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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새로운 10년을 위하여

문서에서 2차 시민경청회 전문가 패널 원고 (페이지 22-30)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새로운 10년을 기획하는 토론회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10년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성장은 한국시민운동의 전체 역사를 보았을 때도 경이롭다고 할 만합니다. 특히 시민운동 일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추세적으로 하락하 고 있는 동안에 그러한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더 놀라운 점입니다. 이는 사교육걱 정없는세상이 시민들이 당하는 교육적 고통을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 의적절하고 실용적인 시민운동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성공적 창업 보다 수성이 어려운 것은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저는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는 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추 측합니다. 그래서 이런 토론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기도 하겠지요.

일단 토론에 임하는 저의 배경부터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서울의 공립중고등 학교에서 10년 동안 교사를 했고 현재는 23년째 청주교육대학교에서 연구와 실천을 하 고 있습니다. 주로 수업 혁신과 학교 혁신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충북지역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하 고 있습니다. 마침 올해가 충북참여연대의 30주년이라 30주년을 돌아보는 기념 학술 발표 발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제를 계기로 한국사회의 시민운동과 참여연대, 경실 련 등 중요 시민단체들에 대한 학술논문들도 리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때 확인한 것은 시민단체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신뢰가 근자에 올수록 경향적으로 저하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었습니다. 한 때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는 말이 회자되던 때와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민들은 시민단체에 대해서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시민단체의 운동이 타성화된 측면과 함께 시민단체를 포함하는 시민사회의 지형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보적 시민단 체에 대항하는 보수적 시민단체들이 많이 생겨남으로써 시민사회 내부의 헤게모니 지형 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내부에 만연되어 있는 진영 논리가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거나 혹은 확대 증폭되고 있습니다. 시민사 회 공론장의 이런 적대적 분화는 일반 시민들이 더 이상 시민단체의 주장을 공익을 대 변하는 중립적 주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진영논리가 만연되어 있는 사회적 풍토는 시민단체의 활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많 은 시민단체는 이런 담론 구조의 희생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진보적 시민단체로 좁혀서 보면 진보적 시민단체는 단체 내부의 민주성이나 권력집단

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책임윤리를 가지고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몇 가지 소박한 제언을 해볼까 합니다.

운동을 다각적으로 모색해보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저는 교육문제가 교육내재적으로 해 결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계를 넘어서는 다 양한 시민단체와 교육과 사회를 동시 개혁하는 것을 지향하는 운동을 창의적으로 조직 해 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그동안의 운동을 좀 더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연구 를 수행하기를 요청합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대한 학술논문 이 나와 있는지 학술사이트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중요 검색 사이트에서 한 편 의 논문도 제대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경실련이나 참여연대와 같은 단체들과 비 교하면 상당한 차이 - 물론 설립 연대 자체가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 입니다. 이 점은 한국 교육학계의 태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체 입장에서도 다양한 교육학자나 실 천가들과 좀 더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고 또 자산의 활동에 대한 비판적 검토도 시도 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그 외에 사소하지만 단체에 대한 소개도 좀 더 친절하게 했으면 합니다. 공식 카페를 보면 연혁이나 활동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글을 잘 찾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 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좀 더 세심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 악과 좋음/싫음의 층위를 균형있게 고려하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더욱 과학적인 견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글을 맺고자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거친 분석에다가 별 도움도 안 되는 요구만 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희망해봅니다. 사교육걱정없 는세상이 초기의 열정을 잃지 않고 성년의 꿈을 꾸며 힘차게 성장해 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전문가 패널 발표6.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전 공동대표)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성실이라고 합니다. 작 년말까지는 비영리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의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습니다. ‘사교육걱정 없는세상’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10년을 설계하는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으로서 교육 문제로 고민하게 될 때마다 ‘사교육걱 정없는세상’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앞서 언급하셨겠지만, ‘사교 육걱정없는세상’의 가장 큰 강점은 깊이있는 데이터와 네트워크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 다. 자사고, 영유아 사교육, 영어조기교육 등과 관련해 단체에서 발행해오신 여러 자료 들이 교육철학을 분명히 하고 확신을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자 자양분이 되 었습니다. 단순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를 넘어, ‘왜 그러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주 는 자료들을 마주할 때마다 이 운동을 위해 헌신해오신 대표님들과 간사님들, 또한 그 활동과 함께 성장해 온 수 많은 회원분들에게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체 는 제게 비슷한 생각과 지향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관련된 컨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 는 매개이자 통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소신을 갖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때론 ‘모험’에 가까운 일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야 소신을 지키기가 조금 더 쉬울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취학연령이 되고 학 습적 성과를 평가 받는 나이가 되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고들 합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아이의 결을 따라 오롯이’ 자라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곧 부모에게 주어진 최선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오던 이들도, 입시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스템으로 발 을 내딛는 순간 속절 없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철학과 소신을 지키며 아이에게 향하 고자 했던 부모 한 사람의 구심력은, 입시 경쟁이란 거대한 원심력을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의 소신을 따라 가는 이 모험이, 결과적으로는 내가 아닌 아이 의 인생에 참혹한 실패를 안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수시로 부모들을 뒤흔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체에서 발행하는 여러 소책자들과 진행 해온 정책 운동들이 그런 불안을 해소하고 해 결하는 대책이 되어 왔지만, 한켠으로는 다음의 10년은 부모들의 불안이 현실이 된다해 도 아이들 각자가 최소한의 삶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단체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연대한다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번 가을, 악동뮤지션이 발표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라는 곡

이 음원차트를 휩쓸었습니다. 저 역시 이들의 음악을 자주 찾아 들었습니다. 이들의 예 술성과 탁월함에 감탄했습니다. 얼마 전 한 프로에 나와 ‘악동뮤지션’의 수현씨가 한 말 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는 아직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았습니다. 공부는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영역에서 제 역할과 제 일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략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건강하게 수용하고 자기 몫의 역할을 톡톡히(사실은 넘치게) 해가는 그의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켠으 로는 결국 모든 아이들이 ‘악동뮤지션’으로 자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몽골에 서의 홈스쿨링, 가정적 요인, 각자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재능, 꾸준한 노력과 인내,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오늘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만든 것이지, 홈스쿨링을 한다고 해서, 자유롭게 큰다고 해서, 입시경쟁을 떠나 있다고 해서 모두가 악동뮤지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가끔은 저를 포함해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입시 경쟁을 벗어나 아이를 키운다고

그런데 가끔은 저를 포함해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입시 경쟁을 벗어나 아이를 키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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