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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 지향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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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포커스

조성재(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본부장)

숙련 지향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필요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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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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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노동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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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 지향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필요

조 성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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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이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의 위기에 빠져 있고, 따라서 각 주체들이 힘을 모아서 특 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논의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미 경남과 울산지역을 중심으 로 제조업 고용 감소, 실업률 증가 등의 현상이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구조조정 자금 투입에 이어 지난 6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렇듯 이미 일자리를 잃고 다른 직장을 찾아 떠도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 3/4분기 까지는 기존에 주문받은 물량을 제조하는 과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업 대란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2016년 4/4분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선박 인도가 속속 이루 어짐에 따라 빅3의 물량팀을 비롯한 조선업종 종사자들의 상당수가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이미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 중소 조선소와 블록제작업체, 기자재업체 등의 한국 인력은 물론 외국인 인력도 포함된다.

구조조정으로 피해를 입는 근로자들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물량팀이라 고 하는 재하도급 근로자들의 규모를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사업장 출입을 통제하고 식수인원을 파악해야 하는 원청 기업이 의지만 있다면 물량팀의 작업자수를 알아낼 수 있겠지만, 재하도급을 금지한 계약서를 위반하는 것에 대해 원하청 간의 암묵적 합의를 깨 기 싫은 요인도 있고, 하청업체 사업에 개입하는 것이 불법파견 소지가 있다는 명분도 있어서 물량팀은 여전히 불가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나마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도 적절한 증거를 제시하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물량팀 근로자들이라고 하더라도 도움을 청하면 최저한의 생존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까지는 신청자 수가 매우 적어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계속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 편 빅3 등 대형 조선소의 정규직들은 강한 노조와 고용불안을 대비한 각종 단협 조항들로 인하 여 실직의 위험에 처할 확률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시 조선산업의 노동 문제를 검토, 조사, 분석하는 이유는 조선 산업이 과거와 같이 고용과 부가가치를 산출하는 효자 산업으로 부활하는 데 있어서 기존 시

*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본부장([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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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스템에 대한 반성적 고찰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산업은 세계경제의 침체에 따라 수요가 대폭 줄어들었고, 저유가 지속에 따라 해양플랜트산업의 중기 전망도 암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수백 개의 조선업체들이 이미 문을 닫았다. 세계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의 넓고 깊은 구조조정은 고통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 이후 수요가 증가세로 전환되었을 때 재도약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은 누가 될 것인가? 조선산업을 한계산업으로 규정하고 축소 위주의 구조조 정을 요구하는 논자들은 중국의 더 큰 폭의 구조조정에 주목하지 않는 자들이다. 또한 일본이 1980년대 이후 다운사이징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조선산업에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 었다는 역사적 경험에 문외한인 자들이다.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양적인 측면에서 중국 에 뒤처지고, 일본의 강한 추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조선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질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요가 회복되면 다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위기는 상선 경기불황 이외에 능력 이상으로 해양플랜트 물량을 수주한 데 따른 것으로서, 외형 위주의 성 장을 노린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비롯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사이 출혈경쟁의 결 과이다. 이미 정부와 사법당국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있으므로 기 업지배구조와 산업정책의 개선을 기대해보도록 하자.

여하튼 최근 10여 년의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 아무리 욕심이 나 는 사업이라도 숙련인력의 충분한 공급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널리 밝혀지게 되었지만, 조선산업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보게 된 이유는 경험이 부족한 해양플랜트사업에 뛰어들면서 설계 능력과 고급용접공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엔지 니어링 능력과 숙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재설계와 재작업은 공기를 지연시키고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물량팀을 대거 동원하였으나, 그것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다. 물량팀은 대형 조선업체 1차 사내협력업체의 재하도급 업무를 받아서 단기에 애로점을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 기는 하지만, 상선과 달리 해양플랜트는 경험이 적어서 기대되는 품질 수준을 확보할 수 없었 다. 이렇듯 질적 수준의 부족을 양으로라도 메워보려는 시도, 그리고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과도한 확장 전략에 따라 물량팀이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고, 결국 기존 상선 제조 부문의 노동 시장도 교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물량팀은 단기적으로 부족한 영역을 빨리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산재 발생률도 높았지만, 물량팀의 일부 숙련이 높은 근로자들은 기존 1차 사내협력업체 작업자들보다 임금수준도 높았 다. 그 단맛을 누리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숙련향상의 기회도 많은 1차 사내하청에 취업하기보다 물량팀으로 떠도는 청년인력도 많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원청 정규직의 비중은 줄어들고, 현장 숙련의 상당 부분은 사내하청으로 이관되어 숙련구조의 연결고리가 늘어져 왔 는데, 물량팀의 확산은 다시 사내하청의 숙련형성 시스템도 위협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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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포커스 : 숙련 지향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필요

5 그러한 점에서 물량팀이라는 비정상적 노동시장 관행을 수술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널 리 확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누가 기획, 집행, 감시할 것인가이다.

대형 업체들은 불법파견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명분하에 뒤로 숨고 있다. 사내하청업체 들은 힘과 자원이 없고, 물량팀 사업주는 새로운 사업을 찾기 바쁘다. 정규직 노조는 구조조정 에 대한 방어에만 주력하고 있고, 사내하청과 물량팀을 대변할 노조 조직이나 지역 시민단체는 부재하거나 너무나 빈약하다. 따라서 노동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그것을 통해 숙련 중심의 새 로운 경쟁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은 불발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위계적 노동시장 질서하에서 고통의 상당 부분을 짊어지게 된 블록업 체, 기자재업체, 중소 조선업체, 물량팀,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요하 면 새로운 직장을 찾아주는 데 온 사회가 정성을 다해야 한다. 최근의 부실이 밉다고 지난 수십 년간 500조 원의 누적 무역흑자와 20여만 명의 고용창출에 기여해온 조선산업을 일거에 단죄 하는 듯한 태도는 옳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기순환은 불가피하고, 한계기업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자세는 제도의 힘과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다. 그러한 구조조정의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주체들에 대한 따뜻한 손길과 관심이 필요하며, 그러한 점에서 정부의 현 대책에 무엇을 추가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한 가지 예로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검토해볼 수 있다. 그런데 현 국면에 서 일자리 나누기는 기존 물량을 빨리 만들어서 조속히 선박이나 해양구조물을 인도해야 자금 순환에 도움이 되고, 근로자들도 단기적으로 소득을 높여 실업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쉽지 만은 않은 전략이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생산이 가능해야 하지만, 현재 조선과 해양 부문의 작업공정 특성 및 기존 인력운용 관행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원하청이 함께 하는 일자리 나누기가 쉽지 않음에 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피해를 가장 취약한 주변 근로자들에게만 전가하는 방식을 피하기 위 하여, 그리고 축소 위주의 구조조정이 초래할 숙련 소실 등 미래 경쟁력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하여 정규직 노조와 원청업체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이러한 단기 대책을 넘어서서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 질서를 공정하고 생산적인 것으로 전 환하기 위하여 업종별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물량팀이라는 비정상적 관행은 사회적 약속을 통하여 치유하지 않으면 어느 업체든 위반의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독이다. 따라서 조선산업의 이해당사자들이 모여서 행동준칙과 모니터링 방 법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 이때 정부에 이러한 틀을 만들어주길 원하기보다 업계 자율의 노력 이 더 유효할 수도 있다. 정부는 위법적 소지가 있는 재하도급 등에 대한 철저한 감시에 나섬으 로써, 그리고 숙련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지원함으로써 노사간 합의와 그 이행에 조력자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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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호

이러한 노력들을 통하여 숙련 중심의 노동시장 질서를 만들어야 한국 조선산업이 호황기가 왔을 때 다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이미 조선산업에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고도화를 선언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질적 고도화 방향은 무엇인가?

바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숙련 중심의 노동시장 만들기이며, 그것이 인력 문제를 경시하고 사업 확장에만 매달린 결과 초래된 금번 위기에서 배워야 할 가장 값진 교훈이다. 또한 그것이 본 특집에서 각 논자들의 글이 숙련과 고용구조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유이다. 조선산업의 특성과 현 국면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단기적으로 공정한 구조조정,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구조 조정 방안과 더불어 노동시장 질서의 정상화를 위하여 원청 정규직 비중 확대, 사내하청업체 경영의 합리화와 인력운용의 안정화, 체계적 숙련향상 노력 등이 제안되고 있다. 각 필자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좋은 논의들이 이번 특집 이후에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참조

관련 문서

[r]

(financial restructuring), 포트폴 리오 구조조정 (portfolio restructuring), 조직 구조조정 (organizational restructuring) 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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