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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화학 전망, 제22권 제3호, 2019라벨, 사라 브라이트만과 U2
❙강 정 원 교수 (고려대학교)
그동안 한국공업화학회에 영화평과 음악평을 쓴지도 꽤 되어서 원고를 모아보니 30편이 넘는 글이 되어버 렸다. 그동안 쓴 글들을 집에서 본 적도 없어서 PDF 파일을 모아서 대학생인 아들과 아내에게 보여 주었더니 단숨에 나온 말이 평범한 음악 애호가가 이해하기가 어려운 글이라는 것이었다. 강의 평가라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교수라는 직업이 원래 일방통행식이라 자신이 의견을 피력하는 방법이 쉽게 이해하는데 그다지 효율적 이지 못한 경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복잡하고 섬세한 개념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글 이나 강의로 표현하는 것이 그다지 쉬운 작업은 아니고, 항상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번에 지면에 소개할 곡들은 라벨의 볼레로, 사라 브라이트만/안드레아 보첼리의 “Time To Say Goodbye”, 그리고 U2의 “With or Without You” 등 세 곡이다. 각각 클래식, 팝페라, 록 음악 분야로 서로 가는 길이 달라 보이는 음악들이다. 이 세 곡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라벨의 볼레로는 1928년 발레 음악으로 작곡된 관현악곡이다. 스페인 춤곡의 한 가지 형식인 “볼레로”
의 박자에 맞추어 작곡된 곡으로 약 17분가량으로 클래식으로는 소품에 해당하는 곡이다. 형식은 정말 간단하 다. 단 두 가지의 메인 멜로디가 18번 반복되는데, 변화가 하나도 없고, 악기만 바뀌는 형식이다. 하지만 각종 영화, 드라마 등에서 많이 사용되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누린 스카이캐슬에서도 등장했다고 한 다. 약간 특이한 멜로디와 박자는 영화/드라마 제작자의 영감을 자극한 것 같다.
스네어 드럼의 약한 비트로 시작하는 이 곡은 “크레셴도(점점 강하게)”의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은 생
음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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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News, Volume 22, No. 3, 2019
KIC News, Volume 22, No. 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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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과는 달리 연주가 어려운 난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17분 내내 일정한 박자를 유지해야 하는 스네어 드 럼의 연주가 매우 중요하다. 매우 긴 시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연주해야 하고, “크레셴도”를 지키기 위해서 처 음에는 약하게, 맨 마지막에 가장 강한 음을 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중간에 너무 커져 버리면 맨 마지막에 서 클라이맥스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악기의 솔로 연주들도 조용한 가운데 크게 두드러지기 때문에 수준급의 연주자들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에는 좀 지루 하지만, 끝까지 기다려 보면 현악과 관악이 어우러진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볼레로와 Time To Say Goodbye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팝페라 가수의 대명사인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은 1995년 불후의 명곡을 연주했다. 이 곡의 중간부터는 라벨의 볼레로와 마찬가지로 스네어 드럼 의 볼레로 리듬이 등장한다. 앞부분에 약간의 도입부가 있지만 거의 볼레로와 비슷한 형식으로 단순한 리듬을
“크레셴도”로 연주한다. 마지막의 절정에서 힘차게 노래하는 보첼리와 브라이트만의 열창은 라벨의 볼레로의 클라이맥스를 연상시킨다. 이전에 학회의 마지막 마무리에 팝페라 가수들이 이 곡을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가 사가 행사의 끝마무리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아일랜드의 대표적 록 그룹 U2의 “With or Without You”는 그들의 대표 앨범인 “Joshua Tree”의 타이틀 곡 으로 여기서 소개된 두 곡과 마찬가지로 얼마 안 되는 재료로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내었다. 처음 이 곡을 작곡 할 때, 단지 몇 개의 코드만 있었다고 한다. 앞의 두 곡에서는 볼레로의 스네어 드럼이 전곡을 지배하고 있지 만, 이 곡에서는 베이스의 간단한 리듬이 전곡을 좌우한다. 록 음악의 일반적인 형식과 달리 베이스가 전곡을 지배하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곡이 진행됨에 따라서 기타와 드럼이 가세하고, “크레셴도”의 음악이 진행 된다. 마지막에는 드럼의 찬란한 연주, 보컬의 절규와 함께 현란한 기타가 가세하여 음악을 마무리한다.
클래식 음악, 팝페라, 록 음악 등 서로 다른 장르이지만 음악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사람의 감성을 최대한으 로 끌어내는 데는 유사한 기법이 사용될 수 있다. 미니멀리즘(최소한의 재료)으로 주 멜로디에 익숙하도록 사람 들의 귀를 훈련시키고 크레셴도(점점 강하게)의 기법으로 클라이맥스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