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건강 : 김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기고자: 주포르투갈대사 오송 기고일: 2020.7.23.
기고언론: 일간지 Diário de Notícias
영국의 권위 있는 신문인 The Sun은 7.13 김치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프랑스 연구진은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적은데 주 목하고,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 했으며,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Clinical and Translational Allergy)에도 게재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의 건강상 효능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및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유행했을 때 한국인의 피해는 아주 작았다. 그 당시 중국 내에서도 김치를 먹은 사람의 피해가 작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김치 사재기 열풍이 생겼다는 일화도 있다. 김치는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 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발효식품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김치가 전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뛰어난 맛과 함께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김치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 보건기구(WHO)가 공동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에서 2001년 스탠다드 식품으로 등재되었는데, 이는 김치가 건강보호를 위해 안정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건강 전문잡지 Health는 2006년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그리고 시사주간지 Time은 2013년 김치를 세계의 건강식품 Top 10으로 선정 한바 있다. 또한 김치를 만들어 저장하는 풍습인 한국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김치는 2차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먼저 소금을 이용해 1차적 으로 배추를 절인다. 그리고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 영양소가 풍부한 마늘, 생강, 파, 고추와 같은 채소와 다양한 어패류에 소금을 넣어 발효된 젓갈 등 10여 가지 이상의 재료로 양념을 만들고, 이 양념을 절인 배추에 버무려 다시 발효시킨다. 이처럼 김치는 2차 발효식품 이라는 점에서 1차적으로 발효된 식초로 채소를 절이는 독일의 사우어 크라우트 등과 다르다.
특히, 김치는 식물성 재료인 채소와 동물성 재료인 젓갈이 섞여 발효 되는 독특한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더욱 풍부한 영양적 가치가 만들어져 암세포 증식 억제, 비만 예방, 뇌졸중과 빈혈 방지, 비타민 공급, 피부 노화 방지, 스트레스 감소, 아토피성 피부염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을 갖게 된다. 이는 콩이나 우유, 과일 등 단일재료를 발효시킨 발효식품과 차별성을 갖는 김치만의 특성이다.
김치는 건강식품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이다. 그만큼 맛도 있다. 김치의 맛이 유지되기 위한 핵심은 보관과 저장인데, 이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산화를 방지하는데 있다. 냉장고가 없던 옛날, 한국인들은 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어 보관하였다.
섭씨 5도 내외로 유지되는 땅 속의 온도는 유산균 성장이 가장 활발하여 맛과 영양분을 보존하기 위한 최적의 온도이다. 한국에서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별도로 김치 냉장고가 사용되는데, 와인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적정 온도를 맞춘 와인 셀라에 보관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단순한 음식 이상이다.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는 영양제이기도 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포르투갈인에게 바칼랴우와 같은 것이다. 포르투갈에는 1천 가지가 넘는 바칼랴우 요리 방식이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집집마다 김치를 만드는 비법이 있다고 할 정도로 수많은 레시피가 있다. 김치 만들기의 장점 중의 하나는 반드시 계량화된 재료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김치 만들기는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끔 내키는 대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최근 유투브 또는 개인의 소셜미디어 등에 김치 만드는 수많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요리책을 보면서 김치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나, 화면을 보면서 김치 만들기를 따라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족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간 화목을 증진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김치 만들기를 시도해보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