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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 학회지 > 누구를 위한 장기요양보험인가?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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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www.kahta.or.kr 1

J Health Tech Assess 2015;3(1):1-3 ISSN 2288-5811

Copyright © 2015 The Korean Association for Health Technology Assessment

장기요양보험의 숨겨진 비용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즉 4대 보험에 장 기요양보험을 더하여 5대 사회보험이라고 한다. 4대 보험은 각각은 병자, 연금 불입자, 실업 등 고용 상태 변동자, 근로 중 재난을 입은 자를 위해서 존재하지만, 장기요양보험은 반드 시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게 되는 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치매는 획득했던 다양한 기능들을 상실하면서 심리적으 로 퇴행하여 점점 어릴 때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그래서 장기요양 서비스들이 유치원이나 탁아소의 서비스와 흡사하다. 주간보호서비스나 단기보호서비스는 유치원이나

탁아소처럼 가족을 돌봄으로부터 잠시 해방시킨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달래고 비위를 맞추어서 주간보호나 단기보호에 데 려가 적응하게 되기를 바란다. 주간보호나 단기보호도 유치 원이나 탁아소처럼 자진해서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 대만큼 실제 효과가 없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이라도 시설은 시설이다. 시설에 살고 싶다는 사람은 없다. 일단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면, 격리되 어 정확하게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규율에 따라 살게 된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과 마주치고 규율에 얽매인 집단생활을 강요당하고, 고립된 채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고, 정확히 통제 된 시간을 따라야 한다. 사회 내에서 장기요양시설처럼 시설 도가 높은 곳은 드물지만 유사한 곳으로 교도소가 있다. 만 기에 출소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보면, 교도 소는 장기요양시설보다 나은 곳이다. 장기요양시설에는 입

Long-Term Care Insurance Scheme: For Whom Does It Run?

Guk-Hee Suh

Editor-in-Chief, JoHTA; Professor

Department of Psychiatry, Dongtan Sacred Heart Hospital,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Hwaseong, Korea

누구를 위한 장기요양보험인가?a)

보건의료기술평가 편집위원장, 한림대학교의료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 국 희

Received June 1, 2015 Revised June 17, 2015 Accepted June 17, 2015 Address for Correspondence:

Guk-Hee Suh

Department of Psychiatry, Dongtan Sacred Heart Hospital,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7 Keunjaebong-gil, Hwaseong 445-170, Korea Tel: +82-31-8086-2340 Fax: +82-31-8086-2029 E-mail: [email protected]

The number of people with dementia is increasing so rapidly that no society will reasonably be able to afford the costs of caring for them. Health and social care resources have been focused more on institu- tional care in many places. However, what is the final outcome of institutional care? Once institutional- ized, life can become regulated, isolated, and limited. Often, many die alone in an isolated room of an institution. Abandonment and death can be the final outcome of institutional care; the hidden costs which people with dementia pay once institutionalized. A similar place in a society might be a prison, which may even be better in some cases. The philosophy of utilitarianism defined its fundamental axi- om as “the greatest happiness of the greatest number that is the measure of right and wrong.” Jeremy Bentham’s greatest happiness principle, or the principle of utility, has been prevailing as the great stan- dard in this world. It has been continuously insisted that for dependent people with dementia to live safely institutionalization must be provided. The same voice was heard when people were insisting on institutionalization of mentally ill people. The principles of majority rule and the protection of individu- al and minority rights would seem contradictory. Lawmakers and politicians only hear loud voices of the majority shouting to reduce caregiver burden by mandating for long-term care insurance to institu- tionalize dependent individuals with dementia, which we all well know is not necessarily the best fate. It is an example of tyranny of majority.

Key Words

Dementia · Long-term care · Insurance · Utility · Institution.

Editorial

JoHTA

a)

본고 내용 중 일부는 2015년 1월 30일 개최된 한국치매케어학회 창립총회인 2015 Seoul Forum on Dementia Care의 기조강연에서 발표되었다(https://www.youtube.com/watch?v=qwQtNulED0Q).

online©MLComm

(2)

For Whom the Long-Term Care Insurance Runs

2 J Health Tech Assess 2015;3(1):1-3

구만 있고 출구가 없다. 외딴 방에 격리된 채 혼자 죽게 된다.

그 곳에 들어가면 죽어야 나올 수 있다. 장기요양시설에 입소 한 대가로 방치된 채 죽어가야 한다.

이런 외로운 죽음이 장기요양보험의 숨겨진 비용(hidden cost)이다.

시설에 있어야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는 믿음은 편견이다.

이런 믿음은 입소한 당사자가 아니라 그를 입소시킨 가족이 느끼는 안심이다. 달리 말하면, 늙고 병들어 수발에 손이 많 이 갈 때 시설에 넣을 수만 있다면 “나는 안심하고 살 수 있 다”는 가족의 안심이다.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만든 목적이 가 족의 안심이었던가? 가족의 안심을 위해 엄청난 국가적 재 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인가? 가족 안심을 위한 시설 입소는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다.

숨겨진 장기요양보험 수혜자는 수발을 맡고 있었던 가족 이나 친지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부담을 없애주는 시설입 소 서비스를 가장 선호한다.

동양의 묵자, 서양의 에피쿠로스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삶 의 목적은 행복이나 쾌락이라고 말한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 나 쾌락이라는 절대명제는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리 주의 철학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원칙을 내세운다. 이로써 현실 속에서의 옳고 그름을 나눈다.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 원칙이 현세를 지배하고 있다.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은 이렇게 말했다.

“이 도시에 있는 모든 거지와 부랑자들을 붙잡아 구빈원에 몰아 넣고 일을 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세금을 내는 시민들은 거리를 다닐 때 거지나 부랑자 를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행복해진다. 거지나 부 랑자도 일을 할 수 있고 비 올 때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곳에서 살게 되어 더 행복해 질 것이다.”

그러자 누군가가 거지나 부랑자들을 강제로 붙잡아 구빈 원에 몰아 넣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었다면 세금을 내는 시민, 거지, 부랑자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레미 벤담에게 치매에 걸린 노인을 장기요양시설에 입 소시키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냐고 물으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치매에 걸린 노인을 돌보던 가족들은 간병부담을 덜고 시 간적 여유를 얻어 삶을 즐기고 돈을 벌 수도 있고 휴식을 즐 길 수 있어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시설에 입소한 노인을 돌 보기 위해 일손이 필요하니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치매에 걸 린 노인도 더 안전한 곳에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제공받고, 보살핌을 받으며 살 수 있으니 더 행복해질 수밖에 없지요.”

여기서도 강제로 장기요양시설에 넣는 것이 아니라 스스

로 선택할 수 있게만 해 준다면 모두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 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할 때 전제가 있다. 선택을 해야 하는 누군가가 먼저 그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 일인지를 알아 야 하고, 다양한 가능한 선택들이 존재함을 알아야 하고, 각 선택을 했을 때 초래될 결과를 미리 알 수 있어야 한다. 치매 에 걸리면 그런 능력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장기 요양시설 입소를 결정하는 것은 치매에 걸린 본인이 아니라 가족들이다. 설사 치매에 걸린 노인이 아무리 자신이 오래 살았던 집에 머물고 싶어하더라도 그런 간절한 소망은 무시 되기 일쑤다.

누구를 위한 장기요양보험인가?

장기요양보험의 주요 목적이 장기요양시설 입소를 재정적 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제도 도입 이전에는 사회적 낙인이나 죄책감으로 가족을 장기요양시설에 입소시키려고 할 때 수 없이 망설여야 했다. 2008년 도입된 장기요양보험은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을 장기요양 시설에 입소시키는 것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사라지게 했다. 덕분에 장기요양시설 입소를 결정한 가족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 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그렇게 하기 때문이 다. 나아가 장기요양보험은 나도 남들처럼 시설 입소를 통해 부양 부담을 지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권리 의식이 생겨나게 만들었다. 이런 권리 의식은 당당하게 치매나 중풍에 걸린 부 모형제친지를 시설로 보내게 만들었다. 급속히 의식 전환이 일어난 데에는 정부 정책에 따른 장기요양병상의 폭증이 큰 몫을 했다.

원래 장기요양보험은 재택 지원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단 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자 시설 입소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시설 입소는 요양등급에 따른 권리가 되어 버렸다.

심각한 모럴 헤저드가 사회 여기저기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노인 자신이 시설에 자발적으로 입소하려고 하지 않는데도 시설 입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실제 이용자가 본 인이 아니라 가족이었음을 증명한다(그림 1).

20세기 중반까지도 정신질환자는 쇠사슬에 묶이거나 학 대당하면서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었다. 정신병원이 아니 라 지역사회에 살도록 지향하는 정신장애인의 탈원화는 이 미 오래된 전통이다. 모든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 회 속에서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는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들을 장기요양시설에 수용하고 있 다. 이들을 장기요양시설에 수용시키는 이면에는 정신질환 자를 수용했을 때와 동일한 공리주의적 논리가 존재한다.

(3)

GH Suh

http://www.kahta.or.kr 3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 원리인 다수결의 원칙은 예외 없이

개인과 소수자의 권리와 상충한다. 정신질환자의 정신병원 수용과 마찬가지로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들의 장기요양 시설 수용도 우리 사회의 다수가 무력한 소수를 다수의 이름 으로 제거한 폭거다.

공리주의는 설사 소수가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다수가 행복하다면 그런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행복 을 위해서 너의 행복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 라도 너를 희생시키지 않고 나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살던 곳에서 살다 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이 살던 거처에서 살 수 있는 노인을 억지로 시설에 입 소시켜 보살피는 것은 발전이 아니다. 노인이 자신이 살던 거 처에서 지속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려면, 노인을 시설로 옮기 는 것이 아니라 노인의 거처로 필요한 케어를 가져와야 한다.

원래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기요양보험이 시설 입소를 지향하게 된 것은 가족들이 나만의 행복을 위하여 시설 입소

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기의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은 가정 내의 여성들의 일손마저 필요로 했다. 여성들이 직장에 나가면서 가정에서 노인을 돌볼 겨를이 없어지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 해 장기요양보험을 비롯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었다. 반면 21세기 들어 기계와 기술이 현장 일손을 대체하면서 지속적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급속히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심 각한 실업률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

노인들이 살던 집에서 살다가 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여기에 새로운 일자리가 있다.

이미 장기요양보험은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반드시 시설에 입소시키는 대 신 가능하면 자신이 살던 집에서 살다가 죽을 수 있도록 하는 케어가 제공되어야 한다. 살던 집에서 살다가 죽기 위해서는 24시간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의료, 간병, 생활이 모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직종의 전문가들이 제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전문가집단이 한 지역을 맡아 의료, 간병, 생 활을 위한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선 건축 전문 가의 도움으로 노인이 살기 편하게 노인의 거처를 개선해야 한다. 이어 스마트화한 노인 거처에 설치된 사물인터넷 등 각 종 센서들이 원거리에서의 24시간 모니터를 하면서 노인의 일상을 도울 수 있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치과위 생사, 간호조무사, 케어 매니저,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심 리치료사, 법률전문가, 이동순회팀, 가사도우미나 자원봉사 자 등이 한 팀이 되어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병원 기 계에 의지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데 드는 말기 의료비의 경감 이라는 저속하고 야박한 발상을 떠나서 노인들이 자신의 집 에서 살다가 죽는 일을 고려해야 한다. 노인이 자신의 집에 서 죽는 일은 죽음의 과정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결 론

장기요양보험의 수혜자는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다. 가족 의 안심을 위한 시설 입소는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다. 노인 이 자신이 살던 거처에서 지속적으로 살다가 죽을 수 있도 록 하는 체계를 지금이라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b)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6253.html (한겨레신문. 2014년 7월 9일 보도).

국내의 요양병원의 병상에 요양원의 병상을 합하면 OECD 평균과 거의 같다.

Fig. 1. OECD Health Statistics 2014 comparing long-term care beds among OECD countries (unit: bed/1000 persons aged 65 and over).

b)

Data at the end of year 2012 Korea

Japan Finland Israel Canada France Spain Sweden Denmark USA

27.35 11.11

8.47 6.59 3.55 2.97 1.9 1.03 0.21

0.73 (2010 Data)

수치

Fig. 1. OECD Health Statistics 2014 comparing long-term care  beds among OECD countries (unit: bed/1000 persons aged 65  and ove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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