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종욱국토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mail protected])
“민간 주도 생활형 SOC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할 필요”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통한
전문건설업계의 활발한 진출 기대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KrIhS가 만난 사람 • 29 KrIhS가 만난 사람 • 30
제461호 2020 march
안종욱(이하 안)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경제 상황에서 건설투자의 부진이 전망되고 있 습니다. 국가 soc 예산이 12% 이상 증가한 것도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대책 중 하나라 고 생각됩니다. 우리 건설산업이 직면한 환경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간략한 진단을 부 탁드립니다.
김영윤(이하 김) 국내 건설경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민간 건축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0년 국내 건설수 주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약 151조 원으로 전망되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 한 우려가 큽니다. 그중, 저희 전문건설업계는 2020년 계약액이 전년 대비 소폭 증 가한 93.8조 원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발주 물량 감소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침체될 가능성이 크며, 업체수 증가로 인한 시장 내 경쟁 심화와 업체당 평균액 수 주액 감소가 예상됩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으로 갈수록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한다 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신규 건설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노후 SOC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의 수요는 큰 폭으로 증대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노후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 도시재생 사업 등의 생활형 SOC 수요가 향후 우리 건설산 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향후 국가 주도의 대규모 신축 공사 위주에서 민간 주도의 소형 유지보수 공사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이동함에 따라 이 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터뷰│안종욱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의 위축으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연구 원은 2020년 건설산업의 3대 과제로 공정상생 혁신, 민간투자 확대, 해외진출 지원을 선정하고 관련 정책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호 인터뷰에서는 김영윤 전문건설협 회장을 만나 건설산업이 직면한 3대 과제와 대응방안을 전문건설업계의 시각에서 모색 해보았다.
안 국토연구원에서는 현재의 건설산업이 직면한 3대 과제를 공정 혁신, 투자 확대, 해외 진출로 꼽았습니다. 이 중 공정 혁신은 건설산업 내 공정 경쟁 및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제입니다. 공정 혁신을 위해 특히 노력해야 할 부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김 건설산업 시스템의 측면에서 살펴볼 때, 건설산업 시장참여자들의 하위계층 에 대한 부담 전가가 가능한 현재의 수직적 · 지배적 체계에서 수평적 · 협력적 관 계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2018년에 정부가 발표한 건설산업 혁신 방안(6.28)과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11.7)이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향후, ‘종합건설-원도급, 전문건설-하도급’이라는 업역 울타리가 폐지되어 전문 건설업체가 원도급자로서 공사를 직접시공하는 등 상호시장 진출이 활성화된다면 공정한 건설산업 구조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산업 전반에 뿌리 깊게 퍼져 있는 ‘강자의 횡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면서 도 자정노력 강화 등을 위한 내부고발도 활성화하여 건설산업 전반에 만연해 있는 불공정 관행이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불공정행위 적발 시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탈법 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여 법 위반자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일벌 백계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여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업 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발주자의 불공정행위는 적발 시 해당 공공 발주기관의 공정성 평가 등에 반영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공공공사에 만연한 부당특약 설정 등을 뿌리 뽑기 위해서 발주자에게 적정한 관리의무 부여와 불공정행위 관리의지가 필 요합니다.
안 위 3대 과제 중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양쪽 모두에서 노력이 중요하 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민간투자사업(PPP)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변 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 우리나라의 민간투자사업은 1994년 「민자유치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된 이 래 약 108조 원에 이르는 투자성과를 이루면서 지역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각종 규제와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점차 정 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정부는 2013년, 2015년, 2019년 각각 민간투자 사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그 정책의 효과가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는 의 문입니다.
KrIhS가 만난 사람 • 30
제461호 2020 march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또한, 금융투자자들이 소규모 PPP 사 업에도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도 필요할 것입니다.
생활형 SOC는 정부의 중점 시책으로 ‘2022년까지 국가 최소수준 이상의 핵심 생 활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3대 분야 8개 핵심과제를 선정해 3년간 총 48조 원의 예 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생활형 SOC 사업 등 소규모 민자투자사업이 활성화된다 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중소 전문건설업체의 일감 증대로 인한 고용시장 활력 확보 등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을 통해 기존 종합건설업체만 수주가 가능하던 복합공사를 2021년부터 능력 있는 전문건설업체도 수주가 가능함에 따라, 저 희 전문건설업계는 이 생활형 SOC 사업에 전문건설업계의 활발한 진출이 이루 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주택 개선, 기초생활 인프라, 도시녹지 개 발 등 도시재생 사업에 전문건설업체의 진출 활성화를 위해 저희 협회가 ‘2020 년 도시재생 산업박람회’에 주관사로 참여하는 등 전문건설업계의 역량을 집중 할 예정입니다.
안 전문건설업의 해외 진출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특히 중소 중 견기업의 해외 중소규모 인프라 시장 진출 시 어떠한 지원이 필요할까요?
김 2019년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는 223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대비 31%나 감소하였으며, 2014년 66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수주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건설업계의 주요 진출 시장인 중동에서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량이 축소되는 점은 우리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 을 의미합니다.
2019년 전문건설업체 해외 진출 현황은 총 계약금액 13억 37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6천억 원을 달성하였습니다. 이는 2018년도의 12억 달러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이나, 대부분 국내 업체의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는 전문건설업의 해외 진출 특 성에 비추어 볼 때, 올해 이후에는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기존 의 대기업, 중동 위주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 탈피하여, 기술력 있는 중소건설업체 의 해외 진출 역량 강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 등을 통하여 변화를 추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기업들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물론 중요하지만,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 · 중 견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및 글로벌 기술경쟁
력 제고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중소 · 중견기업 여건에 부합한 맞춤형 해외 진출 전략을 마련하여 지원하 는 정책 방안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 부족과 보증의 어 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건설업체의 실태를 고려하여, 해당 국가의 입찰 정보, 현지 수행 환경, 건설관련 제도 현황 등 진출국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도록 플랫폼 을 조성하고, 프로젝트 자금 조달 및 각종 보증서 발급을 원활히 해 줄 수 있는 정 책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전문건설협회도 해외건설협력위원회 등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회원사를 위한 해외건설시장 진출 전략설명회, 시장조사단 파견 등의 사업을 진행 해 왔으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안 산업 환경의 변화에 맞물려 건설인력 고용 및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부분에서 전문 건설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김 전문건설업은 건설산업의 실질적인 고용주체로서 전체 건설산업 종사자 167만 명 중 절반이 넘는 89만 명이 전문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문건설업 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저희 전문건설업체가 마주하는 고용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 습니다. 건설산업은 기상 · 기후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 옥외작업 산업으로 작업 여건이 일반 사업장에 비해 매우 열악하여 젊은 노동인력이 기피하는 업종 1순 위가 되었습니다. 전문건설공사 기능인력 연령 분포를 보면 전체의 75%가 50세 이상이고, 30대 이하의 비율은 1.9%에 불과할 정도로 노동인력의 고령화가 심 각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건설현장 임금보장 강화, 근로환경 개선 등 의 정책은 건설현장의 실질적 고용주체인 전문건설업계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 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적정공사비와 적정임금 기준에 대한 미확보로 기존 건설업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은 전체 건설산업을 위축시켜, 결국 일자리가 감소하게 되는 부작용 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책 수립 및 시행 시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업 계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부분에서도 전문건설업은 실제 공사현장의 시공 주체로서 스마트 건설기술이 시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증대시킨다는 필요성을 인 지하고 있으며, 건설기계 자동화 기술, 현장 안전사고 예방 기술 등은 실제 건설현 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스마트 기술로서 그 수요가 높습니다. 따라
KrIhS가 만난 사람 • 30
제461호 2020 march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 끝으로 건설산업 및 건설경제 정책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토연구원 및 관 련 연구자들에게 당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 먼저, 건설산업 발전과 건설경제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서 애쓰시는 국토연구 원 관계자 여러분과 연구자 분들의 노고에 대해 전문건설업계를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터뷰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현재 대한민국의 건설산업은 대내외적 인 요인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기에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연구에 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 다. 저희 전문건설업계와 협회에서도 건설산업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주어 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필요한 경우 국토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협업하도록 하겠 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