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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전통문화와 현대섬유미술―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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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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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투고일_2020.06.10. 심사기간_2020.07.01-14. 게재확정일_2020.07.15. 동아시아 전통문화와 현대섬유미술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East Asian Traditional Culture and Contemporary Fiber Art ―Focused on Korea, China, and Japan― 정경연,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 / 윤나영(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섬유미술 박사과정 Chung, Kyoung Yeon_Professor, Dept. of Textile Art-Fashion Design, Hongik, University / Yoon, Na Young_Phd, (Corresponding author)_Dept. of fiber art Hongik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동아시아의 신앙과 지역학적 특성 3. 전통혼례복을 통해 본 문화와 상징 3.1. 한국의 문화상징과 혼례복 3.2. 중국의 복식문화와 혼례복 3.3. 일본의 색채상징과 혼례복 4. 현대섬유미술과 문화정체성 4.1. 한국의 전통 가옥(家屋)과 문화정체성 : 서도호의 집 4.2. 현대 패션에 적용한 중국 전통문화 : 비비안 탐 4.3. 신소재와 다민족의 전통의상 : 아라이 준이치 5. 결론 참고문헌.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77.

(2) 동아시아 전통문화와 현대섬유미술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East Asian Traditional Culture and Contemporary Fiber Art ―Focused on Korea, China, and Japan― 정경연,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 / 윤나영(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섬유미술 박사과정 Chung, Kyoung Yeon_Professor, Dept. of Textile Art-Fashion Design, Hongik, University / Yoon, Na Young_Phd, (Corresponding author)_Dept. of fiber art Hongik University. 요약 중심어 전통 문화 섬유미술 전통혼례복. ABSTRACT Keyword Tradition Culture Fiber Art Traditional Wedding clothes. 연구자는 21세기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동시간대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 논문은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혼례복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 하였으며 각기 다른 3국의 문화적 특징을 바탕으로 하였다. 이러한 특징은 섬유미술에 있어서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동아시아인의 사회공동체 의식과 가치 관은 도교, 불교, 유교 등의 종교적 신앙에서 비롯되었지만 각 나라마다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수용되 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혼례복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3국의 전통문화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한국에 대해서는 혼례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학(鶴)과 용(龍)의 상징을 총체 적으로 이해하고, 원삼(圓衫), 활옷(華衣), 남자 혼례복 등 전통 혼례복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여러 민 족이 공존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홍색용봉문치마(紅色龍鳳紋裙)와 구름문여포(雲紋女袍)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일본은 색채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공식적인 행사나 의식에서 기모노 위에 입었 던 허리끈 없는 겉옷인 우치카게(打掛) 와 최근까지도 혼례복으로도 사용되는 화문고소대(花紋小柚) 를 비교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현대섬유미술이 얼마나 전통 문화와 어떻게 관계를 맺 고 있는지 각 국가별 대표 예술가를 선정하여 문화정체성의 개념과 함께 분석하였다. 이의 결과로 제 시한 세 예술가 중, 한국의 작가 서도호(Seh Do ho, 1962~)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옥을 공간 으로 재현했으며, 노방(蘆坊)과 같은 비춰지는 천에 바느질하여 중첩효과를 나타냄을 알 수 있었고, 중국의 패션브랜드 비비안 탐(Vivienne Tam, 1995~)은 전통문화를 현대 패션에 적용한 패션디자인 을 창조해 내었다. 그리고 새로운 소재를 다루는 일본작가 아라이 준이치(Arai Junichi, 1932~)의 작 품에서 다민족의 전통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Researchers think they are living in the same time zone with the development of media in the 21st century. This paper is comparatively analyzed based on traditional wedding dresses from Korea, China, and Japan, and is based on the cultural characteristics of three different countries. This characteristic appeared in the same way in textile art, as the East Asian social community consciousness and values originated from religious beliefs such as Taoism, Buddhism, and Confucianism, but can be said to be accepted according to regional characteristics of each country. The study of the traditional culture of the three East Asian countries centered on wedding clothes was conducted in the following order. About Korea, the symbols of Crane and Dragon, which are most frequently seen in wedding clothes, are understood in general, and traditional wedding clothes such as Wonsam, Hwarrot, and male wedding clothes were examined. In addition, in China, where various ethnic groups are mixed, red-colored dragon peaks and cloud-moon follicles are analyzed. Japan first understood the color symbols and looked at Uchikage, a waistless outerwear worn over kimono at formal events and ceremonies, and the Hwamungosodae which was used as a wedding suit until recently. Finally, the representative artists of each country were selected to analyze how modern textile art is related to traditional culture and to analyze it with the concept of cultural identity. Among the three artists presented, as a result, Korean artist Suh Do-ho(1962~) recreated the hanbok in which the writer spent his childhood as space, showed overlapping effects by sewing on a reflected cloth like a presbytery, and Chinese fashion brand Vivian Tam(1995~) created a fashion design that applied traditional culture to modern fashion. And it was once again confirmed that multi-ethnic traditions play an important role in the work of Japanese writer Junichi Arai(1932~) who deals with new materials.. 본 연구는 홍익대학교 교내학술 연구비 지원과제임. 378.

(3) 1. 서론 동아시아 3국―한국, 중국, 일본―은 중국 사상가들의 사유체계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각국의 문화적 특성에 맞게 이를 받아들였다. 그 때문에 3국의 문화는 유사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점은 섬유미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 선사시대부터의 토속신앙 등 의 우주론적 상징요소들이 혼합되어 있으며, 일본은 특유의 농경문화와 관련된 신화와 함께 식물적 세계관으로서의 미의식을 보인다. 본 연구는 동아시아의 전통혼례복을 통해 그 지역 전통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동아시아의 문화는 종교와 미의 상징에 따른 집단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지역학적인 관점에서 관찰 할 때,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각국의 문화적 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인생 의 가장 중요한 의식(儀式)인 혼례에서도 알 수 있다. 혼례는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인륜 지대사(人倫之大事)로 두 남녀가 서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현대섬유미술과 문화정체성’에서는 한, 중, 일 3국에서 각 국가의 문화 에 연관된 작가의 작품을 통해 문화 배경을 이해하고 그들이 가지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문헌 자료로는 2006년의 숙명창학 100주년 기념전 카달로그 󰡔禮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에 소개된 동아시아 전통혼례복을 주로 참고하였다. 그리고 일본 문화와 미의식을 이해하는 데에는 이마미치 도모노부(今道友信)의 󰡔동양의 미학󰡕을 주로 참고하였고, 한국 문 양의 상징을 이해하는 데에는 엄소연 󰡔기의분류로 본 한국의 동물상징󰡕에서 도움을 받았다.. 2. 동아시아의 신앙과 지역학적 특성 동아시아인은 개인, 즉 ‘나’로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서양인과 달리 ‘인의(仁義)’ 즉, 타인과의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 말은 이마미치 도모노부가 쓴 책 『동양의 미학』에서 한자 구조를 통해 설명한 동양인의 도덕 개념이다. 인은 동양 전통에 의하면 개인성 (Individualité)이 아니라, 즉 상호 개인성(Inter-individualité)이며, 의는 󰡔논어󰡕의 ‘고삭지희 양(告朔之餼羊)’1) 에서 알 수 있듯이 의라는 글자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하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2) 여기에서 동양인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 의식이 서양인 보다 더 강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이웃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중국은 대륙으로, 일본은 바다를 경계로 한다. 이렇게 인접한 3국의 동아시아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삶의 가치관은 다음의 세 가지 신앙체계, 즉 도교, 불교, 유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특히 동아시아인의 가치관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도교란 '길'을 의미하는 ‘도(道)’, 즉 우주의 생명력과 자연관에 기반을 둔 사유(思惟)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에 대한 철학은 기원전 6세기경에 노자(老子)가 쓴 도덕경(道德經)에서 출발하여 기원전 1세기 송나라 의 장자(莊子)의 저술에 의해 정립되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인들이 도교를 쉽게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도교의 세계관이 자연을 숭배하는 한국 고유의 토속신앙과 닮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태극에도 음(바)과 양(陽)의 화합의 형태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한국인의 사유체계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교 사상은 예술에 기(氣)의 형태로 나타나며 , 섬유미술의 자수나 보자기와 같은 창작품에서 우주와 자연 질서의 조화 형상으로 표현되어 있다.3) 동아시아 지역에서 불교는 전통예술과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가장 널리 퍼진 종교 중 하나이다. 이 종교는 모든 생명체의 출생, 죽음, 부활을 초월하여 존재가 지닌 고통에 대해. 1) ‘고삭지희양告朔之餼羊’은 고삭告朔 즉, 달의 최초의 날을 제일祭日로 삼고, 그날에 하늘을 받드는 희생의 짐승으로서의 양을 말하 는 것이다.(이마미치 도모노부(今道友信) 씀 / 조선미 번역 『동양의 미학』 다할미디어, 서울, 2005 p.228 참조) 2) 이마미치 도모노부(今道友信) 씀 / 조선미 번역 『동양의 미학』 다할미디어, 서울, 2005 pp.227-230 3)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숙명창학 100주년 기념특별전 2006. 5. 16. ~ 12.30 p.28 참조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79.

(4) 설파(說破)한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가장 기초는 사체(四諦)로, 즉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이고, 고통의 원인은 욕심이며, 고통은 욕심을 버릴 때만 끝이 나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팔정 도(八正道)의 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4) 불교와 함께 새로운 형식, 문양, 양식 등이 전해졌 으며, 예술가와 시주(施主)들을 사로잡고 동아시아 예술사의 황금기로 인도했다. 섬유예술에 서 불교는 이야기를 담은 방장, 기, 제단 보, 경전 겉표지, 승려와 불상을 위한 법의, 닫집 (Canopy), 사찰 장신구들의 생산을 대중화 시켰다.5)고 한다. 본 연구의 맨 앞에서 서술했듯이 동아시아인의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유교 사상은 사회적 조화 를 이루기 위한 도덕관이라고 이해된다. 이러한 유교의 가치관은 사회 질서를 위한 규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사회 질서의 정상에 있었던 임금은 우주 질서를 유지하고 자신의 조상과 선대 통치자들을 공경하기 위한 의식을 집행했다. 가정의 단계에서 유교는 장례, 조상의 영에 대한 제물, 혼례에서부터 손님 접대 법, 식사법, 옷 입는 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의식들 로 모든 계층의 사회적 상호 작용에 있어서의 명백한 의무들을 강조했다.”6) 동아시아의 전통 의복은 유교사상과 연관된 것이 많고, 문양에는 도교와 관련된 자연물이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문양들은 우주, 사회, 자연 등의 천상과 인간의 조화를 위한 소원의 표현이다. 중국은 대륙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리적으로는 많은 지역이 초원과 사막, 그리고 산맥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종족들의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나라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고대 중국의 직물 장식은 ‘우주 내에서 개인의 존재를 구성하고 알리는 중요한 시각적인 도구’이자 사회적 위치와 행운을 나타냈다.”7) 그리고 일본복식을 대표하는 기모노는 초기에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분 리된 형태였으나 점차 길이가 길어지면서 넓은 소매가 달리게 되었으며, 무더운 여름에도 적합 하도록 통기성이 좋고 품이 넉넉한 포 형태로 발전하였다.8) 3장에서는 이와 같이 동아시아 3국의 문화와 상징에 대해 알아보고자 각 나라의 전통혼례복을 연구하려고 한다.. 3. 전통혼례복을 통해 본 문화와 상징 3.1. 한국의 문화상징과 혼례복 한국의 혼례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한국의 동물상징은 학(鶴)과 용(龍)이다. 엄소연은 그녀가 쓴 󰡔기의분류로 본 한국의 동물상징󰡕에서, 학 그림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등장 한 것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이며, 학은 여러 신(神)과 서수(瑞獸), 그리고 신조(神鳥)를 탄 천인(天人) 및 기악천을 표현하고 있다. “학의 고고한 자태와 생태의 속성은 승천·초월·장수 등을 상징하며 신선사상과 불로장생의 의미를 함의한 선계로의 매개체이자, 천년을 사는 선학 (仙鶴)”의 표현으로 17-19세기 그녀의 그림 29건을 선정하였다. 학은 회화와 민화에서 지속 적으로 그려진 주요 동물상징이며, 도교계통의 고사 등과 관련되어있다. 특히 259건의 학무늬 를 용도별로 분류한 결과, 복식류가 98건(전체의 약 8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그리고 ‘용(龍)’은 무궁무진한 조화와 예시의 능력을 보유한 신(神)’9)이며, 봉황·기린·거북·용 을 일컫는 수호적인 사령수(四靈獸) 중 하나이다. 곡령(穀靈)이자 시조신인 지모신(地母神, Mother Goddess)과 수호신이며 농경사회와 연관된 지신(地神)을 상징한다.10) 1404년에 조선 왕조는 유교를 공식 국교로 정했다. 그때부터 왕실에서는 유교 의식으로 혼례를. 4) 팔정도(八正道)는 올바르게 보는 것(正⾒),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正思), 올바르게 말하는 것(正語),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正業), 올 바르게 목숨을 유지하는 것(正命), 올바르게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正勤), 올바르게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正念), 올바르게 마음을 안정하는 것(正定) 등이다. (카달로그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숙명창학 100주년 기념특별전 2006. 5. 16. ~ 12.30 p.28 참조) 5) For a discussion of the impact of Buddhism on the art of embroidery, see Young Yang Chung, Silken Threads, p.101-103 참조 6)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앞의 책, p.104 7) 정영양, 「서문」 in 카달로그 『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정영양자수박물관·숙명여자대학교, 2005, 정영양자수박물관 p.13 8) 홍나영 신혜성 최지희 공동 저, 『아시아 전통복식 Traditional Costumes of Asia』, ㈜교문사, 2004 p.51-52참조 9) 구미래 『한국인의 상징세계』, 293-296쪽 참조 10) 이은봉, 『한국고대종교사상 - 천신·지신·인신의 구조 -』, 집문당, 1984, pp.152-153 380.

(5) 치르도록 했다. 그러나 중국식 모델과 너무 달랐기 때문에 한국의 토착 전통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림 1> 원삼(圓衫) Court robe. <그림 2> 활옷(華衣). 한국(韓國), 조선시대(조선시대), korean,. Korean wedding robe (Hwarrot).. Joseon dynasty. 길이(L) : 110.8 cm,. 한국(韓國) 조선시대(朝鮮時代), Korean, Joseon. 너비(W) : 130.4 cm. dynasty. 길이(L) : 130cm, 너비(W) : 185.0cm.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한국의 “혼례는 신부의 집에서 치러졌고 혼례 후 대개는 신랑이 신부가족의 집으로 들어 와서 첫째 아이의 출산 후까지 사는 경우가 많았다.”11) 조선 시대까지 이어진 이 관습은 부분적으로 변화를 거듭하게 되었으며, 여전히 전통 혼례는 신부의 집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전통혼례는 전통의식을 위한 특정한 장소에서 치러지고 있다. 한국여성의 전통 혼례복 원삼(圓衫) Court robe(그림 1)은 조선시대 초에 중국 명나라에서 전해진 장배자(長褙子)로부터 영향을 얻은 것이다. 원삼은 앞깃이 둥근 데에서 온 명칭으로 옆이 터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옷은 궁(宮)에서 왕비 이하 내외명부들의 예복으로 착용되었 다. 원삼 앞가슴에 오색견사로 수놓은 봉황흉배는 원래 왕비, 공주, 옹주 등이 패용하였다.12) 색은 지위에 따라 다르다. 황후는 황원삼, 왕비는 홍원삼, 비빈은 자적원삼, 공주 · 옹주. 반가부 녀는 초록원삼을 입었다. 참고도판에 있는 이 원삼은 바깥쪽은 초록색으로 안쪽은 홍색 도류단 을, 소매에는 적, 황, 청색의 색동을 장식하고 소매 끝자락에는 한삼(汗衫)을 대었다. 한편 윗면 에는 한지를 덧대었는데 앞면 흉부에 오색견사로 구봉문을 자수한 흉배가 부착된 것으로 보아 공주 또는 옹주의 원삼이며 추동(秋冬)용이다.13) 활옷(華衣)(그림 2)은 남녀와 우주의 음양을 상징하는 붉은색의과 청색의 안감을 넣어 만든다. 그리고 붉은색은 길조의 색으로서, 불가(佛家)의 귀한 꽃 연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으로서, 건강과 장수를, 불사와 행운과 군자를 뜻한다. 혼례식 당일에는 신부를 왕비와 같이 존귀하게 여기는 봉황문, 부부가 함께 구순히 잘 살기를 기원하는 원앙, 십장생문양 등을 수놓음으로 장수를 희망하는 인간의 의지를 화려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문양 이외에 남녀가 만나 좋은 인연 을 만든다하여 문자를 수놓아 인간의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인들도 혼례 때에는 제왕처럼 관복인 단령(團領)을 착용토록 했으며, 음양오행(바陽五行) 사상이 내포된 혼례복은 남녀의 결함이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임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자 혼례복(男子 婚禮服)(그림 3)으로는 사모(紗帽), 단령(團領), 대대(革帶), 흑화(黑靴) 등이 있다. 조선 초기만 해도 유관자만이 사모와 품대(品帶)를 하고 직함이 없는 자는 입(笠)을 착용하고 조대를 띠었으나, 조선 후기에는 혼례는 인륜의 대사라 하여 반상(班常)을 가리지 않고 백관(百官)의 상복(常服)인 사모·단령을 착용하는 것이 허용되었다.14) 신랑은 일반적으 11)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앞의 책, p.154 12) 『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앞의 책, p.105 13)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 앞의 책, p.195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81.

(6) 로 청색 단령과 문관 당하관의 단학(軍鶴) 서대(犀帶)를 띠고 사모(紗帽)를 썼다.. <그림 3> 남자혼례복 (男子婚禮服), wedding robe for man 조선시대(朝鮮時代), 174cm(w)×138cm(l)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3.2. 중국의 복식문화와 혼례복 한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의 복식문화는 골족과 만주족의 왕조가 건국된 역사가 있듯이 호족들의 복식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건국 초에는 지배민족으로서 복식문화를 엄중하게 규율 로 다스리는 하는 경향이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 한족과 호족이 서로 간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복식양식은 두 민족 모두에서 나타났고, 지금의 중국 전통복식에는 청나라의 복식문화가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나있다.. <그림 4> 신부용(新婦用) 혼례복(婚禮服) Woman's wedding jacket (mangao) 중국(中國) 청대(淸代) chinese, Quin dynasty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그림 5> 용봉문치마(龍鳳紋裙), 중국 청대(淸代), 113.6cm(w)×96cm(l) (p.158)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중국 복식의 색상은 명대부터 음양오행설에 따른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문양은 동물 을 비롯해 식물, 기하 문양 등으로 화려하게 자수로 장식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 장식들은 벽사· 장수·복·부 등을 의미한다.15) 중국의 혼례에서, 여성들은 (그림 4)의 것처럼 특별한 장식이 된 치마와 이것에 맞춘 혼례복을 입었다. 혼례복에는 원래 용이 자수로 표현되어 있었지만, 특별한 장식이 된 치마에는 용이 봉황과 짝을 이루어 음과 양, 즉 남과 여를 상징하고 우주의 균형을 상징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14) 도록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앞의 책, pp.192-196 15) 홍나영 신혜성 최지희 공동 저, 『아시아 전통복식 Traditional Costumes of Asia』, pp.34-35 382.

(7) 중국 여성들은 집안의 중요한 의례나 의식이 있을 때 혼례복을 입었고, 죽고 나서 혼례복을 입고 묻히기도 하였다. 중국 혼례복은 청나라 복식 규정의 제약을 받지 않고 명나라 고유의 넓은 소매 스타일을 유지했 다. 전형적인 중국 혼례복(그림 4)은 황실의 아이콘을 직접 도입한 자수된 문양들인데, 여기에 는 일반인들이 혼인날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금으로 수놓은 용들과 상징적인 '우주의 풍경' 등이 들어있다. “황제의 황실복에는 아홉 마리 용을 나 타냈을 뿐이지만 혼례복에는 더 많은 숫자의 용을 표현할 수도 있었는데, 여기 보이는 옷에는 몸통과 소매에 걸쳐 열네 마리의 용이 대칭적으로 새겨있 다.”16) 혼례복의 바탕천은 대개 선명한 붉은색으 로서 행복, 성장, 인생의 절정기와 관련 있다. 홍색 용봉문치마(紅色龍鳳紋裙)(그림 5)는 혼례식 때 착용하였던 것으로 바지 위에 입었으며 청색과 홍 색을 사용한 것이며, 허리는 파란색 면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그리고 전체를 장수의 상징인 구름으로 장식한 구름문여포(雲紋女袍)(그림 6)는 한대(漢 代) 마왕퇴 출토 복식이다. 이 복식은 매우 현대적 이고 세련된 구름문을 사슬수로 화려하게 장식했. <그림 6> 구름문여포(雲紋女袍) Woman's robe, 중국(中國), 한대(漢代) 복제품(複製. 다. 여기에서 구름은, 한대(漢代)의 문서에 의하. 品), Chinese, contemporary. 면, 신들의 운송수단으로 여겨졌던 길조문양 중의. reconstruction of 2nd centry BCE original.. 하나다.17). 길이(L): 163.5cm, 너비(W): 253.0cm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3.3. 일본의 색채상징과 혼례복 일본에서 백白색은 더러움 또는 추악함을 보이지 않는 뛰어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밝고 맑고 곧은 마음으로 고대 일본인의 이상을 나타내며, 햇빛(陽光)을 상징한다. 가장 오래된 일본 신화에 이 ‘흰색’이라는 색명(色名)이 최초로 사용되었다. 제아미(世阿彌)는 그의 예술론. <그림 7> 홍색학문우치카게(紅色鶴紋打掛), 일본(日本),. <그림 8> 홍색천학문우치카게(紅色千鶴紋打掛),. 19세기, 123cm(w)×160cm(l). 일본(日本), 19세기, 123cm(w)×160cm(l).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오음곡五音曲󰡕에서 꽃으로 상징된 지고한 예술의 품격을 밝히고 백광(白光)이나 청명한 백설 (白雪)처럼 빛이나 흰색을 연상시키려 하고 있는데 그것은 순백이 생명처럼 예술의 상징으로 서의 꽃과 결합이 된 것이다. 16)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 앞의 책 p.157 17) 『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앞의 책 pp.89-119참조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83.

(8) 제아미의 식물적 세계관은 미의식의 본질로서, 식물의 미적 현상이 연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민족의 미의식에 관한 기본적 사고 형태는 식물적 세계관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다 고 할 수 있다. (그림 7, 8)은 공식적인 행사나 의식에서 기모노 위에 입었던 허리끈 없는 겉옷, 우치카게이다. 가마쿠라 시대(1185-1333)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 이 옷은 에도 시대 (1615-1868) 의 일본의 전통의복 중 장식이 가장 화려했던 옷 중 하나였다. 현대의 결혼식 때에도 이러한 붉은 색조의 우치가게를 흰 기모노 위에 입는다. 그림 7의 우치카게는 선명한 붉은 바탕, 금빛 거북, 흰 학들로 매혹적인 시각적 효과를 낳고 있으며, 학, 소나무, 거북 등, 장수를 상징하는 길조의 문양들로 이루어져있다고 분석하였다. 학은 예로부터 동아시아 전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쓰인 문양이었는데, 일본에서 학은 수명이 천년이라는 전설로 인해 행운과 장수의 상징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종류의 학들이 평생 자기 짝과 해로를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절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림 9)의 우치카게에서 는 날아다니는 학들이 연붉은 빛 바탕천 표면에 걸쳐 계속 나타나고 있으며, 금사, 은사, 백사, 흑사로 학 문양을 자수하여 표현하였다. 예복 화문고소대(花紋小柚)(그림 9)는 두 개의 다 른 직물을 맞붙여 만들어졌다. 이런 형태의 고소대 는 낡은 옷 가운데 재활용 가능한 부분을 이어 붙여 옷을 만든 서민층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곧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하게 되었다. 옷단을 따라 넝 쿨이 섬세하게 그려져 우아한 흐름으로 어깨까지 이 어진 디자인은 특히 메이지 시대의 나이 든 사람이 입기에 적합한 의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8) 단 순하게 묘사된 자연물을 우아하고 세련되게 접목시 킨 이 고소대는 일본의 전통 디자인의 특징들을 훌 <그림 9> 화문고소대(花紋小柚) Kimono with painted climbing vines. 일본(日本), 19th century. 길이(L): 149.5cm,. 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검은색과 흰색 바탕천의 결 합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더구나 섬세하게 채색. 너비(W): 64cm. 한 이 넝쿨 문양은 흑백으로 대비되는 두 배경을 통. (수실로 짓는 천상: 동아시아 의례복식 참조). 일시키고 있다.. 4. 현대섬유미술과 문화정체성 스위스 정신과의사인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은 원형(Archetype)은 개인이 원하 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태고적부터 지니고 있는 문화 집단 양상(Collective unconscious)으 로서 문화, 종교, 미적 전통에 따른 문화 창조의 원동력이자 민족 공동체 의식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형은 지리적, 인종적 차이와 문화, 시대사조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갖추어져 있는 인간 형태의 원초적 조건인 셈이다. 그러므로 원형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나오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며 가장 원초적인 행동유형 의 여러 조건이다.19) 글로벌리즘시대인 오늘날에 이르러 이러한 문화집단 양상은 조금씩 희석 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역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축제를 비롯한 제의식(祭儀式)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양상을 지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술가는 그가 태어나 활동하는 곳의 집단문화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예술에는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 배어있기 마련이다. 정체성 또한 인지하는 방식은 변화하고 있지만 글로벌리즘시대에 이른 오늘날에 있어서는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정체성의 개념이 재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18) 도록『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앞의 책, p.177, 참조 : 정영양의 'The Art of Oriental Embroidery' (Scribner and Sons, 1979), 제 4장 : The Japanese Kimono ; 그리고 ‘Silken Threads' (Harry N. Abrams, 2005, 일본식 자수 부분 19) 이부영, 『분석심리학ㅡC G. Jung 의 인간심성론』 개정증보판, 서울 :일조각, 1998 98-112p. ‘원형론’ 참조. 384.

(9) <그림 10> 서도호 <서울 집, L.A집, 뉴욕 집, 볼티모어. <그림 10-1> 서도호 그림 10의 작품을 그 안이 보이. 집, 런던집, 시애틀 집, L.A집> 1999. 도록 천정에 설치.. (http://www.hongik-art.com참조). 4.1. 한국의 전통 가옥(家屋)과 문화정체성 : 서도호의 집 세계화는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 한 장소에 근거를 두고 작업하는 작가조차도 다른 장소에서 유입된 사람과 사상, 이미지, 생산물들의 교환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20) 한국과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는 세계적인 미술가인 서도호(Do Ho Suh)도 예외는 아니다. 서도호의 작품세계는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출발했는데, 그것은 그의 아버지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예술가이자 학자로 성북동에 창덕궁 연경당 (演慶堂)의 사랑채를 모델로 한옥을 지어 어린 시절을 보낸 추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타국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시킨 작품은, 한옥 집을 옥색 은조사로 바느질한 1999년 작품 <서울 집, L.A집, 뉴욕 집, 볼티모어 집, 런던 집, 시애틀 집, L.A 집>(그림 10)이다. 이 작품은 반투명의 천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작가와 함께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작가의 말에 의 하면, 그의 부친이 거주하고 있는 한옥 안의 형태를 직접 천을 대고 치수를 가늠해 가면서 바느질을 하여 중첩(重疊)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마치 그의 어머니가 바느질했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2012년에 삼성미술관 리움(Leeum)에서 열린 서도 호의 전시는 ‘집’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로 채워졌 다.(그림 11 참조) 우혜수는 서도호의 리움전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그의 집은 과거와 현재, 자 아와 타자가 공존하고 교차하는 공간인 것이다. 이 번 전시에서는 천으로 만든 한옥뿐만 아니라 작가가 그간 살았던 뉴욕, 뉴잉글랜드, 베를린의 집들을 리. <그림 11> 서도호 <집속의 집> 리움미술관 2012. 움에 불러들여 그들의 여정에 서울, 리움이라는 장 소를 추가하게 될 것이다.”21) 연구자는 서도호의 미국 유학을 도양과 서양의 문화 충돌을 건축 공간 안에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4.2. 현대 패션에 적용한 중국 전통문화 : 비비안 탐22) 디자인회사 비비안 탐을 이끌고 있는 탐인옥 (Tam Yin Yok)은 그녀의 패션 스타일에 ‘동서양 20)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지음 / 문혜진 옮김 『테마 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서울, 2012 p.97-98 21) 우혜수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개인전(3월) 여는 서도호」 in 『월간미술 325호』 2012년 02월호, p. 60 22) 비비안 탐viviennetam.com은 패션디자이너Fashion designer인 탐인옥Tam Yin Yok (1957 Guangzhou, Guangdong, China)이 이끌고 있는 패션회사이며, 그녀는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졸업하였다.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85.

(10) 의 만남 East Meets West’을 주제로 삼고 작업해왔 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홍콩의 카톨릭 학교를 다녔 고, 가족과 함께 불교의 터전인 절(寺)을 찾기도 하 면서, 문화적으로 혼합된 형태의 삶을 살았다고 회 상하였다. 덕분에 그녀는 다른 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편이며,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동서양의 만남을 그녀의 패션 주제로 삼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녀는 의상패턴에 중국지역의 전통적인 자수형태 를 사용한다. 그러나 비단 위가 아닌 망사 조직위에 자수를 놓는다. 현대여성의 생활이 활동적이기 때문 에 신축성과 관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그림 12, 그림 13> 비비안 탐(Vivienne Tam)의 패션 ‘East Meets West' (www.viviennetam.com참조). 다.(그림 12와 13참조) 비비안 탐의 디자인에서 부처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의상에 적용된 부처의 이. 미지는 입는 사람에게나 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처가 걷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게 하며, 더 나아가 비비안 탐은 2005 봄 컬렉션에 묘족의 컬러풀하고 화려한 자수를 적용했다. 이 2005 년의 컬렉션은 전통적인 묘족 직물과 대담한 문양들을 세련되고 현대적인 평상복으로 전환시 킨 것이다. 묘족의 전통 직물과 비비안 탐의 디자인은 모두 자연을 소재로 한 문양을 보여주었 다.23) 4.3. 신소재와 다민족의 전통의상 : 아라이 준이치 아라이 준이치는 산업 텍스타일 회사에서 근무하면 서 일본 섬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 녀의 일본의 산업 텍스타일 활동을 크게 세 시기로 나누면, 첫 번째 시기는 수출을 위한 어패럴 텍스타 일의 생산기(1950~1969)인데, 1969년은 아라이 준이치는 근무하던 회사에서 파견되어 처음으로 인 디오의 염직을 만나게 된 해이다. 이 멕시코 공장 파 견은 금 · 은사를 재료로 한 직물 기술을 지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녀는 이 땅에서 처음으로 그 지 역의 인디오들의 염직과 민족의상에 매료되게 된다. 인디오의 민족의상을 보고 색, 무늬의 아름다움, 그 <그림 14> 아라이 준이치 <소용돌이> 1998년, 간고지. 리고 텍스추어를 비롯해 실의 꼬임, 짜임, 누빔과 같. (김민정 아라이준이치의 텍스타일 연구 상명대학교 박. 은 연결법으로 더욱 생동감이 있다는 깨닫는다.24). 사학위 논문 참조). 두 번째 시기는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용. 텍스타일 생산기(1970~1987)였는데, 아라이 준이치는 민족의상에 나타난 질감에 매료되어 ‘누노(Nuno)’라는 텍스타일을 개발하고, 생산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 시기는 사상 표현으로서 의 텍스타일 생산기(1988~현재)로 <손과 테크놀로지 전>을 시작으로 지역직물산업 보호를 위한 논의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국제 양모 사무국의 신세대 울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텍스타일 에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알리고자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아라이 준이치는 1983년 첫 개인전 이후 수많은 전시를 통해 새로 개발된 텍스타일이나 설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는데, 그중에서 <소용돌이>(그림 14)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했 을 때 원주민이 암벽에 그린 소용돌이가 갖는 생명력에 매료되어 청색, 회색, 짙은 회색을 사용 23) 도록 『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앞의 책, pp.238-239 24) 김민정 『아라이준이치의 텍스타일 연구』 박사학위논문 상명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 디자인학과 디자인전공 2013년 2월 p.16 386.

(11) 하였다. 소용돌이 형태로 단순하지만 직경이 8m나 되는 생명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아라 이 준이치는 이것을 ‘천지창조 (天地創造)', ‘수미산(須彌山)’, ‘만다라(曼茶羅)'와 동격으로 여 기고 있다.25). 5. 결론 본 논문은 삶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의식인 전통혼례 의복의 상징적 가치와 함께 동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유사성을 동반하고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그 근원적 가치와 그것에 서 비롯되는 한, 중, 일 3국의 문화에 대해 연구 하려고 하였다. 현대에는 급격한 현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인류의 전통적 가치가 점점 희석되어 가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 전통은 미래의 삶의 모습에 대한 가장 강력한 모티브이며 특히 예술과 디자인에 있어서는 문화 집단의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강력하고 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연구자는 본 연구를 통해서 전통 혼례복으로 본 동아시아 지역의 한, 중, 일의 문화 또한 매우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가 종교와 토속 신앙과 같은 정신적인 면에 서도 영향을 받지만 기후와 풍토, 그리고 자연적인 요소로부터 더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혼례복 모두 견(실크)을 사용하여 자수를 하였는데, 자수의 문양이 한국의 혼례복에서는 학과 용이 많이 사용되었고, 중국의 혼례복에서는 용과 봉황이, 일본의 혼례복에서는 학, 소나무, 거북 등, 장수를 상징하는 길조 문양을 많이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었 다. 그리고 색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은 주로 희망과 건강을 상징하는 홍색을 사용 하였다면, 일본은 햇빛을 상징하는 백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현대섬유미술과 전통 문화와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각 나라마다 예술가를 선 택하여 문화정체성에 대해 분석하였는데 한국의 작가 서도호는 비춰지는 천의 중첩을 통해 어린 시절 한옥을 재현하였고, 중국의 비비안탐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패션디자인을 접목시켰다. 그리고 일본의 아라이 준이치는 신소재개발을 하여 일본의 텍스타 일 산업발전에 힘이 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 각 나라의 문헌들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자는 현대의 물질문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우리’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고 사료된다. 전통적인 미의식은 문화 집단의 의례행위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양상을 지닐 수밖에 없을 것이 다. 문화적 환경이 판이한 나라를 방문하게 될 때 느끼는 불편함처럼 우리의 관습은 우리를 보호해주는 정신이자 의식 속에 항상 존재하는 것일 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논문을 통해 동아시아 3국의 전통 혼례복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정체성이 뚜렷한 작가 3명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문화적 거리감 해소의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참고문헌 민주식 외 6명 저, 『동아시아 문화와 한국인의 미의식』,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17 엄소연 『기의분류로 본 한국의 동물상징』 민속원, 서울, 2013 이마미치 도모노부(今道友信) 씀 / 조선미 번역 『동양의 미학』 다할미디어, 서울, 2005 이부영, 『분석심리학-C G, Jung의 인간심성론』, 개정증보판, 서울: 일조각, 1998 이은봉 『한국고대종교사상 - 천신·지신·인신의 구조 -』, 집문당, 1984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지음 / 문혜진 옮김 『테마 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서울,. 2012. 홍나영, 신혜성, 최지희 공동 저, 『아시아 전통복식 Traditional Costumes of Asia』, ㈜교문 사, 2004 홍나영, 신혜성, 이은진 공동 저, 『동아시아 복식의 역사』, ㈜교문사, 2011 25) 新井涥⼀ 布展- 透明と反射, ⾼崎市美術館, 2003 참조 (김민정 『아라이준이치의 텍스타일 연구』 앞의 책 p.101 주석 재인용) 기초조형학연구 21권 4호 (통권100호). 387.

(12) 김민정, 「아라이준이치의 텍스타일 연구」, 상명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도록, 「禮 수실로 짓는 천상 : 동아시아 의례복식」, 숙명창학 100주년 기념특별전, 2006 도록, 「디자인을 위한 영감: 선과 선이 만날 때」, 정영양자수박물관·숙명여자대학교, 2005 잡지, 「월간공예Craft」, 디자인하우스, 1990(3).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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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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