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립공원 종주 등산로의 물리적 특성*
김태호**
Physical Characteristics of Ridge Traversing Trail in Mount Jiri National Park*
Taeho Kim**
요약:지리산 국립공원 종주 등산로는 노면이 만들어진 위치와 구배에 의해 평탄면형, 우곡형, 외벽형 및 비대칭 양벽형으로 구분되 며, 노면의 배수 상태에 따라 유형 간 변화가 일어난다. 신속 측량법에 의한 종주 등산로의 형태 요소는 노폭 135.9㎝, 깊이 23.6㎝, 구배 5.1°이며, 모든 노면은 압밀되어 있다. 노폭은 사면의 향과 조릿대 서식 밀도의 영향을 받으며, 대칭형 등산로보다 비대칭형 등 산로의 노폭이 크다. 등산로 출현 시점을 1960년으로 간주하면, 등산로 횡단면에서의 연평균 침식 속도는 68.9㎠로 노폭은 매년 2.7
㎝씩 넓어지고, 노면은 0.4㎝씩 낮아진 것이 된다. 답압 이외에 서릿발 작용과 파이프류의 우세가 결합된 침식 프로세스가 등산로 확 대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어:등산로 침식, 신속 측량법, 종주 등산로, 지리산 국립공원
Abstract:Ridge traversing trail in Mount Jiri National Park is classified as flat, gully-like, unilateral, and asymmetric bilateral, paths based on a location and gradient of paths. These types are interchangeable due to a drainage condition of trail surfaces. Using a rapid survey, the trail is 135.9 cm wide, 23.6 cm deep and 5.1° in a gradient, respectively. All treads have been compacted due to human trampling. The path width is affected by a slope aspect and a distribution of Sasa borealis. An asymmetric path is wider than a symmetric path. A soil erosion rate is equivalent to 68.9 cm2/year for the period from 1960 to 2009, suggesting that the trail has been widened 2.7 cm/year and the tread lowered 0.4 cm/year. Trampling and needle ice action combined with rainwash induced by a pipeflow are dominant erosion processes contributing to the trail expansion.
Key Words : trail erosion, rapid survey, Ridge traversing trail, Mount Jiri National Park
* 이 논문은 2010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비)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NRF- 2010-327-B00758)
** 제주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Professor, Department of Geography Education, Jeju National University), [email protected]
1. 서론
산림에 대한 의식 조사(Korea Forest Service, 2007) 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매월 1회 이상 산을 찾고 있다. 성인 등산 인구는 연인원 4억 6,200만 명으로 2001년의 1억 7,600만 명에 비하여 5 년 사이에 2.6배나 증가하였다. 더욱이 2007년부터 국 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등산 인구는 더욱 늘어나 한라산의 경우 2006년의 745,308명에서 2009년에는 988,382명으로 32.6%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1,141,632명이라는 기록적인 등산객 수를 보였다 (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1). 국내에서 등산 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 면서 레저와 휴양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크게 증가 했을 뿐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등산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Munhwailbo, 2006).
한편, 같은 조사에서 좋아하는 산은 지형 경관이 우 수한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등의 순으로 나타나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소위 명산에 등산객이 집중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07). 그 러나 등산객의 집중은 등산로 훼손으로 이어지기 쉬워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월악산 및 속리산에서는 토양 침식과 식생의 뿌리 노출 등 훼손 상태가 심각한 것으 로 보고되고 있다(Kukminilbo, 2007). 더욱이 백두대 간 종주 산행이 붐을 일으키면서 최근에는 백두대간을 이루고 있는 지명도가 낮은 산에도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그 결과 등산로 훼손은 국립공원 구역의 명산에 만 국한되지 않고, 오히려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공원 구역 바깥의 작은 산에서 더욱 심각하게 진 행되는 등 등산로 훼손은 등산객으로 붐비고 있는 국 내 대부분의 산들이 겪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Kim and Park, 1998; Kwon and Lee, 2003; Kwon et al., 2004; Park et al., 2010).
등산로에 대한 이용 압력이 높아지면 등산객의 답압 으로 인하여 등산로 노면에는 난투수층(難透水層)이 형성된다(Quinn et al., 1980; Ohnuki et al., 1999;
Kim, 2003). 투수성이 낮아진 비탈면 등산로에는 강우
와 더불어 지표류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릴 또는 우 곡 침식을 통하여 등산로 노면이 세굴된다. 또한 평탄 면 등산로에는 강우 직후 물웅덩이와 진흙탕이 출현하 기 쉽고, 등산객이 이를 피하여 걸음으로써 주변 식생 이 파괴되고 등산로가 확대된다(Weaver and Dale, 1978; Ono et al., 1990; Choi, 2002). 따라서 등산객이 집중되고 있는 산에서는 답압에 기인하는 등산로 훼손 을 피하기 어렵다(Hammitt and Cole, 1998;
Watanabe, 2008; 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09).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은 공원 면적이 440.5㎢로 매우 넓고, 총길이 230.8㎞의 51개 등산로 가 개설되어 있어 등산객의 분산 효과가 크다고는 할 지언정 매년 300만 명에 가까운 등산객이 몰리고 있어 등산로의 과도한 이용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산악 국립 공원 가운데 하나이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1). 현재는 복구 작업이 이루어진 노고단과 세석평 전에서 확인되듯이 체계적인 관리가 실시되기 이전의 과도한 이용으로 야영지를 중심으로 심한 훼손을 경험 했을 뿐 아니라 종주 구간에도 복구 작업이 필요한 34,000㎡의 환경 피해도 4등급 이상 훼손지가 분포한 다는 보고(Kwon et al., 1991)도 있다. 따라서 이 논문 에서는 북한산과 설악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종주 구 간을 대상으로 등산로의 유형, 규모 및 침식 속도 등 물리적 특성을 밝힘으로써 산악 국립공원 등산로의 보 존 및 관리 방안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 다.
2. 연구 지역 및 방법
1) 지리산 국립공원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산청 군, 함양군 및 하동군에 걸쳐 있는 면적 440.5㎢, 둘레 길이 320㎞의 지리산 국립공원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1967년 12월 29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남한에
서는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천왕봉(1,915m)을 비롯하 여 반야봉(1,751m), 노고단(1,507m) 등 표고 1,500m 를 넘는 16개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리산의 주 산릉은 종석대를 경계로 남북 및 동서 방향의 두 산 릉으로 구분된다(Figure 1). 덕두산-바래봉-세걸산- 만복대-성삼재로 이어지는 남북 산릉과 노고단-토끼 봉-덕평봉-촛대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동서 산릉을 연결하면 주 산릉의 길이는 58㎞에 달한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03).
동서 방향의 주 산릉으로부터 북동-남서 및 북북 서-남남동 방향으로 다수의 산릉이 발달하며, 하곡도 같은 방향으로 발달하여 북동-남서 방향으로 심원 계 곡, 천은사 계곡, 화엄사 계곡, 북서-남동 방향으로 피 아골, 중산리 계곡, 대원사 계곡, 한신 계곡 등이 출현 한다. 지리산의 북사면과 동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각 각 임천강과 덕천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유입하며, 남 사면과 서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섬진강으로 유입한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지질은 선캠브리아기의 지리산 편마암 복합체에 속하는 변성암류를 중심으로 일부 시
대 미상의 반려암과 중생대 쥐라기에 편마암 복합체를 관입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넓게 분포하 고 있는 변성암류는 화강암화 작용의 정도에 따라 화 강암질 편마암, 반상변정 편마암, 혼성페그마타이트질 편마암 및 미그마타이트질 편마암으로 구분된다. 혼성 페그마타이트질 편마암과 화강암질 편마암은 주로 지 리산 중앙부에 분포하는데 비하여 반상변정 편마암과 미그마타이트질 편마암은 지리산 동·서부의 주변부 에 나타난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03).
지리산 국립공원은 동서 방향의 주 산릉을 경계로 남부와 북부 사이에 기온과 강수량의 차이가 발생한 다. 연평균 기온은 남부가 13℃, 북부가 12℃이며, 여 름철 평균 기온은 비슷하나 겨울철 평균 기온은 남부 가 다소 높다. 여름철 남해를 통과한 습한 대기가 주 산릉 남사면에 부딪쳐 지형성 강우를 일으키므로 1,600~1,800㎜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국내 유수의 다 우지를 이룬다. 반면에 북사면은 겨울철 북서 계절풍 의 영향으로 남사면보다 적설량이 많다(Ji et al., 2009).
Figure 1. Topography around Mount Jiri. The soild line indicates Ridge traversing trail. 지리산 지형 개관
2) 지리산 종주 등산로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주요 산릉과 하곡을 따라 전부 51개의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1).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등산객이 이용하 는 등산로는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동서 방향으로 뻗 은 주 산릉을 따라 개설된 지리산 종주 등산로이다. 지 리산 종주라고 하면 과거에는 구례의 화엄사 계곡을 따라 노고단에 올라가 지리산 주 산릉을 타고 천왕봉 에 도달한 뒤 산청의 대원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소위 화대 종주1)를 의미하였다.
그러나 1988년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과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을 잇는 성삼재 관통 도로가 포장된 이 후에는 성삼재(1,102m)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게 됨으로써 실질적인 종주 산행은 노고단에서 시작되고 있다. 더욱이 천왕봉에서의 하산 등산로도 대원사 코 스뿐 아니라 중산리 코스와 백무동 코스 등으로 다양 해지면서 지금은 주 산릉까지의 등반과 주 산릉에서의 하산은 고려하지 않고, 노고단부터 천왕봉 또는 천왕 봉부터 노고단까지의 주 산릉 산행을 지리산 종주라고 부른다.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종주 등산로의 길이는 25.6
㎞로서, 20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산행이 이루어진다(Figure 2). 등산로 구간의
주요 봉우리는 서쪽으로부터 삼도봉(1,490m), 토끼봉 (1,534m), 명선봉(1,586m), 형제봉(1,443m), 덕평봉 (1,521m), 영신봉(1,561m), 촛대봉(1,703m), 연하봉 (1,667m)및 제석봉(1,806m)의 순으로 이어진다. 등산 로 구간의 최저점은 화개재(1,315m), 최고점은 천왕봉 이므로 최대 고도 변화는 600m에 달한다. 종주 등산로 에는 기점에 위치한 노고단 대피소를 비롯하여 연하천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 세석 대피소 및 장터목 대피소 등 5개 대피소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으 며, 일일 629명의 등산객을 수용하고 있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1).
종주 등산로의 주요 구간별 거리와 소요 시간은 노 고단-임걸령(3.2㎞, 90분)-화개재(3.2㎞, 90분)-토끼 봉(1.2㎞, 40분)-연하천(3㎞, 90분)-형제봉(2.1㎞, 60 분)-벽소령(1.5㎞, 30분)-세석(6.3㎞, 180분)-장터목 (3.4㎞, 100분)-천왕봉(1.7㎞, 60분)으로 총 소요 시간 은 12시간 20분이다.
3) 연구 방법
등산로 간이 평가법으로 알려진 신속 측량법을 사용 하여 노고단에서 천왕봉 방면으로 전 구간에 걸쳐 약 100m 간격으로 등산로의 노폭, 깊이, 구배, 토양경도 및 단면 형태를 조사하였다2). 등산로 노폭은 나지 상
Figure 2. A ridge of Mount Jiri viewed from Cheonwangbong summit. 천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종주 구간
태를 보이는 등산로의 폭을 가리키며, 깊이는 평균 깊 이로 구하였다. 노면의 구배는 디지털 경사계 (STABILA 86-Electronic)로 계측했으며, 토양경도는 푸쉬콘(push cone) 방식의 토양경도계(DAIKI DIK- 5553)를 사용하여 등산로 중앙에서 3~5개 지점의 평 균값으로 구하였다.
등산로 유형은 단면 형태를 기준으로 구분했으며, 단면 형태를 달리하는 모식적인 등산로 네 지점을 선 정하여 간이 측량을 실시하였다. 또한 노면 및 주변 사 면의 토양경도를 계측하고 등산로의 횡단면도를 작성 하였다. 신속 측량법 조사는 2009년 4월 22~24일 및 5 월 8~10일 2회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2010년 5월 10~12일과 11월 16~18일 2회에 걸쳐 보완 조사가 이 루어졌다.
3. 결과 및 고찰
1) 종주 등산로의 형태와 노면의 압밀(壓密)
종주 등산로에는 지리산 연봉을 잇는 산릉에 만들어 진 구간과 봉우리를 우회하여 사면을 가로지르는 구간 이 섞여 있으며, 이들 구간에 따라 출현하는 등산로의 형태가 달라진다. 산릉을 지나는 등산로는 단면 형태 가 대칭적인 모습을 보인다.
Figure 3a는 위치표시판3)22번과 23번 사이(음정삼 거리 부근)의 안부에 출현하는 노폭 136㎝의 등산로로 노면의 구배는 0.8°이다. 등산로의 깊이가 3㎝에 불과 하여 지피식생만 제거된 모습에 가깝다. 이처럼 등산 로의 구배가 크지 않은 산릉 구간에 만들어진 등산로 는 노면 가장자리의 측벽이 명료하지 않은 반면 봉우 리로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비탈길 등산로에는 노면 양 쪽에 측벽이 잘 발달하여 우곡(雨谷)의 모습을 보인다.
Figure 3b는 위치표시판 46번과 47번 사이(연하봉 부 근)의 산릉에 출현하는 노폭 126㎝의 등산로로 노면의 구배는 10.6˚이다. 등산로의 깊이는 44㎝이며 노면 중앙에는 최대 깊이 5㎝의 릴도 출현하는 전형적인 우 곡형 등산로이다. 측벽의 높이는 대체로 노면의 구배
와 비례하므로4)우곡화 정도를 기준으로 대칭형 등산 로를 유형화할 수 있다.
Figure 4a는 위치표시판 2번과 3번 사이(노고단 부 근)에 출현하는 노폭 147㎝의 등산로로 노면의 구배는 0.2˚이다. 사면을 가로지르는 등산로이므로 노면에 접하는 상부사면 쪽에는 N02˚W 방향으로 면한 높이 41㎝의 측벽이 발달한다. 그러나 하부사면 쪽에는 측 벽이 출현하지 않아 비대칭적인 단면을 만든다. 반면 에 Figure 4b는 위치표시판 1번과 2번 사이(노고단 부 근)에 출현하는 노폭 140㎝의 등산로로 노면의 구배는 1.9˚이다. 사면을 가로지르고 있으므로 상부사면 쪽 에 N18˚W 방향으로 면한 높이 48㎝의 측벽이 출현 할 뿐 아니라 하부사면 쪽에도 높이 30㎝의 측벽이 발 달한다. 사면을 가로지르는 등산로 가운데 노면이 세 굴되는 지점은 하부사면 쪽에도 측벽이 발달하여 대칭 형과 비대칭형의 중간형을 만들므로 비대칭형 등산로 는 하부사면 쪽에 출현하는 측벽의 유무에 의해 등산
Figure 3. Symmetric trail. Lower bar graphs indicate soil hardness (kgf/㎠). a) flat, b) gully-like. 대칭형 등
산로
로를 유형화할 수 있다.
따라서 단면 형태별 등산로는 노면과 주변 사면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은 평탄면형을 비롯하여 높이 차 이가 큰 우곡형, 한 개의 측벽으로 이루어진 외벽형,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측벽으로 이루어진 비대칭 양벽 형의 네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6㎞ 구간에서 100m 간격 으로 등산로의 형태와 규모를 조사한 지점은 전부 254 개이다. 이 가운데 암반 노출지, 애추 사면, 헬기 착륙 장, 대피소 마당과 같이 등산로 자체를 판정하기 어려 운 지점과 등산로 노면과 측벽의 복구 작업으로 인하 여 인공 등산로로 변한 지점을 제외하면 유효한 조사 지점은 212개이다. 이들 조사 지점을 대상으로 단면 형태별 등산로 구성비를 비교하면, 대칭형이 118개로 55.7%, 비대칭형이 94개로서 44.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노면의 평균 깊이 10㎝를 기준으로 대칭형 등산
로를 구분하면, 명료한 측벽을 지닌 우곡형과 그렇지 못한 평탄면형이 각각 102개와 16개로 대칭형 등산로 의 86.4%에서 노면의 우곡화가 진행되고 있다. 비대칭 형은 등산로 바깥쪽에 측벽을 지닌 지점이 57개, 측벽 이 없는 지점이 37개로 비대칭형의 경우도 60.6%의 등 산로에서 노면이 세굴되고 있다.
한편, 등산로의 단면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등산로 의 노면에는 토양이 압밀되어 난투수층이 발달하고 있 다. 평탄면형 등산로(Figure 3a)의 경우, 노면 중앙의 토양경도는 최고치 84.7㎏f/㎠을 비롯하여 10.0~62.9
㎏f/㎠의 범위를 보이는 반면, 측벽과 접하는 노면 가 장자리는 1.9~2.6㎏f/㎠, 노면 바깥쪽 사면은 0.8㎏f/
㎠로 차이가 크다. 우곡형 등산로(Figure 3b)도 릴이 만들어진 노면 중앙의 토양경도는 평균 66.5㎏f/㎠로 높지만, 측벽과 접하는 가장자리는 4.8㎏f/㎠, 답압이 일어나지 않는 측벽은 0.8㎏f/㎠로 낮아진다. 비대칭 형 등산로도 비슷하여 노면 중앙은 최고치 84.7㎏f/㎠
을 비롯하여 14.0~62.9㎏f/㎠의 범위를 보이는 반면 노면 가장자리는 2.2~4.7㎏f/㎠, 측벽과 노면 바깥쪽 사면은 0.7~0.8㎏f/㎠로 노면 중앙에 압밀된 표층이 출현한다(Figure 4).
212개의 조사 지점에서 토양경도 계측은 전부 노면 중앙에서 실시되었다. 2회에 걸쳐 계측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사 시기의 기상 조건이 토양경도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조사 시기별로 나누어 비교하면, 1차 조사 의 토양경도는 4.7~37.7kgf/㎠로 평균치는 10.1kgf/
㎠이다. 반면에 맑은 날이 지속되었던 2차 조사에서는 10.0~176.1kgf/㎠로 평균치는 45.4kgf/㎠이며, 1차 조사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높았다. 등산로 주변 자연 사면에서 계측한 토양경도가 0.7~0.8㎏f/㎠이므로 지 점에 따라 압밀 정도는 다소 다를지라도 종주 등산로 전 구간에 걸쳐 노면 중앙에 난투수층이 출현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등산로 노면에 만들어지는 난투수층은 지질(Ohnuki et al., 1999), 지형(Coleman, 1981; Kim, 2003), 토양 (Kuss, 1986; Yamada, 1993), 식생(Weaver and Dale, 1978)등 장소별 환경 요인에 의해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가장 중요한 형성 요인은 등산객의 답압이다.
등산로의 나지화는 등산객의 지속적인 답압의 결과로 Figure 4. Asymmetric trail. Lower bar graphs
indicate soil hardness (kgf/㎠). a) unilateral, b) bilateral. 비대칭형 등산로
서, Jeju Province(2000)에 의하면 등산객의 5회 통행 으로 식물은 잘리기 시작하고 20회에 소로가 출현한 다. 통행 횟수가 30회를 넘으면 토양이 드러나기 시작 하며, 50~100회에 식물은 완전히 파괴되고 암석도 노 출하여 강우 발생 시 토양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 또 한 인공사면에서 실시한 답압 실험에서도 등산객의 증 가는 필연적으로 토양의 압밀을 통하여 등산로 노면에 난투수층을 초래한다(Quinn et al., 1980).
2) 종주 등산로의 형태 요소와 발달 과정
신속 측량법에 의해 계통 추출한 212개의 유효 조사 지점을 대상으로 등산로의 형태 요소를 비교하면, 종 주 등산로의 노폭은 95~242㎝의 범위를 보이며 평균 노폭은 135.9㎝이다. 10㎝ 간격으로 노폭의 빈도 분포
를 구하면, 120~130㎝ 구간이 가장 많은 45개로 전체 의 21.2%를 차지한다(Figure 5). 노폭 100㎝ 이하와 200㎝ 이상의 지점은 각각 10개와 7개에 불과한 반면 100~150㎝와 150~200㎝ 범위에 들어가는 지점은 각 각 151개와 44개이며, 특히 100~160㎝ 범위에 조사 지점의 4/5에 달하는 171개가 들어간다.
등산로의 깊이는 1~64㎝의 범위를 보이며 평균 깊 이는 23.6㎝이다. 5㎝ 간격으로 깊이의 빈도 분포를 구 하면, 15~20㎝ 구간이 가장 많은 48개로 전체의 22.6%를 차지한다(Figure 5). 깊이 10㎝ 이하와 40㎝
이상의 지점은 각각 24개와 15개에 불과하며, 10~40
㎝ 범위에 들어가는 지점이 전체의 81.6%인 183개를 차지한다.
등산로의 구배는 0~26.8°의 범위를 보이며 평균 구 배는 5.1°이다. 2.5°간격으로 구배의 빈도 분포를 구 하면, 2.5°이하 구간이 가장 많은 97개로 전체의 45.8%를 차지한다(Figure 5). 구배 10~20°와 20~30°
구간의 지점은 각각 26개와 5개에 불과하며, 10°이하 에 해당하는 지점은 181개로서 전체의 85.4%를 차지 한다.
등산로의 구배(Gr)에 대한 노폭(W), 깊이(D)의 상 관관계는 W =1.986Gr+125.6및 D =0.918Gr+18.9 로 정(正)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그러나 결정계수(R2) Figure 5. Frequency of width, depth, and gradient of
Ridge traversing trail. 종주 등산로 노폭, 깊이 및 구 배의 빈도 분포
Figure 6. A box-plot of width of symmetric and asymmetric trails. 대칭 및 비대칭 등산로 노폭의 박
스플롯
는 0.139 및 0.166으로 높지 않으며, 특히 노폭과 깊이 사이에는 명료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등산로의 형태 요소를 유형별로 비교하면, 대칭형 등산로는 노폭 132.8㎝, 깊이 23.8㎝ 및 구배 5.5°인데 비하여 비대칭형 등산로는 노폭 139.7㎝, 깊이 23.3㎝
및 구배 4.7°로 비대칭형의 노폭이 대칭형보다 6.9㎝
더 크다(Figure 6). 유형별 등산로의 형태 요소 간에도 정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으나, 결정계수가 0.337 인 대칭형 등산로의 구배와 깊이의 상관관계를 제외하 면 두 유형 모두 형태 요소 간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
한편, 종주 등산로는 동서 방향으로 달리는 주 산릉 을 따라 만들어져 있으므로 사면을 횡단하는 비대칭형 등산로는 북향 사면에 위치한 경우(56개)와 남향 사면 에 위치한 경우(38개)로 구분할 수 있다. 사면의 향에 따라 등산로 측벽의 향도 달라지므로 사면의 향을 기 준으로 등산로의 형태 요소를 비교하면, 북향 사면 등 산로는 노폭 145.3㎝, 깊이 23.6㎝인 반면 남향 사면 등산로는 노폭 131.4㎝, 깊이 22.9㎝로서, 깊이는 비슷 하나 노폭은 북향 사면이 남향 사면에 비하여 13.9㎝
더 크다(Figure 7).
종주 등산로 주변에는 조릿대(Sasa borealis)가 서식 하며 등산로 노면과 바깥쪽 사면의 경계를 이루는 곳 이 많다. 따라서 조사 지점을 조릿대가 서식하는 곳(77 개)과 서식하지 않는 곳(135개)으로 구분하여 등산로
의 형태 요소를 비교하면, 조릿대로 둘러싸인 등산로 는 노폭 127.8㎝, 깊이 22.9㎝인 반면 조릿대가 출현하 지 않는 등산로는 노폭 140.6㎝, 깊이 24.1㎝로 특히 노폭에서 12.8㎝의 차이를 보인다. 또한 조릿대로 둘 러싸인 등산로 가운데 조릿대가 밀생하는 지점(17개) 을 다시 구분하여 비교하면, 조릿대 서식 밀도가 높은 등산로는 노폭 116.4㎝, 깊이 23.3㎝인 반면 서식 밀도 가 낮은 등산로는 노폭 130.9㎝, 깊이 22.6㎝로 노폭에 서 14.5㎝의 차이가 나타나 조릿대의 서식 밀도가 높 아질수록 노폭은 작아지고 있다(Figure 8).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지리산 종주 등산로의 발달 과정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Figure 9와 같다. 처음 노 면이 만들어지는 위치에 따라 산릉과 안부의 분수계 구간에는 대칭형, 사면을 가로지르는 구간에는 비대칭 형이 출현한다. 두 유형 모두 노면의 구배에 의해 급경 사 지점에는 우곡형과 비대칭 양벽형, 완경사 지점에 는 평탄면형과 외벽형이 만들어진다5).
노면의 배수 상태에 따라 유형 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대칭형 등산로는 배수 상태가 악화되어 노면 에 지표류가 발생하게 되면 평탄면형이 우곡형으로 변 하나 배수 상태가 개선되더라도 역방향의 변화는 일어 나지 않는다. 단, 노면의 구배가 크더라도 처음부터 배 수 상태가 좋아 지표류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평
Figure 8. A box-plot of trail width based on the distribution of Sasa borealis. 조릿대 서식 여부에 따
른 등산로 노폭의 박스플롯 Figure 7. A box-plot of trail width based on a slope
aspect. 사면 향에 따른 등산로 노폭의 박스플롯
탄면형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에 비대칭형 등산로는 배수 상태의 악화로 외벽형이 양벽형으로 바뀔 뿐 아 니라 배수 상태가 개선되어 지표류가 발생하지 않게 되면 양벽형이 외벽형으로도 변할 수 있다. 즉, 비대칭 양벽형에서 지표류가 발생하지 않아 더 이상 등산로의 우곡화가 진행되지 않게 되면 하부사면 쪽의 규모가 작은 측벽이 후술하는 침식 프로세스에 의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칭형 및 비대칭형 등산로 모두 조릿대의 영향을 받아 지하경(rhizome)과 잔뿌리가 잘 발달한 조릿대 서식 구간에서는 노폭 확대가 억제되는 반면 조릿대가 분포하지 않는 구간에서는 노폭이 확대되기 쉽다. 또 한 비대칭형 등산로는 후술하는 사면 향의 영향 때문 에 서릿발 작용에 유리한 북향 구간에서는 노폭이 확 대되기 쉽고, 반대로 남향 구간에서는 서릿발 작용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아 노폭 확대에 불리하다.
3) 종주 등산로의 침식 속도와 프로세스
종주 등산로를 이용한 산행이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 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조선시대에도 많은 사대 부들이 지리산 여행기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미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을 찾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당시의 지리산 여행은 사찰을 탐방 하는 둘레길 산행이거나 산릉에 올라가는 경우에도 천 왕봉 정상에 국한되고 있는 등 종주 산행의 모습은 찾 아볼 수 없다(Jung, 2009).
지리산에서는 1940년대부터 1960년대 초반에 걸쳐 많은 등산로가 개척되었으며, 이 가운데 종주 등산로 는 1957년 구례의 연하반 산악회에 의해 개척되고 안 내 판 이 세 워 진 것 으 로 알 려 지 고 있 다 (Sixty Daesanhwoi, 2003). 그러나 1955년 작가 전광용이 기 고한 종주 산행기(Chosunilbo, 1955)를 비롯하여 1937
Figure 9. Developing process of Ridge traversing trail. Path types are shown in Figure 3 and 4. The percentage are derived from the rapid survey on 212 sites. 종주 구간 등산로의 유형별 발달 과정
년 양정중학 산악부와 1938년 조선일보사 3차 산악 탐 험단의 종주 기록(Sohn, 2010)도 남아 있어 일제 강점 기에도 이미 지리산 종주 산행의 개념은 정립되어 있 었던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에 들어와 산악회와 학 교 산악부를 중심으로 종주 산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 졌으며(Sixty Daesanhwoi, 2003), 종주 산행의 대중화 를 반영하여 1971년에는 탐방객 수용을 위한 대피소 시설이 노고단, 세석, 장터목 및 치밭목에 세워졌다.
종주 산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종주 등산로도 형태가 분명해졌을 것으로 생각되나 그 시기를 정확하게 확인 하기는 어렵다. 종주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 년을 나지 상태의 등산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점으 로 간주한다면, 종주 등산로 구간 전체에서 발생한 토 양 침식량은 8638.7㎥이며, 연평균 침식량은 176.3㎥
가 된다. 또한 종주 등산로 횡단면에서 발생한 연평균 침식 속도는 68.9㎠로 추정된다6).
등산로 이용 압력이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 노고단~
화개재(6.3㎞), 화개재~세석(14.1㎞) 및 세석~천왕봉 (5.1㎞)의 3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연평균 침식 속도를 비교하면, 노고단~화개재 구간은 63.6㎠, 화개재~세 석 구간은 64.9㎠, 세석~천왕봉 구간은 87.5㎠이다.
노고단~세석 구간은 비슷한 반면 등산객 수가 가장 많 은 세석~천왕봉 구간은 다른 구간에 비하여 침식 속도 가 36% 정도 더 크다.
한편, 유형별 등산로의 노폭과 깊이를 종주 산행이 이루어진 년수(49년)로 나누어 노폭과 깊이의 연평균 침식 속도를 구하면, 노폭의 경우는 2.56㎝~3.0㎝의 범위를 보이므로 노면은 연평균 2.7㎝7)씩 넓어진 셈이 된다(Table 1). 유형별로는 외벽형 등산로의 노폭 확대 가 가장 크고, 평탄면형 등산로가 가장 작다. 또한 등 산로 노면은 연평균 0.11~0.55㎝(평균 0.4㎝)의 비율
로 낮아지고 있다.
지리산 종주 구간에서 처음 산행이 시작되면서 소로 형태의 등산로가 만들어졌고, 등산객이 지속적으로 통 행하면서 노면의 표층은 점차 압밀되어 난투수층이 출 현하였다. 그 결과 평탄한 안부 구간이나 완만하게 사 면을 가로지르는 구간의 등산로 노면에는 물웅덩이가 만들어지기 쉬워졌으며, 등산객이 물웅덩이를 피하여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노폭이 확대되었다(Figure 10a).
반면에 비탈 구간의 등산로에서는 땅 속으로 침투하지 못한 빗물이 노면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릴이나 우곡 침식을 일으켜 노면이 낮아졌다(Figure 10b).
등산로의 확대는 등산객이 노면 가장자리나 옆으로 걸으면서 등산로가 넓어지는 인위적인 경우와 등산로 노면과 측벽에서 발생하는 침식 프로세스에 의한 자연 적인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등산객의 보행으로 인한 등산로의 확대는 매년 조금씩 넓어지기 보다는 특정한 해에 한 번에 큰 폭으로 일어나는 반면 자연적인 침식 프로세스에 의한 등산로의 확대는 매년 조금씩 일정한 비율로 일어난다(Watanabe and Fukasawa, 1998;
Kim, 2008).
일정한 노폭으로 확대된 평탄지의 등산로에서는 등 산객이 노면을 벗어나 걷는 일이 적어지므로 등산로는 크게 확대되지 않고 비교적 안정 상태를 유지하게 된 다. 비탈길 등산로도 반원이나 장방형의 단면을 지닌 우곡형 등산로로 바뀌게 되면 등산객의 보행이 등산로 안으로 제한을 받게 되므로 노폭의 확대 속도는 감소 하게 된다. 주변이 대부분 산림으로 덮여 있고 노면의 구배도 크기 않은 지리산 종주 구간 등산로를 전체적 으로 봤을 때, 초기의 급속한 등산로 확대 단계를 지나 면 국지적으로 분기로가 만들어진 일부 지점을 제외하 면 인위적인 요인보다는 등산로 노면과 측벽에서 발생
Table 1. Soil erosion rates of Ridge traversing trail based on a path type. 등산로 유형별 연평균 침식 속도
Type Width (㎝/yr) Depth (㎝/yr)
Symmetric Flat 2.56 0.11
Gully-like 2.74 0.55
Asymmetric Unilateral 3.0 0.37
Bilateral 2.76 0.55
Symmetric Symmetric
Asymmetric
하는 자연적인 침식 프로세스가 등산로의 확대를 주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등산로의 노면이 침식되면서 지중의 자갈과 암괴가 노출하여 노면을 덮게 되면 우세에 의한 침식은 둔화 될 수 있다. 더욱이 산악 지역의 토양 특성상 토심이 깊지 않으므로 노면의 세굴로 기반암이 노출하게 되면 더 이상 노면의 저하는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등산 로에서의 침식 프로세스는 주로 측벽에서 일어나 노폭 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측벽에서의 침식 프로세스로는 서릿발 작용을 비롯 하여 취식(吹蝕), 우적(雨滴) 침식, 우세(雨洗) 및 동물 의 작용 등을 들 수 있으나(Kim, 2008a), 산림 지대에 위치한 등산로는 수목에 의한 방풍 효과와 차단 효과 때문에 취식과 우적 침식의 효과는 크지 않다. 등산로 가 주로 산림을 통과하는 지리산 종주 구간에서도 취 식과 우적 침식으로 인한 등산로의 확대는 현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일주기의 동결융해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 는 산지에서는 서릿발 작용이 등산로 측벽의 후퇴를 주도한다(Kim, 2008a). 지리산 종주 구간에서도 11월 동결 진행기와 4월 융해 진행기에는 등산로의 측벽 전 면에 항상 서릿발이 발생하며, 서릿발에 들려졌다가 서릿발이 녹으면서 떨어진 토양 입자들이 이완된 상태 로 등산로 측벽 하부에 쌓여 있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Figure 11).
더욱이 서릿발 작용은 토양 표층을 이완시킴으로써 가동성이 커진 토양 입자가 취식이나 우세에 의해 효 과적으로 제거되는 침식 프로세스도 중요하다(King, 1971; Perez, 1992; Grab, 2002; Kim, 2006). 2011년 4 월 22일 지리산 노고단에는 72㎜의 일 강우량을 기록 한 강우 이벤트가 발생하였다8). 그날 오후 등산로 측 벽에 발달한 다수의 파이프로부터 파이프류가 흘러나 와 서릿발 작용으로 이완되어 있던 측벽 표층의 토양 입자들을 씻어 내리는 우세가 도처에서 관찰되었다 (Figure 12). 따라서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봄철 융해 진행기에는 서릿발 작용과 파이프류의 우세가 결합된 침식 프로세스가 등산로 측벽의 후퇴, 즉 노폭의 확대 를 주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릿발 효과는 등산로가 위치하는 사면의 향에 따라 등산로 노폭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리산 종주 구간에서는 북향 사면의 등산로 노 폭이 남향 사면의 등산로 노폭보다 13.9㎝ 더 크다 (Figure 7). 일반적으로 서릿발 작용에는 기후 조건뿐 아니라 토양 수분의 함량도 중요하다(Meentemeyer and Zippin, 1981; Mathews Ⅲ, 1999). 일조량이 작은 북사면 등산로의 북향 측벽은 남사면 등산로의 남향 측벽에 비하여 증발량이 작으므로 토양 수분을 오래 보유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기후 조건이라면 북향 측 벽에서 서릿발이 발달하기 쉬우므로 북사면 등산로의 측벽 후퇴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 성판악 등산 Figure 10. (a) A puddle of rainwater on a flat path and (b) a surface flow on a steep path produced by
compacted soil of treads. 노면의 난투수층으로 인하여 출현한 물웅덩이와 지표류
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며(Kim, 2008a), 불암 산 등산로에서는 남향 측벽보다 수분 집적에 유리한 북향 측벽의 토양 단면에 더욱 뚜렷한 엽상 구조가 발 달하고 있다(Kee and Kim, 2007).
비대칭형 등산로의 노폭은 대칭형 등산로의 노폭보 다 6.9㎝ 더 크다(Figure 6). 양쪽에 측벽을 지닌 대칭 형 등산로보다 오히려 한쪽에만 측벽을 지닌 비대칭형 등산로가 더 넓은 것은 파이프류를 포함한 우세의 차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안부와 산릉을 따라 만들어진 대 칭형 등산로의 위치는 분수계에 해당하므로 등산로로 부터 양쪽 사면으로 지표수와 지중수가 발산하는 장소
이다. 따라서 사면으로부터 등산로 쪽으로 지표류가 흘러 들어오지 못할 뿐 아니라 등산로 측벽에 파이프 도 발생하기 어렵다. 반면에 사면을 가로지르는 비대 칭형 등산로는 지형 조건상 등산로 위쪽의 사면으로부 터 측벽을 타고 등산로 안쪽으로 지표류가 흘러 들어 오기 쉬우며, 지중에서도 측방 침투류가 파이프류의 형태로 등산로 측벽에 발달하여 측벽의 침식을 일으킬 수 있다(Figure 13).
한편, 등산로 주변에 조릿대가 서식하고 있는 구간 은 서식하지 않는 구간보다 등산로의 노폭이 12.8㎝
더 작다. 특히 조릿대가 밀생하는 구간은 조릿대가 서
Figure 12. (a) Three pipeflows developed on a sidewall and (b) soil particles washed away by pipeflows. 등산 로 측벽의 파이프류 및 파이프류에 의해 측벽에서 씻겨내린 토양 입자
Figure 11. (a) Needle ice occurred on a sidewall and (b) soil particles loosened by melting of needle ice. 등산 로 측벽에 발생한 서릿발 및 서릿발 융해로 이완된 토양 입자
식하지 않는 구간보다 노폭이 24.2㎝ 더 작으며, 조릿 대가 서식하더라도 밀생하지 않는 구간에 비해서도 14.5㎝나 더 작다(Figure 8). 따라서 등산로 주변의 식 생 가운데 조릿대는 등산로의 노면 확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면의 확대는 등산로 주변에 서식하는 지피식생의 제거를 의미한다. 따라서 등산객의 답압에 대한 식물 의 반응과 저항력은 답압을 받은 장소에서 다시 번식 할 수 있는 능력을 결정하는 식물의 생산력이 중요하 기 때문에 관목보다는 초본 식물이 답압에 대한 저항 력이 크다(Weaver and Dale, 1978). 또한 식물의 생 육 양식도 중요한데(Coleman, 1981), 교란 초기에는 종자에 의해 빠르게 번식하다가 점차 영양체 번식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일반적인 하층 식생과는 달리 조릿대는 확장 초기부터 지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분과 영양소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려고 물질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지하부에 배분함으로써 광 대한 근계를 만드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조릿대 의 지하경과 잔뿌리는 임분 내 영양소의 용탈을 억제 하고 토양 침식을 방지하는 생태학적 역할을 맡고 있 다(Cha, 2001). 즉, 땅속에 잘 발달한 근계를 지닌 조 릿대는 다른 관목이나 초본 식물보다 답압과 침식 프
로세스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 그 결과 초지 구간보다 는 조릿대 구간에서 등산로의 노폭이 좁아지고 (Yamada, 1993), 초지 박리(turf exfoli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한라산 아고산대에서도 지하경으로 이 어져 있는 제주조릿대(Sasa quelpaerntesis)가 토양 침 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Kim, 2008b).
4. 결론
지리산 국립공원 종주 구간 등산로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신속 측량법을 이용하여 노고단에서 천왕봉 방면으로 전 구간에 걸쳐 약 100m 간격으로 등 산로의 노폭, 깊이, 구배, 토양경도 및 단면 형태를 조 사했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종주 등산로는 노면이 만들어지는 위치와 구배에 의 해 단면 형태가 다른 네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이 가운 데 우곡형 48.1%, 비대칭 양벽형 26.9%, 외벽형 17.5%, 평탄면형 7.5%의 순으로 나타나며, 노면의 배 수 상태에 따라 유형 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등산로의 노폭은 135.9㎝, 깊이는 23.6㎝, 구배는 Figure 13. Retreat of a sidewall due to a surface flow from a upper slope. 지표류의 유입으로 인한 측벽의 후퇴
5.1°이며, 토양경도는 1차 10.1kgf/㎠, 2차 45.4kgf/
㎠로 모든 노면이 압밀된 상태이다. 노폭은 대칭형 등 산로보다 비대칭형 등산로가 6.9㎝ 더 크며 깊이는 차 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면을 가로지르는 비대칭형 등 산로는 북향 사면에 놓인 등산로의 노폭이 남향 사면 에 놓인 등산로의 노폭보다 13.9㎝ 더 크다. 노면 가장 자리에 조릿대가 서식하는 등산로의 노폭은 서식하지 않는 등산로의 노폭보다 12.8㎝ 더 작고, 특히 조릿대 가 밀생하는 등산로의 노폭은 24.2㎝나 작아진다.
종주 구간에 나지 상태의 등산로가 만들어지기 시작 한 시점을 1960년으로 간주하면, 구간 전체에서 발생 한 토양 침식량은 8638.7㎥, 연간 침식량은 176.3㎥, 등산로 횡단면에서의 연평균 침식 속도는 68.9㎠이다.
또한 종주 등산로의 노폭은 지난 49년간 매년 2.7㎝씩 넓어지고, 노면은 0.4㎝씩 낮아진 것이 된다.
종주 구간의 등산로 확대를 일으킨 침식 요인은 등 산객의 답압 이외에 동결융해 작용과 우세로서, 특히 봄철에 일어나기 쉬운 서릿발 작용에 파이프류의 우세 가 결합된 프로세스가 등산로 침식을 주도하는 반면 종주 등산로는 대부분 방풍 및 차단 효과가 큰 산림 구 간에 위치하므로 취식과 우적 침식의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등산로는 등산객이 산 정상으로 올라갈 때 이용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산지의 지형경관이나 고산식물을 보 고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즉, 등산로는 산악 지역의 자연을 즐기는데 필수불가결한 시설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등산로 훼손에 대응하여 각 지에서 끊임없이 복구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등산로의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 인 복구 사업에도 불구하고 등산로 훼손은 멈추지 않 고 있다. 때로는 과도한 등산로 정비가 오히려 산지 본 래의 자연스러움을 훼손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반복적인 복구 사업에도 불구하고 훼손 방지 라는 본래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것은 등산 로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훼손된 외관만 을 제거하는 대증요법적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 문이다. 그 결과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동일한 유형의 훼 손 현상이 다시 나타나게 된다. 과도한 등산로 정비 역 시 지점별 훼손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전 구간
에 걸쳐 일률적으로 공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등산로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실태 분석에 근거하여 훼손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기존의 대증요법적 등산로 관리 방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향후 계획하고 있는 지형, 지질, 토양, 식생, 미기후 등의 환경 요소를 고려한 등산로의 물리 적 특성 분석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등산로 관리와 보 전은 물론 우리나라 산지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토 양침식 문제의 해결에도 필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 을 것이다.
주
1) 구례 화엄사에서 코재를 거쳐 노고단으로 올라가며, 천왕봉 에서 하산할 때는 백무동이나 중산리가 아닌 중봉-써리봉- 대원사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하는 총길이 48㎞의 화엄 사-대원사 구간의 산행을 화대 종주라고 한다. 지금도 지리 산 마니아들은 화대 종주를 진정한 지리산 종주로 평가하고 있다.
2) 신속 측량법(rapid survey technique)은 등산로를 따라 10~500m 간격으로 측정 지점을 설정하고 등산로의 폭과 깊 이를 측정하는 방법으로서, 등산로의 훼손 상태와 특징을 파 악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구간의 특징이나 경향 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측정 지점의 수가 100개를 넘어야 하 므로 이를 토대로 측정 간격을 결정한다(Cole, 1983;
Hammit and Cole, 1998). 신속 측량법을 이용하면 많은 시 간을 들이지 않고도 등산로의 전반적인 훼손 상황과 경향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등산로 관리 측면에서 유용한 방법으로 인식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하고 있다(Kim and Park, 1998; Kwon and Lee, 2003; Kwon et al., 2004;
Park et al., 2010). 그러나 정밀한 토양 침식량과 침식 속도 의 논의에는 적절하지 않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단면 적 측량법이나 사진 측량법 등을 사용한다(Watanabe, 2008).
3) 지리산 국립공원의 등산로에는 대략 500m 거리 간격으로 다목적 위치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종주 등산로에는 노고 단에서 천왕봉 방면으로 01-01에서 01-52까지 52개의 표 시판이 순차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4) 대칭형 등산로의 노면 구배(Gr)와 깊이(D) 사이에는 D
=1.546Gr +15.34의 관계식이 성립하며 결정계수(R2)는 0.337이다.
5) 유형별 등산로 노면의 평균 구배는 평탄면형 1.5˚, 우곡형 6.1˚, 외벽형 4.5˚ 및 비대칭 양벽형 4.8˚이다. 단, 외벽 형 가운데 등산로 깊이가 10㎝ 이하인 경우는 1.0˚이다. 따 라서 편의상 대칭형 등산로에서는 1.5˚, 비대칭형 등산로 에서는 1.0˚를 기준으로 각각의 유형을 구분하였다.
6) 본격적인 종주 산행이 시작된 1960년 이전에는 등산로가 전 혀 세굴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토양 침식량을 등산로 횡단 면의 면적으로 구하였다. 즉, 신속 측량법에 의한 212개 지 점의 평균 단면적을 종주 구간의 길이 25.6㎞로 곱하여 구간 전체의 토양 침식량을 구하고, 이를 신속 측량법이 실시된 2009년까지의 년수(49년)로 나누어 연평균 침식량을 계산하 였다. 연평균 침식 속도는 등산로의 평균 단면적을 같은 년 수로 나누어 구하였다.
7) 길에서 한사람이 차지하는 공간 폭은 75㎝로 알려져 있다 (Watanabe and Fukasawa, 1998). 따라서 등산로 발생 초 기의 비교적 단기간에 노폭 75㎝에 가까운 등산로가 만들어 졌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이후 노면의 연평균 확대 속도는 2.7㎝보다 훨씬 작을 것이다. 그러나 초기 노면이 만들어진 시기와 크기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편의상 49년 간의 평균치로 제시하였다. 참고로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에 서의 측벽 침식으로 인한 노면의 연평균 확대 속도는 1.0㎝
로 조사되었다(Kim, 2008a).
8) 같은 날 성삼재 자동기상관측소의 일 강우량은 66.5㎜이다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1).
사사
현지 조사와 대피소 이용에 많은 도움을 주신 박은희씨, 소 승호 분소장님을 비롯한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지리산국 립공원 남부사무소 및 북부사무소의 직원 여러분들 그리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팀의 장정재씨, 곽병찬씨, 국립 공원연구원의 권헌교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유익한
지적과 건설적인 조언으로 논문의 질을 향상시켜 주신 심 사위원님들과 도면 작업을 도와준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지리교육전공의 이승욱군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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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투고일 2011. 6. 6 수정일 2011. 6. 27 최종접수일 2011.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