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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외농업개발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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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해외농업개발 활성화 과제와 전략 *

김 용 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 배경

1)

지난 2006년 이후 글로벌 식량위기가 잦아지면서 우리나라는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여 왔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일본, 중동 등 주요 식량수입국들, 식량가격의 급등으로 빈곤 문제가 더 악화된 개발도상국들, 농업개발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민간자본 투자자들 모두 해외농업개발에 대해 증가된 관심 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실 제 농지거래를 보면 알 수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80개국이 389건의 해외농지를 거래하였다. 이중 37%는 식량 확보를 위하여, 35%는 바이오연료 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적으로 해외에서 확보한 농지만도 약 1,500만ha~2,000만ha에 이른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해외농업개발에 관하여 관심이 높아진 근본 원인은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갈수록 국제식량가격의 불안정성이 심해지는 가운데 식량자급률 은 낮아지고 식량의 해외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에 43.1%였던 식량자급률은 2012년에 23.6%까지 떨어졌으며 해외로부터 들여온 식량만도 1,500만

* (yongkim@krei.re.kr, 02-3299-4233).

(2)

톤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갈수록 불안해지는 국내외 식량수급상황으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식량정책 의 일환으로 해외농업개발을 도입하였다. 2007년 세계 식량위기 전까지 우리나라 식 량정책의 기본 골격은 국내생산, 비축, 안정적 수입이었다. 그러나 세계 식량위기 이후 대량 곡물수입국인 우리나라는 보다 안정적인 식량수급이 필요해졌으며 이를 위하여 해외농업개발이 도입되었다.

정부는 2009년에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기업에게 저리의 융 자금을 지원하면서 해외농업개발을 본격화 하였다. 해외농업개발협회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2012년 12월 현재 106개 기업들이 24개 국가에 진출하여 64,360ha의 농지를 개 발하였고 218,168톤의 곡물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출한 기업의 수나 진출 국가 의 수만을 보면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이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도 있다. 그러나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성공 사례, 미흡한 국내반입물량, 해외농 업개발에 대한 반론 등은 해외농업개발의 정착에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음을 말해 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갈수록 식량자급률이 하락하는 국내 농업의 상황과 더불어 더욱 불안해지고 있는 국제곡물시장의 여건을 고려하면서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근본 문제를 다시금 검토해 보고 향후 해외농업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2. 해외농업개발의 변천과정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은 1962년 해외이주법이 제정되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 등과 같은 중남미 국가로 농업이민을 가면서 시작되었다. 이때는 농업 개발보다는 이민이 주요 목적이었기 때문에 해외농업개발이란 당초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였다.

1970년 초 세계 식량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해외농업개발 논의가 재개되었으며, 농업개발수입과 농업이민정책이 같이 결부된 다목적 해외농업개발이 추진되었다. 그 리하여 브라질 십자성 농장, 아리랑 농장이 개척되고 통일교가 신생 콩고민주공화국 에 대규모 농업단지를 조성하였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해외농업개발에 어떤 정책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을 비롯하여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해외농업개발이 시작

(3)

기 간 주요 특징 주요 투자 사례 1기

(1962∼1979) ⋅농업이민

⋅해외 이주법(1962)

⋅중남미 국가로 농업이민

⋅해외농업개발공사 파라과이 산페드로 공장 구입

2기 (1980∼1992)

⋅농업이민과 해외 농업개발 병행

⋅브라질 십자성 농장, 아리랑 농장

⋅통일교 콩고민주공화국의 농업단지조성

⋅선경그룹 미국 옥수수 농장 경영

⋅삼성그룹 베트남 메콩강 유역 주정용 벼 재배단지 조성

⋅고합그룹 : 연해주 농장

⋅대륙연구소 : 중국 흑룡성강 삼강평원

⋅현대그룹 : 연해주 벌목사업 3기

(1995∼2002) ⋅연해주 중심 진출 ⋅고합, 대순진리회, 유니베라, 한농 복구회, 대경, 새마을운동중 앙회,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 농업경영인 연합회 등

4기

(2003∼2008) ⋅민간 중심의 해외 농업개발 ⋅정부 지원 없이 민간 주도의 해외농업개발을 진행

5기 (2009년 이후)

⋅해외농업개발10개년 계획

⋅해외농업개발법

⋅국가곡물조달시스템

⋅해외농업개발협회

⋅관련 법과 제도 확립

⋅정책자금지원과 관련사업 지원 표 1 과거(2009년 이전) 해외농업개발 투자사례

되었다. 당시 선경그룹이 미국 워싱턴 주에 옥수수 농장을 경영한 바 있으며, 삼성그 룹이 일본 미쓰이 그룹과 함께 베트남 메콩강 유역에 주정용 벼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생산 전량을 일본에 수출하였다. 두산그룹은 베트남에 왕새우 양식장을 조성하고 이 를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였다. 또한 고합그룹은 연해주의 대륙연구소 농장을 인수하 였으며, 대륙연구소는 중국 흑룡강성의 삼강평원에 진출하였고 현대그룹은 연해주에 벌목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이후 농산물시장개방이 본격 시작 되면서 해외농업개발은 더 이상 논의 되지 않았다.

1995년부터 국제곡물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다시 식량안보가 우려되었으며 이에 해외농업개발 논의가 재개되었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와 원화 강세, 해외부동산투자 자유화, 북한 식량문제 등으로 다시 해외농업개발이 논의되었다.

2009년 이후부터 세계 식량위기로 인하여 다시금 해외농업개발이 적극 논의되어 정 부는 2009년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10년에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을 출 범시켰다. 더불어 2011년에 해외농업개발법을 제정하고 이에 따라 2012년 해외농업개발 을 전담하는 기구로 해외농업개발협회가 출범하였다. 2009년 이후의 해외농업개발은 과 거와 달리 관련법과 제도를 제정함으로써 해외농업개발의 정책체계를 확립하였다는 특

(4)

징을 지닌다. 2009년 해외농업개발 10개년계획이 발표되기 이후부터 해외농업개발사업 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표 1 참조>.

3. 해외농업개발의 의의

2009년 이후 많은 국내 농기업들이 해외농업개발을 위하여 해외로 진출하고 있음에 도 여전히 해외농업개발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비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 다. 첫째 식량안보를 위해서는 국내 농업투자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마치 해외농업개 발을 하면 식량안보가 달성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해외농업개발을 위하여 해외로 진출하였지만 해외농업개발 성 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 현실적으로 곡물메이저가 식량을 공급하는 방 식이 국내 기업이 해외농업개발을 통하여 식량을 공급하는 방식보다 효율적이라는 지 적이다. 넷째, 지난 2007년 이후에 경험했듯이 주요 식량수출국들의 수출제한으로 해 외에서 생산한 식량을 국내로 반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런 비판과 지적은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많은 오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세계 식량수급구조가 전환된 시점에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으로 해외농업 개발이 필요한지 그 의의를 재점검해 보고자 한다. 해외농업개발이 본격 재개된 것은 2007년부터 시작된 세계 식량위기 때문이므로 해외농업개발의 의의는 국내외 식량수 급실태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확인되어야 한다.

3.1. 우리나라 식량수급의 현황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식량수급 변화를 보면 국내생산량은 지속 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속적으 로 하락하는 국내 식량생산량을 수입식량이 대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량자급률 추세를 보면 1975년에 73.0%였던 식량자급률은 2012년에는 23.6%까지 하락하였다. 식 량 수요의 변화 추세를 보면 식용 수요는 감소, 가공용 수요는 정체, 사료용 수요는 빠 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식량수급 상황을 요약하면 국내 식량 생산의 감소가 해외 식량수입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사료용 수요 증가로 인하여 식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쌀을 제외한 밀, 옥수수, 콩의 수급을 보면 수입량 비 중이 매우 높아 2012년 자급률이 각각 0.7%, 0.9%, 10.3% 수준에 불과하였다<표 3 참

(5)

조>. 결국 우리나라는 식량수요 중 특히 사료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 수요 증가를 수입 증가로 충당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2 1975~2012년 식량수급의 추이

단위 : 천 톤, %

구 분 공급량 (천 톤) 수요량 (천 톤) 자급률

계 생산 수입 계 식용 가공 사료 (%)

1975 12,258 7,395 3,012 9,996 7,333 970 779 73.0

1980 14,775 7,048 5,051 12,596 6,860 2,072 2,472 56.0

1985 16,947 7,102 7,336 14,667 6,800 2,500 4,746 48.4

1990 19,939 7,013 10,022 16,282 6,302 3,291 6,301 43.1

1995 23,093 5,816 14,258 19,974 6,127 3,776 9,373 29.1

2000 22,586 5,931 14,624 19,961 6,164 3,850 8,694 31.1

2005 22,275 5,718 13,851 19,847 5,329 4,300 8,783 29.4

2010 22,781 5,510 14,808 19,946 5,166 4,373 9,741 27.6

2012 22,092 4,748 15,188 20,154 4,976 4,488 9,659 23.6

자료 :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 주요 통계, 각 연도.

표 3 2012년 주요 곡물의 수급 동향

구 분 쌀 밀 옥수수 콩

공급량 (천 톤)

 계 5,817 5821 8,233 1,301

생산 수입

4,224 625

37 5,268

74 7,673

129 1,110 수요량

(천 톤)

계 4,908 5,329 7,855 1,248

식량 가공 사료

3,556 572 -

1,114 1,024 3,086

70 2,062 5,681

66 342 828

자급률(%) 86.1 0.7 0.9 10.3

자료 :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 주요 통계, 각 연도.

3.2. 세계 식량가격과 식량무역의 동향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2005년 이후 전 세계는 3차례의 식량위기를 겪 었다. 세 차례의 식량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식량가격은 (1) 가격 상승 추세 지속, (2) 가 격 변화의 불안정성 심화, (3) 급속한 상승 주기 등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6)

그림 1 국제식량가격의 변화 추이

600

400

200

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밀 옥수수 대두

자료: 시카고상품거리소(CBOT).

대부분의 국제기구나 전문가(USDA, ABRES, OECD &FAO)들은 향후에도 국제식량가 격이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고 이 상승추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림 2 참조>.

그림 2 세계 식량가격의 향후 전망

600

400

200

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밀 옥수수 대두

자료 : 시카고상품거리소(CBOT).

국제 식량무역은 다른 상품무역과 달리 소수의 생산국 또는 수출국이 큰 영향력을 미 친다. 따라서 소수의 수출국 농업정책이 세계 식량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출국의

(7)

적은 물량 변화에도 세계 식량가격이 크게 변한다. 또한 국제식량무역에 있어 소수 곡 물메이저의 영향도 매우 크다. 식량 수출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농업수출국에 의해 이 루어지지만, 실제 수출에는 소수의 곡물메이저 비중이 크다. 세계 식량무역량은 세계 전 체 생산량에 비하여 비중이 매우 낮은데 국제 식량무역의 비중은 10~12% 정도로 엷은 시장(thin market)이란 특징을 지닌다. 아울러 국제식량무역은 국제원자재 시장에 속하여 환율,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거시경제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상과 같이 국제 식량무역구조는 약간의 무역량 변화에도 식량가격이 크게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3.3. 우리나라 식량의 수입 구조

우리나라의 해외 밀 수입동향을 보면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7년까지는 수입량이 감소하다가 2008년 이후 수입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12년에 밀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2012년 밀 수입량은 전년과 대비하여 100만 톤이 증가 하였다. 우리나라의 밀 주요 수입국은 미국, 호주, 인도, 캐나다, 루마니아 등이며 이들 국가의 비중은 2012년 기준 각각 40%, 21%, 21%, 7%, 6% 이었다. 밀 수입 상위 3개국 비중이 82%이며 상위 5개국의 비중은 95%나 되었다1)<그림 4 참조>.

그림 3 밀의 국내생산량과 수입량 추이

단위: 톤 국내생산량 수입량

50,000 45,000 40,000 35,000 30,000 25,000 20,000 15,000 10,000 5,000 0

6,000,000

5,000,000

4,000,000

3,000,000

2,000,000

1,000,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0 국내생산량 수입량

자료: 통계청, 관세청.

1) 2012년에서 2013년 11월까지의 실적기준

(8)

그림 4 수입 밀 국가별 비중(2012.1 ~ 2013,11)

우리나라의 옥수수 수입량을 보면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9년에 크게 감 소하였다가 2010년에 다시 증가하였으나, 2002년 수입량인 950만 톤보다 1백만 톤 이상 이 감소하였다. 이렇게 감소한 옥수수 수입량은 밀 수입량 증가로 대체되었다. 옥수수 수입 상위 3개국의 비중은 2012년 기준 77%(브라질 34%, 아르헨티나 24%, 미국 19%)이 며 상위 5개국의 비중은 89%(우크라이나 7%, 세르비아 5%)에 이른다<그림 6 참조>.

그림 5 옥수수의 국내생산량과 수입량 추이

단위: 톤 국내생산량 수입량

95,000 90,000 85,000 80,000 75,000 70,000 65,000 60,000 55,000

9,200,000 9,000,000 8,800,000 8,600,000 8,400,000 8,200,000 8,000,000 7,800,000 7,600,000 7,400,000 7,200,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국내생산량 수입량 자료: 통계청, 관세청.

기타 5%

캐나다 7%

인도 21%

미국 40%

호주 21%

루마니아 6%

(9)

그림 6 수입 옥수수 국가별 비중(2012.1 - 2013, 11)

우리나라의 콩 수입량을 보면 <그림 7>에서와 같이 2009년에 가장 적은 양을 수입하 였으나, 2010년부터 다시 콩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2010년 이후부터 사료용 콩 수입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식용 콩의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콩 수입 주요국은 미국 45%, 브라질 35%, 파라과이 10%로 상위 3개국의 비중이 90%에 달한다<그림 8 참조>.

그림 7 콩의 국내생산량과 수입량 추이

단위: 톤 국내생산량 수입량

220,000 200,000 180,000 160,000 140,000 120,000 100,000

1,500,000

1,400,000

1,300,000

1,200,000

1,100,000

1,000,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국내생산량 수입량 자료 : 통계청, 관세청.

아르헨티나 24%

우크라이나 7%

세르비아 5%

미국 19%

브라질 34%

기타 11%

(10)

그림 8 수입 콩 국가별 비중(2012.1 - 2013,11)

3.4. 세계 식량위기의 대응과 국내 식량조달 방식

식량안보는 식량 공급능력을 나타내는 가용성(availability)과 식량을 구입하는 능력 (accessability)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나라마다 식량공급능력과 경제력이 다르기 때문 에 세계 식량위기는 나라마다 다르게 인식되고 대응 전략도 다르게 설정된다. 저소득 개발도상국은 식량 부족에 훨씬 민감한 반면, 구매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급능력이 낮은 국가들은 효율적인 식량조달방식에 관심이 많다. 공급능력과 구매력을 모두 갖추 고 있는 선진국들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관심이 있다. 아래 <그림 9>는 소득수준 과 식량공급능력에 따라 국가별로 다른 대응전략을 수립함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와 같 이 식량 공급능력은 부족하지만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국가 식량안보와 효율적 이고 위험관리시스템을 갖춘 식량조달방식의 확립에 많은 정책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갈수록 국제식량가격이 증가하고 불안정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식 량 확보방식은 과거 국제식량가격이 안정적일 때와 같은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대부분의 식량을 최저입찰제에 의한 일괄현물거래방식(flat buying)으로 확보한 다. 이와 같은 방식은 식량의 실질가격이 하락하거나 안정적일 때에는 효율적이지만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이고 가격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식량가격 이 급등할 경우 입찰에 참가한 수입대행업체들이 계약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으며, 품 질이 낮은 식량을 제공할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도 식량이 해외 생산지로부터 국내 소비지까지 오는 동안 단계별로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활용하지 못

미국 45%

브라질 35%

중국 8%

파라과이 10%

기타 2%

(11)

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저가 입찰에 의한 일괄현물구매 방식은 높아진 식량가격을 식 품산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림 9 국가별 세계 식량위기 대응 유형

• 가계 식량안보 • 농업 인프라 개선 • 농업개발 확대

• 국가 및 가계 식량안보 • 식품안전, 영양, 환경 고려(식품안전) • 지역 식량안보(EU)

• 국가 식량안보

• 식량조달 능력, 식량확보 • 식량관련 위험관리시스템 • 가계 식량안보

• 식품안전, 영양, 환경 고려(식품안전) • 지역 식량안보(EU) 가용성(수급)

+

- 가용성(수급)

접근성(소득)

+ 주요 곡물

수출국

주요 곡물 수입국 접근성(소득)

체제 전환국

아시아, 아프리카 개도국

3.5. 해외농업개발에 관한 비판 검토

우선 첫 번째 비판사항인 “국내생산이 우선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검토한다.

국내생산의 확대는 생산자인 농업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도 원하는 사안이다. 당 위성 측면에서 보면 식량자급률을 100%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으 로 경지면적이 너무 협소하여 자급률 100%의 달성은 원천 불가능하다. 또한 그동안 경제발전과 함께 많은 농지가 비농업용 토지로 전용되었고, 한계농지는 유휴 농지로 변했다. 지난 수십 년간 농지규제의 완화와 함께 매년 2만ha 가량의 농지가 비농지로 전용되었다. 만약 식량자급률을 10% 올리는 수준인 200만 톤의 식량을 국내에서 추가 생산하려면 추가로 67만ha 농지를 확보해야한다.2) 그러나 현재의 농지규제와 농지감

2) 국내 생산단수를 ha당 3톤으로 가정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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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추세 하에 추가 67만ha의 농지 확보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또한 식량을 추가 생산 하려면 생산자가 적정한 수익을 보장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식량의 국제가격과 국내가격의 차이를 보전해 주어야 한다. 이미 국산 밀 생산의 확대 과정에서 나타났듯 이 국산 밀 생산이 확대되려면 국제 밀 가격과 국내 밀 가격의 차이가 어떤 형태로든 보전되어야 한다. 콩이나 옥수수 등도 가격 보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산이 늘지 않 을 것이다. 식량자급률 1%에 해당하는 20만 톤의 식량을 증가시키려면, 가격 보전금 으로 대략 1,000억 원~2,000억 원의 추가 재정자금이 필요하다. 곡물 생산을 추가로 몇 백만 톤 늘리려면 몇 조원의 재정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 합의가 필 요하다. 결국 자급률이 매우 낮은 옥수수, 밀, 콩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농지규 제, 소요 재정자금, 국민 합의 등을 감안하여 결정해야 하는 큰 제약을 갖고 있다.

두 번째 “해외농업개발은 비경제적이다”라는 지적은 최근 식량가격이 급등하면서 점차 합당하지 않는 지적이 되고 있다. 먼저 지난 10년간 식량 수출국인 미국과 브라 질의 농지 투자수익률은 각각 13.2%3)와 15%∼18%이었다. 그리고 곡물메이저 이외에 도 일본 종합상사와 국제자본 운용회사들이 해외농업개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 다. 이는 이미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경제성 논란은 검증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철저히 준비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점차 성공 가능성이 높 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고위험에 대하여 보다 철저하게 위험을 관리한다면 해외농 업개발의 경제성이 충분히 보장될 것이다. 진출기업의 성공사례가 없는 것을 해외농 업개발의 경제성과 직결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다.

세 번째 “곡물메이저가 식량을 공급하는 방식이 보다 경제적”이라는 지적이다. 곡물 메이저의 식량공급구조는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을 국내산업과 다수의 국민에게 전가 하는 방식이다. 향후 국제식량가격의 상승과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 면 기업이나 국가가 직접 식량을 확보하여 이를 국내로 반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 다 효율적으로 식량을 확보하여 국내 식량가격을 안정시키고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식 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재 최저 입찰에 의한 일괄현물구매방식을 선물 거래, 수의계약, 장기계약, 현지생산⋅구매 등과 같은 다양한 구매 방식으로 전환할 필 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식량 공급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정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즉 곡물메이저, 일본종합상사, 국내 기업 중에서 누가 우리의 식량을 주로 공

3) 최근 3년간 미국의 농지 수익률은 20%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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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때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국내 기업에 의한 해외농업개발 은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네 번째 “곡물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곡물수출국의 수출제한은 단기간 시행되는 조치이다. 그럼에도 일단 수출제한 조치가 취해지면 종 전의 곡물 수입국은 다른 수출국으로 수입선을 바꾸기 때문에 수출제한조치가 취해지면 수출국에 다시 피해가 돌아가는 부메랑 효과가 있다. 1970년대 초 곡물수출에 대한 동 결 조치를 경험했던 미국은 “곡물수출의 동결 조치”가 미국 역대 농업정책 중에 가장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든 곡물수출국들이 전면적으로 곡물 수출을 제한한다고 보기보다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일부 곡물수출국들이 국지적으로 곡물교 역을 중단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가정이다. 이런 상황의 위험은 곡물 교 역국가를 다변화 하거나 우호적인 국제 외교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최소화 할 수 있다.

이상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비판은 일견 타당성이 있으나 각 각의 비판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하면 해외농업개발이 정책대안으로서 그 의미를 충 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가 많지만, 경지면적이 절 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서 국제식량공급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국제식량가격의 불안 정성이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해외농업개발은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정책 대안이 다. 다만 해외농업개발사업은 장기간․고위험 사업이므로 보다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실현 가능한 전략을 적절히 수립⋅시행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임을 인식할 필요 가 있다. 아울러 해외농업개발사업은 다른 정책 대안인 국내생산의 확대, 비축제도, 안 정적 수입을 보완하는 정책이지 해외농업개발로 국내 식량문제를 모두 해결한다는 것 이 아님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4. 해외농업개발의 실태와 특징

4.1. 실태

해외농업개발협회에 따르면 2012년 12월 현재 해외농업개발을 위하여 106개 민간 기 업이 24개국에 진출하여 농지 64,360ha를 경작하고 있다. 이 중에서 2009년 이후 정부의 해외농업개발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은 56개 업체로 15개 국가에 진출4)하여 49,717ha를

4) 이들 진출 기업은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여 국내로 갖고 들어오는 방식인 ‘농장형’과 현지에서 물량을 확보하여 필요시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인 ‘유통형’으로 대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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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작하고 있다. 총 개발면적 64,360ha 중 78.4%인 50,485ha에서 밀(4,462ha), 콩(24,065ha), 옥수수(21,985ha) 등 3대 곡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확보량 기준으로 밀은 주로 몽골(66%) 과 러시아(34%)에서, 콩은 주로 러시아(97%)에서, 그리고 옥수수는 주로 러시아(37,8%) 와 인도네시아(27.3%), 캄보디아(23.5%) 등에서 재배되고 있다.

4.2. 특징

그동안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투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보여 준다. 첫 째,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로 진출한 지역은 체제전환국이나 국가 위험도가 높 은 국가들이다. 주요 식량수출국인 미국, 남미, 호주, 캐나다 등에 진출하기보다 체제 전환국인 연해주와 몽골, 국가리스크가 높은 캄보디아나 인도네시아 등에 많이 진출 하였다. 둘째, 식량안보를 위하여 자금지원의 우선순위가 해외곡물의 생산과 확보에 주어졌다. 정부의 융자 대상을 결정할 때 곡물 확보를 우선하였으며 축산, 과수, 원예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셋째, 대부분의 진출 기업들은 합작투자 보다는 단 독투자 형태를 선호하였다. 일반적으로 해외진출기업들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하 여 합작투자를 많이 선택하는데 해외농업개발 진출기업들은 주로 단독투자를 택하였 다. 넷째, 진출지역에서 생산된 물량을 확보하는 유통형 보다는 현지에서 직접 생산 하는 생산형이 많았다. 다섯째, 진출 기업들은 자금 이외에도 현지에 적합한 영농기 술과 품종, 전문 인력의 확보, 관련법과 제도에 관한 정보, 외교 지원, 생산과 유통인 프라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초기에 정책자금을 지원 받는 것 이외에 다른 지원 을 거의 받지 못하였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 해외농업개발의 특징은 소규모의 투 자, 고위험 지역으로의 진출, 고위험 투자방식의 선호, 정책지원의 미흡 등으로 요약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농업개발은 해외농업에 투자하는 것이기에 장기간에 걸친 고위험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하여 해외농업개발이 성공하려면 규모화, 전문화, 철저 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해외농업개발 기업들은 이 같은 준비와 능력을 갖추지 않았기에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 많은 진출 기업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여 현지에 잘 정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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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외농업개발의 성과와 개선 방안

5.1. 성과

2009년 이후 해외농업개발사업이 본격 시행된 이후 얻어진 성과라면 무엇보다도 해 외농업개발법의 제정, 해외농업개발10개년계획, 해외농업개발협회 출범 등 해외농업 개발에 관한 정책 체계와 제도 기반을 확립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과거 해외농업개 발이 정착되지 못한 이유의 하나는 관련 정책 기반이 확립되지 못한 것이었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사업 시행이 필요한 해외농업개발사업에 있어 이와 같은 정책기반의 확립 은 중요한 성과이자 향후 발전에 있어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다른 성과로는 세계 식량위기가 자주 일어나자 많은 국민들이 식량안보를 우려 하고 국제식량무역구조의 문제를 인지하는 등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식량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동시에 이제 식량 확보 전략의 하나로 해외농 업개발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이에 국민들이 해외농업개발에 관하여 보다 실현가능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5.2. 성과의 제약 요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이미 3차례의 세계 식량위기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식량 확보 방식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새로 도입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의 구축, 해외농업개발의 확대, 조기경보시스템의 운영 등도 기대만큼의 성 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해외농업개발이 잘 정착되고 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시스템들이 왜 성과를 내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해외농업개발의 성과를 제약했던 가장 큰 이유는 국제곡물가격의 순환적 주기 성 때문이다.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할 때는 새로운 대책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으 로 관련 정책이 빠르게 추진되다가도 몇 개월 후 국제곡물가격이 다소 안정되면 여론 의 관심이 낮아지고 정책 추진동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정책 시행에 대한 추진력이 약해졌다. 둘째, 국내생산의 확대에 대한 강한 당위성과 현실 제약을 간과하였다. 당위 론적으로 보면 국내생산의 확대가 우선되어야 하고 식량자급률도 크게 올려야 한다.

그러나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실제 정책 반영과정에서는 농지확보, 재정제약, 국민합 의 등과 같은 이유로 국내생산 확대가 실현되지 못했다. 한 쪽에선 당위론적 입장에서 국내 식량생산의 확대와 식량자급률 향상이 강조되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현실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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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요인을 해소할 방안을 갖지 못하여 정책 제안과 정책 운영이 달라지는 결과를 갖 게 되었다. 셋째, 식량구입능력을 우선 강조하는 입장 때문이다. 특히 경제정책을 담당 하는 이를 중심으로 식량안보를 또 다른 차원의 농업지원 요구로 간주하고 식량안보 에 있어 보다 중요한 것은 식량 구입능력 즉 국가차원의 경제력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식량안보를 위한 근본대책 강구보다는 종전과 같이 최저입찰제에 의 한 일괄현물구매와 같은 식량 확보방식을 선호하였다. 넷째,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나 해외농업개발 등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들은 장기간에 걸쳐 많은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고 위험이 높은 사업이므로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추진해 야 했으나 사업 추진의 제약요인을 풀기보다 성과만을 기대하였다.

5.3. 과제

해외농업개발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할 수 있 다. 첫째는 해외농업개발 목표량의 적정성이다. 해외농업개발 10개년 계획에 의하면 해외농업개발의 목표량으로 2021년까지 국내소비량의 35% 수준인 700만 톤을 확보하 는 것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외농업개발의 성과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목표가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향후 우리나라 식량수 급에 대한 전망이 제대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량수입수요량 전망치에 따라 해 외농업개발의 목표량이 변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식량수요에 통일대비 북한 수요를 포 함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 식량수급에 관한 전망이 확정 되고 관련 식량수입수요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식량자주율 개념이 도입되었는데 이 식량자주율의 개념을 현지생산 후에 현지 판매하 거나 제 3국에 수출하고 비상시 국내로 반입하는 넓은 의미로 해석해야 할지 아니면 현지생산 후에 곧바로 국내로 반입된 것만을 식량자주율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좁은 의미로 해석할지에 관해 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해외농업개발 추진방식의 개선이다. 현재 해외농업개발사업은 에너지나 광물 자원에서와 같이 공기업이나 때로는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컨소시움으로 추진되고 있 다. 그러나 해외농업개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본과 같이 생산자단체나 식품 업체 등 실수요자가 직접 해외농업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농업개 발사업과 대외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연계시켜 진출기업이 보다 빠르게 정착하도 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해외농업개발이 위험선호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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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하여 보다 철저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충분한 식량수출 능력을 갖추고, 국가 리스크가 적은 나라로 진출하며 보다 다 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 자금 이외에도 모태펀드 나 사모펀드의 활용 등과 같은 다양한 재원조달 방식을 통하여 자금의 규모 확대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셋째, 정부 지원의 확대이다. 우선 국내외 식량수급 및 가격 전망 등에 대한 정보운 영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외에도 현 지에서 필요한 영농기술을 지원하고 효과적인 경영 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 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5.4. 개선 방안

해외농업개발의 목표는 크게 보면 국가 정책목표인 식량안보와 개별 기업들의 수익 창출이다. 그런데 식량안보는 국가의 중장기적 목표이며 기업의 이윤추구는 단기적인 목표이다. 해외농업개발을 위하여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국내 농식품 기업들이기 때 문에 해외농업개발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목표와 국가의 정책목표가 일치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민간 기업이 투자하는 사업에 대한 경제성 확보가 우 선되어야 한다. 만약에 단기적으로 경제성 확보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국가의 식 량안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즉 정책적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세제, 금융, 외교, 기술⋅ 정보 제공 등에 있어 다양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 두 개의 목표 가 상충된다면 해외농업개발이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해 외농업개발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은 기업이 조치해야 하는 방안과 정부가 조치해야 할 방안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민간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방안으로는 첫째, 진출하는 농식품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농업개발에 진출하기 전에 진출 품목에 대하여 보다 면밀한 글로벌 가치사슬체계 를 분석하고 이를 통하여 가치사슬 단계별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통제력을 강화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국내 식량의 수요자인 식품기업이나 축산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농업개 발 투자를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대규모 종합상사와 젠노가 해외농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은 규모화 되어 있고, 국내외의 유통망과 판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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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하고 있어 다른 어떤 기업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해외농업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다.

셋째, 해외에서의 식량생산과 유통 이외에 관련 산업과 동시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 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 민간 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등과 같은 농자재산업이나 식품가공산업, 식음료 산업, 도소매 유통업 등과 같 은 관련 산업과 함께 진출하면 수직계열화나 수평통합화 등을 통하여 글로벌 가치사 슬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

넷째, 민간 기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 기업의 핵심역량은 기술, 자본, 경영능력이기 때문에 해외농업개발에 있어 이들 핵심역량분야가 어떻게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단순히 진출국의 낮은 노임이나 임대료 등을 비교 우위로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기업투자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 특징의 하나는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생산 환경, 시장 규모, 시장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지역별 진출 전략 이 필요하다. 진출 국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타깃 국가 선정, 차별화된 진출 전 략 수립과 함께 지역별 전문가 육성도 필요하다. 특히 진출 대상지역에 대한 국가 정 보나 해외 기업의 M&A 정보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전자 제품과 달리 농식품 산 업은 표준화되기 어렵고 나라별로 특성이 판이하게 다르므로 이와 같이 시장의 진입 초기에 실패할 수 있는 위험을 낮추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섯째, 사업 운영에 있어 현지화 노력이 필요하다. 농식품산업은 현지의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며, 특히 농지개발의 경우 신식민주의라는 부정적 시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현지 문화의 적극적인 수용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하여 현지인들과 함 께 사업을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해외농업개발은 국가적으로 ‘식량안보’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해외농업개발을 보다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의 현재 자금지원을 보다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융자규모를 확대하고, 융자 지원조건을 완화하는 동시에 성공불 융자제도의 도입 등도 검토할 필 요가 있다. 또한 모태펀드 등의 참여 유도와 함께 관련 펀드의 조성을 통한 민간 자본 의 조달을 활성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진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자연재해 발생 시 손실 보전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지법인을 통한 국내 도입 시 할당관세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 다. 해외 농업개발이 식량안보에 긍정적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생산된 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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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내에 반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내 반입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혜택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민간 기업이 많이 진출한 지역에 정책 지원을 통해 생 산비와 운송비를 절감토록 유도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공-민간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 PPP)을 강화하여 다양한 재원조달 과 함께 다양한 진출방안을 함께 고려한다. 예를 들면 정부는 공적원조자금(ODA)을 활용하고 정책금융기관에서는 정책금융을 제공하며 외교 채널에서는 진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사항을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컨소시움에 참여하여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식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6. 결어

이제 어느 누구도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다. 오히려 갈수록 식량가격은 불안정해질 것이고, 기후온난화와 함께 글로벌 식량위 기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 이 같은 세계 식량수급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도 우리나라의 식량 확보 대책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2006년 이후 3차례의 글로벌 식량 위기를 겪으면서 식량가격이 국내 물가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에도 식량 확보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최저가 입찰방식에 의한 일괄 현물구매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실현되지 않는 “국내 자급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만이 커지고 있 을 뿐이다. 이제는 국제식량수급구조를 감안하여 선물거래, 수의계약, 장기계약, 해외 직접생산이나 물량확보 등 다양한 식량조달방안을 강구할 때이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농업투자의 확대에서 보듯이 세계 식량수 급구조의 전환이 국내 농식품기업에게는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국내 농식품기업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따라서 식량안보와 수 익창출의 두 차원에서 농식품 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 므로 주어진 어려운 여건을 인식하는 가운데 해외농업개발을 위한 보다 전략적인 성 공모델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심 지역으로 진출하는 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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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용택 외, 『식량안보체계 구축을 위한 해외농업개발과 자원 확보 방안(2차년도)』, 한 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2010.

김용택 외, 『식량안보체계 구축을 위한 해외농업개발과 자원 확보 방안(3차년도)』, 한

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2011.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