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진달래꽃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진달래꽃"

Copied!
12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한국 현대시 읽기

한국

국어국문학과 교수 양혜경

현 대 시

읽기

(2)

한국 현대시 읽기

2

진달래꽃

김소월

(3)

한국 현대시 읽기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4)

한국 현대시 읽기

4

‘ 진달래꽃’의 이해

이 작품의 인물은 님이 떠나실 때 ` 말없이 고이 ' 보내 드리겠노라고 한다 . 제 2, 3 연에서는 영변의 약산에 핀 진달래꽃을 한아름 따다 길에 뿌려 놓을 터 이니 그것들을 걸음마다 밟고 가시라고 한다 .

그리고는 한번 더 강조하여 , 님이 떠나실 때에는 ` 죽어도 ' 눈물을 흘리지 않 겠노라고 한다 . 어차피 떠날 수밖에 없는 님이라면 , 그리고 떠나는 것이 진실 로 님이 바라는 일이라면 굳이 붙잡지 않겠노라는 비장한 말이다 .

님이 떠나실 때 ` 말없이 고이 ' 보내 ...

(5)

한국 현대시 읽기

그러나 이 정도의 의미가 전부라면 「진달래꽃」은 별로 주목할 만한 작품이 되 지 못할 것이다 . 이 작품의 중요한 문제는 위의 내용이 작중 인물의 진심과는 다른 반어적 표현 내지는 역설이라는 데 있다 .

비록 말의 표현에서는 떠나는 님을 ` 말없이 고이 보내 ' 드리겠다고 하고 , ` 죽 어도 아니 눈물 ' 흘리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말이 아 니다 .

진심은 그 반대이다 . 그는 님이 떠날 때 도저히 그렇게 보낼 수 없을 만큼 절실 한 사랑을 품고 있다 . 그러므로 위의 구절들은 그 깊은 의미에서는 오히려 표면 의 문맥과는 반대로 읽혀져야 할 것이다 .

인물의 진심과는 다른 반어적 표현 내지는 역설

‘ 진달래꽃’의 이해

(6)

한국 현대시 읽기

6

이렇게 생각할 때 , 우리는 제 2, 3 연의 말들을 좀더 깊이 음미할 수 있게 된다 . 님이 가시는 길에 뿌리는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다 .

그것은 곧 그 꽃처럼 붉고 아름다운 그의 사랑이기도 하다 . 가시는 걸음마다 그 꽃을 ` 사뿐히 즈려 밟고 ' 가 달라는 말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깊은 사랑을 떠나 는 님에게까지도 아끼지 않으려는 정성의 표현이면서 , 다른 한편으로는 차마 그 아름다운 사랑을 밟으며 떠날 님에의 원망과 한이 서리어 있기도 하다 .

꽃처럼 붉고 아름다운 그의 사랑

‘ 진달래꽃’의 이해

(7)

한국 현대시 읽기

님의 침묵

한용운

(8)

한국 현대시 읽기

8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 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 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9)

한국 현대시 읽기

‘ 님의 침묵’의 이해

이 시의 뛰어난 점은 이별의 슬픔에 절망하지 않고 그것을 새로운 만남의 희망 으로 역전시킨 구조에 있다 .

그렇다면 슬픔을 희망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위대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 그것은 삶에 있어서의 만남과 헤어짐의 실상을 깊이 있게 깨닫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 라는 구절에 나타나 있듯이 , 만남은 곧 헤어짐이요 , 헤어짐은 곧 만남이라는 것 , 다시 말해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의 전제 조건이라는 역설적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

그것을 깨닫는 순간 떠나갔다고 생각하던 ' 님 ' 은 사실은 떠나간 것이 아니라 다만 ' 침묵 ' 하고 있을 뿐임을 알게 되고 , 그 침묵하고 있는 님을 위해 ' 스스 로도 주체할 길 없는 사랑의 노래 ' 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

이별의 슬픔에 절망하지 않고 ...

(10)

한국 현대시 읽기

10

‘ 님의 침묵’의 이해

한편 , 이 시는 상상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 님 ' 이 누구이냐에 따라 시의 내 용과 주제가 달라질 수 있다 .

' 님 ' 을 ' 조국 ', ' 불타 ', 또는 ' 조국과 불타가 일체가 된 존재 ' 로 해석하기도 한다 .

그러나 이러한 해석들은 ' 님 ' 이 지니는 전체 의미를 드러내지 못하고 일부로 써 한정시켜 버릴 우려가 있다 . 시집 < 님의 침묵 > 의 서문『군말』에서 시인 은 " 님만이 님이 아니라 , 기룬 것은 다 님이다 ." 라고 말하고 있다 .

그 말대로 ' 님 ' 은 위의 해석들을 포괄하는 ' 그리워하는 모든 존재 ' 를 가리킨 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

님만이 님이 아니라 , 기룬 것은 다 님이다 .

(11)

한국 현대시 읽기

‘ 님의 침묵’의 이해

만약 만해 한용운을 모르는 외국의 문학 독자가 아무 선입견 없이 「님의 침 묵」을 읽는다면 틀림없이 아름다운 연시라고 생각할 것이다 .

그것도 남성이 아니라 님을 향한 한 여인의 시시절절한 사랑을 노래한 사포의 서정시를 연상하게 될는지 모른다 .

그러나 만해가 불교의 승려이며 기미독립운동을 일으킨 애국지사의 한 사람이 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님의 침묵」을 사랑의 시로서 읽으려 하지 않는다 .

겉으로는 연시 같으면서도 속은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했던 사군가 ( 思君 歌 ) 의 전통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

만약 만해 한용운을 모르는 외국의 문학 독자가 읽는다면 ....

(12)

한국 현대시 읽기

12

‘ 님의 침묵’의 이해

그에 대해서 만해 자신이 직접 대답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시집「님의 침묵」의 첫머리에 실린「군말」이라는 서시 ( 序詩 ) 이다 . 만해는 그 글에서 자기가 시 의 키워드로 삼은 ' 님 ' 이란 말에 대하여 분명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

그것은 바로「님만 님이 아니라 기리운 것은 다 님이다」라는 구절이다 . 무엇 보다도 이 시구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 만아니라」의 조사용 법이다 . 왜냐하면 지금까지 님을 조국 또는 부처님으로 풀이해온 사람들은

「님만 님이 아니라 ... 」를「만」자를 빼고 그냥「님은 님이 아니라 ... 」로 읽 어온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 그 결과로 「님의 침묵」은 연시적 요소가 전 연 배제된 애국시 또는 종교시의 이데올로기로서만 남게 된다 .

하지만 만해는 분명히「군말」에서「님은 님이 아니라」라고 하지 않고「님만 님이 아니라」라고 읊고 있다 . 그가 말하는 ' 님 ' 속에는 일상적인 님의 뜻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

엄격하게 말해서 「군말」에서 나오는 ‘님’의 정의는 그야말로 만해 자신만의 정의가 아니라 한국말의 고전적 정의라고 하는 것이 옳다 .

군말」이라는 서시 ( 序詩 ) 에서 ...

참조

관련 문서

- 계약의 재검토에 대해 협의할 수 있게 한 것은, 대상기간이 44년간이라는 장기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상정할 수 없는 수익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을 염두에

나무 젓가락은 쇠젓가락보다는 약하지만

마인드맵으로 실제적인 논리 프로세스를 경험한 다음 내가 만들고 싶은 인공지능 디자인을 알고리즘과 마인드맵으로 표현할 수 있다.. 웹 사이트를 활용하여 내가

자석을 쇠붙이에 가까이 가져가면 서로 당기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빗방울이 하늘에서 떨 어지는 것은 지구가 빗방울을 당기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연에는 여러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 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 아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죽은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우리는

그러나 그보다 훨씬 하등한 동물들은 스스로 번식 을 하기 때문에 동일한 개체만을 생산해낼 뿐 유전자 의 다양성은 확보할 수 없다.... 간단히 생각하면 자웅동체야말로

목표가 있는 사람들은 지쳤을 때 목표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힘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동기부여의 요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