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하루 활동시간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교사와 보 낸다. 이는 운동부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건 운동부 학생들도 학교를 대표하 는 운동선수이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학교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면담자는 학창시절에 보아왔던 운동부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지금의 중․고등학교 운동부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려 진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의 학교생활과 실제의 학교생활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 지도 궁금했다.
면담자가 이렇게 학교생활에 관한 조사를 하는 이유는 학교 풍토나 학생 문화도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김경근, 1996)고 선행 연구 에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1) 학교 수업
중학교 운동부학생들은 일반학생과는 다르게 오전4교시까지만 수업참여를 한 후 오후에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의 경우는 정규수업을 모 두 참여한 후 운동을 하도록 정해져 있다.
- 4교시까지 하고나서 점심 먹고서 해요. 시험기간에도 해요...좀 일찍 끝 나요. (중1 Choi. J. H.)
- 수업이 끝나면 점심먹고... 조금 쉬다가 한 2, 3시간 정도 해요. (중3 Shin. J. W.)
- 4교시까지 수업 들어가구요. 그 다음에 점심먹구 좀 쉬다가 운동해요.
(중3 Kang. J. J.)
- 시험기간에는 4교시하고요, 보통때는 6교시 다 받고 나서 운동하는데요.
(고2 Lee. J. W.)
2) 성적 부진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은 학업성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학습양식이 부족하다고도 설명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학습양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선행연구에서 보면, 가장 대표 적인 견해인 Dunn, Dunn과 Price(1979)는 정보를 선택하고 획득하는 능력에 영향 을 주는 ‘학습자세(Learning manner)' 또는 ‘선호하는 학습 환경(Preferred learning environment)’을 학습양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외의 학습양식에 대한 개념을 근거로 학습 양식을 종합해보면 학습양식은 학 습자 개개인들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지식, 정보를 획득하고 파지하여 재생, 재인 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특하고도 지속적인 일련의 비지적 행동들이라고 볼 수 있다.(최옥란, 1997) 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학습양식에 대한 정의에 기인하여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은 학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획득, 파지, 재생, 재인시키는 것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 중간에서 좀 뒤... ( 고1 Kim. J. K.) - 지난보다 떨어졌어요.(중1 Choi. J. H.)
- 32명 중에 거의 바닥인데요... (중3 Shin. J. W.)
- 그냥 하는데요. 꼴등은 아니에요. 32명 중에 24등 할 때도 있고... 28등 에서 30등 사이요... (고1 Kim. K. S)
- 꼴등이죠 뭐... (중2Yong. S. H.) - 33명중 22등요. (고2 Moon. R. T. )
- 32명 중에 거의 바닥인데요... 30등... (중3 Kang. J. J.) - 성적... 그냥 성적 안 나오는데. (중3 Lee. Y. B.) - 거의 꼴등이죠 뭐... (중3 Shin. Y. C.)
3) 학습장애
학생이 수업에 열중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방법과 그 교과에 대한 선행 학습이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단축 수업 에 따른 공백을 매우지 못하고 일반 학생들보다 학습양식의 부족으로 인한 학습장 애의 상태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학습장애는 그 정도에 따라서 완전학습장애와 부 분적인 학습장애로 나타났다.
(1) 완전학습장애
완전학습장애는 전 교과의 선행학습이 부족해서 수업에 참여를 해도 수업의 내 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 ... 전혀 몰라요. (중3 Shin. J. W.) - ... 전혀 몰라요. (중3 Kang. J. J.)
- 거의 80%를 모르는데요. 그 동안은 읽고 쓰는 걸 감각을 하도 잊어먹어 서 거의 모르겠어요. 수학... 과학두 모르겠어요. (중3 Lee. Y. B.)
- 거의 모르는데요. (중3 Shin. Y. C.)
(2) 부분적 학습장애
부분적 장애는 전 교과 중 한 과목이라도 선행학습이 조금이라도 되어 있는 상 태로 수업내용 전체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부분적으로 이해를 하는 것을 말한다.
-...아...못 알아듣는데...수학같은건 좀 이해하는데... 영어는... 모르겠어요.
(고1 Kim. J. K.)
- 영어는 모르겠는데.... 수학은 조금 하는데요. (고1 Kim. K. S)
- 영어는 음... 읽기는 하는데 쓰고 말하지는... 수학은 전혀 모르겠어요.
(중2 Yong. S. H.)
- 사회하고 영어는 별로 못해요. 다른 과목은 조금 하고...(중1 Kim. Y. O.)
4) 학습장애 원인
위의 면담 내용과 같이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은 학업에 충실하고 싶어도 학 습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학업성적이 좋게 나올 수가 없다. 그렇다면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이 이처럼 학습에 장애를 가지게 된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 해서 알아보았다.
(1) 단축수업
자신들은 그렇게 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이 되 버리면 사람은 자신 도 모르게 피해의식을 갖는다. 중학교 운동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학교의 단축 수업에 대한 약간의 피해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단축 수업으로 인한 교과내 용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결과인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오는 것이었고, 이와 같은 일이 누적되다 보니 학습에 흥미를 잃어 학업성취가 낮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 초등학교 때는요. 수업을 다 받고 했는데요. 중학교 올라오니까 4교시...
오전 수업만 하고 운동하고... 나머지 수업 못 들어가고... 떨어진 것 같 아요. 글구... 뭐... 늦게 끝나니까 집에서 공부할 시간도 없구요. (중1 Choi. J. H.)
-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데요... 배워서 좀 하는 방법을 알아야 되는데 그런 방법을 전혀 모르고... 지금 오전 수업만 하고 나오거든요. 그런데 6교시, 7교시... 6교시 다 받으니까요. (중1 Kim. Y. O.)
- 그 동안은 읽고 쓰는 걸 감각을 하도 잊어먹어서 거의 모르겠어요. (중3 Lee. Y. B.)
(2) 포기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자신감이 있으면 의욕이 있다가도 결과가 별로 신통치 않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의 의욕이 없어지면서 나중에는 포기하고 만다.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 중에도 처음에는 학업에 대한 의욕이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 공부하고 싶어서 시작하면요... 조금있다가 포기해요.(중3 Shin. J. W.) - 공부는 하고 싶은데요.... 너무 늦어서.... (중3 Kang. J. J.)
(3) 운동 우선주의
학생으로서 공부를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의 경우 운 동 실력과 경기 성적으로 대학과 미래가 정해지는 만큼 처음부터 공부보다는 운동 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결과 다른 것은 제쳐두고 운동만 잘 하면 된다 는 ‘운동 우선주의’ 의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 그냥... 지금은 운동하니깐요. 운동만 열심히 하구 싶은데요. (고1 Kim.
K. S)
- 지금은 운동하고 있으니깐요. (중2 Yong. S. H.) - 공부보다는 운동이 먼저인데요. (고2 Moon. R. T. )
- 등수보단요 저희는 운동이 더 중요해요. 등수는 질 수 있는데... 운동은 안돼요. (고2 Lee. J. W.)
5) 교사의 묵인
학교현장에서 체육교사와 담당 코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사들이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칭찬과 핀잔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묵인’이라고 하는 이와 같은 행동은 성적과 수업 과제물 수행 여부와 관련해서 많이 나타났다.
학업성취와 관련된 선행 연구에서 보면 학업성취와 관련된 학교 내적 요인으로 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교사의 기대효과라고 했다(김경근, 1996). Rosenthal and Jacobson(1966)은 교사가 학생에게 학업성취에 향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
면 실제로 성적이 향상된다는 이른바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