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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를 소극적 안락사로 이해하는 의사

3.1 호스피스 선택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의사의 입장

3.1.2 호스피스를 안락사로 이해하는 의사

3.1.2.2 호스피스를 소극적 안락사로 이해하는 의사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수액 주사(링겔주사)를 맞는다. 그 러나 이러한 수액 주사는 오히려 말기 환자에게는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말기 환자의 고통을 완화시켜주기 위해서 사용하는 주사바늘이 오히려 말기 환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환자에게는 주사바늘을 꽂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고통이다. 그런데 이는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한번 꽂은 주사바늘을 계속 사용할 수 없어서 정기적으로 교환해야 한다. 이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 55)http://myhome.naver.com/joori2/2-7-2.htm

해서이다. 그러므로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주사바늘을 교환할 때마다 새로운 혈관 을 찾아서 다시 꽂아야 하는 고통을 겪게 된다. 더욱이 말기 환자의 경우 그간의 오랜 치료 기간 동안의 잦은 주사바늘 주입으로 인해서 혈관이 성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주사바늘을 꽂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힘들게 꽂은 주사 바늘은 잘 부어올라서 유지하기도 힘들고(우즈노미야 요시꼬 1997, 51) 거동마저 불편하게 한다.

이 때문에 호스피스에서는 말기 환자의 이러한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서 일차 적으로 주사약을 사용하기 보다는 가급적 경구약이나 피부에 부착하는 약을 우선 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에서는 말기 환자의 고통완화를 위해 서 가급적 침습 적 의료행위를 삼가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 경우 말 기 환자에게 최소한의 치료마저 하지 않는 것이라 여기고 소극적 안락사로 불충 분한 이해를 하게 된다. 가령, 호스피스에서는 수액을 주입하기 위해 꽂는 주사바 늘을 반드시 요하지 않는 경우의 환자에서는 이를 제거하여 환자의 안위를 도모 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의료인을 비롯해서 환자와 그의 가족 들이 병원에 입원한 이상에는 일단 주사를 맞아야 치료를 하고 있다고 여기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본적인 검사를 하는 것에서도 마 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서도 가급적 수액주입을 위한 주사바늘을 유지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어 그렇지 않은 경우는 최소한의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라 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영양 상태가 불량한 경우에 주입하는 고 영양주사바늘일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예를 들어, 호스피스에서는 복수가 찬 말기 환자의 경우 수액주입 은 복수를 더 증가시켜 말기 환자의 통증이 증가되므로 수액주입을 하지 않는 것 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고 영양주사를 보류하고 주사바늘을 제거한 다. 그러나 이 경우에서 수액요법철회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고 영양주사를 제거하 는 것은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죽음, 즉 갈증과 기아를 유발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 기 때문에 이를 최소한의 치료마저 하지 않는 소극적 안락사라고 여기고 기피하 게 된다. 즉, 고 영양 주사를 공급하지 않는 것은 환자의 영양 상태를 더욱 불량 하게 만드는 것이고 환자의 체중 감소를 유발하여 생명이 단축된다고 보기 때문

이다. 이러한 경우에서와 같이 의사들은 말기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가급적 침습적 치료를 실시하지 않는 호스피스를 최소한의 치료마저 하지 않는 소극적 안락사로 불충분한 이해를 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기 환자에 있어서 최소한의 치료를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의사들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가톨릭 의대 홍영선 교수는 “의사들은 말기 암 환자들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지면 바 로 수혈을 지시하지만 수혈은 환자에게 또 하나의 의미 없는 번거로움에 불과하 다”고 지적했는데 의사에게 중요한 빈혈이 말기 암 환자에겐 사소한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연세 대 의대 노 성훈 교수는 “위암이 복막에 전이 된 말기 암이라도 암 덩어리가 뭉쳐있는 경우라면 수술로 3년 동안 더 살수 있는 확률이 55%나 된다.”고 지적하였다.56) 따라서, 의사들마다 말기 환자의 최소한의 치료에 대한 결정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생존율 향상 을 위한 노력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더욱이 우 리나라에서는 전반적으로 생명을 중시하여 끝까지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이 중후하여 아직 무의미한 치료의 중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 태인데 보라매 병원 사건이후 의사들은 이러한 부담감이 더 커지게 되어 오히려 방어치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더욱더 ‘더 이상의 적극적인 치 료를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라는 의학적 판단을 가급적 최후의 순간에 하게 된다.

그로인해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말기 환자의 생명연장 치료 술(인공호흡기 제거 등)을 중단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치료의 중단에 찬성하 는 입장의 의사들도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를 선택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서 ‘더 이상의 적극적인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학적 판단을 하는 것 이 쉽지 않거나 하더라도 가급적 더 늦은 시기에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 들이 이상에서와 같이 호스피스에 대해서 최소한의 치료(수액공급, 고 영양주사 주입 등)마저 하지 않는 소극적 안락사로 불충분하게 이해하는 경우 말기 환자에 게 호스피스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생명 중시 사상을 중시하여 말기 환자의 무의미한 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56)http://myhome.naver.com/joori2/2-7-2.htm

하거나 반대를 하는 의사의 경우에서도 호스피스를 치료 포기로 여기게 되어 호 스피스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므 로 다음 절에서는 마지막으로 호스피스를 치료포기로 이해하는 의사들을 살펴보 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