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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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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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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자본주의 신(新) 발전원리와 국민통합의 길 _좌승희 … 4

커버스토리

한국의 노동, 이대로 좋은가? _변양규, 박승록, 조준모, 박성준 우리나라의 장·단기 고용상황 … 14

노동생산성과 임금수준 국제 비교 … 20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 … 25 한국의 집단적 노사관계 위기와 제도개선 과제 … 31 청년실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 36

이슈분석

제조업 소기업 편중 현상 평가와 시사점 _김필헌 … 40 슬레이트 시대와 미디어산업의 과제 _김현종 … 43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평가와 시사점 _조경엽 … 47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과제 _이병기 … 51 거시건전성 감독체계 강화 논의와 정책적 시사점 _이태규 … 54 한·중·일 FTA에서 한국의 역할 및 중요성 _송원근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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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칼럼

재정 건전성;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_최광 … 62 공기업 유지할 돈 없으면 차라리 민영화하라 _조성봉 … 65 그리스의 재정위기와 그 시사점 _김상겸 … 67

행정편의주의에 빠진 녹색성장법 시행령 _이선화 … 69 출향제도를 활용한 베이비붐 세대 일자리 창출 _이병욱 … 71 등록금 상한제는 해를 끼치는 제도이다 _안재욱 … 74 4대강 사업, 특별회계로 개편하라 _옥동석 … 77 일상화된 폭력을 줄이려면 _정기화 … 79

금융투자회사의 대주주 승인규제 개선해야 _전삼현 … 81 위기에 강한 나라와 약한 나라 _안순권 … 83

경제전망

경제성장률 전망 5.3%로 상향조정 _김창배 … 86

신간 안내

생존, 그 이후를 준비하는 한국기업의 성장과제 _전용욱 … 91 중국 진출기업을 위한 중국경제법 이해 _박승록 … 92 경영효율성에 대한 영향요인 분석 _김현종 … 93

노동의 유연안정화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_박성준 … 94 고혹 평준화 해부 _김정래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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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요즘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나뉜 채 화합하지 않아 사회가 불안하다. 여 야는 물론 같은 정당에서도 서로 나뉘어 반목(反 目)하고, 수도권과 지방뿐만 아니라 지역별로도 갈라져 서로 이익을 취하려고 아우성이다. 양보 라는 것을 모르고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요구를 막무가내 식으로 한다. 그리고 잘못은 남의 탓을 한다.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인터넷상에서의 다툼은 차마 못 보겠다. 남을 험 담하고 폄하하는 일이 일상다반사이다. 오죽하면 인터넷에서 해코지를 당한 여배우가 자살하는 일 까지 벌어질까. 도대체 요즘 세상에 ‘착한 사람’은 어디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국민·사회통합이란 옳은 이념으로 뭉치는 일

그래서 최근 정부는 ‘국민통합위원회’라는 것까 지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껏 정부가 해온 것을 보 면 잘될 것 같지만은 않다. 보고서 몇 권 내고 흐 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왜냐하면 국민통합을 어 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좋은 의도를 갖고 고운 말로써 서로 다른 생각들 을 조금씩 양보하여 소위 중도이념을 만들면 국 민통합이 되리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국민통

합이 이렇게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념(理念)’이란 ‘세계관(世界觀)’이다. 세상의 이 치에 대한 믿음이다. 이러한 이념은 국민 개개인 마다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다 옳다고 할 수도 없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개인의 옳지 않은 이념은 옳지 않은 생각과 행동 을 만들어내고, 옳지 않은 이념을 가진 이들이 집 단화하여 정치과정을 통하면 옳지 않은 법과 규 칙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잘못된 이념은 경제, 사 회, 나아가 국가를 어렵게 한다. 어떤 이념들은 그냥 좋고 아름답다는 이유로,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 없이 많은 사람들의 믿음으로 자리 잡게 된 다. 그러나 세상은 큰 힘으로 제 갈 길을 간다. 세 상과 부딪치면 다치는 건 잘못된 이념을 믿는 개인 들이며 더 나아가면 경제, 사회도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사회통합의 첫 번째 조건은 다수의 구 성원들이 사물, 즉 세상의 이치에 대해 같은 생각 과 이념을 가져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이념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다수가 같 은 이념을 가짐으로써 사회가 안정을 찾을 수 있 어야 한다. 물론 같은 이념을 갖는 것보다 옳은 이념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회주 의 국가들은 ‘평등의 이념’으로 통합했지만 잘못 된 이념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다 같이 긴 세월

자본주의

신 (新) 발전원리와 국민통합의 길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장,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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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동안 고생했다. 북한도 같은 이유로 아직도 고생

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통합의 두 번째 조건은 옳은 이념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옳은 이념을 어떻게 판단해 낼 것인 가? 특정 이념이 옳은지 그른지는 그 이념과 실 제 세상의 변화 원리(이치) 간의 정합성(整合性) 여 부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판단의 기 능은 바로 지식인들의 몫이다. 진리탐구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밝혀내어 세상 사람들이 옳은 이 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식인들의 책무 인 동시에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예컨대 지구는 둥근데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 이 있다면 그 이념은 잘못된 것이다. 지구가 태양 의 주위를 도는데, 태양이 지

구의 주위를 돈다고 우긴다면 그 이념 또한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한때 인류는 지구는 평평하고 태양이 지구의 주위 를 돈다고 믿었던 시대가 있 었다. 태양이 도는 것이 아니 라 지구가 돈다는 새로운 이

념을 설파한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 2. 19~1543. 5. 24)나 세상이 둥글다는 사 실을 검증함으로써 세상이 평평하다는 이념을 둥 글다는 이념으로 바꾸어내는 데 기여한 콜럼버스 (Christopher Columbus, 1451. 8~1506. 5. 21) 같 은 사람들은 전 세계 인류의 이념 통합을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한 지식인인 셈이다. 국민·사회통 합이란 그래서 옳은 이념을 찾아내어 국민들에 알리고 전파시켜 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같은 생 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다.

우리 문화가 너무

사회주의적인 것은 아닌가?

왜 우리 사회에서 ‘착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 워지는가? 세상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살기 마

련이다. ‘비슷한 사람’이란 외모가 닮았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같은 사람을 이른다.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왜 그런가? 그것이 서로 편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하 면 가장 먼저 동네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 그렇 지 않고 제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다가는 ‘별종’

으로 낙인 찍혀 그 동네에 살기가 어려워진다. 생 각이 서로 다르면 다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 런데 이 생각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다. ‘인생관’이라 하기 도 하고 ‘세계관’이라 하기도 하고 ‘이념’이라 하기 도 한다. 인생관이 다르고 세상의 이치에 대한 생 각이 다르면 같이 살기가 힘들어진다. 이러한 개 인들의 생각, 인생관, 세계관, 쉽게 말해 개인들의 이념이 모여 사회의 이념,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일컬어

‘문화’라 부른다.

옛날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이반’이라는 농부가 염소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이 염소가 워낙 우유를 많이 생산해서 이반은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마을에 천사가 나타나 마을 사 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였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의 소원이라는 것이 “이반의 염소처럼 우 유를 많이 내는 염소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 같이 “이반의 염소가 죽어버리면 좋겠다”는 것이 었다. 이 이야기 속의 마을 사람 같은 국민들 때 문에 러시아가 사회주의 종주국이 되었다는 주장 도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생각 이 강한 사회는 사회주의를 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주의 체제가 세상의 이치와 맞지 않아 망한 지도 20년 가까이 돼 가지만 우리의 북녘 땅 은 아직도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

국민·사회통합이란 옳은 이념을 찾아내어 국민들에 알리고 전파시켜

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같은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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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출세했다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의, 앞선 자와 뒤떨어진 자 사이의 갈등은 사회주의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해 도 사회불안을 초래하고 경제를 어렵게 하여 궁 극적으로 모두를 힘들게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 는 바로 이러한 부의 불평등, 지위의 불평등, 발 전의 불평등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인해 사 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이를 가라앉혀야 할 정치 는 오히려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 어느 정도의 불 평등은 용인해야 한다는 생각과 지금의 불평등은 도가 지나치니 이를 보다 평등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서로 끝없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중국보다도 더 사회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자조적인 농담(弄談)이 유행하기 도 했는데, 아마 이는 진담(眞談)에 가까운 농담이 아닌가 한다. 한국 사회의 문화는 대단히 사회주 의적이다.

남한과 북한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념이다. 북한 사람들이 믿는 세계관, 인생관과 남한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는 세계관, 인생관 이 다르다. 북한의 이념은 모두가 모든 면에서 절 대적으로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남한 의 이념은 요즘 큰 혼란을 겪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수가 어느 정도의 차등, 불평등은 용인해야 한 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왜 북한이 다른 사회 주의 국가들이 다 망했는데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마도 우리의 의식 속 에 흐르는 문화 유전자가 남이든 북이든 너무 사 회주의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평등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차이(差異)나 차등(差等)을 용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가 다양성이 적고 획일화되 고 유행도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획일 화되는 경제는 역동적이지 못하다. 오늘날 한국 경제의 어려움도 다 우리 사회를 덮고 있는 “모 두 평등해야 한다”는 이념과 이를 실천하려는 각

종 평등주의적 규제 때문이다. 대기업에 대한 규 제, 수도권에 대한 규제, 부자들에 대한 폄훼, 중 소기업에 대한 우대, 지방에 대한 우대, 취약계층 에 대한 우대, 교육 평준화, 노조에 대한 우대 등 등 한국 사회의 핵심 정책 이슈들이 다 평등의 이 상 실현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 책들이 모두 경제와 일자리 만드는 데 도움이 되 는 것은 아니다.

평등의 이념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모순론에서 왔다

세상이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의 뿌리는 어디인 가? 원래 인간은 시기심이나 경쟁심이 있다고 한 다. 그런데 인류의 사상사는 세상이 평등해야 한 다는 이념을 가르쳐 왔다. 각자의 역할에 따라 그 리고 노력 여하에 따라 얻어지는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근본 이치임에도 다 평등 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념이 왜 그렇게 넓게 전 세 계에 퍼져 있는가?

1848년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5. 5~1883. 3. 14)라는 학자는 국제 공산주의자 들의 모임에서 발표된 공산당선언(共産黨宣言, 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을 작성하 였다. 이 공산당선언에서 마르크스는 우리가 사 는 이 자본주의 세상은 불평등이라는 모순을 안 고 있다고 하였다. 이 세상은 가진 자(자본가)가 가 지지 못한 자(노동자)를 착취하는 계급투쟁의 장 이며, 부의 불평등이 초래된다고 했다. 그래서 노 동자들은 궐기하여 자본주의 사회를 무너뜨리고 모두가 평등한 공산주의 사회를 세워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자본주의는 그 자체의 모순 때문에 결국 멸망할 운명이지만 공산혁명을 통해 평등한 사회를 하루빨리 건설하자며 무력투쟁을 선동하 기도 하였다.

이 주장을 따른 러시아를 위시한 많은 나라들 은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여 지난 수십 년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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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험을 하였으나 그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참

담한 실패였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모 순관은 우리 모두의 생각 속에 살아 있다. 사회주 의를 거부한 많은 자본주의 국가들도 사회주의 자체를 거부했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불평등이라 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수긍하고 이를 고쳐 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정자본주의, 혹은 사회민 주주의라는 사회주의 이념을 가미한 혼합경제체 제를 추구해 왔다. 사회주의권과의 대결 속에서 그들의 ‘평등한 사회 실현’이라는 그럴듯한 이념 에 대항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평등의 이념을 경 제사회 정책 속에 담고자 노력한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21세기 인류의 보편적인 자본주의관 은 이 체제가 불평등하다는

칼 마르크스의 이념을 수용하 고 있는 셈이다. 자본주의 사 회의 모순을 고쳐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의 뿌리 는 그래서 칼 마르크스에서 온 것이다.

오늘날 길거리에 나가 “이

세상이 모순(矛盾)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소리쳐 보라. 아마 십중팔구는 모 순이라 할 것이다. 이 생각의 뿌리는 바로 마르크 스의 자본주의 모순론에 닿아 있다. 인류 사상사 에서 마르크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주장한 그 수많은 사상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 르크스의 유령은 오늘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 간의 이념 대립과 분열도 모두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회에서의 끝없는 투쟁을 통해 자기 몫을 챙기고 상대방을 넘어뜨려야 내가 산다는 생각, 더 나아가 이러한 투쟁은 이 세상의 모순을 만들 어내는 기존의 법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생각들의 뿌리가 바로 마르크스 자본주의 모순론

에서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주의 모순관 이 21세기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생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자본주의 신(新) 발전관 :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자본주의관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마르크스적 자본주의는 이미 본인이 분석한 대로 종국적으로 소멸될 수밖에 없는 것 인가? 우선은 인류가 250만 년도 더 되는 세월 동 안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분업과 전문화 원리 에 기초한 교환경제 시대, 즉 수렵과 채집의 시대 를 멸망하지 않고 생존해 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 도 번영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바로 마르크스적 자본 주의관이 잘못되었음을 웅변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흥 미롭게도 최근의 새로운 과학 관에 의하면 만일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호혜적 만남이 없는 계급투쟁과 착취가 자본주의 의 진정한 모습이라면 이 체제는 결코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마 르크스의 세계관은 모순된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라는 허상을 그려놓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공산 주의라는 또 다른 체제를 그리고 있음을 시사(示 唆)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이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 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보는 새로운 과학관이 빠 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부분이 합쳐 부분과는 다 른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복잡한 세상은 부 분만을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다는 기존의 과학관 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과학관을 ‘복잡성 과학 (complexity science)’이라 하며, 기존의 과학관을

‘환원주의(reductionism)’라 한다. 환원주의란 아 오늘날 한국경제의 어려움도

다 우리 사회를 덮고 있는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이념과 이를 실천하려는

각종 평등주의적 규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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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작은 부분을 잘 분석하면 그 전체의 속성을 파 악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복잡성 과학은 단순히 부분을 알고 이를 합친다고 해서 전체를 알 수 있 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전체는 부분과 달리 더 복잡한 고차원의 속성을 가진다고 보며, 이런 현상 을 ‘창발현상(創發現象, emergent behavior)’이라고 부른다. 창발현상을 가져오는 원천은 바로 부분 간 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출되는 소위 시너지 효과에 서 나온다고 한다. 따라서 부분만을 분석해서는 전 체를 알 수 없다. 세상을 이해하려면 사물을 유기 적 전체로 보는 ‘전일주의적(全一主義的, wholistic)’ 관점이 필요하다.

이 세상 만물은 서로 다른 개체끼리 만나 힘을 합쳐 훨 씬 더 큰 힘, 즉 시너지를 창 출함으로써 부분과는 다른 보 다 더 높은 차원의 새로운 질 서를 창출해 나간다. 바꾸어 말하면 더 좋은 짝을 만나기 위한 경쟁은 있지만 결과적으

로 더 좋은 이웃을 만나 힘을 합치지 않고 더 높 은 질서를 창출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이라 는 생명현상(生命現象)은 어디서 왔을까? 인간의 육체는 세포로 구성되지만 단순한 세포의 합이 인간의 생명현상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인간의 생명현상을 이해하려면 인간을 그 전체로 이해해 야 한다. 세포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기는 신비한 시너지 효과가 바로 생명을 창출한다고 할 수 있 다. 이 효과를 제거하면 세포 덩어리는 남지만 생 명현상은 사라진다. 생각하고, 말하고, 사랑하고, 고뇌하고, 에너지를 섭취하고 배설함으로써 삶을 유지하는 생명현상은 창발현상이다.

자본주의 사회나 시장경제의 작동원리 또한 이 와 다르지 않다. 경제사회 발전이란 더 좋은 짝을 만나 더 큰 힘을 창출함으로써 더 높은 차원의 질

서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마차를 타던 경제가 자 전거를, 자동차를, 기차를, 비행기를, 우주선을 타는 사회로 발돋움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개인 들이 힘을 합쳐 강한 조직을 만들어내고 보다 훌 륭한 개인들과 조직들이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 를 창출함으로써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자본 주의 경제는 계급투쟁이나 착취가 아니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정을 통해 변화·발전해 나간 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길 은 “나보다 훌륭한 이웃을 두어야 한다”는, 즉 “흥 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신(新) 자본주 의 경제발전관이 도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 상의 변화는 선발자가 후발자를 착취해서가 아니 라 후발자가 선발자에 무임승 차하여 베낌으로써 동반 성장 하게 된다. 우리 모두 다른 사 람의 노하우를 모방하고 베낌 으로써 발전하게 되는 것이 다. 선각자, 그것이 자본가이 든, 혁신가이든, 부모든, 선생 님이든, 선배든, 동료든, 후배 든, 이들을 청산함으로써가 아니라 이들을 역할 모델로 이웃으로 두고 ‘베낌’으로써 발전을 도모 할 수 있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관은 복잡한 세상의 이 치를 거꾸로 뒤집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좋은 이웃이 없이 모두가 같고 평등한 사회는 시 너지를 창출할 수가 없어 영원한 휴식을 벗어날 수가 없다. 같은 세포끼리의 만남은 세포 덩어리 를 만들어낼 뿐이지 생명을 창출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복잡성 과학의 기본원리이다. 앞선자를 청 산하여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의 말로(末路)는 이미 정해진 길이다.

이 세상은 어두운 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서 로 배우고 도움으로써 살 길을 찾는, 그래서 무엇 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무쌍한 복잡한 세계 경제사회 발전이란

더 좋은 짝을 만나 더 큰 힘을 창출함으로써 더 높은 차원의 질서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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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다. 차이와 차등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훌륭한

이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는 흥하고, 역 으로 평등을 내세워 흥하는 이웃을 청산하려는 사회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새로운 과학 관의 시사점이다. 이제 인류는 마르크스의 세계 관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한국 사회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마르크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경제발전이란 발전 친화적 문화유전자의 복제·전파를 통한 동반 성장과정 왜 우리는 항상 좋은 사람, 좋은 이웃을 찾아 나서는가?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도, 이웃을 사귐에 있어서도, 이사 함에 있어서도, 시장에서 단골거래처를 정함에 있어서도 우리는 항상 아무렇게나 선택하지 않고 마음에 맞는 훌륭한 사람과 지역과 회사를 선택 한다. 아무나 평등하게 취급하지 않는다. 우리 모 두 자기 마음에 드는 이웃을 찾아 세상 사람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일류 학교를 따지고, 일류 기업을 찾고, 일류 지역을 선호할까? 결국은 모두 훌륭한 이웃과 동반자들을 찾기 위함인 것 이다.

왜 그럴까? 이를 통해 인생의 성공 노하우를 서로 나누고 성공의 문화 유전자를 공유하기 위 함이다. 나보다 훌륭한 배우자를 두면 나도 가문 도 발전하고, 나보다 훌륭한 이웃과 벗과 동창을 두면 내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흥하는 사람 주위에는 항상 흥하는 이웃이 많고, 역으로 흥함 이 없는 사람 주위에는 역시 흥함이 없는 사람들 이 많다. 그래서 인생은 다른 사람을 따라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인생은 무임승차이 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줄곧 부모, 형제자매, 친구, 스승, 동료, 사회, 역사적 선각자 등으로부 터 공짜로 길러지고 배우고 익히며 인생의 성공 노하우를 공짜로 얻는다. 이 과정이 바로 문화 유

전자의 복제, 전파과정이다. 훌륭한 이웃이 없이 너도 나도 사회도 발전할 수는 없다. 나보다 더 훌륭한 이웃을 두고 그로부터 더 배우지 않고 내 가 한 걸음이라도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없다.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발전 친화 적인 문화 유전자를 채화한 사람은 그만큼 남보 다 더 성공할 확률이 높고, 이러한 문화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리는 사회는 그만큼 더 발전할 기회 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흥하는 이웃의 노하우가 모두 에게 복제, 전파되고 그래서 모두가 동반 성장하 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은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가진 자의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착취가 아니라 후발자가 선발자 에 무임승차하여 같이 발전하는 “모두 다 같아지 지는 않지만 다 같이 발전하는” 동반 성장의 과정 이다.

흥하는 이웃을 키워내는 사회만이 발전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그래서 인생의 무임승차자, 혹은 무단복제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임승차 혹 은 무단복제할 흥하는 이웃은 어디에 있는가? 선 진국 사회에는 흥하는 이웃들이 넘치는데 후진국 사회에는 흥하는 이웃이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 다. 무임승차를 하고 싶으나 무임승차할 대상이 없으니 너도 나도 사회도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 기 어려운 것이 후진국의 현실이다. 흥하는 이웃 은 그렇게 쉽게 어디에나 넘쳐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흥하는 나라와 어려운 나라가 있을 리 없다.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국가운영 전략이란 결국 “어떻게 해서 흥하는 이 웃들이 넘쳐나게 할 것인가”의 전략인 셈이다. 바 로 이것이 선진국을 지향하는 모든 자본주의 시 장경제 체제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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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제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발전을 이루어 선진국이 되기 위한 첫째 과제는 흥 하는 이웃을 키워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회가 해야 할 일은 흥하는 이웃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경 제, 사회제도와 분위기를 만들어내어 모든 사람들 이 보다 열심히 노력하여 훌륭한 사회지도자가 되 고, 부지런히 일해 부를 쌓고,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도록 유인해 내는 일이다. 사 회를 모순이라 생각하고, 매사에 반대나 하고, 내 실패가 남의 탓이라 생각하고, 흥하는 사람들을 시 기하고 비난하며 배울 생각은 안하는 사람들이 많 아지면 흥하는 이웃은 생기지 않고 경제 사회는 정 체되고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잘 못된 이념을 바로잡지 않고 발전을 이룰 수는 없다. 사회 의 문화 유전자를 발전 친화 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사 회 구성원 다수가 “사촌이 땅 을 사면 배가 아프다”거나 “이 반의 염소가 죽어버리면 좋겠

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이 흥해야 나도 흥한다”는 믿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여기서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뀌게 하는 것은 교육과 설교만으로 되 지 않는다. 지도자부터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너 와 내가 다 같이 흥한다는 발전 친화적인 이념을 믿고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이 러한 지도자를 가진 나라가 발전한 예가 더러 있 다. 리콴유(李光耀, 1923. 9. 16~) 수상이 있었던 싱가포르와 고 박정희(朴正熙, 1917. 11. 14~1979.

10. 26) 대통령이 있었던 한국이 그렇다.

국민·사회통합의 길 : 문화 유전자를 발전 친화적 유전자로 바꿔내야

요즘 한국의 문화 유전자는 너무 평등주의적이

다. 흥하는 이웃이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다 같 이 가난한 것은 참지만 어느 누가 뛰어나게 성공하 고 잘사는 것은 참지 못하는 형국이다. 국민들이 서로 반목하고 화합이 안 되고 매사에 힘을 모으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서로 생각, 이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흥하는 이웃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 이다. 한편에서는 흥하는 이웃이 나에게 도움이 된 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나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모두 흥하는 자가 되고자 열망하지만 흥하는 이웃을 대 접하기는 고사하고 청산하려고만 하니 흥하는 이 웃이 생기기 어렵다. 그래서 너도 나도 흥하는 자 가 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필자는 감히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발전 친화적 이념 인 새로운 자본주의 발전관으 로 그 문화 유전자가 바뀌어 야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가 능하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 해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 도 흥한다”는 새로운 자본주 의 세계관이 한국 사회에 퍼져 나가야만 대한민 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 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 유전자가 퍼지면 어떤 일 이 일어날까? 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대한민국 에는 한국 일류를 넘어 세계 일류들이 넘쳐나고, 흥하는 이웃들 간에 서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인구는 세계 1% 이하이지만 그 경제적·사회적 힘은 10%, 20%로 창발되어 동북아, 나아가 세계 의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마음을 열고 나보다 더 나은 이웃으로부터 더 배우지 않 고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자문해 보 면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 쉽게 보일 것

* 필자는 최근 이러한 주장을 담은 『대한민국 성공 경제학-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저서(2010, 일월담)를 출간하였다.

사회의 문화 유전자를 발전 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사회 구성원 다수가

“이웃이 흥해야 나도 흥한다”는 믿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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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다. 우리가 가진 규모의 한계를 벗어나는 길은

흥하는 이웃을 옆에 두고 배움으로써 너도 나도 같이 창발하는 길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실현하는 책임은 국가 지도자들의 몫이다. 지식인들은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여 세 상의 참 진리가 무엇인지 찾아내어 무엇이 옳은 이념인지를 밝혀내는 일을 해야 한다. 국민들에 게 무엇이 옳은 생각인지를 가르치는 사람이 없 다면, 천동설이 주류였던 시절 지동설을 주장하 여 곤욕을 치른 코페르니쿠스의 역할을 자임하는 지식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 지식인 사회는 제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허 구한 날 불평등한 이 세상은 모순이라고 국민들 에게 잘못된 자본주의관을 심어주고, 그래서 정

치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준다는 감언이설로 국 민들의 표를 구걸하는 정치인들만 있다면 이 또 한 정치의 정도는 아니라 할 것이다. 언론 또한 국민들의 이념의 옳고 그름을 밝혀내고 옳은 방 향으로 모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정 론을 펼친다고 볼 수 없다.

정부 또한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

는 신자본주의 발전 이념을 수용하고 국민에게 전파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경제·사회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흥하는 사람들 이 불리하지 않게 만들어야 흥하는 이웃들을 넘 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 서로 힘을 모아 더 큰 힘을 만들어내어 창발할 수 있도록 해 야 선진 일류국가 도약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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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우선 세계화의 급속한 진 전은 경쟁적 구도의 세계적 확산을 가져왔으며,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구조적 변화를 통해 세계 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 러한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은 정보기술의 발전에 근거한 정보화 사회로의 급속한 진행에 의해 더 욱 증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세계경제 환

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은 신기술의 도입, 생산조직의 재편성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새로운 조직으로 재탄생하는 과 정에서 노동시장의 변화 역시 요구되고 있다. 단 순히 제도적 측면에서 본 노동시장의 유연성뿐만 총론

한국의 노동, 이대로 좋은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실질적인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제, 기업은 새로운 노동환경에 대응한 고용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근로자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용가능성 제고에 힘써야 할 시기이다.

정부도 지속적인 고용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정책체계를 재수립해야 한다.

변양규(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박승록(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준모(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박성준(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5)

커버스토리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의 유연성도 요구되는 시기

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경쟁 환경에 노출된 기 업은 보다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신을 추구해야 만 하며 이런 과정에서 기업의 유연성과 역동성 이 요구된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새로운 조직으로 변모하는 기업에 적응 하기 위해 근로자 스스로도 새로운 지식과 기술 을 지속적으로 습득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상황을 살펴보 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 은 것이 현실이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있지 만 여전히 산업별로 고용창출력은 저하되고 있으 며 그 결과 예전만큼 생산을 하더라도 기대한 만 큼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안정적인 근로자 계층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근로 자들이 이러한 고용기회 감소에 의해 경제적 불 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임금 역시 생산성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임금경직성에 의해 노동 수급조절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일부 대기 업·정규직 노조를 중심으로 대립적 노사관계가 지속되어 그 폐해가 약자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경제적 이유에 의한 저출산 현상이 확산되고 있고 고령인구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어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여 성이나 청년층의 고용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 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장기적 시각에서 살펴본 우리나라 노동 시장은 실질적인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급박한 상 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지난 2009년은 금융위기 로 인해 단기적 처방에 급급했으며 이런 노력은 장 기적 시각에서 볼 때 노동시장의 체질개선과는 거 리가 먼 것이 사실이었다. 다행히 2010년 우리 경 제가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면서 고용회복이 가시 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임 기응변식 고용정책을 축소시키고 노동시장의 체질

개선과 같은 장기적 안목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 다. 기업은 새로운 노동환경에 대응한 고용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근로자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용가능성 제고에 힘써야 할 시기이다. 또한 정부 역시 지속적인 고용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정책 전 반에 걸친 정책 체계를 재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이나 노동시장 개혁 문제는 내부 및 외부 노동시장이 중첩되어 있고, 세대 간, 성 별, 업종별, 기업 규모별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는 부처별 정 책이나 노동시장법제도, 노사관계법제도 등이 얽 힌 복잡하고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한 측면만 보아서는 근본적인 해결책 을 찾을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한국경 제연구원의 『窓&論』에서는 ‘한국의 노동, 이대로 좋은가?’라는 기획 시리즈를 편성하여 우리나라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문제점들을 일관성 있는 장기적 시각에서 지적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 고자 한다.

노동시장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따 라서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도 다방면에서 표출되고 있다.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유연성과 안정성의 문제도 그 중 하나이며, 갈수록 하락하 는 우리나라 고용창출력도 그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법질서 확립이 어렵고 사회적 갈등을 증 폭시키는 대립적 노사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도 우 리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 중에 하나이다. 여기 에 교육시스템 개혁과 연관된 청년실업 문제, 여 성의 부진한 경제활동과 저출산·고령화 문제, 생산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일부 산업의 고임 금 등 수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이 같은 우리나라 노동시 장의 장기적 문제를 보다 명확히 진단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이 면서도 일관된 시각에서 도출된 실질적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6)

최근 들어 언론매체를 통해 ‘고용’이라는 단어를 거의 매일 대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고용사정 이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1990년대 말 고 용도 급속도로 회복했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서서히 고용창출 능력이 감소하기 시작하여 최근 4~5년 사이에는 눈에 띄게 약화된 모습이다. 이 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은 장기적 고용창 출 능력의 저하와 금융위기로 인한 단기적 부진이 겹쳐 있는 모습이며, 현재 고용상황에 대한 판단 역시 장·단기적 시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고용상황의 장기추세

[그림 1-1]은 지난 1970년 이후 우리나라 취 업자 증가의 실제치와 구조적 요인에 의한 취업 자 증가 장기추세*를 보여준다. 취업자 증가는 1970~198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지속적인 하락을 보였으며 외환위기 이후 다소 회복을 보 였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62만 명이던 1970년대 평균 취 업자 수가 2000년대에는 94% 증가하여 2,256만 명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경제 규모 대비 취업자 수는 더 많이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은 취업자 증가율에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 다. [그림 1-1]의 오른쪽은 실제 취업자 증가율과 장기추세를 나타내는데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

* HP filtering에 의해 장기추세를 계산하였음.

로 취업자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1-1]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실제 취업자 증감 중에서 경기변동에 의한 일시적 변화를 제 외하고 구조적 요인에 의한 변화만을 추정한 결 과를 보여준다. 1985년 9월 시작하여 1989년 7 월에 끝난 제4 순환기 평균 고용 증가는 무려 61 만4천 명에 달했으나 차츰 감소하여 제8 경기순 환기(2001년 7월~2005년 4월)에는 33만6천 명 에 머물렀다. 구조적 요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 도 역시 같은 기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4~8 순 환기 평균 취업자 증가는 약 39만8천 명인데 이 중 90% 이상에 해당하는 36만9천~38만9천 명 이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5년 4월에 시작해 2008년 1월에 정점을 통과 한 제9 경기순환기 취업자 증가 30만3천 명 중 약 78~88%에 해당하는 부분만이 구조적 요인에 의 한 것이다. 따라서 제9 순환기에 접어들면서 취업 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 중 상당부분이 구조적 요 인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표 1-1] 하단에 보다 명확히 나 타나 있다. 제4~8 경기순환기 평균과 대비해 제 9 경기순환기 동안 취업자 증가는 약 9만4천 명 감소하였으나 구조적 요인에 의한 감소는 이보다 훨씬 많은 약 12만3천~13만5천 명에 이른다. 따 라서 과거에 비해 제9 경기순환기 취업자 증가세 가 감소한 것은 대부분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 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제8 경기순환기에서 제 9 경기순환기 사이에도 지속되었다. 두 기간 사이 우리나라의 장·단기 고용상황

경기부양책보다

노동시장 체질 개선 필요

취업자 증가폭 감소세… 노동시장 제도 등 구조적 요소 탓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상황은 장기적 고용창출 능력의 저하와 금융위기로 인한 단기적 부진이 겹쳐 있는 모습이다.

(17)

커버스토리

취업자 증가세는 3만2천 명 감소하였으나 구조적 요인에 의한 감소는 무려 8만~8만2천 명에 달해 실제 취업자 증가의 둔화보다 2.5배 이상 큰 것으 로 보인다. 제8 경기순환기가 2001년 7월에 시작 하여 2005년 4월에 끝난 점을 감안하면 2005년 이후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경기회복이 약했다기보다 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장기추세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하는 동안 고용은 다시 증가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과 유사하게 제9 경기순환기는 예외인 듯하다. 이에 관한 논의 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경기순환기 중에서 경기 확장기(저점에서 정점 사이) 동안의 고용 증가 변화 를 [표 1-2]에 정리하였다. 제9 경기순환기 중 경

기확장기 동안 평균 고용 증가는 30만3천 명으로 제4~8순환기 평균 48만6천 명보다 약 18만2천 명 이나 감소하였다. 이 중 약 72~81%에 달하는 13 만2천~14만7천 명이 구조적 요인에 의한 감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제8 경기순환기 와 제9 경기순환기 사이에도 발생하여 고용 증가 세 둔화의 약 44%가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 타났다. 즉, 경기가 확장되는 동안 나타나는 고용 증가폭이 최근에 들어 크게 축소되었으며 그 원인 은 경기확장세가 미약했던 것이 아니라 구조적 요 인에 의해 고용 증가폭이 감소한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여 정점으로 향하는 동안 고용 증가폭 자체가 확대되는 현상 이 발생한다. 그러나 제9 경기순환기는 이런 점에 서 예외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9 경기순환기

주_1) 경기순환주기는 저점 간을 의미하고 괄호 안은 전체 대비 비율을 의미

2) HP= HP filter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UC= Unobserved Component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CC=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구분 전체 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용 증가

모형 1(HP) 모형 2(UC) 모형 3(CC)

<평균 취업자 증가>

제4 순환기 614 423 410 407

제5 순환기 521 442 453 435

제6 순환기 298 360 384 360

제7 순환기 228 317 344 318

제8 순환기 336 320 348 322

제4~8 순환기 평균 398 373 389 369

제9 순환기 303 238 266 241

<평균 취업자 증가의 변화>

제4~8 순환기 평균→제9 순환기 -94 -135(143.6) -123(130.9) -128(136.2)

제8 순환기→제9 순환기 -32 -82(256.3) -82(256.3) -80(250.0)

[표 1-1] 평균 취업자 증가의 변화(경기순환주기 기준)

(단위: 천 명, %)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

(단위: %)

주_1) 회색 부분은 한국은행 및 통계청이 발표한 기준 순환일에 근거한 경기수축기 2) 실선은 실제 값이고 점선은 HP filtering에 의해 계산된 장기추세 자료_통계청 국가통계포털

[그림 1-1] 취업자 증감 장기추세 전년동기 대비 증감

(단위: 천 명)

1500 2000

1000 500 0 -500 -1000 -1500

70 72 74 75 76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6 20

12 8 4 0 -4

-870 72 74 75 76 80 82 84 86 88 90 92 94 96 98 00 02 04 06 08

(18)

저점인 2005년 4월부터 정점인 2008년 1월 사이 취업자 증가세는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약 8만8 천 명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 구조적 요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세 감소는 무려 17만 명 이상인 것으 로 나타나 취업자 증가폭 축소의 주요 원인이 구 조적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그림 1-2]는 경기변동의 영향이 전혀 없었을 경우 예상되는 구조적 고용률을 나타낸다. 우리나 라의 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용률은 1980년대 중 반 이후 일부 경기수축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특히 지난 외환위기 이후부터 제9 경 기순환기 시작 사이 약 7년 동안 구조적 요인에 의 한 고용률은 모형에 따라 약 1.6~2.2%p 상승하 였다. 그러나 지난 제9 경기순환기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 였으며 특히 경기확장기에도 0.5~0.8%p 이상 하 락하고 있다. 비록 하락폭이 감소하고 있지만 경 기가 회복되는 기간 동안에도 여전히 구조적 요인 에 의해 고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용을 살펴 본 결과 첫째, 지난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취업자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었으며 그 배경에는 구조적 요 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세의 하락이 있음을 발견

하였다. 둘째, 구조적 요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제4 경기순환기부터 제8 경기순환기 사이 평균에 비해 현재 진행 중인 제9 순환기 고용 증 가세는 약 9만4천 명 감소하였지만 구조적 요인 에 의한 취업자 증가세 감소는 약 12만~13만 명 에 달한다. 따라서 2005년 시작한 제9 경기순환 기의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전체 고용사정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2005 년 이후 구조적 요인이 고용 증가세 둔화에 미치 는 영향은 경기가 회복되는 경기확장기에도 관찰 되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용 증가 폭이 확대되고 고용도 늘어난다. 그러나 현재 진 행 중인 제9 경기순환기 동안에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증가세가 크게 감소했으며 여기 에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취업자 증가세 축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2005년 이후 고용사정 악화의 주 요 원인은 경기적 요인보다는 노동시장의 제도적 여건 등을 반영하는 구조적, 장기적 요인인 것으 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 제9 경기순환기 동안에는 경기가 회복됨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요인에 의 한 고용 증가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이러

주_경기확장기는 저점부터 정점 사이를 의미하고 괄호 안은 전체 대비 비율을 의미

구분 전체 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용 증가

모형 1(HP) 모형 2(UC) 모형 3(CC)

<평균 취업자 증가>

제4 순환기 651 429 406 408

제5 순환기 584 460 467 452

제6 순환기 459 388 411 386

제7 순환기 176 299 326 300

제8 순환기 560 350 379 352

제4~8 순환기 평균 486 385 398 379

제9 순환기 303 238 266 241

<평균 취업자 증가의 변화>

제4~8 순환기 평균→제9 순환기 -182 -147(80.9) -132(72.2) -138(75.7)

제8 순환기→제9 순환기 -256 -113(44.0) -113(44.0) -110(43.0)

제9 순환기 저점→정점 -88 -171(194.3) -173(196.6 -172(195.5)

[표 1-2] 평균 취업자 증가의 변화(경기확장기 기준)

(단위: 천 명, %)

경기가 확장되는 동안 나타나는 고용 증가폭이 최근에 들어 크게 축소되었으며 그 원인은 경기확장세가 미약했던 것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에 의해 고용 증가폭이 감소한 까닭이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고용창출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노동시장의 제도적 여건을 개선하는 장기적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19)

커버스토리

한 점은 최근 하락하는 취업자 증가세를 단기적 인 경기부양책에 의해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고용창출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노동시장의 제도적 여 건을 개선하는 장기적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보다 많은 노동력이 노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 록 다양한 형태의 고용계약제도를 도입하거나 고 학력 여성의 취업을 증진시키기 위해 양질의 단 시간근로 직종을 개발하는 것 등이 그러한 예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최근의 고용상황*

다음에서는 단기적 시각에서 최근의 고용사정 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 라 고용사정이 과연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며 앞 으로 어떤 양상을 취할지, 그리고 주의를 기울여 관찰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 다. 이번 금융위기의 저점인 2009년 1/4분기 이 후 노동시장은 다소 회복되었지만 2010년 들어 다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취업자 및 실업 자로 판단한 최근 노동시장 상황은 긍정적인 측 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하는 상황이라 하겠 다. 예를 들어 2009년 11, 12월 취업자 수가 각 각 1만 명, 1만6천 명 감소한 것에 비해 2010년

* 이 부분은 통계청의 「2010년 3월 고용동향」 발표 이전에 쓰 였기 때문에 2010년 3월 고용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1, 2월에는 각각 5천 명, 12만5천 명 증가하여 노 동시장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09년 하반기 지속적으 로 둔화되던 실업자 증가세가 2010년 1, 2월에 접어들어 전년동월 대비 각각 36만8천 명, 24만5 천 명으로 급증하고 실업률도 5.0% 및 4.9%를 기 록하여 노동시장의 회복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 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실업자 급증은 노동 시장 사정이 다시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 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업자 급증 현상을 분석 하고 그 의미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하강할 경우 실업자 증가폭 이 확대되어 실업자가 급증하지만 일정 기간 이 후에는 실업자 증가폭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 이는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실업자들이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것 에 기인한다. 이처럼 경기변동과 실업자 증감 사 이에는 경기상황에 대한 근로자들의 예상이 중 요한 역할을 한다. 비슷한 이유로 경기가 최저점 을 지나 다시 회복할 조짐을 보이게 되면 이를 예 상한 근로자들이 서서히 구직활동을 시작하지만, 구직활동 증가에 비해 노동수요의 회복이 미진하 게 되면 일시적으로 실업자 증가폭이 크게 확대 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러한 이론이 가정하는 상황처럼 최근에는 부 진한 노동수요에도 불구하고 고용사정 개선에 대 한 기대감이 증대하고 있다는 증거가 여러 통계 [그림 1-2] 구조적 요인에 의한 고용률 변화

(단위: %)

62 60 58 56

고용률 model 1

model 2 model 3

1.0 0.5 0.0 -0.5 -1.0

1984 1986 1988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1984 1986 1988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고용률 변화

model 1 model 2 model 3

주_ model 1(HP) = HP filter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model 2(UC) = Unobserved Component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model 3(CC) =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의한 경기변동 측정 모형

(20)

에서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경제활동 인구가 4만7천 명 증가에 그쳤지만 2010년 1, 2 월 각각 37만3천 명, 36만8천 명 증가하여 고용 사정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대부분이 실업자 증가로 나 타난 점은 노동수요 부진 속에 노동공급이 증대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겠다. 또한 실업자 중 단 기실업자(3개월 미만)가 급증한 점 역시 고용사정 개선을 기대하고 노동시장에 진입한 신규 실업자 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이 크게 감 소한 것도 고용사정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 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 업준비가 1, 2월 각각 6만1천 명, 6만8천 명 증가 한 점과 특별한 “이유 없이 쉬었다”고 응답한 사 람이 23만1천 명, 18만9천 명 감소한 점은 본격 적 구직활동이 개시되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따 라서 최근 실업자가 급증한 현상은 고용사정 개 선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어 구직활동이 본격적으 로 시작된 것에 비해 노동수요 개선이 미진한 것 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금융위기 동안에만 국한 되는 현상이 아니라 과거에도 발생했던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그림 1-3]은 지난 2003년 신

용카드 사태 기간과 최근 금융위기 기간 동안 취 업자, 실업자 증감 및 실업률의 변화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신용카드 사태 이후 고용 사정이 회복되는 단계에도 실업자 증가폭이 일시 적으로 확대되었다. 이번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에 미친 영향이 2003년에 비해 컸다는 점과 2010 년 1, 2월 공공부문 일자리에 취업하기 위해 구직 활동을 개시한 실업자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기간 동안 실업자 증가폭은 상당히 유사한 양 상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경기가 저 점을 통과한 4~5개월 동안 실업자 증가폭이 확 대되는 양상은 외환위기 이전* 과거에도 있었다.

따라서 현재 실업자가 급증한 현상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 고 하겠다.

앞으로의 고용사정에 대한 예상은 여러 요소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과 최근의 긍정적인 자료를 근거로 할 경우 201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고용회복이 시작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과거 평균을 살 펴보면 실업자 증가폭이 재차 확대되기 시작한 이후 대략 5개월이 경과하면 실업자 증가폭이 크

* 1985년부터 외환위기까지 3번의 경기변동 평균을 의미함.

[그림 1-3] 경기변동과 실업자 증가폭 변화

(단위: 전년동월 대비 천 명, %)

600

200 500

100 400

0

-200 300

-100

-300

2003.1 3 54 76 98 10 1211 2004.1 2 3 4 5 62

2003~2004년

취업자 증감 실업자 증감 실업률(우측 축)

5.0

4.0

3.0

2.0

1.0

0.0 600

200 500

100 400

0

-200 300

-100

-300

2008.1 5 97 2009.111 53 7 119 2010.1 3 5 7 9 113

금융위기

취업자 증감 실업자 증감 실업률(우측 축)

5.0

4.0

3.0

2.0

1.0

0.0

최근 실업자가 급증한 현상은 고용사정 개선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어 구직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에 비해 노동수요 개선이 미진한 것에 기인한다.

(21)

커버스토리 게 감소하였다. 뿐만 아니라 2009년 하반기 평균

29만5천 명 증가한 공공부문 취업자 수가 1월에 는 1만5천 명 증가에 그치고 2월엔 1만7천 명 감 소한 상황에서도 총 취업자 수가 증가하였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제조업 취업자가 1월 2만9천 명, 2월 4만4 천 명 증가하여 2004년 12월 이후 6년 만에 처 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현 상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을 제외한 민간부 문 서비스업 일자리가 1월 19만7천 개 증가하였 고, 2월에는 32만7천 개 증가하여 금융위기 이전 2008년 1월 28만1천 개 증가를 넘어선 점도 민간 부문 노동수요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시작하고 있 다는 긍정적인 증거이다.

따라서 과거 경험 고용회복에 대한 긍정적 자 료를 근거로 할 경우 2010년 하반기에 고용사정 이 개선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2000년 이후 경기 가 저점을 통과한 지 7~9개월 후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약 52만 명 증가했고 실업자는 약 8만4 천 명 감소했다. 만약 지금부터 2010년 연말까지 과거 평균과 유사한 회복이 이루어진다면 실업률 은 금년 하반기 크게 하락하여 연말에 3.1% 수준 에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직한 정책 방향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지난 1980년대 이후 우 리나라 고용창출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것으 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그 감소추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2005년 제9 경기순환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경기가 정점을 향해 확장되는 중에도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는 현상마저 발생

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자 증가폭이 감소하는 현 상은 단순히 경기 여건이 과거만큼 좋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인을 반영하는 취업자 증가 장기추세 자체가 감소하는 것에 기인하였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최근 고용사정은 다소 개 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 2월에 는 고용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 많은 노동 력이 구직활동을 개시하였지만 그만큼 노동수요 가 확대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실업자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다행 히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처럼 경기가 회복 됨에도 불구하고 실업자가 다시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한 이후 곧 가시적인 고용회복이 발생하였 으며, 이번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010년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고용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의 장기추세가 반등하지 않 는 이상 2010년 하반기 고용회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장기추세의 반등은 결코 경기부양책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장기적 시각의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 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임 시방편 위주의 백과사전식 일자리 정책을 지속적 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제 금융위기의 정점은 지 났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한 일자리 정책보다는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소를 개선하여 일자리를 만들기 용이한 경제로의 전환 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22)

노동생산성과 임금수준 국제 비교

노동생산성 대비 임금 세계 최고 수준

‘사업 성장 = 고용 증가’는 일부 서비스업에 국한

한국의 노동투입과 관련하여 다양한 지표를 국 제적으로 비교하였다. 노동투입에서의 특성으로 노동시간, 고급 기술인력 비중, 노동력의 사용자 비용으로서 피용자의 1인당 임금수준, 근로시간 당 임금수준, 1인당 노동생산성 대비 1인당 임금 수준의 비율과 노동투입의 성과 측면에서 노동투 입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 노동분배율 등 다양 한 지표를 이용하여 한국과 주요 선진국의 산업 별 노동투입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노동투입의 특성 비교

노동투입의 특성은 국가별로 전체 취업자 수, 전체 노동시간, 취업자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 을 가진 인력의 비중, 취업자의 연령별 분포, 자 영업자 비중, 근로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 여성 인력의 비중을 살펴보았다.

우선, 한국의 전체 취업자 수와 전체 노동시간 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인구 규 모가 작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열위에 있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 보다 많이 일하는 구 조이다. 한국의 근로자들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 할 때 유일하게 연간 2,000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 고 있다. 연도별 변화를 볼 때 다소 감소하는 추 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과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전 산업 수준에서 한국의 1인당 근로시간은 2005년 기준 2,400시간으로 일본 1,700시간, 미

국 1,800시간, 프랑스 1,500시간, 독일 1,400시 간, 이탈리아 1,600시간, 영국 1,700시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제조업인 제2차 산업에서 도 한국의 1인당 근로시간은 연간 2,500시간으로 일본 1,900시간, 미국 2,100시간, 프랑스 1,600 시간, 독일 1,400시간, 이탈리아 1,600시간, 영 국 1,900시간에 비해 월등히 많다. 특히 제조업 강국인 일본, 독일과 비교할 때 한국의 취업자 1 인당 근로시간은 일본에 비해 30% 이상, 독일에 비해서는 78%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제3차 산업인 서비스업에서도 한국의 1인당 근로시간은 연간 2,400시간으로 일본 1,600시간, 미국 1,700시간, 프랑스 1,500시간, 독일 1,300시간, 영국 1,600 시간에 비해 역시 많은 수준이다.

둘째, 한국 취업자의 총 근로시간 가운데 대 졸 이상의 고급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에 서 가장 많다. 2005년 현재 전 산업수준에서 한 국의 총 근로시간 가운데 고급인력의 근로시간 이 차지하는 비중은 47.3%로 일본 26.3%, 미국 31.7%, 프랑스 15.3%, 영국 18.9%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한국의 매우 높은 대학진학률 에 기인한다.

셋째, 취업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전 산업수 준에서 15세 이상 29세 이하 인력의 노동시간 구 성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감소세가 현저하다. 반면 30세 이상 49세 이하 인력의 노동시간 구성 비율은 전 세계적으 한국 취업자의

총 근로시간 가운데 대졸 이상의 고급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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