디자인 프 로세스를 설명하기 위해서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 와트(C. R. Watt), 크리스토퍼 존스 (Christoper Jones), 아처(L. B. Archer), 딕슨(John R. Dixon), 그리고 하라다 아키라(原田 昭)의 프로세스를 사례로 소개하였다. 각각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비록 그 구조는 조금씩 다르 나, 디자이너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거쳐서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써 디자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통으로 함의하고 있다. 특히 딕슨은 디자인 프로세스의 첫 번째 단계를 ‘목표의 인식’으로 설정하였고, 하라다 아키라의 모형에서도 ‘상황의 인식’과 ‘문제점 추출’이 가장 초기 단계로 나타난다. 조성근은 위의 사례들을 통해서 산업디자인 프로 세스는 문제의 발견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산업디자인의 목적은 문제의 해결이므로 해결 하고자 하는 문제가 없는 디자인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도 주장하였다.12) 2.2. 디자인에서 의도의 역할 및 한계 디자인에서 의도의 첫 번째 역할은 목표의 설정이다. 디자이너는 무엇을 디자인할 것인가를 의식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디자인의 목표를 수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분명한 목표가 있다고 해도 반드시 그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으며, 목표로 삼지 않은 것은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 다. 모든 것은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인간의 의식이나 지식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모든 프로젝트에는 디자이너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존재한다. 게다가, 만약 디자이너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디자인만을 유의미하다고 평가하면, 목표에는 부합하 지 않지만 다른 가능성을 가진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이를 발전시킬 수 없고, 목표를 바꾸거나 포기함으로써 얻을 새로운 기회에 도달하기도 어려워진다. 디자인에서 의도의 두 번째 역할은 디자인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오늘날 디자이너 대부분은 외부의 의뢰를 받아 디자인을 수행한다. 디자이너는 의도와 목표가 명확할수록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수립할 수 있는데, 체계적인 프로 세스는 결과적으로 디자이너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 디자이너는 잘 정의된 프로세 스를 통해 품질 높은 결과를 추구할 수 있고, 팀원들과 역할을 분담할 수 있고, 개발 일정을 수립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의 성과를 파악하여 관리할 수 있고, 개선사항을 도출하기 위한 피드백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13) 그리고 디자이너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의도를 수립함으로 9) John Neuhart ․ Marilyn Neuhart ․ Ray Eames, 『Eames design : the work of the Office of Charles and Ray Eames』, New York : H.N. Abrams, 1989, p.14 10) 정시화, 『산업디자인 150년 : 1830년대-1980년대, 디자인사의 주제』, 미진사, 1992, p.7 11) Karl T. Ulrich ․ Steven D. Eppinger, 홍유석 ․ 강창묵 ․ 곽민정 역, 『제품 개발 프로세스 :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법』, McGraw Hill Education, 2017, p.17 12) 조성근, 『산업디자인론』, 조형교육, 1997, pp.231-240 382.

(5) 써,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은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이해도를 보여주고, 프로젝트의 목표와 방향 성을 논의하며, 디자인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디자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클라이언 트의 지속적인 동의나 승낙이 필요할수록,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을 관철하기 위해 설득력 있는 의도를 제시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의 두 번째 역할에도 한계가 있는데, 모든 디자인 과정에서 반드시 높은 효율성이나 외부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우선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효율성은 모든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반드시 우선으로 다뤄지지는 않는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서 창의성이나 공공성 등 효율성이 아닌 다른 가치가 우선시될 수 있다. 또한 오늘날에는 많은 디자이너가 독립적이며 자발적으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1인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선보이고 판매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로가 있다. 예를 들어 소생공단이나 상상마당은 다양한 공예가와 디자이너를 발굴하여 그들 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상예술창작센터에서는 홍대앞 예술시장, 생활창작가게, 서울여 성공예센터 더 아리움 등을 운영하며 창작자들의 판매처, 입주 공간 및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단독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마친 후 외부에 공개해도 되기 때문에 진행 과정에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목적으로 의도를 수립할 필요가 없다.. 3. 무의도성이 가진 창의적 가능성 3.1. 세렌디피티의 개념과 사례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뜻하지 않은 발견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간은 의도하지 않은 것에 서도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인류의 중요한 발명품 중에는 생각하지 못한 발견을 통해서 탄생한 사례가 많다. 특히 의약품 중에는 의도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결과를 통해 개발된 경우가 많다. 페니실린은 잘못 보관한 균에서 피어난 곰팡이였다. 1928년 영국의 세균학자 플레밍(Alexander Fleming)은 자신이 배양하고 있던 세균이 푸른곰팡이에 오염된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푸른 곰팡이 주변의 세균이 죽어있었고, 플레밍은 이를 통해 푸른곰팡이 속의 어떤 성분이 세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 물질이 바로 페니실린이다. 이후 다년간의 연구로 페니실린을 항생제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플레밍과 연구자들은 194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 다. 또 다른 사례인 비아그라는 본래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기 부전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오늘날 발기부전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세렌디피티의 또 다른 사례인 포스트잇은 강력접착제를 만들다가 실패한 결과를 새롭게 응용하여 개발된 사례다. 1970년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강력접착제 를 개발하다가 실수로 접착력과 점도가 모두 약한 접착제를 만들었다. 이를 보고 받은 다른 연구원 아서 프라이(Arthur Fry)는 몇 년 뒤 이 접착제를 응용하여 붙였다 뗄 수 있는 메모 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이렇게 탄생한 포스트잇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인기 사무용품이 되었다. 세렌디피티가 이루어지려면 연구자가 의도하지 않은 것에서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존 어데어(John E. Adair, 2007)는 세렌디피티가 목표의식으 로 골몰하는 편협한 생각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4) 3.2. 디자인에서 무의도성의 역할 및 가능성 먼저, 디자이너는 의도하지 않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를 추구함으로써, 생각하지 못했 던 새로운 디자인 프로젝트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우연한 계기로 페니실린을 발견했던 13) Karl T. Ulrich ․ Steven D. Eppinger, 홍유석 ․ 강창묵 ․ 곽민정 역, 『제품 개발 프로세스 :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법』, McGraw Hill Education, 2017, p.15 14) John E. Adair, 『The Art of Creative Thinking : How to Be Innovative and Develop Great Ideas』, London : Kogan Page, 2007, p.26 기초조형학연구 19권 4호 (통권88호). 383.

(6) 플레밍은 평소에 미생물 연구를 마치 놀이처럼 대했고, 연구실에서 사용한 물건들을 곧바로 치우지 않고 내버려 두고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기를 기대하며 관찰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셸 루트번스타인(Robert & Michele Root-Bernstein)은 『생각의 탄생』(2007)에서 이러한 플레밍의 장난스러운 태도를 놀이에 빗대어 해석했다. 놀이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 없이 무엇인가 하거나 만들며 단순한 유희를 추구하는 것에 가깝 다. 그러나 놀이의 결과는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서 창의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15) 플레밍의 방식을 디자인 과정에 대입하면, 좋은 의도를 먼저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놀이를 하듯 막연하게 시작하는 작업이 새로운 디자인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디자이너는 의도하지 않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를 추구함으로써, 의도에서 벗어난 결과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응용할 수 있다. 미야나가 히로시(宮永 博史, 2007)는 포스트잇을 발명한 3M 직원들을 두고, 일반적인 연구자들은 실험에 실패하면 결과를 부끄러 워하기 마련인데, 그들은 실패한 접착제를 가지고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다른 시각에서 결과를 바라보았다고 해석한다.16). <그림 1> Wind Veil. 디자이너는 창작 과정에서 본래의 의도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더 유용. (http://nedkahn.com/portfo. 한 결과들을 생산할 수 있고, 언제든지 이를 응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lio/wind-veil/).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는 의도하지 않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 를 추구함으로써, 우연의 효과 또는 자연적 현상을 디자인 조형에 적 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드 칸(Ned Kahn)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위 치한 거대한 주차장 건물의 파사드를 8만 개의 작은 알루미늄 패널로 덮어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벽이 물결처럼 흔들리는 장면을 연출했 다(<그림 1> 참조). 또한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은 허공에 물을 뿌리는 장면을 고속촬영하고 이를 통해 포착한 물의 형상. <그림 2> Water Dress (https://www.dezeen.com/2. 을 드레스에 적용하였다(<그림 2> 참조). 디자이너는 이러한 방식으. 013/03/23/crystallize-wate. 로 의도하지 않은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자연발생적이고 변화무쌍한. r-dress-by-iris-van-herpen. 형태를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다.. -daphne-guinness-and-nic k-knight/). 4. 무의도를 통한 디자인 창작 4.1. 조형 단계 연구자는 먼저 지점토로 특별한 의도 없이 백여 개 이상의 조각을 만들었다(<그림 3> 참조). 조각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어떠한 아이디어 스케치나 참조 이미지 수집도 하지 않았으며, 쓸모 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2015년에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지점토 반죽을 손끝에서 꼬집거나 비틀면서 즉석에서 형태를 만들었다. 2016년에는 다양한 크기의 지점토 덩어리를 반죽하여 고무판에 붙인 뒤, 조각칼로 깎거나 덧붙이면서 즉흥적으로 형태를 만들었다. 형태를 만든 다음에는 응달에서 며칠 동안 건조하였고, 완전히 건조한 후에는 사포로 울퉁불퉁한 면과 모서리를 부드럽게 갈아내었다. 결과적으로 연구자는 만들기 전에는 전혀 구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양의 입체를 만들 수 있었 으며, 이러한 형태를 무언가를 디자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착안하여, 조각의 형태를 응용하여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디자인하기로 하였다. 4.2. 기능 연상 단계 완성한 조각들을 활용하자고 생각한 다음부터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기까지, 15) Robert Root-Bernstein ․ Michele Root-Bernstein, 박종성 역, 『생각의 탄생』, 에코의서재, 2007, pp.325-327 16) 미야나가 히로시, 김정환 역, 『세렌디피티의 법칙 = Serendipity』, 북북서, 2007, pp.20-21 384.

(7) <그림 3> 지점토 조각. 몇 가지 활동이 정해진 순서 없이 이루어지며 기능을 연상하거나 제작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아래의 활동이 나열된 순서는 실제 행동이 이루어진 순서나 중요도와 상관이 없다. 첫째, 지점토 조각의 형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사물이나 공간을 자유 롭게 떠올린다. 2015년에 연구자는 형태에 어울리는 기능을 연상해보기 위해, 평소 연구자가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가지 물건을 목록으로 작성해보았다. 그리고 지점토 조각들의 형태를 관찰 하면서 그중에서 목록에 있는 사물로 바꾸면 좋을 것 같은 형태의 조각을 찾아보았다. 둘째, 중간중간 쉬면서 작업과 상관없는 다른 활동을 한다. 전혀 의도하거나 예상치 않은 상황 에서도 기능을 연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 연구자는 새롭게 만든 지점토 조각들을 건조하는 동안 여러 가지 책을 읽었는데, 우연히 ‘운디네’라는 문학작품에서 등장인물인 물의 정령이 물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읽었고, 단단한 형체가 녹아서 없어지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서 뜻밖에도 비누라는 기능을 연상하게 되었다. 셋째, 제품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여러 가지 제작 기법을 파악한다. 디자이너는 단순히 크기, 재료, 제작기법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연관된 사물과 기능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CNC, 레이저커팅, 3D 프린트, 주형 등과 같은 다양한 제작 기법에 대한 이해는 염두에 두고 있는 기능의 구현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넷째, 지점토 조각 원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변형하기 어려운 제약 조건을 파악한다. 연구자 가 제작한 조각은 크기나 재질의 특성상 깔끔하게 절단하거나 그대로 사용하기가 어려웠고, 어떤 형태들은 규칙성이 없고 복잡하여 다시 제작하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자는 이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물이 기능하는 데 필요한 형태와 재료의 조건을 파악한다. 예를 들어 화분 의 경우, 햇볕과 물을 견딜 수 있는 재질이어야 하며, 구조적으로는 흙과 식물의 뿌리를 담는 오목한 공간, 배수와 통풍을 위한 물 빠짐 구멍, 물 받침 그릇이 필요하다. 비누의 경우에는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크기가 좋으며 모서리가 지나치게 날카로운 형태는 적합하지 않다. 4.3. 응용 단계 첫 번째 제품인 화분(<그림 4>, <그림 5> 참조)은 2015년에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제작 되었다. 먼저, 만든 조각 중에서 화분으로 활용할 조각을 3종 선택하고, 선택한 조각을 3D 스캔하여 데이터화하였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통해서 충분한 양의 흙이 들어갈 수 있도록 화분의 크기를 확대하거나 볼록한 면과 오목한 면의 볼륨감을 조정하였다. 또한 바닥을 수평으 로 절단하여 화분이 쉽게 쓰러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후 렌더링 프로그램에서 색상과 재질을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3D 프린터에서 원하는 수량만큼 출력하고 서포터를 제거하여 플라스 틱 화분으로 생산하였다. 두 번째 제품인 비누(<그림 6>, <그림 7> 참조)는 2016년에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제작 기초조형학연구 19권 4호 (통권88호). 385.

(8) <그림 4> 화분 제작 과정. <그림 5> 화분. 386.

(9) <그림 6> 비누 제작 과정. <그림 7> 비누. 되었다. 먼저 만든 조각 중에서 비누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크기와 형태의 조각을 3종 선택하였 다. 포장지를 접어 틀을 만들고 원형을 넣어 고정한 다음, 그 위에 실리콘을 부은 뒤 굳혀서 몰드를 만들었다. 완성된 실리콘 몰드에 액체 상태의 비누를 첨가물과 함께 붓고 굳혀서, 원형 과 같은 크기와 형태의 비누를 3종 제작하였다. 이후 3종의 비누를 원하는 수량만큼 복제 생산 하였다. 제작한 화분과 비누는 각각 전시 또는 판매되었으며 실제로 사용되었다. 화분은 연구자가 자택 에서 1년 이상 식물을 기르는 데 사용하였고, 비누는 장기간 테스트를 거쳐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 기초조형학연구 19권 4호 (통권88호). 387.

(10) 4.4. 평가 단계 앞에서 수행한 작품의 과정 및 결과를 소기의 연구목적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무의도성에 기반 한 디자인 창작의 의의, 특성, 장단점 및 예상되는 활용처를 밝히고자 한다. 먼저, 작품을 통해 의도하지 않는 것, 즉 무의도에 의해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디자이너는 의도를 선결하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리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다. 연구자의 사례에서, 연구자는 2015년에 특별한 의도 없이 지점토 조각을 만들면서 연구주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문제의식 또는 새로운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 해야겠다는 용의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조각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러한 생각 을 떠올리게 되어 창작의 기회를 포착하였다. 2016년에도 다시 쓸모를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가지 조각을 만들었으나 뜻밖의 상황에서 떠올린 기능으로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디자인 프로세스가 보편적으로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반복하는 과정에 비유 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문제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와 연구자의 무의도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를 비교하였다(<그림 8> 참조). 오늘날 많은 디자이너가 참조하는 문제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A)는 발견한 문제를 명확하게 하려고 수렴적으로 사고하고, 정의한 문제를 기준으 로 다시 발산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문제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는 여러 가지 안이 있지만 본 논문에서는 대표적 사례인 영국 디자인 카운슬의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을 인용 한다. 이 모델을 토대로 연구자가 수행한 디자인 과정을 분석하면, 연구자의 무의도 기반 디자 인 프로세스(B)는 특별한 기준이나 목적의식 없이 발산하고, 디자인으로써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면서부터 의식적으로 수렴해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통해서, 연구자 의 프로세스는 분명한 의도가 없는 조형 창작을 통해 초기에 형태에 대한 발산을 극대화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림 8> 무의도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의 특성. 이러한 특성을 가진 연구자의 무의도 기반 디자인 프로세스는 뜻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를 발견 할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형태를 만들거나 그리는 과정에서 의도성을 최소화함으 로써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를 만들 수 있고, 어떤 기능이 가져야 하는 형태에 대해 새로운 388.

(11)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만약 처음부터 주전자를 디자인하 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그는 일반적인 주전자의 구조나 기존에 존재하는 다른 주전자 사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주전자의 형태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디자이너는 주전자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형태를 두고 이것을 주전자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디자이너가 의도적으로 형태를 탐색할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전시에 참여한 관람객 다수는 연구자가 제작한 화분이나 비누의 형태가 기존의 제품에 비교해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평가하였다. 반면에,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효율성, 안정성, 범용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효율성이 낮은 이유는 초기에 분명한 목표나 체계를 수립하지 않을뿐더러, 자유로운 탐색의 과정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기회를 포착하여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안정성이 낮은 이유는 완벽하게 목적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지속해서 만들고 그리는 일이 어렵고, 참고할 수 있는 관련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범용성이 낮은 이유는 일반적인 산업디자인 프로젝트는 대체로 분명한 목표와 정해진 시간 및 예산을 가지고 여러 사람과 협업하며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그런 여건에서는 본 연구의 디자인 프로세 스가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장단점을 종합하면,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디자 인 프로젝트, 소규모나 개인 단위의 독립적인 디자인 프로젝트에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5. 결론 본 연구는 디자인을 시작하기 위해서 디자인 의도를 먼저 수립해야 한다는 관념에 대한 문제의 식을 배경으로 한다. 그동안 많은 문헌에서 디자인 과정의 의도는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분명한 의도를 갖고 디자인에 착수해야 하는 것이 오히려 디자이너에게 창작의 어려움 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자인에서 의도성과 무의도성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관련 문헌과 사례를 통해 이론적으로 고찰하고, 분명한 의도가 없어도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한지, 그리고 이러한 디자인 프로세스가 어떤 장점이 있으며 어떤 성향의 디자인 프로젝트에 적합한 지 확인하기 위하여 형태나 기능에 대한 특별한 의도 없이 창작한 조형물을 응용하여 두 가지 생활용품을 디자인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는 디자인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디자인 프로젝트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거나, 그 과정에서 외부와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디자인의 의도성은 디자인이 합리적인 문제해결과정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강 조되는 경향이 있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산업의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면에 디자이너는 디자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를 추구함으로써,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디자인 프로젝트의 기회를 발견하거나, 의도에서 벗어난 결과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응용하거나, 우연의 효과 또는 자연적 현상을 디자인 조형에 적용할 수 있으므로, 디자인 과정 에서의 무의도성은 창의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는 작품을 통해 디자이너가 분명한 의도가 없어도 디자인 창작을 시작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규명하였다. 이는 디자인이 분명한 목적을 두고 의도적으로 수행되는 조형 창작 활동이라는 기존의 사전적 정의, 특히 디자인은 문제나 필요로부터 시작된다는 통념과 상반된 다. 그러나 행위나 과정이 아닌 결과적 측면에서 디자인은 건축이나 의복처럼 실용성을 가진 조형 작품으로 정의되고 있기에, 본 연구의 결과 역시 디자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단지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먼저 명확한 의도의 수립, 즉 문제 정의를 위해 수렴적으로 사고하 고 새로운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다시 발산하는 과정이라면, 연구자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는 디자이너가 우선 의도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산적으로 사고한 뒤 이를 새롭고 유용한 기초조형학연구 19권 4호 (통권88호). 389.

(12) 결과로 수렴한다는 방법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의도하지 않음을 통하여 디자인을 시작하는 연구자의 방법은 일반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로서 효율성, 안정성, 범용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디자이너가 뜻하지 않게 새로운 형태를 발견 할 가능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어,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소규모 또는 개인 단위의 독립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예술가에게는 예술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던 반면에, 디자이너에게는 세 상의 문제와 필요를 발견하고 해결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거나 기업의 혁신과 부가가 치를 창출할 것이 요구되어 왔다.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명확한 의도를 수립하지 않아도 디자인 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디자이너가 무언가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필요에서 벗어나서 우선 조형 창작을 시작하고 이를 디자인적 결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기존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무의도성의 창의적 가능 성을 제시했다.. 참고문헌 김민수, 『21세기 디자인 문화 탐사』, 솔, 1997 미야나가 히로시, 김정환 역, 『세렌디피티의 법칙 = Serendipity』, 북북서, 2007 이건호, 『디자인 통론』, 유림문화사, 1994 정시화, 『산업디자인 150년 : 1830년대-1980년대, 디자인사의 주제』, 미진사, 1992 조성근, 『산업디자인론』, 조형교육, 1997 John E. Adair, 『The Art of Creative Thinking : How to Be Innovative and Develop Great Ideas』, London : Kogan Page, 2007 John Neuhart ․ Marilyn Neuhart ․ Ray Eames,『Eames design : the work of the Office of Charles and Ray Eames』, New York : H.N. Abrams, 1989 Karl T. Ulrich ․ Steven D. Eppinger, 홍유석 ․ 강창묵 ․ 곽민정 역, 『제품 개발 프로세스 :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시스템적 접근법』, McGraw Hill Education, 2017 Marjorie Elliott Bevlin, 정경원 역, 『디자인의 발견』, 월간디자인 출판부, 1986 Robert Root-Bernstein ․ Michele Root-Bernstein, 박종성 역, 『생각의 탄생』, 에코의서재, 2007 Victor Papanek,『Design for the Real World』, Chicago, Ill. : Academy Chicago, 1985 Raymond A. Willem,「Design and Science」, Design Studies, Vol. 11, No. 1, January, 1990. https://ko.dict.naver.com/detail.nhn?docid=30224100 http://nedkahn.com/portfolio/wind-veil/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86152&cid=40942&categoryId=33074 https://www.designcouncil.org.uk/news-opinion/design-process-what-double-diamond https://www.dezeen.com/2013/03/23/crystallize-water-dress-by-iris-van-herpen-da phne-guinness-and-nick-knight/. 390.

(1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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