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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텍스트를 활용한 역사 문화 수업 설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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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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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_이 연구에서는 외국인 학부생의 교양 과목인 한국 역사 문화를 위한 수업 방안을 모색하였다. 교양 과목의 특성상 많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데 그들 간에 한국어 수 준, 국적 등이 일률적이지 못해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위하여 학생들에게 그룹 활동을 중심으로 자신의 배경 지식 위에서 한국 역사 문화에 접근을 도모할 수 있는 제 재로 화폐가 적합하다고 여겼고, 화폐 자체가 수업 제재인 텍스트로서 자질을 지니고 있 는지에 대해서는 보그랑데·드레슬러의 7가지 텍스트성(응결성, 응집성, 의도성, 용인성, 정보성, 상황성, 상호텍스트성)에 근거하여 화폐 텍스트임을 입증하였다. 글보다는 그림, 숫자, 문자의 기호 형태로 구성된 화폐 텍스트를 통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은 학생들의 추론 과정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화폐 텍스트를 활용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을 퍼스의 가추법에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지각, 재현, 해석의 세 단계를 거쳐 화폐 속 인 물을 평가하는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방안을 제안하였다.

주요어_ 외국인 학부생,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방안, 화폐 텍스트, 가추법

화폐 텍스트를 활용한 역사 문화 수업 설계 방안

유혜선*

* 한국외국어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박사수료, bebehs0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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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한국어 교육에서 역사 문화1 수업은 역사와 문화의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과 거로부터 내려온 것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습득·공유·전달되는 생활 양식 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 이해로, 그동안 이룩해 낸 산물 속 문화를 다룬 연구가 주 를 이룬다(권화숙 2017; 진대연 2018; 하민규 2018). 또한 여러 형태로 존재하 는 산물들의 체험 활동을 통한 문화 수업으로 구성한 연구도 이루어졌다(문형진 2010; 유혜정 2012; 이희정 2019). 이들 연구를 통해 한국어 교육에서 역사 문화 를 매개로 한국 문화에 접근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진행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구 추세는 한국어 교육에서 역사 문화가 문화 수업 제재로서 인정되어 활용되 고 있으며, 그러한 가운데 역사적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상징물을 기반한 문화 수 업이 전개되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에서 문화는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는 과정에서 내용 및 도구 로서 역할을 한다(진대연 2018: 245). 이 점은 한국 역사 문화를 활용한 기존의 연구에서 한국 역사와 한국어의 통합 교육을 제안한 것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 다. 권화숙(2017)과 하민규(2018)는 한국어 학습자가 문화를 이해하거나 학업 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한국 역사 지식과 한국어를 함양하는데 내용 중심 교수법 (Content-Based Instruction: CBI)을 내세워 한국 역사 내용과 한국어 통합 교 육 방안을 주창하였다. 마찬가지로 진대연(2018)은 한국인과 한국 사회 가치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한국 역사 문화 내용을 호프스테더의 문화 양파 모형에 적용하 여 문화 능력과 언어 능력을 신장시키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역사 문화와 관련 하여 언어-문화 통합 교육 방식이 드러나는데, 이러한 특성은 다만 상징물이라 는 제재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른 제재에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1 ‘역사 문화’의 용어는 진대연(2016: 225-228)에서 ‘역사 문화’를 ‘역사와 문화, 역사 속의 문화, 문화 속 의 역사’로 보는 견해를 근거로 삼아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 대학교에서 사학과의 명칭을 역사문화학 과, 역사문화콘텐츠학과 등으로 변경한 점과 지자체에서 유적 탐방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에 역사 문화 유적 탐방 혹은 역사 문화 유적 투어로 명기한 점을 보더라도 ‘역사 문화’가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역사 문화’ 용어에 대한 개념과 성격은 논의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여기서는 그 용어 개념 이 주된 논의가 아니어서 다루지 않았고 추후 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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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을 활용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이 그 일환인데, 신윤경(2010: 235- 236)에서 한국어 학습자들이 특정 시기를 담아내는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추론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상황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함께 원활한 의사소통 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보았고, 강소영(2016: 11)에서는 역사적 사건을 그려낸 작품을 중심으로 언어와 문화를 통합하는 것이 한국어 학습자의 상호문화이해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정(2018: 249-250)에서 한 국인의 담화 맥락 속에서 전달될 수 있는 역사 문화 내용을 전제로 한 작품이 한 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맥락에 맞게 의사소통하는 것에 더 유용 하다는 언급 또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이 언어-문화 통합으로 교육하는 것임을 적극 반영한다.

이상의 논의로 보면, 한국어 교육에서 역사 문화 수업은 역사 문화 내용과 함 께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을 위한 교육이라는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어 학습자에게 일정 기간을 두고 한국 역사 문화 내용과 함께 한국어를 통합 하여 가르치는 형태는 외국인 학부 교양 교과목에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 학부 생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교양 과목의 실태를 지적한 박성(2018: 56)에서 교양 과목은 한 강좌에 수강 인원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학습자 간 한국어 수준 편차도 크고 국적도 다양해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무 엇보다 한국 역사 문화의 내용은 방대하거니와 관련 용어도 어렵고, 그와 맞물려 교재 선정에도 어려움이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이 진행되는 교육 현장에서 수업 방식과 수업 내용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문제로 부 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은 먼저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선정되는 자료들, 곧 역사 문화 제재의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역사 문화를 다루는 제재에 대 해서는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재 자체가 담고 있는 역사 문화 정보가 언어만이 아닌 다른 부분에 근거하여 이해될 수 있는지 하는 점을 생각해 서, 학습자의 한국어 수준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에 보완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상징물과 문학작품 제재를 활용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은 상 징물이 있거나 문학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실제로 방문하는 학습자의 활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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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을 두고 있지만, 상징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문학작품 내용은 언어 를 기반으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언어 외 다른 부분에서 한국 역 사 문화 정보를 다루는 제재에 대한 검토는 역사 문화 수업 내용을 준비해나감에 필수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

언어적 부분 외에 여타 부분에 의해 한국 역사 문화 정보를 살피는 제재를 활 용한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에 대한 학습자의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인데, 그 자세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사항이 제재에 부합되는 수업 방식 이다. 본래 역사 문화 수업은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현재의 입장에서 추정해 나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자의 능동적인 자세를 더욱 필요로 한다. 역사 문화 수 업에 필요한 추정의 방식을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참여 하는 수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역사 문화 수업 방식에 대해 많은 논의 가 필요하겠지만, 한국어 학습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생각할 때, 제재에 부 합되는 수업 방안이라는 점은 제재부터 학습자에게 친밀하고 익숙하여 활용하 기 좋은 자료여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에서 한국어 학습자 특히 외국인 학부생에게 활용 가치가 높은 제재가 무엇인지, 그 제재를 가지고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여기에서는 활용도가 높은 역사 문화 제재를 화폐2와 연관하여 살피고자 한다. 화폐가 한국 역사 문화 수업 제재로서 유용하다는 점을 살피고 이를 수업 제재인 역사 문화 텍스트로 진단해 볼 것이다. 이때 보그랑데·드레슬러(Beaugrande·Dressler 1981)의 7가지 텍스 트성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면서 이 점을 살필 것이다. 그림, 숫자 등 기호로 구 성된 화폐는 한국어 학습자가 내용을 쉽게 주시할 수 있거니와 그 내용을 인식하 고 해석하는 데 자신의 추론 방식을 도입할 소지가 있다. 이에 실제 문제를 추론 으로 다룬다는 퍼스(Peirce)의 가추법을 통하여 학습자에게 한국 역사 문화 이해 의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연구는 한국어 학습자에게 유용 한 역사 문화 텍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작

2 엄밀히 말해 지폐이지만 여기에서는 화폐로 통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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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2. 화폐의 텍스트성

한국 역사 문화 수업에 관한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체험 활동을 통해 역사 문화 정보를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였지만, 그 학습자의 대상은 역 사 문화 정보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고급 학습자에 집중되어 있었다 (유혜정 2012; 권화숙 2017; 하민규 2018). 그런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자 의 한국어 수준을 고려할 수 없는 점, 국적이 다양하고 인원이 많아서 수업 통제 가 어려울 수 있는 점 등에 따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역사 문화 수 업 내용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한 불명확성과 체험 활동으로부터 오는 부담감이 라는 문제점은 수업에서 다루는 제재와 연관이 있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면 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에 유용한 제재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한국 역사 문화에 유용한 수업 제재는 학습자의 한국어 수준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한편으로 제재가 담고 있는 정보를 교실 활동으로도 충분하게 취할 수 있고 이를 학습자가 자주 접하는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설명된다. 여기에서는 화폐가 그 제재로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한다고 생각되는데, 화폐가 가진 특성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화폐는 첫째, 언어보다는 그림, 숫자 등 기호를 바탕으로 역사 문 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학습자가 한국어 능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3 둘째, 화 폐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을 확인하고 동시에 한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도 살핌으로써 전통성과 현대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셋째, 화폐는 실제 생활 속에서 사용하므로 한국어 학습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한국의 역사적 인물을 평가하는 학습으로 연결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습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4

3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화폐는 숫자 익히기, 물건 사기 등과 같은 주제로 초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다루어 졌고, 또 화폐 속 그림에 대한 설명인 읽기 지문으로 초·중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다루어지기도 하였 다. 이에 따르면 화폐는 학습자에게 두루 다루어질 만한 제재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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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화폐 제재는 학습자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 또 언 어적 표현을 벗어나 비언어적 표현에 해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특성을 갖는 다. 화폐는 학습자에게 높은 접근성과 활용성 위에서 이를 인식시키고, 거기에 나타난 비언어적 표현에 대해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제재이다. 그것은 곧 화폐를 의사소통 행위라고 정의함으로써 하나의 텍스트로 파악하는 인식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화폐 자체를 텍스트로 활용하지 는 않으며, 수업 활동에 필요한 도구로 사용되거나 화폐에 대한 설명의 읽기 자 료로 제시되고 있다. 화폐 자체를 텍스트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화폐가 근본적으 로 보그랑데·드레슬러(1981)의 7가지 텍스트성에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화폐 가 하나의 텍스트로서 갖추어야 하는 이들 텍스트성은 역사 문화와 긴밀히 연관 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화폐가 텍스트의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도록 하겠다.

먼저 텍스트성의 첫 번째 기준인 응결성(cohesion)5이다. 이것은 텍스트 표층 의 구성요소들, 즉 우리가 보고 듣는 실제 낱말들이 그 연쇄 속에서 서로 연관되 는 방식에 관여한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6-7).

표층 구성소들은 문법 형식과 규칙에 따라 서로 의존하고 있는 바, 응결성은 문 법적 의존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 옥·이현호 옮김 1995: 7). 텍스트에 드러나는 요소들은 형식과 규칙에 의해 서 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화폐와 연관하여 그 구성소들이 그림, 숫자, 문 자임을 주목하게 된다. 화폐 앞면과 뒷면 모두 그림, 숫자, 문자로 그 요소들이 실 현되고 있다. 그중 화폐 앞면에 나오는 그림 인물을 주요 요소로 여긴다면 그 오 른쪽에 있는 문자와 숫자, 곧 이름과 생몰년은 그림 인물과 연결되었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인간은 이름, 나이 등 표면적 요소에 기반하여 규정되므로 이런 규칙에 의해 이 요소들은 서로 연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4 인물에 대한 평가는 국가 간의 다른 시각이 반영될 수 있는 사건보다 좀 더 유연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고 여겨진다.

5 cohesion에 대하여 응결성, 결속구조, 결속성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텍스트 표 층의 구조적 연결에 관여한다는 것을 통해서 cohesion을 응결성으로 사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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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표층 텍스트의 기저에 깔려 있는 각 개념과 그들 관계의 결과물이 서로 수용 가능하고 적합해지는 방식에 관여한다는 응집성(coherence)이다(보그랑 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8). 응집성은 텍스트에 실현된 표 면적 요소들의 연결이 아니라 각 표면적 요소의 개념들로부터 연결해내는 개념 이다. 화폐의 경우 이름, 나이 등 표면적 요소를 통해 인물을 설명하는 텍스트라 기보다는 앞면에 나타나는 그림과 뒷면에 나타나는 그림의 각 의미는 한 인물로 귀결되며 그 그림들의 의미로부터 연결해낸 의미가 그 인물이 화폐에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 인물을 두고 그와 관련 한 사항을 거론하고 이것들을 연결하여 그런 의미를 지닌 인물로 바라보게 하는 한 인물에 대한 텍스트가 화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화폐 앞면과 뒷면의 그림 은 인물에 대한 정보, 이를테면 직업, 업적 등을 제공함으로써 그 인물의 가치를 이해하게 한다. 물론 그런 가치를 지닌 인물로 이해하기 위하여 학습자 자신의 지식을 이에 부가시켜 추론의 과정을 거쳐야 함은 자명하다.

이 같은 인물로 수용 가능하다면, 화폐는 그 인물을 그렇게 규정짓도록 하는 의도를 지니고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도는 텍스트성을 구성하는 세 번째 기준이며, 텍스트 생산자의 태도에 관여한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 태옥·이현호 옮김 1995: 13). 의도성(intentionality)은 텍스트 생산자의 의도 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본다면, 화폐는 거기에 나타난 인물을 강조하려는 의도 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화폐 앞면에서 오른쪽에 있는 인 물 그림은 초점에 맞추어 크게 표현한 반면 나머지 그림은 초점에서 벗어나 작게 표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초점이 되는 전경이 그렇지 못한 배경보다 먼저 지각되고 주목된다는 게슈탈트 이론과도 통한다. 화폐에는 그것을 보는 시 선을 인물 그림으로 유도하기 위한 생산자의 의도가 가로놓여 있다.

텍스트성의 네 번째 기준인 용인성(acceptability)은 텍스트 수용자의 태도로 텍스트 수용자에게 유용하고 적합하면서 응결성과 응집성이 구비된 텍스트여야 한다는 것이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14). 앞에서 언급하였듯 화폐는 그림, 문자, 숫자로 구성하고 이를 통해 한 인물을 설명하는 내용의 제재이다. 이 제재가 가지고 있는 내용을 한국어 학습자가 받아들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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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가라는 점이 용인성이다. 그러니까 용인성은 텍스트를 받아들이려는 수용 자의 노력과 이를 실제로 수행하려는 수용자의 의지를 요구하는 셈이다(편지윤 외 2018: 503). 화폐에 대한 한국어 학습자의 태도는 거부감이 덜하다고 여겨지 며, 그렇게 보는 이유는 학습자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에 대 해 학습자들은 익숙한 만큼 그 노력과 의지에 대한 부담감이 약화될 수 있어 한 국어 학습자에게 화폐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화폐가 텍스트로 인정되려면 정보성(informativity)이 있어야 한다. 정보 성은 말 그대로 수용자에 의한 텍스트 형식과 내용의 예측 불가능한 정도를 그 특성으로 하고 있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16- 17). 정보성은 학습자의 배경 지식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비교 대상이 있을 경우 여러 상이한 정보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화폐는 외형상 한국과 자국의 차이점을 우선 살펴보게 되지 만 한편으로는 화폐 체제의 통일성으로 나아가게 된다. 한국 화폐와 자국 화폐의 차이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마다 힘든 정도가 다를 수 있겠지 만, 화폐에 유명한 인물, 동물, 식물 등이 나타난다는 체제는 학습자에게 화폐가 이해의 혼란을 준다고 보기 어려우며 심지어 거부당하는 일은 없다고 보아도 무 방하다. 그러기에 화폐는 학습자 자신이 갖는 체제에서 정보를 통합해 나갈 것을 적극 활용하는 제재이다.

화폐의 정보에서 주목하게 되는 것은 거기에 나타난 대상이다. 화폐에 나타난 대상은 무엇이든 그 나라의 대표성을 띤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음은 그것들이 가지 는 위상을 잘 대변해준다. 즉 현재와 그 당시 이들이 지닌 대표성은 그 상황에 적 합하다는 이른바 상황성(situationality)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상황성은 한 텍스트를 그 발화의 상황에 적합한 것으로 만드는 요인들에 관여한 다(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18). 예컨대, 한국 화폐 의 5만 원권 여성 인물 선정이라거나 화폐 대부분 학자 중심의 인물 선정 또한 상 황에 의해 결정된 일이다. 논란이 있었음에도 화폐에 여성 인물을 선정하였다는 것은 결국 남녀평등의식과 여성의 지위 향상이라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의미한 다. 그리고 화폐에서 학자 중심의 인물 선정은 문신을 숭상하는 한국 사회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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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이 화폐에 나타난 대상은 당시와 현재 상황을 반영하고 또 그러한 상황 에서 그 국가를 대표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화폐는 한 나라 의 얼굴이다’라는 말은 대표성은 물론 상황성에 대한 표현이 될 수도 있을 것이 다. 그런데 화폐에 그 국가의 대표성을 띤 대상이 나온다는 것은 모든 국가에서 추구되고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모든 국가에서 화폐를 통하여 그 국가에서 표방하는 사물, 인간, 사상을 적극 드러내는 방식을 수용함을 말해 주며, 모든 사람들은 이 방식을 다른 국가 화폐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어 떤 텍스트를 사용하는 데 있어 사전에 경험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텍스트 지식 에 의존하게 만드는 요인에 관여하는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과 연관된 셈 인데(보그랑데·드레슬러 지음/김태옥·이현호 옮김 1995: 19-20), 자국 화폐의 방식을 활용하여 한국 화폐의 특징을 파악하고자 함이다. 혹은 한국 화폐 내에서 그 특성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한국 화폐에서 드러나는 방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화폐에는 앞면 오른쪽에 인물과 그의 개인정 보, 왼쪽에 인물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 배치되고 뒷면에도 인물과 관련 된 것이 배치된다는 그런 방식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 화폐 간의 정보를 그런 맥 락에서 구할 수 있다.

이상 텍스트성의 일곱 가지 기준에서 살펴보면 화폐는 한 인물에 대한 정보를 문자는 물론 숫자, 그림 등의 기호를 빌어 실생활에서 생생하게 전달하는 텍스트 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화폐는 역사 인물을 제시하며 그 인물의 업적과 연관하여 현재 한국인들이 지향하는 바를 그 바탕에 깔고 이루어진 역사 문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만 원권 앞면에 나오는 인물 오른쪽 옆에 세종대왕의 이름 과 생몰년을 바탕으로 그 인물이 산 시대를 알 수 있다. 화폐 앞면에 인물 왼쪽의 그림이나 뒷면에 있는 그림은 각각 일월오봉도와 혼천의, 천상열차분야지도 등 으로 그 의미를 살펴본다면 왕을 상징하는 물건, 과학에도 관심을 가진 왕이라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같이 구성된 화폐는 그 인물이 지 닌 특성과 그 인물의 특성을 통해 그를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역사 문화 텍스 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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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폐를 활용한 역사 문화 수업 구상

1) 수업 목표

최근 학교 수업의 기본 방향은 21세기 국가 교육의 방향을 창의교육으로 정 한 무렵부터 핵심역량을 중시하는 수업 과정의 내용과 방법으로 정착되었다(이 종경 외 2013: 37). 이종경 외(2013: 43)과 허은철(2018: 349)에 따르면, 이 시기 역사 수업에서도 핵심역량을 강조하여 학습자는 역사적 사고력을 키우고 그 스 스로가 역사를 진단해 볼 수 있도록 실제적인 능력을 기르는 것이 그 수업의 목 표로 제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역사 수업에 대한 학습자의 핵심역 량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지식, 태도, 기능을 구성하고6 역사 사실 이해, 역사자 료 분석과 해석,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력 및 의사소통,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 해 결 능력, 정체성과 상호존중 역량 등의 요소로 설정한 것을 볼 수 있다(이종경 외 2013: 43-44; 허은철 2018: 353).

핵심역량 중심의 역사 수업 목표는 한국어 학습자 중에서 외국인 학부생의 역 사 문화 수업 목표와 연관하여 서술될 수 있겠다. 대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교사 들은 학습자의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교육 방법을 적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더욱이 그간 한국어 학습자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를 보더라도 학습자가 한국의 역사 문화 지식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통찰력을 확대하는 가운 데 한국과 자국의 역사 문화의 비교를 통해 그 의미와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그것 을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동시에 다름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고 이 런 사실을 한국어를 활용하여 소통해야 함을 알 수 있다(진대연 2015: 152). 이 는 한국어 학습자의 역사 수업의 목표를 지식, 태도, 기능으로 구성하는 시각과 이를 역사 사실 이해, 역사자료 분석과 해석,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력 및 의사소 통,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 정체성과 상호존중 등의 요소로 설정하는

6 핵심역량에 대해서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능력, 인성(태도), 기술 등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보는 기존 연구(이종경 외 2013: 41)를 보고 역사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을 이렇게 규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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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측면 곧 핵심역량 중심의 역사 수업 목표와 관련한 이해 방식에 규정된 다고 볼 수 있겠다.

먼저 ‘지식’은 학습자의 인지적 영역으로 역사 사실 이해, 역사자료 분석과 해 석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연대기적 이해, 과거의 사건, 인물, 구조, 변화, 역사적 용어나 역사적 개념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이다(허은철 2018:

353). 말하자면 역사 문화 자료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론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태도’는 한국과 자국 역사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존중하는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게 하는 정서적 영역으로 살필 수 있다. 자국 의 역사 문화 이해와는 해석을 달리하는 타문화도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가 관철 되어 있다. 이런 태도는 국제 감각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이를 공고히 해 가는 과 정에서 자신은 물론 자국의 의식, 방식 등을 구하는 여지를 준다. 그러니까 정체 성과 상호존중이 태도에 포함되는 셈이다. 마지막에 ‘기능’은 이론적 지식이 아닌 이론적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고 적용하는 방법적 지식을 강조한다. 방법적 지식 은 역사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스스로 생각을 표 현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이론적 지식의 활용 또는 적용을 드러낸다. 이론적 지식을 실제 활용한다는 것은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력 및 의사소통, 역사적 판 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기에 행동적 영역일 것이다.

결국 한국어 교육에서 외국인 학부생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는 그들의 핵 심역량 함양으로 설정되기에 일반 역사 문화 수업 목표의 범주에 맥락을 같이하 는 한편으로, 그 핵심역량을 크게 지식, 태도, 기능인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이를 각각 역사 사실의 이해와 역사자료 분석과 해석, 정체성과 상호존중,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력 및 의사소통 그리고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설정할 수 있다.7 이른바 핵심역량 중심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를 각 영역별 로 정리해 보면 표 1과 같다.

7 역사교육 분야의 연구들을 보면 역사 교과에서 가르쳐야 할 핵심역량을 ‘역사 문해력(historical literacy)’으로 제시하였고, 이 하위 범주로 역사적 이해, 역사적 분석과 해석,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 력 및 의사소통능력, 역사적 문제해결력과 역사의식에 기초한 의사결정, 정체성을 제시하였다(백은진 2015: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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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업 과정

핵심역량의 개념을 중심으로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 수 업 과정에서는 학습자의 수업 참여와 학습자의 창의력을 강조한다. 한국 역사 문 화에 대한 이론적 지식, 자국 문화와의 비교를 통한 상호 간의 역사 문화 존중, 그 리고 이를 활용 및 적용하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기에 학습자 중심의 수업이라 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화폐 텍스트는 한국 역사 문화를 둘 러싼 학습자 중심의 수업으로 진행하기에 좋은 제재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 듯이 화폐는 학습자가 생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자연스럽게 접 하게 되고 학습자에게 익숙한 점, 인물 학습의 측면에서 학습자가 정보량이 많은 사건보다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점, 그림, 숫자 등 기호로 내용을 파악해야 하 기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해를 관철할 수 있는 점 등의 특 성을 가진 제재이다.

요컨대, 화폐 텍스트를 활용한 수업은 전반적으로 학습자가 그 내용을 이해하 고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를 추진해 낼 수 있는 적절한 수 업 과정의 모색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학습자가 화폐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그들의 추측, 짐작, 상상 같은 능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 능성이 높다. 잘 알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 화폐 속 정보로 답을 구하려고 한다면 추론 과정이 필수적이다. 추론을 할 때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근거로 삼아 판단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국어 학습자가 화폐 속 인물을 평가해 본다면, 본래부 표 1. 핵심역량 중심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

인지적 영역

<지식>

정서적 영역

<태도>

행동적 영역

<기능>

역사 사실 이해

역사자료 분석과 해석 정체성과 상호존중 역사 정보 활용 탐구 능력 및 의사소통 역사적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이론적 지식

자국과 한국 역사 문화의 비교를 통한 상호 역사 문화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방법적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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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정해진 결과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배경 지식을 근간으로 화폐 정보에 따라간 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배경 지식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 하고자 하는 이 과정을 퍼스의 가추법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박수홍·김효정(2014: 228)에 의하면 가추법은 어떤 현상을 발견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을 떠올려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설명 가능한 하나의 사례로써 가설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가설은 지각, 재현, 해석의 단계로 구성된다(이윤희 2015: 261-270).8 첫 번째는 어떤 현상을 발견, 곧 관찰을 통해 문제 상황을 인식하는 지각 단계이다(장혁준 2014: 39). 예를 들 면 화폐에서 관찰된 것 속에서 자신이 아는 점과 모르는 점을 구분함으로써 의문 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인 재현 단계는 앞선 단계에 서 관찰된 것들에 대해 자신이 연상하고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다. 의문점을 설명할 수 있는 법칙 즉 자신의 배경 지식을 통해 관찰된 것들을 설 명하고 문제 상황 또는 의문점에 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해 주는 무언가를 찾아내 는 과정이다(장혁준 2014: 39). 한국 화폐 속 인물의 정보와 유사한 자국의 인물 을 비교함으로써 문제 상황에 대한 설명의 여지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해석 단계에서는 관찰을 통한 의문점이 자신의 배경 지식을 통해 설명 가능한 바를 밝힌다. 궁극적으로 이 단계에서는 의문점에 대해 자신의 배경 지식을 통한 추론이 가능하며 그 해석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자신의 배경 지 식을 통해 의문점에 대한 설명 가능성 곧 추론이 해석화 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 런 점에서 가추법은 문제 상황이 지각, 재현, 해석이라는 세 단계를 통하여 가설 을 설정하고 이를 확정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가설이 정교화 과정을 거친다면, 그것은 법칙이 된다. 법칙은 인과관계로 표시되는 것이기에 가추법을 활용한 역 사 문화 수업은 곧 학습자의 배경 지식을 토대로 문제 상황의 원인과 결과를 구 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추론 방식은 학습자가 자신의 논리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든지 오류를 가질 수 있고 그런 만큼 그 해석이 잘못된 것일 수

8 이와 달리 장혁준(2014: 39)은 칸트(Kant)의 이론에 입각하여 각지(覺知), 재생(再生), 재인(再認)의 단계로 가설이 구성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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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있다는 점에서 취약할 수 있다. 그러나 플로라이트(Plowright 2015)에 의한 퍼스의 가추법은 어림짐작이나 추측으로만 이루어진 임의의 어떤 설명이 아닌 지식이나 경험에서 나온 설명 가능한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플 로라이트 2015: 39-41), 그 과정이 분명하고 명확하려면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플로라이트 2015: 40-41). 질문은 보통 하나의 정확한 답이나 최선의 답이 있는 수렴적 질문,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한 확산적 질문, 판단, 가치, 선택과 관련된 평가적 질문(김한종 1996; 이은자 2018)으로 나뉘는데, 이 들 질문 유형은 가추법의 세 단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질문들과 더불어 이 세 단계에 지식, 태도, 기능이라는 핵심역량 중심의 학습 목표를 부합할 수도 있 을 것이다.

(1) 지각 단계

지각 단계에서는 화폐 텍스트 내용인 인물을 관찰하는 것인데, 학습자가 화폐 앞면을 직접 보고 그 인물에 대해 제시하는 정보를 찾아보면, 내가 아는 것(What I Know)을 확인할 수 있거니와 그룹과의 비교를 통해 내가 알게 된 것(What I have Learnt)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내가 알고 싶은 것(What I Want to Know) 혹은 내가 모르는 것(What I Don’t Know)을 읽어내는 작업이 된다.9 이 때 화폐 텍스트가 담고 있는 정보를 이용한 질문지를 제공하여 학습자에게 이를 인지하게 한다. 질문지는 ‘이름이 뭐예요?’, ‘언제 살았어요?’, ‘직업이 뭐예요?’라 는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수렴적인 질문으로 작성한다. 또한 학습자가 작성을 마 치면 교사와 함께 화폐를 보면서 질문지에 대한 정보 확인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때 학습자가 ‘이 사람이 어떻게 화폐에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문제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의문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만 원권과 관련하여, 지각 단계에서는 세종대왕, 1397~1450, 왕이라는 인물 의 기본 사항인 개인적 맥락을 알 수 있다. 그중 생존 시기에 조선 시대와 신분

9 학습자가 텍스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내게 하는 전략으로 KWL을 활용하거나(염혜경 2013) KWHL을 활용하는데(권화숙 2017: 324), 여기에서는 K(알고 있는 것)와 L(알게 된 것)을 통해 W(알고 싶은 것), D(모르는 것)를 확인하여 학습자가 텍스트에 적극 접근하는 전략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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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회 특색이 보인다고 추가 설명하면서 ‘세종대왕이 왜 화폐에 나오게 되었어 요?’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원인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세종대왕이 화폐 에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기 마련인데, 그 이유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 화폐 텍스트 내에서 답을 구할 수 있게 만든다. 만 원에 나오게 된 이유를 왕의 개념으로 살피게 되면, 그것을 축소해 버리게 되므로 학습자에게 화폐 앞면과 뒷면에 나오는 그림을 활용하여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요구한 다. 화폐 앞면과 뒷면에 나오는 그림 명칭은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교 사가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포괄하는 내용을 알게 한다.

(2) 재현 단계

재현 단계는 그 인물이 어떻게 화폐에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검토하기 전 준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의 배경 지식을 활용하여 화폐 속 인 물의 개인적 맥락이 닿아 있는 자국의 인물을 찾는 활동을 하게 된다. 학습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그룹 활동으로 진행한다. 이 역시 질문지를 제공하는데 화폐 속 인물과 자국의 인물을 비교함으로써, 두 인물을 충분히 이해시킨다. 이는 그 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두드러지게 보여줘야 하므로 그 인물이 산 시대보다는 직업에 기준을 두어 비교할 수 있게 한다. 실제 두 인물을 비교하는 내용은 지각 단계에서 알게 된 ‘무엇을 했어요?’라는 업적에 중점을 두어 정리할 수 있게 한 다. 나아가 이 단계에서의 비교 작업은 두 인물이 ‘왜 그 일을 했어요?’라는 확산 적 질문을 통해 그 인물에게 주어진 상황 혹은 그 인물의 행위 목적이나 의도를 관련짓는 것이 그 핵심이 되겠다.

만 원권 앞면에 나오는 용비어천가와 뒷면에 나오는 혼천의, 보현산 천문대,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보이듯,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관 심이 많았던 것으로 설명된다. 세종대왕을 이와 같이 업적에서 파악하는 것은 그 의 행동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에 대한 이해는 왕의 특성 에서 설명되긴 하나, 그것만으로는 그 인물의 특성을 포괄할 수 없다는 데 문제 가 있다. 여기에서 세종대왕의 주된 특성은 업적 곧 한글 창제, 과학 기구 발명 등 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자국에서 이와 비슷한 인물과 비교하여 그 내용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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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중국 학생들이 토의한 결과 세종대왕과 비교한 인물은 진시황으로, 그들 업 적의 성과는 비슷하나 그 업적을 세우게 된 목적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면을 제기 하였다.10

진시황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그 일을 했다고 주장하였다면, 세종대왕은 애민정신을 실천하고자 그 일을 한 것으로 구분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그들의 배 경 지식에서 도출되는 경우가 많아 그 시대상을 보여주는 다른 텍스트를 학습자 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 한글이 늦게 반포된 배경, 과학 기구를 만 든 장영실이 죽은 배경 등에서 그 시대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한글 창제와 과학 기구 발명이라는 그의 업적이 지니는 풍부한 함의를 생각할 수 있도 록 한다.

(3) 해석 단계

해석 단계는 화폐 속 인물을 평가하는 단계로, 그 인물이 화폐에 등장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를 밝히는 과정이다. 앞 단계들에서 살펴본 화폐 속 인 물의 개인정보, 업적 및 그 배경 혹은 의도를 종합하여 그 인물이 화폐에 등장할 만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그 이유가 현재 생각해 보아도 화폐에 등장할 만 한 것인지 하는 점 등 ‘이 인물이 왜 화폐에 등장해요?’, ‘지금도 이 인물이 화폐에 등장해도 돼요?’, ‘왜 그래요?’라는 평가적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단계 이다. 여기에서 정리한다는 것은 화폐 속 인물이 훌륭하다는 것이 아니라 ‘- 때 문에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었어요.’를 거쳐 ‘그 인물은 -기 위해서 (일을) - 았/었/했어요. 그래서 그 인물은 화폐에 등장해요.’로 형태를 제시하여 학습자들 이 그 인물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형태로 기술하 고자 하는 이유는 화용의 구조가 ‘가정(전제)-결론’이기 때문이다.11

화폐에 등장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앞 단계인 재현 단계에서 그 함의와 연관

10 2017~2018년 K대학교의 문화속한국어Ⅱ 과목에서 ‘한국의 화폐와 인물’을 주제로 한 수업과 2019년 S대학교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사상의 이해 과목에서 ‘한국의 인물’을 주제로 한 수업에서 중국인 학생 들이 대체로 이러한 입장이었다.

11 문장 차원에서 주어-술어, 화제-논평 등과 같은 구조는 텍스트 차원에서 전제-결론, 문제-해결 구 조로 찾을 수 있다(Dijk(다이크) 지음/정시호 옮김 1995: 222-223). 이뿐만 아니라 법칙이 아닌 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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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살피되, 이를 그룹 활동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함의들의 순위를 그룹 차원에서 결정하고 그 함의 내용 즉 인물이 화폐에 등장하게 된 이유를 자세하게 서술한다. 세종대왕은 국민을 사랑하는 왕, 똑똑한 왕, 새로움을 개척하는 왕 등으로 논의되었다면 이것을 ‘국민을 사랑했기 때문에 만 원권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었어요.’를 거쳐 ‘세종대왕은 국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한글을 창제했어요/과학 기구를 발명했어요. 그래서 세종대왕은 만 원에 등장해요.’ 형태로 기술함으로써 그 의문점에 대해 학습자가 집약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리라 본다.

결국 화폐 텍스트를 활용하여 한 인물이 화폐에 나오게 된 이유를 파악하고 이 를 ‘그 인물은 -기 위해서 (일을) -았/었/했어요. 그래서 그 인물은 화폐에 등장 해요.’로 평가하는 역사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겠다. 학습자는 화폐 속 인물에 대 해 아는 점과 모르는 점을 인지하였고, 여기에서 얻은 그 인물의 직업과 연관하 여 학습자 배경 지식을 활용해 자국의 인물을 연상시켰다. 그들을 비교하는 기준 은 업적을 중축으로 하여 그 당시 상황이나 그 인물의 의도를 추론하게 한다. 그 리하여 화폐에 등장한 인물에 대해 학습자 나름의 적절한 논리로 그를 해석하고 최종적으로 인물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이 단계들을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1단계

2단계

3단계 수렴적 질문을 통한 지각 확산적 질문을 통한 재현 평가적 질문을 통한 해석

<인물 관찰>

• K(What I Know)와 L(What I have Learnt)을 통해 W(What I Want to Know)/

D(What I Don’t Know) 확 인하기

-화폐 앞면

• 문제 상황 인식하기

<인물 파악>

•자국 인물과 비교하기 -그룹 활동 -배경 지식 활용

• 업적에 대해 알아보고 비교 하기

-화폐 뒷면

-자료 탐색하여 정보 획득

• 인물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의도에 대한 근거 찾기

<인물 평가>

• 인물을 해석하고 평가하

- ‘-은/는 -기 위해서 (일을) -았/었/했어요.

그래서 -은/는 화폐에 등장해요.’

그림 1. 화폐 인물 중심 역사 문화 수업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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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제시한 수업 모형을 적용한 역사 문화 수업을 구성해 보았다. 이 수업 은 학습자가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 목적을 두었 다. 학습자 자신이 이야기할 수 있는 한국 역사 문화 수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는 학습자가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한국어에 대한 이해를 수행하는 능력 을 함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모형에서 한국 역사 문화는 문제 상황 인식하기, 교사 설명 듣기, 교사 질문에 대한 답 찾기, 관련 자료 찾기, 토의하기 등으로, 한 국어는 배운 내용을 토대로 생각 정리하기, 친구와 비교하기 등을 통해 이해 능 력이 길러지도록 설계하였다. 아울러 핵심역량 중심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 도 수업 전·중·후 단계에 설정하여 학습자가 화폐 속 인물을 통해 한국 역사 문 화를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화폐를 통해 핵심역량 중심의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목표, 인물 중심 역사 문화 수업에 대해 상세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수업 전 단계는 1단계인 수렴적 질문 을 통한 지각 단계로 화폐 속 인물을 관찰하면서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쌓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2단계는 확산적 질문을 통한 재현 단 계로 수업 중 단계인데, 여기에서는 한국 화폐 속 인물을 파악하는데 자국의 인 물과 비교하는 활동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 을 것이다. 마지막의 3단계인 수업 후 단계에서는 평가적 질문을 통한 해석 단계 로서 앞선 단계에서 화폐 속 인물에 대해 고찰한 바를 그 인물에 적용함으로써 그를 평가하는 방법적 지식을 갖출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학부생을 대 상으로 한 3시간 교양 과목 수업을 제안해 보았다.

론적 분석과 동기(raisons)에 의한 설명인 역사에서의 설명 방식(Ricoeur(리쾨르) 지음/김한식·이경래 옮김, 1999: 246-266)을 고려해 보더라도 이 표현을 사용하여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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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화폐 인물 중심 역사 문화 수업의 예

▶ 한국어 학습자에게 한국 화폐를 보여주면서 화폐 속 인물이 왜 돈에 나 오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 이거 뭐예요? 얼마예요?

- 이 사람 누구예요?

- 이 사람 왜 돈에 있어요?

- 왜 좋은 사람이에요?

▶학습자에게 화폐 앞면을 제시한다.

- 이름이 뭐예요?

- 언제 살았어요?

- 직업이 뭐예요?

▶학습자에게 질문지를 제공한다.

(화폐 앞면) 이름이 뭐예요? 언제 살았어요? 직업이 뭐예요?

▶ 학습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교사 간 질의응답으로 진행하여 그 인물의 정보에 접근하면서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인지한다.

K W/D L

What I Know What I Want to Know What I Don’t Know

What I have Learnt

▶ 학습자가 문제 상황을 인식하거나 교사가 학습자에게 문제 상황을 인식 하게 한다.

- 이 사람만 (직업을 이야기하면서)-이에요/예요?

- 이 사람이 왜 돈에 있어요?

화폐 정보를 자세히 보게 돋보기를 준비 한다.

화폐 인물을 관찰하 게 한 후에 수렴적 질문을 통해 그 인 물에 대한 지식을 쌓도록 한다.

▶ 학습자에게 그 인물과 비슷한 자국의 인물을 생각하게 한다. 이때 그룹 활동으로 진행시켜 더 많은 인물을 연상하도록 한다.

- 여러분 나라에 (직업을 이야기하면서) 있어요? 누가 있어요?

- 그 사람은 무엇을 했어요?

한국 자국

(화폐 앞면)

이름이 뭐예요?

언제 살았어요?

직업이 뭐예요?

(화폐 뒷면) 무엇을 했어요?

▶ 화폐의 뒷면에서 그 인물이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해 본다. 학습자에게 인터넷을 통해 화폐 뒷면의 그림이 무엇인지 찾도록 한다. 만약 학습자 가 찾은 정보로 그 인물의 업적을 생각하기에 역부족이라면 인물의 관 심 분야를 알도록 유도한다.

확산적 질문을 통해 화폐 인물을 파악하 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자국의 인물과 비교 함으로써12 상호문 화능력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태도를 기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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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폐 속 인물을 통한 역사 문화 수업은 기존의 한국어 중·고급 학습자에게 집중된 역사 문화 수업 내용과 방식에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실제 대 학교 역사 문화 관련 교양 강좌에서는 한국어 능력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역사 문화 수업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 하에 제안한 것이다. 이렇게 제안된 역사 문화 수업 방안을 일정한 기간을 두고 외국인 학부생들에게 적용하지 못했 지만, 한국 화폐 속 인물을 통해 한국 역사 지식은 물론 역사 문화를 학습할 때 꼭 필요한 요소인 근거, 추론, 인과적 표현 등을 활용함으로써 학습자가 역사 문화 에 대한 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4. 결론

한국어 교육에서 역사 문화 수업은 한국어 학습자들의 한국 문화 이해 및 의사 소통 능력 신장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역사 문화를 매 개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접목하여 가르치는 대학교 교양 강좌에서는 학습자 들의 한국어 능력이 고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적이 다양하며 수강 인원도 많아 수업 운영에 한계가 있다. 이에 학습자들의 그룹 활동을 강화하고 그들의 배경 지식 위에서 한국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 수준에서 이야기하 는 방법으로 진행하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 문화 텍스트가 언어 해석

12 중국인 학습자의 경우 대개 공자(학자), 진시황(왕), 측천무후(여왕)를 연상하였다. 그런데 중국인 학습 자가 한국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제약 없이 생각하면, ‘이순신-악비(장군)’, ‘이육사-서지마(시 인)’, ‘정도전-제갈량(책사)’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 인물의 업적을 바탕으로 그 인물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의도 및 목적을 추론하도록 지도한다.

- 그 사람은 왜 그 일을 했어요?

▶ 앞에서 찾은 정보를 정리하여 학습자가 그 인물을 평가한다. 이때 다음 과 같이 정리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 ‘-은/는 -기 위해서 (일을) 했어요. 그래서 -은/는 화폐에 등장해요.’

▶그 인물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비교해 본다.

화폐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적용·활용 함으로써 그 인물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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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른 이해보다는 학습자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 가능성이 보이는 자료로 설정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여, 역사 인물에 대한 정보를 문자와 숫자, 그림으 로 제공하는 화폐가 적절하다고 여겼다. 이는 화폐가 학습 대상자의 언어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을 수용하게 만드는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인물 중심의 역사 문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학습자 특히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화폐 텍스트를 활용한 역사 문 화 수업의 구체적인 방식은 텍스트 속 인물에 대한 학습자의 추론을 통해서 이루 어질 수 있다. 곧 자신의 배경 지식 위에서 지각, 재현, 해석의 단계를 거쳐 그 인 물을 평가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지각 단계로 수업 내용인 화폐 텍스트의 인물 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점과 모르는 점을 구분한다. 텍스트에 있는 문자, 숫자, 그림의 관찰이 이 단계에서 중요하며 이때 이름, 생존 시기, 직업에 대한 수렴적 질문을 통해 그 앞면을 면밀히 살펴 답을 구하게 한다.

두 번째, 인물이 화폐 텍스트에 나오게 된 이유를 탐색하는 재현 단계이다. 텍 스트에 나오는 인물이 살았던 사회적 배경과 그 인물이 한 행동에 초점을 두어 정리한다. 교사는 이에 앞서 화폐 텍스트 속 인물과 직업 혹은 업적이 유사한 자 국의 인물을 연상하게 한다. 그 인물은 언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때 그 인물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하는 두 논점을 학습자 자신의 견지에서 분명하 게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다채로운 해석을 볼 수 있는 확산적 질문인 만큼 교사 가 화폐 텍스트 뒷면의 그림과 관련된 인물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동원하여 학 습자들이 주장하는 논지를 보강해 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화폐 텍스트에 그 인물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를 학습자에 맞추어 정리하는 해석의 단계이다. 이 작업은 학습 자가 기존의 해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견해로 화폐 텍스트 속 인물의 평가도 보여주거니와, 과거 그리고 현재에 요구되는 인물의 단면을 드러내 보이 는 것이기도 하다. 화폐 텍스트 인물을 둘러싼 평가적 질문은 ‘-은/는 -기 위해 서 (일을) -았/었/했어요. 그래서 -은/는 화폐에 등장해요.’로 정리되며 그 인물 을 해석·평가하게 한다.

이 세 단계를 통해 이루어진 역사 문화 수업 모형은 외국인 학부생이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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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지식을 활용하여 한국 역사 인물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추론의 과정으로 그들이 한국 역사 인물에 대해 어떻게 평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보다 풍부하게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 서 한국어 학습자가 스스로 역사 인물과 관련하여 시대의 인물을 평가할 수 있는 준거의 틀을 갖출 수 있겠다.

이러한 한국어 학습자 중 외국인 학부생을 위한 한국 역사 문화 수업 모형이 더욱 의미를 갖추기 위해서는, 직접 그들을 대상으로 화폐를 활용하여 이 모형의 실제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또 이를 토대로 그 한계점을 살피는 연구의 확장 또한 필요할 것이다.

교신: 유혜선(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박사수료)(bebehs0112@naver.com)

Correspondence: Yoo, Hye Sun(PhD Candidate, Graduate school of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bebehs0112@naver.com)

2020.07.15 접수, 2020.08.04 심사, 2020.08.14 게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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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ing a Korean History and Culture Class using Currency Text

Hye Sun Yoo*

Abstract_This study tries to find the teaching method of Korean history and culture class as general education subject for foreign undergraduate students. Ac- commodating lots of students who have different Korean levels and nationalities causes a problem in conducting a class. Considering this problem, the currency text is the proper material for students to get access to Korean history and culture through the group activities using their background knowledge. And the cur- rency text itself demonstrates that it has text features based on seven textualities from Beaugrande·Dressler. The reasoning process of the students is essential in the Korean history and culture class using the currency text which consists of signs of pictures, numbers, and letters. So it is proposed to apply abduction of Peirce in the class. By doing so, the students in the class can evaluate the figures in the currency text through the three stages called perception, representation, and interpretation.

Keywords_ Foreign undergraduate students, Teaching method of Korean history and culture class, Currency text, Abduction

* Graduate school of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PhD Candidate, Education of Korean lan- guage as a Foreign language, bebehs0112@naver.com

수치

표 2. 화폐 인물 중심 역사 문화 수업의 예 수 업  단 계 전 ▶ 한국어 학습자에게 한국 화폐를 보여주면서 화폐 속 인물이 왜 돈에 나오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이거 뭐예요? 얼마예요?- 이 사람 누구예요?- 이 사람 왜 돈에 있어요?- 왜 좋은 사람이에요?▶학습자에게 화폐 앞면을 제시한다.- 이름이 뭐예요?- 언제 살았어요?- 직업이 뭐예요?▶학습자에게 질문지를 제공한다.(화폐 앞면)이름이 뭐예요? 언제 살았어요? 직업이 뭐예요?▶ 학습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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