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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민경청회 전문가 패널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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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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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민경청회 전문가 패널 원고

곽노현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 서울시 전 교육감)---- 2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4

박재원 (사람과교육연구소 부모연구소장)--- 12

양선아 (한겨레 기자)--- 19

이혁규 (청주교대 교수)--- 22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전 공동대표)--- 27

자유토론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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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1. 곽노현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 서울시 전 교육감)

오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앞으로의 10년,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라고 하셨는데, 사교육걱 정없는세상을 생각해보니까 바랄 나위 없이 좋다,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는게 이렇게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할 수 없이 10년간 어떤 일들을 해오셨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교육 통계에 각별히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오늘 대 통령께 보내는 공개서한을 봤는데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비 폭력적인 성명서를 쓸 수 있을까,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할 말을 다하지만 역지사지하는 마 음, 아껴주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품격을 다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 또한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다운 품격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아마 대통령께서도 다른 것은 몰라도, 제목은 자극적인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용을 찬찬히 읽어 보면 전화가 한번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다들 동의하시겠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08년에 만들어지고 불과 10년도 안 되는 세월동안 최고의 교육정책전문단체가 되었습니다. 학부모 운동을 하셨던 윤지희 대표, 교사 운동을 했던 송인수 대표, 이 두 대표의 결합은 굉장히 보기 드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보 통 재선쯤에서는 갈리기 마련인데, 두 분은 갈라지지 않고 3번이나 연임을 하셨다는 것도 리더십의 안정성을 갖춘 엄청난 단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내재적 진화발전을 거듭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표방하면서 선행학습을 문제 삼았다고 생 각하는데요, 경쟁과 성적비관으로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에 대한 한없는 연민이 그 출발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 선행학습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고교 서열화로, 그리고 대 학 서열화로 취업시장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선행학습에는 선행교육규제법, 고교서 열화 문제에는 끊임없이 자사고‧특목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그리고 대학서열화 관련해 서 대학입장보장제를 제안하셨고, 그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출신학교차별금지법까지 넓혀왔 습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해 오셨는데, 활동을 보면서 아쉬운 점, 이 자리에 왔으니 할 수 없이 한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하시는 분들은, 고등학교 까지만 나와도 살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임금격차도 크지 않은 곳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직업교육의 특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돌파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금도 교육사업으로 진로교육, 등대지기학교를 하고 계시 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정책적인 성찰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 이 듭니다.

두 번째로는 요즘은 누구나 방과후 걱정이 있습니다. 방과후 학교가 관심사일 수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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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입니다. 지금 형식의 교과 보충을 넘어서서 전인교육 측면의 방과후 활동을 어떻게 이 끌어 낼 것인지가 청소년 정책, 사회 정책과도 굉장히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인 교육을 고려하는 방과후 학교 정책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견을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는, 기초학력보장 관련입니다. 기초학력 보장이 되지 않으면 그 부분은 사교육을 메 꿀 수 밖에 없습니다. 기초학력 보장은 기본인권입니다. 지금도 기초학력에 대해서도 목소 리를 내시지만, 더 실효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좋은교사운동과도 자매단체와 같은 관계이니, 좋은교사와 연대하여 기초학력이 정말 보장되는 학교 모델을 만드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생긴 ‘오렌지 파동’으로 영어 헛고생, 사교육 선행학 습 책자도 발간하셨는데, 영어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셨으면 좋겠습니 다. 수학도 쉬운 수학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부분에 있 어서 상상력의 한계를 돌파하는, 교육과정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기대합니다.

또 단체 아젠다가 ‘사교육’으로 한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계가 있을 것 같습 니다. 그러나 사교육 문제 해결과 수업혁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교육과정 혁 신, 수업과 평가 혁신 이 부분도 지속적으로 좋은 점수를 내주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입법주의적, 제도주의적으로 너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입법주의, 제도주의로 가면 갈수록 정책전문가들의 영토가 되어 버립 니다. 일반 시민, 학부모들을 모으려면 지역모임을 활성화하고, 의식과 작은 실천을 받드는 운동이 같이 가야하는데, 제도주의적으로 흘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고 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여러 고민을 하느라 애쓰셨고, 10년동안 한 시민단체가 이 뤄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일, 많은 일을 이뤘습니다. 내부 운영 구조도 모법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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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2.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드리는 말씀

2008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시작될 때, 무모한 싸움을 시작하는 두 분을 존경과 염 려의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 누구도 시작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사교육 팽창 이 우리 아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지만, 감히 싸움을 걸어 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다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이를 자신의 문제로 껴안고 삶을 던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운동을 시작하시는 것을 보며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염려가 되었습니다. 혹시 부딪혀 깨지지 않을까 한 것이죠. 그런데 무려 12년 동안 굳 건히 이 자리를 지키면서 사교육 업계,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 교육을 책임지지 않는 정 부와 싸우면서도 영혼의 고귀함을 간직하시는 것을 보면서 더욱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됩 니다.

1.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해 온 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거대 사교육과 싸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운동입니다. 사교육 세력과 맞장 뜬 최초의 국민운동입니다. 존재가 역사입니다. 그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 해왔던 주옥같은 활동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책자 시리즈 발간이 생각납니다.

아깝다 학원비와 아깝다 영어 헛고생. 학원에 다닌다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사 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왜 그런지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사실을 수차례의 토 론회 등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아깝다 학원비, 아깝다 영어헛고생을 통해 수많은 학부모 와 학생, 교사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학교에서 만나면 정말 안타까운 학생들 이 많거든요. 공부 한다고 학원에 가는데, 그것도 밤늦게까지, 주말에도, 가는데 왜 가 는지 모르는 아이들. 10명 중 9명은 대부분 그랬거든요.

웃어라 수포자. 학원에 가는 제일 큰 이유죠. 제 평생 입시공부를 위해 학원에 간 기 간은 딱 한 달이었습니다. 수학과 영어 때문이었죠. 가보니 별 소용 없더라고요.

또 교실에서 엎드리기 시작하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수학 시간부터 시작됩니다. 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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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는 영어 때문이었어요. 영어 선생님이 교탁에서 조용히 영어책 읽고 해석 읽고 수 업하시는데 정말 조용한 목소리셨고, 도대체 왜 저 문장을 저렇게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참다 참다 못참고 그만 엎드려 자고 말았습니다. 결국 독학을 했죠. 그 런데 제가 가르친 아이들은 대부분 수학시간부터 엎드렸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대요. 1과 1을 합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왜 x와 x를 합하는지 이해 못하더라고 요. 문자끼리 합해봐야 문자 2개지 그걸 왜 합치냐는 거에요. 저도 사실 고1 겨울방학 이 돼서야 이해한 내용이었죠. 수학. 정말 어렵습니다.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의 자괴감, 자책감을 누구도 위로해 주지 않았는데, 웃어라 수포자가 위로해 준 것 같아요. 네 책임 만은 아니라는 거죠. 수학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준 책이었죠.

두 번째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문제를 드러낸 일이 정말 중요했다 생각합니다.

사교육 유발의 주범들이었죠. 사교육 유발하라리.

특목고와 자사고가 아이들을 먼저 뽑아가기 위해 얼토당토 않는 어려운 시험문제를 내 는 것을 보며 다들 울며 겨자먹기로 거기에 맞춰 학원에 다니며 준비하고 있을 때, 이 거슨 아니지 하면서 왜 아닌지를 과학적으로, 통계적으로 말해 주었습니다.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죠. 결국 시험 문제를 바꿨고, 전형 방법을 바꿨고, 결국 추첨제와 동시전 형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외고 과학고 영재고의 입시가 살아있지만 조만간 해 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거 해결하기 전까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할 일 다했다 하 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대학별 고사의 만행에 경종을 울린 일입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만들고,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대학별 고사의 실체들을 낱낱이 밝혀 주셨습 니다. 대학들이 벌벌 떨었습니다. 결국 선행교육의 문제까지 들어가서 선행교육금지법까 지 갈 수 있었습니다. 사교육의 선행교육까지 막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지만, 저는 공 교육의 선행교육 관행에 대못을 박은 사건이었습니다. 그 이전의 학교 다녀보셨죠. 고3 때 진도나가는 학교 없었습니다. 문제집 풀었지. 진도는 고2 때 다 끝내는 것이었죠.

한 일 다 이야기하면 밤새도 못할 지경인데요.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교육걱정없 는세상이 하셨던 가장 위대한 일은 시민과 학부모와 같은 사교육 고통의 당사자들을 운 동의 주체로 세워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갈 길 몰라 방황하며 불안해만 하던 학부모들을 운동가로 세워내신 것은 매우 중요하고 대단한 일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등대지기학교, 세상의 모든 학부 모를 등대지기로 만들기 위한 운동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류가 멸망하기 전 까지 부모는 계속 배출됩니다. 부모의 숫자가 줄 수는 있어도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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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향한 제언

가. 공교육 걱정

조금 더 특별한 부탁을 드려 보겠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에게 공교육 걱정 을 시키고 있는 점, 공교육에 머무는 교사로서 깊이 사과 드립니다. 공교육의 부실이 결 국은 사교육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공교육의 변화를 위해 시민과 학부 모의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공교육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많은 이들을 걱정시키는 공교육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가진 재산이나 직업과 상관없이 모 든 자녀들에게 보편적인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은 공교육밖에 없습니다. 또한 개 인의 욕망과 상관없이 교육이 가진 보편적인 가치, 나와 타인과 세상에 대한 배움, 배움 과 성장의 기쁨,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은 공 교육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특별한 철학이 있어서 내 자식 데리고 홈스쿨링해서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길러냈다 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공교육이 개판이고 그래서 세상이 개판인데. 그 속에서 혼자 좋은 인성 가지고 산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 까. 그래서 공교육 걱정을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공교육이 살아야 사교육걱정이 사라집니다.

1) 교장승진제도 개혁 ­ 교장공모제를 넘어 교장직선제로

첫째는 학교의 개혁을 위해 교장승진제도 개혁에 힘을 보태 주십시오. 공교육의 교장 승진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아 이들에게만 집중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교사가 무슨 승진 때문에 아이들을 외면하느냐? 말하지 마십시오. 교사도 인간입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가 있는 조직에서 승진을 못하면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스스로를 무능 하다고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제가 있는 좋은교사운동은 승진하지 않아도 교사 의 삶 하나로 가치있고 영광스러운 일이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외쳐댑니다. 거기에 혹해 서 4,000여 명의 회원들이 지금까지 이 일을 함께 해 왔습니다. 그런데 나이 먹고 힘 빠지고 인기 떨어져서 아이들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하니까 정신 승리로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그 두려움이 사람을 흔들리게 합니다.

만일 승진제도가 교사들을 학생에게 집중시키는 제도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누가 누가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가? 누가 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관심을 쏟는가? 이걸 가 려내는 승진제도면 좋겠죠. 승진의 코스를 온전히 따랐을 때 그 사람에게 학교를 아이 들을 위한 교육의 공간으로 만들어 낼 자질이 생겨나 있다면 당연히 지켜야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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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우리 승진제도는 아이들에게 멀어질수록 유리합니다. 교장에게 가까이 갈수 록 유리합니다. 아이들과 상관없는 일 할수록 유리합니다. 연구학교 점수 따기, 연구보 고서 점수따기, 교장에게 승진 점수 따기, 경력 점수 따기. 담임도 점수 따기 위해서, 부장도 점수따기 위해서, 농어촌에 가는 것도 점수 따기 위해서. 그래서 이 승진제도를 마일리지 승진제도라 부릅니다. 이렇게 교사를 초라하게 만드는 제도를 계속할 수 없는 것입니다.

2007년부터 교장공모제가 처음 시범 도입 되었습니다. 승진제도를 통해 교장 자격 연 수를 거쳐서 받게되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단위 학교에 학교경영 비전을 제시하고 교 사와 학부모의 심사를 통해서 우리 학교 발전의 비전을 실현할 교장을 임용할 수 있도 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2008년에 대통령에 취임한 MB께서 교총의 건의를 수용해서 교장 자격증 없이 공모제에 참여할 수 있는 비율을 전체 교장 결원의 2.25%만 가능하 게 해버렸습니다. 교장 결원이 100명일 경우 2명만 평교사 중에서 뽑게 되는 것입니다.

그마저도 교육감이 싫어하면 한 명도 안 뽑을 수 있습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평교사 출신의 교장들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들에 의해서 혁신학교가 시작되었고,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3월 1일 기준으로 전국 9,979개 국·공립 초·

중·고에서 평교사 출신의 공모 교장은 103명, 1.03%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9,876명 의 교장은 승진제도를 밟아서 교장이 된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들 중에도 훌륭한 사람 이 왜 없겠습니까? 그런데 희박하죠.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라는 요구를 계속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기존 비율보다 2배 정도 늘어난 숫자만큼 뽑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부형 공모제 신청학교의 50%만큼 신청하게 되었으니까요. 가장 학교 수가 많은 경기도가 한 학기에 2-3명 평교사 출신 교장공모가 가능했습니다. 이제 6-7명 수준은 되었습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전국 교장 의 1~2%밖에 안되는데요.

교장공모제 늘리라는 요구를 하면 사회에서는 그거 교사들 밥그릇 싸움 아니냐고 합니 다. 그래서 더 강하게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시민, 학부모가 요구하기 시작하면 이 야기가 달라집니다. 제대로 된 학교를 만들어라 이거죠. 그러려면 제대로 된 교장이 필 요하고, 제대로 된 교장을 뽑으려면 우리가 심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심사할 수 있는 비율을 넓히라는 겁니다. 교장공모 비율을 넓히는 전략은 2가지입니다.

첫째는 자율학교 전체로 교장공모 비율을 만드는 겁니다. 자율학교를 지정하는 것은 교육감의 권한입니다. 전체 교장 결원의 1/3~2/3 사이에서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 비율의 대부분을 초빙형 교장공모제에 할당하고 있고, 그 나머지를 교장 자격증 가진 사람만 지원 가능한 교장공모제에 할당하고, 그 나머지를 15년 이상된 평교사에게 허용 하는 것입니다. 그냥 모든 자율학교는 15년 이상만 되면 누구나 공모교장에 지원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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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도록 하는 것이죠.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두 번째는 교장 중임을 보장하지 않고, 한 번 더 하고 싶으면 반드시 공모를 거치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교장이 되면 4년 임기를 채웁니다. 그리고 결격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4년을 더 하게 합니다. 법에 나와 있는데요. 이 조항을 없애고, 교장을 더 하 고 싶으면 단위학교에 검증을 받을 수 있는 교장공모에 나서라는 것이죠. 그러면 공모 교장의 비율이 늘어날 것입니다. 좋은 것은 자질 없이 자격증만 있는 교장을 걸러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교장공모제를 확산하는 또 한가지의 중요한 전략이 있습니다. 교장직선제입니다. 무슨 투표로 뽑자는 것인가? 그것은 아닙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에서만 시행을 하는 것인 데요. 교장공모를 할 때 공개적으로 학교경영계획설명회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전체 교 직원과 참여를 희망한 학부모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학부모가 100% 희망하면 100%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도 하고, 그 자리에서 심층면접도 할 수 있습 니다. 학교가 원하면 토론회도 가능합니다. 끝나고 나면 그 자리에서 심사 점수를 매기 고, 결과를 합산해서 평균점수를 냅니다. 그 결과를 전체 공모교장 심사에 반영시킵니 다. 서울은 30%정도 반영하고 있고, 경기도는 40~60%까지 반영합니다. 경기도는 모 바일 심사 희망도 받아서 심사를 하게 하고 5%정도를 반영시킵니다. 경기도는 올해 1 학기에 처음 시범실시를 했고, 내년 1학기부터는 모든 교장공모제 학교에 적용시킬 계 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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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계획 설명회 심사배점(예시_경기)>

구분

학교경영계획 설명회 심층면접, 서류심사 학부모

교직원 학교 공모교장심사위원회 설명회 참여 모바일 참여

40%반영 15% 5% 20% 60%

50%반영 20% 5% 25% 50%

60%반영 25% 5% 30% 40%

※ 반영비율은 학부모와 교직원이 각각 50%씩 반영되고, 학부모 심사 배점비율 중 모바일 참여 심사 배점비율은 학교 공모교장심사위원회에서 결정

이것을 잘 활용하면 저는 교장직선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학운위에서 별도로 구성한 공모교장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주도하지만, 교장직선제로 시행할 경우 공모교장심사위원회는 심사 과정을 주관할 뿐 별도로 심사를 하지 않습니다. 심사는 전 체 교직원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이 하는 것이죠. 학생의 점수 반영 비율은 아직 논쟁이 조금 있습니다. 수용성을 생각할 때에 중학교는 10%, 고등학교는 20%정도가 적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비율을 교직원과 학부모가 5:5로 나누는 것이죠. 그리고 현재 진행하는 별도의 교육청 심사는 폐지하되, 교육청에서는 단위학교의 심사 절차에 대한 적절성, 후보자의 결격 사유만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단위학교 구성원의 의사결정 이 그대로 반영된 공모 교장을 임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럴 경우 교장이 되기 위한 교 사의 노력의 질은 달라질 것입니다. 어떤 교육이 더 좋은 교육인가, 실제 그 교육을 실 천했는가? 비전을 실현할 역량이 있는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학교의 생태계와 체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2) 모든 아이들을 위한 학습안전망 구축

우리나라 기초교육은 참 부실합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나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 지 않습니다. 이 경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스스로 학업성취를 하기 어려운 학생들입 니다. 학습할 능력은 있는데, 하기가 싫은 학생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언젠가 때 가 되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어서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가 올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선택입니다. 공부를 억지로 시킬 수는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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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요.

그런데 상당수 학생들이 글자를 해득하거나 수감각을 스스로 체득하기 어려워 합니다.

난독증과 같이 글자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는 학생들도 있고, 외국에서 유입되어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의 자녀, 소위 다문화 학생으로 불리는 학생들의 경우 가정에서 언 어를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탈북자 자녀들 중 중국에서 태어나서 중국말만 할 줄 아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들 중 다문화 학생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은 일반 학생들의 2~3배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특수교육대상자의 비율은 1.3%정도 됩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핀란드가 17%가 되고 낮은 경우 6%, 보통 10% 정도의 비율을 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DNA가 좋아서 특수교육대상자 학생이 적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특수교육대상자를 찾아냅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40%정도가 다 양한 원인의 학습장애입니다. 난독과 난산을 포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필요한 학습지원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특수교육대상자에서 학습장애의 범주를 확대하고, 이들을 진단해서 찾아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기 싫을 때 안하더라도, 최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때가 되었을 때 학습을 시작할 수 있고, 공부 를 못했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을만큼의 기초학력을 책임져 주어야 합니 다.

핀란드의 경우, 1단계에서 모든 교사들에 의한 1차적인 지원, 그리고 안되면 특별 교 사들으리 2차적인 지원, 그래도 안되면 학교 밖의 전문적인 지원을 통해 기초적인 학습 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꼭 어떤 핸디캡이 없다 할지라도 그 시기의 학업을 도달 하지 못하는 학생이 발견될 경우 일상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되어 있습니다. 핀 란드식 3단계 학습안전망입니다. 제가 가 보았던 핀란드 학교의 경우 학생 700명의 학 교에 특수 교사 아닌 특별교사가 7명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학년별로 1명씩 있으면서 해당 학년의 학습지원 필요 학생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기초학력지원센터가 만들어지고, 학습지원이 강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합니 다. 지원학생을 찾아낼 진단도구도 부실하고, 지원의 필요를 발견했어도 보정해줄 프로 그램도 부실합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예산이 필요하고 인력도 필 요합니다. 시민과 학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국가적인 기초학습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합 니다. 그래야 내 자녀가 학원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서 지원해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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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교체제 개혁과 고교학점제

길게 설명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줄세우려 하는 고교체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해 주시고,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감시해 주시기 바랍 니다.

나. 사교육자본 감시센터

사교육 자본은 참 엄청납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팽창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유명 입시 학원들이 지방에 분원을 내다가 급기야 인터넷 강의 시장이 폭발하면서 기업화된 것 같습니다. 사교육의 생존력은 놀랍습니다. 입시가 어떻게 바뀌던지 간에 그에 맞는 사교육 상품을 내놓습니다. 해당 상품이 사람에게 해로운지 아닌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돈이 되고 필요하면 판매합니다. 일반 물건은 식약청과 같은 곳에서 검사하고, 품질관리 본부에서 품질검사를 하는데, 사교육 상품은 규제 무풍지대입니다. 게다가 그 비용도 천 차만별입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라 해도 이렇게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공정거래가가 있기는 한지 모르겠습니다. 학원이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해도 규제를 받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학원은 노동시간 제한도 받지 않는 모양입 니다. 대기업들은 주52시간 노동하는데, 왜 학원노동은 심야시간, 주말시간 일해도 제약 을 받지 않는 것일까요? 아무리 개인사업이라 해도 이렇게 무분별하게 노동을 해야 하 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교육자본이 괴물처럼 팽창하는 것에 대해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 습니다. 시민단체 중에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교육자 본 감시센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계사가 들여다봐서 소득을 누락하고 탈세하는 것은 없는지, 무등록 학원은 아닌지, 상품은 안전한 것인지 그 기준부터 만들어서 평가 하는 것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쉽게 제안하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모든 국민이 사교육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 아름답게 해산 할 것을 꿈꾸었던 단체입니다. 좋은교사운동도 그랬었는데요. 지금껏 해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해산을 꿈꾸지 않습니다. 왜냐면 좋은 교육을 생전에 보기가 쉽지 않 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이 좋은 교육을 위해 죽을 때까지 하다가 죽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원들, 사교육 업계들 움직이고 영업하는 것을 보니 쉽게 없어질 세력이 아닙니다. 사교육걱정이 쉽게 없어질 걱정이 아닙니다. 이 걱정 하나 덜어내면 다른 걱정 만들어 내는 것이 사교육업계라고 생각됩 니다. 뭐 사교육 자체가 악은 아니니까요. 걱정만 안 시키면 될 것 같은데, 그 걱정 안 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산을 꿈꾸 지 마시고 힘 쓸 수 있을 때까지 운동을 펼쳐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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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3. 박재원 (사람과교육연구소 부모연구소장)

이 시대의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싶은 시민단체를 꿈꾸며

시작

사회주의권의 붕괴는 충격적이었지만 파악할 수 있는 ‘사건’이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 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과정’의 연 속입니다.

교육은 ‘복잡계’라는 개념을 동원하고 일제 식민교육에서 문제의 발단을 찾으려는 역사 적인 접근도 해보지만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답답할 따름 입니다.

학생운동을 마무리할 즈음에 했던, 목숨 걸고 싸웠지만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는 반성을 다시 하게 될까 두렵습니다.

1. 특별 시민설문 결과-회원과 비회원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좁혀서 보겠습니다. 3번 설문-‘교육시민단체로서 자리를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에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의 차이에 주목합니다. 회원은 2.4%, 비회원은 15.2%. 4번 설문-‘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운동방식과 전개하는 활동을 신뢰하십니까?’-에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도 회원은 2.1%, 비회원은 7.6%의 차이를 보입니다. 전체 설문결과를 보면

‘긍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반성적인 성찰의 자리이기에 생각해봅니다.

‘내부’와 ‘외부’의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만약 비회원을 확대하여 교육시민단 체의 존립기반이 되는 ‘중산층’ 학부모 집단의 다수에게 평가를 받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정책 중심의 단체가 아닌 대중적인 시민단체를 표방하지만 일상적인 단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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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이 1차적인 ‘목적 집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여전히 그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 는 단체들을 경계합니다. (만약 기업 활동에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 망했을 것 입니다.)

평범한 학부모들에게 가끔 듣는 이야기입니다.

“교육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보면 평소 저의 생각과 많이 다릅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학 부모 집단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래서 더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2. ‘불안해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학부모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고 있습니다.(활동 가로서 흔히 빠지는 독선과 오만을 경계하는 방편으로 저는 평범한 학부모들의 지지를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한 때 학부모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 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인기와 비슷한 ‘허약한 지지’와 참여 의지를 내포한 ‘든든한 지지’를 구분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상담이나 교육 장면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더라도 학부모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 감 앞에서는 무기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단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사로 잡히면 대부분의 노력이 허사가 됩니다. 오랫동안 그 불안감을 가볍게 생각했던 것이 패착이었다고 반성합니다. ‘감정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보다 잘 설명하고 싶은 어떤 학자들은 ‘감정이 사회적 결과가 아니라 사 회적 원인일 수 있다는 점, 특히 감정을 단지 종속변수를 넘어 “어떤 사회적 결과를 낳 는 동기, 또는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지속시키거나 변형시키는 어떤 행동 경향”으로 파 악하고자 한다. 즉 그들은 감정을 퍼스낼리티와 마찬가지로 행위의 동기 요인이 된다고 본다.’1)고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감정을 개인적이고 사소한 문제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느 끼는 불안감의 실체와 영향력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감정을 변덕스러운 종속변수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안감 자체에 주목하 지 않고 사회구조적 요인에 더 집중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감정을 결과로만 생각했습 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 치료에 해당하는 제도와 문화, 특히 문 화적인 요인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학부모들의 감정을 독립변수이자 핵심변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집단감정이고 워낙 학부모들의 생각과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실의

1) 감정은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한길사)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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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은 “몸과 마음, 개인, 사회, 그리고 정치체를 이어줄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잃어 버린 연계고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 구조적 감정사회학에서는 감정은 인간의 취 약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성찰성과 주체성을 지닌 인간의 주체적 행위동력의 하나 가 되어 그간 잃어버린 인과적 힘을 획득하게 된다.’2)

우리 사회에서 분명 작동하고 있는 지역감정과 매우 유사한 학부모들이 집단감정을 ‘입 시감정’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간의 활동을 냉정하게 돌아봅니다.

‘아무리 당장은 공감하고 지지하고 동참했지만 결국 불안감을 이겨내지는 못하는구나.

내 얘기를 듣고 불안감이 아닌 다른 감정,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 사람들만 지금까지 남 아있구나! 그 좋은 감정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불안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른 감정의 세계에 살고 있는 학부모에게 과거와 지금 을 비교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의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주로 느낄까요? 사교육 걱정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다수 학부모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경우가 아닌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학부모들이 어떤 감정을 느 껴야 사교육걱정을 지지하고 참여할까요?

2) 감정은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한길사) 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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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행에 성공한 인기 있는 시민단체는 불가능한 것일까?

특별한 사회적 동기를 갖기 어려운 다수 중산층 학부모들이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책과 강의 등을 경험하면 서 한 때 느꼈던 지지와 참여의사가 불안감을 만나 다시 무력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 떤 노력이 필요할까,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문제의식입니다. SBS 다큐 스페셜 ‘부모 대 학부모’를 보고 모였던 학부모들도 대부분 떠났습니다. 조직적인 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반성도 하지만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마을교육공동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학 부모 교육을 시도해보는 등 계속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개 속 을 헤매는 기분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실패의 원인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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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학습’은 뇌 과학 분야에서 밝혀낸 ‘거울뉴런’ 이론과도 잘 연결됩니다. 핵심만 정 리하면 인간 세상에서 부모역할은 ‘본보기 따라하기’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따라하기 모델을 살펴봤습니다.

① 대치동 학부모 문화(사교육지향성, 엄마주도성, 정보의존성, 성적지향성)

② 주변에서 부러움을 사는 성공사례

③ 소속감과 경쟁심을 유도하는 학부모 커뮤니티

④ 일부 충성심을 유발하는 스타강사(또는 이론, 책자 등)

아무리 훌륭하고 희망적인 부모역할 모델이라 하더라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지금은 판단합니다. 일제 말기 에 모두가 독립의 희망을 포기하고 친일파가 되었지만 홀로 독립운동을 하는 기분을 느 끼게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이제는 부모역할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합니다. ‘매 력적인 본보기 집단’을 만들어 흥행(?)에 성공하지 않으면 다수 학부모들이 지지하고 동 참하는 교육시민운동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옳지만 심정적 으로는 오히려 더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활동을 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매력적인 따라하기 모델’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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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교육 문제는 그대로 두고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현재 참여하고 있는 교육공정성 강화 특위 회의에서 제안한 내용의 일부를 가져왔습니 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이 있네요.

최근 논쟁중인 학원 일요일 휴무제 관련 찬반토론 기사의 일부입니다.

학부모는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학교를 진심으로 원한다.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건 강권을 확보하고 사교육비를 줄이고 싶다면 학원 일요휴무제가 아닌 공교육 충실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매일경제 2019. 10. 9)

자기 아이가 다니는 일반 고등학교는 어차피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공부 잘 하는 남 의 집 아이들이 다니는 특목고와 자사고만이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습 니다. ‘학교 교사를 믿느니 정치인을 믿겠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수 대한민 국 성인들의 부정적인 학교경험과 맞물려 공교육 불신은 너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 단합니다. 뾰족한 묘안을 찾기 어렵지만 최소한 공교육에 대한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태 도와 개선 노력이 분명해야 학부모 민심과 멀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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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정치의 논리가 교육의 논리를 짓밟고 있다는 주장을 접할 때마다 묻게 됩니다. “왜 정치 가 교육을 무시할까?” 저는 정치적인 논리를 지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교육 진영의 논리에도 쉽게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비록 아주 적은 소수지만 강력한 3자 커넥션이 다수 학부모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의 반영일 뿐이라고 판단합니다. 엄연한 여 론에 민감한 정치권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다수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는 데 실패한 교 육 진보진영의 한계가 가슴아픕니다.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 정치가 선거에서 불리한 행 위를 하는 것은 모순이겠지요. ‘교사 패싱’에 항의하는 교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만큼 교 사들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 아닌가요?” 교육 기득권 진영과 이 권단체의 압력 그리고 교육적인 개혁 요구 사이에서 정치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 교 육시민단체의 대중적인 인기가 좌우하지 않을까요?(공교육을 버리고 사교육으로 각자도 생하는 다수 중산층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것 이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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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4. 양선아 (한겨레 사회정책팀장)

“학부모, 학생, 교사단체와 연대하고, 연령별 전략적 접근을”

2008년 첫째 아이를, 2010년 둘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우 리 사회에서 ‘아이 키우기’가 여전히 사적 영역으로만 여겨지는 것 같아 분노했습니다.

신문 어디에도 모유 수유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직장맘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한국 의 보육 정책은 왜 이렇게 엉망인지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더라고요. 저출 산으로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고 호들갑을 떨면서도 말이죠. 그래서 2010년께 저는

<한겨레 베이비트리> 라는 육아 웹진을 만들고 그 웹진을 책임지고 운영하면서, 보육 정책이나 영유아 건강 및 교육 관련 기사를 쓰고 각종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했습니 다. 베이비트리를 운영하면서 제가 가장 주요하게 다룬 의제 중 하나가 영유아 사교육 문제였습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사교육의 폐해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대학 서열화는 여 전히 공고하고,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은 치열합니다.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각 가정에서 쏟아붓는 사교육비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 근 10년 새 사교육 문제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고, 그로 인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영유아 발달이 저해되 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많은 영유아 교육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일찍 시 작하는 한글 교육이나 영어교육 등으로 아이들의 두뇌 발달 등이 오히려 방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특기 교육이라는 명분으 로 교육적 효과도 알 수 없는 각종 `유사 사교육‘을 통해 사익 추구를 하는 행위도 주 변에서 많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유아 사교육의 부작용은 무엇이고, 아이의 발달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보육 및 유아교육의 공공성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영유아 사교육 문제를 짚을 때마다 가장 도움이 됐던 곳이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입니다.

사걱세는 풍부한 데이터와 신뢰할만한 전문가들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영유아 사교육 현황 정보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또 많은 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교육 정보에 대해

`팩트체킹‘을 제대로 해주었지요. 1차 경청회 때 송인수 공동대표가 발표한 ‘사걱세 운 동 성과’를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사걱세가 일하는 자세’ 중 하나로 ‘데이터와 탁월성’

을 언급하시더라고요. 무릎을 탁 쳤습니다. 취재 기자로서 사걱세 장점을 하나만 꼽으 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촘촘한 데이터와 명확한 분석‘이라고 말할 수 있거 든요. 연구원들이 전문성이 있고, 열정적이며, 데이터를 잘 다루니 현실의 문제를 정확 히 짚고 운동의 방향성도 제대로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향후 사걱세의 10년 역시 `데이터와 탁월한 분석’이라는 뚜렷한 차별성을 꼭 지켜야한다고 요청드리 고 싶습니다.

정확히 일년 전, 저는 베이비트리에서 한겨레 사회정책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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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교육부를 출입하며 교육 관련 기사를 썼는데요. 지난 일년동안 가장 큰 이슈 중 하 나가 자사고, 외고 재지정 평가였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지난 여름동안 이 이슈가 한국 사회를 얼마나 뜨겁게 달구었나요. 재지정 평가를 앞둔 자사고와 자사고 학생,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박탈하고 대한민국의 교육을 하향 평준화한다며 항의 집회를 하고 저항했습니다. 어떤 정책을 펼칠 때 이해관계자 가 있는 경우 이해관계자는 정말 목숨걸고 이 문제에 매달립니다. 자사고 학생과 학부 모가 딱 그러했습니다. 재지정 평가 국면에서 사걱세는 고고 서열화의 주범인 ‘자사고’

의 문제점을 핵심적으로 잘 짚어주었습니다. 사걱세가 제공했던 각종 데이터와 근거가 없었다면, 많은 기자들은 자사고의 문제점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사걱세가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나 사례에 근거해 자사고 가 왜 문제이고, 왜 일반고로 일괄 전환돼야 하는지 짚은 바 있습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국면에서 교육부는 시종일관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전환‘만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조국 사태 이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 고를 일반고로 일괄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요. 사걱세가 자사고 재지정 국면에서 자사고의 문제점을 핵심적으로 짚고, 조국 사태 이후 ‘교육 특권 대물림 체제’의 문제 점을 잘 짚어내면서 이러한 국면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걱세가 한국 사회에서 교육 시민단체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사걱세가 이뤄낸 성과는 작지 않습니다. 각종 사교육을 유발하는 외고 등 특목고 입시의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었고, 2014학년도 선행교육 규제법을 제정하 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사립초에서 영어 몰입교육 시키는 것도 금지시키는데 성공했습 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한글 교육을 27차시를 62차시로 늘렸고,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 운동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사교육의 고통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10대들의 자살률은 오이시디 국가 가운데 여전히 높은 편이고, 선 행학습과 사교육 뺑뺑이 속에서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율성, 주도성이 죽어가고 있습니 다. 공교육 정상화는 구호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대표적인 교육 시민단 체 중 하나인 사걱세의 향후 10년 행보가 중요합니다.

저는 최근 교육 담당 기자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 의미있는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들 을 가까이서 목격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유총과 같은 사립유치원들의 횡포를 유치 원3법을 통해 견제하고 유치원의 공공성을 확보해가는 과정이었고요. 작은 학교를 통 폐합하면서 교육 당국이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으로 밀어붙이려 했던 송정중학교 폐교 결정이 취소되는 과정도 목격했습니다. 자사고나 외고의 일반고 전환 관련해서도 끊임없는 문제제기에 정부의 입장이 바뀌고 있는 형국이고요.

이런 변화들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공통점들을 보면,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 직화된 힘이 있었고, 언론이 문제점을 보도했습니다. 시민들의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여론이 조성됐습니다. 특히 교육과 관련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라는 교육의 3주체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시민단체인 사걱세가 향후 10년 동안 더 노력해야 할 것은 단체 내부 역량은 물론이고 교육 3주체를 비롯해 다른 학부모단체나 교육단체 등까지 외부 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인수 대표도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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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적극적인 활동가나 연구원 등 단체 사묵국 중심으로 이끄는 운동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주체들이 사걱세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고 여길 수 있 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사걱세 교육 고통 해우소’(가칭)를 열어 특정 일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해서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사걱세 운동을 접촉할 수 있 는 늘릴 기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또 열정있는 회원과 연구원, 기자, 전문가, 교 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열린 운영위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해보면 어떨 까요?

현재 사걱세의 활동을 알리는 방식은 진정성 있고 호소력 짙은 이메일을 통해 보내 공 감대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대중 운동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튜브나 SNS 활동도 감각적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걱세가 사교육 업계나 사교육을 하는 사람들을 꼭 적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사교육이 문 제인 것이고 그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그것을 고쳐 나가겠다는 방향성이라는 것을 더 잘 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경직된 단체로 보이고, 너무 원론적이거나 경직돼 보인다는 의견도 있거든요. 1 차 경청회 때 시민들이 얘기한 것처럼 사교육을 이용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입니다. 공 교육에서 수준별 학습 보장을 안해준다거나 돌봄의 목적으로 학원을 보내는 등 다양합 니다. 따라서 다양한 시민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니즈)는 무엇이고, 우리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면서 사교육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으면 좋 겠습니다.

시민들과의 연대, 외부 단체와의 연대 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연령별로 학년별로 접 근하는 전략이 필요해보입니다. 영유아 단계, 초등학교 단계, 중학교 단계, 고등학교 단계, 대학교나 청년 단계마다 교육적 요구는 다양하고 문제는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 단계마다 리서치를 통해 공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사교육의 원인은 무 엇이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한다고 보는지 등도 알아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10년 동안 사걱세가 주요하게 집중해야 할 의제로 저는 단연코 대학 서열 해소와 학벌주의 타파, 경쟁 교육 완화, 교육 불평등 해소라고 생각합니다. 입시 문제의 근원, 사교육 문제는 이런 문제들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국공립대학 네트워 크 방안 등이 수십년 동안 논의됐지만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고, 대학 서열 완화하자 는 주장은 많지만 더 진전되고 있지 않습니다. 10년 뒤 사걱세 창립기념일에는 서울대 지상주의, 스카이 대학들이 해체되고, 대한민국 아이들의 행복 지수가 훌쩍 올랐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사걱 세가 지금까지처럼 열정적으로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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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5. 이혁규 (청주교대 교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새로운 10년을 위하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새로운 10년을 기획하는 토론회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10년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성장은 한국시민운동의 전체 역사를 보았을 때도 경이롭다고 할 만합니다. 특히 시민운동 일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추세적으로 하락하 고 있는 동안에 그러한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더 놀라운 점입니다. 이는 사교육걱 정없는세상이 시민들이 당하는 교육적 고통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 의적절하고 실용적인 시민운동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성공적 창업 보다 수성이 어려운 것은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저는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는 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추 측합니다. 그래서 이런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기도 하겠지요.

일단 토론에 임하는 저의 배경부터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서울의 공립중고등 학교에서 10년 동안 교사를 했고 현재는 23년째 청주교육대학교에서 연구와 실천을 하 고 있습니다. 주로 수업 혁신과 학교 혁신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충북지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 고 있습니다. 마침 올해가 충북참여연대의 30주년이라 30주년을 돌아보는 기념 학술 발표 발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제를 계기로 한국사회의 시민운동과 참여연대, 경실 련 등 중요 시민단체들에 대한 학술논문들도 리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때 확인한 것은 시민단체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신뢰가 근자에 올수록 경향적으로 저하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었습니다. 한 때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는 말이 회자되던 때와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민들은 시민단체에 대해서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시민단체의 운동이 타성화된 측면과 함께 시민단체를 포함하는 시민사회의 지형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보적 시민단 체에 대항하는 보수적 시민단체들이 많이 생겨남으로써 시민사회 내부의 헤게모니 지형 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내부에 만연되어 있는 진영 논리가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거나 혹은 확대 증폭되고 있습니다. 시민사 회 공론장의 이런 적대적 분화는 일반 시민들이 더 이상 시민단체의 주장을 공익을 대 변하는 중립적 주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진영논리가 만연되어 있는 사회적 풍토는 시민단체의 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많 은 시민단체는 이런 담론 구조의 희생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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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시민단체로 좁혀서 보면 진보적 시민단체는 단체 내부의 민주성이나 권력집단 화 문제로도 종종 공격을 받습니다. 진보적 시민단체는 보수정권이 집권하고 있을 때는 비판과 견제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수행하는 것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권력집단 화의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 인 정당이 집권을 하게 된 현 상황에서 진보적 시민단체와 정부와의 관계는 훨씬 더 복 잡합니다. 참여연대 등 진보적 시민단체의 많은 인사들이 정부의 중요부서에 발탁되었 고 이들 단체의 정책적 제안들도 입법적 의제로 적잖이 채택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회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운동의 성과이기도 하겠지만 시민단체의 권력화 문제 내 지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의 분리라는 해묵은 주제를 다시 부각시켰습니다. 좀 더 복잡한 문제는 현 정부가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나 방향과 다른 포지션을 취할 때 발생합니다. 이 때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계속 친정부적인 입장을 취하면 중립성이나 도덕성의 위기가 초래되고 반면에 정부에 대해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 내부 분열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더 일반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진보적 시민단체들에 게 있어서 자신들이 지지 혹은 비판적 지지를 하는 정당이 집권하는 시기는 시민운동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때인 동시에 내부 분열 등 운동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 는 위기의 때이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대의의 대의”나 “공공 선을 위한 공론 형성”이라는 한국 시민단체의 역사적 기능을 더 이상 유효하게 수행하 기가 어렵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서론이 다소 좀 길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시민사회의 현 상황에 대한 대략적 진단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처한 현재의 상황 맥락을 이해하는 데도 어느 정 도 유효하다고 판단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처음부터 진영의 논리를 떠나서 철저 하게 실증적인 자료에 기반하여 운동을 전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시 지옥과 사교육의 고통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런 실사구시의 정신에 입각한 운동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운동 노선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 고 그런 지지에 힘입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다른 어떤 교육단체도 행하지 못한 많은 일들은 지난 10년 동안에 성취하였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성공은 위기를 배태 하는 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성공의 위기’라고 하지요.

초창기와 비교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상당한 담론적 영향력을 지닌 집단이 되었 습니다. 일반 시민운동 분야와 달리 교육 시민운동 분야에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능가하는 담론적 힘을 지닌 시민단체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사단체를 제외한 학부 모운동단체로 좁혀 보면 준독점적인 지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민운동이 영향력의 정 치라는 점에서 힘이 있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운동을 전개할 때 고 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거와 달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무언가를 주장하면 단체가 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해하거나 적대적인 생각을 하 는 세력이 늘어났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달라진 지형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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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책임윤리를 가지고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주장이나 정책이 옳기 때문에 순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넘어서 그것 이 현실에 구현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실행 효과를 총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꼼꼼 함과 신중함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단체가 초기에 주장했던 실사구 시의 정신을 좀 더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운동하기가 점점 어렵도록 교육계의 담론지형이 변화하고 있음도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찍부터 좌우 대립, 민주/반민주의 대립, 혹 은 지역대립 등 대립의 구도가 분명하였던 사회 정치영역과 달리 교육계에서는 어떤 대 립의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평준화 정책, 전두환 정권의 과외금 지조치,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 등 역대 중요한 교육정책들의 경우 그 정책을 둘 러싼 대립구도도 그 대립구도의 의미에 대한 사회적 자각이나 민감성도 그다지 크지 않 았습니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악화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와 함께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로 표상되는 교육의 사회적 이동 기능이 약화되면서 교육 정책을 둘러싼 계층적, 혹 은 계급적 대립 구도가 과거에 비해서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교육운동의 경 우도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느냐 하는 문제에 더 깊숙이 관련되게 되었으며 속된 말로

“너 누구 편이냐”는 편 가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는 교육 문제를 교육 내적인 논리만으로 해결하는 것이 점점 어렵게 되어간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합니다. 교육적 옳음이 사회적 좋음과 연결되지 못하고 절 연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대부분의 교육실천가나 교육학자들이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는 학생부종합전형과 같은 입시를 원론적으로 지지합니 다. 그러나 이런 교육적 시도가 좋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사회경제적 체제와 맞물릴 때 사회구성원들은 입시의 공정성 문제에 무한히 민감 해 질 수 밖에 없고 그런 민감성은 교육적 옮음의 입지를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합 니다. 이런 예에서 보듯이 사회경제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교육 시스템이나 제도의 변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교육문제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교육운 동만으로 자족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교육 문제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회 자체의 복잡성도 교육 운동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정책이 소기의 정책 효과를 내지 못하고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현상, 소위 “의도한 행위 혹은 정책의 의 도하지 않은 효과”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학의 예이지만 시간 강사의 처우를 개선 하기 위한 입법이 시간 강사의 대량 해고와 교육의 질 저하 및 후속 학문 세대의 재생 산의 위기라고 하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것이 좋은 사례라고 할까요. 매우 어려운 일이 지만 정책의 총체적인 효과를 꼼꼼히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 배경 하에서 문외한의 관점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운동 방향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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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소박한 제언을 해볼까 합니다.

첫째, 윤리적 엄격성 문제입니다. 한국처럼 사회적 신뢰가 낮은 사회에서 시민단체는 그나마 신뢰할만한 단체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진영논리와 권력화 등의 문제로 시 민단체 일반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신뢰의 저하 문제는 사교육걱정 없는세상에도 예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진보적인 교육 인사들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은 주로 ‘내로남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사고 폐지에 찬성하면서 자기 자녀는 자사고나 영재고에 보낸다거나 사교육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기 자녀는 대치동에 보낸다는 식의 비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비판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 교육걱정없는세상도 내로남불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사교육걱정 없는세상의 중요 임원진들은 사교육 문제나 자사고 문제 등 이 단체가 표방하는 정책과 관련하여 엄격한 윤리적 실천을 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학자가 쓴 “나부터 교육혁명”이 란 책 제목이 생각나네요. 윤리적 엄격성 없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민운동은 존재 할 수 없습니다.

둘째, 입시담론을 넘어서서 교육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것으로 운동의 지평이 넓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입시 제도의 개혁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입시제도 개혁이 대학의 서열화 타파나 직업 시장의 차별 해소와 연계되지 않을 경우 큰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제도 개선의 피로감만 증폭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입시 담론을 넘어서 서 근본적으로 좋은 학교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예컨대, 유수의 대 학들이 대학 내에서 청소 노동자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연시 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몇 달 전에 한 청소 노동자 가 에어컨과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쉬던 중 사망한 사건은 대학 당국의 열악한 인권 의식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고 좋은 시민을 길러 내는 가장 기본적인 학교의 역할부터 재점검해야 합니다. 그런 기본에 충실한 학교를 찾아내고 인증하는 운동을 벌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셋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좁은 의미의 학부모운동 ­ 물론 많은 부분에서 학부모 운 동의 범주를 넘어서서 활동하고 있기는 합니다 - 을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중 에서도 학생 청소년 운동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의 작은 운동이 일으키는 사회적 반향을 보면서 한국에서 16세 소년 혹은 소녀가 동일한 행동을 한다면 입시위주의 학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보곤 합니다. 이 상상이 포착해내는 우리 현실이 긍정적이지 않음은 모두가 직감 하시겠지요. 학부모가 학생을 대의하고 대행하는 운동을 넘어서서 학생과 청소년 당사 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운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줄 책무가 기 성세대에게는 있다고 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그런 책무의 한 축을 담당해주기를 바랍니다. 좁은 의미의 학부모 운동을 넘어선다는 것의 또 다른 한 차원은 새로운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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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다각적으로 모색해보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저는 교육문제가 교육내재적으로 해 결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계를 넘어서는 다 양한 시민단체와 교육과 사회를 동시 개혁하는 것을 지향하는 운동을 창의적으로 조직 해 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그동안의 운동을 좀 더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연구 를 수행하기를 요청합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대한 학술논문 이 나와 있는지 학술사이트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중요 검색 사이트에서 한 편 의 논문도 제대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경실련이나 참여연대와 같은 단체들과 비 교하면 상당한 차이 - 물론 설립 연대 자체가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 입니다. 이 점은 한국 교육학계의 태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체 입장에서도 다양한 교육학자나 실 천가들과 좀 더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고 또 자산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 검토도 시도 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그 외에 사소하지만 단체에 대한 소개도 좀 더 친절하게 했으면 합니다. 공식 카페를 보면 연혁이나 활동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글을 잘 찾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 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좀 더 세심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 악과 좋음/싫음의 층위를 균형있게 고려하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더욱 과학적인 견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글을 맺고자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거친 분석에다가 별 도움도 안 되는 요구만 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희망해봅니다. 사교육걱정없 는세상이 초기의 열정을 잃지 않고 성년의 꿈을 꾸며 힘차게 성장해 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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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 발표6.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전 공동대표)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성실이라고 합니다. 작 년말까지는 비영리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의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습니다. ‘사교육걱정 없는세상’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하는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으로서 교육 문제로 고민하게 될 때마다 ‘사교육걱 정없는세상’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앞서 언급하셨겠지만, ‘사교 육걱정없는세상’의 가장 큰 강점은 깊이있는 데이터와 네트워크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 다. 자사고, 영유아 사교육, 영어조기교육 등과 관련해 단체에서 발행해오신 여러 자료 들이 교육철학을 분명히 하고 확신을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자 자양분이 되 었습니다. 단순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를 넘어, ‘왜 그러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주 는 자료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운동을 위해 헌신해오신 대표님들과 간사님들, 또한 그 활동과 함께 성장해 온 수 많은 회원분들에게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체 는 제게 비슷한 생각과 지향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관련된 컨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 는 매개이자 통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소신을 갖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때론 ‘모험’에 가까운 일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야 소신을 지키기가 조금 더 쉬울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취학연령이 되고 학 습적 성과를 평가 받는 나이가 되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고들 합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아이의 결을 따라 오롯이’ 자라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곧 부모에게 주어진 최선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오던 이들도, 입시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스템으로 발 을 내딛는 순간 속절 없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철학과 소신을 지키며 아이에게 향하 고자 했던 부모 한 사람의 구심력은, 입시 경쟁이란 거대한 원심력을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의 소신을 따라 가는 이 모험이, 결과적으로는 내가 아닌 아이 의 인생에 참혹한 실패를 안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수시로 부모들을 뒤흔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체에서 발행하는 여러 소책자들과 진행 해온 정책 운동들이 그런 불안을 해소하고 해 결하는 대책이 되어 왔지만, 한켠으로는 다음의 10년은 부모들의 불안이 현실이 된다해 도 아이들 각자가 최소한의 삶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단체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한다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번 가을, 악동뮤지션이 발표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라는 곡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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