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비스산업과 부동산 소비자 보호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정부는 작년 12월 19일자로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을 제정 · 공포하여 금년 6월 2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법에서는 ‘부동산 서비스산업’을 부 동산 서비스를 통하여 경제적 또는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 의하고, ‘부동산 서비스’를 부동산에 대한 기획, 개발, 임대, 관리, 중개, 평 가, 자금조달, 자문, 정보제공 등의 업무로 규정하였다. 이 법은 종래 부정적 으로 인식되던 부동산 서비스산업을 일자리 창출과 성장 잠재력 제고효과가 높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인정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의 부동산 서비스산업은 사업체 규모가 영세하고, 자격제도를 중심으로 개별 업무영역별로 분절되어 있어 소비자에 대한 종합서비스 제공이나 산업차원 의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주요 선진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인 식하고 산업의 고도화와 융합화를 통한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마 련된 것이다.
부동산 서비스산업이 이와 같은 법제정의 취지와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 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환경의 변화를 철저히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협회 그리고 사업체와 종사자 모두가 업계의 기존 관행과 풍 토를 개선하려는 자발적이고 종합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투명성과 신뢰 성을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지속적인 산업발전의 핵심적인 요소임을 인식하 고 서비스업의 대상고객인 소비자(구매자, 임차인, 투자자, 의뢰인)에게 공 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매뉴얼에 의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업무처 리 절차를 확립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하겠다.
향후 부동산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핵심적인 영향을 끼칠 시장환경의 변화
2 국토 제438호(2018. 4) 국토시론
들을 살펴보면 우선 과거에 비해서 부동산 개발 및 투자행태가 크게 변화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 리 사회가 저성장 ·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서 부동산 투자도 매매차익과 단기차익 중심에서 경상 수입과 장기수익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간혹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나 분양권 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도 보이기는 하지만 투자위험도 크고 장기적으로 계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 국 선진 외국에서처럼 부동산 투자시장도 주식시장과 같이 대안적인 투자시장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 현재 손쉬운 투자대상인 신규 분양주택을 중심으로 한 직접투자에서 전문가의 판단과 투자기구 에 의한 간접투자시장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부동산 시장과 자본 시장의 통합이 진전되 면서 부동산 시장에의 영향요인들도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특히 국제적으로 거대한 연기금 펀드들이 대체투자처를 찾아서 국경을 넘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 라서 과학적인 시장예측과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로,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예상보 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의 불완전성이
크게 완화되고 IT기술과 접목한 다양한 자금조달 기법, 그리고 정교하고 다양한 리스크 절감장치와 보증장치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상과 같은 시장환경의 변화는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 과 윤리적 업무관행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은 세계 46위 (JLL 2016)이며 부패인식지수도 세계 37위(국제투명성 기구 2015)에 머무르고 있어서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낙 후되어 있다. 이와 같이 부동산 산업이 낙후된 근본원인
은 서비스산업의 기본인 소비자 문제에 매우 소홀했던 것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장기적인 지속성장을 도 모하는 기업은 브랜드를 키우고 소비자 문제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좋은 평판을 유지하며 이를 지속성 장의 동력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동산 서비스산업에서는 이러한 기업을 찾아보기가 어렵 다. 기업체가 영세한데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징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의 비 대칭성이 상당히 존재하는 가운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만 내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사회적 분위기, 비공식 절차와 상호 연줄을 통한 사업문제의 해결이 만연해 있다. 기업체가 파산해서 많은 투 자자와 소비자가 고통을 당해도 업주는 이내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관 행이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존의 폐습을 고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제공 되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구입을 외면함으로써 사업자는 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업 무가 고도화 · 복잡화할수록 소비자는 그 상품이나 업무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서비 스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부동산 서비스의 품질과 소비자 피해 내지 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은 세계 46위이며 부패인식지수도 세계 37위에 머무르고 있어서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낙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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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에 대한 대응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업체에 대해 인증제도를 시행할 필요 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에 제정된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법」에서 우수 부동산 서비스 인증제 도를 도입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비록 이 법이 기존 자격면허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에는 미흡하지만 초기 단계로서의 시범적 운용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궁극적으로 이 제 도는 사업자의 이력과 소비자 만족도를 추적 관리하며 이를 소비자들에게 적극 공개하는 시스템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아울러 객관적인 사업성 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사업의 위험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소비자나 투자자에게 적극 공개해야 한다. 또한 사업자와 소비자, 그리고 소비자와 소비자들 간의 분쟁 을 해결할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분쟁조정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업계에서도 스스로 소비자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정화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사실 현 재는 부동산 시장에 정부의 개입이 너무 광범위하고 직접적이어서 업계의 중심단체인 협회들은 정부의
눈치만 보기 일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며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따 라서 정부는 직접적인 통제보다는 업계의 자율적 정화노 력이 작동하도록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 다. 특히 업계 스스로 부정과 비리에 대한 예방적 활동과 준법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회원의 명예를 훼손 한 경우 자율적으로 제명과 징계를 해나갈 수 있도록 자 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업무표준 매뉴얼을 보급하고 공제, 보증, 보험 장치를 강화하여 집단적 권리 구제 및 보상체계를 마련토록 해야 하며 그 범위는 우수 인증업체일수록 확대해야 한다. 업계의 종사자 개개인은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정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전문성을 함양하고 부단한 학습과 자기계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자긍심을 함양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6년 부동산의 날에 선포한 부동산 산업윤리헌장은 신뢰성,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사회적 책임 을 천명하고 있으며, 업계 종사자는 이를 철저히 준수하여 국민 재산의 수호자로서의 사명감과 긍지를 확고히 함으로써 소비자의 사랑과 신뢰를 얻는 것만이 생존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부 터 100여 년 전, 공인중개사 자격제도가 도입되기도 전에 미국 부동산중개협회(NAR)는 스스로 윤리강 령을 제정하여 회원들에게 통상의 상업 활동에서 요구되는 것 이상의 책무와 자기 헌신을 강조하고 이 를 준수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부동산중개협회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부동산 서비스업계의 종사자와 협회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업계의 종사자 개개인은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정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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