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우리 문화유산의 향기ㅣ 181
중앙선 열차를 타고 안동역에 내리면 우수, 경칩에 놀라 허물 벗은 꽃샘바람이 불어와 옷소매를 잡아끈다.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온 낙동강 1,300리 기나긴 물줄기가 굽이져 흐르는 안동. 대쪽 같은 선비정신과 민 속전통문화를 일구며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이상을 꿈꾸던 물돌이동 하회마을로 봄 마중을 가보자. 이곳은 태 백산 지맥인 화산(花山)이 마을 중앙까지 뻗어 내렸고, 강북에는 부용대가 병풍처럼 화천(花川)을 끼고 돌아 고 즈넉하고 아름답다. 예로부터 지관들이 하회마을을 ‘행주형(行舟形: 배 모양)’이니, ‘다리미형’이니, ‘연화부수형 (蓮花浮水形: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이니 하고 알쏭달쏭한 명당론을 주장한 것처럼 뛰어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 었고, 특히 조선의 유교문화와 민속전통문화의 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양반마을이다. 풍산 류씨의 대종가인 겸 암 유운룡 종택(양진당과 북촌댁)과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드라마 ‘징비록’을 저술한 서애 류성룡 종택(충효당 과 남촌댁) 등 마을에는 보물과 중요민속자료가 수두룩하다. 2010년 8월에는 하회 별신굿탈놀이 등 민속전통과 마을의 모든 건축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한편, 하회마을에서 화산을 넘어 강변 유교문화길을 가다 보면 강변 산기슭에 ‘병산서원(屛山書院)’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 고려시대 안동부 풍악현에 있던 풍악서당 이 모체로, 조선조(1572년)에 서애 선생이 지금의 자리로 옮겼고, 1863년(철종 14년) 사액서원이 되었다. 정문 인 복례문(復禮門)을 들어서면 정면 7칸, 측면 2칸의 웅장한 만대루와 북쪽으로 강당인 입교당(入敎堂)이 높이 서 있다. 입교당의 6칸 대청 좌우에는 2칸씩의 온돌방을 설치했고, 좌우로 공부방인 동·서재가 질서 정연하게 마주하고 있다. 뒤쪽 높은 지대에 서애의 위패를 모신 존덕사가 있는데, 이 사당에는 셋째 아들 류진(柳袗)의 위 패를 함께 모시고 제향을 올린다. 존덕사 동쪽 장판각에는 서애 선생의 문헌을 찍은 목판이 있으며, 하회마을 영 모각에도 1천여 종 3천여 권의 각종 문헌들이 소장되어 있다. 고지기(관리인) 가옥 앞에 노천화장실 ‘달팽이 뒷 간’은 특이하고 흥미롭다.
박영순 | 수필가(zooc0929@hanmail.net)
안동(安東) 하회마을과 병산서원(屛山書院)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낙동강변에 자리한 병산서원(만대루에서 바라본 입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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