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풍류(邊山風流)와 우금산성(禹金山城)
개암사 뒤편 울금바위 일대에서 도침과 복신장군 등 백제유민들이 부흥운동을 벌였다는 우금산성
우리 문화유산의 향기 98
용궁의 해변과 지상낙원이 함께 어우러진 듯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부안의 변산국립공원은, 물과 바람과 구름이 춤을 추고 시를 쓰는 곳이다. 구암리 지석묘와 유천리, 진서리 도요지 등 고대의 생 활상과 옛 선조들의 해양 민속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이제 우리의 삶과 고금의 역사를 재조 명하는 영상드라마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물위에 뜬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풍류시인 소동파가 즐겨 찾았다는 적벽강에 버금가는 이곳 변산 채석 강과 적벽강에도 놀라운 풍류시인이 있었다. 조선시대 문인 허난설헌, 황진이와 함께 여류시인으 로 손꼽혔던 이 고장 출신 이매창이다.
‘이화우 흩뿌릴 제 / 울며 잡고 이별한 임 /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이 시는‘이화우( 花雨)’라는 그의 대표 시로 가곡원류에 실려 전한다.
부안의 내변산에는 백제 때 지었다는 내소사와 개암사가 유명하다. 내소사에는 고려동종이 있고 전나무 숲과 대웅전 꽃살문이 아름답다. 또한 개암사는 옛날 삼한시대 변한의 왕궁터로, 백제 무왕 때 묘련 왕사가 궁궐을 절로 고쳤다고 한다. 절 뒤쪽 산봉우리에는 부처님 얼굴을 닮은 거대한 울 금바위가 솟아있고, 이 울금바위를 기점으로 둘레 4km 정도 되는’우금산성’이 있다. 일명’주류성’
으로도 부르는 이 산성은 울금바위 주변과 북쪽 일부가 보수되었을 뿐 거의 허물어진 상태다. 백제 가 망한 후 도침스님과 복신장군 등이 유민들을 규합하여 나당 연합군에게 항전했던 백제부흥운동 의 본거지‘주류성’이라 전해오지만 확실한 근거는 없다.
박영순|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