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양 음 악 사 (6) 서 양 음 악 사 (6)

김 진 호

서 양 음 악 사 (6)

음악을 고리로 한, 인간과 세계,

우주에 대한 통합적 이야기

6강.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의 음악

1. 르네상스 “시대( ^1350-1600) ”와

바로크 “시대( ^1600-1750) ”

르네상스 Renaissance

• 불어, 부활, 재탄생, 재생…

• 용어의 사용: 19세기

• 고대그리스와 로마, 이슬람의 인본주의적 가치들에 대한 관심, 학예 과목들의 부흥

• 르네상스 시대에 있었던 일들: 개성의 표현, 인간

의 존엄성에 대한 자각, 과학의 발전, 인쇄술의 발

명, 상업의 발전과 중산층의 발전, 지리상의 발견,

종교개혁…

고대 그리스와 르네상스 시대가 인식적으로 공유하는 것들

•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인식적 열정

• 세계의 탈주술화, 자연주의

• 유용성보다는 진리에 대한 관심

• "이슬람 학문의 몰락 원인은 학문이 종교 교리에

종속되어 있었던 탓이었다. 이슬람교에서 자연이란

신이 정한 의미심장한 질서의 체계였기에 자연주의

학문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 지식의

특별한 유용성을 주장하는 특별한 인식론으로서의

종교, 정치에 대한 저항

호기심, 두 가지 대조적 입장

• "호기심이란 우리의 시계(

視界) 밖에 놓여있고 인 간 사회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자연현상들을 연구하도록 유혹하는 병적 탐욕"이자 정말 중요한 구 원의 문제에서 눈을 돌리 게 만드는 공허한 지식욕 에 불과”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Aurelius Augustinus, 354-430)

•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호기심을 인간의 전형적인 열정으로 칭송하며 이성 에 버금가는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호기심을 "격렬하지만 일시 적인 감성적 충동"과는 달리 "새 로운 학문에 대한 꾸준하고 지치 지 않는 충동"으로 파악.

• 유용성과 실용성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인간의 본성일 수 있는 이론적 호기심과 인식적 열정, 그 리고 예술적 상상력을 억압한다.

경탄과 감동… 호기심의 적?

•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이렇게 급격히 평가절상 하는 태도는 '뭔가에 경탄하는 태도'를 뒤로 밀쳐냈다. 경탄은 관조와 함께 한 다. 우리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해 스스로 적절한 해명을 찾지 못할 때 그 현상을 보며 놀라워 하고 경탄할 뿐이다. 그 때문에 호기심을 옹호하는 이론가들은 경 탄하는 태도를 지식을 증대시킬 때 꼭 극복해야 할 것으로 간주 하는 경향을 보였다."

• 예술의 분야에서 감동은 학문의 분야에서 자주 통용되는 경탄의 다른 이름인 것 같다. 학문의 분야에서 경탄하기만 하는 태도가 문제이듯이, 예술의 분야에서 감동하기만 하는 태도 역시 문제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우리 스스로에게 왜 감동하고 공감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과, 그것으로 인해 감동받는 우리 자신을 탈주술화할 필요가 있다. 토마스 홉스의 호기심은 예술과 음악의 영역에서도 필요하다.

르네상스 자연주의

• 플라톤의 사상에 힘입어, 사람들은 모든 현상에 대한 보다 확장된 자 연주의적 설명을 구하려고 하였다. 초자연적 해석은 자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없을 경우에만 필요한 것이 되었다. 그렇게 자연주의는 확장 되었고, 더불어서 우리가 탐구할 수 있는 영역, 만물이 올바르게 흘러 가는 영역도 확대되었다. 자연은 통일되어 있는 어떤 것이다. 더불어 이 세상 만물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관념이 아울러 발전한다.

• 13세기 말부터 이루어진 세계에 대한 지리적 탐험은 지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고, 인식과 학문의 발전, 특히 앞서 말한 통일 적 세계관을 더욱 발전시켰다. 탐험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담한 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지 리학, 동물학, 기후학, 진화생물학, 인종학 등의 근대적 학문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였다. 15세기 중반에는 인쇄술의 급격한 발전이 이루어졌 고, 이로 인해 많은 학술 서적들과 저술들이 쏟아져 나와, 많은 사람 들이 지식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적 실험, 르네상스 시대만의 본질인가?

• 모든 시대, 음악가들 중에는 음악적 호기심과 세 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있었다…

• 예술적 호기심, 실험으로서의 다성음악: 다양한 다 성음악의 발전은 창조적인 음악적 실험으로써, 그 자체가 교회정신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하며, 중세 시대의 황혼을 유도하는 음악적 계기.

• 다성음악을 비판하던 가톨릭 교회, 음악을 경시하

는 칼뱅파…

르네상스 음악, 없다?

• 유흥과 오락으로서의 음악 ↔ 호기심으로서의 음악

• 재생할 대상이 있다?

– 고대 그리스인들의 음악이론과 미학?

– 음악의 인간 감정에 미치는 힘에 대한 고대의 주장의 재생?

르네상스 음악, 있다?

• 악보에 기록되는 작곡가의 이름

• 작품의 금전적 가치 인식

• 음악활동의 장, 교회에서 궁정으로

• 자연의 통일성, 음악 작품의 통일성…: 연작미사, 모토미사…

• 중용, 자연스러움, 조화와 균형의 미학

• 르네상스 음악,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특징이

그 시대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바로크(Baroque) 시대

• 1600-1750

• 보석세공 시 울퉁불퉁한 진주를 뜻하는 포루투갈어 에서 유래

• “기이한”, “기괴한”, “지나치게 수식적인”,

“자연스럽지 못한”, “과장된”, “거대한”,

“장식적인”, “표현주의적인”, “화려한”, ‘ 왜곡된”, “사치스러운”, “감정과다의”…

• 세계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유럽, 지식사회, 계 몽주의시대, 계몽군주의 절대왕정 시대…

2.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적 주요 개념들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 음악의 좋은 이해 방식?

•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 음악의 특징들을 무리하게 제시/나열하고, 그것들을 고립된 것으 로 설명하는 것을 지양하자!

• 각 시대의 일반적 특징들을 배경으로, 이 시대 음악에서 새로이 등장한 주요 개념들을 설명하 고, 그 개념들이 이후에도 보편적으로 사용되 고 있음에 주목하자.

• 음악사의 연속성

주요 개념(1): 가사 그리기(Word Painting)

• 성악 중창곡인 마드리갈의 등장을 배경으로

• 문예부흥기의 인본주의적 문학의 특성을 반영한 마드리갈 가사: 페트라르카 운동이라 부르는 16세기 이탈리아 문학 열풍 속에 등장한 양식 으로서의 마드리갈

• 시가 가지는 음악적 효과에 주목

• 음악을 통해 가사의 의미를 묘사하는 기법

• “하늘, 태양, 산” 등의 가사는 높은 음으로

• “땅, 바다, 죽음” 등의 가사는 낮은 음으로

• “일어나다, 날다, 치솟다” 등의 가사는 빠르게 상행하는 음계로

• “평화, 행복” 등의 가사는 협화음으로

• “고뇌, 절망” 등은 불협화음으로 표현

주요 개념(2): 가사가 잘 들리는 다성음악

• 다성음악의 지나친 발전은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 종교적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성가에 대해 비판적인 성직자들

• 종교개혁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가톨릭 교회 내 부의 쇄신의 움직임

• 다성음악 금지론!

• 팔레스트리나, “교황 마르첼루스” 미사

• 다성음악을 사용하면서도 가톨릭 교회의 요구를 수용

• 교회의 다성음악 허용을 유도한 작품

• 가사가 잘 들릴 것과 스타일이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 팔레스트리나, 르네상스 다성음악의 완벽한 모델!

• 16세기 대위법의 교과서! :

주요 개념(3): 오페라?

•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인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인가?

• 바로크 시대의, 르네상스적 음악 양식?

• 그렇다면 다른 예술에 비해 시대의식이 늦은 음악

• 이탈리아 피렌체의 문예살롱인 “카메라타”가 그 미학적 근거를 주장함

• “고대 그리스 연극에 음악이 항상 동반되었으며, 연극이 란 음악이 있어야 진정한 예술이 된다.”

• 고대 그리스 연극의 현대적 재생

• 주요 내용들도 대부분 그리스 신화

• 오페라의 아버지, 몬테베르디(1567-1643)

•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은 오페라, 다수의 오페라 하 우스의 건축

• 독창(아리아와 레치타티보), 합창, 서곡, 춤 등으로 구성

• 17세기 초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등 주요 상업도시들에서 탄생, 유행, 이후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으로 전파됨

• 왕이나 귀족들의 결혼식이나 기타 축하연에서 상연된, 궁 정의 오락물, 희극이거나, 일반 대중들을 위한 상업적 음 악양식이거나… (고대 그리스의 비극과 다른 점들)

주요 개념(4): 감정 및 표현의 양식화

• 르네상스 시대와 바로크 시대의 공통점

• “가사그리기”개념과 함께, 음악의 양식화, 음악적 수사 학의 발전으로 이어짐.

• 음악의 모든 구성 요소들이 관습화되고 표준화된 표현 방식들을 취하면서 각각 특정한 정서를 상징하거나 정 서에 대한 기호로 작용하게 됨

• 이러한 관습적 표현방식들은 오늘날에까지도 유용하지 만, 동시에 이후 모든 시대에서 혁명적이고 새로운 음 악가들은 이 관습들을 폐지하면서 독창성을 얻어간다.

라모의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Hippolyte et aricie, 1733)” 중

“바다의 소음과 바람(bruit de mer et vents)”

• 호른, 사냥의 장면이나 전쟁의 시작

• 오보에, 전원적 삶

• 플루트, 환상과 서정성

• 베이스나 바리톤의 무겁고 엄숙한 남자의 목소리와 결합된 트롬본, 묵시록적 장면

• 트럼펫, 영웅적이고 웅장한 대상들

• 바순, (림스키 코르사코프): “장조에서는 빈정거리는 듯하며 노년의 느낌을 주고 단조에서는 슬프고 허약하다.”

• 장 샤를르 프랑소와, “어떻게 캐스터내츠를 스페인을 떠올리지 않고 들을 수 있겠는가?(Olé!) 어떻게 그것을 추상적인 소리 그 자체로서, 어떤 음악적 맥락에서도 쓰일 수 있는 것으로 들을 수 있겠는가?”

• 안톤 레이샤(Anton Reicha,1770-1836), “트럼본들과 호른들의 결 합은 불길한 느낌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합한 것…”

• 상상하기 어려운 웅장한 하프, 환상적인 바순, 멜랑콜릭한 트럼펫, 영 롱한 팀파니, 상쾌한 더블베이스…

주요 개념(5): 화음, 화성학, 조성음악

• 선법 기반 르네상스 시대, 장단조 기반 바로크 시대

• 각 성부의 결합에 의해 우연히, 부수적으로 구성되는 화 음들이 가끔 제시되는 대위법적 다성음악의 르네상스 시 대, 선험적 화음과 그 화음의 사용법으로서의 화성학에 기반하는 바로크 시대

• 조성음악의 역동성, 지향성, 위계성, 추진력 등을 갖게 된 바로크 시대

• 조성음악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서의 평균율 조율방식

• 라모(J.-P. Rameau, 1683-1754)의 화성학, 자연 과학 으로서의 음악이론?

주요 개념(6): 칸타타, 오라토리오

• 오페라 대용

• 종교적 오라토리오

• 세속적 칸타타

• 헨델,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할렐루야”

• 바흐, 칸타타 147번 중 “예수 나의 기쁨”

주요 개념(7): 기악음악의 등장과 발전

• 성악곡에 종속적이었던 기악음악

• 기악음악의 성악곡, 춤곡 등으로부터의 해방

• 과학의 발달과 그로 인한 악기제작의 발달

• 바이올린, 오르간, 하프시코드, 트럼펫 등의 발달

• 오케스트라의 출현과 발달: 루이 14세의 “왕의 24개 바 이올린”

• 다양한 기악음악 양식들의 등장: 모음곡, 소나타, 협주곡 , 푸가, 즉흥적 양식들(전주곡, 토카타), 변주곡…

모음곡 중 “론도(Rondo) 형식”

• "A-B-A’“, {A-B-A’}-C-{A-B-A’}의 삼부분 형식

• 반복의 미학

• 영어의 "round(반복/순환하다)“에서 유래

• 바로크 시대의 춤곡

• 세상이 진보한다는 관념을 계몽주의자들이 만들어서 사람들 에게 유포하기 전에, 그러니까 세상이 순환한다고 생각하던 시대에 적합한 음악 형식

• 춤과 연회를 일삼았던 당대의 귀족들에게 세상은 역동적이고 진화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었다. 오늘의 즐거움이 내일에도, 내년에도, 아니 영원하게 지속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그들이 다. 이들에게 세상과 음악은 모두 반복되고 순환되어야만 하는 것…

• 반복은 많은 음악들에 편재한다. 음악적 반복은 듣는 사람들 에게 그것을 파악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준다. 반복은 구조 발생의 기초로 작용한다. 그것은 음악의 분명한 시간적 형태 와 특징을 조형한다. 반복이 없었더라면 음악적 인지는 발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복만이 있는 경우에도 인지는 발전하기에 어려웠을 것이다.

• 세상이 순환한다는 인식의 음악적 표현이 론도일 수 있다.

• 자연은 무수히 많은 반복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반복이 어 느새 반복이 아닌 것으로 바뀐다. 자연에서 반복은 반복이 아닌 것의 어머니인 경우가 많다. 좋은 음악은 자연이 그러 하듯, 반복과 반복이 아닌 것의 조화 및 균형을 보여주며, 그렇게 인간의 인지 능력의 한계 내에 있으면서도 그 한계 를 넓히려는 시도를 잊지 않는 것이고, 또 반복으로부터 반 복이 아닌 것이 유래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 "A-B-A’-C-A-B-A’"의 형태나, "A-B-A’"의 형태를 갖는 론도에서 A, B, C들은 서로 관련이 없는 것들이 다. 그리하여 A 다음에 B가 제시되고, 그 후 C가 제 시된다면, 이것들은 병렬적 세계관과 불연속적 세계관 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A로부터 B가 제시된다면, 그리고 C가 B로부터나 A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음악은 연속적 세계관과 발전적 세계

관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현실의 대부분의 론도는 병렬적 세계 인식과 불연속적 세계 인식의 음악적 표현이다. 그래서 반복과 순환이 마감하고 변화가 제시된다면, 그 방식은 급작스러운 데가 있다.

모날디와 소르티의 소설 "임프리마투르(Imprimatur)

• 17세기 후반 유럽에서 발생했다가 돌연 소멸한 페스트와 론도와의 외형적 상동성에 대한 고찰에 기반 하여 소설 속에서 어떤 페스트 환자가 론도를 듣고 회복한다는 다 소 황당한 상황을 그림.

• 루이 14세는 인위적으로 페스트 병균을 퍼트려 적국인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무력화시키고 이를 통해 유럽을 지 배하려는 야욕을 갖는다. 이러한 왕에 대항해 마리 테레 즈 왕비와 구속된 재무총감 푸케, 위대한 철학자 키르헤 등은 왕이 퍼트린 페스트 병균에 대한 처방으로서의 "세 크레툼 비타이"를 비밀리에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세크 레툼 비타이"는 다름 아닌 신비한 론도 형식의 음악이었 던 것이다!

• "[등장인물들 중 하나인 음악가이며 사제인 아토 멜라니가 주인 공인 "나"에게 말하길] "키르헤에 따르면 페스트라는 질병은 인간 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늙고 죽는 거라네. [...] 병이 아직 젊 고 강할 때는 가능한 한 자기 부를 늘리기에 힘쓰는 것이 마치 잔인한 군주가 자기 백성을 이용하는 것과도 같아. 그래서 역병 으로 인해 무수한 희생자가 생기고 학살이 일어나게 되지. 그러 고는 약해져서 쇠퇴하는 것이 마치 가련한 늙은이가 힘이 다하 는 것과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죽는 거지. 역병은 순환적이라네.

사람들을 공격하고, 쉬었다가, 몇 년 후에 또다시 공격에 나서지 . 그런 식으로 무한히 계속되는 걸세." "[주인공인 "내"가 말하길 ] 그렇다면 그건 제자리에서 끊임없이 맴도는 것과 같군요." "바 로 그거야, 순환하는 사술 같은 거지.' "하지만 그렇다면, 페스트 는 결코 근절될 수 없을 것 아니에요?" "그렇지가 않지. 세크레 툼 페스티스[페스트의 비밀]를 알면 그 순환 사이클을 바꿀 수가 있어." "어떻게요?" "내가 읽은 바로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네.

페스트를 퍼뜨리는 '세크레툼 모르비'와 그걸 고치는 '세크레툼 비타이'말일세."

• [...] [기타연주자인] 드비제는 그제야 내가 원하던 곡을 [페 스트 환자 앞에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내가 일찍이 들어본 모든 춤곡 중에서 여관의 모든 투숙객의 귀를 솔깃하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곡, 그의 스승 프란체스코 코르베타가 프랑 스 왕비 마리 테레즈를 위해 썼다는 그 훌륭한 론도를. [...]

드비제는 론도를 한 번,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여 연주했다.

[...] 드비제가 며칠 전에 뭐라고 말했더라? 론도의 교대하는 소절들은 "새로운 화음 시도를 담고 있어서 규범적인 음악에 서 약간 벗어난 듯한 다소 의외의 방식으로 완성된다. 론도는 돌연 종결부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멜라니 사제가 키르헤 의 편지에서 읽었던 것은? 페스트란 순환적이며, "끝에 가서 는 예기치 않고 신비로운 일, 의학 이론과는 무관한 일이 일 어난다. 병은 최고조에 달했다가, 세네스치트 엑스 아브룹트(

갑자기 늙어서) 돌연 시들어버린다." 드비제가 론도를 묘사하 는 데 썼던 말과 키르헤가 페스트에 대해 했던 말은 거의 동 일했다.

• [...] "페스트로부터 보호해주는 '세크레툼 비타이'란 바로 그 음악 속에 있는 거라네." [...] 그때 갑작스러운 외침이 울려 퍼졌다. [...] "성공일세! 놀라운 일이야! 이겼어!"

[...] [페스트 환자로써 정신을 잃었던] 영국 청년 베스포 르디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요란한 기침을 해대고 있었다.”

• 소설이 제시하는 론도와 페스트의 상동성(homology)에 대한 가정은 분명해 보인다. 론도는, 아니 다른 많은 음악 의 양식과 형식들은 세계에 대한, 특히 시간에 대한 사람 들의 보편적 인식의 표현 혹은 반영일 수 있다.

참고문헌(reference)

• 민은기, 서양음악사, 음악세계, 경기도: 2007.

• 허영한, 이석원, 고전음악의 이해, 심설당, 서울: 2011.

• Jürgen August Alt, Das Abenteuer der

Erkenntnis, 박종대, 인식의 모험, 서울: 2003.

• Rita Monaldi, Francesco P. Sorti, "Imprimatur', 최애리 역, 문학동네, 경기도; 2004, 522, 597-598, 601, 605쪽.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