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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인간과 예술: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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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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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인간과 예술: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3. 인문학적 물음4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아름다움의 표현이다. 아름다움을 보고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 일상의 피 로를 잊기도 한다. 아름다움은 때로는 이렇게 우리 삶의 시름을 앗아갈 만큼 큰 즐거움이 된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게 무엇이길래 이렇게 큰 즐거움을 주는 걸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18세기 네덜란드에는 풍경화가 유행했다. 이들 풍경화들은 산업혁명 이후에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사 람들이 성화나 귀족 혹은 고궁에 한정되어 있던 미적 소재를 아주 일상적인 것들로 돌린 데서 탄생한 것 이다. 즉 예나 지금이나 사상적으로 자유로웠던 네덜란드에서는 더 이상 귀족이 아닌 일상적인 평민들, 혹 은 물질적으로 윤택해진 삶이 환경 속에서 꽃과 나무나 풀들과 같은 일상적인 풍경이나 정물에 관심을 가 지게 되면서 그것들을 화폭에 담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들이 아래와 같은 작품들인데, 이 가운데 풀밭에 있는 풀들을 돋보기로 보기난 한 듯이 자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르네상스 시기의 유명한 화가 뒤러(A. Dürer, 1421-1528)의 작품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작품은 “아르놀피니의 결혼”이라는 얀 반 아 이크(Jan van Eyck, 1395-1441)의 작품인데, 사실주의 회화의 극치를 보여 준다. 즉 이들 두 부부 앞에 있는 털복숭이 개의 털을 하나하나 다 그린 듯하고, 이들이 서 있는 방의 창문에는 이 방이 1층이 아닌 2 층 이상이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렸으며, 이들 두 사람의 뒤에 보이는 거울 속에는 이들이 가진 세 부적 모습이 다 들어 있어서 돋보기를 가지고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살펴봐야 할 정도이다 :

이렇게 사물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재현해내는 화풍을 “사실주의”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주 의 화풍은 서양회화의 전통에서 주류를 형성했던 미적 조류였다. 즉 사물을 마치 그것이 살아있기라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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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이 재현해내는 것이 뛰어난 화가의 역량이라고 보았고,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 주의 회화는 현대 미술비평에서는 “재현예술로”로 분류되고, 미학사에서는 “모방론”에 입각한 예술사조이 다. 즉 사실주의 회화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재현해냈다는 점에서 재현예술이고, 그렇게 아름 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미적인 실재를 모방(mimesis)한다는 점에서 미학적으로 모방론에 입각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러한 모방론은 조각에서도 드러나는데,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의 “피에 타”(Pieta)에서 보이는 옷자락의 사실성, 예수와 성모의 자세가 갖는 균형 그리고 아들의 죽음 앞에서 보 이는 성모의 표정에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조화와 균형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미켈란젤로의 “다비 드”(David) 상에서 보이는 인체는 실제로 살아 있는 인체보다 더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가지고서 자연미 의 극치를 보여 준다. 미켈란젤로 이후에 그에 필적할 만한 조각가이자 건축가로 알려진 베르니니 (Bernini, 1598-1680) 또한 조화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조각들을 생산해내었는데요, 사랑의 화살을 맞 은 아폴론이 미움의 화살을 맞은 다프네를 좇다가 가까스로 그녀에게 닿으려 하자 월계수 나무로 변하는 그 장면을 묘사한 “아폴론과 다프네”, 베르니니 자신의 애인이었던 콘스탄챠의 순간적인 모습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포착한 “콘스탄챠의 흉상”, 성녀 테레사가 하나님의 은총을 받는 종교체험을 그녀의 옷의 주름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함께 그 표정이 뛰어났던 “성녀 테레사”등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만드는 미적 원리로서 조화와 균형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만들어주는 원리, 즉 조화와 균형과 같은 원리가 존재하고, 그것이 미적 실재로 서 가변적인 미를 그것이게끔 하는 미의 이데아이며, 이를 모방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것이 이른바 “모방 론”이다. 이러한 모방론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근거한 예술론이고, 이러한 모방론은 서양 예술의 전통을 형성하였다. 유명한 미술사가 곰브리치(E. Gombrich, 1909-1980)는 이러한 미적 실재, 미의 원리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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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인들은 자각하지 못하지만 예술가들은 이를 직감하고, 작품을 창작할 때 그 완벽한 균형점을 알고 거 기서 멈춘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화가가 이루려는 조화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 “더 이상 손대지 말아라.

이제 완전하다” … 우리는 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일단 화가가 성공하면 우리는 그가 더 이상 아 무것도 첨가할 수 없는 어떤 것, …. 즉 우리의 매우 불완전한 세계에서 완전한 것의 한 본보기를 이루어냈다는 것 을 느낀다.

- 곰브리치, 『미술의 역사』 -

미를 생산하는 원리, 즉 조화와 균형은 이를 테면 ‘황금분할’(1:1.618)에서 찾을 수 있고, 이에 따라 우 리는 아름다운 사물이 아름답게 되는 것은 황금분할이라는 미적 원리에 입각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근대 서양음악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화성악은 화음을 연결시켜 소리를 보다 아름답게 들리게 하고자 하는 미적 원리(Homophony)이다. 이로써 화성악 이전의 서양음악은 중세 교회음악이나 바하에 있어서도 단성율(Monophony)이어서 우리의 판소리에서 보이는 바와 같은 단순한 멜로디 구조였다. 그런 데 바하가 대위법에 입각한 둔주곡을 만들면서, 하나의 멜로디를 서로 다른 성부가 이어 부르게 되면서 소 리가 보다 풍부하게 들리는 다성음악(Polyphony)이 발달하였고, 급기야 화성악은 화음을 통해 소리의 공 명현상을 불러옴으로써 천상의 소리와 같은 느낌이 드는 풍부한 소리의 세계를 선사했다. 그리고 이미 피 타고라스학파의 그들의 이원론적 믿음에 따라 영혼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수학, 철학, 명상, 음악과 같은 수련을 했는데, 그 가운데 음악에서 현의 길이와 음의 관계를 조화수열로써 표현하였다. 즉 현을 반으로 줄이면 음이 완전8도 올라가고, 현을 1/3 줄이면 완전5도 올라가며, 현을 1/3을 늘이면 완전4도 내려가는 관계가 조화수열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물이 가진 비례의 관계, 즉 꽃잎이나 잎이 달리는 간격, 소라고동의 나선이 감기는 간격, 해바라기씨가 박히는 간격, 고기비늘이 박히는 간격이 피보나치수열에 입 각해 있어서 우리에게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를 미이게끔 하는 미의 이데아, 즉 미적 원리가 있고, 그것이 위와 같은 조화와 균형 및 비례의 원리이며, 이러한 것을 예술가는 직감하여 그 것을 모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은 객관적 실재로서의 미를 작품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 실재로서 미가 존재한다는 이러한 생각이 서양예술의 전통을 형성하였다. 니체가 『비극 의 탄생』에서 “예술은 디오니소스적 요소와 아폴론적 요소의 결합이다”라고 말했을 때, 이러한 미의 원리 는 아폴론적 요소를 말한다고 할 수 있고, 이렇게 서양의 전통예술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그것이 가지고 있는 미의 원리를 모방하는 데 예술의 본질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낭만주의 이후부 터는 이와는 다른 아름다움, 예컨대 니체의 언급에서는 디오니소스적 요소와 같은 비합리적 요소를 그려내 더라도 아름답다고 함으로써 아름다움은 객관적 실재가 아니라 주관적 실재에서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미에 대한 경향은 현대예술로 나아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예컨대 뒤러가 그의 어머니를 묘사한 판화작품은 아름답다기보다는 추하고, 또한 그의 작품 “용과 싸우 는 미카엘”은 기괴하여 아름답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영국 낭만주의 화가 터너(W. Turner, 1775-1851)는 파도가 치는 장면을 아래와 같이 묘사했는데, 이 또한 균형과 조화를 갖춘 아름다움은 아니 다. 그리고 추상미술의 선구자라고 평가되는 파울 클레(P.Klee, 1879-1970)의 작품에서도 우리는 색깔과 형태의 추상적 파편을 볼 뿐 전통적으로 아름답다고 여겨지던 그런 조화와 균형을 발견하지 못한다. 이러 한 추, 기괴함, 추상도 기존의 아름다움에 대한 하나의 ‘새로움’이고, 그러한 새로움 또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또한 모네(C. Monet, 1840-1926)가 생 제르맹 정원을 만들어 놓고 말년에 계속 그렸던 수련, 빛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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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에 따라 느껴지는 인상을 화폭에 담았는데, 현대 프랑스 테마 비평의 대가 바슐라르는 이를 제우스가 사랑하여 백조로 변화시킨 그 레다와 같이 청순한 미를 가졌다고 극찬했다. 즉 조화와 균형이 아니라 빛의 인상을 그린 것이다. 샤갈(M. Chagal, 1887-1985)은 어려서 삼촌에게서 들은 이야기 속에서 느꼈던 그런 동심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샤갈의 그림이 보여주는 환상은 “나와 마을”, “도시 위에서”, “에펠탑의 신랑 신부”라는 작품에서 보듯이 마을이라는 사실성은 없고 우리가 어려서 마을에서 하고 놀았을 그리고 꿈꾸 었을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 Magritte,1898-1967)는 우 리가 일상적으로 사물을 보는 방식을 일탈시킴으로써 우리의 사고에 유머와 위트를 가져오면서 동시에 환 상적인 그런 작품을 보여 준다. 이러한 인상이나 환상도 조화나 균형이 있는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아름다 움으로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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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프루스트도 언급했던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J. Vermeer, 1632-167)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화폭에 담았는데요,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나 “재봉틀 질을 하는 여인”에서 보듯이 이들 일상 뒤 로 보이는 빛의 공간은 우리의 삶에게 그것을 위해서 무한히 열린 고요와 평화를 선사하는 듯하다. 바로크 의 거장 루벤스(P. Rubens, 1577-1640)는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바로크 화풍과는 다르게 자신의 딸의 평 범한 일상의 모습을 아주 귀엽게 묘사했는데, 이러한 평범함도 아름다움으로서 의미 있다는 것이다. 또 다 른 바로크의 거장 카라바지오(M. Karavaggio, 1571-1610)는 부활한 예수를 의심한 제자들이 십자가에 손 가락을 집어넣어 봤다는 성경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 그림에서 전해지는 섬뜩함과 기괴함, 그리고 마그 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에서 파이프를 그려 놓고는 파이프가 아니라는 말을 써 놓는 이러한 괴상함도 우리에게 의미 있다면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변기를 전시장에 가지고 와서는 그 변기 주인의 이름을 쓰고 나서 “샘”이라는 제목으로 작품발표를 했던 뒤샹(M. Duchamp, 1887-1968)은, 현대 팝 아트의 원조라고 할 만큼 기술도구와 예술작품 사이의 간격을 붕괴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예술은 이제 기술이나 일상도구와 전혀 다른 것이 아니라 그것과 똑같고 단지 차이는 전시장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일 뿐이라는 사고의 전환을 우리에게 볼러온다. 더욱이 현대미술에 와서는 개념미술이라는 장르가 등장하 여 완성된 예술작품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작품창작의 아이디어나 개념 혹은 그 과정만으로도 하나 의 예술품이라고 간주하기에 이르고 있다. 아래에 보이는 작품은 의자라는 개념을 실제 의자와 그림 의자 그리고 의자라는 사전 속의 정의를 전시하고 있다. 이렇게 평범함이나 괴상함도 우리에게 의미 있게 느껴 진다면 그것 또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술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쾌감, 즐거움 을 주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우리가 좋아하고 그것을 찾게 되는 것은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즐거움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관적 쾌감의 문제가 진리나 윤리와는 다른 예술의 특징이다. 그렇게 즐거움을 안 겨 주면서 균형과 조화를 가진 것이 아름답다고 간주되었는데, 점차로 이러한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도 우 리에게 추하고 기괴하며 추상적이더라도 우리의 주관에 새로움을 준다면 그리고 인상이나 환상에 지나지 않더라도 진실하다면 또한 평범하고 괴상할지라도 우리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것도 아름답다는 것이다. 우 리의 주관에 새롭고 진실하며 의미가 있게 느껴지는 이러한 아름다움은 조화와 균형을 가진 객관적 실재 로서의 아름다움, 즉 외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주관적 실재로서의 아름다움, 즉 ‘내적 아름다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렇게 예술의 역사는 점차 외적 아름다움에서 내적 아름다움으로, 현대 예술로 갈수록 그러한 재현예술에서 비재현예술로 나아가고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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