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 집
지 역 발 전 과 거 버 넌 스 4
4
정부간 거버넌스체제의 구축:
EU 접경지역발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정성훈|한국산업기술재단 선임연구원
머리말
1980년대 중반 이후‘유럽단일시장’창출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유 럽통합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1990년대 초반부터는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통 합의 범위를 확대시켜 나가는 유럽통합의 확대도 꾸준히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 다. 이와 같은 유럽통합의 심화 및 확대과정은 유럽통합에 대한 1980년대 중반의 염세적 태도를 낙관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유럽을 향한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개별 정책들은 대체 로 EU, 회원국간, 회원국들의 지역들간 긴장과 갈등 속에 결정되곤 한다.
지역발전의 측면에서 바라본 유럽통합의 목적은 지역간 격차해소에 있다. 이 는 대부분의 EU 지역정책 프로그램들이 지향하고 있는 바다. 그러나 EU의 통화 통합이 그렇듯이, EU 지역들간 통합은 유럽의 구조기금정책을 중심축으로 이루 어지는 하나의 정책적 실험과정이다. 그리고 이 실험의 이면에는 다양한 지역발 전 프로젝트를 놓고 지역간‘경쟁과 연합’이라는 새로운 지역발전전략이 놓여 있 다.1)이 글은 EU의 지역발전전략 중 국경을 초월하여 접경지역간 협력체계(cross- border co-operation)를 구축함으로써 재영역화를 모색하고 있는 EU 접경지역발전
1)이와 같은 새로운 지역발전전략들을 토대로, 유럽연합의 개별 지방정부들은 EU 지역정책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위하여 정치, 경제, 문화, 역사, 사회 전반에 걸쳐서 지역의 자산들을 총동원한다. 지역들간 치열한 경쟁의 모습 을 보여주는 예가 다국적 기업 유치프로젝트라면, 지역들간 연합을 통해 타 연합지역군과 경쟁하는 대표적인 예 는 접경지역발전 프로젝트다
접근되고 있다. 첫째, EU 지역발전전략의 맥락 에서 지역간 경쟁구도의 한 단면을 제시한다. 둘 째, EU 지역발전 프로그램의 견지에서 하나의 경 쟁 조 건 과 방 법 으 로 등 장 하 고 있 는 INTERREG 프로그램의 역사와 특성을 살펴본 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가 다양한 규모 (EU, 회원국, 지방정부)의 정부간 거버넌스체제 구축에서 지니는 의미를 고찰한다.
새로운 유럽의 탄생과
지역간 경쟁구도의 새로운 현실
EU 지역정책은 1957년 로마조약 이후 형성된 유 럽 경 제 공 동 체 (European Economic Community)의 유럽사회기금(European Social Fund: ESF)과 유럽농업지도보증기금(Guide Section of European Agricultural Guidance and Guarantee Fund: EAGGF) 설립에 연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지역정책이 현실적인 수단을 갖추 게 된 시기는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유럽지역개 발기금(European Regional Development Fund:
ERDF)이 창설된 1974년부터다. 이후 1980년대 중반 유럽단일시장 프로그램 추진 및 1987년 이 의 완성을 위한 유럽단일의정서(Single European Act: SEA)가 채택되면서부터 지역정책이 EU의
목표는 EU 차원에서 극심하게 나타난 지역격차 해소에 있으며, 이를 위한 수단은 잘 사는 지역 에서 낙후지역으로의 분배체계를 기초로 하는 재정적 결속력에 있다. 이러한 재정적 결속력의 핵심은 구조기금의 지역간 적정배분으로, EU는 이를 위해 구조기금의 대상지역들인‘Objective 지역’들을 분류해왔다.3)
EU는‘1989-1993 프로그램’과‘1994-1999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수행되었고 지역격차가 완화되고 있다는 자체 평가에 의하 여, ‘2000-2006 프로그램’의 대상을 서유럽에서 동유럽 후보회원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구조기금 분배를 통한 지역격차해소 정책은‘보조금 전쟁’이라 불릴 만큼 지역간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켰다. 이는 한 편으로는 국경을 초월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국경 내에 있는 지방정부간 프로젝트 유치 를 위한 출혈경쟁을 유도하였으며, 결국 다음과 같은 비판을 받기에 이른다.
“이러한 경쟁풍토에서, 보조금‘쟁취를 위한 지역간’전쟁(subsidy war)이 유발된다. 이는 결 과적으로 지역불균등 발전을 창출할 수밖에 없 는데, 그 이유는 모든 지역이 승리자가 될 수 없 는 현실 때문이다. 비록 EU 차원에서 승리자의
2)유럽지역정책에 대한 역사적 개관과 기타 자세한 논의로는 강현수(2002) 참조
3) EU Objective 지역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1994-1999 분류기준). ① Objective 1: 발전이 뒤쳐진 낙후지역, ② Objective 2: 전통산업이 쇠퇴한 구공업지역, ③ Objective 3: 장기실업지역, ④ Objective 4: 구조조정촉진지역, ⑤ Objective 5a: 농업구조조정 촉진지역, ⑥ Objective 5b: 농촌지역발전과 더불어 경제적 다변화가 필요한 지역, ⑦ Objective 6 : 인구밀도가 극히 낮은 지역. 이 분류체계를 축으로 EU 의 구조기금 수혜대상지역들이 설정되며, 이 지역들은 구조기금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http://europa.eu.int 참조)
특 집
지 역 발 전 과 거 버 넌 스 4
4
이익을 패배자들에게 재분배하도록 도와주는 지역발전 프로그램이 있다 할지라 도, 이러한 경쟁여건에서 지역불균등 발전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보조금 경쟁은 무용하고 낭비적인 일이다(Dunford, 1994).”
그렇다면 구조기금의 대상 프로그램들 중 하나인 INTERREG를 어떤 시각으 로 접근할 수 있을까?
INTERREG 프로그램 : 경쟁의 조건
1. 접경지역 협력체계 구축의 역사
INTERREG프로그램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유럽대륙이 하루 동안에 도 기차나 자동차 여행으로 2개 이상의 국가들을 쉽게 여행할 수 있는 형편이고 보면, 이미 오래 전부터 접경지역의 지역들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 실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실험적이긴 하지만 1990년부터 공식적으로 시 작된 INTERREG 프로그램은 구조기금의 약 5.4%를 소비(2000-2006년 기준)하 는 Community Initiative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유럽 접경지역 의 협력역사를 그 진화과정을 중심으로 개관하고, INTERREG I, II, III 프로그램 을 살펴보고자 한다.
유럽에서 접경지역의 협력체계 구축을 이끄는 선도그룹은 1950년대 후반에 시 작된 스칸디나비아, 네덜란드/독일, 프랑스/독일/스위스 국경에 연한 지역들이 다. 이들은 ① 역사적 장벽 극복, ② 국경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접경지역이 특정 국가의 주변지역으로 처해지게 됨에 따라 야기되는 불균형 및 제반 문제점 해소,
③ 접경국가 당국들간 상호 일관성 없는 활동으로 인해 야기된 다수의 오도된 투 자 및 일상생활의 문제 해결 등 세 가지 주된 목적을 가지고 접경지역의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조직적으로 접근해 왔으며, 이를 발전시켜 왔다(Pelliciari and Leonelli).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역의 협력이 진전됨에 따라, 효율적인 협력체계 구 축을 위해서‘접경지역공동체연합’과 같은 조직적인 구조에 의한 지원이 지속적 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는 과정은 상당히 느리게 진척되었는 데, 이는 ① 국가행정체계의 상이함, ② 자원할당의 문제, ③ 법적 구속력, ④ 접경 지역 지방정부들이 그들의 자산이나 채무를 국가의 승인 없이 접경지역관할기구
법을 기초로 접경지역 협력체계를 제도화하기 위해 국제적·국가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강구되었는데 1970년 유럽의회 자문기구인 유럽 공간계획각료회(European Spatial Planning Ministerial Conference) 설립4), 1977년 북유럽의 회에서 접경지역 지자체간 협력에 관한 협약서 체결, 1980년 유럽의회의 초국경적 협력에 관한 마드리드 협약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었다. 특히 국가간 협약에 대한 다양한 모델(models of inter- state agreements)을 제시하기 위한 마드리드 협 약은 20개국 이상이 이를 체결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모델 들은 관련국가간 조약들을 거쳐야만 효력이 발 생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지방정부간 접경 지역 협력에 있어 총괄기구 역할을 하는 이와 같 은 국제조약은 대체로 1989년 이후의 체결을 통 해 1990년대부터 이행되고 있다.5) 이와 같은 접 경지역들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재정적인 지 원형태로 구체화된 프로그램이 1990년대에 시작 된 INTERREG다.
2. INTERREG 프로그램 개관과 평가
INTERREG 프로그램의 목적은 유럽국가들 내 접경지역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 이는 구조기금 이행시기에 맞춰 INTERREG I(1990-1993), II(1994-1999),
대 이후‘실질적인 유럽의 영토통합’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즉, INTERREG I단계의 EU 내측 경계선에 위치한 접경지역의 협력체계 구축에서부터 시작하여 II 단계에서는 외측 경계선 접경지역(동구유럽지 역) 및 해양 인접지역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 고 있으며(<그림> 참조), III단계에서는 초유럽적 협력체계 구축을 상정하고 있다. 자격조건도 I단 계에서는 주로 Objective 1, 2 또는 5b로 한정되 었던 것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지원범위도 경 제, 사회, 교육 등 매우 다양한 범위로 그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INTERREG 프로그램 중 I단 계가 실험적인 것이라면, 보다 본격적으로 진척 된 II단계의 주요 특징은 EU와 회원국들간의 매 칭펀드 조성을 통해 지원창구를 다양화했다는
4)이 각료회에서‘유럽지역계획전략(European Regional Planning Strategy)’을 발간했는데, 이는 유럽 접경지역 협력에 관한 최초의 전략적 개 요서로, 198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개정되었다
5)이에 대한 예로서는 BENELUX 협약(1986년 체결, 1991년 이행), 독일-네덜란드간 접경지역 조약(1991년 체결, 1993년 이행),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간 비엔나협정(1993년 체결, 1994년 이행)과 로마협정(1993년 체결, 1994년 이행) 등을 들 수 있다
<그림> EU INTERREG Ⅱ A 대상 접경 지역
자료 : AEBR & EC. 2000.
특 집
지 역 발 전 과 거 버 넌 스 4
4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I단계 프로그램은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들 을 지니고 있다(EU, 2000).
첫째, 접경지역 협력체계 구축에 있어 경험부족과 관련 주체들의 자발적 참여 도의 문제다. 남부유럽에 위치한 접경지역들이 이에 대한 사례가 된다. 이 지역들 은 중앙집권적인 행정기구, 상호 유대감 및 신뢰감의 부족 등으로 인해 접경지역 기구 설립과 협력체계 구축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보다 큰 문제점은 지방주체
<표> EU INTERREG 프로그램
자료 : AEBR & EC간행 LACE 각 연도 자료집, EC(1994, 2000), Jepson & Parissaki, EUROPA에서 필자 재구성
구분 INTERREG I INTERREG II INTERREG III
기간 1990~1993 1994~1999 2000~2006
특성
·EU 내측경계선 접경 지역들을 유럽단일 시장으로 급속하게 통합 촉진
·향후 EU 외측경계선 접경지역과 동유럽 이웃지역들간 협력 증진
·EU 내외측 접경지역의 협력촉진(동유럽포함)
·에너지네트워크 설립과 관련된 다수의 접경지역 활동 지원
·INTERREG I을 유럽단일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및 통화통합의 견지에서 수정
·EU와 회원국들간 공동재정지원체제 (EU는 총 프로젝트 비용에 50%까지 지원)
·초유럽적 협력체계 구축
·지방발전의 장애물이 되는 지역경계 철폐
·이와 관련된 선도지역들은 유럽영토의 실질적 확립에 토대를 둔 실험의 장이 될 것임
지원범위
·경제발전과 관련된 모든 영역 지원(교통, 정보통신, 무역, 관광, 환경, 농촌개발, 교육 등)
·교육, 보건, 의료, 외국어학습, 공간계획 등으로 지원분야 확대
-
운영 프로그램 수
·31개
·이중 EU 내측 경계선 접경지역들에 할당된 프로그램수는 24개
·71개
-
예산 ·C 1,034m ·C 2,400m ·C 4,875m
자격조건
·대부분 Objective 1 지역에 속한 접경지역
·지리적으로 이 지역들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역
·Objective 1, 2 또는 5b지역 이외의 지역은 제외. 그러나 구조기금 10조의‘유연성’의 조항 으로 타 지역들도 지원가능
·EU 내외측 접경지역 (특히, 동유럽을 포함한 외측접경지역 협력 강화)
·소수 해안 인접지역 포함
·접경지역뿐만 아니라, 초국적(국가, 도단위 지역, 지방간) 협력증진 및 지역간 협력증진을 꾀할 수 있는 대상지역
둘째, EU 외측 접경지역들인 동구 유럽국의 지역들과 협력체계 구축의 문제다. 사실 이 프로 젝트는 출발부터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 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동구유럽 접경지역 들이 서유럽의 지역들에 비해 상당히 낙후된 주 변지역들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심각한 사 실 중 하나는 이들이 오랜 기간 동안 서유럽의 이웃지역들로부터 고립 또는 격리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더욱 큰 문제점은 기금지원 메커니즘 이 기존 INTERREG 프로그램의 그것과 매우 다 르다는 데 있다.
셋째, INTERREG 프로그램이 지방간 거버넌 스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회원국들이 국가적 관 점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는 다수의 접경지역 프로젝트에서 나타나고 있 다. 즉, 다양한‘접경지역’들의 하부구조 및 내발 적 발전에 목적을 두고 진행시켜 온 INTERREG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이에 대한 수 행 이 국 가 중 심 으 로 이 루 어 짐 에 따 라 INTERREG프로젝트가 지녀야 하는 고유한 성 격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부 분의 접경지역 프로그램들은 먼저 국가적 차원 에서 중앙정부의 의도로 기획·개발된 후 유럽 위원회에 제출된다는 것이다. 이는‘국경’프로 젝트이지‘접경지역’프로젝트가 아니다.
결국, EU INTERREG II 프로그램은 ① 지방정 부간 거버넌스 구축의 경험 및 참여의지 부족, ② 각기 다른 국가체제로 인한 지역간 통합의 문제,
③ 수행주체를 둘러싼 거버넌스 주체설정의 문제
다. 다음에서는 EU 지역발전 프로그램에서 나타 나는 경쟁방식의 유형을 제시하면서 INTERREG 프로그램에 대해 평가해 보고자 한다.
EU 지역경쟁의 모습들 :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1. 동일 국가 내의 지역간 경쟁
‘적대적 형제들’. 이는 EU 특정 동일 국가 내 지 방정부들이 다국적 기업의 유치를 둘러싸고 벌 였던 경쟁이 얼마만큼 치열했는가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 경쟁의 배경이 되는‘단일유럽’이 라는 새로운 경기장에서는 - 비록 한솥밥을 먹는 같은 국가의 지역들이라 할지라도 - 치열한 경쟁 을 통해서 승부를 내야 한다. 즉, 지방정부들은 상대방이 같은 국가의 소속이건 아니건 싸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는 1970년대 후반 서유럽 포디즘의 위기 이후 새로이 불어닥친 신자유주 의적 유럽통합이 남기고 있는 흔적이며 (Dunford, 1997), EU 지역들의 생존방식이다.
구조기금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지역발전 프 로젝트 쟁취를 둘러싸고 벌이는 끊임없는 전략 적 벤치마킹과 이의 모방적 이행으로 인해 EU 내 지역격차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완화되었다 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Martin, 1999).
그럼에도 불구하고 EU 차원에서‘적대적 형 제들’을 방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EU자체 - 회원국 - 지방정부’간 정책적 혼동이 하나의 모 순으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및 한국기업의 대(對) EU 해외직접투자를 들 수 있다(Jung, 2001). 1980년대 초반과 후반에 걸쳐
특 집
지 역 발 전 과 거 버 넌 스 4
4
EU차원에서 일본 및 한국기업에 대해 취해진 반덤핑 규제는 양국 기업들이 EU 로 활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각 회원국들이 표방한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개방정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무역 및 투자정책은 1980년대 중반 이후‘유럽단일시장’완 성을 목표로 기업들간 극심한 중복조정을 통해 탄생한 소수 유럽챔피언들에게는 다시 새로운 다국적 경쟁자와 싸워야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즉, 무역 및 투자정 책의 톱니가 산업·경쟁정책의 그것과 잘 맞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심각한 것 은 이러한 투자개방정책이 다국적 기업들과 춤을 추고 싶었던 EU 내 지역들의 발 전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EU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주체들간의 동상이몽으로 인해 다층적 거버넌스 구축이 접합점을 제대로 찾지 못했던 사례다.
2. 인접국 지역과의 협력
경쟁에 참여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식은 국경을 초월하여 지역간 협력체계를 구 축하는 것이다. 과거 적대국이었건, 아니었건 간에 지역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동 거가 시작된다. 이른바 접경지역을 하나의 묶어서 재영역화를 시도하는 INTERREG프로그램의 참여다. 앞서 밝혔듯이‘접경지역’이란 지리적 근접성을 기초로 소속국가간 이질성이 지역간 사회·역사·문화·경제적 공감대에 자리를 내주는 지역들간의 협력체제 구축의 기본단위다. 이와 같은 지역간 협력체계는 국민국가의 영토성과 주권에 대해 어느 정도 재조정을 요구하면서(최송락·정영 태, 2000: 158), 지역간 협력을 위해 동원가능한 모든 자산을 중심으로 공간적인 융합을 시도하는 일이다. 이것이 EU가 진정으로 바라는 유럽통합의 참 모습 - 실 질적 유럽영토 확립 - 이기 때문에, 지역통합은 유럽의 경제·정치·사회통합의 모태이자 지향점인 것이다.
사실상 접경지역 협력은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수세기에 걸 쳐 이루어진 것이며, 유럽통합이 가속화된 1980년대 후반이후 유럽통합의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맺음말
보다 폭넓은 유럽지역발전과 다층적 거버넌스체제 구축에 있어서 EU INTERREG프로그램의 수행과정들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과잉경쟁과 이를 부추기는 정책환경의 문제다. 특정 지방정부의 프로젝
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EU의 지역적 현 실의 한 단면이다. ‘훌륭한’정책아이템의 등장 은 곧 벤치마킹의 대상이며, 다수의 중앙 및 지 방정부들은 이 프로젝트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 에 참여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과잉경쟁을 유발 한다. 이것이 신자유주의적 유럽통합의 현실이 다. 이러한 경쟁에 남겨지는 승리자와 패배자들.
그리고 점차적으로 유럽파편화를 겨냥하듯 다시 불거지는 지역주의의 측면에서 볼 때, 지방정부 간 거버넌스의 구축은 경쟁을 위한 연합에 불과 한 것이며, 프로젝트 이행에 있어‘EU → 중앙 정부 → 지방정부’로 수렴되는 상당히 위계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
둘째, 각기 다른 체제의 전통을 지닌 접경지 역들간의 협력구축이다. 사실 이 문제는 매우 어 렵고도 심각한 문제다. 독일과 폴란드 접경지역 인 프랑크푸르트(Oder강 유역)지역의 사례를 제 시하면 이는 좀 더 명확해진다. 다국적 슈퍼마켓 의 등장으로 폴란드 지역에서도 독일과 동일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상품가격이 문제 다. 독일인이 같은 물건을 폴란드에서 구매할 경 우는 독일의 1/7 가격에 살 수 있다. 이로 인해 주말이면 폴란드로 향하는 독일인들의 장구한 행렬이 이어진다.
반면 접경지역의 폴란드인이 독일을 방문할 경우 상당히 공격적이고 까다로운‘출국’심사를 거치게 되므로, 독일행 차선은 매우 한산하다.
너무나 큰 폭의 경제격차는 상당한 정책적 실패 를 도출하기 마련이다. 이는 독일 통일 후, 구서 독과 동독의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자본
수, 삶에 조건에 있어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선호 라는‘제3의 길’에서나 나올 법한‘제3의 생활’
을 꿈꾸고 있을런지 모른다. 이러한 유형의 거버 넌스 구축은 상층부인 EU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중앙정부의 막강한 힘과 판단하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으로 구축되는 중앙집권형으로 이 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INTERREG 프로그램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앞서 제시했듯이 다수의 프로젝트는‘국 경’프로젝트이지‘접경지역’프로젝트가 아니라 는 사실이다. 이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정치·경 제적 의사결정은 해당 국가들이 행사하고, 기타 교류활동들은 지방정부에서 수행하는 형태다.
즉, ‘지역들간 협력체계’를 굳이 들먹이지 않아 도 지금껏 이루어져 왔던 접경지역 친선교류 유 형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프로젝트 이행의 헤게 모니를 둘러싸고 중앙 - 지방정부들간 중층적·
위계적으로 형성되는 거버넌스의 구축유형이다.
한 영토로 구축되기를 바라는 유럽에 대한 하 나의 방법론으로 제시되고 있는 접경지역간 협력 체계. 이질적 국가에 속한 두 지역이 통합되고, 통합된 두 지역을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또 다른 접경지역이 생겨나고, 이러한 분위기와 현실이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결국 유럽이 하나의 지역으 로 묶일 수 있다는 유럽의 상상력을 놓고 이제 10 여 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프로젝트를 어떤 시각에서든 섣불리 평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INTERREG II 프로그램이 모두 실패작 이라고 단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NTERREG 프로그램에
특 집
지 역 발 전 과 거 버 넌 스 4
4
대한 몇 가지 의혹은 남는다. 첫째, 현재 수행중인 INTERREG III 프로그램이 과 연 INTERREG II의 경험을 얼마만큼 현실적으로 반영하여 진척되고 있는가? 둘 째, 초국적 지역통합을 기치로 한 INTERREG III 프로그램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 가?
참고문헌
강현수. 2002·3·15. “최근 유럽의 지역정책 동향: 유럽연합과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지역정책연구회. 「제1회 유럽지역 정책연구회 월례발표회」. 농정연구센터
최송락, 정영태. 2000. “지역간 협력양식으로서의 영역적 통치체제”. 「공간과 사회」제13호 : pp157-183. 서울 : 한울 Association of European Border Regions(AEBR) & European Commission. 1997-2000. LACE. various issues Dunford, M. 1994. “Winners and Losers: The New Map of Economic Inequality in the European Union”.
European Urban and Regional Studies. 1(2) : pp95-114
Dunford, M. 1997. “Divergence, Instability and Exclusion : Regional Dynamics in Great Britain”. in Lee, R.
and Wills, J. eds. Geographies of Economies, London : Arnold. pp259-277
European Commission. 1994. Europe 2000+ : Cooperation for European territorial development European Union. 2002·1. Community Initiative INTERREG Ⅱ 1994-1999 : An Initial Evaluation
Jung, S.-H. 2001. The Global-Local Interplay: Korean Foreign Direct Investment in the European Union. D.
Phil. Thesis, University of Sussex. Brighton. UK.
Martin, R. 1999. “The New 'Geographical Turn' in Economics : Some Critical Reflections”. Cambridge Journal of Economics. pp65-91
On-line 참고문헌
Jepson, D. & Parissaki, M. “Institutional and Legal Aspects of Cross Border Co-operation” in LACE - Linkage, Assistance and Cooperation for the European Border Regions (http://europa.eu.int/
comm/europeaid/projects/ees/projects/docs)
Pellicciari, L & Leonelli, S., “Introduction to Cross-Border Cooperation in Europe”in LACE - Linkage, Assistance and Cooperation for the European Border Regions (http://europa.eu.int/comm/
europeaid/projects/ees/projects/docs).
http://europa.eu.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