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70년 협약에서 1995년 협약까지
1) 선의취득규정의 통일
1970년 협약은 체약국에게 문화유산에 대한 특권과 의무를 동시에 부여한다는 점에서 세계문화유산의 보호에 있어서 큰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국제공법적인 1970년 협약은 체결당사자인 국가에 대해서만 구속력을 가지기 때문에 협약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필요한 私法 的, 國際私法的인 문제의 해결에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가장 중요한 걸림돌은 도난 혹은 밀수된 문화재의 반환을 정하고 있는 1970년 협 약 제7조(b)(ii)이다. 이 조항은 도난 문화재의 원소유주에 대한 반환과 선의취득자에 대한 보상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각국 법체계상 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 하고 있지 않다.
영미법은 “nemo dat quod non habet” - 매도인이 정당한 권리를 가 지지 못하면 매입자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라는 법원칙에
입각하여 도난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선의취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대륙법계는 선의취득자의 권리를 더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동산 선의취득문제에 관한 양 법계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UNIDROIT는 1974년 「유체동산의 선의취득에 관한 통일법초안(Uniform Law on the Acquisition in Good Faith of Corporeal Movables: LUAB)」
을 작성하였지만62) 국제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는 실패하여 국제 협약으로는 성안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LUAB에서의 선례를 감안해서 유네스코는 1970 협약의 실질 적인 이행을 위한 사법적인 규정을 보완을 UNIDROIT에 요청하였다.
일반 동산과는 달리 문화재는 그 국제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커 서 선의취득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국제적인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 하였기 때문이었다.
2) 불법반출 문화재의 반환
1970년 협약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또 다른 문제는 수출법을 위반하 여 원소재지국에서 불법적으로 이전된 문화재의 반환문제이다. 1970 년 협약은 각 체약국에게 문화재의 정당한 수출승인을 위한 절차를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불법적으로 수출된 문화재를 원소유 국으로 반환하기 위한 특별한 규정을 두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 운 협약에 담을 내용에 대해서는 협약의 적용범위를 엄격히 제한하여 선의취득자 보호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과 불법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강화하려는 입장간의 조화가 중요하였다.
이점에 대해서는 EC의 규정들이 좋은 참고가 되었다. 즉 「문화재 수출에 관한 1992년 12월 9일의 EC이사회 Regulation 3911/92」63)와
「EC회원국의 영토에서 불법으로 이전된 문화재의 반환을 위한 EEC
62) Revue de droit uniform/Uniform Law Review, 1975-1, 79.
63) Official Journal of the European Communities No. L 395 of 31. 12. 1992, p.1
Directive 93/7」64)은 EU회원국간에 불법반출된 문화재의 원소유국 반 환원칙과 절차를 담고 있는데, 이들은 비록 유럽지역에 한정되는 것 이기는 하지만 국제협약의 기초를 제공하는 중요한 원칙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연방국가들간에 문화재불법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1993년 모리셔스에서 채택된 「Scheme for the Protection of the Material Cultural Heritage」65)도 참고가 되었다.
(2) 협약의 체결과정
1) REICHELT 보고서
1986년 UNIDROIT 상임 이사회는 유네스코의 의뢰를 받아 1987~
1989년의 활동 프로그램에 문화유산의 국제적 보호에 관한 과제를 포 함시키기로 결의하고66), 오스트리아의 Gerte REICHELT 교수에게 의 뢰하여 1974년 LUAB와 1970년 협약의 한계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 화재의 소유권이전에 적용될 國際私法 원칙들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비교법적인 연구를 통해서 작성된 연구보고서는 결론적으로 문화재의 무조건 반환원칙과 적절한 보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문 화재 수출규제에 관한 외국법의 승인과 집행을 골자로 한 私法, 國際 私法 그리고 公法을 결합한 해결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당시로서는 파 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67)68) 이 보고서는 이후 협상과정에서 여러 가지 수정이 가해졌지만 결국 1995년 협약의 골격을 이루게 된다.
64) Official Journal of the European Communities No. L 74 of 27. 3. 1993, p.74 65) Commonwealth Law Bulletin, Vol.19, No.4, Oct. 93, p.2015.
66) UNIDROIT 1986, C.D.65 - Doc. 18. Report on the 65th session of the Governing Council, 22; UNIDROIT 1986, A.G. 39- Doc. Report on the 39th session of the General Assembly, 3.
67) G. REICHELT, The international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y, Uniform Law Review, 1985-1, 42
68) G. REICHELT, The international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y - second study, Uniform Law Review, 1988-1, 52.
2) 초안심의 과정
상임이사회는 REICHELT 교수의 보고서에 기초하여 도난 및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무조건의 반환원칙을 정한 협약초안을 마련하여 이 를 1988년-1990년간에 로마에서 개최된 회의에 제출하였고, 이 회의에 서는 이를 예비초안으로 채택하였다.69) 이후 초안은 1991년에서 1993 년 사이의 4회의 걸친 축조심의를 통해70) 1994년 5월에 최종안으로 확정되어 협약채택을 위한 외교회의에 상정되었다.71)
3) 협약채택을 위한 외교회의
이탈리아 정부는 로마에서 1995년 6월 7~24일에 협약 채택을 위한 외교회의를 소집하였는데 이 회의에는 8개의 옵저버를 포함한 78개 국 가가 참여하였다.72) 외교회의에는 UNIDROIT 사무국에 의해 마련된 최 종초안과 함께 국제기구나 참가정부가 마련한 다른 제안서나 코멘트도 같이 제출되었다. 협상안에 대한 이견이 제출된 사안에 대해서는 사무 국은 타협안을 마련하여 이를 회람시키고 그에 대한 참여국들의 합의 를 이끌어 내었다. 이리하여 1995년 6월 24일 총회에서 「도난 또는 불 법반출문화재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Stolen or Illegally Exported Cultural Objects)」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었다. 당시 이 협약에 서명한 국 가는 22개국이었으며 2007년 11월 현재 가입한 국가는 중국․프랑스․
러시아․이탈리아․스위스․스페인을 위시한 총 29개국이다.
69) UNIDROIT 1989, Study LXX, Doc. 10: UNIDROIT 1989, Study LXX, Doc. 14:
UNIDROIT 1990, Study LXX, Doc. 3:
70) UNIDROIT 1991, Study LXX, Doc. 23: UNIDROIT 1992, Study LXX, Doc. 30:
UNIDROIT 1993, Study LXX, Doc. 39:
71) Uniform Law Review, 1993(UNIDROIT 1994 Study LXX, Doc. 49).
72) CONF. 8/INF.1 FINAL.
2. 협약의 기본방향
(1) 협약의 구성협약은 5개장(Chapter) 21개의 조항(Article)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은 적용범위와 정의(제1조, 제2조), 제2장은 도난 문화재의 회수(제3조, 제4조), 제3장은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제5조-7조), 제4장은 일반 조항(제8조-10조), 제5장은 최종조항(제11조-21조)으로 구성되어 있다.
(2) 협약의 명칭
협약의 명칭(Convention on Stolen or Illegally Exported Cultural Objects) 은 협약의 기본적인 성격을 표시하는 중요사항으로서 초안심의 과정 에서 계속하여 변경되었다. 명칭은 가능한 한 협약의 목적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논쟁의 초점은 협 약의 제목에 사용될 2가지 중요한 용어인 “회수(restitution)”와 “반환 (return)”, 그리고 “문화적인 물품(cultural objects)” 또는 “문화재(cultural property)” 중 무엇을 채택할 것인가에 모아졌다.
첫째, 협약의 조항에 사용된 “회수”와 “반환”이라는 표현은 상황의 차이에 따라 달리 사용되고 있는데, ‘회수’가 주로 도난의 경우에 사 용되는 반면 불법반출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반환’이라는 용어가 사용 된다. 그러나 결국 이들 용어를 협약의 명칭에서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데 이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 외에 이들 용어가 아직 유네스코에서는 일반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다.73)
둘째, 협약의 영어본과 프랑스어본간에 차이를 보이는 “문화적인 물 품(cultural objects)”과 “문화재(cultural property)” 중 어느 것을 명칭에
73) UNIDROIT 1990, Study LXX Doc.18.
서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 문제되었는데 외교회의에서는 전자를 채 택하였다. 이는 “문화재”라는 용어는 영미법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개 념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프랑스어본에서는 “biens culturels”라는 용어 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1954년부터 UNESCO협약 등 국제협약과 국내법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법학자들에 의해 수용되고 있기 때문이다.74)
(3) 협약의 전문(Preamble)
前文은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협약이 근거하고 있는 기본적인 목표들을 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즉 전문은 협약의 철학과 목표, 역할과 협약의 중요내용과 그 한계점들을 축약하고 있다.
전문은 먼저 문화유산보호의 중요성과 문화의 상호교환이 국민들간 의 이해를 촉진시킴에 있어서 중요하며, 문화재의 불법거래가 초래할 돌이킬 수 없는 훼손 즉, 토착민공동체의 특별한 지위(제3조8, 제5조3, 제7조2)를 침해하고 고고학적 유적지의 불법도굴의 심각성과 같은 기 본적인 문제를 상기시키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다음으로 협약이 추구하는 목표를, 인류공통의 선을 위해 불법거래 에 대항해서 문화유산의 보존과 보호를 위해서는 법적인 절차를 통해 서 문화재의 반환과 회수를 촉진시킬 장치를 마련하는데 두었다는 점 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문화재 반환에 관한 모든 문제를 이 협약에서 다 해결 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선언하고 있다. 즉 각국의 법체계상 의 차이를 이용해서 불법거래를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공통적이고 최소한의 법원칙을 마련하려는 협약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협약은 또한 보상금과 같은 구제수단의 제공도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는
74) UNIDROIT, Convention on Stolen or Illegally Exported Cultural Objects: Explanatory Report, Unif. L. Rev. 2001-3, 490.
이러한 구제수단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반환을 받아들일 수 없는 국 가의 이해관계도 고려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협약이 소급효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국가들에 있 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전문에서 선언하되, 이것이 과거의 불 법적인 거래를 합법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동시에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