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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전환(Reframing)에 대한 연구 – ‘Out of Frame’ Project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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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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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투고일_2020.04.10. 심사기간_2020.05.01-14. 게재확정일_2020.06.03. 가치의 전환(Reframing)에 대한 연구 – ‘Out of Frame’ Project를 중심으로 Reframing – A case study of ‘Out of Frame’ Project 이준형,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Lee, Joon Hyung College of Arts, School of Fine Arts Kookmin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일탈의 의외성(absurdity) 2.1 일탈의 배경과 정의 2.2 일탈의 가능성 3. Out of Frame 3.1 분해와 재조합 3.2 탈출을 통한 가치의 전환 4. 결론.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05.

(2) 가치의 전환(Reframing)에 대한 연구 – ‘Out of Frame’ Project를 중심으로 Reframing – A case study of ‘Out of Frame’ Project 이준형,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Lee, Joon Hyung College of Arts, School of Fine Arts Kookmin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일탈 경험 개인성. ABSTRACT Keyword deviation experience personality. 본 연구는 갈수록 다원화되는 시대에 다양한 양태로서의 미술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치의 전환 (reframing)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2015년 서울의 성북동에 위치한 스페이스 오뉴월 에서 열린 개인전 ‘Out of Frame’ 프로젝트를 분석했다. ‘Out of Frame’ 프로젝트는 해체 (Deconstruction)-재조합(Recombination)-탈출(Escape)-가치전환(Reframing)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프로젝트 과정에 대한 고찰을 통해 기존의 관습과 가치를 전환(reframing) 시키는 동시대 미술의 특징의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었다. ‘일탈(逸脫/deviance)’과 같은 사회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를 통해 유발되는 개인의 행동은 경우에 따라서 일탈이 될 수도 혹은 안 될 수도 있었다. 이런 특수성은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는 출발이 되기도 하였다. 연구자는 일탈에서 두 가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 는데 첫째로, 틀에 박힌 일상에서의 즐거움과 원동력을 제공하였다. 둘째로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의 유연성(flexibility)을 제공했다. 경계를 넘나드는 일탈은 개인의 경계를 확장 시킬 뿐만 아니라 규칙 과 일상을 통해 생긴 기계적 사고에서 자유를 주었다. 일탈에 대한 연구는 미술이 갖는 ‘의외 성’(absurdity)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이기도 했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캔버스 틀을 뜯어 만 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노니는 경험들은 현대사회에서 자유롭고, 불확실한 경험의 중요성을 드러내었 다. 또한, 개인의 사회적 일탈이 사회제도라는 맥락으로 흘러 들어와 서로 다른 매체들의 결합을 통해 미술이라는 다른 의미로 전환되는 순간의 가능성을 도출할 수 있었다. 연구자는 본 연구를 통해 자유 와 권리를 저당 잡히고 정체성을 규정 당하는 개인이 어떻게 인간성을 회복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 의 기회로 삼고자 하였다.. This study studied the re-framing of values with the aim of explaining art as various forms in an increasingly pluralistic era. As a method of research, it analyzed the project of “Out of Frame,” an individual exhibition held in Space Onewall, located in Seongbuk-dong, Seoul, in 2015. The project consists of a framework of “Deconstruction-Recombination-Escape-Reframing”. Through the study of the ‘Out of Frame’ project process, I were able to derive the results of contemporary art characteristics that transform existing customs and values. ‘Deviance’ caused by a dramatic change in social values could or could not be deviation in some cases. This particularity was also the beginning of understanding the situation of the times. Two possibilities could be found in a deviation. First, it provided the enjoyment and driving force of daily routine. Second was flexibility in the digital media environment. Deviation across borders not only extended personal boundaries but also gave freedom from mechanical thinking caused by rules and daily routine. The study of deviation was also a review of the possibility of the ‘absurdity’ in art. The experiences of taking a raft on the Han River made by disassembling apart a canvas frame to get out of a boring routine have revealed the importance of freedom and uncertain experience. In addition, it was possible to derive the possibility of a moment when social deviation flowed into the context of social system, and the combination of different media was converted into a different meaning of art. Researcher tried to use this study as an opportunity to ask a question: How can an individual restore his or her humanity?. 306.

(3) 1. 서론 미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힘들다. 왜냐하면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은 지금 이 순간도 변하고 있고, 다양한 현상들과 키워드들이 그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대 미술은 스스로 확장하며 변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를 규정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연구자는 이런 미술의 특징과 동시대의 가치전복을 설명하기 위해서 2015년 서울의 성북동에 위치한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열린 개인전 ‘Out of Frame’을 고찰하고자 한다. ‘Out of Frame’ 프로젝트는 ‘해체(Deconstruction) → 재조합(Recombination) → 탈출(Escape) → 가치전환 (Reframing)’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선정된 ‘해체(Deconstruction)’와 ‘재조합(Recombination)’은 post-modernism의 특징 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가장 상투적 키워드들 중 대표적 두 개다. 이런 방법론은 기존의 질서에 대한 비판적 사유의 출발이 되지만 연구자는 post-modernism이 가지고 있는 비판적 태도 이 후의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1) 재조합의 다음은 무엇인가? 이것은 연구자에게 해소되지 않는 질문이었고, 아마도 새로운 기능과 가치의 창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연구 자는 기존의 가치를 전환 시키는 작품의 구조와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Out of Frame’ 프로젝트는 기존 가치의 전복을 통해 인지의 전환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본문인 2장에서는 인지와 경험의 재구성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일탈(逸脫 /deviance)’과 같은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들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본문 3장에서는 비합리적이지만 사회문제를 드러내는 가능성으로서의 일탈과 이를 통해 생기는 의미전환 (reframing)의 가치에 대해 ‘Out of Frame’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한다.. 2. 일탈의 의외성(absurdity) 2.1. 일탈의 배경과 정의 “정하여진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남”으로 사전 적으로 정의된 일탈은 개인이 사회화의 관계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하는 법, 관 습, 도덕, 전통, 예의와 같은 다양한 규범을 벗어나는 행동뿐만 아니라 상식이나 일반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사고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다.2) 하지만 본질적인 의미로서의 일탈을 규정하 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일탈이란 일반적인 사회 제도와 규범에 어긋나지만 고유한 특질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일탈이 일어나는 특정 시대나 사회와 같은 상대적인 요소에 따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행동이 경우에 따라 일탈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두발과 짧은 치마가 경찰의 단속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것, 과거와 달리 현재 학교 와 가정에서의 체벌이 금지되는 것,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는 행동은 상식이지만 길거리에서 는 일탈로 여겨지고 있다. 사회적 규칙이나 규범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일탈은 사회적 통제를 불러일으키는데 불명예, 낙인, 비난 등을 생각할 수 있다.3) 이렇게 사회 집단의 체계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깨뜨리는 행위로서 일탈은 다원 적 사회관뿐만 아니라 공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디지털 환경의 다양한 양태들에 배경이 있다. 일탈을 통해 경계와 공간의 개념이 확장되기도 하고, 역으로 새로운 공간들을 통해 다른 형태의 일탈들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런 일탈의 사회적 배경은 근대화, 산업화로 인해 가치관의 급격한 변화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가치관이나 사회 규범이 무너져 혼란한 상태에 개인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제도적 수단이 간구되지 못할 때 사회적 일탈이 일어난다.4) 1) ‘해체와 재조합’은 모더니즘(modernism)이 추구한 절대성을 부정하며 다원론을 표방하는 포스트 구조주의의 프랑스 비평가 자크 데 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의 해체주의 비평이론이다. 미술에서는 해체시키고 다시 모아 재조합하여 ‘집적(集積)’하는 아 상블라주(assemblage)의 기법을 사용하는 페르난데스 아르망(Armand Pierre Fernandez, 1928-2005)과 같은 작가가 있다. 2) 국립 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idx=473212 3) 낙인 이론은 일탈이 사회적 낙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본다. 한 번 일탈을 경험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면 지속적으로 일 탈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낙인 이론은 일탈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07.

(4) 라캉(Jacques Lacan)은 일탈을 사회 제도의 규범과 개인 욕망의 관계를 통해서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희열을 금지하는 법의 확립은 동시에 일탈의 욕망과 환상을 생산한다. 억압의 기제 는 구조적으로 ‘억압된 것의 회귀(the return of the repressed)’를 내부에 품고 있는 것이다.”5) 이렇게 사회 제도를 유지하고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범은 또 다시 그 틀을 허물고자 하는 개인의 일탈을 부추기게 되는 역설적 관계에 놓이게 된다. 2.2. 일탈의 가능성 ‘post-modernism’ 현상 중 기존의 질서를 도발하고 해체 시키는 ‘의외성(absurdity)’이라는 관점에서 일탈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일탈은 희열을 제공한다. 러셀 (Bertrand Russell)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인간이 느끼는 지루함을 현재의 상태보다 더 즐거운 다른 상태를 비교하고 나아지려는 긍정적 원동력의 시작으로 보았다.6) 쳇바퀴 도는 듯 반복되는 개인의 삶은 사회의 암묵화 된 규범을 연상시키고 틀에 박힌 일상에서의 일탈은 즐거움이 된다.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또한 반복은 일상에서 더 이상의 즐거움도 발견할 수 없게 만들고 그것으로부터 이탈하여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광범위한 욕구 를 창출한다고 기술한다.7) 이런 규범에서의 이탈은 사람들에게 삶의 원동력과 기쁨을 줄 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둘째, 일탈은 경계의 확장을 통해 유연함(flexibility)를 준다. 유연함은 삶의 경계와 인간의 인식을 확장시켜 경계를 넘어 생각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인지의 확장된 영역인 종교, 철학과 같은 분야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표준화된 경계는 편의상 나누어 놓은 것일뿐 사람의 의식을 묶어놓는 고정관념이 되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자유로운 여행이나 모험과 같은 일탈의 의외성은 개인의 경계를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규칙과 일상을 통해 생긴 기계적 사고에서 자유를 준다. 리프킨(Jeremy Rifkin)은 기계론적 세계관의 결과 “완전히 죽은 물질만으로 구성돼 차갑고 생명 없는 우주만이 남았다.”고 기술하며 수학과 물리를 통해 측정될 수 있는 근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인간의 가치가 아닌 기계를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8) 현대사회는 포스트모던의 다원 화와 매체의 발달을 통해 이런 기계적인 근대의 세계관과 달리 복합적, 유동적, 불확정적인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이런 가치는 특히 특정 장소에 머무르는 것보다 항상 유동적으로 새로 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노마드(nomad)적인 생활을 추구하는데 이는 현대사회가 지니는 사 고와 가치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술이 발달한 다원화 시대에 유연성은 공간을 확장하고 경계를 허물며 결합함으로 공간의 자율성을 지원하는 성질을 지닌다. 이렇게 유연함(flexibility)을 통 해 생기는 의외성(absurdity)은 기존의 사회구조와 통념을 벗어나 현대사회가 시공간을 초월 하며 변화할 수 있는 잠재성 있는 방법으로 인식된다.9) 3. Out of Frame 2015년 3월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열린 개인전 ‘Out of Frame’은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일탈을 통한 희열과 편견의 또 다른 감옥이 되어버린 미술의 확장을 위해 기획되었다. 벗어날 4) 뒤르켐(Emile Durkeim)은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동은 추구할만한 가치나 규범의 붕괴인 아노미(anomie)를 개인의 일탈이라는 외적 인 표출의 원인으로 보고 단순 농경사회의 분업이 단순했던 기계적 연대의 사회가 복잡한 분업체계의 유기적 연대의 산업사회로 급속하게 변화되면서 아노미 현상이 발생되며 자살도 아노미(anomie)적 일탈의 하나라고 보았다.. Emile Durkheim, 󰡔자살론󰡕,. 임희섭 옮김, 서울: 삼성, 1994, p.246.뒤르켐(Emile Durkeim)은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동은 추구할만한 가치나 규범의 붕괴인 아노미(anomie)를 개인의 일탈이라는 외적인 표출의 원인으로 보고 단순 농경사회의 분업이 단순했던 기계적 연대의 사회가 복잡한 분업체계의 유기적 연대의 산업사회로 급속하게 변화되면서 아노미 현상이 발생되며 자살도 아노미(anomie)적 일탈의 하나라고 보 았다. Emile Durkheim, 󰡔자살론󰡕, 임희섭 옮김, 서울: 삼성, 1994, p.246. 5) Jacques Lacan, Seminar III, The Psychoses 1955-1956, trans. Russell Grigg, Norton, 1993, pp.268~269 김용수, 󰡔자 크 라캉󰡕, 파주: 살림, 2008, p.71. 재인용 6) Bertrand Russell, 󰡔러셀의 행복론󰡕, 황문수 옮김, 서울: 문예, 2001, pp.57-58 7) 이영욱,󰡔문화변동과 미술비평의 대응󰡕, 서울: 시각과 언어, 1993, p.310. 8) Jeremy Rifkin, 󰡔엔트로피󰡕, 이창희 옮김, 서울: 세종연구원, 2007, p.41. 9) 윤주희, 노마드적 관점의 유연한 공간에 관한 연구, 국민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2011, p.2. 308.

(5) 수 없는 ‘틀(frame)’과 같은 일상의 반복은 지루함과 따분함을 주고, 사람들은 반복되는 현실이 지겨워서 일탈을 꿈꾼다. 일상에서 캔버스 틀을 뜯어 만든 뗏목을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흥미롭고 비생산적인 아이디어의 실현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자유롭고, 불확실한 경험의 중요 성을 드러내고자 기획되었다. 또한 사회적 일탈을 꿈꾸는 존재가 화이트 큐브의 전시장이라는 맥락 안으로 흘러 들어와 조명 을 받음으로 미술이라는 다른 의미로 전화되는 순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무비판적인 정보와 편의의 수용의 대가로 사회로부터 자유와 권리를 저당 잡히고 정체성을 규정당하는 개인이 어떻게 자유와 개인성을 회복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그림 1> Out of Frame 제작 과정, 2013-2014. 3.1. 분해와 재조합 어느 날 몇몇 회화 작품들이 작업실 출구에 비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하의 작업실에서 그 작품들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자는 그 캔버스 작품들을 어떻게 할까 며칠을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캔버스 프레임의 나무들을 분리했다. 분해 중에 문득 과연 내가 이 재료 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재료의 본질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으로 캔버스 틀을 만드는 목재에 대해서 리서치 하였다. 캔버스 틀은 적삼 목(red cedar)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삼 목에는 세 가지 재미있는 특징이 있었다. 첫째, 제재 후 마르면 서 비틀어지지 않는 안정성이 있는 나무였다. 둘째, 가벼운 무게의 소프트 우드(softwood)로 다른 목재에 비해서 가벼웠다. 마지막으로, 자연 방부 목의 성질을 지녔다. 그렇다면 어떻게 재조합할까 생각 후 연구자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재료의 특성을 잘 살리는 것. 둘째,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전환 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적삼 목은 카약, 카누와 같은 배를 만드는 이상적 재료였다. 배가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해 떠나는 상징적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디자인 해본 후 뗏목의 모양으로 결정했다. 우선 크게 세 덩어리로 집성한 후, 구조의 안쪽을 파서 공기 기둥들을 만들었다. 이것은 무게를 줄여 부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보이지 않지만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든 과정이었다. 지하 작업실에서 약 1달간을 파냈다. 뗏목을 완성한 후 연구자는 그것을 타기 위해 한강에 가져갔다. 처음에는 한강에서 뗏목을 타는 단순한 기능적 경험이었다. 한강에서 교통체증과 상관없이 언제든 유유히 뗏목을 탈 수 있었다. 정말 좋았다. 이런 기능적 경험은 연구자를 감성적 경험으로 이끌었다. 그것은 첫 키스, 첫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09.

(6) 걸음과 같은 짜릿한 느낌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연구자가 속한 사회 제도로부터의 완벽한 해방감을 느꼈고, 이 과정을 ‘탈출(escape)’이라 명했다. 3.2. 탈출을 통한 가치의 전환 이렇게 캔버스 틀로 만든 뗏목은 새로운 매체가 되었다. 뗏목은 감성적 경험을 통해 생경함을 발견하게 하는 새로운 기능적 가치가 되었다. 연구자는 이 과정들을 카메라와 비디오로 기록했 고, 뗏목에서 찍은 비디오 영상은 매우 흥미로웠다. 목적지가 드러났다 감춰졌다를 반복하는 것이 마치 보일 듯 말 듯한 진실을 보는 듯 했다. 연구자는 비디오 영상의 정지 이미지들 또한 아주 흥미롭다는 것을 발견했다. 컴퓨터에서 재생과 반복을 통해 사진들을 선별했다. 비디오와 추출된 사진을 보며 나는 시각적 경험을 확장 할 수 있었다. 정지된 사진들은 비디오를 볼 때 미쳐 인지하지 못 했던 경험이다. 이런 경험은 오랜 관습으로부터의 일탈의 출발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장에서는 영상과 사진을 병치시켰다.. <그림 2> Out of Frame, 뗏목, 2013-2014. <그림 3> Out of Frame, 과정, 2013-2014. 전시의 제목 ‘Out of Frame’은 ‘틀의 밖’이라는 사전적 의미와 ‘일상적이지 않은 방법’의 관용적 으로 사용되는 중의적 표현이다. 일탈이란 일상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규범을 벗어난 것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지식체계에 수용될 수 없는 제도 밖의 모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 서 제도로 설명 할 수 있는 ‘틀(frame)’이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통해 강화된 개인의 신념 인 동시에 평면 회화의 필수조건이 되는 ‘구조’이다. 전시의 구성은 캔버스 틀을 뜯어 만든 뗏목, 뗏목의 앞과 뒤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된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장면이 담긴 영상, 영상의 정지화면을 프린트한 사진들, 금색 액자로 강조된 평면 회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Out of Frame’ 프로젝트는 캔버스 틀의 해체-재조합탈출-가치전환의 과정을 거친다. 캔버스 틀을 뜯어 뗏목으로 재구성(reconstuction)하는 과정 에서 이동의 편의성과 물 위에서 부력의 확보를 위해서 안을 파내는 것은 작품 제작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힘든 과정의 반복이었다. 보이지 않는 일련의 반복된 과정들은 평면 회화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관계를 상징적으로 내포한다. 이런 보이지 않는 과정은 작품 구조의 중량을 덜어내는 것임과 동시에 내적 골조를 튼튼히 새우는 일이다.10) 결론적인 이미지를 중요시 다루는 회화에서 화가는 폐쇄된 화면 안에서 형상 310.

(7) 만을 강화한다. 이렇게 결국 그려지는 것이 회화임에도 불구하고 선험적 경험이나, 그림 밖에서 일어나는 붓질과 같은 사건들의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회화의 필수 구조인 프레임(frame) 을 재조합하는 것을 작품의 중요한 방법으로 이용하였다.. <그림 4> Out of Frame(oil on linen) 163x131cm, 2015. 이렇게 물리적 구조와 다른 내적 골조가 되는 프레임 밖의 사건들인 한강의 물살을 가르며 생기는 뗏목의 움직임들은 캔버스 위로 올라와 붓질이 되었다. 반복되는 사건들은 금색 액자를 통해 다시 한번 강화된다. 이런 일련의 일탈과 재구조화의 과정들은 결론적인 매체로서의 회화 를 프레임 밖의 가치로 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연구자는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해체 (Deconstruction)-재조합(Recombination)-탈출(Escape)-가치전환(Reframing)’의 구조를 발견할 수 있었다.. 10) 다니엘 뷔랭(Daniel Buren)은 미술관 전시를 거부하여 도심과 거리, 옥외에서 전시를 했지만 행위의 결과물로서의 시각 정보와 기록물들은 결국 다시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결국 아이디어든 미학적 물건이든 작품은 그것을 ‘보호할 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모든 예술 작업들은 자신 안에 대지를 향해 스스로 설 수 있는 집(골조) 혹은 외관(facade)을 가져야 한다 (이에 대해선 들뢰즈 《철학이란 무엇인가》의 ‘예술의 장’ 참조). 하나의 유행 언어가 되어버린 설치미술이 내재적인 골조를 갖지 못한다면 재료들은 무너져 내리는 살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윤난지, 한국의 사이트, 현장을 가다-장소 특정적 미술에 대한 비평 적 노트, art in culture, 2003년 5월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11.

(8) <그림 5> Out of Frame 스페이스 오뉴월 전시장면, 2015. 전시장의 2층에는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영상과 함께 영상의 각 프레임에서 추출된 사진들이 전시되었다. 목적지를 향해서 가는 선명한 영상과 달리 뗏목의 움직임을 통해 수면의 위와 아래 를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진들의 이미지는 추상적이다. 뗏목은 한강의 물을 거스르며 움직임을 갖게 되고 렌즈는 수면 아래 위로 잠겼다 올라 왔다를 반복한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물에 반쯤 가리워져 뭉게지고 선명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312.

(9) <그림 6> Out of Frame, 비디오 영상에서 추출된 정지 사진 이미지들, 2015.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통해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목적지가 드러나고 감춰지는 경계에 서 이탈과 탈출이 이루어진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감옥이 되어버린 미술의 탈출구는 우리가 이미 보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 했던 것이다. 영상 미디어의 프레임은 우리가 미쳐 인지하지 못 하는 경험을 세분화하며 일탈을 돕는 역할을 한다. 영상과 사진의 병치를 통해 순간의 인식 은 틀어지고 이를 깨닫게 된다. 이렇게 일탈은 새로운 인식과 의미의 전환을 위해 ‘구조화된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13.

(10) 기존 가치의 해체-이탈-중립적 가치-인지의 전환’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심상용은 전시 서문에서 ‘Out of Frame’ 프로젝트의 ‘제도의 탈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준형에게 예술은 탈출을 시도하도록 부름받은 땅이다. 당대의 밖으로, 디아스포라로 지속적 으로 추방당하는 영역이다. 작가는 이방인의 직관과 감성으로 스스로를 부단히 유배지화 하는 선택된 소수다... 분해된 캔버스의 목재 지지대는 탈출용 뗏목으로 재구성된다. 회화라는 신화를 해체해 그것으 로부터의 탈출을 취한 소박한 도구로 환생시키는 것이다. 회화는 억압의 신화학에서 해방의 기호학으로 이전된다. 예술로부터 성공적으로 심장을 분리하고 영혼을 추방해냈던 이퀄리브리 엄의 거의 성공을 거둔 계획이 다시 논쟁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해체된 신화로 조립된 뗏목을 타고, 이준형은 멋진 신세계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한다. 시스템의 볼모로 잡혀 있기를 거부하기 에.”11). <그림 7> Out of Frame, 한강대교와 반포대교 사이에서 퍼포먼스 장면, 2014. 4. 결론 기존 가치의 전복과 인지의 전환을 이루는 ‘Out of frame’ 프로젝트의 출발은 일상에서의 ‘한계’ 와 그 일탈로부터 비롯된 의외성(absurdity)으로 시작되었다. 연구를 통해 일탈은 동시대의 특수성을 통해서만이 이해할 수 있고,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 변화와 공간의 경계가 애매 해지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유연함 (flexibility)은 일탈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고찰되었다. 동시대에 있어서 일탈이라는 이성적이 지 않고 합리적이지 못한 현상은 이런 두 가지의 가능성을 갖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일탈을 유발케 하는 사회적 규범들은 개인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개인의 욕망이 억압될수록 제도로부터의 일탈을 꿈꾸게 되는 역설적 관계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이는 미술 제도와 그 제도를 통해 규정되기도 하지만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의 관계를 드러내는 것으 로도 볼 수 있었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와 재조합에 대한 반응으로 시작된 ‘Out of Frame’ 의 퍼포먼스, 기록 영상, 사진, 회화, 설치가 융합된 프로젝트는 ‘해체-재조합-탈출-가치전환’의 구조를 11) 심상용, ‘멋진 신세계’에서 탈출해야 비로소 예술이 보인다, Out of Frame 개인전 서문, 2015 314.

(11)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일탈과도 같은 현대미술에서 매체 융합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었고, 경계를 허물며 공간을 확장하는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에 대한 접근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자는 reframing 이라는 접근법을 통해 새로운 가치, 인지의 확장, 희열과 같은 3가지 중요 가치의 확인과 추후 연구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가능성들을 통해 동시대 미술 (contemporary art)을 대하는 접근 방법의 연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데 세 가지로 정리 해보자면 첫째, 다양한 매체의 관계를 이용하는 것이다. 동시대 미술의 작가는 각 매체의 고유성을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유기적으로 사용해서 자신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둘째, 개인성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필요성이 다. 이것은 사회 일반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에 작가가 속해있는 사회의 관습이나 틀에 얽매이 지 않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why not?’에서 출발하는 태도이다. 모든 것이 미술이 되어버 린 시대에 어떤 것이 미술이 될지에 대한 질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떤 것만이 미술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질문을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의 다이어그램을 통해서 연구자의 프로젝트에서의 가치의 전환(reframing)이 ‘해체(오랜 관 습으로부터의 일탈)-재조합(재료의 리서치를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조)-탈출(기능적 경험이 감성적 경험으로 전환)’의 각 과정과 어떤 상호관계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참고문헌 Bertrand Russell, 󰡔러셀의 행복론󰡕, 황문수 옮김, 서울: 문예, 2001 Emile Durkheim, 󰡔자살론󰡕, 임희섭 옮김, 서울: 삼성, 1994 Jeremy Rifkin, 󰡔엔트로피󰡕, 이창희 옮김, 서울: 세종연구원, 2007 김용수, 󰡔자크 라캉󰡕, 파주: 살림, 2008 이영욱, 󰡔문화변동과 미술비평의 대응󰡕, 서울: 시각과 언어, 1993 윤주희, 「노마드적 관점의 유연한 공간에 관한 연구」, 국민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2011 윤난지, 한국의 사이트, 현장을 가다-장소특정적 미술에 대한 비평적 노트, art in culture, 2003년 5월 심상용, ‘멋진 신세계’에서 탈출해야 비로소 예술이 보인다, Out of Frame 개인전 서문, 2015 국립 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idx=473212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49558&cid=40942&categoryId=31611. 기초조형학연구 21권 3호 (통권99호).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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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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