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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사고방식에 근거한 ‘한국적 디자인 씽킹’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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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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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20.04.10 심사기간_2020.05.01-14 게재확정일_2020.05.21

동서양의 사고방식에 근거한 ‘한국적 디자인 씽킹’ 고찰

‘Design Thinking of Korean Mindset’ Based on the Eastern and Western Mindset

김경원, 동서대학교 디자인학부 조교수

Kim Kyung Won, College of Design, Dongseo University

차례 1.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1.2. 연구방법 및 범위

2. 이론적 배경

2.1. 동서양의 사고방식 2.2. 동서양의 창의성

3. 디자인 씽킹에 대한 비평적 논의

3.1. 서양적 사고를 중심으로 발전한 디자인 씽킹 3.2. 산업 환경과 패러다임의 변화

3.3. 디자인 씽킹의 재 정의를 위한 해석적 단서

4. 한국적 디자인 씽킹에 대한 고찰 4.1. 한국 사회에서 고착된 디자인의 개념 4.2. 한국성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씽킹 5. 결론 및 제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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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사고방식에 근거한 ‘한국적 디자인 씽킹’ 고찰

‘Design Thinking of Korean Mindset’ Based on the Eastern and Western Mindset

김경원, 동서대학교 디자인학부 조교수

Kim Kyung Won, College of Design, Dongseo University

요약 중심어

동양적 사고방식 서양적 사고방식 디자인 씽킹 창의성

한국적 사고방식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추구해 온 디자인은 그 발생이 서양의 산업화에서 출발했다는 이유로 조형성뿐 만 아니라 심리적 경향까지 서구적 사고에 맞춰왔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태 어나는 순간부터 특정한 사고의 습관을 가지도록 끊임없이 사회화된다. 디자인은 일종의 메타언어로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의 관계망 속에 놓여있다. 따라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도구로 활용하는 ‘디자인 씽킹’ 또한 그 문화에 속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근거해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서양 과 동양의 사고 차이를 분석한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디자인 씽킹을 비평적으로 논의했다. 첫째, 현 재 디자인 씽킹은 서양적 사고방식에 담겨있는 디자인의 개념이 그대로 이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 라서 독립성을 강조하는 서양 사회와 비교해 상호의존적이고 집합주의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동양인의 사고방식과 대치될 수 있다는 전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산업의 패러다임이 수직적 위계에서 수 평적 구조로 확장 ‧ 연결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렴적 사고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 다는 서양의 논리가치가 적응과 관계를 중심에 놓는 동양적 논리가치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 다. 셋째, 서양과 동양이 공간을 비롯한 대상을 인식하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양인이 확산적 사 고를 통해 새로운 생각의 단서를 찾아냈다고 한다면 동양인은 수렴적 사고의 강제화를 통해 문제에 대한 창의적 단서를 발견한다. 문제의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수렴적 사고를 통해 결론을 짓는 서양인의 사고방식과 달리 동양인은 다시 확산적 사고를 통해 결과의 범주를 재인식하는 태도를 가진다. 특히 한국과 같이 동류의식이 강한 사회에서는 온전한 하나의 답을 구하는 것 보다 결과가 어 느 범주에 속하는지의 정도를 표현하는 것에서 합리성을 발견하는 경향을 가진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 의 결과로 제시된 ‘한국적 디자인 씽킹’은 기존의 관점을 비평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대안 적 방법론의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ABSTRACT Keyword

Eastern Mindset Western Mindset Design Thinking Creativity Korean Mindset

The formative and psychological tendencies in design that we pursue have been adapted from the Western mindset. However, people from different cultural background are constantly surrounded by the social norms prevailing in their own cultural environment from the moment they are born until they develop their own thinking. Therefore, design may be considered a meta-language in the network of social and cultural factors. Design thinking, which uses the concept of design as a tool, is a problem-solving tool used by people of a specific culture, and it needs to be developed based on the mindset of the people belonging to that culture. This study critically discussed the design thinking based on existing research that analyzed the differences between a Western and an Eastern mindset. First, the notion of current design thinking stems from the concept of design in the Western mindset. This is contrary to the way of thinking of Asians who aim for an interdependent and collectivistic society compared to Western society, which emphasizes independence. Second, the industry paradigm is extended and connected from a vertical hierarchy to a horizontal structure. The Western logic of productivity and efficiency can be improved through convergent thinking by changing to an Asian logic value that places importance on adaptation and relationships. Third, the West and the East differ in their perspectives of perceiving an object. If the West finds clues to new ideas through divergent thinking, the East affirms that solutions lie in convergent thinking. In deriving the results to a problem, unlike the Western way of thinking that concludes through convergent thinking, Asians recognize the category of results through divergent thinking. Korean society, particularly, is strongly aware that rationality can be found by expressing the degree to which a result belongs to a category rather than finding a single solution. Thus, ‘Design Thinking of the Korean Mindset’ in this study can be considered as an alternative methodology that is developed from the critical interpretation of the existing viewpoint.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 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C2A040833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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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3차 산업혁명까지 디자인산업은 물리적 제품 혹은 한정된 미디어를 통해 구현되는 상품으로 명확히 구분해 규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디자인은 특정 영역에 한정지어 정의내리기 어려 워졌다. 디자인은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특정한 문제를 둘러싼 해결방법, 사고의 프로세스 까지 그 개념적 정의를 넓혔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최근 산업의 변화는 ‘디자인’을 모든 영역과 융합하는 개념적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산업 패러다임의 구조가 큰 틀에서 변화하는 현상은 지금까지 우리가 믿고 그대로 따라 왔던 다양한 방법론과 사고방식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필요성을 상기시킨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적 사고는 여러 가지 발상법을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도구 로 활용되어왔다. 하지만 2000년대를 기점으로 산업의 형태가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면서 디자인 사고방식은 ‘디자인 씽킹’이라는 이름을 통해 창의성 발현의 대명사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이 방법론은 어떠한 대상에 대한 문제, 더 나아가 현상에 대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혁신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으로 의미를 확장했으며 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방법론 중 하나로 정착했다.

디자인 씽킹은 ‘생각하는 방법’이라는 추상적 행위를 구조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결국 어떠한 생각을 떠올리고 실행하는 행위가 사람들 사이에서 발현되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로 체계화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삭센 등(S. Isaksen, G. Puccio, D. Treffinger, 1993)이 강조한 바와 같이 창의적 생각의 범주나 지향점은 개별 요소들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환경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대적인 상태에 놓여있다.1) 루트번스타인 등(R. Root-Bernstein & M.

Root-Bernstein, 2007)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보고 기록한 모든 지식의 틀은 자주 왜곡된다고 강조한다.2) 이는 시대와 종족의 집단적 압력, 시대적 흐름의 영향 때문이고 동시에 개인이 가진 개별적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창의적 사고방법의 활용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적용‧발전되어야 함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디자인 씽킹이라는 방법론에 있어서 인간의 사고방식이 문화적 배경에 따라 그 구조적 틀이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는 데에 있다. 이에 따라 큰 틀에서 서양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디자인 씽킹과 동양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디자인 씽킹에 대한 관점의 비교 를 시도한다. 또한 서양적 디자인 개념과 접근법이 보편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디자인 씽킹의 활용가치를 비평적으로 논의하고 이를 통해 ‘한국적 디자인 씽킹’에 대한 필요와 가능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1.2. 연구방법 및 범위

본 연구는 첫 번째로 니스벳(R. Nisbett, 2004)을 비롯한 서양과 동양의 사고 차이를 분석한 기존의 연구를 기점으로 문화마다 다르게 인식하는 창의성 개념의 차이를 살펴본다. 디자인 씽킹은 결국 창의적 사고를 통한 새로운 제안의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서양적 사고방식에 근거해 발전해온 디자인 씽킹을 산업의 발전과 변화의 패러다임과 연관 지어 살펴볼 것이다. 두 번째로 현재 한국사회에서 활용되고 있는 디자인 씽킹의 유의미성과 문제점을 도출하고 ‘한국적 디자인 씽킹’이라는 대안적 방법론을 제안할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방법은 주요 선행연구 자료의 비교와 현상에 대한 비평적 담론을 종합해 비교 하는 방식을 취한다. 연구의 범위는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 아이데오(IDEO)3)의 디자인 씽킹 방법론과 이의 기본 배경이 되는 영국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의 더블다이

1) S. Isaksen, G. Puccio, D. Treffinger, 「An Ecological Approach to Creativity Research: Profiling for Creative Problem Solving」, The Journal of Creative Behavior 27, 149-170, 1993

2) R. 루트번스타인 등, 『생각의 탄생-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박종성 역, 에코의서재.

2007, p.74

3) IDEO는 혁신적 제품을 디자인한 미국의 디자인 컨설팅 기업이다. 2000년에 더블다이아몬드 방법을 비롯한 기존의 디자인적 사고방법을 종합해 공개했으며 디자인 씽킹이라는 용어를 대중화 시킨 것으로 유명해 졌다. (https://designthinking.id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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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방법4)을 주요 비교 대상으로 활용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예시는 주류 담론의 사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의 문헌에서 형식과 구성이 일부 상이할 수 있음을 밝혀둔다.

2. 이론적 배경 2.1. 동서양의 사고방식

인간의 사고방식(思考方式, A way of thinking)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고 궁리하는 방 법이나 태도’를 가리킨다. 여기에서 사고의 주체가 가지는 태도는 개인의 역사 안에서 누적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문화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하 고 있는 가치 혹은 신념으로, 세대를 관통해 연결하는 체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서양의 문화를 개인주의, 자유주의에 기본을 둔 문화라고 본다면 동양의 문화는 집단주의, 유교주의 문화라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론적 관점이다. 니스벳은 인간의 사고방식이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사회의 생태환경이 사회 구조의 사회적 규범과 세계를 보는 관점을 결정하게 되었 다고 강조한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기원은 민족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우주의 본질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에 있다는 것이다.5) 따라서 문화권에서 학습되고 규정되는 사고방식은 이를 바탕으로 나타나는 ‘사고의 과정’과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자기 개념 세상 지각 인과론 언어, 분류 진리 탐구

동양

▷ 고맥락

▷ 집합주의적 사회

▷ 상호의존성

▷ 타협

▷ 전체를 보는

▷ 종합

▷ 의존적

▷ 적응하는

▷ 순환론

▷ 상황론

▷ 상황귀인

▷ 복잡성 추구

▷ 동사적 관점

▷ 관계 중심

▷ 경험

▷ 포괄성 (Both/And)

서양

▷ 저맥락

▷ 개인주의적 사회

▷ 독립성

▷ 논쟁

▷ 부분을 보는

▷ 분석

▷ 독립적

▷ 통제하는

▷ 직선론

▷ 본성론

▷ 성격귀인

▷ 단순성 추구

▷ 명사적 관점

▷ 범주, 사물 중심

▷ 논리

▷ 선택성 (Either/Or)

<표 1> 니스벳이 규정한 서양과 동양의 사고방식 비교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고방식의 차이는 문화적 차이에 의해 상대적으로 상이하게 나타난다. 서양적 사고는 환원주의, 개인주의와 같이 개인을 중심에 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 며, 동양적 사고는 전체론적, 집단주의와 같이 환경적 요인을 중심에 두는 경향을 가지고 있 다.6) 다시 말해 서양적 사고는 부분 혹은 개체에 우선한다는 것이며, 동양적 사고는 전체 혹은 환경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니스벳은 이러한 서양적 사고의 특징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개별 대상으로 분리해 논의하고 개체를 명사로 접근하는 태도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반면 동양적 사고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집합주의적인 관점을 통해 바라보며 타인과의 관계에 중심을 두어 동사로 접근하는 태도를 만들었다. 명사적 태도는 하나의 현상을 정의내리는 경향을 말하는 반면 동사적 태도는 주어와 목적어 사이의 연결고리를 생성하면서 통합적으로 결론짓는 경향 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비교가 관점의 균형을 가지기 위함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동양과 서양의 비교는 단순히 이분법적 구분이 아니라 차이점을 드러내 어떤 측면의 경향이 더 강한가 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왜냐하면 물질적, 비물질적 네트워크의 발전에 급격 하게 영향을 받은 현대사회를 특정 문화의 특성만으로 유형화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4) 더블다이아몬드 방법(Double Diamond)은 2004년 영국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가 제시한 디자인 프로세스 모델의 이름으로 discover-define-develop-deliver의 네 단계를 거쳐 확산과 수렴의 사고를 반복해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을 가 지고 있다.

5) R. 니스벳, 『생각의 지도-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2004, pp.189-199 6) Ibid, pp.159-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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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서양의 창의성

창의성이란 ‘새롭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정의되 어 온 ‘창의성’의 개념은 다양하고 남과 다른 생각의 발현을 강조하는 서양의 사고방식을 바탕 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창의성은 단일한 능력이라기보다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능력을 아 우르는 복합적 개념이다.”7) 창의성에 대한 초기연구는 주로 독창성, 유창성, 융통성, 정교성 등을 포함하는 확산적 사고의 관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창의성의 개념적 활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총체적 연구가 주요 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창의성은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의 활용과 환경적 적응의 논의까지 다루어지고 있다. 스턴버그(R. J. Sternberg, 2002) 등은 동양과 서양 의 창의성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공통적인 관점은 서양이 개성 추구 와 독창성의 측면이 강한 창의성을 가지는 반면 동양은 사회 문화적 체계 안에서 적응하고 수정을 통해 발현되는 창의성을 갖는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다8). 즉 서로 다른 문화에서 의 창의성에 대한 비교가 필요한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는 창의적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문화와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보편적 정의 로서 ‘창의성(creativity)’이 새로움과 자유를 추구하는 서양 문화권에서 적합한 개념이었다면 동양 문화권에서 ‘창의성(創意性)’은 기존 사회의 문화적 체계에서 수정과 적응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9)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사고방식의 메커니즘은 창의성의 발현이라는 부분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서양적 사고와 동양적 사고의 차이가 문화권에 따라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생각의 지향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발상법(發想法)’이란 어떠한 생각을 전개시키거나 드러내는 기술 또는 방식을 말하는 데, ‘발상’이라는 개념이 방법(法)과 만나면 사고 과정의 일부를 강제화해 기존의 논리와 다른 생각을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갖게 된다. 따라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지 않은 창의적 발상법 혹은 디자인 씽킹을 비평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디자인 씽킹에 대한 비평적 논의

3.1. 서양적 사고를 중심으로 발전한 디자인 씽킹

현대디자인은 서구의 근대화 과정에서 합리적 태도와 가치의 전환으로 나타난 기능미 중심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적어도 20세기의 테두리 안에서 디자인은 과학, 시민사회, 산업화와 공업화의 등장에 따라 발현된 사고방식과 태도의 변화 과정을 통해 발전했 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디자인은 산업화와 공업 문명에 내재된 비인간성의 문제를 인식 하고 디자인의 목적을 인간성 회복에 두려는 태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변화의 근본적 인 인식은 디자인이 인간과 인간의 생활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으로 다시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디자인의 변화에 대해 강현주(1999)는 “디자이 너들의 활동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것은 산업사회 내부 균열의 징후들과 모순들을 디자인을 통해 해결해내고자 한 통합적 시도”10)라고 했으며, 히로시(柏木博, 1999)는 “기술적 발전과 생산 양식의 변화에 따른 사회변화를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를 의도적으로 변혁시켜 사회 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11)이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결국 디자인은 사회변화를 인식

7) 조수현, 「창의성에 대한 인지신경과학 연구 개관」, 인지과학 26(4), 393-433, 2015

8) R. J. Sternberg, J. C. Kaufman, J. E. Pretz, 『The Creativity Conundrum』, NY: Psychology Press, 2002

9) 창의성(creativity, 創意性)의 의미해석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영어의 ‘creativity’의 어원은 희랍어 ‘creare’에서 왔으며 인도유럽어 ‘ker’와 상관관계가 있다. ‘ker’에 담긴 ‘자라다’라는 의미는 창의성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움이 아니라 이미 존재 하던 것을 점진적으로 자라나게 만들어 생성되는 결과라는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 한자어 비롯할 ‘창(創)’은 새롭게 시작하 다는 뜻을 담고 있고, 생각할 ‘의(意)’는 마음의 소리를 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종합해보면 동양의 창의성은 마음에 있는 즉 ‘자신 의 생각을 새롭게 꺼낸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동서양에서 바라보는 창의성의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정과 적응을 추구하는 개념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성익‧이규민, 「창의성의 다원적 접근모형들의 고찰과 시사점 논의」, 아시아교육연구 5(4), 169-193, 2004)

10) 강현주, 「20세기 디자인과 근대 프로젝트」, 디자인학연구 12(4), 139-147, 1999 11) K. 히로시, 『20세기 디자인』, 조형교육 1999, pp.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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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찰 및 실천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대중들은 이전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혁신의 중심에 디자인의 개념적 정의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디자 인 개념의 형성과 정착은 서양의 근대화가 동양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식 되었다.

디자인 씽킹에서 ‘디자인’이라는 명제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 프로세스가 일반적으 로 어떤 아이디어를 종합하기 이전에 형식과 상관없이 대상이 가진 문제 분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며 이는 문제의 발견을 통해 최종적으로 대안의 제시와 평가 단계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석하면, 분석과정에서의 창의성은 확산적 사고로 대치되고 최종 대안의 제시는 수렴적 사고로 대치해서 논의할 수 있다. 길퍼드(J. P. Guilford, 1967)가 제안한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12)는 오랫동안 창의성 발현의 중요한 인지능력으로 여겨져 왔다. 확산적 사고는 결국 모든 현상을 한데 모으는 수직적 틀로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합리성을 획득한다. 즉, 이성과 논리를 전제로 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이 지배적인 서양사회에서 확산적 사고는 새로운 생각의 영역으로 유형화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목적을 가진 심리학 기반의 여러 방법론은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반복을 통해 아이디어를 논리의 범주로 끌어들여 문제 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형식을 차용하게 된 것이다. 서양인들은 독립되고 개인주의적 사회를 지향하기 때문에 보다 분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이나 대상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을 가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든 사회는 상호의존적인 사회인가 아니면 독립되고 단절된 형태를 하고 있는가 질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힘보다는 외부의 힘을 중시하는 상호의 존적이고 집합주의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동양인들은 외부 환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 왔다.

만약 세상을 지각하는 서로 다른 눈을 인정한다면 디자인 씽킹의 메커니즘을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기존의 서양적 사고관점에서 인간의 사고방식이 논리를 먼저 지각하 는 수직적이고 수렴적인 사고에 맞춰져있다고 상정했을 때 발상의 과정에서 확산적 사고를 강제화해 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계를 중시하는 집합적인 관점에 서는 오히려 확산적 사고가 아닌 수렴적 사고를 강제화 해야만 유의미한 창의적 관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 합리적 추론을 해볼 수 있다.13)

디자인 사고는 여러 가지 발상법을 기반으로 발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도구로 활용 되어 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하지만 디자인 개념을 확장한 디자인 씽킹은 창의성발현 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분석적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적 사고방식으로 그 활용가치를 정의 할 수 있다. 2000년을 기점으로 디자인 씽킹은 하나의 대명사로서 어떠한 현상(또는 대상)에 대 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으로 그 의미를 규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디자인의 개념을 단순히 명사적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동사적 관점으로 작용해 디자인 씽킹을 모든 영역과 융합될 수 있는 ‘메타언어(metalanguage)’14)로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을 하나의 시각 언어로 이해했을 때, 혹은 대상의 개념화를 통해 규칙을 규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했을 때, 모두 메타언어적 속성을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의 일상 언어가 이미 내재된 규칙과 체계를 지니고 있다면 외부세계를 다른 언어적 기호로 표상하기 위해서는 해석의 체계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즉 디자인은 대상에 따라 방법론이 지니고 있는 메타언어적 규칙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의미적 기준을 세우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3.2. 산업 환경과 패러다임의 변화

한편 이러한 개념 전환의 배경에는 산업 패러다임과 구조의 변화가 있다.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 화 되는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의 산업 시스템은 수직적 구조 즉 시스템의 단계적 과정을 통한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 안에 주어진

12) J. P. Guilford, 『The nature of human intelligence』, NY: McGraw-Hill, 1967 13) R. 니스벳, op. cit, p.82

14) 메타언어는 “언어의 구문 규칙을 기술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를 말한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6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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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로 수렴되어야 하는 수직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첨단 기술을 단순히 활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거의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변화시키면서 산업의 많은 영역을 수평적으로 확장하고 연결시키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제 조업 분야에서 대량맞춤 생산(Mass customization)의 개념이 부각되면서 소비자의 개별적인 요구에 대응하는 형태는 대표적인 변화의 예다. 이는 산업이 수평적 구조, 즉 수많은 다양함이 넓게 펼쳐지는 형태로 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정보서비스는 다수의 개인별 성향을 파악해 사용자를 찾아가는 대량맞춤에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보는 하나의 서비스 상품 으로 시장 안에서 물리적인 제품의 가치보다 우위에 서게 되었고 페이스북과 같은 뉴스피드 알고리즘(news feed algorithm)은 정보의 위계를 재구성해 상품가치를 생산한다. 파인(J.

Pine, 1999)은 이 점을 강조하면서 “정보 혁명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정보 과잉 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정보 기업가들은 유익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품가치가 있는 관련 정보와 비관련 정보의 분리를 시도한다”15)고 강조한다.

3.3. 디자인 씽킹의 재 정의를 위한 해석적 단서

큰 틀에서 사회와 산업의 형태는 수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급격 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디자인 씽킹의 재 정의를 위해 크게 두 가지 해석적 단서를 제공한다.

첫 번째는 과정 중심적인 디자인 씽킹 방법론이 기존의 서양적 가치관과 대치되는 경향을 가지 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 씽킹은 모든 문제의 해결과정에 초점을 맞춰 과정중심주의 혹은 그 과정에 가치를 부여하는 한계점을 보인다. 이러한 한계는 서양적 사고의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에서 나타난다. 예컨대 기존의 문제에 대한 개선의 의미에서 디자인의 역할 이 실마리를 풀 수 없는 문제(wicked problem)에 부딪혔을 때 디자인 씽킹에서는 논리로 설명 이 불가능한 영역을 공감(empathy)이라는 개념을 통해 과정의 가치로 규정하는 경향을 보인 다. 사회와 산업이 수평적 구조로 변화한 상황에서 수렴적 논의에 다다르지 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경계가 불명확한 문제에 대해 유일한 결과가 아닌 맥락에 따라 해석 가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동양적 가치관 혹은 사고방식에 근거한 창의성의 범주와 유사함을 발견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발상의 기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 사고방식의 틀은 문화적 특징에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서양과 동양 혹은 서구 유럽과 동아시아 문화권은 공간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점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양인 에게 있어 환경은 극복의 대상으로 현실을 넘어서는 지점까지를 탐구하는 과학적 탐구방식을 갖는다. 예컨대 21세기까지 이르는 과학의 발전은 합리적 이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탐구의 대상 을 밖으로 확장하는 사고방식을 갖는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간에 대해 운동과 생성 을 상정하여 사유했다. 반면 동아시아의 철학에서 공간은 존재론적 실재로서 인식을 상정한 다.16) 동양인에게 있어 환경은 극복이나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조화와 순응의 대상이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천원지방(天圓地方)17)이라는 명제를 통해 인간이 서있는 땅을 영역을 나누어 설정하고 그 안에 위치하려고 하는 개념적 배경을 따른다. 즉 공간을 구획으로 규정하고 이해하 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특징은 문자의 속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서양의 주류 문자인 로만 알파벳은 각각의 글자를 하나의 객체로 인식하고 이 글자의 조합은 선형적으로 확장되어 단어 의 공간을 구성한다. 즉 개별글자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조합이 공간 환경을 조정 하는 방식을 가진다. 반면 한자나 한글의 낱자 형태는 먼저 네모 공간을 동일하게 설정해 규정

15) J. Pine. 『Mass Customization : The New Frontier in Business Competiti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1999, pp.177

16) 이명수, 「아시아적 공간과 생성의 문제」, 동양철학연구회 78, 207-231, 2014

17) 천원지방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뜻이다. 음양원리가 도형과 숫자로 반영된 것으로 동아시아의 조형적 인식 그리고 공간인식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6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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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그 안에서 획의 조합이 채워지는 방식을 갖는다. 이렇게 공간적 환경을 먼저 설정하는 것은 획의 수와 관계없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한글의 ‘으’, ‘아’와 같은 낱자는 ‘을,

‘를’, ‘빨’ 등과 같은 낱자에 비교해 획의 수에서 확연이 차이를 보이지만 이미 규정된 환경에 의존하고 그 공간에 적응하려는 사고방식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서양(왼쪽)과 동양(오른쪽)의 공간 인식방법

결국 지금까지 활용되어온 디자인 씽킹의 목적과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창의성’은 지금까지 독창적이고 과거의 것과 눈에 띄게 구분되는 생각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서양의 사고에 근거한 창의성에 한정하고 있었다. 이는 여전히 근대 산업화와 모더니즘적 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서양문화의 관점에 한정지어 논의되어 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동양적 창의성은 수정과 적응 의 개념으로 요약된다.18) 기존의 디자인 씽킹을 포괄적인 사고법의 관점으로 이해했을 경우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반복되는 담금질 속에서 창의적 생각이 발현된다는 논리가 생성 된다. 즉, 서양인은 수렴적 사고의 속성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발상의 기점을 확산적 사고 로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변부적 사고의 속성을 가진 동양 문화권에 서 디자인 씽킹은 수렴적 사고로 부터 시작했을 경우 보다 명확하게 문제의 발견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결국 서양적 사고가 나로부터 집단 혹은 주변을 규정하는 것이라 면, 동양적 사고는 집단 혹은 주변으로 부터 나를 규정하는 것이다. 한 문화에 내재된 사고방식 은 쉽게 변하지 않는 속성을 가진다. 따라서 디자인 씽킹의 방법론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고 새로운 방법론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공존함으로써 발생되는 여 러 가지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보다 복합적으로 접근해 상호보완적 방법론에 대한 해석과 대안 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림 2> 영국디자인위원회(2019)의 더블다이아몬드 방법

<그림 2>의 더블다이아몬드 방법19)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서양적 사고과정은 확산적 사고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를 서양과 동양의 사고 과정으로 도식화 하면 <그림 3>과 같이 비교해

18) 성은현, 「동서양의 창의성 차이 고찰-창의적 문화와 환경, 성격, 사고, 산물을 중심으로」, 영재와 영재교육 5(1), 2006 19) https://www.designcouncil.org.uk/news-opinion/what-framework-innovation-design-councils-evolved-dou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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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다. 하나의 인식에서 출발해 확산적 사고를 강제화 하는 서양적 관점의 방법론과 달리 동양의 사고과정은 수렴적 사고가 선행되어야 지속이 가능함을 유추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동양 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성을 유지하도록 유 도되어 왔고, 서양인들은 개별화된 단서들을 통해 독립된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 다.20)

<그림 3> 서양(왼쪽)과 동양(오른쪽)의 사고 과정 비교

종합해 보면,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은 대상을 인식하고 규정하는 시작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서양적 사고가 나에서 출발해 밖으로 확장하는 반면 동양적 사고의 틀은 전체를 규정하고 안으로 세부를 드러내는 개념적 전제를 가진다. 발상법이 생각의 과정을 강제화 하는 것이라면 서양적 창의성은 점에서 시작해 주변으로 사고의 폭을 넓히는 ‘확장-지향적 사고방식’을 필요 로 하지만 동양적 창의성은 주변의 관계에서 시작해 안으로 연결하는 ‘수렴-지향적 사고방식’

의 속성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4. 한국적 디자인 씽킹에 대한 고찰 4.1. 한국 사회에서 고착된 디자인의 개념

한국사회에서 디자인은 그 발생이 서양의 산업화에서 출발했다는 이유로 조형성뿐만 아니라 심리적 경향까지 서구적 사고에 맞춰왔다. 하지만 앞에서 논의한바와 같이 서구적 합리주의가 현대 디자인에서 최선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수렴과정을 통해 최선의 합리적 결과도출을 강제화 하는 것이 아닌, 상대적이고 보완적 사고방식의 배경적 이해 가 필요하다. 서양적 사고와 동양적 사고의 비교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디자인 씽킹이 보편주의 적 관점에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한국적 문화 배경에서 성장한 사람 들이 사회화 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사고 습관을 가지도록 유도되어 왔는지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의 관계망 속에 놓여있는 한국사회 속에서 디자인이 메타언어로 어 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적 사고를 바탕으로 디자인 씽킹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디자인이 서구의 문화적 발생의 배경에 의해 생성되고 전파되었으 며 그것을 비평적 논의 없이 그대로 흡수·수용했다는 점이다. 서양의 사고방식을 중심으로 발전 한 디자인 씽킹이 하나의 수렴됨 결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다다랐을 때 어떠한 유의미함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로운 서양 문화가 동양의 문화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발현하는데 적합한 환경이라는 편향 된 인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사회에서 디자인이라는 대상은 그것 을 활용하는데 급급했을 뿐 정작 우리 문화의 환경적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디자인 씽킹은 창의성에 대한 연구가 정신과정(mental process)에만 집중되어 발전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방법론의 도식화 즉 프로세스에만 집중 해 온 경향에 치우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20) R. 니스벳, op. cit,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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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한국성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씽킹

한국적 정체성 혹은 한국성(Koreanness)을 정확하게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보편주의자로 인종, 문화에 상관없이 누구나 동일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고 규정하지 않음을 전제로 할 경우, 인간은 문화권에 따른 교육과 관습, 가치관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신념 체계를 갖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생각의 틀과 사고의 과정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공감적 요인은 환경에서 오는 상대적 관계 의 지속성에 있다. 예컨대 ‘정’이란 개념은 한국사회와 같이 동류의식(同類意識)이 강한 사회에 서 나타나는 것으로 개인이 환경 혹은 집단 안에 녹아들수록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하게 된 다.21) 따라서 한국인의 사고방식은 온전한 답을 구하는 것 보다 어느 집합에 속하는지 ‘정도’를 표현하는 태도에 더 익숙하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해석의 여지가 없이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제2 혹은 제3의 대안이 가능함을 염두 해 둔다. 왜냐하면 관계의 접촉 빈도가 높은 한국 사회에서는 인간관계의 유지에 필요한 감정적 자원이 사고의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지(餘地)의 가능성을 남기는 방식은 일견 논리와 거리가 있다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 만 크로스(N. Cross, 2013)는 과학에서의 가설을 해석하는 논리와 디자인에서 가설에 따른 논리적 제안은 다르다고 강조한다.22) 이는 디자인의 사고방식이 귀추적임을 논의하는 것이다.

귀추적 방법은 전제로부터 도출되는 결론이 원래의 의미보다 크기 때문에 확장적 접근 방식이 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관계적이고 포괄적 결과도출은 사실에 근거하여 연역적으로 추론하는 과학적 방법과 달리 다양하게 확장된 사실로 부터 추론한다. 한편, 자데(L. A. Zadeh, 1968)가 주장한 퍼지 집합의 사고방식은 디자인적 사고의 논리적 결핍을 보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시한다. 퍼지 논리는 0과 1의 이진법에 근거한 과학적 논리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는 인간의 감정이나 추상적 자연어를 수식화하여 설명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23) 더블 다이아몬드 방법은 채택과 거부, 선택과 부정과 같은 이진 논리(Binary Logic)와 유사한 구조 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가진 경우의 수가 결국 0과 1의 선택과 대안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환경과 집단의 관계에 밀접한 영향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경우 이러한 사고방식의 활용은 오히려 다양성을 규제하는 보수적인 사고를 강제화 할 위험요 인을 가지고 있다. 한국적 디자인 씽킹은 기존의 더블다이아몬드에서 제시하는 수렴과 확산의 반복원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한국적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of Korean mindset)은 구성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해석 이 가능한 결과 값에 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퍼지추론’24)을 응용한 사고 의 방법론은 결과적으로 수렴을 강제화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합의를 통해 기존의 주변적 사고가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고 관계성 강화를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디자인을 사고과정에 초점을 둔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얻을 수 있다.25) 따라서 한국적 디자인 씽킹에서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전체 과정보다 발상 초기 단계인 문제의 인식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문제 인식을 통해 동기와 필요를 발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선순위와 목적을 명확히 제시하여 실행 의지와 가치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21) 민주식 등, 『동아시아 문화와 한국인의 미의식』, 한국학중앙연구원, 2017, pp.13-16 22) N. 크로스, 『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그라픽스, 2013, pp.44-47 23) L. A. Zadeh, 「Fuzzy algorithm」, Information and Control 12, 94-102, 1968

24) 퍼지추론은 퍼지화(Fuzzy)를 통해 구해진 소속 값으로 결과를 추론하는 과정을 말한다. 퍼지화는 측정을 통해 확인된 유일한 값 (Singleton value)을 여러 해석이 가능한 규칙에 의해 일정범주에 근사화 시키는 방법을 통해 소속정도(Membership value)를 파악한다. 유일한 값은 한 번의 해석으로 정의된 값인 반면 퍼지 값(Fuzzy value)은 가능한 범주에 가깝게 추론할 수 있도록 돕 는다.(Ibid, pp.94-95)

25) G. M. 와인버그 『대체 뭐가 문제야』, 인사이트, 2006,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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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퍼지추론을 응용한 한국적 디자인 씽킹 개념도

인간은 마주한 문제를 인식하는데 까지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왜냐하면 문제를 분석하는 대신 문제의 결과를 다루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떠한 문제를 발견한 최초의 깨달음은 상황에 대한 환경적 요건과 주변의 상호과정을 통한 범주의 규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 을 통해 관계간의 접점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이는 이후에 진행될 창의적 몰입에 동력이 될 수 있다.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은 새로운 창작 즉 창의성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문제인식을 통한 발견은 창의적 문제 해결에 필요한 방향성을 요구한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의 논리는 사실에 대한 조사와 정보의 수집을 통한 분석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범주(category of challenge) 즉, 그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내부 관계자들 사이 에서 얼마만큼 이해의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인식을 통해 나온 경우의 수들은 개별적으로 자생할 수 있도록 ‘퍼지화’의 단계로 확장 가능하다. 예컨대 일상에 서 ‘오후 6시가 되면 퇴근을 한다’고 정의하고 이진 논리를 따르면 5시 59분에 자리를 뜬 사람 은 조기 퇴근을 한 집단에 속하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대충 반올림해서 일이 있으니 조금 일찍 나간 것’이므로 거의 모든 업무를 마쳤다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형태에 따라 그리고 그 집단의 문화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시간의 범주구분이 각기 다를 수 있다.

결국 사회의 모습이 다각화 되고 경우의 수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문제에 대한 공감대에 더 주목하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퍼지추론을 통해 소속 값으로 결과를 추론하는 것은 문제로 인식한 대상에 대해 범주적 사고가 가능하고 결과에 대한 합리적 논의의 틀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 결론 및 제언

어떠한 방법론이 사회 안에서 활용되는 것과 그것이 유의미한 가치를 갖는지 논의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메타언어로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다방면의 기반위에서 활용되기 위 해서는 발생된 흐름을 맹목적으로 쫓아가기 이전에 전제와 적용이 적합한지를 먼저 파악하고 검토하는 비평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선행된 방법론을 그대로 상정한 과정에서 내려진 결론은 결과에 대한 의심 없는 편향성을 생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디자인 씽킹은 새로운 해결 방법에 대한 환상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자칫 막연한 추종을 통해 복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문제를 단편적으로 해결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26)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내용을 다루는 방식이다. 왜냐하면 디자인이란 본질적 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대상을 다시 명확히 만들거나 내용을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하는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디자인 씽킹은 산업, 문화, 생활환경의 변화 를 새롭게 규정하기 위한 ‘내재된 언어의 발현과정’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활용되어 온 디자 인 씽킹 방법론이 우리 문화와 사회 안에서 올바르게 이해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디자인 씽킹을 활용한 문제 해결은 대중(사용자, 시민)과 디자이너(문제 해결자, 생산자) 사이 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되는 심리적이고 사회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현상으로 우리가 속 한 사회, 문화와 분리되어 다루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26) 김경원, 「디자인 씽킹의 신화성 - 롤랑바르트 기호의 신화론을 배경으로」, 기호학연구 57(1), 7-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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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들은 환경적 요인으로 부터 나를 규정하는 조화와 순응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그 안에 위치한 한국인의 사고방식에 가장 밀도 높게 자리 잡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 는 ‘동류의식’으로 집단 안에서 개인에게 더 강하게 드러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상을 독립적으로 보는 서양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디자인 씽킹은 생각의 발현단계에서 부터 한국적 사고과정 안에서 논의되기 어려운 부분이 발견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관계의 지속에 본능적으로 많은 감정자원을 할애하는 한국인들은 경우의 수에서 나오는 범주를 논리화 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창의성은 새로운 범주를 규정하고 그 안에서 논의의 범주와 관점을 찾아가는 행위의 과정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한국적 디자인 씽킹은 기존의 방법론을 비평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제 3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한 선행연구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적 디자인 씽킹을 보다 실증적으로 논의하 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는 향후 각론으로 한국적 디자인 씽킹의 적용과 활용이 정량적 결과 로 연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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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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