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특집 ㅣ산업도시의 미래
이윤석 | 국토연구원 연구원([email protected])
5 미국 산업도시의 경험과 교훈
머리말
러스트벨트(Rust Belt)로 대표되는 미국의 산업도시들은 과거 지역성장을 견인했던 철강, 자 동차 등 주력산업 몰락에 따라 공장 폐쇄와 극심한 실업, 인구유출, 도시환경의 황폐화를 경험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주력산업의 몰락이 미국 산업도시들의 미래까지 결정지었던 것은 아니 다. 피츠버그(Pittsburgh), 앨런타운(Allentown) 등은 사양산업의 몰락을 수용하면서 신흥산업 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데 성공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발전 중 인 반면, 최근 파산한 디트로이트(Detroit), 영스타운(Youngstown) 등과 같은 도시들은 아직 까지도 버려진 부지가 증가하고 인구유출이 지속되면서 경제활력을 되찾지 못한 채 침체된 상 태로 머물고 있다.
주력산업의 몰락을 극복하는 데 성공한 도시들과 그렇지 못한 도시들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 었던 것일까? 이 글에서는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성장했던 앨런타운과 영스타운, 두 철강도시 의 경험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도시들에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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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대호 남부 러스트벨트의 중앙에 위치한 앨 런타운과 영스타운은 모두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하 여 빠른 속도로 성장한 중규모 산업도시다. 현재 인 구 11만 명의 도시인 앨런타운은 펜실베이니아주 (Pennsylvania) 리하이밸리(Lehigh Valley)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으며, 인구 6만 명 규모인 영스타운은 오하이오주(Ohio) 마호닝밸리(Mahoning Valley)에 위치해 있다. 1960년대까지 인구가 지속적으로 성장 한 앨런타운은 최근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영스타운은 196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하기 시 작하여 현재는 당시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앨런타운이 위치한 리하이밸리지역[앨런타운~베 들레헴(Bethlehem)~이스턴(Easton)]과 영스타운이 위치한 마호닝밸리지역[영스타운~워런(Warren)]은 1950년대에 인구 50만 명 규모의 도시권을 형성하 고 있었다. 두 지역 모두 1970년대 초까지 철강산 업과 자동차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성장하여 종사자의 절반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특히 철강이 제조 업 고용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철강산업과 관련 기업 및 고객 간의 연계 수준이 영스타운이 앨 런타운보다 높았고(Safford 2004a: 37), 앨런타운은 대도시인 뉴욕, 필라델피아와 약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주력 산업 몰락으로 두 도시가 직면한 위기는 비슷했다.
<그림 2> 영스타운과 앨런타운의 위치
출처: Alabama Maps http://alabamamaps.ua.edu/
<표 1> 1950년 앨런타운과 영스타운 현황
구분 앨런타운(Allentown)~베들레헴(Bethlehem)
~이스턴(Easton) (PA)
영스타운(Youngstown)~워런(Warren) (OH)
대도시권역 인구 437,824명 528,498명
주요 도시 인구 208,728명 218,186명
제조업 종사자 비중 55% 52%
철강산업 종사자 비중 20% 36%
평균 임금 3,360달러 3,447달러
출처: Safford. 2004a: 43.
출처: U.S. Decennial Census.
140,000 120,000 100,000 80,000 60,000 40,000 20,000 0
1850 1860 1870 1880 1890 1900 1910 1920 1930 1940 1950 1960 1970 1980 1990 2000 2010
영스타운 앨런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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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 철강산업의 쇠퇴로 지역 내 제 철소들이 폐쇄되고, 관련된 기업들이 타 지역으로 본 격적으로 유출되면서 두 도시 모두에서 극심한 실업 과 인구유출이 발생하였다. 영스타운의 위기는 1977 년 지역 철강산업의 핵심 기업이 보유한 캠벨 공장 (Campbell Works)의 예고 없는 폐쇄통지로 약 4천 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이 실업자가 되면서부터 본격 화되었다. 캠벨 공장의 폐쇄에 이어 3년간 유에스 스 틸(U.S. Steel)의 맥도널드 공장(McDonald Works) 과 리퍼블릭 스틸(Republic Steel)의 브리어힐 공장 (Brier Hill Works)이 폐쇄되었으며, 1973년 9만 3천 개였던 제조업 일자리가 1985년 5만 3천 개로 축소 되었고, 철강기초분야 일자리 3만 100개 중 7,300개 만 남게 되었다(Buss and Redburn 1986: 19-21).
빠른 속도로 성장한 앨런타운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 슷했다. 1973년 대공황으로 리하이밸리의 베들레헴 스틸(Bethlehem Steel) 공장 두 곳이 폐쇄되면서 지 역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었고, 1983년까지 전체 고용의 절반인 약 4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Safford 2004b: 13).
주력산업의 몰락으로 두 도시의 고용기반이 악화 되면서 도시경제 전반이 침체되었지만, 이 시기 이후 두 도시가 그린 변화의 궤적은 완전히 달랐다. 제조 업 고용의 총량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두 도시 모두 전 체 고용 중 제조업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평균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하 는 경향을 나타냈다. 하지만 영스타운과 달리 앨런타 운에서는 빠른 속도로 산업구조 개편이 진행되었다.
<그림 3> 앨런타운과 영스타운의 산업구조 변화: 1969~2000년
전체 고용에서 제조업의 비중
제조업 고용에서 전자, 기기, 특수화합물 산업의 비중 변화
제조업 고용에서 철강, 자동차, 직물, 의류, 시멘트 산업의 비중 변화
전체 고용에서 금융, 보험, 부동산 산업의 비중 변화 출처: Safford. 2004a: 45-46.
60 50
40 30
20 10
0
100 90 80 70 60 50 40 30 20 10 0
(%) (%)
1947 ’50 ’54 ’58 ’60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00 ’01
1969 1971 1973 1975 1977 1979 1981 1983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1969 1971 1973 1975 1977 1979 1981 1983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1969 1971 1973 1975 1977 1979 1981 1983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Allentown Youngstown United States
Allentown Youngstown United States
45 40 35 30 25 20 15 10 5 0
9
8
7
6
5
4
3
(%) (%)
Allentown Youngstown United States Allentown Youngstown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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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에서 크게 변화되지 않았지만, 앨런타운은 1970 년 77%에서 2000년 30% 이하로 크게 축소되었다.
앨런타운에서는 전통적 제조업 고용 비중 축소와 함 께 새로운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의 증가가 나타났 다. 전기, 기기 및 특수 화합물 제조업과 같은 지식기 반형 고성장산업의 비중이 1970년 10%에서 2000년 40%까지 급격히 증가했고, 뒤따라 금융, 보험, 부동 산 등 서비스부문의 고용 증가도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2000년대에 들어 두 도시 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2003년 기준으로 영스 타운의 실업률은 6.8%로 크게 변화되지 못했지만, 앨런타운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 이하인 4.8%로 크게 개선되었고, 평균 임금도 앨런타운이 영스타운보다 10% 높아졌으며, 두 도시의 세수기반, 빈곤율, 교육 수준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Safford 2004b: 22- 23). 앨런타운에서는 1990년대 31개 벤처기업이 18 억 달러에 달하는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 공한 반면, 영스타운에서의 성과는 그 절반에도 미치 지 못했다(Safford 2004b: 23).
주력산업 쇠퇴에 대한 두 도시의 대응
1)
두 도시가 어떻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두 도시에서 철강산업 몰 락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어떻게 모색하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스타운의 경우, 1977년 블랙 먼데이(Black
(Ecumenical Coalition)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영스타운에는 지역 내에 주요 철강기업뿐 아니라 다 른 제조업기업의 본사가 없었고, 지역 커뮤니티 또 한 철강산업 침체와 교외화 등으로 많은 부유층들이 영스타운을 이미 탈출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업가 적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Safford 2004a: 27; Grzesiak 2008: 62). 에큐메니컬 연합은 폐쇄된 캠벨 공장를 구매하여 지역주민과 종사자가 소유하는 ‘커뮤니티스틸(Community Steel)’로 바꿔 운영하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기금은 은행계좌를 신설하여 지역민이 예금한 펀드를 활용하고 향후 회사 설립 시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 을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고, 1978년 마호닝 밸리 살리기 운동(The Save Our Valley Campaign) 추진으로 482명이 모여 42만 5,988달러의 예금이 확 보되었다(Grzesiak 2008: 37). 하지만 지역 정치인들 은 이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는데, 지역민 이 공장을 구매해서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부분이 사 회주의적 개념이라고 거부감을 표현한 정치인들도 있 었고, 일부 지역 철강제조업자들의 반대 로비에 영향 을 받기도 했다(Grzesiak 2008: 39-40). 이 계획은 폐쇄된 공장을 구입하고 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5억 달 러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보하는 데 실 패하여 결국 현실화되지 못했다.
1978년 이후 여러 개의 대안이 제시되었지만, 이 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내적 성장을 위한 대 안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침체에 직면한 철강 관련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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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스타운과 엘런타운의 구체적인 논의과정은, 영스타운은 Safford(2004a)와 Grzesiak(2008)와 Buss and Vaughn(1987)을, 앨런타운은 Safford(2004a) 와 Kochan(2006)을 참조할 것.
2) 영스타운의 핵심 기업인 Youngstown Sheet & Tube사가 Campbell Works의 폐쇄를 선언하면서 약 5천 명이 실업자가 된 1977년 9월 19일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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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및 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나 다 름 없었다. 영스타운 시장과 국회의원이 이끄는 마호 닝밸리 경제개발공사(Mahoning Valley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는 철강기술 개발을 위 한 국가센터를 만드는 것과 시에 남아 있는 철강생산 시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철강생산시설을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서부 보류지 경제개발기구(Western Reserve Economic Development Agency)의 제안 도 기존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펀딩을 요청하는 제안이었다. 1980년에는 영스타운의 서부 교외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내 최대 철강공장이 있었 던 부지 인근에 새로운 오피스 및 산업단지를 만드 는 계획을 제안하였다. 지역에 남아 있는 주요 기업 의 리더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Safford 2004a: 93). 1977년 이후 영스타운 의 경제적 위기가 계속 심화되는 과정 속에서 위기 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은 합의를 형성하지 못하고, 각각의 계획들과 지지계층은 서로 주목을 받아 시와 연방정부의 펀딩을 받으려고 개별적으로 활동했다.
결국 폐쇄된 철강공장 부지에 경공업 산업단지를 건 설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논의되었던 4개 대안 중 무 엇 하나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채 3년이 흘러갔다 (Buss and Vaughn 1987; Safford 2004a: 93). 반 면, 앨런타운의 경우 지역에 남은 주요 기업들과 은 행의 CEO들로 구성된 경제리더들이 지역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이 어갔다. 이들 경제리더들은 지역정부 및 노동계층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지역 전체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두 가지 대안을 제안하였다. 첫 번째 제안은 지역을 통과하는 Interstate 78 고속도 로의 확장계획으로, 기존 도로부분의 개량과 함께 뉴 욕시와 북부 뉴저지 교외지역으로 접근성을 강화시
어 아울렛 회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과 주민 조직들이 함께 계획을 추진할 수 있도록 주도했다. 두 번째 제 안은 벤 프랭클린 기술 파트너십이다. 이 프로그램 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이니셔티 브로, 산업부문과 리서치 대학 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내생적인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시의 우수한 교육인프라 위에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창출하여 새로운 기술에 참여를 원하는 남아 있는 회사들을 지원하고, 동시에 신규 사업체를 육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 었다. 초기에 벤 프랭클린 프로그램은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펜실베이니아 시립대학에 총 3개의 센터 를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되었으나, 지역 비즈니스 리 더들이 당시 주의 상무성 장관(Walter Plosila)을 설 득하여 네 번째 센터를 리하이대학 인근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Safford 2004a: 93). 대학의 연구자와 비즈니스 커뮤니티 간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과 더 불어, 벤 프랭클린 센터와 함께 운영될 수 있는 민간 벤처 캐피탈 펀드가 조성되었고, 커뮤니티 내 기업과 부유한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앨런타운의 성공요인
영스타운이 앨런타운과 같이 성공적으로 주력산업의 몰락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단순히 대안의 방향이 잘못 설정되었기 때문일까? 당시 앨런타운과 영스타 운의 지도자들은 모두 사양산업에 직면한 도전에 대 응하면서 신흥산업을 육성하는 다각화 전략이 중요 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Safford 2004a: 34) 에 비추어 보면,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 하다. 두 도시의 주력산업 몰락에 대한 대응이 어떻 게 달랐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논의가 이루어진 방 44
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크게 달랐다 는 점이다. 특히, 두 도시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상호 협력에 기반한 개방적 논의구조의 여부 와 실제로 다양한 주체를 참여시키고 이들의 의사를 하나로 모아나가는 지역 경제리더 및 조직의 유무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 논의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영스타운은 사실상 제대로 된 경제적 리더나 지역 커 뮤니티 조직이 없는 일종의 진공 상태였다. 오래 전 부터 지역경제와 기업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영스타운의 소수 엘리트 집단들은 1960년대 들어 지역을 떠났고, 이로 인해 사실상 지역발전을 견인할 주체가 사라지면서 이들의 빈 자리로 인해 각 주체 간 네트워킹에도 빈 고리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력산업 몰락에 대한 해법을 찾는 과정은 기업, 노동계, 학계 및 지방정부 그룹의 리더 들이 서로에 대한 조정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 고, 철강과 무관한 기업이나 노동계, 도심외곽지역 의 지도자들은 배제되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그룹 들은 나름의 독자적인 전략을 개발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편협한 목표를 달 성하기 위해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활동했으 며, 여기에는 서로 간의 이해를 포괄할 수 있는 어떠 한 메커니즘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 전체를 위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Kochan 2006: 89).
반면, 앨런타운에서는 기업, 노동계, 학계, 지역정 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논의구조하에서 경제적 리더들이 노력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목소리 를 만들 수 있었다. 앨런타운의 엘리트 집단들은 여 러 개의 커뮤니티에 기반하고 있었으며, 해당 지역 커뮤니티의 리더로 성장하게 되었고, 주요 기업의 관 리자들이 경제부문의 엘리트로 성장하면서 결과적으
부관리, 대학 및 노동계 지도자를 공동체로 묶는 과 정에서 벤 프랭클린 프로그램도 중요한 구심적 역할 을 했다(Kochan 2006: 89). 결과적으로 앨런타운이 직면한 현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하는 토 론의 장에는 새로운 사람, 기업과 단체들이 모두 참 여할 수 있었고, 함께 지역 전체의 발전을 위한 해법 을 모색할 수 있었다.
여기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논의 구조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짚고 갈 필요가 있다. 개방적 논의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 논의구조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가진 주체들이 지 역 내에 남아 있어야만 한다는 점도 결코 간과되어서 는 안 될 부분이다. 영스타운에서는 주력산업이 몰락 한 시점에 이미 많은 경제리더와 기업의 본사가 도시 밖으로 이전하는 소위 대탈주(Exodus)가 일어나면 서, 경제리더뿐 아니라 직장을 잃은 많은 종사자들도 영스타운을 쉽게 떠났다. 지역 내에 참여의지를 가진 경제리더나 이에 호응할 수 있는 지역민들이 많지 않 은 상황에서 주력산업 몰락을 극복하는 논의는 성공 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주목할 만한 차이점은 주력산업의 몰락을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의 차이다. 앨런타운이 추구했 던 산업구조 다각화 전략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내 생적인 성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여러 개의 안정적 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었다. 즉, 산업구조의 다각화라고 해서 단순히 지역에 다른 산 업분야의 기업을 유치하여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 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앨런타운은 지역 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소규모 기업 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및 지원, 창업지원 등에 초점 을 둔 전략을 추진했고, 기업들이 떠난 빈 부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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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이와 같이 지원을 위해 재사용되고 있다. 일례 로, 기존의 마크 트럭(Mack Trucks) 공장을 리모델 링하여 1989년 조성된 브리지웍스 엔터프라이즈 센 터(Bridgeworks Enterprise Center)는 벤 프랭클린 파트너십에 속해 있으며, 리하이밸리에 위치한 최대 규모의 인큐베이터로 소규모 제조업 스타트업 기업 을 육성하기 위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영스타운에서 제시되었던 대안들은 기존 철강공장을 지원하거나 외부로부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 고, 지역에 남아 있는 철강 이외의 다른 기업들의 내 생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배려는 없었다.
영스타운의 새로운 도전
영스타운이 주력산업 몰락을 맞아 앨런타운처럼 효 과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 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영스타운은 과거의 실 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 다. 2005년 영스타운이 ‘전성기 때 규모로 다시 돌 아가기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라는 냉철한 인식을 바 탕으로 수립한 ‘영스타운 2010년 계획(Youngstown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BBC, CNN 등에 의 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다른 축소도시(Shrinking Cities)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서 영스타운의 2010년 계획을 언급하는 가 장 큰 이유는 과거 영스타운이 주력산업의 몰락을 경 험했을 때 많은 주체들이 논의과정에 참여하지 못 하고 제각각 파편화된 제안만 제시되었던 상황과 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영 스타운 2010년 계획은 미국 계획가협회(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A.P.A.)로부터 퍼플릭 아웃 리치 부문 우수계획상(State and National Planning Excellence Award for Public Outreach)을 받았으 며, 이를 담당했던 A.P.A.의 캐롤 레아(Carol Rhea) 는 영스타운이 시민들의 참여를 촉발함과 동시에 그 들의 미래를 구하기 위한 각각의 단계를 밟아나가도 록 하기 위해 계획 프로세스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 는지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시 공 무원들은 영스타운 주립대학과 함께 광범위한 홍보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라디오, 신문, TV, 길거리 광 고, 티셔츠, 풍선 등 광범위한 매체를 통해 홍보가 이 루어졌고, 동시에 어반 스트레터지(Urban Strategy) 사의 협력으로 2002년 약 7개월 동안 수차례의 워크
<표 2> 주력산업 몰락에 대응한 두 도시의 대응방식 차이
구분 영스타운 앨런타운
논의
전개방식 ● 철강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폐쇄적, 파편적 논의 전개 ● 기업, 노동계, 학계, 지역정부가 함께 참여한 개방적 논의 전개
대안의 방향
● 해당 집단의 이익을 위한 대안만을 제시
● 자신의 대안이 채택되기 위해 다른 주체와 경쟁함으 로써 역량이 분산
● 개방적 논의를 통해 지역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일관된 방향성 정립
● 일관된 방향성하에 목표달성을 위한 재정지원 확보 추진
대안의 주안점
● 남아 있는 철강생산시설 지원
● 기존 철강생산시설 현대화
● 신규 산업단지 조성
● 벤 프랭클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대학과 산업분야의 협력 을 통한 기술육성 및 창업지원 추진
● 지역에 뿌리를 둔 소기업 육성 지원
● 기존 공장부지를 창업지원, 신규 산업 육성 등을 위해 적극 적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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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그룹, 무역단체, 교육기관, 미디어 등 약 200명 의 커뮤니티 리더들에게 계획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 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졌다(City of Youngstown 2005a).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스타운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02년 이후 약 5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도시비전을 만들고 계획과정에 참여하였다. 최초의 공개적 모임이었던 2002년의 영 스타운 킥오프 비전미팅에는 영스타운 전체 인구 8만 명 중에서 1,40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고, 계획수립 이 완료된 시점인 2005년의 미팅에도 1,300명에 달 하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꺼지지 않는 관심을 보였다 (City of Youngstown 2005a).
계획의 내용 측면에서는 영스타운이 ‘작아지는 도 시다’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필요 한 과감한 전략과 산업육성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 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스타운 2010 년 계획에서는 축소된 인구규모와 수요에 적합하도 록 도시공간을 재구조화한다는 과감한 스마트 축소 (Smart Decline) 및 적정 규모화(Right-sizing) 전 략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비전에는 현재 영스타 운의 도시구조가 마치 40세 성인이 60세에 어울리는
수트를 입은 것처럼 과도하게 크다고(oversized) 언 급하면서, 버려진 부지와 이용되지 않은 부지에 대한 관리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영스타운 과 비슷하게 지속적으로 심각한 도시쇠퇴와 경제침 체를 경험한 도시들이 아직까지도 경로의존성을 탈 피하지 못하고 성장시대에 해왔던 외부투자 유치와 신규 산업 육성 등에 초점을 둔 지역 재활성화 전략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계 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높게 평가될 가치가 있다.
산업발전에 대해서는 영스타운시와 도시권이 강점을 가진 대학, 헬스케어 섹터, 예술 커뮤니티 등을 기반 으로 보다 다양하고 활력 있는 경제부문에 대해 지원 하는 방향이 제시되었고, 지역대학 등과의 적극적인 협력과 소규모 기업 육성도 함께 강조되었다.
맺음말
주력산업의 몰락에 직면한 두 도시의 경험은 아직까 지 뚜렷한 주력산업 몰락에 따른 위기를 직면하지 않 은 지금 시점에서의 우리나라 산업도시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특정 산업으로 집중된 산업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영스타운이 작아지는 도시
(smaller city)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도시구조와 버려지고 저이용 중인 수많은 부지들에 대해 사회적으 로 책임감 있고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태도로 도시인프라를 합리화·통합할 수 있는 전 략적 프로그램의 추진
새로운 지역경제에서의 영스타운의 역할을 정립한다
● 지역경제의 현실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교육, 정부, 경공업 등 영스타운과 도시 권의 강점 분야들을 중심으로 보다 다양하고 활력 있는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
이미지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 영스타운을 생활하고 일하기에 보다 건강하고 좋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물리적 환경에서 부터 근린, 다운타운, 강, 교육시스템, 안전과 인종주의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 원을 추진
시민들의 행동을 요청한다 ●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실용적인 활동 중심의 계획 추진 출처: City of Youngstown. 2005b. 요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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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특집 ㅣ산업도시의 미래
산업구조의 다각화는 기업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 항이 아니며, 지자체의 전략만으로 얻어질 수 있는 부 분도 아니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에서 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산업단지 를 조성해서 기업들을 유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 을 것이라는 단순한 해법을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업이 유치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도 주 력산업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 대기 업의 하청기업만 늘어난다면, 그리고 종사자들이 안 정적으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마련 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에 대해서는 영스타운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주력산 업의 몰락과 같이 커다란 외부충격에 직면하여 뒤늦 게 우왕좌왕 해법을 찾기보다는 지금부터 기업, 지자 체, 지역주민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서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주력산업이 흔들려도 기업과 사람들이 쉽 게 도시를 떠나가지 않는 탄탄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때가 아닌 가 싶다. 이와 같은 긴밀한 논의를 기반으로 지역 특 성에 맞는 효과적인 산업구조 재편전략을 마련하고, 기업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의존하는 방향에서 벗어 나 기업과 지역이 동반자적인 관점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업·지역통합형 도시로 나아갈 때 우리나 라 산업도시들이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안정적인 성 장기반을 가진 도시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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