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에서 장식의 재조명과 그 의의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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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 미술에서 장식의 재조명과 그 의의에 대한 고찰 A Study on the Implication of Ornament in Contemporary Art 송민정, 영국 왕립 예술학교 Song, Min Jeong_Royal College of Art. 요약. 장식문화는 20세기 초부터 모더니즘의 정의에 의해 건축, 디자인, 순수미술 분야 모두에서 배척 되어 왔다. 본 연 구에서는 현대의 장식과 표면예술의 의미에 대해서 재조명 해보았으며, 전통적인 상징성이 사라진 현대 장식문. 중심어. 화에서 단순히 미적 심취를 위한(art for art’s sake) 장식을 넘어서 상징적 의미를 도출하기 위한 논의를 전개하. 장식. 였다. 먼저 장식미술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20세기의 스테레오타입들을 짚어 보고 21세기 현대 미술의 문맥에. 현대미술. 서 변화된 장식의 개념을 재조명 하는 의의를 논하였다. 1908년 아돌프 로스의 저서 장식과 범죄로 모든 시각예. 패턴표면. 술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던 장식 문화부터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잠시 생성되었던 패턴과. 문화적 정체성. 장식 운동(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을 거쳐 다른 성격으로 발전된 현대 미술 속 장식성에 대해서 비교 분석 하였다. 패턴과 장식 운동은 최초로 순수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주도한 장식에 대한 고찰이 었으며 과거의 장식문화와 긴밀히 얽혀있던 공예, 민족미술(Ethnic Art), 여성미술(Feminist Art) 같은 요소에서 오는 장식개념을 확대하고 재해석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에서 두드러 지는 장식사용의 예들을 살펴보면서 이를 세 가지 주제들로 구분하여 (공간 경험으로써의 장식, 표면-깊이에의 고찰, 장식과 문화정체성) 서술하였다. 장식은 표면적이며 부수적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장식을 시각적 경험을 위한 도구로 쓰거나 장식을 통해서 전통적 장식문화와 포스트모던 문화에 대한 연계성에 대한 제시를 하며, 특정 장식문화와 정체성이 상징적으로 이용된 예를 통해서 현대미술에서 장식의 사용은 전통성과 현대성의 대립을 의 미하는 것이 아니며 보다 다양한 시각적 표현을 위한 수단일 뿐 아니라, 문화적, 정치적인 개념을 내포하는 중요 한 콘텐츠 임을 제시하였다.. ABSTRACT. Since the beginning of the twentieth century, ornament had been excluded from all visual art disciplines including architecture, design and fine art. This research aims to shed new light on. keyword. the application of ornament and surface art in the realm of contemporary art and analyze its. ornament. implications. These issues are explored beyond the old preconception of ornament which was. contemporary art. employed mainly to achieve beauty(art for art’s sake). Firstly, the preconceptions related to the. cultural identity. idea of decorative art in the twentieth century are discussed, and then these are compared to the new application of ornament in the twenty-first century. The issues are comparatively addressed through the investigations into Adolf Loo’s manifesto in Ornament and Crime in 1908,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 from the late 1970s to early 1980s, and contemporary examples of the use of ornament in fine art. In addition, this study aims to offer new perspectives on the use of ornament in contemporary art by extending the implication of ornament into more conceptual aspects as follows: ornament as an implement to create a new spatial experience, ornament that challenges the dichotomy between surface and depth , ornament to imply cultural identity.. 254.
(3) 1.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장식문화에 대한 고찰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보면,건축 분야에서 시작되어 공예 및 디자인 분야로 파생된 과정들이 일반적이다.1908년 아돌프 로스(Adolf Loos)가 장식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21세기에 들어와 장식 문화의 귀환에 대한 담론이 건축 분야에서 다시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 하였다. 장식이 돌아온 이유에 대한 분석을 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현실적인 측면으로 보 는 의견과, 또는 새로운 시각정보의 수단이나 혹은 상징적 기호의 기능으로 분석되는 등 다양한 의 견이 형성되었다.1) 순수미술 분야에서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미국의 패턴과 장식 운동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2)을 제외하고서는 ‘장식적’인 미술 장르는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였지 만3) 점차적으로 ‘장식’을 단순한 표면을 꾸미는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 으로 나타나거나 표면과 깊이에 대한 고찰로써 사용하는 작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장식의 의의에 비해 활발히 전개 되지 않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건축, 디자인, 공예 분야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해 온 20세기 장식 개 념의 변화를 간략하게 짚어보고, 특히 P&D에서 대두되었던 장식개념의 활용을 바탕으로 하여 현 재 순수미술 분야에서 차용되고 있는 장식의 의미를 실례들을 통한 분석을 하고 장식이 갖는 일차 적인 시각적 효과를 넘어선 입체적 의미에 대하여 세 가지로 분류해 보았다 : 장식의 의미를 설치미 술을 통한 공간경험으로써의 장식을 살펴보고, 일반적으로 표면미술로 간주되는 장식을 통하여 표 면과 깊이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고 장식과 문화정체성 (cultural identity)과의 관계에 대해서 분석 하였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가늠하였다 1.2. 연구 방법 및 범위. 장식(ornament)는 라틴어 어원의 ‘ornare’으로 ‘꾸미다’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또 다른 ‘ornamentum’은 ‘equipment’ 와 ‘decoration’를 지칭한다. 이 연구의 핵심 주제인 장식의 개념은4) 본. 연구가 건축사적 문헌을 참조하고 논의의 시작점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현대미술 프레임 안의 장 식의 개념은 오나먼트(ornament)와 데코레이션(decoration)의 차이를 거론 하지 않고 상호 교환 적으로 사용됨으로 장식의 개념을 일반적 사물의 ‘표면’에 보이는 부수적인 시각적 정보를 지칭하 는 패턴, 평면부터 입체물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장식미술 이론은 1851년 영국의 세계국제박람회를 촉매로 영국과 독일의 이론가, 건축가들 사이에 서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21세기 건축분야에서 장식의 귀환으로 재조명 받기 전까지는 모더니스트의 장식 배제로 인하여 활발히 연구되지 않았다. 20세기 이후 장식에 대한 담론은 그 빈 도와 깊이가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건축, 공예, 디자인 분야에서 소규모로 거론 되는 것을 제외하고 서는 특히 순수 미술 분야에서 배제되어 왔다. 미술사학자 제임스 트릴링(James Trilling)에 따르면 장식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미적 즐거움을 위해서 실용적 형태 위에 더해진 것5)이다. 하지만 현대 장식 개념의 사용은 그 범위와 적용 분야가 넓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장식의 정의에 대해 탐구하기 보다는 장식 개념의 적용에서 오는 의의에 초점을 맞추었다. 또한 기본적 개념의 장식과 긴밀히 연결되어있는 민중미술(Folk Art), 민족미술 (Ethnic Art) 과 같은 공예와 관련이 있는 점을 인지하면서 이러한 요소들이 순수미술 분야에서 어 떻게 재해석 되었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1) 장식의 귀환에 대한 건축적 담론은 아래에 대한 텍스트를 참조 Levit(2008), Jencks(2009) 2) 이하 축약어 P&D로 대체함. 3) 19세기말부터 20세기 전반기까지 연이어 아르누보(Art Nouveau)와 아르데코(Art Deco)로 불리는 장식 양식들이 생성되었으나 순수미술 분야에 직접적인 중대한 영향을 끼치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범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4) ornament 와 decoration을 나누는 기준은 의견이 분분하다. 건축 이론가인 켄트 블루머(Kent Bloomer)는 오나먼트(ornament) 는 디테일을 담당하는 것이고, 더 확고하며 특정한 성질을 지칭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데코레이션(decoration)은 전체성과 조화 성을 중시하는 점을 강조하며 보다 넓은 범위를 가리킴을 주장했다. 이에 대한 이론들은 아래 텍스트를 참조:Bloomer(2006), Graber(1992) 5) Trilling, 2001, p.12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55.
(4) 본 연구는 현대 미술에서 장식의 개념에 대한 널리 인식된 이론이 미비하기 때문에 기존의 현대 건 축 및 공예 중심의 장식 이론을 바탕으로, 순수미술 분야의 장식 개념에 대해서 추론해보고 현대 미술에서의 장식 활용 예를 통하여 논의를 전개해 보도록 하겠다.. 2. 20세기 장식 개념의 변화와 발전 2.1. 모더니즘과 장식의 배제 20세기 장식 문화의 개념에 대한 연구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건축가인 아돌프 로스(Adolf Loos 1870-1933)의 장식과 범죄(1908, Ornament and Crime)로 시작 하지 않을 수 없다.6)로스의 장식 에 대한 고찰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변환기에서 수공예와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과, 르네상스 시 대부터 시작된 공예와 순수미술의 분리7) 같은 시대적, 미술사적 시각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명의 진 화를 위해서는 장식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의 성명서는 명확하게 말하자면 와전이 된 것이 다. 단지 ‘실용적’ 오브제에서 장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모든 장식의 전면 부정으로 오해가 되었. 다.8) 미학자 외르그 글라이터(Jörg H. Gleiter)의 해석에 따르면 모더니즘이 부정한 장식은 오래된 역사적 스타일들, 특히 19세기의 상징도상학(iconology)을 부정했지만 장식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 로 한 것은 아니었으며, 그들의 목표는 그 시대 특유의 기계의 시대의 전제가 되는새로운 시각적 언 어로 볼 수 있는상징과 이미지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다.9) 장식의 배제를 주장했던 로스는 사실상 역 설적으로 새로운 장식 스타일을 소개했는데, 재질에서 오는 나무결, 대리석의 마블 무늬와 같은 자 연스러운 패턴을 사용한 장식을 옹호했다. 장인들은 재질과 만드는 과정에서 오는 패턴을 추구했지 만 정교한 장인 정신이 들어간 것을 피했다.10) 인공적이고 표상적인 이미지를 배제하고 인식적인 이 미지보다 자연적인 과정과 재료에서 나오는 것을 추구했다. 장식과 문화의 연관성은 이미 18-19세기의 패턴북11)의 유행과 함께 언급되어 왔었다. 대표적으로 오웬 존스(Owen Jones)의 장식의 문법(The Grammar of Ornament(1856))은 세계의 장식이미지 들을 지역적으로 그리고 시대적으로 구분해서 글과 함께 실었었는데, 이는 장식 스타일의 시스템을 구조화 하는 것이었다.12) 존스는 하나의 문화집단 안에서는 어느 정도의 문화적 동질성이 발견된다. 고 주장했다. 또한 아돌프 로스의 의견과는 반대로, ‘장식 문화는 문명의 발전과 비례해서 발전한다’ 고 논했다.13). 아돌프 로스(Adolf Loos)의 이론 발표 이후 2차세계대전 까지 점차적으로 장식예술(decorative art)라는 단어는 이론가들 사이에서 사라지게 되었으며, 산업디자인, 산업예술, 디자인 등으로 대체 되어 사용되었다. 장식예술은 과거의 예술을 거론할 때만 쓰이는 단어로만 제한되어 왔으나 1990년 대 이후 모더니스트 건축의 하향세와 함께 건축의 장식 사용에 대하여 학자들이 다시 관심을 갖고 재조명 하고 있다.14)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되면서, 순수미술 분야에서도 예술을 장식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노력 이 시작되었다. 20세기 초반에는 이에 대한 담론이 회화작가들 알버트 글레이즈스 (Albert Gleiz-. es) 와 장 메트징어(Jean Metzninger) 가 쓴 ‘큐비즘에 관하여’(On Cubism, 1912)와 피에트 몬드 6) 아돌프 로스 이전의, 초기 실용주의 건축가들 루이스 설리반(Louis Sullivan)과 르 꼬르뷔제(Le Coubusier) 같은 경우, 건 장식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상태에서, 축의 재료와 기능의 하위에 위치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Frank, 2000, p.13) 7) 르네상스에 이르러서, 페인팅, 조소, 건축을 나머지 메커니컬(mechanical) 아트와 구별하여 공예위주의 예술을 장식예술 (decorative art)라 불렀다. (ibid, pp.3-4) 8) 로스가 장식을 전면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장식과 범죄’ 이후 그가 집필한 문헌에 나타나있다. ‘장식과 교육’(1924, Ornament und Erziehung)에서 실용적, 심리적, 교육적 이유에서 장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중에서 특히 교육적 이유는 고전 적 장식이 언어의 문법과 같이 서양문화의 공통성을 민족적, 언어적 차이를 넘어서서 미적 개념의 공통성을 인지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을 주장했다. (유연숙, 2004, pp.14-15) 9) Gleiter, 2012, pp.22-23 10) Trilling, 2001, pp.186-187 11) Durant, 1986, p.11 가장 이른 근대 장식모음집은 1765년 파리에서발행된 예술가의 레퍼토리: 장식 구성과 앤티크, 모던 장식 모음짐(Jombert’s Repertorie des Artistes, ou recueil de compositions d’architecture et d’ornemens antique et moderns) 이다. 12) Jespersen, 2008, pp.143-153 13) Jones, 1856(2006), pp.31-45 14) Frank, 2000, pp.14-15 256.
(5) 리안 (Piet Mondrian)같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모더 니즘속의 장식 문화는 그 중요성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15) 장식의 개념은 독립적인 요소로써 논의 된 것이 아니라 모더니스트 미학에 반하는 요소로 간주되 었다. 특히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에 의해 1940-1967년 사이에 많이 거 론 되었는데, 장식 미학은 공예개념에 대입시켜 노동과 기술에 의한 기계적인(mechanical) 것일 뿐 이지 피상적이고 수준이 낮은 콘텐츠가 없는 것이라 비하했다.16) 엘리사 아서(Elissa Auther)는 그 린버그의 비평의도를 장식과 추상, 순수미술과 공예를 대비시킴으로써, 서양 미술의 위계질서를 상 위예술과 하위예술(high and low art)로 나누어 확립 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17) 그린버그의 비평은 후에 P&D운동의 결속에 큰 영향을 미쳤고, P&D 선언문의 반(反)적인 기준이 되는 요소로 쓰였다. 2.2. 패턴과 장식 운동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연이어 성행하였던 아르누보(Art Nouveau 1890-1914)와 아르데코 (Art Deco 1920s-1930s)는20세기 전반기의 대표적으로 장식적 요소가 중심이 되었던 양식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 형태의 디자인(flora and fauna) 위주의 아르누보와 기능성과 단순화 를 기초로 한직선미와 기하학적인 특성을 보이는 아르데코는 표면적으로는 대조적으로 보이지만 과 거로부터의 분리를 통해서 시대에 맞는 양식을 창출하고자 한 부분에서 공통점을 보인다.또한 두 양식 모두 건축, 공예, 회화, 조각, 가구, 장신구, 복식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순수미술, 특히 회화는 아르누보 양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나회화에는 아르누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을 만 큼 그 순수미술이 주축이 된 양식은 아니었다. 반면에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잠시 출 현했던 패턴과 장식운동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은 규모, 진행된 기간, 영향력 면에서 는 미비하나 ‘회화 작가들이 주축이 된 최초의 현대 미술사적 운동’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그림 1〉 조이스 코즐로프 (Joyce Kozloff), 히든 챔버스(Hidden Chambers), 1975-76. 그 중요성에 비해 현대 미술사에서 잘 언급되지 않는 그리고 저평가 된 미술사의 한 획이었던 P&D 가 미국을 중심으로 여러 미술관과 화랑에서 재조명되거나 현대예술에서의 장식의 의미에 관한 전 시회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21세기 들어서 다시 장식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18) 여러 학자들에 의해 제기 된바 있는 P&D의 중요성은 크게 세 가지 특징19)으로 나눠지는데, 이는 1960년대 이후 형성된 모더니스트 미학에 역행하는 특징들로 이루어져있다. 첫째로 순수미술과 응 용미술의 위계질서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경계를 지우려는 노력에 의한 운동이었다. 둘째로 북미와 유럽 위주의 서양권 미술과 비서양권 미술의 위계질서에 관하여 이국적인 패턴과 전통공예 방식을. 15) Auther, 2005, p.341 16) ibid, p.353 17) ibid, p.341 18) 주석 31을 참조 19) Perreault, 2007, pp.49-56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57.
(6) 이용하여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고, 마지막으로 페미니스트 아트(Feminist Art)와의 연관성 이 언급되었다.20) P&D는 전반적으로 창의적이고 놀이식(playful)성향이 있고 특히 재료의 창의적 사용이 인상적 이 지만, 예술세계에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맹목적으로 순수 장식용(purely decorative)이고 단지. 미적 심취를 위한 미술(art for art’s sake)이거나 혹은 아무런 사회적 논평이나철학적 개념이 담겨 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P&D의 외적 요소인 현란한 색깔과 이국적 모 티프에 시선을 뺏기어서 그보다 더 중요했던 P&D의 미술사적 가치를 놓쳤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 이다. 1970년대의 예술계 사정은 산업용 느낌, 직각/큐브, 회색, 검정색 이거나 흰색의 미니멀리스 트(minimalist)의 작품이 아니면 미술관과 화랑에서 외면21)했기 때문에 사실상 P&D의 창립 의도 는 반미니멀리즘(Anti-Minimalism)을 중심으로 하면서공예와 순수예술, 여성예술, 다문화적 예술 과 같은 복잡한 주제에 반응하는 단순히 표면 장식에 치중하지 않았다. P&D의 정식 첫 그룹전시는 22) ‘장식에 대한 10가지 접근방식들’(Ten Approaches to the Decorative) 이었는데, 전시의 구성요. 소와 목적을 설명하기 위해서 조이스 코즐로프 (Joyce Kozloff)는 112개의 반(反) 모더니스트 글 (statement for 10 approaches to the decorative)을 작성했다. 이 리스트를 통해서 P&D 작가들 은 단순히 미적 심취를 위해 만들어진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였다. 대표적으로 몇 개를 서 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반(反)” 순수주의(purist), 미니멀리즘, 포스트 미니멀리즘, 지루함, 포멀리즘, 깨끗함, 기계로 만들 어진 것, 비어 있는 것, 평평함, 분리됨, 무감정, 무색, 이미지가 없음 또한 P&D의 선언문은 클레멘 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가모더니스트 회화의 구성요소를 제한 한 것에 반(反)하는 말 들이라 볼 수 있다. 1977년 발레리 조던(Valerie Jaudon)과 조이스 코즐로프(Joyce Kozloff)가 쓴 23) ‘예술의 히스테리컬한 부분들의 발전과 문화’ (ArtHysterical Notions of Progress and Culture). 에서는 그린버그의 서평 ‘분리된 관찰들’(Detached Observations, 1976)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서. 그린버그가 주장한 공식 “환원주의24)(Reductivism) = 이성과 기능” 은 한 번도 그 이유가 설명 된 적이 없고왜 환원주의가 이성적인지 언급하지 않았는지 비판하였다.25) P&D 멤버 중 하나였던 제프 페론(Jeff Perrone)은 P&D작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콜라주(collage) 기법에 대해서 설명하면 서 ‘문자 그대로의 콜라주’ (literal collage)와 ‘상징적 콜라주’(metaphorical collage)로 구분 지었 다. 전자는 붙인 종이와 물체의 사용을 지칭하고, 후자는 의미가 있는 이미지를 차용하여 비문맥화 (decontextualized)되고, 다시 배열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기 때문에 단순한 물리적인 배열과는 또 다른 수준의 사고가 있음을 설명했다.26) P&D의 대표 작가 조이스 코즐로프 (Joyce Kozloff)는 큰 스케일의 실내 설치 작업을 주로 하는데, 비서양권의 패턴과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며27) 이중에서 특히 이슬람과 멕시칸 예술을 주 영향으로. 20) 페미니스트 아트와의 연관성에 있어서 단순히 이 운동의 주요 참여 작가들의 다수가 여성이었다는 점과 작품들의 주제와 방법이 전통적 수공예 예술이 여성과 실내성의 성격을 뚜렷이 보였다는 점에서는 여성미술과 연결고리는 부인 할 수 없으나, 이러한 요소 들은 이 운동의 부수적 요소일 뿐이었다는 의견 또한 대등하게 거론되고 있다.(Danto, 2007, p.10) 21) Joyce Kozloff and Robert Kushner, 『Pattern, Decoration and Tony Robbin』, www.artcritical.com.2011/08/02/tonyrobbin 22) 이 전시에 참여하였던 P&D의 대표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Robert Kushner, Kim Maconnel, Joyce Kozloff, Miriam Schapiro, Ned Smyth, Brad Davis, Valerie Jaudon, Robert Zakanitch,Tony Robbin. 23) www.valeriejaudon.com/wp-content/uploads/2011/06/Jaudon_1977_1978.pdf 조던과 코즐로프가 예술사적(art historical)이 아닌 아트 히스테리컬(art hysterical)로 단어 선택을 한 이유는, 모더니스트 미학 에 비판적인 시각을 냉소적인 태도로써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 24) 리덕티비즘(reductivism)은 극도의 단순성을 추구하는 주의로써, 필자의 견해에 Minmalism과 상등하다고 본다. 25) Staff, 2013, pp.63-64 26) Jeff Perrone, 『Approching the Decorative』, Artforum, December 1976, http://www.joycekozloff.net/Galleries/ Publications/documents/pictures/JeffPerrone%20DecorativeArt.pdf 27) P&D를 지지하던 대표적 평론가인 에이미 골딘 (Amy Goldin)은 코즐로프가 이슬람 문양을 매우 서양인의 방식으로 쓴다고 평했 다. 평평한 면보다는 깊은 공간감이 느껴지게 응용했으며, 특히 이슬람의 제한된 색상사용과 다르게 다양하고 풍부한 색을 이용했 다는 점을 포인트 했다. Amy Goldin, 『From Pattern and Print, Print Collector’s Newsletter』 March-April 1978, www.joycekozloff.net/Galleries/Publications/documents/pictures/Amy_Goldin.pdf 258.
(7) 꼽는다.28) 히든 챔버스(Hidden Chambers)(그림 1)은 멕시코 문양과 모로코 별 문양을 수직으로 교차하는 반복과 변형을 통해 대조시킨다. 코즐로프는 퀼트의 패턴과 그리드(grid) 형식에 크게 영 향을 받았으며 이런 구조는 그 영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29) 제프 페론(Jeff Perrone)은 코즐 로프(Kozloff)의 작품을 위에 언급되었던 콜라주 기법 중에서 문자 그대로의 콜라주(literal collage) 에 가깝다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는데, 필자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조이스 코즐로프는 패턴이 구상(representational)적인것도 아니고 추상적(abstract)인 것도 아닌 예술의 세번째 카테고리임을 주장했다.30) 코즐로프는 개별적 패턴을 페인팅해서 하나의 표면에 합 치는데 이는 패턴의 본래 용도나 위치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기 때문에 패턴들이 비문맥화 된다. 하. 지만 ‘문자 그대로의 콜라주’라고 간주한다 하여도 코즐로프의 시도는 다른 P&D 작가들을 포함하 여 결코 무의미한 것은 아니였다. 존 페롤트(John Perrault)에 따르면, 이는 비서양권, 전통적 미, 전 통 공예, 여성미술 등, 미술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예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 으로 관심을 돌리는 일종의 ‘사회적 운동’으로 간주된다. P&D는 무엇보다도 21세기의 더 다양하게 발전된 순수미술 분야의 장식 활용에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P&D가 비서양권 문화와 전통, 여성 미술에 대해 다소 일차적인 접근 방법을 보여주었다고 간주 한다면 21세기의 접근법은 매우 입체적 이며 실험적이다. 다음 장에서는 구체적인 작품의 예들을 통해서 비교분석 하도록 하겠다.. 3. 21세기 현대 예술에서 장식의 함축척 의미와 활용 21세기에는 P&D 같은 뚜렷한 장식양식은 보이지 않으며 장식을 사용하는 작가들도 장식 이용의 의의를 표면적으로 부각시키지 않는 편이다. 필자의 지식으로는 현재까지 현대미술에서 장식을 주 제로 한 전시가 많지 않았고 소수 그룹전 전시 작가들의 범주를 보면 장식에 대한 의미 확대와 적 용으로 인해 모호한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31) 필자의 의견으로는 가장 큐레이터의 기 획의도가 잘 전달된 장식 관련 전시는 비엔나 벨베데레 미술관(Belvedere Museum)에서 주최한. 기획그룹전시「장식의 힘」 (Die Macht Des Ornaments, 2009)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시는 유럽, 북 미, 아시아, 중동권의 다양한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병치하여 장식의 의미에 대해 재조명하였으며, 장식과 문화의 관계를 종교, 전통, 문화정체성, 여성미술, 문화 스테레오타입등의 주제로 해석하였 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전례들을 참고하여전 장에서 살펴보았던 P&D와의 유사성과 대조성을 바탕으 로 세 가지 키워드를 추출하여서 논의를 진행하였다. 또한 민중예술(Folk Art)및 공예장식등의 전 통적인 의미를 재해석하여 장식의 새로운 의의를 함축적으로 제시하는 작가들을 선정하여 살펴보 았다. 이는 현재의 장식 이용이 20세기 이전의 장식의 의미에 기초하여 발전 한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3.1. 공간경험으로써의 장식 21세기 작가들의 장식사용은 P&D 작가들의 장식사용과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첫째 21세 기 작가들은 회화에 국한하지 않고 공간에 대한 감각을 표면의 패턴과 문양을 사용하여 가시성을 극대화 하거나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관람자가 건축적 공간을 새롭게 체험하 고 역사적인 참고사항을 탈시대적인 이미지로 재해석 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2009년 영 국 터너프라이즈(Turner Prize) 수상자인 리처드 라이트 (Richard Wright)을 들 수 있다. 그의 주 요 작업(그림 2 & 3)은 주제와 설치 방법 면에서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큰 규모의 벽화를 꼽을 수 28) 1973년 당시 기하학적 패턴 시스템을 연구 하고 있던 코즐로프는 멕시칸 패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더 복잡한 패턴을 연구하다 가 이슬람 패턴을 연구하게 된다. (Swartz, 2007, p.77) 29) ibid, p.77 30) Danto, 2007,p.10 31) 장식과 현대 디자인에 관한 전시:「Visual delight」 Philadelphia Museum of Art (2009), 「Deep Surface: Contemporary Ornament and Pattern」 CAM Raleigh (2012) 현대 장신구/공예와 장식에 관한 전시:「Ornament as Art: Avant-Garde Jewelry」Museum of Fine Arts, Houston(2009), 「장식과 환영」(2013) 국립현대미술관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59.
(8) 있다. 라이트(Wright)는 1980년대 현대예술시장 중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했던 표현주의, 큰 규모의 구상 (figurative) 회화 및 캔버스 회화에서 방향을 돌려 회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개 념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벽화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소모품 적인 회화가 아닌 건축적 요소와 관 람자의 경험이 작품의 주요 콘텐츠가 되었다.32). 〈그림 2〉 리처드 라이트 . 〈그림 3> 리처드 라이트 (Richard Wright), 무제, 2009. (Richard Wright), 무제, 2002. 라이트의 작품의 특징적인 면으로 ‘일시성’(temporality)을 꼽을 수 있다. 예외적으로 몇몇 작품은 위임받은 작업이어서 영구 설치작품이 되었지만, 전반적인 그의 의도는 전시가 끝난 후 벽면을 원 상태로 복구하면서 작품이 지워지는 것을 지향한다.영국 가디언지(The Guardian)와의 인터뷰에서. 라이트는 “경험의 취약성(fragility)이 작품의 중심축이다”라고 설명했다.33) 즉, 라이트는 작가와 관람 자의 기억에서만 존재하는 작업을 추구하기 때문에 패턴 자체의 모티프 뿐 만 아니라 재료와 방법 에서도 전통적 벽화 (mural painting)와 벽지 등과 유사점을 갖고 있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택한다. 또한, 벽에 직접 페인팅을 하는 경우에는 수작업으로 많은 양의 때론 정교한 패턴까지 그린다. 터너 프라이즈 수상작(그림 3) 경우에는 전통적 방식인 전사지에 이미지를 그려서 일일이 금박으로 옮겨 붙이는 노동집약적 작업을 한다.34) 이는 전통적 프레스코화에서 금박 전사 작업까지 공예적인 요 소와 거리를 두었던 모더니즘의 작품들과 반대되는 새로운 시도라 볼 수 있다. 라이트는 주로 추상무늬를 사용하는데, 이는 크게 모더니스트와 고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라이트 의 시도는 갤러리를 사람이 거주하는 실내 공간으로 전환하고, 역사적 느낌을 현대의 중립성(neutrality), 자율성(autonomy), 초월성(transcendence)공간으로 만들어준다.35) 요약을 해보면, 모티프 (현대적과 역사적인 것), 유한성, 설치 방법(수작업, 노동 집약적), 프레스코화 등의 참조사항, 이러 한 장식성의 역사와 함축적 의미를 가지고 라이트는 장식미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 표현하였다. 3.2. 표면에 대한 고찰. 현대사회에서 ‘표면’ 이 갖는 의미는 그 반의어인 ‘깊이’에 대조적으로 부각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영어 표면 ‘surface’의 형용사 파생어가 표면적인 ‘superficial’의일차적 의미를 지나 가 식적, 겉치레를 위한과 같은 의미로 파생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니엘 밀러(Daniel Miller)는. 서양권에서 표면(surface)의 파생어인 ‘superficial’ 이라는 형용사는 표면적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비중요성(lack of importance)를 암시한다고 주장한다. 밀러는 이러한 현상을 ‘깊이 존재론’(depth. ontology)이라고 제명 하였는데, 깊은 내부는 변하지 않고 견고하지만, 외부는 잠정적이고 얕으면 서 콘텐츠가 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내부를 더 중요시 하는 사고가 우리사회에 내재되어있다고 분석하였다.36). 32) www.nationalgalleries.org/collection/the-stairwell-project/richard-wright-in-relation-to-the-tradition-ofwall-painting 33) Higgins, 2009.12.8 34) ibid 35) Farquharson (2001) 참조 36) Miller, 1994, p.71 260.
(9) 〈그림 4〉 무라카미 타카시 (Murakami Takashi), 나와 미스터 디오비(Me and Mr.DOB), 2009. 일본 태생의 작가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 는 이러한 ‘표면’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일본 의 전통성과 포스트모던 사회의 연계성에 대하여 시각화 하였다. 무라카미가 발표한 수퍼플랫(superflat) 이론은 일본 문화의 특징인평면성에 대한 해석이다, 즉, 애니메, 망가, 비디오 게임등의 현. 대 미디어 문화의 시초는 ‘장식적’ 이며 ‘평면적’이고 독특한 시각문화를 생성했던 에도시대(1603년 ~1867년)에서 출발했으며 특히 우키요에(ukiyo-e)와 같은 목판화와의 의미있는 연결고리를 찾고 자 한 시도로 볼 수 있다. 무라카미의 이론은 그 해석과 활용 면에서 본래 의미보다 확장되고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 되고 있 는데 필자는 무라카미의 평면성에 대한 강조를 장식문화에 대한 고찰로 간주하고 해석해 보았다. 다른 비서양권 작가들이 직접적으로 기존의 장식을 차용한 것과는 다르게 무라카미의 경우는 에 도시대와 현대 사회의 시각적 특징을 파악하여 새로운 장식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 차별화 되는 점이라 볼 수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하는 무라카미 타카시는 페인팅, 조소 뿐 아니라 패션, 애니메이션, 상품등의 상업적 매체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상위예술과 하위예술의 경계를 지우려는 시도가 확연히 감지된다. DOB는 무라카미가 만든 중요 캐릭터 중 하나인 Mr.DOB(dobojite)을 지 칭하는 것임으로써 일본어로 clueless or why? 를 지칭하는 축약음이다. 이는 의미의 부재 또는 고 정된 정체성의 부재를 암축한다. DOB는 다수의 참고자료가 합쳐 진 것이며, 디즈니, 홍콩에서 본 원숭이 같은 피큐어 ,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 미피 등을 참조한, 오타쿠 문화의 특성을 다수 갖고 있다.평론가들은 이를 묘사하는데 대표적으로 피상적(superficial)이며 얕고(depthless) 그리 고 장식적(decorative)이라는 형용어를 쓴다.37) 이러한 형용어들은 현대 미술에서 장식미술적 요소 를 비판할 때 공통적으로 화두되는 요소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무라카미 타카시는 모더니즘 예. 술에서 폄하되었던 장식의 부정적인 면을 의도적으로 극대화함으로써, 반어적으로 ‘과연 표면은 깊. 이속의 진정성을 가리는 피상적인 것인가’를 묻는다. ‘의미’가 중심이 되었었던 모더니즘 예술에서 벗어나서 너무나도 직접적인, 문자그대로의 (literal)한 표면만이 존재하는 이미지에 대한 고찰을 제 기한다. 3.3. 장식과 문화 정체성 현대미술에서 장식사용은 특정 문화의 시각적 정체성 (identity)을 나타나는데 빈번히 사용된다.. 특히 비서양권 작가들의 작업에서 그 예를 상대적으로 많이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서양권 관객을 위한 의도적인 접근이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중동문화권의 여성 인권문제와 같은 정치적인 관점 을 제시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장에서 언급하는 세 명의 작가는 모두 비서양권 작가들이며, 모두 각 나라 및 지역의 전통공예 37) Koh, 2010, p.398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61.
(10) 와 문양을 현대문화로 재해석하여 나타내었다. 정교한 공예기술을 요구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역이용하여 현대의 기계성과 상업성으로 지역성이 모호해진 혼성문화를 표 현하였다.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에서 2006년부터 2년마다 열리 는 자밀 프라이즈(Jameel Prize)는 이슬람 전통에서 영향을 받은 예술디자인 분야 의 수상작을 소 개하는 전시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 전시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선정된 작가들이 이 슬람 전통을 시각화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선택한 방법이 이슬람의 장식 문화라는 점이다. 전통 카페트 문양, 타일 문양에서부터, 칼리그래피까지 현대 작가들이 차용한모티프는 다양하며, 또한 그 재료는 전통적 재료(테라코타, 텍스타일)부터 미디어아트까지 상이하지만, 이슬람 전통예술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이 없이, 관람자들은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슬람 문화권의 파생물 인 것 을 인지할 수 있다.. 〈그림 5〉파이그 아메드(Faig Ahmed), Tradition in Pixels, 2011. 〈그림 6〉 신미경, Ghost Series, 2011. 2013년 자밀 프라이즈 수상후보자(short-listed) 아제르바이잔 태생의 파이그 아메드(Faig Ahmed)는 카페트가 중동의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는 전제 하에 동양적인 카페트 문양을. 추상적으로 변형시키는 작업을 한다. 2011년작인 픽셀화된 전통’(Tradition in Pixels) (그림 5)은 전통적인 아제르바이잔 카페트를 현대미술의 관점으로 재해석 한 것인데, 디지털 이미지 단위인 픽 셀과 전통 문양이 병치된 구조로, 현대미술에서 과거의 상징성을 가졌던 장식이 추상적 형태로 대 치된 상황을 보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보여준다.38) 이러한 장식 문화를 통해서 특정 지역성과 그 정체성을 표출 하는 방식은 역사적으로 동서양권을 불문하고 이어져왔지만 상대적으로 비서양권의 작가들이 장식의 대표적인 특성인 보편성과 지역성 을 활용하여서 문화정체성을 시각화한 예가 많이 관찰된다.39) 세계의 대표적인 장식 문화는 인터넷 을 통한사진, 비디오 같은 시각 미디어의 개방적 순환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가 되었 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특정 모티프나 시각적 정보(색깔 조합, 패턴, 형식)는 특정 문화를 지칭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신미경 작가의 ‘번역’ (translation) 시리즈는 18-19세기 유럽에서 유행하였던 중국풍(chinoiserie) 도자기의 모티프를 이용하여 유럽으로 이전되었던 번역되어 수출된 중국 또 는 전반적인 동아시아의 이미지에 대한 작품이다.40) 유령 시리즈(Ghost Series)는 비누로 캐스팅한 도자기 형태와 문양을 매우 정교하게 복제한 작업이며, 이 시리즈 중에서 문양을 제거한 파스텔 톤 의 단색의 도자기는 문양이 사라진 형태만을 강조하고 장식문양이 특정 문화를 전이 하는데 이바 지하는 효과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그림 6) 비슷한 예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도 중국의 도자기문화와 문양을 이 용하여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양립하는 현대 중국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항아리 떨어. 뜨리기’(Dropping the Urn)전시에서는 도자기를 메인 모티프로 한 작업만을 선보였는데, 신석기시 38) www.vam.ac.uk/content/articles/j/jameel-prize-3/ www.faigahmed.com/ 39) 보편성(universality)은 장식의 가시성과 익숙함에서 오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지식이 없이 ‘알아볼 수 있는’ 시각 언어라는 점을 지칭하며, 지역성(locality)은 특정 문화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공식화된 일종의 시각적 스테레오타입을 의미한다. 40) Watkins(2013) 제임스 퍼트넘, 『문화 번역하기: 신미경의 조각』, www.meekyoungshin.com/?p=1852 262.
(11) 대(5000-3000 BCE)의 항아리에 현대 소비문화의 상징적인 이미지인 코카콜로의 로고를 그려넣. 은 ‘코카콜라 항아리’ (Coca Cola Vase, 1997)), 산업용 페인트에 담구어서 밝은 색깔로 코팅한 ‘채 색된 항아리들’(Colored Vases, 2006) 같은 시도를 통해 전통과 현대, 서구화와 산업화에 따른 문 화 정체성의 변화를 시각화하였다.. ‘고스트 구가 하산 함’ (Ghost Gu Coming Down the Mountain)(그림 7)에서는 중국 위안시대 (1269-1368년)의 자기를 다량 복제하여 백자의 반에는 청색으로 중국전통문양을 넣었고, 나머지 반은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서 현대성을 의미하는 표면장식이 없는 백자가 보이거나 전통을 의미하는 문양이 있는 청화백자로 보이게 된다. 또한 그리드 패턴으 로 배열하는 설치 형식은 현대사회의 대량 생산법을 지칭하는 의도로 쓰였다.41) 이와 같은 시도는 도자기 표면에 노출된 문화정체성의 흔적을 통해서 문화를 시각화하여 대변하던 장식의 전통적인 역할이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된 것으로 본다.. <그림 7>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고스트 구가 하산함( Ghost Gu Coming Down the Mountain), 2005. 4. 결론 19세기에서 20세기를 넘어오면서 장식의 개념에 대한 변화가 모더니즘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변 화를 가지고 온 것처럼 21세기에 오면서 장식에 대한 개념 정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상응하 여서 건축, 공예, 디자인 분야와 달리 실용과 심미적 효과의 균형에 대한 제약에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순수미술 분야에서는 더욱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들이 주목 받고 있다. 장식은 심미적 기능을 위한 부수적인 것이라는 오래된 관념에서 벗어나 장식 자체적 의미에서 파생되어 나온 표면 에 대한 고찰, 전통 장식 문화와 현대의 문맥에서 오는 차이점에 대한 탐구와 특정 지역성과 문화성 에서 오는 장식 미술의 특징처럼 과거에는 제약 받았던 부분들이 새로운 관점의 기회로 재조명 되 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세기 초반의 건축 공예 중심의 장식에 대한 담론에서부터 패턴 과 장식 운동(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까지 지난 세기의 장식에 대한 개념을 토대로, 현대 작가들이 어떤 방법으로 발전시켰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분석해 보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의 P&D운동에서 장식은 미니멀리즘과 포스트미니멀리즘 시대의 차갑고 비개인적인 작품들에 반(反)하여 생성된 장르인 만큼 화려한 컬러와 이국적인 모티 프를 위주가 주를 이루었다. 비서양권, 전통적 미, 전통 공예, 여성미술 등, 미술에 대한 편견을 없애 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지만, 평론가들에서는 대부분의 P&D 장식의 차용이 직 접적인 잘라붙이기(cut and paste)식의콜라주에 가까운 작업 방식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 였다. 41) Weiwei(2011) www.faurschou.com/work-descriptions-exhibited-artworks-from-the-collection/about-artwork-ghost-gucoming-down-the-mountain-by-ai-weiwei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63.
(12) 21세기에 들어서서 장식은 좀 더 다양한 의미로써 확장되고 해석 되었는데,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의 작품같이 큰 규모의 설치미술 작품에는 장식의 개념이 오브제가 아닌 공간속의 탈시대 적인 ‘경험’으로써 이용되었다. 무라카미 타카시의 경우에는 일본 전통의 평면적인 ‘표면’에의 고찰 을 위해 현대의 상업문화를 바탕으로 장식성이 강한 모티프를 사용하였고 이는 모더니즘의 장식성 의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전면적으로 저항하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서양권 특히 동양권의 파이크 아메드(Faiq Ahmed), 신미경, 아이 웨이웨이(Ai Weiwei)같은 작가들이 장식 모 티프의 사용을 통해 전통과 현대성의 충돌뿐 아니라 특정 문화의 시각적 정체성에 대해 재조명하 였다. P&D의 작품들은 장식 모티프를 단순히 차용하거나 오려붙이기(cut and paste)식의 방식을 보여주었다면, 이 작품들은 보다 발전된 사회 및 예술사적 흐름과 관객, 매체, 설치등의 다양한 각도 를 고려한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면에서 의의가 크다.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예들은 본문에서 언급되었듯이 현대미술에서 장식사용의 의의에 대한 체계 적인 연구와 전시가 미비하기 때문에 필자가 20세기 건축, 공예, P&D 운동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 하여 채택한 극히 일부만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21세기 장식개념의 활용을 대표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페미니스트 예술이나 공예성과의 관계와 같은 부분은 생략되었거나 아주 제한적으로 언급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가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세밀한 현대 미술 속 장식 의 의의에 대한 연구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향후 많은 연구자들의 참여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 하다. 참고문헌 유연숙, 「아돌프 로스의 장식배제에 대한 연구」, 한국 실내 디자인 학회 논문집, 제 13권 3호, 2004, pp.11-16 이상헌, 「아돌프 로스의 건축론에서 “예술과 실용품의 분리”에 대한 비판적 소고」, 대한건축학회, 24(3), 2008, pp.133-140 Adamson, Glenn and Kelley, Victoria. (eds.) 「Surface Tensions: Surface, Finish and the Meaning of Objects」, Manchester Univesrity Press, 2013 Auther, Elissa. 「The Decorative, Abstraction, and the Hierarchy of Art and Craft in the Art Criticism of Clement Greenberg」, Oxford Art Journal 27.3, 2005, pp.339-364 Bloomer, Kent. 「A Critical Distinction Between Decoration and Ornament」 In: Emily Abruzzo and Jonathan D. Solomon, (eds.), 「Decoration」, 306090, 2006, pp.49-58 Brett, David. 「Rethinking Decoration: Pleasure and Ideology in the Visual Art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5 Danto, Arthur C.「Pattern and Decoration as a Late Modernist Movement」In: Anne Swartz(ed.), 「Pattern and Decoration: An Ideal Vision in American Art, 1975-1985」, Hudson River Museum, 2007 Duncan, Alastair. 「Art Nouveau」, Thames and Hudson, 1994 Durant, Stuart. 「Ornament: from the industrial revolution to today」, The Overlook Press, 1986 Farquharson, Alex 「Back to the Wall」, Frieze, May 2001, Issue 58 Frank, Isabelle. (ed.),「The Theory of Decorative Art: An Anthology of European & American Writings, 1750-1940」, Yale University Press, 2000. Gleiter, Jörg H. (ed.) 「Ornament Today: Digital, Material, Structural」, Bozen-Bolzano University Press, 2012, pp.22-23 Grabar, Oleg. 「The Mediation of Ornament」, Bolingen Press, 1992 Greenberg, Clement. 「Avant-Garde and Kitsch」, Partisan Review, Fall 1939, pp.34-49 Higgins, Charlotte 「Richard Wright: There’s too much stuff in the world, The Guardian, 2009.12.8 Jencks, Charles. Moussavi, Farshid. & Colletti, Marjan.「The Return of Ornament」, Icon, Vol 78(2009), pp.67-71 Jespersen, John, K. 「Originality and Jones The Grammar of Ornament of 1856」, Journal of Design History, 2008, 21(2), pp.143-153 Jones, Owen. 「Ornament of Savage Tribes and Moresque Ornament」 (Chapter 1), (1856(2006)), Herbert Press, pp.31-45. 264.
(13) Koh, Dong-Yeon. 「Murakami’s ‘little boy’ syndrome: victim or aggressor in contemporary Japanese and American arts」, Inter-Asia Cultural Studies, 11(3), 2010, pp.393-412 Levit, Robert. 「Cotemporary Ornament: the return of the symbolic repressed, Harvard Design Magazine, No.28, 2008, pp.1-8 Lood, Adolf. 「Ornament and Crime」, 1908 In: Grace Lees-Maffei & Rebecca Houze (eds.), 「The Design History Reader Berg, 2010 Miller, Daniel. 「Style and Ontology In: Jonathan Friedman(ed.),「Consumption and Identity」, Jarwood, 1994, pp.71-96 O’Neill, Amanda (ed.) 「Introduction to the Decorative Arts 1890 to The Present Day」, Tiger Books International, 1990 Perrone, Jeff 「Approching the Decorative」, Artforum, December 1976, http://www.joycekozloff. net/Galleries/Publications/documents/pictures/JeffPerrone%20DecorativeArt.pdf Perreault, John「Deluxe Redux: Legacies of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In: Anne Swartz(ed.),「Pattern and Decoration: An Ideal Vision in American Art, 1975-1985」, Hudson River Museum, 2007, pp.49-56. Staff, Craig. 「After Modernist Painting: The History of a Contemporary Practice」I.B. Tauris, 2013 Swartz, Anne. (ed.) 「Pattern and Decoration: An Ideal Vision in American Art, 1975-1985」, Hudson River Museum, 2007 Trilling, James. 「The Language of Ornament, London」, Thames and Hudson, 2001 Trilling, James. 「Ornament: A Modern Perspective」, University of Washington Press, 2003 Watkins, Jonathan (ed.),「Meekyoung Shin」, Anomie Publishing, 2013 Weisenfeld, Gennifer,「Reinscribing Tradition in a Transnational Art World」 In: Chiu, Melissa & Genocchio, Benjamin(eds.)「Contemporary Art in Asia: A Critical Reader」, MIT Press, 2011 Weiwei, Ai.「Ai Weiwei: Dropping the Urn, Ceramic Works, 5000 BCE-2010 CE」, Ram Publications, 2011. 기초조형학연구 Vol.15 No.6.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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