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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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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도시들은 창조적 요소를

적극 수용하여 진화해나가야 합니다”

-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장철순 |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csjang@krihs.re.kr)

김도훈(金道薰)

서울대학교 무역학과 졸업(1979) / 프랑스 파리 1대학 국제경제학 박사(1990)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산업정책실장·국제산업협력실장·연구본부장 / 한국규제학회장(2012) / 한국EU학회장(2013) / 동반성장위원회 위원(2013~) /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2014~) / 국토정책위원회 위원(2014~) / 산업연구원 원장(2013~) 저서: 2010 산업발전 비전(2001) / 한미FTA를 통한 산업구조 선진화 전략(2006) / 한중, 한일 FTA 산업별 효과 분석(2008) / 한국산업 60년사(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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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이슈와 사람 ㅣ125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위해 특정 산업을 공간적 으로 집중시키는 정책을 펼쳐왔고, 이로 인해 많은 산업도시 들이 조성되었다. 특정 산업의 육성이라는 효과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특정 산업 및 대기업 중심 산업도시들에서 경기침 체나 기업부진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 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이번 호 이슈 와 사람에서는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을 만나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산업도시의 지속성장을 위한 대응 등 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 장철순(이하 ‘장’):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에 집중된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은 국제경기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조선과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들 이 중국의 추격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 리나라 주력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 한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김도훈(이하 ‘김’): 우리나라 주력산업들이 세계경기 흐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들 주력산업들(산업연구원에서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정유, 가 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기기, 음식료 등의 12개 산업)은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수출의 80% 정도를 차지하면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꾸준히 해오 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이들 주력산업들의 수 출 비중이 2007년 이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 리 산업경쟁력의 상대적 후퇴 가능성을 우려하게 합니 다. 중국이라는 가공할 만한 체력과 스피드를 가진 경쟁 자와 싸워 이기려면 우리 주력산업들은 지금까지 해온 기술혁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새로운 아이 디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나아가 다른 영역의 산업 들(여기에는 서비스산업까지 포함)과의 협업을 통해 완 전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내고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는 창조적 노력을 더해야 그 경쟁 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장: 원장님께서는 우리나라 주력산업들의 상대적인 후퇴 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력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전략 마련 과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정부와 기업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지 만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 다. 기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새로운 산업의 육성을 위 한 전략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력산업들을 담당하고 있 는 주력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 리 수출구조를 보면 최근 몇 년간 뚜렷하게 수출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산업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자의료기기, 이차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화장품 등이 그 대표적인 산업들입니다. 비록 이들이 주 력산업들을 대체하여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지만, 주력산업들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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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진 우리 주력산업들과의 연계성이 있고, 새롭게 등 장하는 IT, BT 등의 기술을 접목한 분야에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산업들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생 각됩니다. 이렇게 태어나는 새로운 산업들의 경우 중국 의 추격을 한동안 뿌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되는 바가 큽니다. 이렇게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 업, 특히 서비스산업과의 융합을 촉진하려면 산업에 대 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종종 정부의 지나친 규 제, 이해집단의 반대가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는 것을 가 로막고 있는 경우를 발견합니다. 새로운 산업을 등장시 키는 역할을 이제 갓 태어나는 창업기업이나 혁신역량 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게만 맡기는 것은 한계가 클 것 으로 생각됩니다. 기존 대기업, 중소기업, 창업기업 모 두가 새로운 투자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어야 새로운 산업의 등장이 용이할 것입니다.

▶ 장: 원장님께서는 지난 1월 헤럴드경제, 현대경제연구원 과의 대담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가진 자생형 중소기업의 잠 재력을 강조하시면서, 지금처럼 중소기업이 계속하여 정부 지원을 받는 시스템이 아닌 성과와 연계한 중소기업 지원시 스템 구축을 통해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김: 우리나라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지금까지 많은 중소기업들을 육성하고 우리나라 산업의 기초를 다지는 데 기여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나치게 많아진 중소기업 지원이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 입니다. 나아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 대기 업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보더라도 지 금의 지원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아 지원 을 받는 것보다는 지원을 포기하더라도 더 성장하는 쪽 을 택할 수 있게 하고 성장가능한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성장하려는 열망을 불어넣어주려면, 중소기업 지원의 중요한 부분이 반드시 성과를 내는 기업들에 가야 한다 는 점은 누구나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중소 기업 지원제도가 보호(특히, 사업영역 보호)보다는 육 성,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독 일의 히든 챔피언을 닮은 기업들이 우리나라에도 속속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장: 최근 들어 울산, 거제 등의 조선산업이 어려움을 겪 고 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역경제 에 미칠 영향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지역의 주력산 업이 쇠퇴할 경우 음식점, 백화점 등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원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장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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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이슈와 사람 ㅣ125

▶▶ 김: 조선산업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중장기 수 요변화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조선경기 하강 시 상당히 심각한 영향들이 발생합니다. 특히, 수 출선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주요 조선국가들의 조선 업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고, 이 수요 침체기 를 어떻게 잘 생존하느냐가 현재 당면한 과제인 셈입니 다. 선박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경제가 안정화되고 해상 물동량이 증가하게 되면 또 다시 늘어날 것입니다. 국제 환경규제에 의한 기존 선박의 교체물량도 서서히 늘어 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시황 개선이 진행될 것이고, 이 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량 증가, 조선산업 종사자의 소득 증가로 이어져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두 가지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이런 식 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것은 아 닌 것 같습니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텍사스의 석유 산업 등의 사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러 한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에 새로운 산 업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 다고 생각됩니다. 보스턴과 샌디에이고가 새로운 바이 오 메카로 변신하고 있는 사례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일 것입니다. 새로운 산업들이 등장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어떻게 마련해 줄 것인가 는 지자체의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환경, 정주여건, 외부와의 좋은 연결성 등이 관건이 될 것으 로 생각됩니다.

▶ 장: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과거와 같이 점진적인 생산구조의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과감하게 도입하여 변화를 모색하는 혁신역량이 중요하다고 판단됩니 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도시들은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새 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혁신기반이 아직까지도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도시들이 어떻 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 어쩌면 우리 경제 전체가 1990년대 이후 지금 의 주력산업에 의존하여 성장해온 구조에 안주해온 것 과 궤를 같이하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즉, 주력산업들 의 역할이 매우 크게 보였기 때문에 우리 경제 전체가 그 주력산업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것과 같이, 우리 나라 산업도시들도 워낙 성과를 잘 내는 산업들의 존재 가 컸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열 망이 작아진 결과라고 해석됩니다. 그렇지만 이들 주력 산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우리나라 다른 도시 들이나 세계 다른 지역들보다 유리한 여건을 가졌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면 쉽게 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기 존 산업들의 경쟁력을 활용할 새로운 산업들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을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가 관건일 것이 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대학, 연구 소 등의 역량을 강화하여 혁신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새 로운 기업들이(특히, 새로운 분야에 창업하려는 기업들 이) 지역에 새롭게 입주할 때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노력 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 리나라 각 지역에 뿌리 깊은 지역인재, 지역기업 우선주 의는 경계해야 할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역연고 주의가 혁신역량을 갖춘 새로운 인재의 유입이나 새로 운 기업의 출현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 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이 나 타 지역 인재들이 정착할 수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 조 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 기업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기업 종사자들이 가족과 함께 지역에 뿌리내리고 정주할 수 있도록 생활환경의 개선이 중요하다 고 판단됩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 산업의 지식기반화 및 도시화의 진전 등으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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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동일한 단지에 유치하여 집적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의도된 공간으로 생산기능, 주거기능, 연구기능, 업무기 능, 상업기능 등이 결합되고, 동종 업종과 이종 업종의 집단화로 집적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복합적인 산업입 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향후 산업 입지는 단순 노동력의 확보나 생산 및 판매 활동에 필요 한 물리적 하부구조의 확충보다는 정보 및 서비스 접근 의 용이성과 환경의 쾌적성 확보를 더 중시할 필요가 있 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이라는 조 건 속에는 단순한 주거 수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단위 의 질 높은 사회적·문화적 도시환경이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 장: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도시기반이 필요하며, 또한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육성이 필수적입니다. 이처 럼 산업과 도시의 성장은 동반자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 니다. 산업과 도시의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에 대해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 김: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현재 성장기에서 성숙기 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고 판단됩니다. 우리나라의 많 은 도시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클러스터 구 축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산업발전 을 위해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도시발전의 관점에서 보 면 도시가 기업유치에 따른 경제적 성과를 제대로 확보 하지 못할 경우 도시발전의 일반적인 과정을 거치지 못 하고 바로 쇠퇴기로 전환될 수도 있는 위험을 안고 있 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도시와 기업 간의 관계는 상생을 위한 공생적 협력관계 형태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기 업이 입지해있는 도시인 경우 기업의 브랜드 및 지명도

으로써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들이 운용하고 있는 교육지원 프로그램, 산학연계 프로그램, 연구소 운영 등 실질적인 지역 내 산학관 협력을 도모해 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도시의 이미지나 분위기를 제고 할 수 있는 지역축제, 지역문화행사 등 지역의 각종 프 로그램에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입 니다. 아울러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이 담보되는 것이 그 도시에 입주한 기업들의 지속적 발전에도 도움 이 된다는 관점에서 기존 기업들이 새롭게 진입하는 창 업기업들과도 협업하는 개방적 자세를 취함으로써 새로 운 산업들이 등장하는 데도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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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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