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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4호, 2012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도전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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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영 민 교수
(경희대학교)高山 품안의 둘째날은 ‘란드룩’에서 ‘간드룩’까지다. 본격적으로 해발 2,000 m를 넘는 정글과도 같은 깊 숙한 계곡과 하늘을 맞닿는 능선, 그리고 고산지대 농경지 등을 가로지르는 코스다. 무엇보다 500여 미터 이상의 계단길을 내려가 다시 1,000여 미터의 계단길을 오르는 살벌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중간중간 트레 킹 팀이나 마을 주민들을 마주하는 새로움이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밀림을 벗어날 때마다 환하게 대해 주는 ‘안나푸르나’와 그 곁의 ‘마차푸차레(6,993 m)’봉이 싱그러워 더위와 피곤을 가시게 해준다.
아침해를 받아들이는 히말라야 흰산에서 연신 피어오르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하루 산행을 시작한다. 같
은 자리에 있으면서 같은 모습으로 거울같이 비취는 자태가 시시각각 새롭게 나타난다. 2월초 겨울인데도
영봉의 바위들이 드러나 있는 곳이 많다. 현지 사람들에 의하면 ‘온난화’ 현상 때문에 저렇게 안개도 피어
오르고, 봉우리 눈도 많이 벗겨내지고 있단다.
KIC News, Volume 15, No. 4, 2012
KIC News, Volume 15, No. 4, 2012 65
화전민들인지, 그저 그렇게 옛적부터 농사를 지어오던 원주민들인지 2천미터 아래에 작은 이랑이랑 밭 을 일구며 생활하는 마을들을 자주 거친다. 2천미터 이상은 정부에서 자연보호를 위해 경작을 제한하는 건 지, 아니면 그곳 고산작물들이 2천미터 이하에서만 서식하는 건지 줄곧 궁금했으나 결국은 답을 얻지 못하 였다. 수확한 농작물을 밖에 내다 파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터이고, 여러 가지 생필품 입수도 용이하지 못 한 힘든 삶이 눈에 밟힌다.
고산지대 산행길엔 어디서든 멀리 흰 산이 보인다. 그 배경으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마을들은 해발 2천
미터 이상의 높이에 있다. 터만 있으면 민가와 밭이 있고, 어린 아이들부터 노인들이 마을 어귀나 길가에
나와 지나는 사람구경, 집안 잔일, 수제품 판매, 장난삼은 구걸, 관광객들과의 사진촬영 등등의 나름 바쁜
시간들을 보낸다. 순박한 아이들과 노인의 모습과 더울어 어딘지 모르게 시장통의 분주한 분위기도 느껴지
는 산골마을들이 이어진다. 열 다섯은 족히 되어 보이는 까무잡잡한 소녀가 사진을 함께 찍자더니 모델료
를 내란다. 헐~ 주머니에 손 넣었다가 ABC 초코렛 하나 집어 탁 얹어주고는 줄행랑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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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15권 제4호, 2012
산행 도중에 종종 만나는 흰 산만큼이나 맑은 아이들은 우리네 관광객들의 주머니 속 쵸코렛을 줄곧 스
캐닝해대며 눈인사를 한다, ~나마스떼~. 神은 인간에게 ‘운명’이라는 굴레를 씌운 것이 분명하다. 한 아이
가 거리에서 놀고 있길래 작은 사탕을 하나 건넸더니 3초도 되지 않아 후두루룩 아이들이 나타났다. 둘넷
여섯일곱... 군것질거리가 귀할 수 밖에 없는 오지에서 간간이 지나치는 여행객이 이들에겐 과자, 껌, 초코
렛 공급원이 될 수 밖에 없을 터이다. 살찔까봐, 이 썩을까봐 단도리 당하는 우리네 도시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기쁨과 축복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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