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학기술원 친환경농업과
이 용 환
1. 들어가면서
최근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소비자의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로 인하여 ’06년 12 월 현재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는 79,631호이 며 면적은 74,995ha 생산량은 1,128,099 톤 으로 매년 증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실천되고 있는 유기농업 기술은 IFOAM 또는 Codex 등에서 제시하는 유기농산물 생산 기준 과는 다소 상이한 점이 있다.
국제기준으로 제시하는 유기농업의 원칙 및 실천기술은 환경생태계의 보호, 토양의 퇴화, 유실 및 환경오염의 최소화, 생물학적 생산성 의 최적화, 자연환경의 우호적 건강성 확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토양 비옥도 유지 증진을 위하여 유기자원 즉 퇴비 의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크며, 협소한 경지면 적과 소득보전을 위하여 동일 포장에서 환금성 작물들의 근연재배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농업의 환경보전 기능 수행능력에 대해서 는 재고할 필요가 있으며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유기농업 실천이 절대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따라서 유기농업 실천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토양관리 측면에서 그 중요성 및 토양 관리요령 을 소개함으로서 유기농업 실천농가가 최적의 토양관리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2. 유기농업을 위한 토양관 리의 중요성
농업생태계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조건은 영 농활동을 통한 환경적, 생태적 교란의 최소화 및 회복 가능 및 토양의 생태학적 건전성을 유지 해야 한다. 또한 농업생태계 내에 있는 자원을 주로 활용하고 순환기능 강화하며 농업생태계 의 생물학적 다양성 유지하며, 토양유실을 방지 하고 토양수분을 보존함과 동시 토양비옥도 증 진 및 유지, 외부로부터 인위적 투입을 최소화 하고 적절한 영농 관리방법, 지식 및 기술이 투입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지속적 농업 생태계의 필요성으로서는 농업생태계의 특징 이 자연생태계와 유사할수록 지속성이 큼만큼 관행농업 생태계에서는 목표하는 생산성을 확 보하기 위하여 인위적인 조처가 가해지기 때문 에 생태계 순환의 자정능력이 저하되므로 지속 성이 약화되면 농업 생산과정은 물론 인간의 생활 영역에까지 악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3. 좋은 흙 가꾸기
유기농업의 첫걸음은 ‘좋은 흙 만들기’이다.
줄기나 잎 등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흙 속에 뻗어 있는 뿌리 가 건강해야 작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작물은 뿌리를 통하여 물과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토양에 유 기물이 많으면 좋은 흙이라 생각한다. 유기물 이 많다고 좋은 흙이라 할 수 없고, 좋은 유기물 이 알맞게 있어야 좋은 흙이라 할 수 있다.
좋은 흙은 풋풋한 냄새가 난다. 이는 토양에서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나는 냄새이다. 생명체 의 잔재물은 모두 유기물이지만, 토양의 유기 물은 부식을 말한다. 분해되기 쉬운 유기물들 은 썩어 없어지고, 재결합되어 안정되어 있으 며, 짙은 암갈색의 물질이 부식이다. 부식은 토양을 부드럽게 하며, 양분의 저장 창고이다.
토양에 부식이 많아야 좋은 토양이다. 그렇다 고 해서 부식이 너무 많으면, 토양이 가벼워 못쓴다. 오래된 부식은 염기가 빠져나가 산성이 강하다. 완숙된 퇴비에서도 풋풋한 냄새가 난 다. 미부숙 된(덜 썪은) 퇴비에서는 악취가 나 며, 향긋한 냄새가 나는 퇴비가 좋은 퇴비이다.
좋은 퇴비를 써야 좋은 흙을 만들 수 있고, 나쁜 퇴비를 쓰면, 토양(흙)도 나쁜 토양이 된다.
4. 유기농업을 위한 토양관리
1) 적절한 작부체계 수립
(1) 연작과 기지
연작(이어짓지): 벼농사와 같이 기지현상 이 별로 없는 경우 또는 채소재배와 같이 기지
현상이 있더라도 특별히 수익성과 수요량이 높은 작물을 동일한 포장에 동일한 종류의 작 물을 연속하여 재배하는 것을 말하며, 대책으 로서는 윤작, 담수, 토양소독, 객토 및 환토, 접목, 지력배양 등이 있다.
(2) 윤작은 한 포장에서 연작을 하지 않고 몇 가지 작물을 특정한 순서로 규칙적으로 반 복하여 재배해 나가는 것이며 유기농업의 필수 실천 사항이다
(가) 국내 유기농업 실천농가의 윤작체계 도입의 필요성
－토양비옥도 향상을 위해 퇴비에만 의존하 여 윤작 실천이 미흡
－수익 위주의 집약적 연작으로 지력저하 및 기지현상에 따른 부작용 발생 (나) 윤작 도입시 고려해야 할 사항
－환금성 작물 또는 가축사료로서의 가치, 지력증진 효과, 양분보존의 기여도, 잡초 와 병충해 제어에 대한 효과, 노동력, 기술 과 경험의 요구도 정도
(다) 윤작의 기본원리
－주 작물은 기후, 지형, 용도, 재배지역 등 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
－지력유지를 위해 두과작물, 다비작물 또 는 심근성작물이 반드시 포함
－토지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하 작물과 동작 물이 결합
－토양침식 방지를 위하여 피복작물이 포함
－특정 병해충의 먹이 또는 서식처가 되는 작물의 연속 재배 회피
(라) 윤작의 효과
(1) 토양비옥도 증진 효과
○ 윤작도입작물의 특징 및 효과
－화본과 작물
∙ 양분흡수능력이 뛰어나 과잉염류에 대한 토양양분 조절에 유효하므로 다비 집약 농업형인 시설재배 유기농업에 매우 효 과적
∙ C / N율이 높아 경지에 환원되었을 때 경지 밖으로 유출될 수 있는 무기태질소 를 유기화 하며, 토양병해 발생에 대한 억제효과가 있음
－두과 작물
∙ 공중질소를 고정하고, P, K 등 다른 영양 분 흡수하여 토양집적을 경감
∙ 유기농업에서 염류집적을 회피하면서 질 소성분을 공급하는 최선의 방법
－서류 및 근채류
∙ 잔사유기물이 대개 분해되기는 용이하나 유기물 축적효과는 적음
∙ 심경효과: 세근이 땅속깊이 분포, 괴경 및 괴근 등 큰 뿌리가 땅속깊이 뻗음
－엽채류 및 과채류
∙ 연작을 계속하면 토양양분이 불균형화 되고 염류집적 우려
∙ 토양물리성이 악화되고 유기물의 감소와 질소의 집적
○ 토양비옥도를 유지 증진을 위한 윤작체계
∙ 질소요구도가 큰 다비성작물(호밀)과 질 소고정식물(두과)을 교대로 재배
∙ 심근성작물과 천근성 작물을 윤작체계에 적절히 포함
(2) 양분보존에 기여
○ 질소의 유실
－겨울철 휴한기 녹비작물 재배: 질소의 휘 산, 용탈 및 유거와 같은 유실은 대부분 휴한기에 발생
○ 유기농업에서 양분의 순환
－수직적 순환(vertical recycling): 심토 층으로 이동한 양분을 심근성 작물 또는 녹비작물이 흡수한 후 이를 토양에 환원하 여 다시 표토부위로 이동시킴으로서 미생 물에 의해 분해되어 후작물에 흡수 이용되 도록 하는 순환개념
－수평적 순환(horizontal recycling):
농가내 유축순환농업을 기본으로 하여 외 부자원의 유입을 최소화하는 순환개념
○ 양분보존을 위한 작부체계 기술
－나지상태 회피: 초기생육이 왕성한 피복 작물의 재배 또는 작물잔사 활용
－녹비작물을 재배
－두과작물의 윤작도입으로 공중질소 고정 (3) 토양 물리성 개선
○ 채소 연작지의 물리적 특성
－재배 년수가 경과할수록 고상과 액상의 비율은 증가, 기상비율은 감소
－토양을 치밀하게 하며, 입단은 형성되지 않고, 통기성이 불량
○ 윤작과 입단의 형성
－토양의 보수력 향상, 수분 이동 및 통기성 향상, 뿌리생장 촉진, 건전생육
－점토함량이 높은 식질 토양은 목초 또는 밭작물을 조합한 윤작 실천
(마) 녹비작물의 윤작
○ 유기농업에서 녹비작물의 효과
－작물의 질소요구도 충족을 위해 화학비료 대체용으로 필수
－녹비는 토양비옥도와 토양구조 개선에 효 과적임
○ 녹비작물의 종류
－두과 녹비작물: 동부, 화이트클로버, 루 핀, 레드클로버 등
－비두과 녹비작물: 유채, 메밀, 조, 수수, 진주조, 수단그라스 등
2) 유기농업을 위한 양분관리
(1) 유기농업 양분관리의 방법: 토양양분의 순환원리에 입각한 토양비옥도 유지 증진 및 농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토양비옥 도의 유지 및 증진, 토양검정 실시로 토양비옥 도 상태의 진단 및 작물 양분요구 수준의 결정 해야 한다.
(2) 질소 및 인산관리: 질소는 대두 완두, 팥, 동부, 땅콩과 같은 1년생 두과작물, 알팔파 와 같은 영년생 두과 목초, sweet clover, 자운영, 헤어리베치와 같은 두과 녹비작물재 배에 의해 충분히 공급 가능 하며, 토양검정을 통한 비옥도 수준과 유기자원의 양분적 가치 분석이 필요하고, 인산은 토양자체가 인산이 부족하거나 산성토양일 경우 인산결핍 발생이 우려 된다.
3) 토양검정에 의한 양분관리
비료의 효율적 이용과 환경부하를 경감하기 위하여 토양검정 등에 의한 토양 중의 양분상 태와 작물의 생육상황을 적절히 파악하여 적기 에 필요한 량만 시비하여야 하고 적정 유기질 비료 투입을 위한 토양검정의 필요 하며, 시설 유기채소 생산 포장의 경우 강우 차단 조건이 므로 무기화속도 제한요인이 노지 조건보다 단순하고, 강우에 의한 지하용탈 가능성이 적 기 때문에 토양검정에 의한 적정시비기준이 타당하며, 무축 유축농업의 경우 녹비작물의 윤작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전환기 토양관리
관행농업 실천농가가 유기농업으로 전환하 고자 할때 2～3년간의 전환기라는 과도기간 이 필요하다
(1) 전환기간
○ 전환기간의 의의: 관행농업 토양이 유기 농업 생태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기 위 한 최소한의 시간
○ 전환기간 동안의 작물수량의 변화:유기 농법 토양으로의 점진적 접근 필요, 생산 성유지, 농가경영 위험성 최소화
(2) 전환기간 동안의 실천사항: 대상지 토양 의 물리, 화학, 생물학적 특징에 대한 유기농업 전환 용이성 점검하고, 환금작물 재배 위주의 무축 유기농업은 적절한 윤작작부체계 반드시
실천하여야 하며 토양검정을 통한 토양비옥도 평가 및 퇴비의 적정시용이 바람직하다.
(3) 전환기 유기농가의 유의사항: 윤작은 토양비옥도 유지와 잡초 및 병충해 방제를 위 해 반드시 필요함과 동시 전환기간을 통해 작 물의 생산측면에서 뿐 만 아니라 토양의 양분 균형, 순환 및 생태계의 안정성이 유지되도록 전환해야 한다.
5) 유기농법을 위한 토양보존 대책
(1) 토양유실 방지를 위한 유기농업 토양관리 수확시 가급적 작물잔사의 포장 외부로의 이동은 지양하고, 작물잔사가 적은 완두, 콩, 감자 등은 화본과 작물과의 윤작을 실시함과 동시 토양 개선을 위한 작물잔사, 녹비, 축분퇴 비의 합리적인 관리가 우선이며, 빈번한 심경 및 하계 휴경은 강우에 의한 토양유실 조장함 으로 최소경운 및 무경운을 실시하고 지면피복 율이 높은 작물을 윤작하여 토양의 피복도 유 지하여야 한다.
(2) 토양수분 보전을 위한 유기농업 토양관리 여름철 휴경은 토양수분 손실을 유발하므로 표토에 남겨지거나 피복한 작물잔사는 토양 수 분보전에 필수 사항임과 동시 윤작 작부체계를 도입하여 토양피복도 유지를 실천해야 한다.
6) 유기농업을 위한 토양피복 관리
피복작물은 토양구조를 개선하며, 토양 비 옥도를 개선하고 토양 유실을 방지하며 잡초와
병해충 등의 해를 억제하기 위하여 목적하는 주작물과 함께 재배하는 보조 작물이며 건강한 토양 및 환경관리에 주 목적이 있음
(1) 지속농업의 측면에서 피복작물 재배의 긍정적 효과: 주작물에 유기물 공급으로 토양 비옥도 및 토양생산력 증진 및 토양유실 방지 및 토양구조 개선에 의한 토양 물리성 개선
(2) 우리나라의 농경지 피복의 경향: 6월～
10월은 주작물에 의해 농경지가 피복되지만 그 외에는 거의 없는 상태이며, 밭작물은 지면 피복이 완전치 않은 경우가 많음
(3) 토양 피복방법 및 피복작물의 종류
○생체 피복법: 피복작물의 생육이 유지된 상태 그대로 피복 효과를 얻는 방법
○사체 피복법: 피복작물의 지상부를 자른 후 부초하거나, 생육기가 지나 고사된 식 물체를 선채로 그대로 두어 피복 효과를 얻는 방법
(4) 피복 작물의 토양 및 수분보존 효과
○ 토양유실: 장기간 목초지를 윤작하거나 영년생 밀식 식생이 토양보전에 효과적이며, 겨울 피복작물로서 두과작물이 토양 유실 방지 에 효과가 큼
○ 수분유실: 단간성 곡류 피복작물 보다 목초지의 동계 수분유실 방지 효과가 큼
5. 맺는말
최근 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소비자들의 고품 질 안전농산물에 대한 인식과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따라서 유기농산물이 각광받 는 것은 어쩌면 시대의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른 다. 하지만 유기농업의 근본적인 취지는 농업활 동을 통한 일체의 환경부담이 없는 지속가능한 농업생태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있다고 본다.
유기농업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토양(흙)이며, 그것을 지속성 있게 유지해 나 가는 것이 유기농업의 기본임을 누구도 부인하 지 않을 것이다. 즉 적절한 토양관리는 토양검 정을 통하여 최적의 양분관리를 실천하여야 하며 윤작, 혼작 등 합리적인 작부체계를 수립 하고, 토양보전을 통하여 환경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농업생태계의 지속성이 확보되도 록 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유기농업을 실천함에 있어 올바른 토양 관리만이 진정한 의미의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정도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