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국토시론 ㅣ
미국의 거시경제학계에서는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을 통상 비거래재 (non-traded commodity)로 인식하여 경제 전반의 성장 및 안정과는 직접적인 연계성이 미미한 부문으로 취급하여 왔다. 그러나 2007년 이 후 주택가격의 버블붕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량 부도 사태가 미 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교역국의 민간소비 및 투자를 크게 위축시켜 부 동산시장발 ‘대침체(Great Recession)’를 촉발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 여 학계와 정책서클에서의 인식도 변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 에서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요체로 하는 거시건전성 규제와 함께 주 거용모기지시장에서의 금융소비자 보호가 부동산정책의 화두로 부상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부동산을 경제 전반의 안정을 위한 중요한 부문으로 인식하여 왔다. 부동산시장 및 거시경제의 안정 을 추구하기 위하여 1970년대 이후 공공(분양·임대)주택의 공급, 분양 가상한제, 부동산세제 등의 정책을,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주택담 보대출의 DTI·LTV 규제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였다. 이와 관련하 여 작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국가대차대조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 라의 토지·주거용건물·비주거용건물의 가치는 전체 고정자산의 74%
에 달하여(미국의 경우 약 34%) 이의 규모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상대 적으로 매우 큰 수준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시장 의 안정(불안정)이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불안정)으로 연결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 는 부동산부문을 활용하여 성장동력 복원에 일조할 수 있는 방안도 학계 조 만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email protected])
주택시장의
환경 변화와 정책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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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제410호(2015. 12)
와 정책당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여겨진 다. 특별히 고령화·저성장 기조가 향후 지속될 것으 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의 효율성·
투명성 제고를 통하여 국가 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키 는 것은 시장참여자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할 중요한 과제인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주택정책 의 장기적 방향은 저·중소득층의 주거복지 제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주택 보급률이 지난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민 간 건설업계의 주택공급 역량도 크게 향상된 점을 고 려할 때, 향후 공공부문은 분양주택의 직접 공급보다 는 다양한 타깃 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확대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미 1990년대 이후 공공임대주택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고, 작년에 는 저소득층 대상의 ‘주거급여’를 시행함으로써 기존 의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1948년 미국 「주택법」에 적 시된 바와 같이 ‘Adequate and affordable housing for all’이라는 정책의 비전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도 저소득 청년층, 노년 빈곤층, 장애인 등 다양한 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
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관련해서는 규모 가 매우 큰 우리나라의 부동산자산을 감안할 때 본 정 책이 과연 필요한가보다는 이를 위한 효과적인, 그리 고 시장의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조합은 무엇 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 시 말해서 부동산시장 및 거시경제의 안정이라는 정 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언제 시장개입이 필요 하고(즉, 정책 대상이 되는 시장의 과열 또는 침체 상 황은 어떻게 정의하고), 구체적인 정책수단은 무엇 일까에 대하여 연구자 및 정책당국의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시 장지표의 구축이 필수적이고, 여기에는 주택 및 상업 용부동산 가격지수, 임대료지수, 공급 관련 통계, 대 출시장 동향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야 하며, 부 동산시장의 대출부문과 실물부문을 적절하게 연결하 는 조기경보시스템(EWS)의 구축도 필요해 보인다.
이와 같이 공신력 있는 지표에 근거하여 시장안정 화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 검증되지 않은 자료나 언 론보도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아서 그 효과가 불분명 한 단기대책을 시행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여겨진 다. 또한 주택에 치중되어 왔던 부동산 통계를 상업
고령화·저성장 기조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의 효율성·투명성 제고를 통하여
국가 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시장참여자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할
중요한 과제인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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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부동산으로 확대하여 현재 불모지나 다름없는 비 주택부문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과 성장의 연결고리를 강화하 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제도 및 산업에서 다양한 측 면의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의 선진국에서는 부동산을 FIRE(Finance Insurance
& Real Estate)산업의 일부로 인식하여 금융·실물 시장을 아우르는 중요한 부문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들 국가에서는 부동산을 주식과 차별화되는 안정적 현금흐름 위주의 (시세차익보다는) 장기 투자상품으 로 취급하고, 이의 개발·운영을 위한 산업구조도 전 문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대형·상장사 형태의 종합 부동산회사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부동산서비스업은 기업 규모가 매우 영세하고, 노동 생산성도 농림·어업 등의 1차산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개발·중개·자문·관리 등의 하위 업권 별로 다양한 칸막이 규제가 존재하여 진입장벽이 되 고 있어 관련 산업 간의 융복합을 통한 경쟁력 있는 종합서비스업체의 등장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산업의 장기 발전방향과 관련하 여 싱가포르 리츠(S-REITs)의 성공사례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S-REITs는 우리나라의 K-REITs와 비슷한 시기에 도입되었으나 현재 세계 4대 리츠시장의 하나로 성장하였고(미국, 호주, 일 본, 싱가포르 순), 전체 인구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에 불과하나 S-REITs는 총자산 기준으로 K-REITs의 5배를 상회하고 있다. 현재 40개에 달하는 S-REITs 는 모두 상장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외 투자자로 부터 조달한 자금을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의 주변국 부동산에도 투자하여 운영수익을 대부분 일반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투자상품으로 자리잡았 다. S-REITs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신 뢰 받을 수 있는 전문성과 투명성을 겸비한 회사가 부 동산자산을 운영하고, 이를 통하여 은퇴자 등 일반 국민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능 을 효과적으로 담당한 데 그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 에서도 전체 국부의 70%를 상회하는 국내 부동산뿐 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에도 활발하게 투자하여 국부 를 늘리고 고용창출에도 기여하는 부동산산업의 출 현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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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지난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민간 건설업계의 주택공급 역량도 크게 향상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공공부문은 분양주택의 직접 공급보다는 다양한 타깃 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확대로
정책방향을 선회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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