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지역사회 발전 사례의 한계

￭ 마을만들기 정책의 한계 조금씩 보이며, 이에 대한 보완 필요

진안군 마을만들기는 주민 주도 상향식 마을발전 모델을 지향하며, 전국 최초로 진행한 정책들이 많아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지자체가 되었다.

마을만들기가 한참 진행되던 2007년에는 한 해 98개 팀, 2,000여 명이 방 문할 정도였다(곽동원, 2008: 71). 하지만 지난 15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던 마을만들기 정책이 조금씩 한계를 지니면서,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나 타나고 있다. 2015년 7월 16일 진안군마을만들기센터 ‘진안군 마을만들기 사업 15년의 평가’ 포럼에서는 진안군 마을만들기 개선 과제로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주민소득 증대, 진안고원의 특색 있는 마을만들기 추진, 도 시와의 실질적인 자매결연 추진, 세대 간 동업 활성화, 중간지원조직의 내 실화와 기능 강화, 마을간사제도의 개선, 행정지원조직의 강화 등을 꼽았 다(진안신문, 2015. 7. 20일자).

예를 들면, 이번 조사에서도 여러 명이 귀농귀촌인 연착륙 제도로서의 마을간사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지역활성화와 귀농귀촌 정착,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마을간사제도의 이중적 정체성이 오히려 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간사들의 잦은 교체가 마을과 진안 지역사회에 도 움이 되지 않기도 하고, 귀농귀촌 정착 비율도 전체 평균보다 더 낮게 나 타난다는 점에서, 마을간사의 목적과 방향, 이에 맞는 세분화된 지침을 재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마을만들기 그룹 간의 네트워크도 상대적으 로 빈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각 단체가 자기 사업하는 데 너무 바쁜 데다, 네트워크사업을 전개할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이루기란 버겁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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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활동가 정체성 재고 및 소통과 재교육 강화

진안군 마을만들기 그룹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마을활동가이기도 하다.

이들은 진안군 마을만들기의 비전과 내용을 공유하고, 마을 주민들과의 잦 은 접촉으로 마을만들기를 확산·실천해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을활동가 는 코디네이터(조정자)이자 퍼실리테이터(촉진자)이다.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고, 행정이 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며, 사업 기획부터 집 행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업무를 수행한다. 마을활동가는 행정이나 마을 주민이 할 수 없는 전문적 영역을 도맡고 있다. 활동가는 주어진 업무만을 수행하는 일반 직장인이라기보다는 피폐한 농업·농촌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위치를 재확인해야 한다. 마을활동가 들은 역량 함양을 위한 재교육과 활동가들끼리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활 동가로서의 정체성을 자리매김해나가야 한다.

현재 마을만들기센터 내 같은 공간 안에서 활동하는 여러 활동가들끼리 의 소통과 연대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 단체의 사업과 업무가 버겁기 때문에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예산적 여력 이 없는 탓도 있겠으나, 활동가 개인 간의, 혹은 단체 간의 마찰과 긴장으 로 네트워킹을 회피해버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센터 내 활동가들은 진안군 마을만들기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실천하는 공동체임을 다시 한 번 상기 하면서 상생과 소통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 귀농귀촌에 대한 원주민 그룹의 반감 잔존해 있고, 지역 주민 사회에 마을만들기, 귀농귀촌인 활동 침윤 부족

귀농귀촌인 그룹에 대한 원주민 반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은 군의회 에서 도시민유치지원사업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이 사업은 중앙 정부 사 업이었음에도, 매칭 펀드 25%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군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한 것은 귀농귀촌인협의회뿐만 아니라 많은 귀농귀촌인들에게 후유증 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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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기술한 마을만들기 정책과 이 속에서 파생된 12개의 그룹⁶⁷ 가운 데 원주민이 대표를 맡는 곳은 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김용태 위원장), 진 안군마을축제조직위원회(신애숙 위원장), 마을엔사람(황관선 위원장), 진안 마을(주) 네 곳이다. 다른 그룹은 대표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대부분 귀농귀 촌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진안군 마을만들기는 농촌을 농업을 영위하는 공 간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복지, 평생학습 등 주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다면적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접근하여 정책을 폈기 때문에 이 분야 의 재능과 역량을 지닌 귀농귀촌인이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주민들에게 토착 주민 사회의 파이(π)를 빼앗긴다는 오해와 불만을 낳았고, 귀농귀촌이 농촌의 필수불가결한 정책적 과제가 된 현재까지도 이러한 갈등은 잔존해 있다. 도시민유치지원사업 내 이웃초청 화합프로그램 등 귀농귀촌 그룹과 원주민 그룹 간의 결합을 위한 프로그램 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나, 일회성 행사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 다. 특히 진안군 마을만들기의 핵심 그룹인 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에 마을 리더들의 참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마을만들기사업이 주민 그룹에 깊 게 침윤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마을만들기사업 15년 평가> 포럼에서 원주민 소외, 주민소득 증대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부분(진안신문, 2017. 7. 20일자)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 대부분 경제적 자립이 큰 고민

앞의 설문조사 결과 분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67 단체 중 약 20%만이 농산물 및 서비스 판매 수익으로 단체를 운영하며, 나머지는 회원 회비(기

67 진안군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 진안군마을간사협의회, 진안군마을축제조직위원회, 진안마이라디오, 진안마을(주), 진안군귀농귀촌인협의회, 진안고원길, 한일교류협 회, 마을엔사람, 살기좋은백운만들기, 나무공작소, 맘리본협동조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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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금),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단체의 유지·운 영에 어려운 점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항목이 재정 부족이며, 연내 해결하고 싶은 과제도 재원 및 자생력 확보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경 영난으로 폐업 또는 활동을 중단한 법인이나 민간 등록 단체는 8곳으로 확 인되었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조사된 커뮤 니티 대부분이 경제적 이윤 창출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 된 곳이 많으므로, 회원 회비나 공공 재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고, 경제적 자립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덜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목 모임의 동아리가 아닌 이상, 공동체 회사, 시민사회단체, 마을만들기 그룹으로서 지역사회에 파급력을 갖는 커뮤니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 원 확보와 경제적 자립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 토착 주민 사회, 교육에 대한 관심 저조. 지역에서 아이, 청소년, 청년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기울여야만 해

교육 관련한 커뮤니티에서 일하는 이들은 토착 주민 사회가 지역 아이들 의 교육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안군은 주로 우 수학생의 장학금 지급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고, 주민 자치 조직의 리더 들은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아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농촌 문제의 근본 이유는 인구 감소로 귀결된다.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 서 농업이 아닌 도시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의 젊은 세대는 고향을 떠났고,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 점점 지역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세대는 줄 어들고, 학교는 사라져가고 있다. 다행히 농촌에서 자녀를 키우려는 젊은 귀농귀촌세대가 농촌으로 유입되어 폐교 위기를 막고, 면 단위 인구가 약 간은 증가하고 있으나,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혁신학교로 지정 된 초등학교 단위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수 있었으나, 농촌의 중학 교는 초등학교와는 구조적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진안 지역 의 중학생 숫자는 점점 더 감소하고 있다. 교육공동체에서 활동하는 이들 은 농촌의 중학교, 고등학교의 혁신을 도모해야만 진안군의 교육 환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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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지역의 아이들을 지역에서 안착시킬 수 있다고 지 적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이다. 이는 청년의 일자리 문제와도 직결된다. 물론 손에 잡히는 해결 방법은 없다. 하지만 학부모회, 주민자치위원회, 진안교육지원청 등 크고 작은 교육공동체들이 서로 연대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 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 속에 위치한 다종다양한 커뮤니티와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할 것이다.

결론: 연구 요약 및 정책 제언 _제 5 ^장

이 연구는 진안군이 왜 전국적으로 마을만들기 선진지로 평가되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 연구는 진안군의 지역사회 발전은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이 유기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여러 커뮤니티를 생성하 고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제 속에 이루어졌다. 지역사회 발전은 몇몇 대규 모의 프로젝트성 사업이 주도한다기보다는 주민 사회의 크고 작은 그룹과 공동체들이 역량을 모으고, 다양한 실험과 실천의 전개 과정에서 이루어진 다는 것을 견지하고 연구팀은 현지 조사에 임하였다. 연구팀은 먼저 개개 의 커뮤니티를 꼼꼼하게 살펴본 후, 각 커뮤니티가 지닌 의미와 한계를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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