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유럽 국가의 출산 동향과 연구 결과

7. 최근 출산율 하락이 주는 시사점

최근 출산율 변화는 유럽 국가의 출산율 지형을 임시적으로 다시 그리 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인가? 유럽 출산율 변 화의 특성에 대한 진단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유럽의 출산율 변화는 미 래 출산율에 대한 예측뿐만 아리나 출산율을 측정하고 해석함에 있어 중

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본 절의 결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 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출산율 변화의 특성과 개념에 대해서 다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벨기에, 핀란드, 노르웨이, 영국, 미국 그리고 기타 다른 국가에서 나타나 고 있는 최근 출산율 하락에 대해 인구학자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고 분석 하고 있다. 지난 십년 동안 출산율 변화와 국가 간 차이에 대한 설명은 (Basten et al., 2014) 최근 일어나고 있는 출산율 변화를 설명하지 못하 고 있다. 과거 출산율 변화를 설명하였던 요인들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노 동 시장 조건(Adsera, 2004; Sobotka et al., 2011; Adsera, 2017;

Comolli, 2017), 양성 불평등과 젠더 규범(Esping-Andersen and Billari, 2015; Goldscheider et al., 2015), 가족 정책(Thévenon and Gauthier, 2011), 청년들의 취약성(Mills and Blossfeld, 2005;

Billari, 2018), 경제 발전(Myrskylä et al., 2009; Luci-Greulich and Thévenon, 2014), 행복감(Billari, 2009), 가족 변화와 자녀 출산 결정 을 지원하는 사회적 체계(Rindfuss et al., 2003; Sobotka, 2008b;

Rindfuss et al., 2016) 였다. 이러한 요인들은 출산율 변화를 설명하는 데 아직까지도 적절하지만 최근의 출산율 변화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대상으로 출산율 변화를 설명하는 요인들 을 찾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요인으로 소셜 미디어, 디지털 기술, 성관계, 파트너쉽과 부모됨이 포함될 수 있으며 기후 변화, 경제적 불평등, 정치의 양극화, 주거, 고등 교육을 위한 경쟁, 안정적인 고용 등에 대하여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근심과 걱정들이 포함될 수 있다. 사회에서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지위와 생존 실패 신드롬이 출 산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검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Mills and Blossfeld, 2005; Sanderson et al., 2013; Billari, 2018).

둘째, 코호트 지표와 템포를 조정한 기간 출산율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간 합계 출산율의 상승과 하락 그리 고 국가 간의 반전과 교차 양상은 출산 시기의 변화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과 관련이 있다. 기간 합계출산율은 출산율의 경향과 변화 를 이해하는데 부족한 지표이다. 출산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기 위해 서는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경향에 주목해야 하고 코호트 출산 율과 템포 및 출산 순위가 조정된 기간 합계 출산율의 변화 경향을 살펴 보아야 한다. 이것은 특히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하다. 이들은 기간 합계출산율을 정책을 설정하고 정책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주요한 지표로 보고 단기적으로 기간 합계출산율이 상승하는 것을 보고 마치 정 책이 효과를 가져온 것처럼 여기고 있다(Sobotka et al., 2019). 기간 합 계출산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출산율의 경향과 정책 효과를 잘 못 이해하는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 출산율 추계는 저출산의 장기 지속성에 대한 시나리오에 포함되 어야 한다. 수십 년 전에 인구학자들은 후기 산업화 사회에서 출산율이 안정되거나 인구 대체 수준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오늘 날까지도 이러한 생각은 유효한데 많은 인구 추계에서 장기적으로 출산 율이 인구대체수준에 가깝게 회복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가장 전형 적인 사례가 World Population Prospects로서 1년에 두 번씩 UN이 발간하는 세계 인구 추계에서 채택한 3단계 출산율 변화 모형이다. 동 모 형은 출산율 변천의 끝에서 출산율의 변화 모습은 U 자형을 따를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Alkema 외(2011: 826)은 장기적으로 “기간 합계 출산율 은 인구 대체 수준에 가까운 방향으로 변화되면서 수렴될 것이다”라고 밝 혔다. 이와 비교되게 많은 인구 전문가들과 국가 인구 추계는 선진 국가 에서 인구 대체 수준 이하의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

고 있다(Basten et al., 2014; Sobotka et al., 2016). 동유럽 국가, 남 유럽 국가, 동아시아 국가의 최근 경험을 보면 1970년대와 1980년대 출 생한 여성들의 완결 출산율이 1.3~1.5명이라는 매우 낮운 수준을 향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볼 때 장기 추계 시나리오는 매우 낮은 수준의 출산 율이 장기간 그리고 여러 세대에 결처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함해 야 할 것이다.

넷째, 고학력 여성의 가족 형성이 미래 출산율의 행방을 가늠하는 중요 한 요인이다. 과거 십수년 동안 고학력화가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교육 수준의 향상은 특히 여성들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났으며 모든 유럽 국가 에서 대학 학력 비중은 여성이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VID, 2016). 영국, 러시아, 스위스 그리고 많은 다른 국가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20대 후반 과 30대 초반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있으며 대학 졸업자의 비중은 과거 세대를 앞질렀다(OECD, 2019; Wittgenstein Centre, 2020). 이러한 경향은 출산율에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저학력 여성보다 고학력 여성 이 출산이 낮은 국가에서는 고학력 여성들은 대학교를 성공적으로 졸업 하고 난 후 직업과 가족생활을 함께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한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가정적인 시나리오를 설정해 보았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의 비중이 높으며(OECD, 2019), 25~29세 여성의 77%가 2차 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 타났다(Wittgenstein Center, 2020). 만일 유럽 국가가 한국과 유사한 수준의 여성 대학교 졸업자 비중을 갖게 된다면 완결 출산율이 어느 정도 로 감소할까? 1970년 출생한 여성들 대상으로 출산율을 관찰되고 있는 수준으로 고정 한 후 유럽 국가 여성들의 학력이 한국 수준으로 향상되었 다고 가정 한 후 출산율의 교육 수준별 격차를 보았다([부록 그림 4]). 북 유럽 국가의 경우 여성들의 교육 수준 확대가 완결 출산율 수준에 거의 아

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에 남유럽 국가, 중유럽 국가, 남동유럽 국 가에서는 완결 출산율이 현격하게 감소하였다. 가장 큰 감소를 보인 국가 는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로 여성 1명당 약 0.3명의 자녀 수가 감소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남유럽 국가, 남동유럽 국가, 동유럽 국가에서 여성의 학력 수준이 급격하게 상승되고 고학력 여성의 출산 열망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지 못한다면 코호트 출산율이 1.3~1.4명 수준 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재정적인 인센티브에 기초하여 새로운 출산 장려 정책을 도입한 중유럽 국가, 남동 유럽 국가, 동유럽 국가가 가족 정책의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 한다(Sobotka et al., 2019).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보육 시설 에 대한 투자, 유연하고 급여가 충분한 육아 휴직, 남성들의 육아 참여, 부 모들의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일 것이다. 가족정책은 일괄적인 유형의 정 책이 아닌 가족의 선택에 있어서 유연성을 제공하고 미래 부모들이 가지 고 있는 서로 다른 욕구와 선호를 반영하며 가족의 다양성과 국가별로 차 별적인 가족생활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