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 … NICE, 제22권 제2호, 2004
설산(雪山)이 투영된 명경 같은 호수가 있는 미답 의 초원, 코끼리와 원숭이가 있는 열대정글, 독특한 생 활문화와 원색의 다양한 민속의상으로 상징되는 소수 민족 등 방대하고 다채로운 관광자원을 아우르고 있 는 중국의 운남성을 대표하는 ‘봄의 도시’ 쿤밍에서 제8차 국제 공정시스템 심포지엄(8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Process Systems Engineering)이
‘PSE 2003’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었다. ‘Supporting Business Decision Making in the Chemical Industry’의 슬로건을 내걸고 2004년 1월 5일부터 10일 까지 개최된 이 학술회의는 슬로건에 제시된 것처럼 공정시스템공학자들에게 새롭게 부여된 비즈니스 관 점의 미션을 고찰하는 자리였다. 본 학회는 1999년에 쿤밍에서 개최된 원예박람회를 계기로 건설된 쿤밍 최고의 호텔, 가화 프라자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PSE 2003에 참가한 한국인들은 주로 한국화학공 학회 공정시스템부문위원회에 활동하는 사람들로서, KAIST 박선원 교수님, 서울대 윤인섭 교수님을 비롯 하여 그 외 대학교 및 기업체에서 오신 분들과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을 포함하여 총 23명이 학회에 참가 하였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수는 구두발표 128편, 포 스터발표 98편, 기조논문 발표 10편, 초청강연 2편이
었다. 초청강연 및 기조논문은 40분, 구두발표는 편당 20분, 포스터발표는 3~5분간의 요약을 발표하는 시 간을 가져 발표되는 모든 논문들에 대한 충분하고도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구두 발표의 세션은 총 12개로 PSE and BDM I, PSE and BDM II, Improved Numerical Algorithms, Planning and Scheduling, Environment and BDM, Synthesis of Separation Systems, Fault Diagnosis and Operations, Control and Optimization, Nontraditional Applications and Methods, Support 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Applications Training and Education의 토픽으로 분류하여 발표 되었고, 포스터발표는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국내에서도 구두발표 10편, 포스터발표 9편으로 23개 국에서 발표된 총 논문 편수의 10%에 달하는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발표시간을 주로 오전과 저 녁시간에 할당함으로써 오후시간을 쿤밍을 관광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학회시작일인 1월 5일 인천공항에서 오후에 집결하 여 대한항공 쿤밍행 비행기에 올랐다. 기류를 역행하 여 비행함인지 약간의 진동 및 소음이 있었지만 편안 하게 5시간 만에 쿤밍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쿤밍 공항은 한국의 지방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작은 규
8
(8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Process Systems Engineering)
이 영 학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email protected]
모의 국제공항이였지만, 온화한 기후 때문인지 학회 참석차 오게 된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저 렴하게 골프를 즐기러 온 한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루 었다. 밤늦게 도착한 학회장소인 가화 프라자 호텔은 이미 Welcoming Reception은 종료하였고, 등록이 한 창 진행 중이었다. SARS의 영향으로 인한 잦은 학회 일정 및 참석자 변경으로 등록이 늦게까지 진행된 듯 싶다.
1월 6일 학회 첫째날, 오전 세션은 초정강연이 있었 다. 중국 최고의 석유화학회사인 China Petroleum and Chemical Corp.(SINOPEC)의 Wang Jiming 사장이 ‘IT화를 통한 SINOPEC 개혁’에 대한 내용으 로 강연을 하였다. 강연에서 Jiming 사장은 2000년대 들어 약 3년간, 회사의 자산 증가 50%, 부채 감소 50%, 지분 가치 2배 상승의 결정적인 이유로서 회사 의 IT화를 들었다. IT화의 핵심세부기능으로는 비즈 니스 프로세스의 리엔지니어링을 위한 ERP, 중국 전 역을 통해 공급할 제품의 supply chain 최적화, e- business를 통한 상시 판매체계 구축, advanced control technology를 활용한 조업 성능 개선 등을 뽑 았다. 현재 SINOPEC은 각 세부 기능의 통합화를 추 진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중국 기업의 강점이라면, 단 기간에 최고의 설비를 갖춤과 동시에 풍부한 인력으 로 인한 저렴한 원가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 다는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쿤밍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서산 용 문에 올랐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쿤밍시, 그리고 그 안 에서 웅장함을 뽑내는 곤명호(昆明湖)는 그야 말로 중국 대륙의 광활함을 느낄 수 있는 장관이었다. 곤명 호는 면적 340km2의 중국에서 여섯번째로 큰 담수호 로서, 해발 18,885m에 위치하기 때문에 ‘고원의 진주’
로 불린다고 한다.
저녁 세션에는 구두발표가 있었다. 첫째날 구두발 표에 한국 참석자 발표는 총 3편, 세션 이름–‘PSE and BDM(Business Decision Making)’–답게 실제
기업체에 적용한 결과를 바탕으로한 연구 성과 2편을 필자의 연구실인 포항공대 한종훈 교수님 연구실에서 발표하였다. 발표 내용으로는 대규모 철강 공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특히 철강 생산 공정상 발생하는 부 생가스를 최적으로 공급하는 문제와 식스시그마를 이 용한 석유화학공정의 품질 향상이 그것이다. 실제 현 장에 적용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이어서 센서 부 정확성 및 현장 조업자와의 협력 문제와 같은 실질적 인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이론적인 문제보 다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여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논 문에 훨씬 더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우 리의 연구 성과에 큰 관심을 갖고 경청하는 청중의 태 도에 자부심을 느꼈다. 반면, 중국 발표자의 경우, 각 세션마다 구두발표에 많은 논문이 할당되어 있었지만, 그 양에 비해서 질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1월 7일에는 종일 발표가 있었다. 오전 세션은 카네 기멜론 대학, Grossman 교수와 홍콩 과기대 Ng 교수 등의 기조논문발표가 있었다. Grossman 교수는 밀레 니엄 시대의 공정시스템공학의 각광받는 분야로서
‘Enterprise and Supply chain Optimization, Global Life Cycle Assessment, Product Discovery and Design’을 소개하였다. 급속히 팽창하는 각종 산업의 통합화와 e-commerce 시대의 도래로 인한 새로운 시 장의 형성,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 인류 에게 닥치는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 등의 경 제, 사회적인 이슈를 들며 필연적인 연구 분야라고 강 조했다. Grossman 교수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는 경제, 사회적인 이슈에 발맞춰 PSE 관련 방법론과 툴 들이 더욱더 가치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Ng 교수는 M&A, spin-offs, 구조 조정 등의 다양한 기 업 전략에 발맞춰 새로운 제품 및 프로세스를 디자인 하는 방법론을 발표하였다. 그는 기업에서 세부 공장 으로, 공장에서 내부 장치로, 장치에서 일어나는 현상, 그리고 그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분자들의 상태에 이 르기까지 다층의 계층적인 제조 산업 구조를 시간과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2, No. 2, 2004 … 199
학·회·참·관·기
스케일로 분류하여 각 계층에 따른 부서별 역할을 정 의하고, 기업의 최종 목표에 대한 세부 목표를 할당하 여 수행함으로써 비즈니스 측면과 기술적 측면의 괴 리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분야야 말로 PSE 연구자들이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고, 가치있 는 영역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 후 이 어진 오후 구두발표에서는 ‘Environment and BDM’
세션의 KAIST 이태용 교수님 연구실의 발표가 인상 적이었다. 기업간 폐기물 및 부산물을 EIP(Eco- Industrial Park)를 형성하여 최적으로 분배하자는 내 용의 발표였는데, 국내에서는 울산, 여천, 대산 산업 단지간 EIP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다. 유창한 원어민 수준의 영어, 흥미로운 주제, 활발한 토론의 삼 박자가 갖춰진 인상적인 발표였다. 저녁 시간에는 필 자 연구실 논문 2편을 포함한 포스터발표가 있었다.
철강공정의 데이터 보정과 고분자 생산 공정의 제품 변경에 대한 공장 규모 동적 최적화에 대한 내용의 발 표를 통해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학회 발표가 종료된 후, 몇 명의 대학원생들과 쿤밍 시내의 한 주점을 찾았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만국 공용어인 손짓 발짓을 통해 주문한 맥주 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큰 병과 특이한 도수 표시(>3.6도)가 눈에 띄었다. 조지아 텍의 최재인씨와 의 대화를 통해 미국과 우리 연구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뒤쳐질 것 없는 국내 학교 연구 여건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연구는 물론, 연구를 위해 필요한 재원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공계인들의 현실적인 장벽에 공감하였다.
1월 8일 오전 세션, 연구개발 중심의 세계적인 제약 회사 일라이 릴리사 연구소 김상태 박사의 ‘제약 연구 에서의 정보학’이라는 논문을 비롯한 세편의 기조논 문발표가 있었다. 포스트 지놈시대로 접어들어 쏟아 지는 무수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제약 연구를 하기 위 해서는 정보학이 필수적이며, PSE 분야의 데이터 분 석, 최적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같은 분야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데이터 처리 기술을 이용한 단 백질 구조 분석에 대한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정의하기 위해 확률 밀도 함수 (PDF)를 도입하였는데, 특정 단백질과 단백질의 상 호 작용 및 구조 해석을 위해 PDF-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아이디어가 참 독특했다. 오후에는 당나 라 때의 건축예술을 집대성한 걸작으로서 알려져 있 는 ‘원통사’와 운남성 24개 소수 민족의 풍토를 보여 주는 ‘운남 민속촌’을 돌아보았다. 한족을 비롯한 무 수한 소수 민족을 하나의 국가로 통일시킨 중국 지도 자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Information Technology 세션에서 또 한편의 필자 연구실 논문 발 표가 있어 참가하였다. 대부분의 논문이 뚜렷한 아이 디어보다는 웹환경의 장점을 주로 부각시키는 발표들 인 반면, 연구실 발표에서는 실제 현장의 복잡한 에너 지 최적화 문제를 엑셀과 VB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구동한다는 점을 강조, 경제적인 시스템 구현 방안과 실제 적용 사례를 제시하였다.
1월 9일은 오전과 오후를 모두 관광할 수 있도록 시 간이 할애되어, 쿤밍시 외곽에 위치한 ‘석림’과 ‘구향 동굴’을 관광하였다. ‘천하제일의 기관’이라는 석림 (石林)은 쿤밍 동남쪽 약 90킬로미터 떨어진 교외에 위치한 관광 명소다. 약 300여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 는 카르스트 지형의 이곳은 약 2억 7천만년 전 원래 해저였으나 지각의 융기작용으로 솟아오른 뒤,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쳐 이런 신비한 경관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석림에서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구향 동굴은 석회 동굴의 최고 경관들로 이루어진 자연과 예술의 만남 그 자체였다. 힘든 여정을 끝내고 우리 일행에게는 마지막 세션이 될 금요일 저녁의 포스터 발표에 참가했다. 필자의 연구분야–데이터 기반 모 델을 이용한 화학공정에의 적용–와 관련된 논문들이 많아 다양한 토론의 장이 되었다. 필자도 데이터 기반 모델을 이용한 환경 오염 배출 물질의 모니터링과 진 단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IT와 ET를 연결한
200 … NICE, 제22권 제2호, 2004
학·회·참·관·기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2, No. 2, 2004 … 201
학·회·참·관·기
핫이슈여서 인지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 해 주었다. 주요한 질문은 공정의 변화를 잘 반영할 수 있는 모델의 강건성이었다. 모델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인덱스를 통해 모델 개선함으로써 강건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내 대답에 긍적적인 반응을 보여주 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모델링 및 해석 방법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까에 대 한 대화에서는 과거의 경영 성과와 생산성 및 품질, R&D 실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의 수익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자를 찾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는 리소스를 제거함으로써 전사적 성과를 최대화한
다는 견해였다.
금요일 저녁의 포스터 발표를 끝으로 우리 일행은 5 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학회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논문 발표를 통해 한국 PSE 연구인들의 국제적인 위상을 다시금 확인 하는 자리였으며, 개최지가 중국이었던 만큼 무수한 기회가 그곳에 있음을 느끼고 새 시대에 우리가 나아 가야 할 방향을 재정립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끝 으로, 아직은 관광 자원의 개발이 더디고 교통이나 관 광 가이드가 허술하여 불편하지만, 풍부한 관광 및 인 적 자원으로 인해 더욱 발전해 있을 훗날의 운남성과 쿤밍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